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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중학교 교육과정 현안과 해결방안

 

유성희(한울중)

 

교육과정에 따라 교과서는 거의 매년 바뀌다시피 하는데, 우리들의 학교생활은 얼마나 바뀌고 있을까?

물론 교육과정과는 아무상관 없다는 듯 그대로인 것들도 많다. 때맞춰 돌아오는 중간고사, 기말고사, 교사들은 여전히 일제식 문제를 내고, 교무부는 그걸 빨간펜 해서(심지어 요즘엔 고등학교 사건으로 고사 관련 행정에 불필요한 절차들이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저것 고치라 하고, 교사들은 인쇄가 끝난 시험지를 싸고, 학생들은 여전히 컴싸와 OMR카드를 가지고 시험을 본다. 쓸데없는 공문 문구 한 줄에 파르르 떠는 관리자들과 답답한 부장들도 여전하고, 정권이 바뀌어도 폐지는커녕 진학상담을 할 때마다 학생들의 성적과 경제상황을 들먹이게 만드는 특목고와 자사고들, 정말 다양하게 해먹는 사교육 시장, 몇십 년째 되풀이되고 있는 수업방식을 금과옥조처럼 떠받드는 교사들도 그대로다.

 

그렇다고 해서 변화가 전혀 없진 않다. 중학교 국어교사로 보낸 15년여 세월, 강산 따라 학교도 변했다. 일단 혁신학교라는 게 생겼고, 최소한 혁신학교에서만큼은 여러 가지 체험과 수행평가 수업을 방해하는 관리자나 동료교사는 거의 없다. 오히려 새로운 수업을 하라고 압박감을 주는 게 문제?! 교육과정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1학년은 자유학기제 도입으로 시험 대신 주제선택/문예체 수업을 하고(나는 올해 1학년 문예체 수업으로 전래놀이수업을 담당하고 있다), 2학년은 협력종합예술활동 정책에 의해 뮤지컬수업이 당연한 듯 이뤄진다. 이 뿐인가? 과정중심 평가 확대라는 취지하에 국영수사과 중 1과목 이상은 무조건 지필 보지 말라.’는 지침이 내려와 중간고사를 보는 과목이 줄었고, 체험 중심 수업이 중학교 전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기본적인 여건 또한 많이 바뀌었다. 15년 전에는 학급당 학생수 35명도 많이 적어졌다 했는데, 이젠 자연스럽게 학급당 학생수가 20명 안팎인 학교도 많고, 학급수는 10여 년 전보다 반토막이 난 학교도 적지 않다. 원인으로는 애 낳고 살기 힘든 헬조선이 떡 버티고 서있지만, 결과적으로 과밀학급은 옛말이 되었다.

 

돌아보면 이 모든 게 사실 전교조가 그동안 그렇게 자랑해왔던 진보교육시대의 결과이기도 하고, 또 그 길로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전교조가 싸워왔던 것들은 조금씩 조금씩 정책으로 현실화 되어왔고, 이는 고스란히 교육과정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이는 또 교사들과 학생들의 일상을 바꿔가고 있다.

하지만 당연히 다 완벽하거나 좋지만은 않다. 새로운 정책은 기존의 것들과 만나고 부딪치며, 또 다른 갈등과 모순을 빚기도 하고 쉴 새 없이 좌충우돌한다. 그래서 문득 돌아보고 싶었다. 2019년 우리는 어떤 교육과정 속에서 어떤 교육을 하고 있는지, 특히 요즘 혁신적이다라고 이야기 되고 있는 정책들의 한계는 무엇이고, 극복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자유학년제 시행

교육과정 혁신정책이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자유학년제!’ 지금 생각해보면 박근혜 정부가 밀어붙였으니 이만큼 됐지, 문재인 정부였다면 공론화하자말자 하다 결국 시작도 못했을 것 같은 느낌 무엇? 지식 경쟁 중심에서 벗어나 참여형 수업을 실시하고,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키울 수 있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하자는 취지로 혜성같이 등장해서 2013년 시범실시, 2016년 전면실시 이후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정책이다. 중학교 1학년 교육과정 중에서 국,,,과 등 수업시수가 많은 과목의 수업시수를 1시간씩 줄여서, ‘주제선택’, ‘예술체육’, ‘진로체험등을 진행하고 있다.

해본 선생님들의 평가는 대충 이렇다. ‘중간고사, 기말고사가 아니어도, 학생들이 무언가를 배울 수 있구나.’라는 당연한 진리를 새삼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고. , 지필평가 중심이었던 평가를 과정중심 교사별 평가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토대가 되었다고. , 자유학기제를 잘 운영해온 학교의 학생들의 경우에는 자유학기제를 경험하지 못한 학생들보다 모둠활동과 발표도 잘하고, 학습에 적극적이라는 평가도 들린다.

그렇다고 그 한계나 우려되는 점이 없는 건 아니다. 원래 취지였던 진로체험의 의미는 매우 약해져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며, (많은 교사들이 다들 중1이라는 시기에 어울리지 않으며, 각 교과 수업 이외의 진로체험이 굳이 필요한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각 교과와 아무런 연관도 체계도 없는 맥락 없는체험이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현재 교육과정에는 그저 자유학기제 수업에 대해 시수만 기술하고 있을 뿐, 구체적인 교육목표와 성취기준 등은 전혀 제시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이 수업을 왜? 얼마나?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모른다.’ 예를 들면 중1 아이들이 체육시간에 하는 축구와 스포츠 클럽에서 하는 축구와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으로 하는 축구가 어떤 차이와 각각 어떤 목표를 갖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 수 없다는 말이다.

, 자유학기제 프로그램의 경우 대부분 학생들의 선택을 기준으로 강좌가 개설되다보니, 교육적 의미 보다는 흥미 위주 또는 강사 수급상황 등으로 수업이 구성되고 선택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 ‘국영수과등 기존 교과의 수업시수가 감소했음에도, 교육과정 상 배워야할 것은 전혀 줄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다. 학부모들은 공부를 쉬니까’, ‘사교육을 더 시켜야하는해로 인식하고 있어 그것도 걱정이다.

 

협력종합예술활동의 확대

이 또한 진보교육감이 들어선 이후 크게 바뀐 정책이다. 서울시교육청은 곽감 때부터 창의적 협력적 인성 함양을 목표로 교육과정과 연계한 협력종합예술활동을 적극 추진하고 있고, 최근에는 거의 대부분의 중학교에서 뮤지컬, 연극, 영화 창작활동을 실시하게 되었다. 의의가 있다면 학교별로 국어, 역사, 미술, 음악 등 다양한 교과 융합수업 시도가 이뤄지고 있고, 이는 곧 중학교 수업과 평가 혁신을 이루는 하나의 계기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이 정책 역시 전체적인 교육과정의 적정화 속에서 체계적으로 이뤄지기 보다는 기존 교육과정에 더해지는방식으로 이뤄져서, 여전히 학생들이 배워야할 것은 그대로라는 점이 문제다.

 

과정중심평가 확대

올해 3월에 크게 시끄러웠던 정책이다. 교육청이 국영수사과다섯 과목 중 반드시 한 과목 이상은 과정중심평가를 100%로 하라고 해서, 교사들이 못 하겠다 반발을 하고, 어떤 학교는 이 과목을 정하려고 서로 미루고, 얼굴을 붉히고 했다는전교조 내에서는 아무리 좋은 방향이라도 강요는 안된다. 이는 교사 평가자율성 침해다!’ 라는 반응도 있었고, ‘전교조가 주장했던 것인데, 교육청 공문에 한 과목도 못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 자성해야한다.’는 반응도 있어 시끌시끌했다. 물론 교사별 평가 자율성 확대는 반드시 가야할 방향이고, 그런 의미에서 지필평가 보다는 과정중심 평가로 전환하라는 교육청의 메시지는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하지만 이번 교육청의 시도는 다양한 평가 방식 중에서 서논술형 또는 수행평가 방식을 교육청이 강제하는 셈이 되어 교사의 반발을 샀다. , 변화의 핵심은 교사가 주체적으로 교사의 평가 자율성을 확대해 나가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지(교사가 교육과정에 맞는 다양한 평가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여러 평가방식 중 한 가지를 강요하는 것은 교사를 무시하는그동안의 교육청과 뭐가 다르냐는 비판을 낳았다. , 제도적으로도 여전히 내신산출을 하고 있는 중3의 경우, 교사들은 학부모 민원에 대해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에 대한 제도적 뒷받침 없이, 그냥 과정중심평가를 부르짖는 것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었다.

제안

그래서 나는 이런 것들을 제안하고 싶다. 한발 더 나아간 중학교 교육과정 혁신을 꿈꾸며 !

첫 번째는 고등학교 선발 업무 혁신이다. 한마디로 내신 산출을 완전히 폐지하자는 것이다. 일반고는 어차피 99% 이상 내신 성적과 상관없이 배정하고 있고, 특성화고의 경우에는 내신성적을 보지 않는 미래인재전형이 거의 90%이상 확대 되고 있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학생들을 0%~100%까지 줄 세우는 내신산출이 3학년부의 주요업무로 여겨지고 있고, 이를 위해 더 객관적이고 공정한(!) 시험을 치러야하는 강박에 시달리는 것이 현실이다. 만약 교육청이 이 내신산출 폐지를 해낸다면, 중학교의 수업과 평가방법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또 현재 전기고 입시 때문에 기말고사를 땡겨서 보고, 그 이후 파행운영 되고 있는 중3 전환기도 (11월초~12월말) 큰 변화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두 번째는 자유학년제 수업 내용을 교육과정으로 제대로 편입시켜 체계화 시켜나가면 좋겠다. 자유학년제가 어떤 목표로, 어떤 체험이, 얼만큼 필요한지에 대해 면밀한 연구가 이뤄져야하고 기존의 교육과정 내용을 더하고 빼서 중1이라는 발달단계에 맞게 체계적으로 정리해야만, 그저 평가를 안하는 것 = 노는 것이라는 누명도 벗을 수 있지 않을까?

세 번째는 전체적인 교육과정 적정화가 필요하다. 교육과정은 개정될 때마다 3학년 때 가르치던 것이 2학년으로 가고, 1학년 것이었던 것이 3학년으로 가기도 하고, 정말 뒤죽박죽이다. 내용 역시 쉬워져야한다고 말하면서, 실질적으로 더 어려워지고 복잡해지고... 이제라도 주5일제에 맞는 수업시수로 조정하고, 내용의 양과 난이도 모두 다 조정이 절실하다. 또 법에 있는 거 다 할 수도 없는 말도 안 되는 창체, 봉사, 스포츠클럽시간도 전체 다 뜯어고쳐야한다. (당최 언제쯤이나?)

네 번째는 학생(학급)수가 급격히 줄고 있는 현실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해봤으면 좋겠다. 오늘 뉴스에도 교사 선발 인원을 줄이겠다고 났던데, 이런 단순하고 산술적 접근 말고, 이번 기회에 학급당 학생수를 아예 15명 이하로 줄이고 교단 중심의 수업에서 둘러앉아 하는 원탁수업으로 전환하는 방법 등을 상상해 볼 수는 없을까? 오히려 위기가 기회가 된다고, 사교육보다 양질의 공교육으로 전환해 나갈 수 있는 절호의 계기가 될 수 있진 않을까? , 학급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듦에 따라 학교 운영 시스템도 바꿔 나가야한다. 간단하게 말해서 예전에 60여명이 하던 업무를 30여명이 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니 말이다.

 

변화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는?

나 개인적으로는 일단 공부에 꽂혔다. 중등 학생들의 발달단계에 맞는 교육은 어떤 것일까? 목표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무엇을 가르쳐야할 것인가? 어떻게 가르쳐야할 것인가? 지속적인 공부만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각 교육과정과 정책들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힘을 길러줄 것이라 믿는다. 또 한편으로는 조직적 실천도 꿈꿔본다. 중등교육과정 연구모임에서 한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 참 인상적이었다. ‘교육과정 문제 걸고 연가투쟁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정말 진심으로 한발 더 나아간 교육과정을 이 아니라, ‘운동으로 투쟁으로 풀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다시금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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