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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등에대한특수교육법」제정에 부쳐

도경만 │ 전교조 특수교육위원장

지난 4월30일 국회본회의 통과에 이어 5월25일 최종 대통령이 공포를 하면서 “장애인등에대한특수교육법”이 제정되어 그동안 교육 사각지대에 있던 많은 장애인들이 장애특성에 적합한 교육을 누릴 수 있는 법적근거가 생겼다.
최소한의 교육조차 받지 못하고 나이 스물이 넘어서 초등학교 교육을 받아야 했던 중증장애인들의 절규와 장애자녀를 가졌다는 이유로 수많은 차별의 세월을 겪어야 했던 부모들의 피눈물이 응축되어 물러섬 없는 투쟁으로 폭발했기에 가능했다.
그간 교육관료들과 대학교수들에 의해서만 재단되던 법률이 지난 3년여 현장교사, 학부모, 장애당사자들의 간담회, 토론회, 공청회를 수없이 거쳐 투박하지만 현장에서 겪은 문제를 고스란히 “장애인의교육지원에관한법률”안을 만들었고 헌정사상 가장 많은 229명의 국회의원이 참여하여 2006년 5월 발의에 이르렀다.  
229명을 하나하나 조직하는 것 자체가 커다란 투쟁이었다. 부모님들의 의지가 뒷받침되지 않았더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40여명의 부모님들이 한 달여를 하루도 빠짐없이 국회로 출근하여 저녁 늦게까지 상주하면서 서명을 받을 때까지 수십 번씩 의원실을 방문하여 얻은 성과였다. 의원 및 보좌진들과의 논쟁도 불사하였고 장애인교육을 왜곡하는 경우에는 당당히 사과를 요구하여 받아내기도 했다.
혹자는 가장 많은 국회의원이 발의했으니 법안통과는 시간문제라고 하기도 했지만 현실은 그렇지가 않았다. “사립학교법” “로스쿨법”등 거대정당의 정쟁에 밀려 2006년 국회에서 단한차례 논의조차 안되었고, 정부 역시 대응법안을 제출키로 했던 기한을 어겨 장애인 교육주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2006년 11월, 12월. 다시 연행을 각오하고 정부청사 앞에 가서 정부안 제출을 촉구했다. 하루에 세 차례에 걸쳐 150여명의 인원이 경찰서에 연행당하는 것도 불사하며 정부를 압박한 결과 2007년 2월 정부안이 드디어 국회에 제출되었다.
정부안이 제출되었으니 시간 문제라는 기대 역시 착각이었다. 그래서 다시 국회 앞에 천막을 치고 전국 16개 시도를 순회하면서 절박하게 외쳤다. 하지만 거대양당은 진흙탕 싸움만 벌일 뿐 논의조차 꺼내지 않았다.
결국 3월26일부터 또다시 국가인권위에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그 결과 4월 임시국회에서 “4월8일 교육상임위 상정→공청회개최(18일)→법안심사소위 회부(20일)→법안심사회의대안제시(22일)→교육상임위안통과(23일)→법제사법위원회 안건심의 및 통과(26일)→본회의(30일)처리라는 일정을 확인받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국회가 파행 없이 진행됨을 전제로 한 일정이어서 4월 임시국회 통과를 장담하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었다. 실제로 법안심사회의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열린우리당의 교육상임위원이 축소되었고 법안심사소위원장을 맡고 있던 최재성 의원의 건교위 이동으로 양당은 법안심사소위원장 자리 싸움을 했었다.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국회본청 양당 원내대표실을 점거. 18일 점거투쟁으로 양당 원내대표로부터 4월 임시국회 통과 약속을 받아냈지만 20일과 22일 일정은 법안심사소위원장의 공석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결국 다시 선택한 방법이 국회 본청 점거. 24일 오후, 봉쇄를 뚫고 본청에 진입했다. 국회본청 정론관(기자회견장)앞과,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실, 국회본청로비 세 곳에서 도합 150여명의 부모님들이 농성을 했다.
국회본청 점거농성 후에야 양당은 합의하여 법안심사회의(간담회) 형태로 법안을 논의하여 교육상임위 대안으로 올리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리고 드디어 26일 교육상임위 통과!
교육상임위 통과와 아울러 같은날 법사위에서도 통과될 것이라는 양당 원내대표의 이야기와 사정이 달라져 또 좌절했다. 법사위원장은 법사위 안건 접수 후 5일이 지나야 논의가 가능하기에 4월 통과는 불가능하고, 양당대표가 합의했지만 원칙을 깰 수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주저앉을 수 없었기에 마지막 방법으로 법사위 회의실 앞에서 중간 중간 나오는 의원들을 붙잡고 상황을 설명하고 결단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저녁 10시까지 진행된 법사위 회의장을 떠나지 않고 몇 번이고 반복하였고 마지막 법사위가 끝나는 의사봉을 두드릴 때는 회의장 안으로 들어가 위원장과 양당 간사를 붙잡고 결단을 요구하였다. 결국 그러한 과정 끝에 본회의가 있는 30일 오전에 법사위를 개최하여 안건으로 논의하고 오후 본회의에 상정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드디어 4월30일 본회의에서 법안이 통과되는 감격을 맛 볼 수 있었다. 제정에 이르기까지 끊임없이 들은 충고는 4월 통과는 일정상 불가능하니 마음 접고 다음 임시국회를 기다리라는 것. 경험이 많은 의원보좌관들과 국회의원들로부터 4월은 포기하라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투쟁을 진행하는 중에도 과연 통과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떨쳐버리기는 힘들었다. 때로는 전술을 수정해야 하는가하는 생각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했던 일들을 현실로 만들었다. 가장 중요했던 것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실천한 절박함이 투쟁의 힘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 힘은 최소한의 인권을 위해 장애인교육권 쟁취를 위해 싸운 교육주체들, 특히 부모님들에게서 나왔다.
2007년 장애인교육주체들의 “장애인등에대한특수교육법” 제정투쟁에서 그들이 지금 가지고 있는 그 열망을 과연 지금의 “전교조”도 가지고 있는지를 물음을 던져본다. 89년 전교조가 결성되던 해 모두가 품었던 열망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보수언론의 질타 때문이 아니라 투쟁으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는 장애인교육권 투쟁을 되새기면서 돌아봐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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