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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교육] 62호 (2016.10.21.발간)


[현장에서] 기간제 교사로 살아가기 

비정규직 노동자로 차별 받는 기간제 교사

 

박혜성 (15년차 기간제교사,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 대표)

 



1. 정규직이 아니라서 순직이 아니다.

 

지난 101일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900일이 되는 날이었고, 단원고등학교 2학년 3반 담임 교사였던 김초원 선생님과 2학년 7반 담임 교사였던 이지혜 선생님이 순직하신지 900일째 되는 날이었다.

정부에서는 두 선생님이 기간제 교사여서 순직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하지만, 두 분 선생님은 교사로서의 책임을 다하며 수학여행 길에 자신이 맡은 학급 학생들의 생명을 구하느라 자신의 생명을 돌보지 못했다. 이 명백하고 숭고한 행동 앞에 그 어떤 법이 우선하여 두 선생님의 죽음을 순직이 아니라고 할 수 있는가? 아니 법으로 따져도 명백하게 그들은 교육공무원으로서 순직하였음을 알 수 있다.

기간제 교사가 교육공무원이라는 근거는 [판결 서울중앙지법2011가단170494]에서 잘 보여준다.


. 기간제교원이 공무원 신분인지 여부

 

원고들과 같은 기간제 교원이 공무원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왜냐하면, 교육공무원법 제2조 제1항 제1, 2항에 따르면 국립 또는 공립의 교육기관에 근무하는 교원이 교육공무원에 포함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 제32(기간제교원) 1항은 『① 고등학교 이하 각급학교 교원의 임용권자는 다음 각 호의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예산의 범위에서 기간을 정하여 교원 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교원으로 임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원고들이 근무했던 학교들이 같은 조 제2항에서 정한 국립 또는 공립의 교육기관에 속함에는 별 다른 이견이 없고, 32조의 규정에 따르면, 기간제교원이 비록 기간의 제한이 있기는 하지만 교육공무원법에 따라서 임용되는 교원임이 명백하므로, 기간제교원도 교육공무원법에서 정한 교육공무원에 해당한다. 게다가 갑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교육인적자원부는 2003년경 국가인권위원회에 중등학교 기간제교원 운영현황이라는 자료를 제출한 사실이 있는데, 그 자료 제59면의 기재에는 기간제교사는 임용기간 동안 공무원의 신분을 유지한다고 기재된 점에 비추어 피고는 이미 국공립학교의 기간제교원들도 공무원임을 잘 알고 있다고 보이고, 갑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기간제교원들도 행정안정부령인 공무원증 규칙에 따라 발급되는 공무원증을 발급받고 이를 소지 중인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는데, 피고가 종전의 입장을 번복하여 기간제교원들의 공무원 지위를 부인하는 지 그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피고가 이 사건 소송에서 원고들의 공무원 지위를 부인하는 것은 선행행위와 모순되는 거동으로 신의칙에 반하는 주장이기도 하다.

 

  기간제 교사의 채용은 교육공무원법 32조에 따라 임용되는 교원이다. 기간제 교원의 보수 지급, 수당 등은 모두 공무원 보수 규정과 공무원 수당 규정에 따른다. 또한 기간제 교사가 계약을 맺고 근무하는 동안, 즉 임용 기간에는 교육공무원의 신분을 유지한다. 그래서 근무하는 기간에는 근무 기간을 표기한 공무원증을 발급 받을 수도 있다. 두 분 선생님의 순직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정부가 청맹과니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2012년 기간제 교사의 성과급 지급 집단 소송 재판에서도 기간제 교사는 교육공무원이라는 것을 1심과 2심에서 판결했다. 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비록 기간의 제한은 있지만 기간제 교원도 교육공무원법에 따라 임용되는 교원이 명백하다.” 고 판결했다.

  그러나 인사혁신처를 비롯한 정부 기관들을 제외하고는 두 분 선생님의 순직인정은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날마다 광화문에서는 순직인정 서명에 많은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고 지역에서도 순직 인정 서명은 계속 되고 있다.

  20대 국회가 시작되고 지난 923일 정의당 윤소하 의원이 대표 발의하여 두 기간제 선생님의 순직을 인정해 달라는 결의안을 국회에 제출하였다. 그러나 19대 국회에서도 정의당 정진후 의원이 대표 발의하고 67명의 국회의원들이 결의안을 제출했지만 새누리당의 반대로 순직 인정 결의안이 거부된 적이 있어서 기대감은 적다.

  기간제 교사인 나는 이 문제를 조금 늦게 인지했고 기간제 교사들의 결의를 모아 순 불인정에 대한 항의행동을 해야 할 시점을 놓쳤다. 그래서 아주 굉장히 매우 안타깝고 아쉽고 후회스럽다.

순직 인정 행정소송을 준비하는 회의에서 만난 김초원 선생님의 아버지 김성욱 씨는 주변의 지인이나 친척 등으로부터 보상금을 많이 받지 않았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다고 하셨다. 행정 소송의 내용에서 보상금은 필요 없으니 보상금을 요구하지 말자고 하시는 아버지. 교사로서의 꿈을 다 펼치지도 못하고 떠난 딸의 영혼을 위로할 수 있는 길은 딸이 교사로서의 삶을 성실하게 살았음을, 딸의 명예로운 삶을 인정받고 싶을 마음뿐일 것이다. 억만금을 준대도 딸의 죽음을 돌이킬 수 없다. 그 돈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이 정부가 두 분 기간제 교사의 순직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이 땅에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안전을 지켜주지 못한 정부가, 아이들을 구해야 할 국가를 대신하여 아이들을 구한 기간제 교사에게 정규직이 아니니 순직이 아니란다. 법적 문구도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는 정부가 어찌 두 분 선생님 행동의 진정성과 헌신은 볼 수 있겠는가? 정부는 눈뜬장님이 틀림없다.

 

2. 공무원이 아니라서 1정 연수를 받을 자격이 없다.


  기간제 교사들은 임용고사를 거치지 않고 임용되어 늘 교사의 자질 등을 의심받곤 한다. 그래서 몇 년 전부터 3개월 이상 임용된 기간제 교사에게 반드시 교육청 연수를 받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그 연수의 내용에 문제가 있다. 초보 교사에게나 해당되는 내용을 연수했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기간제 교사들 중에는 초보 교사도 있지만 3년 이상 또는 10년 이상 된 교사들도 많다. 정교사들은 경력이 3년 이상 되면 1급 정교사 자격 연수를 받는다. 이 연수를 받고 나면 호봉이 올라가고 승진 기회도 부여받는다. 그러나 기간제 교사는 3년이 아니라 10년의 교육 경력이 있어도, 박사 학위를 가지고 있어도 1정 연수를 받을 자격을 주지 않는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제21조는


'정교사 2급 자격증을 가지고, 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1년 이상의 교사 경력이 있는 자' 또는 '(2급 자격증이 없더라도) 교육대학원을 나와 2급 자격증을 취득한 뒤 3년 이상 교육 경력을 가진 자'1급 정교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고 나와 있다. 이 법에 따르면 기간제 교사도 1정 연수를 받을 수 있다. 법 규정 어디에도 기간제 교사는 이 연수를 받을 수 없다는 문구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기간제 교사는 이 연수를 받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교육부에서 발행하는 '교원자격검정 실무편람'에 정교사 1급 자격 연수 대상에서 기간제 교원제외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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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불합리한 차별에 대해서 일부 교사들이 2013년 교육부에 이의를 제기하였으나 거부되었다. 이에 기간제 교사 6명이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서 서울행정법원은 "'교원자격검정 실무편람' 규정은 초중등교육법 제21조 제2항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판결했다. 초중등교육법 어디에도 기간제교사라는 이유로 1급 정교사 자격을 제한해야 할 근거가 없으며, 1급 정교사가 되는 데 있어 정규직교원인지 기간제교원인지 여부에 따라 달리 인정해야 할 합리적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패소한 교육부는 기간제 교사가 교육공무원이 아니라는 주장을 계속 한다. 교육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1급 정교사 자격을 취득할 자격이 없다면서 항소하여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또 소송이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교육부는 교원자격 실무편람을 고치지 않았으며, 실제로 연수를 진행하고 있는 16개 시도교육청 역시 기간제 교사들에게 1급 정교사 자격 연수 기회를 주지 않고 있다.(오마이뉴스. 2016. 8. 31. <선생이 선생이 아냐...교사 차별도 가지가지> 김행수에서 인용)

 

  올해 교육청별로 기간제 교사를 위한 연수가 30시간이 주어졌다고 한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교육청으로 가서 연수를 받아야 한다. 또 어떤 지역은 방학 중에 연수를 받기 위해 교육청으로 출근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연수에 참여한 기간제 교사들은 연수 내용에 불만을 표현했다. 물론 학생생활지도와 관련한 연수는 도움이 되었다는 기간제 교사도 있었다고 한다. 교육부는 형식적이고 피곤한 연수를 부과하기 보다는 기간제 교사들의 자질을 향상시킬 수 있고, 호봉 승급도 하는 1정 연수를 받게 해야 한다. 1정 연수에 대한 기간제 교사들의 열망도 아주 높다.

법원의 판결처럼 정규직 교원이냐 기간제 교원이냐의 여부에 따라 연수 받을 자격을 제한할 정당한 이유가 없다. 기간제 교사들의 자질 향상이 교육부의 입장에서도 해가 되지 않는다. 교사의 자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교육부의 당연한 의무이다.

  각 학교에서는 기간제 교사에게도 60시간의 연수를 들을 것을 강요한다. 학교 평가에 영향을 미친다며. 결국 기간제 교사들에게는 의무는 강조하면서 권리는 보장해 주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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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성과급 지급 표준 호봉도 차별


  성과급에는 반대한다. 교사의 교육 활동을 무엇을 기준으로 성과가 있다 없다로 평가할 것인지 말이 안 된다. 교육활동이 협력이라는 것은 교사 생활 한 달만 해도 알 수 있다. 특히나 요즈음은 더더욱 수업에 대한 나눔, 교사공동체 교과 연구 등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내가 만든 자료를 다른 교사들에게 소개하면 그 자료는 진보되어 나에게 다시 돌아오기도 한다. 그런데 성과급은 교사들의 협력 구조를 무시하고 교사들 간의 경쟁을 강화하고 교육의 본질을 훼손한다. 그래서 성과급에 반대한다.

  그러나 정교사에게는 2001년부터 성과상여금이 지급되었고 기간제 교사들은 2012년까지 성과상여금을 받지 못했다. 교과협의회나 교사들이 모여 성과급에 대해서 이야기하면 소외감을 느끼고 내가 정교사가 아니라는 것을 절감하기도 했다.

  기간제 교사들은 12년 동안 성과급으로 차별을 받아왔다. 2012년 기간제 교사들은 성과급 지급 집단 소송을 했다. 1심과 2심에서 승소하였으나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현재 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정부의 논리는 역시 공무원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공무원이 아니니 순직도 아니고, 1정 연수도 받아서는 안 되고, 성과급도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기간제 교사들의 성과급 지급 집단 소송이 압박이 된 듯하다. 당연히 지급해야 하는 성과급을 12년 동안 주지 않다가 지급하다니.

  그런데 지급에서도 차별이 따른다. 정교사들은 26호봉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지급하지만 기간제 교사들은 14호봉이 기준이다. 그래서 기간제 교사의 가장 높은 등급인 S등급의 성과급 지급액은 정교사의 가장 낮은 등급인 B등급이 성과급 지급액보다 적다.


구분

표준 호봉

등급

S

A

B

정교사

26

4,426,590

3,465,030

2,743,860

기간제 교사

14

2,618,920

2,050,030

1,623,360

차 액

1,807,670

1,415,000

1,120,500


  교육부에서는 기간제 교사들의 표준 호봉이 14호봉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표준호봉을 14호봉을 정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기간제 교사들의 호봉 승급도 2009년까지 14호봉으로 제한되어 있었다. 퇴직 교원에게 제한되었던 호봉 승급을 퇴직 교원이 아닌 기간제 교원에게도 구분 없이 적용한 것이다. 이는 명확하게 행정 착오이다. 호봉 승급을 제한하는 것이 차별적 행위라는 것을 2009년 인권위에서 밝혔고 이후 2010년부터 호봉 승급이 이루어졌다.

  학교에서 근무할 때 자신이 기간제 교사라는 것을 밝히지 않으면 정교사인지 기간제 교사인지 알 수 없다. 그 말은 기간제 교사는 정교사가 하는 모든 일을 한다는 말이다. 담임을 하며 학급 운영을 하고, 학생의 생활 지도도 하고, 담임이 아니더라도 학생 상담과 생활지도를 한다. 또 행정업무도 한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8에서는 이와 같은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고 있다.

사용자는 기간제 근로자임을 이유로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사용자는 단시간근로자임을 이유로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의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통상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기간제 교원이라는 이유로 보수와 수당 등에서 정교사와 차별을 받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현재 기간제 교사는 정교사와 똑같은 조건에서 복무를 하고 있고, 심지어 기간제 교사라는 이유로 학교에서 정교사가 기피하는 업무나 과도한 업무를 부여받고도 제대로 항의도 하지 못하고 있으며 6개월 계약에도 담임을 맡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므로 성과급 지급 표준호봉을 정교사와 다르게 획정한 것은 분명한 차별행위이다.

  이외에도 기간제 교사는 7월에 받는 정근수당을 4개월분만 받는다. A학교에서 2월까지 근무하고, 3월에는 B학교로 이동하게 되면 임용권자가 달라지므로 기간제 교사는 1,2월 근무에 대해서는 인정을 받지 못한다.

  또 기간제 교사는 계약 당시에 호봉을 획정하고 나면 중간에 호봉이 승급월이 되어도 호봉승급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맞춤형 복지도 차별적으로 지급된다. 기간제 교사에게는 기본만 주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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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기간제 교사여서 할 말을 못한다.


  기간제 교사를 처음 시작할 때 매우 당황스런 사태가 벌어졌다. 227일 집 근처 학교에서 2개월간 근무하기로 하였다. 그런데 31일에 12월까지 근무했던 학교에서 갑자기 기간제 교사가 필요하다며 2년 근무니까 오라고 했다. 갈등을 했다. 이미 2개월 근무를 약속한 학교가 있다는 말씀을 드리자 2년이니까 그 학교에 이야기하면 이해해줄 거라며 오라고 하셨다. 고민을 할 여유도 없었다. 신의를 저버리는 것 같아 마음에 걸렸지만 사실대로 말씀드리니 그렇게 하라고 했다. 그러나 매우 난처해했다. 왜 아니겠는가? 32일부터 근무해야 하는 다른 기간제 교사를 구해야 하는 상황이니. 나의 이익을 위해 신의를 저버린 사람이 된 것이다. 그래서 이후로는 이런 일을 절대로 만들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다행히 그 후로는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기간제로 살다보면 또 힘든 점은 하고 싶은 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잘못된 일도 잘못되었다고 말을 할 수 없고, 부당한 일을 당해도 항의할 수 없다. 자신의 신념을 지키지 못하는 것만큼 자괴감이 드는 일은 없다. 아이들에게는 불의에 저항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부당한 일에 저항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가르치면서 나 자신은 그렇게 살지 못한다면 위교를 하는 것이다.

  기간제 교사들이 부당한 일에 저항하며 하고 싶은 말을 당당하게 할 수 있는 그날을 만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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