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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와 기회의 시대 교육운동의 새로운 진출을 위하여

진보교육연구소 정세분석팀

현 단계 교육운동은 오랜 수세로 인한 ‘위기’와 신자유주의 몰락에 따른 진출의 새로운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진보진영 전체만이 아니라 지난 10년간 교육운동에도 ‘규정적 지배력’을 행사해 온 핵심적 요소였으며 현 시기 교육운동 혹은 전교조운동의 위기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위기’와 ‘기회’의 조건과 계기가 동시에 도래하는 상황을 맞이하여 교육운동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위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진출하기 위한 방향은 무엇인가?

1. 신자유주의의 몰락과 교육운동의 위기
‘교육운동의 위기’와 ‘신자유주의의 몰락’은 차원이 다른 문제이지만 매우 밀접한 연관을 지닌다. 왜냐하면 지난 시기 신자유주의가 진보진영 전체의 수세화 및 전교조 위기를 불러 온 가장 규정적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교육운동의 위기와 관련 신자유주의 득세는 다음과 같은 영향들을 미쳐왔다.
첫째, 신자유주의는 정치적, 이념적 헤게모니 아래 95년 교육개혁안 이래 각종의 교육시장화 정책 공세를 펼쳐왔고 지난 10년 간 교육정세를 규정해 왔다. 지난 10년간 교육운동의 역사는 신자유주의의 교육시장화에 대한 투쟁의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운동은 이에 대한 저항을 나름 강하게 펼쳐 왔지만 오랜 수세 속에서 지쳐오지 않을 수 없었으며 신자유주의헤게모니가 튼튼해 보이던 상황에서 극복의 전망을 마련하기 어려웠다.
둘째, 사회적 지평에서 한국사회 자유주의세력은 신자유주의에 저항하기는커녕 옹호, 확장하는데 주력하였고 신자유주의에 저항하는 진보진영 및 교육운동을 타격, 고립화하고자 하였다. 수구세력에 더해 자유주의세력까지 진보진영과 교육운동을 비난, 비판함으로써 역관계의 수세화, 여론에서의 고립화라는 불리한 조건이 형성, 강화되었다.
셋째, 신자유주의헤게모니는 교육운동 내부에서는 ‘대세론’으로 전화되어 여러 형태의 타협주의, 투항주의를 양산해 왔고 그것은 투쟁전선 약화와 주체의 분열로 나타났다. 그 결과 과 투쟁전선을 견결하게 유지하기 어려웠고 주체적으로 상황을 돌파하고 진출의 흐름을 만들어 나가는데 한계가 있었다.
넷째, 신자유주의 이념들은 사람들과 대중들에게 ‘시장주의’에서부터 ‘경쟁’, ‘자율화’, ‘선택권’ 등에 이르는 다양한 층위에서 영향을 미쳐 명확한 인식을 하기 어렵게 하였고, 그것은 대중투쟁력의 고양, 사회적 담론에서의 우위를 어렵게 하였다.


신자유주의 몰락은 그 동안의 과정 속에서 교육운동의 위기를 규정해 온 주요 조건이 변화되기 시작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곧바로 수세가 공세로 전환되고, 대중 투쟁력이 상승되면서 위기가 바로 극복되는 것은 아니다. 신자유주의 몰락이라는 거시적 조건의 변화가 구체적 역관계와 분위기 변화로 전화하는 데는 일정한 과정과 시간이 필요하다. 오히려 지금 당장의 상황만 따진다면 주체의 혼란과 무력감 속에 그 동안 미뤄져 왔던 시장화공세까지 물밀듯이 쳐들어오고 있는 위기적 상황이 주요한 현실이다.
그렇지만 큰 흐름에서는 ‘위기’적 요인은 약화되고 ‘기회’적 요인은 강화되는 흐름에 놓인다. 따라서 2mb정권의 막판 공세를 잘 이겨낸다면 새로운 방향과 전망 속에 진출의 시기를 열어젖힐 수 있다.


          




2. 교육운동의 새로운 진출을 위한 방향과 과제
신자유주의 몰락은 분명 중요한 운동 조건의 변화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외적 조건의 변화이며 주체적 투쟁과 실천의 계기로 활용되지 않는다면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것도 아니다. 또한 위기의 요인에는 신자유주의라는 외적 요인만이 아니라 그를 넘어설 수 있는 구조적이고 냉철한 인식의 부족, 전망의 부재, 관성적 운동방식 등 내적 문제도 있다.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진출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 동안 노정되어 온 내적 문제의 극복과 신자유주의 몰락의 거시적 변화에 대한 공유와 대응이 함께 결합되면서 방향과 전망을 마련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위기와 기회의 시대 교육운동의 기본방향과 과제는 다음과 같다.

1) 2mb 정권의 막판 시장화 공세 극복
2mb 정권의 시장화 공세가 거세게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라고 하는 배경과 근거가 약화되는 끝물 공세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오랜 수세로 지치고 혼란스런 상황과 맞물리고 있다. 그 동안 한편으론 잘 버텨오다 막판에 다 당하게 생겼다. 투쟁대오를 추스르고 방향을 분명히 하면서 최대한 저지선을 형성하는 한편 공세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현 시기 주요 사안들은 일제고사와 정보공개, 국제중과 자사고, 성과급과 교원평가 등이다.

- 일제고사와 정보공개 : 신자유주의 본질이 극적으로 잘 드러나는 사안이며 여론 지형 상 강한 방어선을 치고 공세로 전환하기에 가장 유리한 사안이다. 또한 무엇보다 교사만이 아니라 학부모, 학생과 함께 싸우는 반신자유주의투쟁이다. 일제고사라는 성격 상 강하게 싸우고 연대하는 만큼 파열구를 내는 승리적 성과를 남길 수 있다.
- 국제중과 자사고 투쟁 : 전체 대중과 직접 결부되는 사안은 아니지만 여론 지형은 일제고사와 비슷하다. 일제고사와 자사고투쟁은 입시 문제를 부각시키면서 공교육개편의 근본적 대안 제출과 결합할 수 있다.
- 성과급과 교원평가 : 교원평가는 교사경쟁과 통제를 위한 신자유주의핵심 정책이다. 당장의 여론 지형 상 불리하지만 분명한 방향을 견지하면서 ‘학교자치’의 대안을 제출해 나가야 한다. 사회적 논쟁을 최대한 전개하여 신자유주의적 본질을 폭로해 나가면서 지형 변화를 이루어야 한다. 분명한 입장과 원칙을 견지해야 설사 막지 못하더라도 이후 무력화 조건을 확보할 수 있다. 정권 측에서 11월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시간 거리로 볼 때 법제화 시기는 내년 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적 투쟁전선을 유실해버린 성과급은 내부 대오정비를 통해 내년 이후 다시금 대중적정치투쟁 전선을 복구할 필요가 있다.  

이전에는 시간이 정권 편이었지만 이제는 우리 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시장화정책의 이론적 근거와 동력은 약화될 것이고, 역동적 정세 속에서 대중투쟁지형도 차츰 상승되어 나갈 것이다. 최대한 당당하게 싸워야하며 싸운 만큼 성과가 남는 국면이다.(2mb 정권의 등장, 촛불정국, 신자유주의 몰락을 거치면서 어느덧 진보진영과 전교조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앞서 노동자파업에 대한 태도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언급했지만 전교조도 마찬가지다. 작년까지는 아고라만 해도 수구알바들의 전교조 비난에 대다수가 동조했었지만 최근에는 전교조에 대한 지지, 엄호 여론이 우세해졌다.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전교조 문제가 쟁점이 되었을 때 외부 걱정과 달리 아고라에선 지지 여론이 우세했으며, 최근에는 어떤 수구알바가 전교조를 비난하기 위해 아고라에 “전교조의 불법촛불집회에서 주도적 역할”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는데(9.28) 의도와는 정반대로 지지와 칭찬이 쏟아지기도 하였다.)


2) 입시폐지대학평준화를 중심으로 한 공교육개편 공세 전개

* 공교육개편 논의의 입지 강화
신자유주의를 넘어선 중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안과 전망을 공세적으로 제출해 나가야 한다. 신자유주의패러다임의 몰락은 교육시장화 담론의 이론적 근거를 박탈하고 배경적 힘을 점차 약화시켜 나갈 것이다. 전교조와 진보정당을 중심으로 제출되어 왔던 ‘공교육개편-대학평준화’ 방안은 그 동안 워낙 신자유주의의 이념적, 현실적 헤게모니가 강하고 진보세력의 힘이 미약했던 탓에 힘 있게 파급되지 못해 왔지만 이제 새로운 상황에서 한 층 상승된 차원에서 대안담론으로서의 입지를 확보해 나갈 수 있다.  
당장은 ‘국가개입과 자본에 대한 통제 강화’라는 차원에서 이야기되고 있지만 점차 노동유연화, 개방화, 민영화 그리고 교육시장화 등 신자유주의패러다임이 파고들었던 각 각의 분야에서 그를 극복, 대체하려는 대안담론이 활성화되어 나갈 것이다. 현실화되기 시작한 한국사회의 경제위기는 그 속도와 지평을 앞당기고 넓힐 것이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대안담론 활성화의 속도와 힘은 우선은 주체의 실천에 달려 있다.


* 입시폐지대학평준화를 축으로 총체적 공교육개편담론 전개
공교육개편은 입시 문제만이 아니라 학제개편에서 교육과정개편-대학개혁-무상교육 실현으로 구성되는 총체적 방안이다. 그 중 입시폐지대학평준화는 한국교육의 가장 핵심적 지점에 대한 의제이자 교육혁명을 가장 분명하게 상징하는 의제이다. 핵심의제와 방안을 중심으로 담론투쟁을 전개할 때 효과적이고 힘있게 전개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공교육개편 대안투쟁은 입시폐지대학평준화를 중심축으로 하면서 교육과정개편, 학제개편, 교육자치개선 논의도 사안과 분야별로 함께 전개하는 방식이 타당하다.

2004년 공교육개편안 제출-총선에서 민주노동당 공약화와 서울대폐지공약 돌풍-2007년 대선에서 진보정당 대학평준화 공약 및 민주당 입시폐지 공약-2007, 8년 입시폐지대학평준화국민운동본부 자전거대장정과 전국공동행동으로 확대, 발전해 온 흐름을 2009년에는 전체 진보진영의 핵심적인 정책대안으로 제출하면서 전사회적 논의로 부상시킨다. 이미 어느 정도의 기반은 있으며 최근 새로운 교육대안의 아이콘으로 핀란드모델이 부상하기 시작한 점은 사람들의 대안적 상상력이 발동하기 시작했다는 긍정적 신호이다. 여기에 신자유주의 몰락에 따른 대안담론 공간의 형성과 교육운동의 공세적 실천이 결합한다면 공교육개편 담론의 힘있는 부상은 충분히 가능하다.

* ‘신자유주의 대세론’과 ‘천부입시설’의 극복
공교육개편 담론이 힘을 갖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넘어야 한다. ‘신자유주의 대세론’과 한국사회에서 입시와 대학서열은 결코 깰 수 없다는 숙명론적 ‘천부입시설’이다. 신자유주의 대세론이야 점차 무너질 운명이지만 ‘천부입시설’은 ‘학벌주의’라는 신자유주의와는 다른 차원의 퇴행적 구조에 기반하고 있다. 이야말로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대안적 상상력으로 깨야한다.


3) 관성적 사업방식의 혁신과 대중적 문화역량 강화
관성적 조직운영과 사업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조직운영의 문제는 앞의 글 <전교조, 위기인가?>에서 다루었으므로 여기서는 실천양식의 개선과 문화역량 강화의 문제를 좀 더 살펴보는 것으로 한다.


* 진보진영과 교육운동의 문화정체
촛불항쟁은 그 동안 인터넷 등 새로운 네트워크방식과 공간을 기반으로 형성된 새로운 문화적 흐름을 표출하였는데 교육운동을 포함한 진보진영 전반이 일종의 문화정체 상태에 처해왔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촛불항쟁을 통해 드러난 새로운 대중적 감수성, 소통 및 표현양식, 행동양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으며 새로운 네트워크 방식을 활용하는데 여전히 한계임이 드러났다. 이는 촛불항쟁을 진보진영이 주도하지 못했던 이유 중의 하나였다. 더 중요한 것은 지난 수년 간 대중운동이 대중적으로 확대, 상승하지 못한 채 침체에 빠지게 된 주체적 요인이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실천적 새로움에 대한 추구 부족. 뻔한 레파토리의 전술 구사가 반복되었다. 여기에는 조건의 열악함도 있었으나 운동이 관성화되면서 진부한 실천방식에 대한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 문화정체, 문화역량 부재와 대중적 역동성의 쇠퇴
진보진영의 문화정체는 90년대 이후의 정치사회적 변화, 새로운 네트워크 방식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온 때문이었고 그로 인해 대중적 역동성과 접근성의 쇠퇴하면서 활력을 잃어 왔다.
첫째, 대중적 문해력의 쇠퇴 : 인터넷 등의 새로운 대중공간, 이미지와 시각자료 등 소통의 주요 매개에 대한 접근성과 문해력 쇠퇴로 대중 이해에 한계를 지니게 되었다.
둘째, 대중적 표현방식의 정체 : 변화하는 대중의 소통방식, 주요 매개에 대한 이해 부족은 새로운 표현능력의 부재로 연결(대중적 선전력, 설득력의 쇠퇴)되며 문화역량 부재로 확장되었다.
셋째, 대중적 영향력의 상실, 대중과의 괴리 : 대중과의 소통 약화는 대중적 결합력과 영향력의 쇠퇴로 연결되었고 나아가 80년대식 정체된 표현방식은 '진부하고 퇴행적인' 이미지를 확대해 왔다.2mb는 60년대, 운동권은 80년대의 이미지).
넷째, 조직 내 민주주의 정체 : 중앙집권적 관료화, 대리주의 등은 진보진영 내부의 정치적 측면의 문화정체라고 할 수 있다. 소통을 ‘하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정도로 이해하는 관점과 방식으로는 대중의 실천주체화를 이루기 어려웠다. 가능한 대중이 기획-논의-집행의 과정에 주체로 참여하는 조직 내 민주주의의 실질적 진전이 이루어져 나가야 한다.

문화정체는 내부 대중동력 형성에 실패한 중요한 원인인 동시에 사회적 영향력 쇠퇴의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 앞으로 목적의식적으로 문화적 창조력 확보라는 차원에서 선전, 교육, 조직방식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주요한 몇 가지 과제를 설정해본다.



1) 인터넷 등 새로운 공간으로의 진출과 접근성 강화
인터넷 등 네트워크 공간은 촛불 이전에도 중요한 공간이었지만 촛불을 통해 담론장으로서의 지위와 의미가 더욱 확대되었다. 서울교육감선거에서 진출한 것처럼 목적의식적 접근 필요하다. ‘일제고사’ ‘대학평준화’ ‘교평’ ‘전교조 이미지’ 등이 향후 주요한 공세적 교육의제로 설정되면서 담론투쟁의 중요한 축을 형성해야 한다. 개별적 실천도 중요하지만 조직적 차원에서 역량이 투여된 이미지자료, 개념글 등이 만들어지고 유포되어 나간다면 훨씬 파워가 클 것이다. 이를 위해 조직적 차원에서는 블로그만들기, 웹제작 연수, 포토샵연수 등 기반역량 강화 사업 등의 전개가 필요하다.

2) 집회 및 선전 방식의 변화
이제 집회 자체를 하나의 문화적 표현으로 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선전도 마찬가지이다. 집회의 경우 지금처럼 관성적 프로그램이 아니라 문화 기획이 결합되어야 한다. 우선 ‘상징적 표현’과 ‘대중 참여 실천’ 등을 기본으로 할 수 있다. 또한 집행부의 기획이 아닌 참여주체들의 ‘표현’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참여주체의 자발적 표현은 촛불항쟁 역동성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전교조의 경우 예컨대 분회별 실천을 조금씩 조직하면서 점차 자연스럽게 확대해 나갈 수도 있다.  

3) 대중적 문화역량의 형성 : 재정과 역량배치 강화
인터넷 진출과 집회, 선전방식의 변화가 말로 강조한다고 금방 되는 문제는 아니다. 적지 않은 기간을 통한 새로운 실천방식의 모색과 축적, 이미지나 영상 구성을 위한 기술력 확보, 문화실천 역량의 확대 등이 이루어져 나가야 한다. 기술적 역량 확대만이 아니라 이론적 논의도 진행, 축적되어야 한다.
문화역량 강화는 비단 집회, 선전방식 등의 기술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들의 생각과 의지를 표현하고 공유하는 전반적 실천양식의 문제이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조직하는 방식과 내용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를 통해 대중적 생동감이 넘치는 대중운동으로 재상승해야 한다. 그럴 때 대중적 진출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교육시대를 열어 나갈 수 있다.



[ 투항주의의 엉뚱한 혁신 논의들 ]
전교조 및 교육운동 일각에서 전혀 다른 차원에서 ‘혁신’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그들은 그 동안 신자유주의헤게모니 속에 형성된 여론을 근거로 교원평가를 수용해야 한다고 한다. 7차교육과정, 네이스투쟁을 부정하면서 투쟁보다는 참실활동에 주력하자고 한다. 저지투쟁은 그만 하고 대안을 제출하자고 하면서 대학평준화와 참교육과정은 부정한다.(심지어 전교조대의원대회에서는 입시교육 잘하는 것이 참실활동이라는 발언까지 하였다.) 결국 그들은 그 동안의 반신자유주의 전선을 부정하면서 교육시장화저지투쟁을 접자는 것이다. 이 같은 논의는 ‘신자유주의 대세론’에 입각해 있으며 한국사회에서 입시와 대학서열화는 도저히 어쩔 수 없다는 숙명론적 패배주의인 ‘천부입시설’을 내포하고 있다.
그들의 논의는 결코 혁신이 아니며 신자유주의에 대한 투항이자 모순구조에 대한 패배주의일 뿐이다. 신자유주의 기세가 등등했던 얼마 전만 해도 그들의 문제제기에 혹했을 사람들도 적지 않았을 것이지만 신자유주의가 몰락하기 시작한 지금 그 같은 논의는 초라한 ‘투항’과 ‘패배주의’의 메아리만 남는다.


교육운동 외부의 ‘전교조 쇄신론’도 마찬가지다. 많은 부분 그 동안 신자유주의에 동조했거나 아니면 대세론에 굴복하면서 타협하고자 했던 부분에서 제기된다. 그들은 그 동안 전교조가 초심을 잃었다거나, 교사이익만 추구한다거나 대안 없이 저지투쟁만 한다는 비판을 하곤 한다. 그러나 이 같은 비판은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 전교조는 민주주의와 공동체교육 실현의 초심 속에서 반신자유주의, 교육공공성쟁취투쟁을 해온 것이며 실제로 7차교육과정, 네이스 등 학생인권과 공동체교육을 위한 투쟁을 중심적으로 전개해왔다. 전교조는 엄연히 노동조합임에도 당연히 해야 할 그 변변한 ‘임투’ 한 번 하지 못해왔다. 신자유주의대세론에 굴복한 그들이 ‘비현실적’이라면서 대안으로 동의하지 않지만(그런데 ‘왜 대안을 내놓지 않느냐’고 비판한다. 동의하지 않으면 실체로 인정하지 않는 건가?) 전교조가 제출한 ‘공교육 개편안’은 진보정당이 수용한 정책대안이고 총선연대 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대안이다. 뿐만 아니라 7차교육과정, 네이스, 고교등급제 등 그 동안 전교조가 주요하게 싸웠던 사안들은 투쟁 당시 사회적으로도 많은 지지를 받았던 투쟁들이다. 다만 전교조는 반신자유주의투쟁을 나름 강인하게 하고자 했을 뿐이다.(실제로는 결코 충분하고 제대로 하지 못했다. 전교조 역시 지난 시절 그 서슬 퍼런 신자유주의헤게모니에 상당 정도 규정당해 왔다.) 그럼에도 근거 없이 조중동이 퍼뜨린 소문과 인상에 의존한 비판을 전개하고 ‘막연한’ 쇄신을 주장하면서 전교조 고립화와 반신자유주의투쟁 폄하에 한 몫 한다. 논란의 소지가 하나 있다면 성과급과 교원평가 문제인데 시장, 경쟁논리의 홍수와 정당한 사회적 토론 부재로 인한 ‘본질의 왜곡’인 것이지 이 역시 교사를 경쟁과 서열화를 내모는 핵심적인 교육시장화 정책으로 마땅히 단호히 맞서 싸워야 할 사안이다.  
- 교육운동 내외의 전교조 쇄신론의 본질은 ‘신자유주의대세론’과 ‘입시천부설’에 입각한 투항주의에 다름 아니다. 이들의 논의는 김대중, 노무현 시절 신자유주의를 옹호하고 진보진영을 비난함으로써 정치적, 사회적 헤게모니를 쥐고자 했던 자유주의세력과 맥락을 같이 한다.(실제로 적지 않은 부분이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 일을 했거나 정권의 논리에 동조해 왔었다.)

전교조 및 교육운동의 ‘혁신’ 혹은 ‘쇄신’의 지점은 다른 곳에 있다. 반신자유주의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더 강하고 더 대중적인 투쟁을 위해 주체의 힘을 제대로 모으지 못했던 조직운영의 문제,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대안을 더 풍부히 하고 대중적으로 더 힘있게 제출하지 못했던 문제, 변화하는 사회문화적 흐름에 맞게 실천방식을 창조적으로 상승시키지 못하고 관성적으로 행했던 문제들이 바로 그것이다. 갑갑하다고 신자유주의 독배를 마실 일은 결코 아니다. 반신자유주의투쟁을 끝내 승리하고 교육공공성의 큰 길을 대중과 함께 갈 일이다. 다시금 생동감 넘치는 모습으로!


전교조, 신자유주의 독배를 대신 마셔라(오마이뉴스 |  2008.09.10)



< 위기와 기회의 시대 교육운동의 새로운 진출을 위하여 >
현 단계 교육운동은 오랜 수세로 인한 ‘위기’와 신자유주의 몰락에 따른 진출의 새로운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다. 신자유주의는 진보진영 전체만이 아니라 지난 10년간 교육운동에도 ‘규정적 지배력’을 행사해 온 핵심적 요소였으며 현 시기 교육운동 혹은 전교조운동의 위기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위기’와 ‘기회’의 조건과 계기가 동시에 도래하는 상황을 맞이하여 교육운동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위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진출하기 위한 방향은 무엇인가?

1. 신자유주의의 몰락과 교육운동의 위기
‘교육운동의 위기’와 ‘신자유주의의 몰락’은 차원이 다른 문제이지만 매우 밀접한 연관을 지닌다. 왜냐하면 지난 시기 신자유주의가 진보진영 전체의 수세화 및 전교조 위기를 불러 온 가장 규정적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교육운동의 위기와 관련 신자유주의 득세는 다음과 같은 영향들을 미쳐왔다.
첫째, 신자유주의는 정치적, 이념적 헤게모니 아래 95년 교육개혁안 이래 각종의 교육시장화 정책 공세를 펼쳐왔고 지난 10년 간 교육정세를 규정해 왔다. 지난 10년간 교육운동의 역사는 신자유주의의 교육시장화에 대한 투쟁의 역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교육운동은 이에 대한 저항을 나름 강하게 펼쳐 왔지만 오랜 수세 속에서 지쳐오지 않을 수 없었으며 신자유주의헤게모니가 튼튼해 보이던 상황에서 극복의 전망을 마련하기 어려웠다.
둘째, 사회적 지평에서 한국사회 자유주의세력은 신자유주의에 저항하기는커녕 옹호, 확장하는데 주력하였고 신자유주의에 저항하는 진보진영 및 교육운동을 타격, 고립화하고자 하였다. 수구세력에 더해 자유주의세력까지 진보진영과 교육운동을 비난, 비판함으로써 역관계의 수세화, 여론에서의 고립화라는 불리한 조건이 형성, 강화되었다.
셋째, 신자유주의헤게모니는 교육운동 내부에서는 ‘대세론’으로 전화되어 여러 형태의 타협주의, 투항주의를 양산해 왔고 그것은 투쟁전선 약화와 주체의 분열로 나타났다. 그 결과 과 투쟁전선을 견결하게 유지하기 어려웠고 주체적으로 상황을 돌파하고 진출의 흐름을 만들어 나가는데 한계가 있었다.
넷째, 신자유주의 이념들은 사람들과 대중들에게 ‘시장주의’에서부터 ‘경쟁’, ‘자율화’, ‘선택권’ 등에 이르는 다양한 층위에서 영향을 미쳐 명확한 인식을 하기 어렵게 하였고, 그것은 대중투쟁력의 고양, 사회적 담론에서의 우위를 어렵게 하였다.


신자유주의 몰락은 그 동안의 과정 속에서 교육운동의 위기를 규정해 온 주요 조건이 변화되기 시작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곧바로 수세가 공세로 전환되고, 대중 투쟁력이 상승되면서 위기가 바로 극복되는 것은 아니다. 신자유주의 몰락이라는 거시적 조건의 변화가 구체적 역관계와 분위기 변화로 전화하는 데는 일정한 과정과 시간이 필요하다. 오히려 지금 당장의 상황만 따진다면 주체의 혼란과 무력감 속에 그 동안 미뤄져 왔던 시장화공세까지 물밀듯이 쳐들어오고 있는 위기적 상황이 주요한 현실이다.
그렇지만 큰 흐름에서는 ‘위기’적 요인은 약화되고 ‘기회’적 요인은 강화되는 흐름에 놓인다. 따라서 2mb정권의 막판 공세를 잘 이겨낸다면 새로운 방향과 전망 속에 진출의 시기를 열어젖힐 수 있다.


          




2. 교육운동의 새로운 진출을 위한 방향과 과제
신자유주의 몰락은 분명 중요한 운동 조건의 변화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외적 조건의 변화이며 주체적 투쟁과 실천의 계기로 활용되지 않는다면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것도 아니다. 또한 위기의 요인에는 신자유주의라는 외적 요인만이 아니라 그를 넘어설 수 있는 구조적이고 냉철한 인식의 부족, 전망의 부재, 관성적 운동방식 등 내적 문제도 있다.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진출을 이루기 위해서는 그 동안 노정되어 온 내적 문제의 극복과 신자유주의 몰락의 거시적 변화에 대한 공유와 대응이 함께 결합되면서 방향과 전망을 마련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위기와 기회의 시대 교육운동의 기본방향과 과제는 다음과 같다.

1) 2mb 정권의 막판 시장화 공세 극복
2mb 정권의 시장화 공세가 거세게 전개되고 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라고 하는 배경과 근거가 약화되는 끝물 공세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오랜 수세로 지치고 혼란스런 상황과 맞물리고 있다. 그 동안 한편으론 잘 버텨오다 막판에 다 당하게 생겼다. 투쟁대오를 추스르고 방향을 분명히 하면서 최대한 저지선을 형성하는 한편 공세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현 시기 주요 사안들은 일제고사와 정보공개, 국제중과 자사고, 성과급과 교원평가 등이다.

- 일제고사와 정보공개 : 신자유주의 본질이 극적으로 잘 드러나는 사안이며 여론 지형 상 강한 방어선을 치고 공세로 전환하기에 가장 유리한 사안이다. 또한 무엇보다 교사만이 아니라 학부모, 학생과 함께 싸우는 반신자유주의투쟁이다. 일제고사라는 성격 상 강하게 싸우고 연대하는 만큼 파열구를 내는 승리적 성과를 남길 수 있다.
- 국제중과 자사고 투쟁 : 전체 대중과 직접 결부되는 사안은 아니지만 여론 지형은 일제고사와 비슷하다. 일제고사와 자사고투쟁은 입시 문제를 부각시키면서 공교육개편의 근본적 대안 제출과 결합할 수 있다.
- 성과급과 교원평가 : 교원평가는 교사경쟁과 통제를 위한 신자유주의핵심 정책이다. 당장의 여론 지형 상 불리하지만 분명한 방향을 견지하면서 ‘학교자치’의 대안을 제출해 나가야 한다. 사회적 논쟁을 최대한 전개하여 신자유주의적 본질을 폭로해 나가면서 지형 변화를 이루어야 한다. 분명한 입장과 원칙을 견지해야 설사 막지 못하더라도 이후 무력화 조건을 확보할 수 있다. 정권 측에서 11월 추진 의사를 밝힌 바 있으며 시간 거리로 볼 때 법제화 시기는 내년 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적 투쟁전선을 유실해버린 성과급은 내부 대오정비를 통해 내년 이후 다시금 대중적정치투쟁 전선을 복구할 필요가 있다.  

이전에는 시간이 정권 편이었지만 이제는 우리 편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시장화정책의 이론적 근거와 동력은 약화될 것이고, 역동적 정세 속에서 대중투쟁지형도 차츰 상승되어 나갈 것이다. 최대한 당당하게 싸워야하며 싸운 만큼 성과가 남는 국면이다.(2mb 정권의 등장, 촛불정국, 신자유주의 몰락을 거치면서 어느덧 진보진영과 전교조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앞서 노동자파업에 대한 태도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음을 언급했지만 전교조도 마찬가지다. 작년까지는 아고라만 해도 수구알바들의 전교조 비난에 대다수가 동조했었지만 최근에는 전교조에 대한 지지, 엄호 여론이 우세해졌다. 서울교육감 선거에서 전교조 문제가 쟁점이 되었을 때 외부 걱정과 달리 아고라에선 지지 여론이 우세했으며, 최근에는 어떤 수구알바가 전교조를 비난하기 위해 아고라에 “전교조의 불법촛불집회에서 주도적 역할”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는데(9.28) 의도와는 정반대로 지지와 칭찬이 쏟아지기도 하였다.)


2) 입시폐지대학평준화를 중심으로 한 공교육개편 공세 전개

* 공교육개편 논의의 입지 강화
신자유주의를 넘어선 중장기적이고 구조적인 대안과 전망을 공세적으로 제출해 나가야 한다. 신자유주의패러다임의 몰락은 교육시장화 담론의 이론적 근거를 박탈하고 배경적 힘을 점차 약화시켜 나갈 것이다. 전교조와 진보정당을 중심으로 제출되어 왔던 ‘공교육개편-대학평준화’ 방안은 그 동안 워낙 신자유주의의 이념적, 현실적 헤게모니가 강하고 진보세력의 힘이 미약했던 탓에 힘 있게 파급되지 못해 왔지만 이제 새로운 상황에서 한 층 상승된 차원에서 대안담론으로서의 입지를 확보해 나갈 수 있다.  
당장은 ‘국가개입과 자본에 대한 통제 강화’라는 차원에서 이야기되고 있지만 점차 노동유연화, 개방화, 민영화 그리고 교육시장화 등 신자유주의패러다임이 파고들었던 각 각의 분야에서 그를 극복, 대체하려는 대안담론이 활성화되어 나갈 것이다. 현실화되기 시작한 한국사회의 경제위기는 그 속도와 지평을 앞당기고 넓힐 것이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대안담론 활성화의 속도와 힘은 우선은 주체의 실천에 달려 있다.


* 입시폐지대학평준화를 축으로 총체적 공교육개편담론 전개
공교육개편은 입시 문제만이 아니라 학제개편에서 교육과정개편-대학개혁-무상교육 실현으로 구성되는 총체적 방안이다. 그 중 입시폐지대학평준화는 한국교육의 가장 핵심적 지점에 대한 의제이자 교육혁명을 가장 분명하게 상징하는 의제이다. 핵심의제와 방안을 중심으로 담론투쟁을 전개할 때 효과적이고 힘있게 전개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공교육개편 대안투쟁은 입시폐지대학평준화를 중심축으로 하면서 교육과정개편, 학제개편, 교육자치개선 논의도 사안과 분야별로 함께 전개하는 방식이 타당하다.

2004년 공교육개편안 제출-총선에서 민주노동당 공약화와 서울대폐지공약 돌풍-2007년 대선에서 진보정당 대학평준화 공약 및 민주당 입시폐지 공약-2007, 8년 입시폐지대학평준화국민운동본부 자전거대장정과 전국공동행동으로 확대, 발전해 온 흐름을 2009년에는 전체 진보진영의 핵심적인 정책대안으로 제출하면서 전사회적 논의로 부상시킨다. 이미 어느 정도의 기반은 있으며 최근 새로운 교육대안의 아이콘으로 핀란드모델이 부상하기 시작한 점은 사람들의 대안적 상상력이 발동하기 시작했다는 긍정적 신호이다. 여기에 신자유주의 몰락에 따른 대안담론 공간의 형성과 교육운동의 공세적 실천이 결합한다면 공교육개편 담론의 힘있는 부상은 충분히 가능하다.

* ‘신자유주의 대세론’과 ‘천부입시설’의 극복
공교육개편 담론이 힘을 갖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넘어야 한다. ‘신자유주의 대세론’과 한국사회에서 입시와 대학서열은 결코 깰 수 없다는 숙명론적 ‘천부입시설’이다. 신자유주의 대세론이야 점차 무너질 운명이지만 ‘천부입시설’은 ‘학벌주의’라는 신자유주의와는 다른 차원의 퇴행적 구조에 기반하고 있다. 이야말로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대안적 상상력으로 깨야한다.


3) 관성적 사업방식의 혁신과 대중적 문화역량 강화
관성적 조직운영과 사업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조직운영의 문제는 앞의 글 <전교조, 위기인가?>에서 다루었으므로 여기서는 실천양식의 개선과 문화역량 강화의 문제를 좀 더 살펴보는 것으로 한다.


* 진보진영과 교육운동의 문화정체
촛불항쟁은 그 동안 인터넷 등 새로운 네트워크방식과 공간을 기반으로 형성된 새로운 문화적 흐름을 표출하였는데 교육운동을 포함한 진보진영 전반이 일종의 문화정체 상태에 처해왔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촛불항쟁을 통해 드러난 새로운 대중적 감수성, 소통 및 표현양식, 행동양식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으며 새로운 네트워크 방식을 활용하는데 여전히 한계임이 드러났다. 이는 촛불항쟁을 진보진영이 주도하지 못했던 이유 중의 하나였다. 더 중요한 것은 지난 수년 간 대중운동이 대중적으로 확대, 상승하지 못한 채 침체에 빠지게 된 주체적 요인이었던 것이다. 무엇보다 실천적 새로움에 대한 추구 부족. 뻔한 레파토리의 전술 구사가 반복되었다. 여기에는 조건의 열악함도 있었으나 운동이 관성화되면서 진부한 실천방식에 대한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 문화정체, 문화역량 부재와 대중적 역동성의 쇠퇴
진보진영의 문화정체는 90년대 이후의 정치사회적 변화, 새로운 네트워크 방식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온 때문이었고 그로 인해 대중적 역동성과 접근성의 쇠퇴하면서 활력을 잃어 왔다.
첫째, 대중적 문해력의 쇠퇴 : 인터넷 등의 새로운 대중공간, 이미지와 시각자료 등 소통의 주요 매개에 대한 접근성과 문해력 쇠퇴로 대중 이해에 한계를 지니게 되었다.
둘째, 대중적 표현방식의 정체 : 변화하는 대중의 소통방식, 주요 매개에 대한 이해 부족은 새로운 표현능력의 부재로 연결(대중적 선전력, 설득력의 쇠퇴)되며 문화역량 부재로 확장되었다.
셋째, 대중적 영향력의 상실, 대중과의 괴리 : 대중과의 소통 약화는 대중적 결합력과 영향력의 쇠퇴로 연결되었고 나아가 80년대식 정체된 표현방식은 '진부하고 퇴행적인' 이미지를 확대해 왔다.2mb는 60년대, 운동권은 80년대의 이미지).
넷째, 조직 내 민주주의 정체 : 중앙집권적 관료화, 대리주의 등은 진보진영 내부의 정치적 측면의 문화정체라고 할 수 있다. 소통을 ‘하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정도로 이해하는 관점과 방식으로는 대중의 실천주체화를 이루기 어려웠다. 가능한 대중이 기획-논의-집행의 과정에 주체로 참여하는 조직 내 민주주의의 실질적 진전이 이루어져 나가야 한다.

문화정체는 내부 대중동력 형성에 실패한 중요한 원인인 동시에 사회적 영향력 쇠퇴의 주요 요인 중 하나였다. 앞으로 목적의식적으로 문화적 창조력 확보라는 차원에서 선전, 교육, 조직방식을 개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주요한 몇 가지 과제를 설정해본다.



1) 인터넷 등 새로운 공간으로의 진출과 접근성 강화
인터넷 등 네트워크 공간은 촛불 이전에도 중요한 공간이었지만 촛불을 통해 담론장으로서의 지위와 의미가 더욱 확대되었다. 서울교육감선거에서 진출한 것처럼 목적의식적 접근 필요하다. ‘일제고사’ ‘대학평준화’ ‘교평’ ‘전교조 이미지’ 등이 향후 주요한 공세적 교육의제로 설정되면서 담론투쟁의 중요한 축을 형성해야 한다. 개별적 실천도 중요하지만 조직적 차원에서 역량이 투여된 이미지자료, 개념글 등이 만들어지고 유포되어 나간다면 훨씬 파워가 클 것이다. 이를 위해 조직적 차원에서는 블로그만들기, 웹제작 연수, 포토샵연수 등 기반역량 강화 사업 등의 전개가 필요하다.

2) 집회 및 선전 방식의 변화
이제 집회 자체를 하나의 문화적 표현으로 보는 관점이 필요하다. 선전도 마찬가지이다. 집회의 경우 지금처럼 관성적 프로그램이 아니라 문화 기획이 결합되어야 한다. 우선 ‘상징적 표현’과 ‘대중 참여 실천’ 등을 기본으로 할 수 있다. 또한 집행부의 기획이 아닌 참여주체들의 ‘표현’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참여주체의 자발적 표현은 촛불항쟁 역동성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전교조의 경우 예컨대 분회별 실천을 조금씩 조직하면서 점차 자연스럽게 확대해 나갈 수도 있다.  

3) 대중적 문화역량의 형성 : 재정과 역량배치 강화
인터넷 진출과 집회, 선전방식의 변화가 말로 강조한다고 금방 되는 문제는 아니다. 적지 않은 기간을 통한 새로운 실천방식의 모색과 축적, 이미지나 영상 구성을 위한 기술력 확보, 문화실천 역량의 확대 등이 이루어져 나가야 한다. 기술적 역량 확대만이 아니라 이론적 논의도 진행, 축적되어야 한다.
문화역량 강화는 비단 집회, 선전방식 등의 기술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들의 생각과 의지를 표현하고 공유하는 전반적 실천양식의 문제이며 사람들과 소통하고 조직하는 방식과 내용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를 통해 대중적 생동감이 넘치는 대중운동으로 재상승해야 한다. 그럴 때 대중적 진출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새로운 교육시대를 열어 나갈 수 있다.



[ 투항주의의 엉뚱한 혁신 논의들 ]
전교조 및 교육운동 일각에서 전혀 다른 차원에서 ‘혁신’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있다. 그들은 그 동안 신자유주의헤게모니 속에 형성된 여론을 근거로 교원평가를 수용해야 한다고 한다. 7차교육과정, 네이스투쟁을 부정하면서 투쟁보다는 참실활동에 주력하자고 한다. 저지투쟁은 그만 하고 대안을 제출하자고 하면서 대학평준화와 참교육과정은 부정한다.(심지어 전교조대의원대회에서는 입시교육 잘하는 것이 참실활동이라는 발언까지 하였다.) 결국 그들은 그 동안의 반신자유주의 전선을 부정하면서 교육시장화저지투쟁을 접자는 것이다. 이 같은 논의는 ‘신자유주의 대세론’에 입각해 있으며 한국사회에서 입시와 대학서열화는 도저히 어쩔 수 없다는 숙명론적 패배주의인 ‘천부입시설’을 내포하고 있다.
그들의 논의는 결코 혁신이 아니며 신자유주의에 대한 투항이자 모순구조에 대한 패배주의일 뿐이다. 신자유주의 기세가 등등했던 얼마 전만 해도 그들의 문제제기에 혹했을 사람들도 적지 않았을 것이지만 신자유주의가 몰락하기 시작한 지금 그 같은 논의는 초라한 ‘투항’과 ‘패배주의’의 메아리만 남는다.


교육운동 외부의 ‘전교조 쇄신론’도 마찬가지다. 많은 부분 그 동안 신자유주의에 동조했거나 아니면 대세론에 굴복하면서 타협하고자 했던 부분에서 제기된다. 그들은 그 동안 전교조가 초심을 잃었다거나, 교사이익만 추구한다거나 대안 없이 저지투쟁만 한다는 비판을 하곤 한다. 그러나 이 같은 비판은 사실에 근거하고 있지 않다. 전교조는 민주주의와 공동체교육 실현의 초심 속에서 반신자유주의, 교육공공성쟁취투쟁을 해온 것이며 실제로 7차교육과정, 네이스 등 학생인권과 공동체교육을 위한 투쟁을 중심적으로 전개해왔다. 전교조는 엄연히 노동조합임에도 당연히 해야 할 그 변변한 ‘임투’ 한 번 하지 못해왔다. 신자유주의대세론에 굴복한 그들이 ‘비현실적’이라면서 대안으로 동의하지 않지만(그런데 ‘왜 대안을 내놓지 않느냐’고 비판한다. 동의하지 않으면 실체로 인정하지 않는 건가?) 전교조가 제출한 ‘공교육 개편안’은 진보정당이 수용한 정책대안이고 총선연대 등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대안이다. 뿐만 아니라 7차교육과정, 네이스, 고교등급제 등 그 동안 전교조가 주요하게 싸웠던 사안들은 투쟁 당시 사회적으로도 많은 지지를 받았던 투쟁들이다. 다만 전교조는 반신자유주의투쟁을 나름 강인하게 하고자 했을 뿐이다.(실제로는 결코 충분하고 제대로 하지 못했다. 전교조 역시 지난 시절 그 서슬 퍼런 신자유주의헤게모니에 상당 정도 규정당해 왔다.) 그럼에도 근거 없이 조중동이 퍼뜨린 소문과 인상에 의존한 비판을 전개하고 ‘막연한’ 쇄신을 주장하면서 전교조 고립화와 반신자유주의투쟁 폄하에 한 몫 한다. 논란의 소지가 하나 있다면 성과급과 교원평가 문제인데 시장, 경쟁논리의 홍수와 정당한 사회적 토론 부재로 인한 ‘본질의 왜곡’인 것이지 이 역시 교사를 경쟁과 서열화를 내모는 핵심적인 교육시장화 정책으로 마땅히 단호히 맞서 싸워야 할 사안이다.  
- 교육운동 내외의 전교조 쇄신론의 본질은 ‘신자유주의대세론’과 ‘입시천부설’에 입각한 투항주의에 다름 아니다. 이들의 논의는 김대중, 노무현 시절 신자유주의를 옹호하고 진보진영을 비난함으로써 정치적, 사회적 헤게모니를 쥐고자 했던 자유주의세력과 맥락을 같이 한다.(실제로 적지 않은 부분이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서 일을 했거나 정권의 논리에 동조해 왔었다.)

전교조 및 교육운동의 ‘혁신’ 혹은 ‘쇄신’의 지점은 다른 곳에 있다. 반신자유주의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더 강하고 더 대중적인 투쟁을 위해 주체의 힘을 제대로 모으지 못했던 조직운영의 문제,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대안을 더 풍부히 하고 대중적으로 더 힘있게 제출하지 못했던 문제, 변화하는 사회문화적 흐름에 맞게 실천방식을 창조적으로 상승시키지 못하고 관성적으로 행했던 문제들이 바로 그것이다. 갑갑하다고 신자유주의 독배를 마실 일은 결코 아니다. 반신자유주의투쟁을 끝내 승리하고 교육공공성의 큰 길을 대중과 함께 갈 일이다. 다시금 생동감 넘치는 모습으로!


전교조, 신자유주의 독배를 대신 마셔라(오마이뉴스 |  2008.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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