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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언> 아이들의 '미래' 망치는 교육부의 '미래교육'


아이들의 미래망치는 교육부의 미래 교육

 

* 팬데믹은 아직 진행 중이다.

코로나 팬데믹은 종식되지 않은 채 지금도 진행중이다. 전문가들에 의하면 팬데믹 상황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 혹은 내년말까지 지속될 것이라 한다. 상반기에 학교는 고육지책으로 온라인 원격학습을 시행해 보았다. 원격학습은 장기간의 교육 공백을 벗어나도록 했지만 교육 결손과 격차라는 문제와 한계를 드러냈다. 교육 현장에서는 마침내 원격 학습은 교육이 아니다!”라는 문제의식을 제기하고 팬데믹 비상 상황에 조응하는 팬데믹 교육과정을 제출하기에 이른다. 교육실천의 대면적 본질에 대한 문제의식은 확산되었고 이 과정에 우리 연구소도 일정하게 기여했음을 자부한다. 그러나 교육부의 응답은 안정성 확보, 수업 시수 감축 없이 그저 등교일수만 확대하는 몰교육성과 관료적 편의주의를 여실히 보여주었다.


* 이 와중에 정원 감축’ ‘원격학습 법제화라니...

교육부의 몰교육성은 위험 2의 학교 운영 지침에 그치지 않았다. 코로나 사태가 지속 중인 가운데 교육부는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교육 정책을 연이어 표명하고 있다. 안전한 학교와 등교를 위해 교사 수를 늘리고, 학습 집단 규모를 축소해야 하는 마당에 대규모 교사 정원 감축을 발표하였고, 원격 수업에 대한 교육적 문제제기가 비등한 상황에서 앞으로 원격학습을 법제화해 교육과정 이수 수단으로 삼아 감염병 이후로는 더욱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정원 감축은 안전한 학교, 질 높은 교육에 대한 요구와 정면으로 배치되며 원격학습 법제화는 공교육의 근간을 위협하는 것이다. 지난 1990년대 인터넷이 확산되면서 미래에는 학교가 필요없을 것이다라고 했던 철 지난 주장이 법제화라는 버전업된 형태로 리바이벌 되고있는 것이다.

 

* 거꾸로 정책의 원인

교육부의 이런 뒤집힌 행태는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일까? 그것은 무엇보다 교육철학의 부재에 기인한다. 저출생으로 인한 학령인구 감소를 교육환경 개선의 기회로 보기보다 비용절감의 수단으로 삼는 경제주의, 교육 결손과 격차를 개별 아동, 청소년의 책임으로 돌리는 개인주의, 교과를 선택하게 하면 잠 덜자고 공부할 것이라는 무지몽매한 낭만주의, 교육현장의 실천적 문제제기를 무시하는 관료주의가 이 땅의 교육정책을 좌우하고 있다. 정원 감축/고교학점제/원격학습 법제화는 연결되어 있다. 그들은 고교학점제를 추진하기 위해 원격학습을 법제화하고, 고교학점제가 도입되고 원격학습이 교과 이수 수단이 된다면 교사 정원을 줄여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거꾸로 교육관을 제대로 되치기해야

그러나 코로나 상황은 교육부의 거꾸로정책의 문제를 더 드러나게 해준다. 교육부는 원래 해오던 관성대로 한 것이지만 다른 때보다 훨씬 더 생뚱맞고, 열 받게 한다. 그뿐만이 아니다. 유사 이래 유지해 오던 입시체제도 더이상 지속가능한 시스템이 아님이 더욱 드러나고 있다. 코로나 이후 대학서열 폐지의 목소리가 새롭게 확산되고 있다. ‘정원감축고교학점제+원격학습 법제화시도에 대한 대대적 대응과 투쟁을 통해 거꾸로 교육을 제대로 되치기하고 교육혁명의 커다란 물꼬를 트는 전환을 만들어 가야 할 때이다.

 

 

진보교육 77호는 예년 여름방학을 맞이하는 진보교육과는 사뭇 다르다. 이번 진보교육은 교육부의 거꾸로 가는 정책에 맞서서 하반기 교육투쟁을 조직하는 근거이자 정책 자료가 되었으면 한다. 몸도 마음도 지치고 짧은 방학으로 여유도 없겠지만 필독을 부탁드리며 지혜를 모아 거꾸로 교육 정책을 바로 세우는 실천을 조직했으면 한다. [특집]은 코로나19 이전과 이후라는 주제로 접근했다. [특집1]은 지속되고 있는 팬데믹 상황에 대한 향후 전망을 중심으로 구성하였다. 아울러 핵심적인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교원정원 감축에 대한 분석과 대응 방향을 담았다. [특집2]는 지난 722일 진행된 팬데믹 교육과정 토론회에서 제출된 각 급별의 교육과정 운영 방안을 담아

냈다. 이미 시작된 2학기 학교 교육과정 및 운영방안 논의에 참고가 되었으면 한다. [번역]에서는 지난 호에 번역된 반사학적 조사 방법과 심리학적 조사 방법에 이어 인간 의식의 심리적 본질에 집중하며, 행동 심리학의 의식에 대한 작업가설을 담아냈다. [담론과 문화]에는 좀 더 풍부한 내용을 담았다. 바람꽃은 코로나와 기후변화를 에코페미니즘으로 접근하여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10대 청소년들의 저항을 담았고, 이성우와 붉은 돼지는 코로나19로 변화된 상황 속에서 동물인권에 대한 단상과 교단일기를 적었다. 타라와 박영진은 이제 머리를 맞대고 아이들의 연령과 발달에 적합한 섹슈얼리티와 관계에 대한 교육을 구상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

나비는 [만화] 난중일기 8화에서 1학기를 풍미한 온라인 학습의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한다. 이번 [현장에서]코로나19 학교에서 살아가기라는 주제를 김영희, 김성보에게 부탁했다. 몸과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두 분이 좋은 글로 응답해 주셔서 감사드린다. 김영희는 교사 자신을 돌아보는 성찰적 글을 보내주었고 김성보는 교육에서 대면의 중요성 못지않게 관계의 형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돌봄 방향과 기초학력 보장법에 대한 글에서 박진보는 청소년의 돌봄까지 확대하는 사회적 돌봄을, 이나리는 현재 추진 중인 기초학력보장법의 문제를 지적하며 개별교육 지원으로의 전환을 제안하고 있다. 산은은 [책이야기]에서 코로나 19로 만남의 물질성이 제거된 상황에서 나무와 관련된 글을 읽어보자고 제안한다. 2학기 아이들을 기다리면서 말이다. [책소개]는 담론과 문화 필자인 이성우의 번역서인 비고츠키와 마르크스를 소개했다. 이 책에서는 비고츠키의 방법론과 주요 주제들에 대해 비고츠키 이론이 어떻게 마르크스주의에 터하여 과학적이고 창조적인 탐구로 나아갔는지를 분석하고 있다. 회원 여러분의 일독을 권한다. 길을 만드는 심정으로 주어진 조건에서 새로운 실천을 준비하면 좋겠다. 그 길에 진보교육이 함께 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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