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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호 내릴 수 없는 민주노동당의 깃발

2001.10.15 16:54

오재영 조회 수:1171 추천:1

내릴 수 없는 민주노동당의 깃발

내릴 수 없는 민주노동당의 깃발

오 재 영(민주노동당 중앙선대본 조직팀장)

지난 10여년의 진보정당운동의 성과와 한계를 극복하고, 노동자들의 주체적인 참여라는 새로운 정치공학을 만들면서 창당했던 민주노동당의 '16대 총선실험'이 끝났다. 분명 민주노동당의 창당은 과거와는 새로운 시도였다. 민주노동당은 현실의 조합운동, 대중운동으로부터 유리된 채 전개되었던 과거의 진보정당운동과 달리 조합운동과 대중운동의 적극적인 엄호와 참여 속에서 구성되고 있는 정당이다. 민주노동당의 창당과 더불어 곧바로 찾아온 16대 총선은 민주노동당에게 위기임과 동시에 기회였다. 아직 걸음마단계에 불과한 민주노동당에게 총선은 가혹한 것이기까지 했으나, 동시에 걸음마단계에 불과한 민주노동당이 총선에 참여하여 노동자, 민중의 진정한 정치세력으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면 진보정당의 장기적인 발전전략을 훨씬 앞당기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었다. 민주노동당은 그러한 인식에서 이번 총선에 참여했다. 이 글은 아직 우리 당의 공식적인 총선평가가 완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개인의 입장을 서술하기 보다는 지난 4월 28일 중앙위원회에 제출된 민주노동당 <총선평가시안>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쓰여졌다.

1. 민주노동당 제 16대 총선 기조와 전략 그리고 결과

1) 총선투쟁기조

<총선투쟁기조>

1)파벌 정치와 지역분할 정치를 일삼아온 보수정당 일색의 정치구도를 바꿔낼 대안정당으로서의 위치를 확보한다.

2)적극적인 후보 대응으로 선거시기 당원들의 결합력을 높여내고 이후 지역 활동의 기반을 형성한다.

3)전국적 선거 대응으로 민주진보진영의 제 단체들과 함께 신자유주의에 맞서는 연대투쟁 전선을 형성한다.

<총선투쟁 목표>

1)원내 의석 확보와 지역역량이 일정하게 축적된 지부에서의 의미 있는 득표를 통해 대안정당으로서의 원내 입지를 확보하고 당 발전의 기틀을 형성한다.

2)선거활동을 통해 당 간부 역량의 양적 확대와 질적 강화를 이루어낸다. 또한 당원의 일상적 결합력을 높여 일상체계의 기틀을 마련하며, 잠재적 지지층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조직한다.

3)노동자, 여성, 농민, 빈민의 계급·계층적 요구를 전면적으로 내걸고 선거활동을 벌이며, 특히 민주노총과의 전면적인 공조를 통해 민주진보진영의 정치적 대표체로서 위상을 확보한다.

― 2000. 3. 2 제2차 중앙위원회

2) 총선대응전략

민주노동당의 총선전략은 한번의 큰 우여곡절을 겪어야 했다. '1인 2표 정당명부제'의 도입이라는 정세 속에서 토론하고 구상했던 총선전략이 선거운동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 1인1표의 왜곡된 비례대표제로 개악되면서 갑작스러운 변화를 맞이해야 했기 때문이다. '1인 2표'의 정세는 80%의 절대다수의 노동자, 서민들을 '민주노동당'이라 이름으로 묶어낼 수 있는 엄청난 호조건을 창출하는 것이었으며, 우리 당은 이 정세 하에서 상당한 무리를 감수하고라도 전면적인 후보전술을 구사하고자 했다. 그러나 갑작스러운 '1인 1표'로의 회귀는 우리당의 총선전략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했다. 전면적인 후보전술을 철회하고 당선가능한 지역과 지역역량과 기반이 일정하게 축적된 지역에서 후보전술을 구사하는 것으로 후보전술 자체가 축소된 것이다.

이러한 변화한 정세에서 우리당은 우리당의 1차적인 존재기반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노동계의 표를 최대한 흡수하는데 주력하면서 지역파벌 중심의 보수정당과 대별되는 대안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킴으로서 정치개혁을 갈망하는 개혁성향 유권자와 부동층의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을 전체전략으로 하되, 두가지 세부적인 기본전략을 구사하고자 하였다.

첫째, 노동조합의 영향력이 강한 지역에서는 노동조합에 대한 귀속감과 '노동자'로서의 정체성에 호소함을 통해 계급투표전략을 구사한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차원의 지원과 지역 해당 노조 차원의 직접적인 선거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관건이다. 또한 노동자 가족을 지지층으로 이끌어내는 것은 물론이고 이들까지 적극적인 선거 운동원의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둘째, 서울, 수도권과 같이 20-30대 직장인과 학생, 네티즌 거주 지역에서는 개혁 성향이 강한 20-30대 직장인과 학생, 자영업자의 정치개혁에 대한 갈망을 표로 연결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유권자의 높은 '눈높이'를 충족시킬 수 있는 대안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부각시키는 것이 관건이고 문화와 이미지를 통한 접근이 다른 지역보다 강조될 필요가 있다.

3) 총선결과

< 1> 16대 총선 민주노동당 출마지역구별 득표

선거구

후보

유효표수

득표수

득표율(%)

등위

종로

양연수

80,989

1,408

1.74

5/9

용산

이호영

95,678

2,045

2.14

5/6

강북을

박용진

63,188

8,381

13.26

3/7

노원갑

이상현

117,545

7,391

6.75

4/6

노원을

정윤광

116,305

6,910

5.94

4/8

금천

최규엽

103,094

4,258

4.13

4/6

관악을

신장식

102,672

8,635

8.41

3/6

부산 연제

박순보

98,225

8,020

8.16

3/7

대구 서구

김기수

106,084

4,287

4.04

5/6

인천서강화갑

김창한

93,494

6,906

7.39

4/6

대전 유성

이성우

59,520

10,852

18.23

3/4

울산 남구

윤인섭

122,862

20,594

16.76

2/5

울산 동구

이갑용

83,516

29,288

35.07

2/3

울산 북구

최용규

45,151

18,867

41.79

2/4

성남 중원

정형주

92,081

19,781

21.48

3/5

안산 을

노세극

75,871

6,356

8.38

3/5

고양 덕양을

유기수

66,150

4,165

6.30

5/5

고양 일산을

김두수

73,587

6,250

8.49

3/5

용인 을

김종구

66,113

4,357

6.59

5/5

천안 을

이용길

65,376

7,391

11.31

4/6

경남 창원을

권영길

94,546

36,579

38.69

2/5

평균 득표율


13.1

-

전국 득표율

18,904,740

223,261

1.18

-


< 2> 14대(1992년) 민중당과 16대(2000년) 민주노동당의 득표 비교


14대 민중당

16대 민주노동당

출마지역

51개 지역

21개 지역

전국 득표

30만8천 표 (1.5%)

223,261표 (1.2%)

출마 지역 평균 득표율

6.45%

13.1%

10%∼19.9% 득표지역구

5개 선거구

4개 선거구

20% 이상 득표 지역구

3개 선거구

4개 선거구

2. 제 16대 총선 평가

1) 원내의석 확보에 실패했다.

우리당과 진보진영에 있어서 원내의석 확보는 단순히 '최초의 제도권 진출'이라는 의미보다는 노동자계급과 진보진영의 정치적인 자신감을 확고히 하고, 노동자, 민중들의 광범위한 정치적 분출의 확실한 조건을 형성하여, 한국의 정치구조를 '보수 대 진보'의 전략적인 구도로 전환시켜갈 수 있다는데에 있었다. 다시말해 원내의석 확보는 노동자 정치세력화는 '전부'는 아니지만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가능성과 열기를 확산시킬 수 있는 핵심적인 계기였다.

이번 16대 총선은 해방이후 55년만에 진보정당의 원내의석 확보가 가능한 선거였다. 지난 10여년의 축척된 민주노조운동은 대표적인 노동자밀집지역과 강력한 노동운동을 형성시켰으며, 민주노동당은 울산과 창원, 대전유성 등의 노동밀집지역에 후보를 냄으로써 노동자들의 '계급투표'를 조직하여 원내저지선을 돌파하고자 하였다. 그러나 결국 실패하였다. 특히 울산북구에서의 패배는 객관적인 정치환경의 어려움에서 기인한다기 보다는 내부의 단결력 확보의 실패에 기인하기에 더욱 더 가슴아픈 패배였다. 비록 '지역주의'라는 기본적인 정치역학이 작용하기는 하였으나, 울산북구는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축척된 노동자들의 계급의식이 있었으나 이것을 수렴하지 못해서 실패한 것이다.

이러한 실패를 교훈으로 노동자들의 역동성을 그대로 받아안을 수 있는 당헌, 당규, 제도 등의 개선과 당의 단결을 확보할 수 있는 기제의 마련이 필수적이라 하겠다.

2) 전국적으로 '진보 대 보수' 대립 구도 형성에 실패했다.

현재의 망국적인 지역주의 구도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지형은 '보수 대 진보'의 구도 정립이다. 그러나 민주노동당은 이러한 구도로 총선을 작동시키는데 실패했다. 이것의 가장 큰 원인은 진보진영의 정치적 단결을 이룩하지 못한데에 있다. <청년진보당>이 독자적으로 선거에 임했으며, <전국연합>과 <전농>을 비롯한 대중조직은 진보진영의 선거투쟁에 소극적인 자세로 임하였다. 전국적으로 뿌리깊게 형성된 지역구도를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노동자, 서민들의 정치적, 경제적 이해를 전면에 내걸고, 전국적으로 민중후보들을 출마시켜 지역구도의 대안세력으로서 진보진영을 부각시키는 방법 이외에는 없다. <청년진보당>은 서울을 중심으로 따로 총선투쟁에 임하였으며, 민주노동당은 전국에 걸쳐 후보를 냈지만 전체 선거구의 1/10인 21개 선거구에서 대응했을 뿐이다. 어찌보면 출발부터 전국적인 '보수 대 진보'의 대립전선의 형성은 부차화되어 있었던 것이다.

또한 전국적인 정치쟁점의 형성에 실패했다. 민주노동당의 후보들은 공약이나 유세 및 홍보 등에서 선전선동의 초점으로 당면한 신자유주의와 부패한 보수정치에 대한 전면적인 비판을 수행했다. 거의 모든 지역에서 내용이 빈부격차의 심화, 정리해고 및 고용안정 문제, 공기업 민영화(특히 자동차 산업 해외매각) 반대, 부패한 보수 정치권 심판, 국가보안법 철폐 등을 중심적으로 제기하면서 '진보 대 보수'의 구도로 국면을 이끌어가려 했다. 하지만 대중적으로 이러한 요구들이 부각되지 않았다. '찻잔 속의 태풍'처럼 되었고 대중적인 영향은 거의 미치지 못했다고 봐야 한다. 이것은 우리 당의 객관적인 역량의 부족과 우리 당과 진보진영을 둘러싸고 형성된 언론과 정치권 등의 진보정당 배제정책에 기인한 바 크다.

3) 또한 총선시민연대의 낙천 낙선 운동에 대한 대응이 부재했다.

총선시민연대는 정치개혁을 갈망하는 국민들의 열망을 낙천 낙선운동이라는 방식으로 수렴하였으며, 이것은 보수정당의 공천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기도 하였으며, 부패한 후보를 낙선시키는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다. 그러나 낙천 낙선운동의 정치적 전망은 대단히 불투명한 것이었다. 오히려 낙천 낙선 명단에 올라가지 않은 보수정치인들에게 면죄부를 주었으며, 정치제도개혁을 위한 활동이라든가, 정책중심의 담론형성에는 전혀 기여하지 못했다. 더구나 '1인2표제 적극 주장' 요청에 대한 사실상의 거부나 민주노총의 총선시민연대에의 가입을 거부하는 등의 태도를 취한 것은 낙천 낙선운동이 진보적인 방향성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선연대에 대한 우리 당을 비롯한 진보진영의 개입은 반드시 필요한 것이었다. 낙선운동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정서를 일정하게 변화시키고 있는 공간을 진보정당이 비집고 들어갔어야 했다. 실제로 이것은 부분적으로 일부지역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었다. 울산 남구의 윤인섭 후보 선대본은 총선연대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긴밀히 협의하면서 민주노동당의 후보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낙천 낙선운동을 조직하여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다.

4) 그러나, 전 지역구에서 의미있는 표결집을 통해 '노동을 대변하는 정치세력'으로서의 대중적인 근거를 형성하였다.

민주노동당은 최소한의 의석확보라는 현실적인 총선목표와 지부의 역량과 조건을 감안한 제한적인 후보전술의 구사라는 두가지 총선전략을 구사하였다. 원내의석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전 지역에서 13% 라는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평가되어야 한다. 특히 양당구도가 어느 때보다 기승을 부린 이번 선거에서 지역주의의 대안으로 진보정당이 의미있는 득표를 한 것과 이러한 의미있는 득표에 기반하여 이후 지속적인 지역정치활동을 전개할 수 있는 대중적인 근거가 마련된 것은 작지만 자체로 전망을 밝혀주는 성과일 것이다.

또한 '계급투표'라는 진보정당운동의 새로운 선거전략을 창출하였다. 비록 의석확보에는 실패했지만 책속에만 존재하던 '계급투표'가 이번 선거에서 민주노동당에 의해 그 전형이 창출됐다. 민주노동당의 소위 '영남권 진보벨트'(창원-부산-울산)가 그것이다. 비록 지역마다 편차는 있었지만, '노동계(민주노총 + 한국노총)의 계급적 단결 → '곱하기 2' 전략(노동자와 그 가족들의 결집)울 통한 현장에서 지역으로의 확산 → 정치적 중간층(미조직노동자 및 서민)의 동요 제어와 견인 → 노동자, 서민의 정치적 바람 조직화'라는 일련의 득표전략이 형성된 것이다. 특히 창원은 선거준비가 뒤늦었다는 객관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단결에 의한 계급투표의 위력이 어떠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이러한 '계급투표' 전략은 노동자밀집지역 뿐만아니라, 노동조합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든지 응용할 수 있는 진보진영의 선거전략으로 채택되어야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민주노동당 후보들의 선전은 민주노동당의 대국민적인 이미지를 제고시키는데 상당한 기여를 하였다. 이미 민주노동당의 운영원리―공직후보자의 직접 선출을 통한 하향식 공천, 당원재정의 원칙 등―가 언론 등을 통해 국민들에게 일정한 반향을 주고 있으며, 후보들의 선전을 통해 노동자들이 '조금만 더 하면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 갖는 등, 이 모든 조건들은 향후 민주노동당이 딛고 오를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가 될 것이다.

3. 과제

1) 4·13 총선 이후의 상황 변화

① 보수 경쟁의 강화

김대중 정권이 노릴 수 있는 개혁세력 연합이 새천년민주당이었다면, 이를 통한 상황 돌파가 어려운 상황에서 모험적인 돌파보다는 보수화 경향 강화를 통해 안정적인 집권 후반기를 도모할 것이다. 물론 일정기간, 또는 특정한 정세에서 '국민을 상대로 한' 정치나 남북정상회담 등을 매개로 한 남북관계 진전을 통해 개혁드라이브를 걸겠지만 후반기로 가면 갈수록 전반적인 기조는 보수화 경향의 강화로 나타날 것이다. 이 과정에서 5공세력을 비롯한 기존 보수반동 세력과의 연합에 대한 유혹을 떨쳐버리기 어려울 것이고 결국 '상대적 개혁성'이라는 간판조차도 실질적으로는 내릴 가능성이 크다.

② 신자유주의 정책의 유지와 물리적 대응의 강화

보수화 경향의 강화 속에서 선거 이후 신자유주의 정책의 부정적인 모습은 더욱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정리해고제 유지, 비정규직의 확대, 노동조합의 권한 약화, 공기업의 민영화와 해외매각, 사회복지의 축소 등이 보다 본격화될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정권 후반기로 접어드는 상황이고 또한 국민적인 지지가 대폭 축소되어 있는 상황에서 신자유주의 정책에 반대하는 세력에 대한 대응은 설득과 이데올로기적인 대처보다는 물리적인 탄압을 더욱 강화할 것이다. 영수회담 직후 벌어진 대우자동차에 대한 침탈은 이러한 일면을 잘 보여주고 있다.

③ 3김 영향력의 약화

김영삼의 경우 '영남 : 호남' 구도 속에서 일정하게 입지를 확보하려 하겠으나 전체적으로는 약화 과정에 있다. 자민련의 참배로 김종필 역시 결정적인 타격을 받은 상태이다. 김대중도 한나라당이 다수당인 보수양당 구조에서 정치적 영향력 약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3김의 영향력 약화가 지역감정의 약화로 바로 연결될 것이라는 기존의 진보진영의 예상은 일정하게 수정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방향으로 가겠으나 이번 선거 결과를 볼 때, 일정기간은 지역감정이 상당한 수준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적지 않음을 볼 수 있다.

④ 진보진영의 새로운 모색 요구

보수양당구조의 형성으로 인해 진보정당의 역할과 중요성은 오히려 더욱 커진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선거에서 진보정당의 가능성이 공인된 측면이 있다고 할 때 앞으로의 과정에서 이를 확대할 최소한의 분위기를 형성한 면이 있다. 향후 이를 현실적인 가능성으로 바꾸어내는 것이 우리의 과제일 것이다.

정치권 전반의 보수화 경향 강화는 진보진영의 광범한 투쟁 전선을 불가피하게 요구하고 있다. 3김의 영향력 약화는 일정하게 진보정당의 전망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바가 있겠지만 새롭게 형성되는 지역감정에 어떻게 대처하느냐가 중요한 문제이다. 시민운동의 정치활동이 점점 일상화·본격화된다고 할 때, 신사회운동을 비롯한 시민운동에 대한 적극적 태도가 없으면 진보정당과 서로 다른 정치적 흐름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시민운동의 정치활동에 대한 전략적인 고민을 긴급하게 요구받고 있다.

2) 민주노동당의 과제

① 진보진영의 정치적 단결을 통한 민주노동당의 유지 혁신 강화

이번 선거는 의석확보에는 실패했지만 민주노동당의 가능성과 진보진영의 정치세력화의 희망을 전국민적으로 각인시킨 성과를 가지고 있다. 비록 등록은 취소됐다 할지라도 민주노동당은 이러한 성과와 대중적인 근거에 기반하여 당을 유지, 강화시켜갈 것이다. 물론 민주노동당은 겸허한 자세로 자신을 유지 혁신시켜나갈 것이다.

진보정당 사업은 결코 몇 개의 정치세력의 과업이 될 수 없다. 한국사회의 모든 진보적인 단체와 대중조직의 공동의 과업이다. 이번 총선은 무엇보다도 진보진영이 하나로 단결했을 때, 승리할 수 있다는 교훈을 다시한번 각인시켜준 선거이다. 대승적인 자세에서 진보정치세력이 단일한 대오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진보정당에 뜻이 있는 단체와 함께 할 수 있도록 능동적인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특히 민주노동당의 주요기반이 민주노총과 전빈련에 머물러 있다고 했을 때, 대중조직 가운데 농민단체의 참여는 확대강화에 있어서 관건이다. 또한 지식인 운동, 문화운동, 청년운동, 학생운동, 진보적 인사 등 진보정당에 뜻이 있는 각분야의 역량과 개인을 조직한다. 나아가 일상적인 정치활동을 준비중인 시민운동 세력과의 적극적인 관계정립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② 당면 투쟁에의 주도적인 결합을 통해 당과 대중운동의 결합을 화해야 한다.

DJ 정부의 신자유주의의 공세는 지속될 것이며, 노동계급은 신자유주의의 공세에 가장 집중적으로 노출되어 있다. 5월 총파업을 앞두고 있는 노동자 투쟁은 이후 정세에서 진보진영의 위치와 비중을 판가름하게 하는 중대한 사안이다. 이미 대우자동차 침탈로 나타났지만 보수세력은 물리적인 탄압을 강화할 것이다. 이에 대한 광범위한 투쟁전선을 조직하지 못한다면 밀리게 될 것이고 이는 상당 기간 진보운동의 입지를 약화시킬 것이다. 제 대중조직과 진보진영의 단결된 투쟁을 조직하는데 민주노동당이 앞장서야할 것이다.

③지역과 현장에서 당의 대중적 토대를 확대하는데 박차를 가해야 한다.

민주노총 간부 수준을 넘어서 일반 조합원에 이르는 당원 조직화가 전개되어야 한다. 이를 통해 각 사업장에서 당의 분회가 실질적으로 조직될 수 있게 해야 한다. 그리고 사업장에서의 당조직 활동에 대한 방안을 구체화하여 사업장 내에서 민주노동당의 분회와 당원이 그 헌신성과 사업적인 능력 등에서 대중적인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다른 한편으로 사무금융 노동자 등 제조업 노동자와 다른 노동조건을 갖고 있는 사업장에서의 당 활동 내용과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또한 그 동안 금융노련을 제외하고는 거의 접근을 하지 못했던 한국노총에 대한 적극적인 관계모색과 함께 각 지역에서 한국노총의 사업장과 민주노동당 지부 사이의 관계를 긴밀히 해야한다.

공세적인 지역사업을 전개해야 한다. 지역 주민을 조직하는 구체적인 지역사업을 전개할 때 당원들에게도 일상적이고 구체적인 임무와 활동이 주어질 수 있다. 이는 당과 당원의 결합력을 비약적으로 높일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후보가 출마했던 지역의 경우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투표를 했던 주민들을 단순한 유권자에서 참여하는 존재로 발전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