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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호 7차교육과정 비판

2001.02.08 17:37

정은교 조회 수:1129 추천:1

7차교육과정의 교육철학적인 영향을 준 구성주의에 대한 비판과 수준별 교육과정에 대한 문제점 무제

무제

정은교

 2000년도 하반기로 접어든다. '밀레니엄 어쩌구' 떠들어쌓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세월은 살같이 흐르누나. 전교조도 단체 교섭이 타결되어 '절반 농사'는 지은 셈이다. 아니, 노동조합이란 데는 단체교섭이 으뜸 사업이니 '한 해 농사를 다 지었다.' 말해야 옳은가? 여름 방학은 상반기를 되살펴 하반기를 준비할 때다. 전교조가 단체교섭 싸움을 제대로 벌였는지 깐깐히 살펴야 무슨 교훈이라도 얻고 한 걸음 진일보(進一步)도 꿈꿔볼 터.

  초여름의 전교조 대의원대회에서는 지금 지도부의 단체교섭 성과를 70%에 가까운 지지율로 인정해 주었다. 이 숫자를 어찌 풀이하느냐가 문제다. 그 성과에 불신임안을 던질 경우, 다시 지리한 교섭싸움에 나서서 더 큰 성과를 올려야 한다는 부담이 만만치 않다. 단체행동권이 보장되어 있고, 조합원들의 싸움 열기가 드높을 때 아니고는 불신임안을 던지기가 쉽지 않다. 이 점을 새겨 읽어야 한다.

대의원 또는 일반 조합원들이 교섭 타결 내용에 대체로 수긍한다 하여 이 싸움을 '잘해냈다.'고 속편히 단정짓고 어물쩍 넘어갈 일도 아니다. 진리는 꼭 숫자로 증명되는 것도 아니요, 대다수가 생각하는 것이 꼭 옳은 생각이란 법은 없으니까. 일반 조합원들이야 전교조 지도부가 웬만큼만 일해줘도 '그만 하면 됐다!'고 소박하게 환영하기 마련이지. "우리는 기껏해야 학교안에서 서명용지에 이름 석 자 끄적거려주는 일만 거들 뿐인데, 저 사람들은 여지저기 쫓아다니며 무척 고생하지 않는가! 뭘 더 바라고, 뭘 더 탓한단 말인가!" 그러니 여러분, 더 절실한 평가를 들으시려면 6월초 '연가 투쟁'에 올라와 고생고생 치르고 내려간 여러 분회장들한테 들어야 한다. 모처럼 당찬 싸움 벌였는데 그 결과가 무엇인지, 왜 기다렸다는 듯이 그 다음날로 교섭이 타결되었는지, 왜 그날 열기가 무척 높았는데도 교육부 앞으로 진격하지 않았는지?

우리는 교섭 평가의 더 중요한 잣대는 딴 데 있다고 여긴다. 교섭 과정에서 '근무조건 개선'을 얼마나 쏠쏠하게 따냈느냐보다 지금 저들이 호시탐탐 덮쳐올 때를 노리는 교원정책안, 7차 교육과정 문제를 "'교섭 의제'로 올립시다!" 얼마나 대차게 대들었는지 그 점을 살펴야 한다. 올초 대의원대회에서 지도부는 이 두 가지를 함께 벌이겠노라, 다짐했었다. 지금이 격양가를 불러제낄 호시절이 결코 아님을 잊어서는 안 된다. '수석교사제'니, '수준별 아니 우열반 수업'이니 따위를 막아내지 못하고서야 교원 수당이 몇백 퍼센트가 올라간들 하릴없다. 자율형 사립고교가 죽순 솟듯 들어서서 온나라 어린이들을 경쟁의 늪으로 마구 등 떠밀게 될 때, 전교조에게 과연 무슨 자랑할 꺼리가 남아날꼬?

기술/가정 교사들의 싸움이 제법 불이 붙었다. 서울지부가 열심히 판을 벌인 덕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 싸움만큼만 하면 족한가? 지부 활동가 말로는 '싸움이 많이 늦었다.'고 한다. 늦어지다보니 '부전공 연수'에 어찌 대처하느냐는 문제에 갇혀 버리고 '7차 교육과정 반대 싸움'으로 일으켜 세우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교원정책이니, 7차과정에 대한 반대 여론 일으켜 세우기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어야 하는가? 그 방안들이 나돌 때부터! 공청회니 뭐니, 얕은 시늉만 벌이고 끝내려는 속셈을 진작부터 공격했어야 한다. 늦어도 한참 늦었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 우리를 다독거려줄 말은 이 말 뿐이다.

 전교조 마산지회가 경남 지부와 갈등을 빚었다고 한다. 이 회보가 회원 여러분께 다다를 무렵까지는 두 쪽에서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어 이 갈등을 가라앉히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몇 마디 전해 듣는 얘기로는, 마산지회쪽도 이 사태에 빌미를 준 면이 없지않아 있다고 한다. '오버액션'한 면이 있다는 둥, 서로 감정적인 반발로 치달은 면이 있다는 둥. 이 점들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서로 대화 나누기'를 권고하는 것이지만, 한편으로 마산지회가 이전비싸움이나 공무원연금 싸움 같은 일에 앞장서 온 공로를 허투루 보아넘겨서는 안 된다. 이 갈등이 자칫 '몰아내기 싸움'으로 번져서, 전교조에서 '가장 열성을 다하여' 활동해온 지회의 활동력을 영영 지워버리는 파국을 낳는다면 그런 불행이 없다. 생각하기도 싫은 그런 불행이 행여나 현실로 나타난다면 그 파국에 연루된 사람들은 오래오래 손가락질을 피하지 못하리라.  한 말씀 더. '단체교섭에 걸림돌이 되니까 법정 소송 싸움을 그만둬 달라'는 논리가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지 우리는 아직도 자못 궁금하다.   

  자세한 소식 알기를 원하시는 분은 전교조 홈페이지 속보 보도란(653-656)을 훑으시오. 더 자세히 아시려면 마산지회와 경남지부 양쪽에 문의하시오. 사려깊은 판단을 구하시려면 우리 연구소 자문위원 안종복 선생(경남 부지부장)의 의견을 들어보시오.

 오뉴월엔 강좌를 열었다. 칠월초엔 1주년기념 심포지엄도 마련했다. 교사운동의 활력을 높이는 데에 이것들만으로는 턱도 없어서 궁리궁리 끝에 (여지껏의 '회보'가 아닌) 본격적인 대중 잡지(→계간지)를 펴내기로 했다. 왜 펴내려 하는지 구구절절 설명할 것은 없겠다. 지배세력이 퍼뜨리는 신자유주의 담론(=악다구니)에 맞설 대항 담론(=아우성)을 담아낼 강력마이크가 필요해서! 몇몇만 돌려 읽는 회보로는 성이 안 차서!

기쁘게 전해드릴 말씀은 이 잡지를 우리 몇몇이서 끼리끼리 만드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교육의 시장화'에 분명한 반대뜻을 품은 분은 누구든 함께 하려 한다. 그래서 심성보 교수(부산교대)와 한만길 선생(교육개발원), 김경욱 선생(전교조 부설연구소 사무국장)과 어깨동무하여 기획회의를 몇 차례 꾸려 왔다. 심성보 교수는 누군가? 전교조가 갓 출범했을 때, 진보역량을 다 그러모아 문패를 내걸었던 한국교육연구소, 그 터줏대감이다. 거기 모여들었던 진취적인 교육학자들 상당수는 '대세(大勢)'를 거스를 수 없다며 슬며시 신자유주의 교육담론 진영에 합류해 버렸지만 심성보, 한만길 선생은 눈 힐쭉 않고 앎과 삶의 '지조'를 지켜 왔다. 돌쇠처럼 살았다.   김경욱 선생은 참교육연구소 살림을 온통 도맡고 있다. 억척꾼이 거들어 나섰으니 뭔가 작품이 나올 만하다.  굵직굵직한 세 연구소가 힘을 합쳐 '이야기터' 하나를 꾸리게 되었으니 조조가 두려우랴, 사마중달이 무섭겠는가? 천하를 호령할 만하지 않은가?  해바라기 교육학자들의 목청을 얼마쯤 잠재우는 일은 너끈히 해내지 않겠는가?

물론 이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기획위원 여럿은 자갈논 팔아서라도, 우골(牛骨)로 탑을 쌓아서라도 밑천 마련할 각오로 덤비고 있다. 알찬 내용 마련하기도 벅찬 일이다. 뜸도 들여야 하니 9월 개학초에 선보일지, 10월에 선보일지 미리 다짐할 수도 없다. 하지만 고대하시라! 지켜봐 주시라! 교사 대중을 속 시원히 대변할 근사한 확성기 하나 내놓겠다. 우리가 이렇게 용틀임하는 까닭은 앞으로 석삼 년을 어찌 맞느냐가 교사운동의 향배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여러분, 앞으로 석삼 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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