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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경찰, 폭력책임 '물타기' 시도 논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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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폭력책임 '물타기' 시도 논란
대우차 노조 과잉진압 사건의 파문이 커지자 경찰이 민주노총 변호사의 발언 등을 문제삼아 쟁점화를 시도, 논란이 일고 있다.
◇ 경찰의 '반격' 경찰은 지난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당시 "미신고 불법시위를 벌이던 대우차 해고자들이 의경.경찰관 12명을 감금.폭행했다"며 "부상자 발생은 이들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일부 흥분한 대원들의 돌발적 행동이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어 16일 당시 시위를 주도한 민주노총 금속연맹 소속 박 훈(35) 변호사가 '경찰의 불법적인 공권력에 대항한 폭력행사는 무죄다.
전경들을 죽지 않을 정도만 패라'고 말한 장면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배포하는 등 적극적 쟁점화에 나섰다.
◇ 불법시위 여부 가장 먼저 문제가 되는 것은 당시 노조원들의 행동이 경찰 주장대로 '사전신고없이 거리를 점거한 불법시위'였는지의 여부. 당시 노조원들은 산곡성당에서 사건 장소인 산곡4거리 앞까지 200여ｍ를 구호나 노래 등 시위성 행위를 일절 배제하고 시위용품도 전혀 휴대하지 않은 채 인도로만 걸어오다가 경찰이 이들을 가로막자 뒤쪽의 해고자들에 밀리면서 차도로 들어갔다.
노조 강인희(41) 사무국장은 "합법적인 사무실 출입을 경찰이 불법집회.시위로 몰아세울까봐 지난달 7일 첫번째 조합 출입시도부터 계속 인도로 평화행진을 해왔다"며 "출입 자체가 목적이었으므로 경찰이 막지 않았으면 차도로 나갈 이유가 전혀없었다"고 말했다.
게다가 폭행논란 이후 경찰이 노조 사무실 출입을 허용함으로써 애초 이들 출입을 막은 것 자체가 잘못이었음을 사실상 경찰 스스로 인정한 상황에서 불법시위로 간주하는 것은 설득력이 높지 않다는 지적이다.
◇ '경찰 폭행.감금' 시비 '의경.경찰관들이 먼저 감금.폭행당해 구출 차원에서 작전에 나섰다'는 경찰측 입장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조모 수경 등 12명이 포위당해 일부 노조원들에게 폭행당한 것은 사실이나 다수 노조원들이 폭행을 말려 이들이 모두 전치 2주 이하의 경상에 머무르는 등 폭력적 수단까지 감수하면서 진압에 나설 정도로 위급한 상황은 아니었다는 것. 실제로 당시 이들 12명을 촬영한 사진에는 노조원들 속에서 담배를 피우고 물을 마시는 모습이 담겨 있어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또 이미 오후 1시 20분께 양측 조우 당시 몸싸움이 한 차례 벌어지면서 노조원 홍모씨가 이가 부러지는 등 노조측 여럿이 다쳐 '노조가 일방적으로 먼저 폭력을 행사했다'는 식의 경찰측 주장은 근거가 약하다는 것이 노조측의 반론이다.
◇ 변호사 '경찰폭행' 발언 논란 경찰은 박 변호사의 문제 발언이 담긴 비디오테이프를 근거로 박 변호사가 노조원들의 폭력을 부추겨 사태가 악화됐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당시 경찰측 피해가 경미한 점, 박 변호사가 '떨어져 나온 경찰은 절대 때리지 말라'는 등 폭력행사를 말리는 발언도 한 사실이 비디오테이프로 확인되는점 등을 들어 경찰의 이같은 쟁점화 시도는 큰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다.
또 경찰관 개인 승용차 2대를 불지르는 등 노조원들의 과격행동은 경찰의 폭력사태 이후에 흥분상태에서 저지른 행동이어서 경찰의 대응을 정당화시키기는 힘들다는 것. 금속연맹 법률원장 김기덕(37) 변호사는 "당시 박 변호사의 발언은 경찰의 행위가 법원 결정에 반한 불법행위이므로 대항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며 "불법체포에는폭력으로 대항해도 정당하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으므로 전혀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대우차 직원들은 경찰과 노조의 이같은 공방이 폭력사태를 계속 부각시켜 회사정상화를 멀어지게 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한 사무직 직원은 "이 문제로 논쟁이 길어질수록 회사 이미지와 판매가 입는 타격은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경찰은 빨리 책임을 전적으로 인정, 사태를 매듭짓고 노조도 지나치게 문제를 오래 끌어 회사 회생에 악영향을 주는 일은 삼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천/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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