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순적 교원양성임용정책 반대와 장기적 교원수급정책 마련을 촉구하는
민족고대 사범대 학생회 성명서≫
이번에 교육부가 발표한 보수교육 / 중초교사안을 비롯한 계약제 교사, 임용시험 내신성적 미반영, 사범대 가산점 폐지 등의 교원임용정책은 교사 양성과정을 완전 배제한 채, 임용의 문제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근시안적 정책마련의 표본이다.
이미 언론을 통해 중등교사 자격증을 소지한 예비교사중 불과 21.9%의 인원만이 임용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간 바 있다. 무분별한 사립사대의 난립을 방치하고 수월성만을 이유로 교직과정의 개방만을 바라본 교육부에게 과연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교원수급 정책이 존재하는가? 오히려 교육부는 교원수급이나 양성의 문제는 깨끗이 지워버린 채, 임용고사라는 단기적이고 불필요한 시험 하나만으로 모두를 경쟁 속에 몰아넣고 있으며 이를 통해 모든 책임을 예비교사 개개인에게 짐지우고 있다.
교대생들의 폭발적인 저항을 불러온 이번 중초교사안 발표는 예비교사 사회에 적체된 위의 문제를 땜질식으로 해결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무지의 산물이며 관료주의의 폐해이다. 교육부는 2003년이라는 시한을 먼저 정해두고서 이 짧은 시간 안에 학급당 학생 수 35명이라는 내부방침을 어떻게든 이루기 위해 중초교사안과 같은 주먹구구식 교육정책을 제시하였다. 한 쪽은 부족하고 한 쪽은 남아도니, 남는 사람들을 데려다 와서 채우면 되지 않겠느냐는 지극히 단순한 생각이 예비교사 사회를 혼란 속에 빠뜨리고 있다. 그들에게는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이 가지는 고유의 특징과 전문성이 보이지 않는 것인가? 99년도에 했던 '보수교육은 더 이상 없다'라는 약속은 장관이 바뀐 지금은 아무 의미 없는 것인가?
이와 동시에 2003년까지의 학급당 학생 수 35명에 맞춘 교원 충원계획에 비해, 이후에는 학생수의 자연 감소로 인하여 오히려 교사가 남아도는 현상이 예상되고 있다. 교육부의 관료주의적 교원수급정책은 학생 수에 맞춘 교원 임용이 아니라 학급 수에 맞추고 있다. 하기에 이것은 학급당 학생수의 감소가 아닌, 교원 채용이 현재보다 더욱 줄어드는 현상으로 나타날 것이며, 특히 7차교육과정과 맞물려 거의 대부분 계약제 형식의 교원 임용으로 나타날 것이다. 실제 교육부가 9월 발표한 교원정책안에는 '정규교사 1 명을 계약직 교사 2명으로 대체한다'라는 노골적인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이러한 우려를 더해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부는 언론을 통해 현재 교대생의 투쟁을 밥그릇 싸움으로만 몰고 있으며, '내년 중등 교원 임용 인원 증대'라는 현재에만 적용되는 그럴듯한 당근으로 교원양성임용정책의 실패를 덮으려 하고 있다. 교육부는 과연 중장기적인 교원수급 정책을 가지고 있는 것인가? 교사대 정상화를 위한 최소한의 방향이라도 생각 해 본 적이 있는가?
이에 교원임용양성정책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아래와 같이 분명히 밝힌다.
1. 우리 고대 사범대는 이번 교대생들의 투쟁을 지지한다. 이것은 교육부가 의도하고 있는 교대생과의 싸움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교원양성임용정책을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있는 교육부와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동시에, 교대와 사대는 목적대 쟁취를 위해서 함께 힘을 모아 싸워나가야 한다는 기본적인 원칙에 공감하는 까닭이다.
2. 우리 고대 사범대는 교원양성임용정책에 대한 어떠한 비전도 없이, 단지 교원 수급에만 치중하여 정책을 짜고 있는 일련의 교육부의 의도들에 대해 분명한 반대 입장을 밝힌다. 교육부는 더 이상 근시안적인 교원양성임용정책으로 예비교사를 혼란에 빠뜨리지 말고 지금이라도 중장기적인 정책을 마련하는데 힘쓰라. 그리고 이와 동시에 교원 양성임용에 필요한 재정을 확보할 것을 촉구하며, 교직사회를 불안에 떨어뜨리고 있는 7차수급계획을 철회할 것을 함께 요구한다.
3. 우리는 교원 양성임용수급을 위한 공식적인 정책기구 마련을 촉구한다. 안정적인 교원양성과 수급은 전체 교육의 질을 담보할 절대적인 요건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국가는 무책임으로 일관해왔다. 하기에 우리는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교원의 양성과 수급정책을 마련할 기관의 운영과 법적 기구화를 요구한다.
우리 민족고대 1800 호사인은 2만 서사협과 교대생 동지들, 그리고 백만 대학생들과 함께 무책임한 교육부의 수급정책이 철회되고, 장기적인 정책을 수립할 때까지 교육부를 상대로 싸울 것이다. 또한 '행동연대'와 '예비교사 공동투쟁본부'등 교육을 고민하는 제 단체들과 함께 교육의 공공성 쟁취를 위해 끊임없이 투쟁할 것이다.
2001년 10월 23일
고려대학교 사범대학 학생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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