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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호 [인터뷰] 70여개, 150000명, 42%......

2012.10.15 15:22

진보교육 조회 수:770

[인터뷰]1.
70여개, 150000명, 42%.......
- 학교비정규직, 교문 밖을 넘어 전국적 총파업을 준비하다.

박유리 / 진보교육연구소 사무국장


학교 안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다양한 직종의 노동자들이 일을 하고 있다. 현재 학교는 흡사 비정규직 백화점을 보는 것과 다름없다. 직종만 70여개에 달한다고 한다. 학교급식을 책임지는 영양사, 조리사, 조리원, 과학실험실의 과학실험실무원, 도서관의 사서, 학교 주요공문 접수 및 민원처리를 담당하는 교무·행정실무원, 장애학생의 교육을 지원하는 특수교육실무원, 저소득층 및 맞벌이 가정의 학생들을 위한 돌봄 교사, 학교폭력예방과 정서교육을 담당하는 전문상담사, 컴퓨터등을 다루는 전산업종 등이 모두 비정규직이다.
지난 4월 교과부 발표에 의하면 학교비정규직은 무려 15만 명에 달한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이 35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니 전체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42%에 달한다.
학교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공공운수노조 전회련본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전국여성노조)는 11월 9일 교육공무직전환 특별법 쟁취! 호봉제 쟁취! 교육감직고용쟁취! 전직종 정원보장 쟁취!를 기취로 역사상 처음으로 교문을 넘어서 전국적인 학교비정규직 총파업을 돌입하겠다는 것이다.
공공운수노조 전회련본부 서울지부부지부장 최보희(구로고)동지를 만나 학교비정규직 투쟁에 대해 함께 얘기를 나눴다.

● 언제부터 학교에서 일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노조활동을 하게 되었는가
전회련에는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급식실에 있는 노동자들 조리사, 조리원들이 제일 많은 조합원으로 있다. 2003년부터 지금의 구로고에서 일하게 되었다. 민노당원으로 지역 활동하다 노조가 있는지 몰랐는데 찾아보다가 발견하여 2007년 가입하게 되었다. 회의나 간담회에 나가다 보니 지금 여기까지 오게 되었다.


● 11월 총파업을 앞두고 있다. 학교비정규직노동자들의 요구사항은 무엇인가
핵심은 정규직화이다. 민주통합당 유기흥의원이 발의를 앞두고 있는데 교육공무직, 법제화를 통한 정규직화로 가려하고 있다.
학교회계직이라는 것이 학교 회계로 돈을 받는 노동자를 통칭으로 일컬어 부르는 말이다. 70여개 넘는 다양한 학교안의 비정규직을 학교회계에서 임금이 나간다며 이렇게 부르는 것인데 이것부터 차별적의도가 있는 것이다. 신분차체를 법으로 명확히 규정하여 정규직화, 교육공무직을 요구하고 있다. 법적으로 검토해봤을 때 공무원시험을 보지 않은 우리가 공무원으로 전환되는 것은 맞지가 않고 또한 공무원은 노동3권이 보장 되지 않기 때문에 서울시의 비정규직 정규직화 사례처럼 하려고 한다. 이름만 변화하는 것이 아니라 임금, 처우개선등을 정규직과 같이 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 첫 총파업 투쟁, 많은 준비가 필요할 거라 생각한다. 총파업 투쟁을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예전에는 학교비정규직노조가 투쟁이 조직 될 거라 생각도 못했다. 학비연대 차원으로 보면 조합원이 4만 명이 넘는다. 15만 명에 가까운 학교비정규직중 20%가 넘는다는 얘기이다. 그러나 투쟁의 조직은 쉽지 않다. 학교 현장은 직종별로 한 사람씩 배치가 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파업을 한다고 해도 그 사람 한 명이 빠진다고 해서 큰 타격을 줄 수가 없다. 그래서 파업 투쟁은 한곳에 많은 노동자가 모여 있는 급식실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한 투쟁이 될 것이다. 전부 일에서 손을 떼고 전면적인 파업의 방식으로 가는 것이 좋으나 현장의 상황에 따라 여러 가지 방식으로 파업을 고민하고 있다. 11월 3일 2만 규모의 전국 상경집회를 하고 수능 이후 11월 9일 파업에 들어가려고 한다.

● 학교비정규직노동자가 15만이라고 들었다. 영양사, 사서, 조리사, 사무행정보조 학교 안에 너무도 많은 비정규직이 있다. 각 학교에 흩어져 있는 노동자들을 조직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들의 목소리가 학교 밖을 넘어서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들이 있었을 것 같은데 투쟁을 조직하는데 있어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학교 안에서 조차 흩어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파업을 결의하고 실행해 나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전국이나 서울지역 전체가 파업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의한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파업이 진행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많은 탄압이 있을 거라 본다. 학교나 사용자의 탄압도 탄압이지만 학부모들의 반대가 많은 것이라 본다. 여론을 끌어내는 작업이 필요하다. 원래 11월 3일로 파업을 예정 했지만 수능 전에 파업한다는 것에서 오는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하여 수능 이 후로 미루게 되었다.
파업을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사자들의 투쟁의 결의를 높이는 것이겠지만 그 못지않게 학교구성원들의 지지를 모으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 부분을 세밀하게 기획하고 준비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걱정이 된다.
거점학교를 정해서 파업을 하더라도 파업하는 조합원과 교사, 학생, 학부모가 함께 만나서 투쟁을 같이 만들어 가야하는데 우리의 준비가 미흡함도 있겠지만 지금의 학교의 모습을 보면 학교 안에서 지지와 연대를 조직하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 남은 기간 이것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 교섭상황에 대한 질문을 하려한다. 전국적 상황을 간단하게.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릴레이 단식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서울의 상황에 대해 이야기 해달라.
민주진보교육감이 있는 교육청을 중심으로 단체 교섭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 강원, 전남등은 학비연대차원에서 교섭이 진행되고 있다. 서울은 교섭과 투쟁을 진행하기 위해 공공운수노조 전회련본부,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전국여성노조가 모여 학교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이하 학비연대)를 구성하여 학비연대에 들어오지 않은 민주노총 소속 서울일반노조와 함께 단체교섭을 진행하려 하였다. 곽노현 교육감이 단체교섭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하였으나 교섭창구 단일화 때문에 서울일반노조가 과반노조라고 교섭대표노조지위를 포기하지 않고 공동교섭을 거부한 상태라 교섭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도 함께 교섭하려고 했으나 서울일반 노조가 공동교섭을 부당노동행위로 제소하여 공동교섭이 불가능해졌다. 학비연대와 서울일반노조 모두 민주노총 산하조직이다. 교섭을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조합원들이 같은 민주노총이 뭐하는 것이냐며 노조에 대한 실망감이 커져가서 걱정이다.
진보교육감들은 교육감직고용에 대해 동의를 하고 있고 학교장이 아닌 교육감이 사용자라는 것을 명확하게 하기 위한 조례제정을 진행하고 있다.

● 학교 일하면서 노동조합 활동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 같다. 학교의 탄압은 없는가?
나 같은 경우는 학교랑 교섭도 했고 싸움도 했기 때문에 활동을 제재를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대부분의 조합원들은 조직활동은 고사하고 자신이 조합원이라는 것을 밝히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것으로 인해 실제 해고될 수 있는 여지가 많고 해고되지 않더라도 지속적인 탄압에 버텨내기가 쉽지 않다.
더 큰 문제는 학교비정규직을 단순히 업무보조로 보고 있는 현실이다. 시키는 복사나 하고 누군가 마신 컵을 씻는 것이 우리의 업무가 아니다. 우리는 자신의 고유 업무를 가지고 일하는 노동자다. 정규직의 업무를 보조해주는 시키는 일은 무조건해야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자신의 업무가 아닌 일을 거부한다고 해서 문제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런 차별적인 의식부터 바꿔야 한다.
올해 초 독산고에서 특수교육보조원이 부당해고를 당했다. 싸움의 과정에서 연대를 요청했는데 해고된 직원이 학교에서 평판이 좋지 않아 도와 줄 수 없다는 얘기를 했다고 한다. 생존권이 달린 문제를 누군가의 인심을 얻고 말고를 가지고 얘기한다는 현실이 너무도 안타까웠다. 못 가르친다고 평가점수가 나쁘게 나왔다고 해서 해고 되선 안 되지 않는가. 학교비정규직도 마찬가지 이다.

● 학교라는 공간에서 비정규직이 없어질 수 있기 위해 이번 투쟁에 많은 이들의 지지와 연대가 필요할 것으로 본다. 학생과 학부모.. 특히 학교안의 같은 노동자인 교사들. 부탁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같은 노동자로 만나고 싶다. 노동의 차별은 없어야 한다. 학교에서 청소를 하거나 밥을 짓거나 이건 그 사람의 고유한 노동이다. 학생을 가르치는 일보다 가치가 덜하지 않다. 청소를 하기 때문에 경비를 한다고 해서 하는 일이 다르다고 해서 차별을 받아선 안 된다. 모두 존중 받아야 한다. 이들이 임금을 얼마 받고 있는지 아는가... 방학을 무급으로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아는가... 우리는 급식실의 아줌마, 경비아저씨, 비정규직 00씨가 아니라 같은 노동자이다. 이런 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비정규직 투쟁의 연대는 요원한 것이 아닐까. 집회의 구호로만 비정규직 철폐를 외칠 것이 아니라 자신의 현장에 있는 비정규직을 없애는 것부터 실천해야 학교 현장이 노동과 노동자가 존중 받는 일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학교의 급식실 노동자들이 파업을 진행하면 학교의 전교조 분회가 입장서와 지지표명 정도는 함께 해주길 바란다. 이들의 파업이 비정규직 노동자의 불안한 신분의 안정을 위한 것이고 생존권을 위한 것이지만 노동권과 생존권 확보는 곧 학생과 교사의 급식 즉 건강권을 확보하는 길이라는 것을 함께 얘기 할 수 있었으면 한다. 학교라는 공동체의 구성원이 함께 비정규직의 생존권과 안정된 노동권을 만들어 가는 것이 진정한 교육이 아닐까. 그렇기 때문에 이 투쟁은 비정규직의 투쟁을 넘어 학교의 투쟁이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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