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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호 현장에서_'새내기 교사, 전교조를 만나다'

2007.06.19 11:39

진보교육 조회 수:1373

'새내기 교사, 전교조를 만나다'

김광수|서울창천초등학교

  교실에서 여러 가지 식물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날씨가 더워져서인지 많은 식물들이 꽃을 피웠습니다. 쉬는 시간이면 아이들이 쪼르르 창가로 달려가 꽃들을 신기한 듯이 바라봅니다. 자신들이 꽃보다 예쁘다는 사실을 알까요? 저는 꽃보다 더 예쁜 학생들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안녕하세요? 진보교육연구소 신규회원 김광수입니다. 신촌에 있는 창천초등학교에서 3학년 1반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좌충우돌 새내기 교사이기도 합니다. ‘전교조 안하면 사람도 아니다.’라는 故 박선영 열사의 어머니 말씀에 따라 발령 첫날에 전교조에 가입을 했습니다.
  전교조에 가입하고 한 달 동안은 분회 조합원이 저 혼자 인 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신촌지구 분회장 모임에 나가기도 했습니다. 너무 심심해서 혼자 분회장 놀이를 하기도 했습니다. 한달이 지나서야 학교에 조합원 선생님들이 세 분이나 더 계시다는 사실을 알고 너무나도 기뻤습니다. 잘 알아보지도 않고 혼자 우울해 했던 일이 생각나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제가 전교조를 처음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3학년 때였습니다. 담임선생님께서 지회장이셨습니다. 그래서 ‘전교조란 단체도 있구나. 좋은 단체인가보다.’하고 막연한 동경을 품었었습니다. 교대에 다니면서 전교조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 수 있었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기억은 2003년도 네이스투쟁입니다. 학생들의 정보인권 보호를 위해 열심히 투쟁하는 전교조 선생님들을 보면서 ‘이 단체는 정말 참교육을 하려는 단체이구나. 꼭 가입해야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조합원 가입을 한지 겨우 두 달 밖에 안됐지만, 벌써 전교조에 대한 불만이 조금 생겼습니다. 워낙 현재 전교조가 교원평가제, 성과급, 교원노조법 등 중요한 사안에 대해 제대로 투쟁하지 않기 때문에 생긴 불만입니다. 이 불만들에 대해서도 조금 푸념을 해볼까 합니다.
작년에 성과급을 정당한 우리의 임금으로 돌려받기 위해 1000억이나 모으면서 열심히 투쟁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왜 사회기금조성이니 공부방 지원이니 하면서 성과급을 인정하는 제스처를 취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성과급과 교원평가제가 연동되면 참교육은 완전 물 건너간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과급과 교원평가제를 받아들이는 것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는 ‘교육희망’의 기사를 볼 때마다 속이 쓰립니다.
또한, 교원노조법 개정을 수용하려는 본부의 입장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교육부의 요구대로 교원노조법이 개정되면, ‘단일교섭’이 강제화 된다고 알고 있습니다. 한교조나 자유교원노조에 비해 쪽수(?)가 상대적으로 많은 전교조가 조금 유리해지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원노조법 개정을 수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실질적인 이득도 없을 뿐 아니라, ‘자율교섭’을 원칙으로 하는 민주노총에 대한 배신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저도 전교조 조합원인 만큼 ‘전교조’를 객체화시켜서 이야기 할 수는 없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규조합원으로서 감히 ‘전교조’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 해보았습니다. ‘전교조’에 대한 불만은 곧 제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기도 합니다. 앞으로 전교조 조합원으로서 ‘내가 곧 전교조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더욱 열심히 활동하는 예쁜(?) 새내기 조합원이 되고자 합니다. 앞으로 참교육에 대한 고민과 실천을 여러 선생님들과 함께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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