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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논회의원 브리핑: 싱가폴 교육개방 실태(4월 7일)
 연구소  04-08 | VIEW : 1,767
싱가포르 교육개방 실태를 돌아보고 와서(4월 7일)


저는 지난 4월 3일부터 5일까지 2박 3일의 여정으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동료의원들과 함께 싱가포르의 교육개방 실태를 시찰하고 돌아왔습니다.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 반도 끝에 위치한 국토면적 685.4㎢, 인구 420여만 명의 작은 도시국가입니다. 또한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국제 자유무역의 중심지이기도 합니다. 중국과 인도, 동남아시아의 통로에 위치하고 있어 이미 외국의 수많은 기업들이 진출하여 있습니다.

   외국교육기관의 설립 역시 이러한 경제적·지정학적 상황과 결부되어 자유로울 것으로 생각했고 내국인 입학 등의 문제에도 매우 전향적이라고 국내에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잘못된 정보였음을 확인하게 됐습니다. 싱가포르의 사례를 제시하며 경제자유구역내 외국교육기관 설립을 추진하는 정부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할 것을 지난해부터 요구해왔던 저로서도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는 계기가 됐습니다.

   싱가포르는 자유무역에 의존하는 나라입니다. 외국기업의 진출과 이들의 활동이 곧 국가 경쟁력인 셈입니다. 세계적인 무역항답게 여러 민족이 다양한 문화와 종교 생활을 누리고 있지만 시민권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매우 까다롭고 엄격한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그만큼 자국민 보호정책에 철저합니다. 외국기업이 싱가포르에 진출하려면 자국민을 57% 이상 의무적으로 고용해야 한다는 규정이 이를 잘 증명하고 있습니다.

   외국교육기관의 운영은 이보다 더 철저한 역사적·정신적 토대 위에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역사라고 해야 말레이 왕국의 일부로 시작한 중세 이래 고작 육백여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자국민의 역사와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 초·중·고등학교의 경우 내국인의 외국인학교 입학을 일절 허용하지 않고 있습니다.

   서비스산업과 중계무역이 발달한 싱가포르에서의 초·중·고 과정의 외국인학교는 자국민에 대한 교육시장개방을 위한 목적이 아니라 외국인들의 생활편의나 주변국 학생들을 받아들여 외화를 버는 상업적 목적으로 유치·운영되고 있었습니다. 고등교육기관(대학)의 경우에는 비교적 설립이 자유로우나 무조건 개방이 아니라 싱가포르 국내대학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세계적으로 유수한 명문대학을 유치하여 내국인 학생들에게도 입학 기회를 부여하고 있었습니다.

   이웃한 베트남, 말레이시아, 홍콩, 인도네시아 등 또한 초·중·고 과정의 외국인학교의 내국인 입학생 비율을 20% 정도로 제한하고 있다고 말하며 싱가포르 교육부 차관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우리가 내국인 학생들에게 외국인학교입학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그들에게 싱가포르의 역사·문화교육은 물론 국가관 확립과 정체성을 가르쳐 주기 위해서입니다. 요즘 중국과 일본, 동남아시아에서 한류 붐이 일고 있는 이유는 바로 ‘한국적인 것’을 바탕으로‘세계적인 것’이 함께 녹아있기 때문이지요.”
싱가포르 차관은 앞으로도 국가 정체성 교육을 우선해야할 초·중·고등학교에서는 내국인 입학을 허용할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무분별한 영어교육 때문에 우리의 것들을 잃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국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 교육과 전세계의 다양한 문화를 알고 배우는 일도 매우 중요합니다. 외국자본과 기업이 보다 많은 투자를 할 수 있도록 외국교육기관의 설립을 허용하는 등 다양한 토대를 마련해 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아직 효용성이 입증되지도 않은 내국인학생의 입학이나 과실송금 등을 마구 허용하는 외국교육기관 설립을 분별없이 허가해준다면 젯밥에만 마음이 있는 다국적 교육기업의 잇속만을 챙겨줄 위험이 있습니다. 이는 외국교육기관 설립 본연의 목적과도 어긋납니다. 외국어선호, 유학선호와 같은 현재의 풍토 속에서 자칫하면 외국인 중심이 아니라 내국인 학생들이 중심인 말뿐인 외국인학교, 일반 어학원과 다를 바 없는 외국인학교의 양산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싱가포르에 있는 International school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한 학부모에게 우리나라에 외국교육기관을 설립하면 국내에서 학교에 보낼 의향이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그 학부모는 “내국인이 잔뜩 다닌다면 시중의 영어학원과 별 차이가 없을 것이고 어차피 문화적 경험 등을 위해, 좀 더 완벽한 외국어 학습 기회를 얻기 위해 어차피 학부모들은 또 외국으로 보낼 것”이라며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아 외국교육기관 설립이 기러기아빠 양산을 줄일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을 무색케 했습니다.
  
   세계화 못지않게 우리의 깊은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지켜내는 것 또한 우리의 경쟁력을 지키고 높이는 길입니다. 우리가 우리 것에 정통했을 때 세계적인 가치를 내면화할 지혜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는 일각에서 이야기하는 교육 쇄국주의와는 거리가 멉니다. 최근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과 일본 극우세력들의 역사 왜곡 사태를 접하면서 올바른 역사의식·민족의식을 가지는 것이야말로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 있는 행동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경제자유구역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서라면 초·중등 과정의 경우 차라리 외국기업 종사자들의 자녀를 대상으로 국가가 직접 국제학교를 설립하거나 현재 초중등교육법으로 허용된 외국인 학교를 설립케 해 행·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경제자유구역법에 이미 외국교육기관 설립을 규정했다면 내국인 입학비율을 10~20%로 제한하는 선에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봅니다. 이때 입학시키는 내국인 학생도 가정 형편이 어려워 능력발휘를 못하는 학생들을 국가가 지원해 다니도록 배려하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물론 고등교육기관(대학)의 개방에 대해서는 진작 동의해 왔습니다. 다만, 무조건 개방이 아니라 우리 대학들의 경쟁력 강화와 우수 인재 양성에 부합할 수 있도록 외국 우수 대학과의 합작대학이거나 분교 설립, 학문 교류 방식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최소한의 공공성이 파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경제자유구역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를 고려하면서 외국교육기관 설립을 허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교육개방으로 인한 긍정적인 측면도 있을 것이나 우리가 직면하게 될 부정적인 영향이 어느 정도인지, 어떤 절차를 거쳐 나타나게 될 지에 대해서 그 어느 때보다도 냉철한 판단이 필요한 시기라고 할 것입니다.


<원문 보기>

http://www.nhk.or.kr/n-briefing/media_briefing.html?state=view&no=82&first=0

 LIST  MODIFY  DELETE   
204   주간 교육동향 3호  jinboedu 01-31 1255
203   주간 교육동향 2호  jinboedu 01-23 1298
202   [해외동향] 밀워키 바우처 제도에 관한 실태보고서 1/7  진보교육 01-19 1620
201   주간 교육동향 1호  jinboedu 01-16 1144
200   [해외동향] 미국 밀워키의 바우처 제도에 관한 조사보고  jinboedu 12-28 3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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