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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펌]정운찬 총장, 이쯤되면 막나가자는 얘기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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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야
| 10-12 | VIEW : 2,3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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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이라는 이름으로 가리워진 서울대총장의 두 얼굴 >
서울대 정운찬 총장의 갈지자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수 재임시절부터 개혁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정운찬 총장이 서울대 사령탑에 오르자 서울대뿐만 아니라 교육계 전반에 걸쳐 정운찬 총장에게 거는 기대는 상당히 컸다. 그러나 재임 1주년을 갓 넘긴 현재의 시점에서 개혁이라는 기준으로 정운찬 총장에게 매겨본 학점은 낙제점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서울대병원노조의 면담도 거부
지난 9일 정운찬 총장은 서울대병원 간호사들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거나 성희롱해 보직 해임, 교수·의사 겸직 해제, 감봉 2개월 징계를 받았던 비뇨기과 이모교수의 겸직을 허가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물의를 빚고 있다.
이모교수로 인해 서울대학교가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재발방지를 위한 조치를 권고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개선조치 없이' 병원복귀를 결정한 것에 대해 노조 측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서울대병원노조 이숙희 총무부장은 진보누리와의 전화통화에서 "피해자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해 힘겨워 하는 상황에서 겸직 허가를 통한 (이모교수의)병원복귀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력 대응할 방침을 피력했다.
또한 이숙희 총무부장은 "정운찬 총장이 이모교수의 병원복귀 이유로 내세운 '환자들의 진료침해와 진정'에 대해서도 국가인권위원회 전원회의가 '이유 없음'으로 결정한 사실에 비추어 보더라도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운 사안이다"라며 정운찬 총장의 독단적인 결정을 비난했다. 노조는 이교수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결정한 특별인권교육을 받지도 않는 등 "충분히 자숙했다는 것을 신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국가인권위원회의 최부자 담당관은 전화통화에서 "이교수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결정한 특별인권교육을 수행하겠다고 답변한 바 있지만 그 시기 등에 대해서는 아직 특별한 연락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이 문제와 관련해 서울대병원 노조측에서 신청한 면담마저 정운찬 총장은 거부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으로 일관하고 있는 상태이다.
취임 초, 호화 빌라 공관사용 등 도덕성 논란
정운찬 총장은 취임직후 기존의 서울대총장이 사용해 오던 공관입주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함으로서 언론에 '청렴하고 개혁적인 새로운 서울대 총장'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단지 인기관리 차원의 쇼맨십이 아니었는가 하는 의혹을 사기도 했다.
실제로 정운찬 총장은 공관 입주 사양직후 서초구 방배동에 6억 5,000만원을 들여 79평형 빌라를 임대, 사용함으로서 물의를 빚기도 했다. 더구나 빌라임대에 사용된 비용이 서울대학교의 정상적인 사업비도 아닌 기성회비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도덕적 무감각마저 의심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당시 정운찬 총장을 대신해 서울대측이 발표한 "출퇴근 시간을 감안해서 빌라를 임대했다"는 주장도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임대한 빌라가 위치한 서초구 방배동과 정운찬 총장의 강남구 자택의 출퇴근 시간 차이가 과연 그리 클 것인가 하는 의문과 동시에 그런 사소한(?) 차이 때문에 수 억원대의 기성회비를 무의식적으로 지출했다는 것은 '도덕성 불감증'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정운찬 총장을 둘러싼 또 다른 도덕성 논란은 윤영관 외교통상부 장관의 교수 휴직 허용에 대한 논란이다. 그간 서울대학교는 정. 관계에 진출하면 자진해서 교수직을 포기하거나 사직시키는 관행을 유지해 왔는데 윤영관 외교통상부 장관의 예외적으로 교수 휴직을 허용키로 결정, 허용한 부분을 들 수 있다.
이를 두고 "그간의 잘못된 관행의 개선"이라고 주장한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교육계에서는 말하고 있다. 오히려 이것은 잘못된 관행이 아니라 '해바라기 정치학자 양성'을 막는 '오랜 노력의 산물에 가깝다는 것'이 교육계의 시각이다.
학벌주의를 부추기는 것이 총장의 의무?
7월 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대는 사회를 리드할 정예의 지도자를 키워내야 "한다는 잘못된 시각을 드러낸데 이어 "대학서열 철폐를 주장하는 것은 포퓰리즘"이라고 단언함으로서 학벌주의를 옹호, 부추기는 발언으로 물의를 빚었다.
총장 당선직후에도 이런 소신(?)의 일단을 드러낸 바 있는 정운찬 총장은 학벌없는 사회를 위한 교육.시민단체의 열망을 '포퓰리즘'으로 비아냥 거려 거센 반발해 직면했었으며 별도의 사과발언도 하지 않는 행보를 계속했다. 박경렬 서울대학생회장조차 "서울대라는 간판 하나만으로 사회속에서 '부전승'을 거두려는 발상"이라고 일갈함으로서 '(소속학교)학생만도 못한 학교총장'이라는 비난에도 직면한 바 있다.
정운찬 총장의 교육에 대한 반 개혁적 시각을 극명하게 드러낸 사건은 김민수 교수(전 서울대학교 산업디자인과)의 재임용 탈락에서 보인 행태라고 할 수 있다. 김교수는 5년 전 논문에서 모교 미대 교수의 친일행적을 거론했다가 '보복성 재임용탈락'을 당한 것이다.
'연구실적 미비'라는 재임용 탈락사유에 대해 서울대학교의 양심적 원로교수들 조차 "터무니없는 자의적 판단"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정운찬 총장은 김민수교수의 재임용 탈락에 대해 '절차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는 보수정치권의 낡은 행태와 아무 차이 없는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다.
서울대학교의 양심으로 불리는 김세균 교수는 최근 언론에 "(정총장이)합법성만을 내세운 채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의 제안마저 거부하는 등 기본적인 성의조차 없다"라고 거세게 비판하기도 했다. 교육계에서는 소위 말하는 '성역의 도전'을 행한 희생자가 김민수 교수이고 정운찬 총장은 '(해묵은)침묵의 카르텔'에 동조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운찬 총장도 '침묵의 카르텔'의 희생자인가
일부에서는 정운찬 총장도 희생자라고 말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운찬 총장은 '침묵의 카르텔'의 희생자이기는커녕 '의욕적인 협조자'라고 하는 것이 정확하다. 교수 재임시절의 개혁성은 과도하게 포장된 측면이 다분하며 정운찬 총장은 개혁이라는 시대적 코드에 맞춰 '적절히 처신'해 왔을 뿐이라는 것이다.
정운찬 총장이 후보시절 김민수복직 대책위에 '재임용 심사가 잘못되었다'고 분명히 밝힌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공통점을 증명하는 또 다른 사례 하나가 지난 9월 30일에 있었던 김민수 교수 무기한 천막농성 출범식에서도 드러난 바 있다.
이날 교수노조 교권실장인 도지호 교수는 "그간 교수노조는 '개혁총장'이 들어선 뒤 (김교수 복직문제가)합리적으로 해결 될 것으로 기대"했다고 말한 점에서도 확인된다. 천막농성 출사표를 발표한 김민수교수조차 "개혁총장에 대한 기대와 그 반대되는 행동의 실망감에 견디기 힘들었다"고 고백한 것은 차라리 결정판이다.
정운찬 총장의 이러한 본질을 정확히 꿰뚫어 보지 못한 양심적 교육. 시민단체 진영이 과도한 기대를 한 탓에 한 층 가중된 배신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취임 1년간 정운찬 총장이 보여준 일련의 행보는 개혁이라는 단어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오랜 기간동안 형성되어 온 서울대학교의 거대한 카르텔에 대항하여 정운찬 총장이 조심스럽게 나름대로 개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은 진실이 아니다.
2003년 10월11일 ⓒ 진보누리 최백순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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