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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호 기획 진보논쟁2_ ‘진보논쟁’ 평가와 방향

2007.06.18 18:21

진보교육 조회 수:942

[진보논쟁 : 평가와 전망]

왜곡된 진보/보수 구도 여전히 남아있다.

이번 진보논쟁은 자칭 진보 노무현정권과 자유주의세력에 의해 왜곡된 진보개념과 이미지를 교정하고 제대로 된 진보/보수 구도로 재편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그러나, 노정권과의 말싸움에서는 이겼을지 모르나 대중들의 왜곡된 인식을 바꾸는 데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노무현과 자유주의세력들이 진보라고 오인하고 있다. 잘못된 인식과 이미지를 제대로 바꿀 만큼의 충분히 ‘시간’이 지속되지 않았고 충분한 ‘말’이 쏟아지지 않았으며 대중들이 미처 피부로 느끼기 전에 가시적 논쟁이 수면 밑으로 가라앉은 점이 있다. 여기에는 물론 진보진영의 힘의 한계도 있었지만 목적의식적 노력과 기획력 부재의 문제도 있었다.

그렇지만 적어도 정치적, 학술적으로는 진보 개념을 바로잡을 수 있는 일정한 계기와 조건은 마련되었다고 본다. 노정권에 대해 어쩡쩡한 태도를 취해왔던 일부 시민운동으로 하여금 분명한 태도를 취할 것을 강제시키기도 하였고 학계와 지식인사회에서 노정권 및 자유주의세력에 대한 비판적 발언을 고무시키기도 하였다. 아마 그 여파는 다양한 방식과 과정으로 지속될 것이다.

2-월말에 폭발했다가 현재 내연 중인 진보논쟁은 머지않아 다시금 폭발할 가능성이 높다. 그것은 대선국면이 자유주의세력과 진보진영이 서로 화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진보 이미지를 대중적으로 다투는 속성을 갖기 때문이다. 이후에 있어서는 대중적 지평에서 올바른 진보/보수 구도를 형성하기 위한 좀 더 적극적인 노력과 기획이 요구된다. 다시금 진보논쟁이 격화되는 상황에서는 노정권이나 자유주의세력이 아니라 진보진영이 주도권을 확실히 행사할 필요가 있다.  



향후 논쟁에서는 노무현정권에 대한 낙인도 중요하지만 김근태, 천정배 등 최근 노무현으로부터 떨어져 나온 세력들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의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좀 힘 있는 진보/보수 구도 형성에 대한 바램이 그들과의 연대에 대한 기대로 연결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들은 그 동안 사실상 신자유주의를 옹호해 온 자유주의세력이며 단지 한미FTA의 졸속성 때문에 반발한, 그리고 대선국면에서의 정치적 이해 때문에 떨어져 나온 세력일 뿐이다. 그들은 진보진영의 주도권을 결코 인정하려 않는다. 앞으로 이 부분에 대한 비판을 분명히 하는 것이 올바른 진보/보수 구도를 형성해가는 중요한 지점 중의 하나가 될 것이다.


운동담론의 재형성으로 나가기 시작하다





진보논쟁의 가장 중요한 의의는 바로 진보진영의 정체성 논의에서부터, 과제와 방향, 그리고 소위 ‘진보운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운동방식과 방법론 등 다양한 논의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어찌 보면 실로 80년대 이래 20여년 만에 ‘운동담론’이라고 할 만한 논의들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운동담론 형성은 논쟁의 시발점이었던 노무현정권이나 자유주의세력에 대한 비판과 구별정립보다 한 단계 상승된 논쟁의 의의라 할 수 있다. 아직까지는 백가쟁명식 발산의 상황이라 핵심 쟁점도 확실하게 추려지지 않았고, 다양한 스펙트럼 속에서 편향되거나 개량주의적 문제제기도 적지 않다. 논쟁의 확대, 내용의 풍부화와 함께 방향과 관점을 제대로 잡아나가는 것도 중요한 과제로 등장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우선은 제출되기 시작한 여러 의제와 문제의식에 대한 논의를 올바른 관점하에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변혁론의 재구성 등 근본적인 의제 영역도 형성되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기존의 오래된 피디/엔엘 식의 대립구도도 비로서 제대로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운동담론이 풍부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수의 활동가와 단위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 특히 대중운동과 민중운동진영에서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그를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논의의 주체로 등장시켜 나가야 한다.


민중부문이 논쟁의 중심에 나서야


* 민중 빠진 진보논쟁, 그 책임은 민중운동진영

지금까지의 진보논쟁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민중’이 빠진 논쟁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제도언론에 의해 민중운동이 소외된 것이라기보다는 민중운동진영 스스로 힘있게 참여하지 않은 때문이었다. 논쟁은 주로 권력의 일부를 차지해버린 자유주의세력과 진보적 지식인들 사이에서 진행되었고, 일부 시민운동과 진보정당 정도만이 일정하게 참여하였다. 정작 주인공이 되어야 할 민주노총 등 대중조직과 민중운동의 실천적 부분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주도하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일부 시민운동과 문학과 지성사, 한겨레21등 자유주의(?) 매체들이 토론회를 개최하고 특집을 구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개입하려 한 것과는 대비된다.

              

* 연연함이거나 무심했거나
민중진영의 소극성은 전혀 다른 두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자유주의세력에 대한 짝사랑이 남아있는 한편의 흐름에서는 노정권 및 자유주의세력에 대한 강한 비판과 선긋기가 부담스러웠던 탓이고 변혁성을 지향하는 또 다른 일부의 흐름에서는 초기 진보논쟁이 지식인그룹 중심으로 진행되는 것이 별로 맘에 들지 않았고 그다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와 반대로 일부 시민운동에서 더 적극성을 보인 것은 아마도 노정권과 민중운동진영에 대한 비판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는 계기로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다만 민주노동당의 경우 진보논쟁의 확대가 바로 당의 지지기반을 넓히는 것으로 연결된다고 보면서 적극 개입하려 했을 뿐이다. 어쨌든 지금까지 진보논쟁은 정작 중심에 서야 할 민중진영이 빠진 채 진행되었다.

민중 빠진 진보논쟁은 지금까지 다음의 문제점을 낳고 있다고 보인다. 첫째, 논쟁 성과의 대중적 파급력과 정치적 조건 형성의 한계이다. 내용적으로는 노정권과 자유주의 세력의 자칭 진보 행세를 압도했음에도 상층 논쟁, 학술 논쟁으로 비추어지면서 대중적 지평 재편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둘째, 논쟁의 주도권 문제이다. 논쟁의 가시적 부침이 자유주의세력에 의해 주도되고 논쟁의 성과를 안아오기도 힘들다. 셋째, 내용의 실천적 풍부화, 방향견지의 문제이다. 물론 의미있는 논의들이 전개되고 있지만 내용적 풍부함에 비해 개량주의적 문제제기들이 방만하게 제출되는 점도 없지 않다.

* 민중운동이 이제 중심에 나서야

진보논쟁이라는 무대의 주인공은 민중진영이 되어야 한다. 노정권 및 자유주의세력의 왜곡된 진보개념에 맞서는 계급적 당사자는 노동자, 민중이다. 민중운동진영이 중심에 서면서 진보적 지식인과 정당, 사회단체가 결합하고 함께 나서는 방식이어야 한다. 그래야 논쟁의 계급적 성격이 분명해지고 실천적 함의도 풍부해질 수 있다.

              


도래할 논쟁의 무대 주인공으로 뛰어들자


* 자유주의세력과의 격렬한 논쟁과 새로운 운동담론 형성은 불가피

아마도 약간의 ‘소강’ 시기를 거쳐 대선국면이 격화되면서 진보논쟁은 다시금 폭발할 것이다. 그것은 ‘대선’이라는 국면의 성격이 모든 계급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정체성과 정치적 견해를 표출하도록 강제하는 조건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사회의 역사적 흐름에서 자유주의세력과 민중/진보진영 사이에서 ‘진보’의 정치적, 이념적 적자가 누구인지 승인받고, 중심세력으로 나서는 가의 문제는 2007-8년 시기 대중의 정치적 선택과 관련 적대적이고 격렬한 대립과 논쟁이 불가피하다. 진보논쟁은 회피할 수 없는 가능한 민중/진보진영이 주도해야 할 역사적, 정치적 무대이다.

자유주의와의 대립은 진보진영의 새로운 운동담론 형성과 내부의 논쟁으로 전화된다. 자유주의와의 논쟁 속에서 제기되는 의제들에 대해 논의하고 답해야 하며, 자유주의세력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역시 내부 의제가 된다.

다시 부상할 진보논쟁은 새로운 양상으로 표출될 것이다. 이미 성장론 등 새로운 의제들이 부상하고 있고 자유주의세력들은 여러 갈래로 쪼개지면서 여전히 왜곡된 진보 개념과 이미지의 떡고물을 챙기려하고 있다. 진보논쟁 무대의 2막에서는 변혁을 지향하는 민중운동진영이 최대한 힘있게 나서면서 자유주의세력과의 논쟁과 운동담론 형성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 그래서 논쟁의 방향을 틀어잡고, 왜곡된 진보개념과 이미지를 대중적으로 바로잡고 논쟁의 성과가 민중의 정치적 진출로 연결되도록 해야 한다. 2007 진보논쟁과 대선국면을 통해 민중중심의 진보진영이 새로운 전망과 정체성을 형성하고 이념적, 정치적으로 비약하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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