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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호 특집1-1] 코로나19 언제까지?

2020.08.17 03:09

진보교육 조회 수:347

특집1-1] 코로나19 언제까지?


코로나19 언제 끝나나?

 

코난(진보교육연구소 회원)

 

 

진보교육 지난 호(76)에 실었던 코로나19 - 생물학적 성격과 함의에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이 도대체 언제쯤 끝날 것인가라는 주제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주제의 특성 상 주관적 전망이 아닌 가능한 한 생물학적, 통계적 근거가 필요한 내용이지만, 필자가 이 분야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감안하고 읽어 주시길 바란다. 사실 이 주제에 대해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서 기본적인 생물학적 입장이나 근거는 지난 호에서 이미 이야기한 것에서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때 이야기한 것처럼 묘수는 없으며 여전히 전망은 불투명하다. 다만 문제의 심각성 때문에 각국이나 제약 회사 등의(인류 차원?) 집중적인 노력으로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 기한이 빨라질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

 

1. 언제? 끝나나!

먼저 언제 끝나나?”라는 표현이 여러 가지 의미를 띨 수 있기 때문에 그 의미에 대해 규정하고 이야기를 시작하고자 한다. 이 규정을 위해서 메르스(중동호흡기중후군) 사태를 다시 돌아보겠다. 메르스는 지난 호에서 살펴 본 것처럼 중동호흡기중후군의 약자로, 사스나 코로나19처럼 코로나바이러스의 변종으로 인해 생긴 감염병이다. 메르스를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중동호흡기중후군 코로나바이러스(MERS-CoV)라고 부른다. 메르스가 시작된 것은 박쥐라 추정하고 있지만 실제 낙타를 통해 주로 인간에게 전이되었기 때문에, 주로 중동이나 아프리카 쪽에 감염이 집중되었으며, 그 이외 지역에서는 예외적으로 2015년에 우리나라에서 대유행하였다. 그래서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메르스가 2015년에 일어나 대유행하고 그 해 끝난 일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시작일도 종료일도 모두 2015년이 아니다. 주요일지는 다음과 같다.

 

메르스 주요일지

2012(4월 또는 9?) 사우디아라비아 메르스 발생, 2012년 중동지역 중심으로 대유행(총 환자 1000여명, 사망 400여명, 감영환자의 97.8% 중동지역)

2015.5.20. 우리나라 1번 환자(사우디아라비아 경유하여 바레인에서 입국) 메르스 국내 최초 확진. 2015년 우리나라 유행

2015.7.6. 우리나라 방역당국 "메르스 큰 고비 넘겼다" 사실상 종식 선언

2015.11.25. 우리나라 마지막 메르스 환자 80번 환자 사망. 메르스 감염자수 '0’

2015.12.23. 우리나라 메르스 공식적 상황 종료(총 환자 186, 사망 38, 치사율 20.4%, 격리 해제자 16,752)

2018.9.8. 우리나라 메르스 환자 재발생(쿠웨이트 업무 출장갔다 9.7일 귀국)

2018.10.16. 환자 발생후 2주 만에 상황 종료. 한 달 만에 추가 감염자 없이 공식 종료. 소리소문없이.. 조용히 마무리...

 

주요 일지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실제 메르스가 발생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유행한 2015년의 3년 전인 2012년이다. 2012년 중동지역에서 대유행하고 잠잠하다가, 2015년 업무차 중동에 다녀온 국내인을 통해 우리나라에 전파된 것이다. 메르스 국내 첫 확진일자가 2015.5.20.일 이고 사실상의 종식 선언2015.7.6.일 이므로 약 한 달 반 정도 사태가 집중되었다. 하지만 공식적인 종료 선언이 이루어진 것은, 사실상의 종식 선언 이후 5개월 반 정도의 시간이 지난 2015.12.23.일이었다. 메르스 국내 첫 확진 이후 218일만이었다. 마지막 환자였던 80번 환자 사망한 2015.11.25.일 우리나라 메르스 감염자는 0명이 되었고, 이 날부터 28일이 지나는 시점(최장 잠복기간인 14일의 2)이 공식 종료 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즉 세계적인 감염병의 경우 발생국과 전파국의 실제 집중적인 유행 시기는 다를 수 있으며 몇 년 후에도 얼마든지 발생국은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다시 크게 재유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현재 코로나19 사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발생국인 중국을 비롯하여 초기에 크게 유행한 우리나라, 이탈리아, 스페인, 이란 등과 현재 더 크게 유행하고 있는 미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 등 세계 각국마다 집중되는 시기가 다르다. 또한 메르스의 경우 2015년에 우리나라에서 유행하고 종식되었다가, 2018.9.8.일에 재발생하였다. 물론 이 때는 대처를 잘 해서인지 약 한 달 만에 추가 감염자없이 조용히 마무리 되었다. 인터넷에 보면 이때의 조기 종식을 정권에 대한 평가와 연계하여, 2015년 박근혜 정권 차원의 대응 미비와 2018년 문재인 정권의 신속하고 훌륭한 대응을 비교하여 서술하는 글도 찾아 볼 수 있다. 정권 차원의 대응을 차치하더라도, 주체적인 준비와 대응이 감염병과의 싸움에서 중요하다는 것은, 코로나19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사실로 보인다.

 

지금까지 살펴 본 바에 미루어 볼 때, 코로나19가 언제 끝나는가에 대한 대답은 종료의 기준을 무엇으로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일단 코로나19는 펜데믹 선언 이후 거의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환자가 나오고 있으므로 국가별로 종료 시점이 다를 수 있다. 또한 특정 국가에서도 유행이 사실상 종료되더라도, 다른 나라를 통해 재감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2, 3차 등 n차 유행이 있을 수도 있고, 종료 선언 없이 소강 사태를 보이다가 2차로 대유행할 수도 있다. 메르스에 비추어 볼 때, 특정 국가의 코로나19의 공식적 종료 시점은 환자가 0이 된 후 최장 잠복기의 2배가 지난 시점이 될 것이지만, 사실상의 종료 시점은 공식적 종료 시점보다 빠를 수 있다. 사실상의 종료 시점의 기준을 명확히 정할 수는 없겠지만, 예컨대 환자는 남아있더라도 전국적인 신규 환자 발생 수가 0명으로 상당기간 지속될 경우(순전히 필자 생각) 등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즉 어떤 기준에 따라 전국적인 코로나19 감염병 대응 단계가 현재의 심각단계에서 경계주의단계로 하락하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느 정도 종료되어 일상생활이 가능해지고 학교도 전면 등교가 가능해지는 시점이 사실상의 종료의 기준이 될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피부로 느끼는 코로나19의 종식은 일상생활이 어느 정도 가능해져서 코로나19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줄어들 시점이 될 것이므로, 코로나19가 언제 끝나느냐에 대한 대답은 공식적 종료가 아닌 사실상의 종식을 기준으로 이루어져야 할 듯하다.

 

2. 스페인 독감

또 다른 사례로는 소위 스페인 독감으로 불리는 ‘1918년 인플루엔자 대유행을 살펴보자.

 

스페인 독감(위키 백과)

-1차 유행 :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H1N1)에 의한 스페인 독감은 1918년 봄의 1차 유행과 가을~겨울에 걸친 2차 유행으로 크게 구분된다.

-2차 유행 : 19188월 독성이 더욱 강해진 스페인 독감이 출현했다. 2차 유행은 인류 역사에 대재앙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이는 이 유행 시기에 세계적으로 적게는 2천만명, 많게는 8천만명 정도가 독감으로 사망한 것으로 보는 것에 기인한다. 세계보건기구는 당시 세계인구의 약 1/50에 해당하는 4~5천만명이 독감으로 사망한 것으로 기록하고 있다.

-한국 : 1918년 당시에 일본의 식민지로 있던 한국에서는 무오년 독감(戊午年 毒感) 또는 서반아 감기(西班牙 感氣)라고 불렸다. 1918년 조선총독부 통계에 따르면, 한국 인구 1,759만 명 가운데 약 16.3%2884,000명이 스페인독감 환자가 되었고. 14만 명이 사망했다. 사망률은 전체 인구수 대비 0.8%.

-영향 : 이 일을 계기로 독감 예방 접종 문화가 시작되었다.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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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독감 당시 바이러스 현미경 사진

 

스페인 독감(나무위키)

-무엇보다도 이런 끔찍한 수의 사망자가 나왔음에도, 그 수가 전체 감염자의 1.87%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 역설적으로 매우 높은 감염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만약 감염된 환자가 주변에 감염을 시키기도 전에 단시간내 바로 죽는다면(치사율은 강하지만) 도리어 감염력이 떨어지게 된다는 감염의 메커니즘을 생각해보자. 더구나 이러한 독감이 독성이 더 심해진 돌연변이로 출현한다면 인류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전 세계를 휩쓸며 맹위를 떨쳤던 스페인독감도 총 3번의 대유행과 몇 차례의 소규모 유행 이후 최초 발병 이듬해인 19194월 즈음해서는 어느 순간 눈 녹듯이 사라졌다. 어떻게 해서 종식된 것인지는 아직까지도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으나 집단면역 형성, 유전자 변이, 검역격리와 방역의 효과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20세기 가장 크게 유행한 감염병인 스페인 독감에서 특히 눈에 띠는 것은 갑자기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 당시에는 당연히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었을 것인데 갑자기 사라졌단다. 코로나19도 혹시 이럴지 모른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메르스도 스페인 독감도 아니다. 다른 사례에 미루어 생각해 볼 수는 있지만 모든 것이 똑같이 흘러가리라는 보장은 없으며, 사스 등 검토해 보지 않은 다른 사례도 훨씬 더 많다. 코로나19가 이렇게나 퍼질지 감염 초기에 누가 알았겠는가?

 

3. 백신 개발

어쨌든 이런 불투명한 상황 속에서도 코로나19의 종식 시점에 대해 추정해 보려면 과학적 근거를 조사해 보고 그 근거를 현재의 상황에 비추어 검토해 보아야 할 것이다. 일단 스페인 독감같이 갑자기 사라지길 앉아서 기다릴 수만은 없다. 그렇다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한 감염병 확산 차단 외에 백신과 치료제를 통한 능동적인 코로나19 사태의 조기 종식을 기대해 볼 수 있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전망은 암울하다. 보통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일반적으로 신약을 개발하기까지 평균 10년을 잡는다고 하며, 정부가 절차 간소화 등을 지원하더라도 최소한 수년은 필요하고, 개발비용도 수 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처럼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지만 전염병의 상당수가 대개 1년을 넘지 못하고 유행이 끝나며 바이러스는 변이도 쉽기 때문에 개발 유인이 없다고 한다. 실제 2003년 유행한 사스와 2013년 메르스 백신은 아직까지도 개발되지 않았으며, 당시 수많은 기관이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바이러스가 소멸되며 대부분 연구가 종료됐다고 한다. 지난해 나온 에볼라 백신은 개발하기까지 무려 42년이 걸렸다.(진보교육 76호 특집1 코로나19 - 생물학적 성격과 함의)

 

백신 개발은 원래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경우 각국과 제약 회사의 집중적 노력으로 그 개발이 훨씬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미국 제약사 모더나27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에 대한 최종 임상시험을 시작했습니다. 모더나는 이날부터 성인 3만 명을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에 들어갔습니다. 임상 3상은 대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사용 약물에 대한 안전성을 검토하는 마지막 시험 단계입니다. (...) 앞서 발표된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따르면 모더나의 백신은 첫 번째 45명 임상시험에서 항체반응과 안전성에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습니다. 또 두 번째 백신 접종 이후 모든 참여자들의 몸에 중화항체가 생겼고 이는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회복된 환자의 항체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부작용으로는 참여자 절반이 피로와 오한, 두통, 근육통 등을 겪었습니다. 한편 전문가들은 항체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바이러스에 완전한 면역을 가진 것은 아니라면서 제3상 임상시험 결과를 더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모더나는 미 국립알레르기전연병 연구소와 함께 백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VOA 뉴스. 2020.07.27.)

 

긍정적으로 백신 개발을 기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3차 임상시험 결과를 더 지켜보아야 한다고 한 대목이 눈에 띈다. 백신 개발 절차상 임상시험은 1,2,3차로 이루어지며 1,2차의 경우 소규모 인원을 대상으로 하지만 최종 3차는 보통 수만 명을 대상으로 시험을 한다고 하며, 임상시험에서 검증할 것은 안정성, 유효성, 특이반응이라고 한다. 개발된 백신이 부작용은 없는지 기대한 만큼 효과가 있는지가 검증되어야 하는 것이다. 3차 임상시험은 특히 많은 시간이 걸리는 데 그 이유는 그 시험의 성격 때문이다. 1, 2차 임상시험까지는 실험 백신을 주입한 후 항체가 형성되는지, 부작용은 없는지 살펴보는 것이지만 3차 임상시험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실험 백신을 맞은 후 바이러스에 노출된 상황에서 형성된 항체가 실제 효과를 발휘하는지, 그 과정에서 부작용은 없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그런데, 자원을 받아 백신을 주입하는 것 까지는 할 수 있지만 인위적으로 바이러스를 주입하거나 노출시키는 것은 윤리적으로 가능하지 않다. 그래서 3차 임상시험은 많은 사람에게 실험 백신을 주입한 후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자연적 상태에서 백신의 효과와 안정성에 대해 관찰, 검증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때문에 실험자들이 언제 바이러스에 노출될지, 심지어 노출 여부 자체도 미리 알 수 없으며 유의미한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통상적으로는 최소 1~2, 혹은 그 이상이 걸리며 시간이 짧으면 그만큼 확보 가능한 데이터도 제한적이게 된다. 각국에서 시험 기간을 최소화하려 하지만 시간 단축에 물리적 한계가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시험에 속도를 내려다보니 모더나, 화이자의 경우 3차 임상시험에서 임산부가 제외되는 것에서 보듯 보편적 안정성이 확보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 거기에 백신이 효과가 있더라도 과연 몇%의 효과를 발휘할지, 또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 등의 문제도 여전히 미지의 문제이다. 안정성과 효과가 충분히 확인되지 않을 경우엔 막상 백신이 개발되어도 접종 의사가 저하되어 백신의 역할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또한 3차 임상시험이 성공하다라도 대량 생산을 위한 설비를 구축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고 한다. 모든 설비가 구축되어 대량 생산이 된 것이 실제로 우리나라에 공급될 때까지 또 시간이 걸린다. 3차 임상시험이 성공하고 모든 것이 착착 진행되어도 내년은 되어야 백신이 공급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다. 물론 백신 개발에 뛰어든 제약회사는 모더나 뿐이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 3상에 나란히 돌입한 미국 제약사 모더나와 화이자가 논란에 휩싸였다. 임산부 백신 접종을 두고서다. 1(현지시간) 로이터는 지난달 293상에 들어간 모더나와 화이자가 임상 대상에서 임산부를 제외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모더나·화이자, 3상서 임산부 제외 논란

현재 모더나와 화이자는 임상에 참여하는 가임기 여성에게 임신 테스트 결과를 요구하고 있다. 임신하지 않은 여성만 임상에 포함시키기 위해서다. 이대로라면 현재 개발 중인 백신이 출시되더라도 임산부에게는 접종을 장담할 수 없다.

#3상 돌입 기업, 임상 참가자 모집에 어려움

임상 3상에 진입한 중국 기업들도 사정이 어렵긴 마찬가지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는 지난달 31(현지시간) “중국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에서 앞서 나가고 있지만, 바이러스 확산이 진정되면서 임상 참가자를 모집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임상 3상의 경우 통상 수만 명의 참가자를 필요로 하는데, 중국의 일평균 코로나19 확진자 숫자는 두 자릿수다. 이런 점 때문에 중국 기업들은 자국이 아닌 해외에서 임상을 진행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중국 생명공학기업 시노팜은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임상을 진행 중이다. 시노백은 지난달 초 브라질에서 3상을 개시했다.

#·중 갈등 불똥 튄 백신 임상, "국제 협력 어려워"

중국 기업이 국제적인 협력 측면에서 불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상 디자인에 맞는 환자와 숙련된 의료진을 찾는 것은 임상 성공의 열쇠로 꼽힌다. 제롬 김 국제백신연구소(IVI) 소장은 네이처에 많은 중국 기업이 전 세계에 병원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 분쟁 탓에 미국의 협력을 끌어내기도 어렵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효과적인 백신을 개발할 수 있는 어떤 나라와도 기꺼이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지만, 미국 정부의 백신 개발 초고속 작전(Operation Warp Speed)’의 자금 지원을 받는 중국 기업은 없다. 앞서 미 법무부는 중국 해커 2명이 미국 기업에서 코로나19 백신을 훔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3상도 하기 전에 접종부터 한다는 중·

한편 비공식적인 경로로 코로나19 백신을 인체에 주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러시아가 대표적이다. 1(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하일 무라시코 러시아 보건장관은 “10월에 광범위한 백신 접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상 3상 결과가 나오기 전에 접종부터 하겠다는 얘기다. 중국도 6월 말 생명공학기업 캔시노와 중국군사의과학원이 공동 개발 중인 백신 후보물질의 군대 내 사용을 제한적으로 승인했다.

미국의 감염병 전문가인 앤서니 파우치 박사는 지난달 28(현지시간) 하원 코로나19 소위 청문회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백신을 누군가에게 투여하기 전에 실제로 테스트를 해보길 바란다테스트도 하기 전에 백신을 배포할 준비가 됐다는 주장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앙일보 2020.08.03.] 임산부는 백신 못 맞는다? 모더나·화이자 코로나 임상 암초)

 

백신 개발을 둘러싸고 임산부 제외 문제, 미중 갈등으로 국제적 협력 붕괴, 3상을 건너뛴 접종에 대한 경고 등 온갖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4. 치료제 개발

다른 한편으로 치료제 개발은 더 빠를 수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치료제는 크게 혈장 치료제’, ‘항체 치료제’, ‘약물 재창출’, ‘신약 개발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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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빠르면 다음 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혈장치료를 긴급 승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29(현지시간) 보도했다. (...) 혈장치료 긴급사용이 승인된다면 코로나19 치료의 속도가 빨라지고 범위도 확대될 전망이다. 혈장 치료는 회복기 환자의 혈장을 추출해 다른 환자에게 주입하는 방식으로, 에볼라, 인플루엔자 같은 전염병에 이미 적용돼왔다.([연합뉴스 2020.07.30.] FDA, 다음주 코로나19 혈장치료 승인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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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장치료제와 항체치료제에 의한 코로나19 치료

 

혈장이란 혈액에서 적혈구나 백혈구 같은 혈구 성분을 제외한 액체 성분인데,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이들의 혈장에는 이 바이러스에 자가 면역을 형성하는 것을 돕는 항체(백신이란 이 항체를 인위적으로 형성시키는 것이다)가 포함되어 있어, 감염된 환자의 치료에 이용될 수 있다. 따라서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이들의 혈장으로 혈장 치료제를 만든다는 것이며, 그 중에 핵심이 되는 성분만 선별하여 대량 생산한 것이 항체 치료제라고 한다. 문제는 긴급사용이 승인되더라도 혈장치료제나 항체치료제 개발을 위해서 코로나19에서 회복된 환자들의 혈장을 대량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영국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서 완치된 이들을 향해 혈장 기부를 호소했다. 코로나19에서 회복된 이들의 혈장에는 이 바이러스에 자가 면역을 형성하는 것을 돕는 항체가 포함돼 있다. 치료제 개발 및 연구를 위해 필수적이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은 매우 부족하다. 혈장에는 코로나19를 무력화할 수 있는 중화항체가 포함돼 있는데, 이는 냉동 후 3년까지 사용가능하다. 영국 뿐 아니라 미국도 혈장 구하기가 한창이다. 한국에서도 곧 혈장을 활용한 치료제가 나온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지난 1일 정례브리핑에서 오는 10일께 혈장치료제 시험약 생산이 완료된다고 밝혔다. 당국은 시험 대상자 60명에 임상시험용 혈장치료제를 투여해 안정성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뉴시스 2020.08.03.] 보건 "코로나19 회복 환자 '혈장' 기부해주세요")

 

또한 현재 유일하게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미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항바이러스제 렘데시비르는 약물 재창출의 사례이다. 약물 재창출이란 원래 다른 용도로 개발되어 사용된 약물을 전용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렘데시비르(위키백과)

렘데시비르(Remdesivir, 개발명 GS-5734)는 특정 뉴클레오티드 유사체 프로드러그로 만들어진 항바이러스제이다. 원래는 길리어드 사이언스 사가 에볼라 출혈열과 마버그 바이러스 치료를 위한 약품으로 개발했으나 이후 여러 실험에서 단일 가닥 RNA 바이러스인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 후닌바이러스, 라사열바이러스, 헤니파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MERS SARS 바이러스 포함)의 항바이러스 효과를 발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속 연구에서는 코로나-19 (COVID-19), 헤니파바이러스 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코로나바이러스 계열 바이러스 질환에 치료 효과가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치료제의 4번째 분류인 코로나19 ‘신약 개발은 더욱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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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업계 재직자 10명 중 6명이 한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약 개발하지 못할 것으로 바라봤다. 11일 직장인 소셜미디어 블라인드는 국내 제약업계 재직자 83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코로나19 신약개발 관련 설문조사 결과 국내에서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0.3%'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렇다'(개발할 수 있다)는 응답은 25.3%, '모르겠다'는 응답은 14.4%였다.

정부가 연내 치료제 출시, 내년 하반기 백신 확보를 목표로 신약 개발에 1000억원의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제약업계 재직자들은 치료제 개발 시점은 내년 상반기, 백신 개발 시점은 내후년 이후를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예상 시점을 묻자 '내년 상반기'(31.1%)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내후년 이후'(28.4%)라는 응답이 뒤이었다. 또 코로나19 백신 개발 예상시점에 대한 응답으로는 '내후년 이후'(33.1%)가 가장 많았다. 이어 '내년 상반기'(27.0%)'내년 하반기'(24.2%)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국내 코로나19 치료제·백신 개발의 걸림돌에는 "해외에서 치료제를 개발할 것 같다", "개발 비용 손실 시 보전 대책이 없다"는 의견이 전체 응답에 48%를 차지했다. 개발 비용 혹은 인프라 부족(28.5%) 임상시험 등 관련 절차 및 규제가 엄격함(14.9%) 신약을 개발해도 공급 물량 보장이 안 됨(2.7%)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제약업체 중심의 코로나19 신약 개발성과에 발표에 대한 비판적 입장 견지가 필요하다는 업계 목소리도 나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한 재직자는 "많은 제약사가 기존에 출시한 약이 코로나에도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임상 1-2상을 건너뛰고 3상에 바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개발 성과를 부풀려 주가를 뻥튀기하려는 목적인데, 막상 시험 결과를 받아보면 약효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머니S 2020.06.11.] 제약기업 종사자 10명 중 6"코로나19 신약 개발 못해“)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자본의 논리가 어김없이 통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치료제나 백신 개발에 뛰어들어도 해외에서 먼저 개발할 경우 개발 비용 손실을 보전할 수 없다는 것이며, 개발 성과를 부풀려 주가를 뻥튀기하려는 먹튀 문제를 경계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치료제 개발 시점에 대한 응답으로 가장 많은 것이 내년 상반기이고 그 다음으로 내후년 이후라는 점이며, 백신 개발 예상 시점은 내후년 이후1등이고 내년 상반기내년 하반기가 그 다음이라는 것이다.

 

변이도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매년 겨울이 시작되기 전에 만성질환자나 노인, 어린이 등을 중심으로 받는 독감 예방주사(독감 백신)처럼 유행하는 바이러스 유형이 계속 변하기 때문에 매년 새로 개발되는 백신을 맞아야 예방 효과를 볼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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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는 한 마디로 단백질로 둘러싸인 핵산이다. 핵산의 종류에 따라 ‘DNA 바이러스‘RNA 바이러스로 나뉘는데, 그중에서도 RNA 바이러스들은 유난히 말썽을 피우는 악동들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역시 RNA를 유전체로 이용하는 RNA 바이러스 일종이다. RNA 바이러스는 증식 과정에서 돌연변이를 자주 일으킨다. 치료제 내성이 잘 생기고, 백신도 종종 무용지물이 된다. 게다가 돌연변이를 거쳐 숙주를 바꿀 수 있으므로 동물의 바이러스라도 종간 장벽을 넘어 인간에게 넘어 올 수 있다.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 이외에도 악명을 떨친 RNA 바이러스는 아주 많다. 20세기 초에 수천만 명을 죽이고 아직도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매년 백만 명 가까이 사망자를 내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원인 바이러스인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50%가 넘는 가공할 치사율을 보이는 에볼라바이러스, 브라질 올림픽의 훼방꾼 지카바이러스 등이 대표적이다.

바이러스의 변이 때문에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어도 효과가 기대보다 적을 가능성은 있다. 게다가 수년 이상의 장기간에 걸쳐서는 새로운 변종바이러스의 출현이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대응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종식을 위해서는 꾸준한 기초연구 필요

감기 바이러스로만 생각하고 무시했던 코로나바이러스들이 2002년 사스(SARS), 2014년 메르스(MERS)에 이어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로 벌써 세 번째 치명적인 감염병을 일으키고 있다. 게다가 이번 유행이 마지막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돌연변이가 빠르게 일어나고 숙주를 잘 옮겨 다니는 특징을 감안하면 수년 내에 또 다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등장할 수 있다.

물론 인류의 방어 기술도 만만치는 않다.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기 위해 전 세계 많은 과학자들이 뛰고 있다. 하지만 조급한 기대는 접어 두어야 한다. 효과적이고 안전한 치료제와 백신을 개발하는 건 보통 수년이 걸리는 아주 어려운 일이다. 인류는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모르는 적과 싸우고 있는 셈이다. 인류가 이 싸움에서 이기려면 적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고, ‘아킬레스 건을 공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기초연구에 매진해야 하는 이유다.

([코로나19 과학 리포트]_vol.14 IBS가 밝혀낸 코로나19 유전자 지도의 의미 2020.04.29.)

 

위 글은 201111월에 우리나라의 유일한 기초과학 연구기관으로 설립되어 물리학·화학·수학·생명과학·지구과학·융합 등 과학의 근간을 이루는 기초 학문을 연구하는 기초과학연구원(IBS)에서 발행한 <코로나19 과학 리포트>에서 인용한 것이다. 그 곳에서 밝힌 발행 취지는 다음과 같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이하 코로나19)와 질환의 원인이 되는 사스코로나바이러스-2(SARS-CoV-2 또는 2019-nCoV)에 대한 과학지식과 최신 연구동향을 담은 <코로나19 과학 리포트>를 발행합니다. IBS 과학자들이 국내외 연구동향과 과학적 이슈, 신종 바이러스 예방·진단·치료에 도움이 될 만한 연구진행 상황과 아이디어 등을 시민들과 공유하고자 합니다.

 

끝으로 다른 글도 하나 인용한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이후 사회는 어떻게 변화할까. 코로나19의 사회경제적인 영향은 이 사태가 얼마나 빨리 종결되느냐에 달려있다. , 백신과 치료제 개발 시기에 따라 사회경제적인 영향의 크기가 결정될 것이다.

백신 개발에는 임상시험과 같은 안정성 검증 기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간에 개발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2003년 발병한 같은 코로나 계열 바이러스인 사스에 대한 백신이 아직 나오지 않은 것을 통해서도 짐작해 볼 수 있다. 치료제 또한 신약재창출로 보다 빠른 성과를 본다고 하더라도 단기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경우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영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확대되며 경제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과학 리포트]_vol.15 코로나19가 가져올 사회경제적 변화 2020.05.07.)

 

5. 대답

어느덧 1학기가 다 끝나가고 있다. 코로나19는 일상이 되었고, 원격수업에 교사들은 점점 적응되어가고 있다. 미국에서는 백신이 연말에 개발될 수도 있다는 뉴스도 나오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기대일 뿐이다. 전문가 집단의 대답을 살펴보면, 팬데믹 상황이 조기에 종식되기는 힘들며 앞으로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당기간이 얼마일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코로나 사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과학은 점()이 아니다. 과학은 로또 당첨 여부가 아니라 당첨 확률을 알려 줄 뿐이다. 또한 초기 속도와 질량, 바람 등에 대한 모든 데이터가 완벽하다면 포탄의 궤적에 대해 정확히 예측하기도 하지만, 내일의 날씨를 100% 정확히 예측하지는 못한다. 코로나19가 언제 끝나느냐는 문제에 일반인이 원하는 시원한 대답을 해 주지 않는다. 인터넷에 떠도는 가짜 뉴스는 오히려 나름 그럴 듯한 근거를 가지고 더 자신 있게 예측하기도 한다. 하지만 20세기에 떠돌던 수많은 허무맹랑한 세계 멸망 예언을 상기해 보자(년도 예측은 기본이었다). 그 예언이 이제야 말로 코로나19로 실현될 것이라 말할 것인가? 시원한 거짓 뉴스를 믿을 것인가, 시원하지 않고 복잡한 과학적 설명을 듣고 답답하다고만 할 것인가? 길게 보면 답답할지언정 과학적 대답이 맞아왔다는 것이 오랜 인류 역사의 경험이기도 하다.

 

자유란 필연에 대한 인식이라고 했다(스피노자인지 맑스인지 엥겔스인지 아니면 헤겔이었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여기서 필연이란 자연 법칙이나 사회 법칙을 말한다. 과학에 따르면 인간은 누구도 그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다. 우리 인간 또한 자연과 사회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자유롭지 못한 것이 아니다. 필연을 인식한다면 우리는 법칙 내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그게 무슨 자유냐고? 그게 자유다. 자유주의자들이 생각하는 내 맘대로 한다고 착각하는 자유야말로 자유가 아니다. 법칙 내에서 법칙을 인식하고 그 법칙에 맞추어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 이것이 자유의 시작이자 자유 그 자체이다.

 

6. 논쟁의 서막

현재의 상황을 다시 돌아보자. 코로나19가 시작된 지 반 년이 훌쩍 넘었다. 우리나라는 위험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환자가 확 늘지도 확 줄지도 않은 평탄세가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세계적 확산이 아직까지 전혀 진정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코로나1920207월 현재 아시아는 물론이고 유럽, 미국, 남미, 아프리카까지 퍼져 나가면서 감염자가 1500만 명을 향해 달려가고 있으며, 사망자 또한 60만 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소위 방역 모범국(홍콩, 호주, 이스라엘, 베트남 등)이라 불리던 나라들도 재확산 위기를 맞았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우리나라의 환자가 0명이 되더라도, 세계화 시대에 다른 나라를 통한 감염은 언제든 가능하다.

 

이러한 물리적 상황은 무엇을 시사하는가? 2학기 계획을 세워야 하는 학교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1학기 원격수업은 미봉책이었다. 많은 것을 2학기로 미루고 원격수업으로 학교의 역할을 때워버렸다. 처음에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던 측면이 강했다. 하지만 2학기에도 비슷한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지금 2학기도 땜질식 처방으로 넘어서서는 안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1년을 이런 식으로 보낼 경우 전국 모든 학생의 미발달 문제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 것이다. 학교는 평가라는 껍데기만 붙들고 대면 수업, 대면 활동(학급, 학생회, 동아리 활동) 등의 고갱이를 갖다 버리려 하고 있다. 또한 교육 당국은 껍데기와 고갱이를 구별하지 못하고, 원격수업을 통해 미래교육이 갑자기 한 발 앞으로 다가왔다면서 감염병 상황이 끝나도 등교, 원격수업을 병행하겠다는 등의 퇴행적 인식을 보여주고 있다. 거대한 논쟁이 불가피하다.

 

전 사회적으로도 마찬가지이다. 이미 진행되고 있는 각종 위기의 지표들도 코로나19를 계기로 재평가되어야 한다. 올해부터 우리나라 인구가 자연적으로 감소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다. 지속적인 출생률 감소가 드디어 실제 인구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성장에 의존하는 자본주의에겐 절대적 위기일 수 있다. 정부는 한편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감소의 문제에 대한 긴급대책(미봉책)으로 올 초에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으면서도, 기본소득제 등 장기적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오히려 인지자동화 기술로 대표되는 소위 4차 산업혁명이라는 미명하에 불완전 노동을 증가시키려 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대표되는 생태 및 환경 위기(시베리아 산불, 2018년 폭염, 올해 유난한 장마 등)에 대한 대책도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새로운 문화와 생활양식의 출현이 불가피한 지금, 과학에 기반하고 인류의 미래까지 고려한 새로운 전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을 파괴하고 온난화를 불러일으킨 세계화, 도시화에 대한 재평가, 감염병 확산을 불러일으킨 무분별한 야생동물 사육이나 공장식 축산의 문제, 비대면이 일상화되면서 불거지고 있는 인간의 사회적 소통의 새로운 방식에 대한 모색 등 거대한 논쟁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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