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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호 [초점] 정부가 학부모회에 돈을 준다굽쇼?!

2010.01.05 14:59

진보교육 조회 수:1312

[초점] 정부가 학부모회에 돈을 준다굽쇼?!

김태정 /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집행위원장

단지 ‘돈 지랄’인가?

지난 11월 9일(월) 교육과학기술부(장관 안병만)는 학교교육 개선을 위해 2010년에 전국 2,000개 우수 학부모회를 대상으로 500만원씩의 예산을 지원하여 학부모 자원봉사와 학부모 교육, 학교교육 모니터링 등 학부모 학교참여를 활성화하는 내용이 담긴「학부모정책 추진방향」을 확정하여 발표하였다.
한마디로 학부모단체들에게 돈을 준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들은 우리 회원 중 한분이 하시는 말! “멍박이(명박이 아님)가 우리세금 갖고 별 돈 지랄을 다하는 군...”
워낙 개판이 된 세상이라.. 이 정도 일이야 해프닝정도로 여길 수 도 있을런지 모르지만 돌아가는 형국이 당최 심상치가 않다. 심지어는 오래된 전통을 자랑한다는 모 학부모단체도 이른바 ‘학부모회 활동 계획서’를 제출할 것이라는 소문도 들린다.
부자감세와 삽질(4대강정비) 등으로 예산이 모자라 교육비와 사회복지예산을 감축한다던 정부가 난데없이 학부모회에게 돈을 준다니 뭔가 꿍꿍이가 있는게 틀림없다. 아래에서는 11월 9일자로 발표된 [학부모정책 추진방향(안)]을 중심으로 이들의 의도가 문제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교원평가를 위해 관변 학부모회를 만들겠다!

일제고사, 귀족학교, 교원평가 등으로 드러나는 미친교육정책은 이명박정부의 독창적인 작품일까? 결코 아니다! 민주당이 재집권해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신자유주의 교육시장화 자체를 중단할리 만무하다. 이는 지난 역대정권의 교육정책으로 이미 확인되었다.
그런데 이들 신자유주의 교육시장화의 핵심에 교육을 상품으로 설정하고 학부모와 학생을 이 상품을 구입하고 소비하는 소비자로 위치지운다는 것이다. 당연히 소비자인 학부모와 학생의 권리라는 미명하에 교육시장화를 전면화는 전술이 구사된다.
이는 신자유주의의 선구자를 자처했던 영국의 사례로 확인된다. 영국은 대처정부 시절인 1988년 교육법을 통과시켰는데, 그 핵심 내용으로 소비자로서의 ‘학부모의 선택권’과 ‘학부모의 파워’가 교육정책의 중심으로 채택되었다. 즉 학생중심으로 설정되었던 기존의 교육이념을 공격하고 교사의 실패로 돌리는(공격하는) ‘학부모정치’ 전술을 구사하였다. 대처정부는 “이제 사회는 없고 오직 개인과 가족만이 있을 뿐이다”고 선언하였고, ‘학부모정치’의 결과 학교는 시장의 일반 상품처럼 사고파는 물건으로 전락되고 개인주의와 이윤추구의 논리가 범람하면서 심각한 사회적 문제를 초래하였다.
그런데 이번에 발표된 [학부모정책 추진방향(안)] 또한 이러한 신자유주의 교육시장화의 논리 즉 소비자인 학부모의 선택권을 강화하여 공교육의 질을 제고한다는 논리에 기초하고 있다. 이는 다음 인용문에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학부모가 교육부문의 프로슈머(Prosumer*)로서 교육의 질 개선을 위한 핵심주체로 참여 필요
* Prosumer = Producer + Consumer
(현대의 고객은 단순한 소비자에 그치지 않고 참여를 통해 재화와 용역의 생산성과 질을 개선한다는 개념)
학교선택권 확대 등 수요자 중심의 교육정책이 추진됨에 따라 교육개선을 위한 학부모의 참여 욕구 증대
학교교육, 교육정책 수립․집행 등에 학부모가 교육고객으로 참여하여 공교육 만족도 제고 및 사교육 의존 경감 필요


[학부모정책 추진방향(안)]은 학부모를 ‘교육고객’으로 설정하고 있으며, 고객이 소비자가 아니라 참여자가 되어 공교육의 질을 개선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면 이들의 논리대로 고객인 학부모가 공교육의 질을 높이는 방안은 무엇일까? 그것은 고객에게 상품을 제공하는 학교 그중에서도 직접적으로 학생과 학부모에게 상품을 전달하는 자 바로 교원에 대한 감시와 통제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것은 다음 인용문에서 처럼 ‘교원평가의 학부모참여’로 아주 명확히 표현되고 있다.

교원능력개발평가에 학부모 참여
○ 교원능력개발평가에 교원, 학생과 함께 학부모가 참여하여 학부모의 학교교육 만족도 제고
- 교사의 수업·학생지도 및 교장·교감의 학교운영에 대해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한 학부모의 만족도’ 평가
※ 교원능력개발평가 시행을 위해 전국 총 3,164개교(약30%)가 선도학교로 운영 중이며, ’10년부터 전면 시행 예정
- 초1~초3의 학부모는 아동을 대신하여 교사의 수업ㆍ학생지도에 대한 담임의 학급경영만족도를 함께 평가
○ 교원능력개발평가 시행계획 등을 심의하는 시도교육청 및 학교의 교원능력개발평가 관리위원회에 학부모 참여
○ 교원능력개발평가 취지, 방법, 활용방안 등에 대한 학부모 연수 실시


다시말해 이명박정부가 제출하고 있는 [학부모정책 추진방향(안)]의 실제적인 목적은 바로 교원평가를 전면화하기 위해 학부모회를 동원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실제로 교과부의 발표이후 이른바 학부모회라는 단체들의 발언과 동향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한겨레신문] 11월 10일자에 따르면 교원평가를 찬성하는 대표적인 학부모단체인 강윤봉 인간교육실현 학부모연대 공동대표는 “그동안 우리가 주장했던 내용들이 대부분 반영돼 환영한다”며 “제대로 추진되려면 국회를 통한 입법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교육희망] 기사에 따르면 예산지원을 고려한 관변학부모단체들이 ‘우후죽순’격으로 졸속적으로 구성되고 있다고 한다.

일예로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이 만든 (사)미래교육연구소와 교육과학교를위한학부모연합, 올바른교육시민연합 등 3개 단체는 2일 서울 동성고 강당에서 ‘100년 미래교육포럼’을 연 뒤 ‘100년 미래교육운동본부 창립총회’를 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들 세 단체는 일제고사 등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도 전교조만을 비판해 온 곳이며 주요 구성원의 행적으로도 확인된다고 한다.
일예로 이상진 서울교육위원이 그 대표격인데, 이 위원은 이명박 정부의 교육에 반대하는 전교조에 대항하기 위해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을 만들고 지난해 전교조 교사 명단 공개 기자회견은 물론 올해 초 전교조 교사 담임거부 운동을 함께 진행했으며 반국가교육척결국민연합 이름으로 전교조를 이적 단체로 고발하기도 했다. 다른 두 단체도 명단 공개 기자회견 단체, 담임거부 운동 단체에 모두 이름을 올렸다. 또 김순희 ‘교육과학교를위한학부모연합’ 대표는 정부의 일제고사를 거부를 규탄하며 전교조 본부 사무실 앞에서 1인 시위를 했으며 이계성 ‘올바른교육시민연합’ 공동대표는 "교원평가 결과를 학생들 성적과 연결해야 한다"고 주장해온 인물로 알려졌다.

우리가 낸 세금이니까 정부지원을 받아도 무방할까?

학부모들이 교육정책 학교운영에 참여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옳다. 그러나 이미 그 학부모들은 소수의 특권계층 학부모들과 다수의 서민학부모들로 나누어져있다. 그리고 이를 반영하는 것이 바로 학부모단체들의 난립이며 그 안에는 실제로는 특권계층의 이익을 대변하는 마치 봉건시대 지주의 앞잡이 노릇을 하던 ‘마름’과 같은 자들도 없지 않다. 이명박정부가 원하는 것은 바로 이 ‘마름’들을 키우는 것이다.
며칠전 교과부 용역을 받은 듯한 연구자(박사학위 소지자)가 학부모단체의 현황을 조사한다고 와서 그야말로 꼬치꼬치 캐묻고 간적이 있다. 무슨 호구조사 하듯이 하더란다. 이들이 연구용역이란 미명으로 평학사무실을 방문한 이유가 무엇일까? 뻔하지 않은가? 정부정책에 따르는 단체인지 아닌지 확인하려는 의도 말고 무엇이 있겠는가?
그런데 이른바 시민단체 사회단체들은 회원들의 회비에 근거하여 운영하다 보니 이래저래 어려움이 많다. 우리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도 예외는 아니다. 올 한해만 하더라고 최소한의 사업비용도 없이 허덕여 왔다. 이런 사정만 생각하면 500만원이라는 돈이 적은것은 아니다. 그러나 500만원이 문제가 아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똥’과 ‘된장’은 구분해야 해지 않을까? 비견한 예로 한국노총을 보라! 정부 예산 혹은 준관변조직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이른바 시민단체들의 현실을 보라! 결국 지배세력의 의도대로 끌려가지 않던가? 분명 어려운 시절이다! 그럴수록 원칙을 지켜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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