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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언]]

     기회와 위기의 새로운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신자유주의 심장부인 미국으로부터 신자유주의 붕괴의 굉음이 들려오고 있다. 지난 30년간 때로는 ‘금융세계화’로 때로는 ‘무장한 제국주의’의 모습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철의 법칙으로 군림하던 신자유주의가 내부 모순의 폭발로  뿌리로부터 허물어지고 있다. 신자유주의의 주도세력이었던 금융자본들이 한 일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든 것도, 새로운 기술혁신을 이룬 것도 아니며 오로지 금융버블, 부동산버블, 신용버블 등 온갖 거품을 일으키면서 금융 투기의 장만 키워왔음이 백일하 드러났으며 이제 그들이 조성하였던 거품과 투기의 부메랑을 맞아 쓰러지고 있다.
‘시장, 자율화, 경쟁, 규제완화, 개방’ 등만이 일류국가가 될 수 있는 국제적 스탠더드라고 떠벌리면서 전 세계 국가에게 자기들이 정한 규칙을 수용할 것을 강요하고 이를 통해 국제적 투기를 벌이면서 ‘투자의 귀재’니 ‘영웅적인 CEO'니 떠벌리면서 돈 잔치를 벌였던 자들이 이제 막대한 빚더미에 헤어나지 못하면서 국가에 손을 벌리고 있다.
세계 경제는 이제 거대한 전환국면에 처해 있다. 물론 앞으로 어떤 새로운 큰 그림이 그려질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이 제국주의적 분쟁으로 나갈지, 아니면 일부 나라는 케인스주의로 복귀할 여력이 있는지 그도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자본주의가 등장할지 또는 세계적 혁명의 국면이 도래할지....  하지만 두 가지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우선 신자유주의의 헤게모니는 붕괴할 수밖에 없다는 것과 미국의 헤게모니가 약화될 것이라 것.

이미 금융 시장 개방을 통해 국제적 금융 투기에 완전히 노출되어 있고 국제 금융 시장에 깊숙이 편입되어 있는 한국 자본주의도 커다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더욱이 세계 경제 침체는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에 깊은 그늘을 드리울 것이다. 이 엄중한 위기의 국면에서도 2mb 정권은 여전히 신자유주의 공세를 강화하는 용맹(?)을 보여주고 있다. 현재 미국 금융자본의 위기의 원인을 제공하였던 은행-증권-보험의 겸업을 허용하는 그램-리치-브릴리법을 모방하여 ‘자본시장통합법’을 시행하려 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서는 무너진 거대 공룡 투자 은행을 한국에서 건립하겠단다. 물-에너지-공공기업 사유화 추진, 국제중-국립대 법인화-일제고사 강행 등 교육 시장화 공세 등 신자유주의 프로그램을 착착 진행 중이다. 아무리 남한의 지배세력의 주특기가 미국이나 일본을 모방하는 것이라지만 이건 너무하다.

당분간 2mb가 정권은 세계적인 차원에서 신자유주의 헤게모니가 무너지는 상황에서도 신자유주의 공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하다는 사실이며, 신자유주의 공세에 반격을 가할 수 있는 진보 진영의 힘이 미약하다는 것이다. 전교조의 경우에도 지난 10여 년간의 신자유주의 공세 속에서 역량이 많이 약화되었다. 이제 신자유주의 공세에 대하여 공세적인 반격을 가할 수 있는 유리한 조건이 형성되고 있음에도 정작 우리 내부의 역량이 부족하며 우리와 함께 할 연대 역량도 충분하지 못하다. 또한 국민 대중을 10여 년 동안 사로잡아 왔던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도 자연스럽게 사라지지 않는다. 사람은 관성의 법칙을 쉽게 떨쳐내지 못하는 법이며. 오히려 경제 위기가 사람들의 보수적인 의식을 자극하고 개별적인 살아남기의 이전투구를 강제할 수도 있다.

지금은 기회와 위기가 병존하는 시대이다. 신자유주의 패권의 시대를 끝장내고 더욱 인간적이고 진보적인 사회와 교육 체제를 건설할 수 있는 호기이도 하며, 위기에 몰린 지배 세력들에 의해 더욱 강력한 정치적 억압과 더 노골적인 계급편향적인 경제 정책이 시행될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거대한 격변의 와중에 있는 세계사적 국면에 대해 면밀히 분석하고 우리의 주체 역량과 정치적-이데올로기적 지형을 냉정히 분석하면서 자본의 위기를 민중과 진보의 기회로 전화시키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호 [특집]에서는 ‘신자유주의 몰락과 교육운동의 새로운 진출을 위하여’를 다뤘다. 우선 ‘전교조운동, 위기인가?’에선 다수의 자유주의자들이 신자유주의에 투항하고 노동자 민중의 요구를 외면하면서 오히려 진보적 운동을 고립화시키는 데 앞장서 왔기 때문에 이른바 ‘전교조 위기론’이 등장했다고 분석하고, 한편으론 20년간의 전교조운동  의 한계를 지적하며 위기의 극복방안을 제시한다. ‘신자유주의 몰락과 진보운동의 새로운 지형’에서는 미국발 금융위기로부터 신자유주의 금융세계화 시스템이 붕괴되고 있음을 분석하며, 향후 계급대립의 격화와 대안 담론 투쟁이 맞물리면서 세계적 규모의 계급, 이념지형 재편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고, 역주행 뒷북치는 2mb정권의 한국사회도 예외일 수 없다고 보며 굼뜬 진보진영의 명확한 상황인식과 방향정립이 필요함을 지적한다. ‘위기와 기회의 시대, 교육운동의 새로운 진출을 위하여’는 규정적 지배력을 가지고 있던 신자유주의 몰락이 운동조건의 중요한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보며 교육운동의 새로운 진출을 위한 방향과 과제를 제시하며 혁신적 노력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그리고 투항주의가 본질인 엉뚱한 ‘혁신’논의들에 대한 비판을 덧붙이고 있다.
[쟁점]은 ‘비호감 계급지배 정당화 정책’으로서의 일제고사를 다뤘다. “상위 1%의 안전망 구축을 위해 99%를 왕따시키는” 교육시장화정책의 백미가 바로 일제고사와 성적공개임을 밝히고, 계급 불평등의 본질이 성적이라는 숫자놀음에 의해 실력차의 문제로 왜곡된다고 지적한다. 곧 ‘일제고사 저지는 교육양극화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내는 사회적 거부투쟁’이 될 수밖에 없다.
[초점]의 ‘진보란 무엇인가?’는 최근 소위 ‘진보진영’ 내부에서 전교조를 때리며 교원평가 수용을 독촉하는 행태를 보고 과연 ‘진보’란 무엇인지 ‘자유, 평등, 민주주의’란 가치를 가지고 따져본다. 교육 분야의 진보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전교조에게 교원평가나 성과급을 받아들이라는 건 결국 보수에 복무하는 사이비 진보라고 본다.
[진보칼럼]의 ‘국가보안법은 살아있다’는 최근 사노련 사건을 계기로 정치사상의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국보법 문제를 민족주의진영만의 문제로 보아서는 안됨을 지적하며, “국보법을 거슬러 올라가는 정치적 대안과 활동방식”을 들고 나오는 진보정당의 진출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담론과 문화]의 ‘쁘띠의 영원한 안식처-내쇼날리즘과 올림픽’은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민족주의, 국가주의를 되짚어 본다. “중국은 베이징 올림픽을 통해 ‘국가주의, 민족주의’라는 마지막 배를 탄 것은 아닌가?” 뒤이은 ‘영화로 본 중국’의 이중적 모습은 씁쓸하다.
[현장에서]의 ‘부천중등지회의 일제고사 저지투쟁’은 여름방학 내내 부천교육청 현관 앞에서 농성하며 방학을 반납한 헌신적 투쟁사례이다. ‘성과급에 대한 단상’은 최근 무기력해진 전교조의 모습이 영 갑갑하기만 하다. 나름 현장 단위에서 치열히 싸워야 하지만 상층 단위 전국적 공방이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단위학교 차원에서의 싸움은 그 한계가 명확함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어느 날 아침’의 한 지회활동가의 기륭비정규직투쟁 참여기는 가슴 뿌듯해짐을 느낄 수 있다. 연대투쟁의 솔직한 경험을 생동감 있게 그려간 “나는 전교조교사”임을 자랑스레 생각하는 젊은 활동가가 있는 한, 전교조엔 ‘살아숨쉬는’ 숨소리와 ‘비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