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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호 권두언> 대전환 시대, 교육과 사회 변혁을 향하여
2022.01.08 04:42
대전환 시대, 교육과 사회 변혁을 향하여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2050’과 한국 교육부의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지난 11월 10일 유네스코에서 ‘우리의 미래를 함께 다시 생각하기 – 교육을 위한 새로운 사회계약(약칭 ‘교육의 미래 2050’)‘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리고 그 즈음인 11월 24일 한국의 교육부는 많은 교육 주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교학점제를 핵심으로 하는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시안’을 발표하였다. 비슷한 시기에 벌어진 이 두 사건은 대전환 시대 세계 교육 논의와 그와 동 떨어진 한국 교육의 현 주소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2050에서 이 시대 교육을 왜곡하는 원인으로 지목하는 잘못된 교육목적인 ‘개인적 성공과 국가 경쟁력’을 한국의 교육부는 새로운 교육과정의 핵심 근거로 제시하고 있었다.
‘공동재’로서의 교육, 개인주의와 국가주의를 넘어
유네스코에서는 ‘교육의 미래 2050’을 통해 앞으로 교육을 ‘공공재(public good)’를 넘어 ‘공동재(common good)’로 규정하자고 제안한다. 모두의 소유인 공동재로 본다면, 모든 교육의 무상화, 평준화는 너무도 당연한 일이 된다. 그리고 기존의 왜곡된 경쟁주의적 개인주의와 국가주의를 넘어 인류 공동의 가치와 과제 실현을 위한 변혁적, 협력적 주체를 형성하는 것으로 방향을 모으자고 한다. 유네스코의 이러한 제안들은 ‘OECD 교육 2030’에 이어 세계 교육 논의가 대전환 시대를 맞이해 완전히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 이 시대 세계가 겪고 있는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근본적 사회 변혁이 필요하며, 교육 변혁을 통한 새로운 교육의 창출이 핵심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세계 교육 논의의 변화는 그만큼 현재 기후 변화, 불평등, 민주주의 후퇴 등 위기가 엄중함을 반영하며, 시대가 교육 변화를 절실하게 요청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고교학점제 논란, 시대를 퇴행하는 한국 교육
그럼에도 한국의 교육부와 자유주의 세력은 아직도 1980~90년대를 살고 있다. 그들이 내거는 ‘개인과 국가 경쟁력’ 따위의 목표는 물론이고, ‘진로 중심 교육’ ‘교과 선택’, ‘자기 주도’ 등의 주요 근거나 의제도 이전 시대 신자유주의가 제출했던 의제들이다. 이들 의제는 모두 자본의 요구에 부응하는 경쟁주의적, 개인주의적 인간 형성으로 귀결된다.
‘판’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OECD와 유네스코 논의에서 보이듯 이미 판이 바뀌고 있다. 시대를 퇴행적으로 거스르면서 제출된 ‘고교학점제’와 ‘2022 개정교육과정’은, 교육적, 사회적 정당성 없이 정권 말기 일부 관료와 세력이 저질러버린 ‘먹튀’ 정책이 될 수밖에 없다.
더 변혁적이고, 더 실천적인 개념과 시각으로 새로운 판을 일구자
2021년을 포함해 2년간의 코로나 팬데믹 시기 연구소는 교육담론 전선에서 ‘코로나 원격 학습과 대면 교육의 문제’, ‘팬데믹 교육과정’ ‘OECD 교육 2030’, ‘고교학점제 비판과 대안교육과정’ 그리고 ‘유네스코 교육 2050’ 등의 의제를 다루면서 숨 가쁘게 걸어 왔다. 그 과정에서 평등과 해방, 협력과 연대가 세계 보편적 가치로 확립되어 나가고 있음을 확인하였고, 보다 상승된 개념과 총체적 시대 인식이라는 새로운 무기들도 장착하게 되었다. 이제 많은 교육 동지들과 함께 더 당당하고, 자신 있게 그리고 이제 더 변혁적이고, 실천적으로 한국교육의 새로운 판을 일구어 나갈 때이다. 2022년은 팬데믹 가운데 대선이 치러지면서 격변이 더해지고 새로운 역학 구도가 만들어지는 시기이다. 새롭게 판을 바꾸어 나갈 수 있는 절호의 시기이기도 하다.
2021년 끝자락에서 발간하는 이번 회보
2022년을 바라보는 2021년 끝자락에서 발간하는 이번 회보는 그 동안의 의제 투쟁에서 중간 매듭을 짓고, 새로운 형태의 이야기와 투쟁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구성되었다.
이번 호 [특집]은 지난 12월 18일 ‘유네스코 교육의 미래 2050’ 분석 토론회의 주요 내용을 실었다. 첫 번째 꼭지는 ‘공동재’ 개념 등 유네스코 2050의 문제의식이 새로운 판을 일구는 의미 있는 계기를 부여한다고 보면서 전반적 내용을 소개하고 있다. 두 번째 꼭지부터는 ‘교육과정’, ‘교육운동’, ‘학부모의 입장’, ‘기후 위기 대응’ 등 주요 영역들과의 관련 속에서 논의한 주요 토론 내용들을 수록하였다. 토론회를 미처 참여하지 못하신 분들, 참여하셨더라도 더 풍부한 이해를 원하시는 분들에게 참고와 보탬이 되길 바란다.
특집 다음의 [포커스]는 이번 대선 진보진영 교육 공약과 주요 정당들의 교윢 공약 상황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번 호 [번역]에도 두 꼭지가 있다. 첫 번째인 ‘어려운 유년기’는 비고츠키가 교육 또는 학습이 어려운 아이들의 문제를 다룬 내용의 일부인데, 생물학적, 사회문화적, 심리적 요인에 따라 그 처방도 달라져야 함을 시사한다. 두 번째 꼭지인 ‘도덕적 광기’는 어린이의 도덕적 결함의 원인을 생물학적 차원에서 찾는 것은 잘못이며 사회경제적, 문화적 요인에서 찾을 때 올바로 이해하고 처방할 수 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번 호 [만평]은 숨바꼭질이라는 제목으로 코로나 시기 학습 상황의 비애를 표현하고 있으며, [담론과 문화]에서는 바람꽃님의 ‘마지막 춤은 아이들과 함께!’, 검은별님의 ‘메타버스 그것이 궁금하다’, 코난님의 ‘같지만 다른 양 ’질량‘과 ’무게‘, 이성우님의 ’우리 집 아이가 공부 못화는 것은 나를 닮아서다?‘ 그리고 김진규님의 시 이야기 ’욱적하니 흥성흥성한 명절날 하루‘를 수록하고 있다. 항상 만평 작가 나비님과 담론과 문화 필자들께 감사드린다.
이번 호 [현장에서]에는 네 개의 글을 실었다. 수능 날 입시에 맞짱 뜨는 입시폐지 투쟁에 직접 참여한 청소년의 투쟁 참가기, 현장실습 폐지를 넘어 더 이상 시대적 흐름과 요청에 맞지 않는 직업계 고교는 이제 폐지가 정답이라는 현장 교사의 주장, 기간제교사 차별 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 퇴임 후 살게 된 지역에서 송전탑 건설 반대 운동에 참여하게 투쟁기가 담겨 있다.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전해주신 치이즈님, ’김경엽님, 박영진님, 김영래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대선 이후 또 다시 새로운 내용과 문제의식을 담은 2022년 회보로 만날 것을 약속드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