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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호 특집_총선 이후 교육정세와 교육운동의 실천 전략

2004.04.27 17:21

jinboedu 조회 수:1330 추천:36

(특집) 총선이후의 정세전망과 교육운동진영의 대응과제

총선 이후 교육정세와 교육운동의 실천 전략

특집팀


1. 번번이 좌절된 교육운동의 숙원 "경쟁적 입시구조 철폐" - 진짜로 해낼 시기가 왔다!



교육인적자원부가 2월17일 발표한 사교육비경감방안은 학교가 입시준비 총동원체제로 가동되었던 80년대식 파시즘적 교육질서로의 회귀를 연상시킨다. 사교육이 기승을 부릴 수밖에 없는 구조에 대한 근본 처방도 없이 80년대식의 학교=입시학원의 퇴행을 국가 정책이 자초하는 꼴이다. 전교조가 분명히 규정했듯이 조만간, 실효성도 없이 학교교육마저 파행으로 몰고 갈 '동반자살식' 정책임이 명백히 드러날 터이다. 하지만, 그때까지 마냥 기다릴 것 없이 2만명의 교사가 0교시, 강제 보충/야자 '거부' 선언을 했고, 현장 거부 투쟁이 논의되고 있다.
1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교조 결성을 촉발한 주요계기 중 하나는 '전사회적 공모'로 지탱되던 인간말살적 입시경쟁 체제였다. 학생들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비일비재했으며 개별교사들은 이런 전사회적 '공모 구조' 속에서 한 치도 벗어날 수 없다는 좌절감에 눌려 있었다. 이것을 극복하려는 열망이 전교조 결성이라는 집단적 저항의 형태로 표출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90년대. 형식적 민주주의가 쬐금은 확대되었고, 이 사회 전 분야에서 신자유주의가 장악해 '새로운 질서'로서 퍼져나갔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교육단체, 교육운동단체들이 우후죽순 생겼다. 아무도 '입시위주의 교육이 문제다'라는 데 반론을 제기하지 않지만, 기묘하게도 15년이 지난 지금, 이렇게 입시경쟁 공모구조는 오히려 더 강화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신자유주의자들이 펼쳐온 교육 시장화, 개방화 정책은 경쟁적 입시구조를 포함, 교육 전 영역을 '경쟁' 중심으로 질서 재편하는 것이고 따라서 학생 간, 학부모 간, 학교 간, 교사 간 즉 모든 교육주체들이 신자유주의적 질서 속에서 경쟁의 도가니로 밀어넣어지는 건 당연한 귀결이다.
학벌주의는 도를 더해가고, 이를 뒷받침하는 교육구조인 뿌리 깊은 대학 서열체제는 학교 간은 물론 학과 간 서열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런 조건에서 교육이 사회적 기회를 결정한다는 믿음을 확고히 갖는 개별 행위자들이 경쟁에 몰입하게 되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 게다가 바뀐 교육정책으로 고비용이 유발되었다. 수준별, 선택형이 기본 줄기인 7차 교육과정 그리고 '다양화, 특성화, 자율화'를 표방한 입시체제에서의 성공은 사교육을 필요로 하는 탓에 상층계급'에게 유리하다. 그 결과 사교육비 지출 규모는 엄청 커졌고1) 지불능력의 차이가 매개하는 교육 불평등 현상도 노골적이 되었으며 교육문화의 병리현상은 도를 더해가고 있다.
허망하게도, 한국교육운동사의 분기점을 이루며 태동한 전교조가 결성된 지 벌써 15년째이지만 '입시교육철폐'라는 근본목표에는 거의 도달하지 못한 채이다.
근본목표에 있어서 교육운동이 '답보상태'를 면치 못해온 이유는 무엇인가? 교육운동의 차원에서만 이유를 따지면 무엇보다도 전략의 부재를 꼽을 수 있다. 교육운동 주체들은 경쟁적 입시구조를 박살낼 적절한 전략을 수립조차 못하고 있었다. 물론 그 '거대함'과 '엄청남', '근본성'에 기가 질릴 수 밖에 없는 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때문에 지배집단을 중심으로 온 국민이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공모, 유지해온 경쟁적 입시구조에 교육운동은 똥침 한 방 시원하게 날려본 적이 없이 학생, 교사에 대한 인권침해가 일상 속에 붙박혀 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면서 전략, 전술을 수립해가고 이를 대중투쟁으로 엮으려는 움직임이 확실해지고 있다. 몇 년 간을 경쟁 강화 기조의 신자유주의에 수세적으로 대항하다가 이제 '큰 그림'을 가지고 '틀갈이'를 논하고 주체의 동력을 결집해가고 있다. 총선 시기 이의 청사진은 진보정당의 교육공약2) 형태로 제시되었으며 앞으로 이어질 공교육개편운동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었다. 바로 경쟁적 입시구조를 핵으로 하는 경쟁적 교육구조 철폐 나아가 노동자, 민중의 교육권 신장이 중심인 대안적 교육질서를 창출하는 운동, 그것이 바로 '공교육개편운동'이다. 그것은 이제 막 시작되었다. 공교육개편 운동은 학생의 인권과 발달의 권리를 보장하고, 교사들이 교육노동의 주체로 서서 자본의 요구에 애처롭게 종속되어 소외 속에서 수행하는 노역이 아닌 노동자, 민중의 교육적 권리 신장, 공공성에 기반한 교육노동의 수행 구조 획득을 지향하며 노동자, 민중을 교육의 으뜸주체로 세우고자 하는 것이다. 공교육개편운동은 따라서 한국 사회의 진보를 앞당기는 변혁 운동으로서의 의미를 갖는다.

2. 총선이후 정세 전망

2-1. 의회질서의 재구축

* 수구세력의 후퇴, 열우당의 정치적 입지 강화에 따른 노 정권의 정치기반 안정화 및 진보정당의 의회 진출과 이에 대한 노동자 민중의 기대분출에 따른 보수, 진보의 대립 예각화
* 투쟁공간은 이전보다 넓게 열린 셈이며 자신감을 갖고 대중투쟁을 조직한다면 주도권 확보가 가능함.  

총선 이후 시기는 정치권으로서는 권력재편작업이 어느 정도 가시화되는 시기이다. 열린우리당의 의회 내 입지 강화 및 의미있는 수준의 진보정당 원내 입성으로 총선 이후 보수 대 진보의 대립은 예각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립지점이 진보/보수로 분명해지는 가운데 수구세력을 아우르는 보수진영은 개방화, 시장화를 위한 법제도 정비에 착수할 것이며 그 흐름은 이미 진행 중이다. 한편 진보, 민중진영의 의회진출은 변화에 대한 대중의 요구를 보다 분명하게 분출시키는 계기가 되면서 새로운 의회질서에 대한 기대 속에서 개혁입법에 대한 요구는 보다 광범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교육 부문 역시 의회 뿐 아니라 전체 지형 속에서 보수/진보의 대립은 보다 분명하게 나타날 것이다. 개방협상 시한을 앞두고 노정권은 시장화, 개방화 정책을 보다 구체화시켜 전면적으로 밀어붙이려 들 테지만, "WTO교육개방 저지와 공세적 공교육개편운동 대중적 전개 결합"을 모토로 하여 진행되고 있는 범국민교육연대, 전교조 등 공공성 강화 진영의 저지와 공세 투쟁 역시 거셀 전망이다. 또한 수년 간 성과 없이 표류된 사립학교법 개정, 유아교육법 개정, 급식법 개정, 학교자치 교선보 실현 등 개혁입법 요구는 6월 새 국회를 기점으로 높은 파고를 이룰 전망이다.

2-2. 총선 이후 교육정책 흐름, 시장주의 대 공공성 강화진영의 격돌 예상

교육문제 파행이 도를 넘어섰다는 사회적 공감대는 이미 폭넓게 형성되어 있으며 국민들의 불만에 시장주의자들도 나름대로 절치부심하는 모양이다. 총선 공약만 보더라도 각 당은 교육 분야 정책을 비교적 비중 있게 다루는 모습- 자민련 제외-이었으며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사교육비, 고교평준화, 대학입시 등의 쟁점에서 보수정당들과 진보정당은 뚜렷한 입장과 정책 차이를 보였다. 민주노동당은 교육분야 전 영역에 걸쳐 공공성, 민주성, 사회적 생산성을 이념으로 한 가장 개혁적이고 구체적이면서 근본적인 공약안을 제출하였다. 다만, 집권당인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이 보수, 반개혁적 정책기조를 분명히 한 것에 비해 '절충적이고 애매한' 표현과 내용을 일관했다. 즉, 열린우리당이 사안별 정책, 법안에서 내부적으로 동요, 분화할 가능성은 있어보이며, 한편으로는 '득표전략'으로 애매하고 추상적인 수준을 넘지 않는 공약을 제출했다는 것은 '개혁성향과 보수 성향을 동시에 아우르고자 하는' 그들의 기회주의적 전략이기도 하다. 따라서 의회 바깥에서는 '대중투쟁'이 활발히 전개되고 민주노동당이 이와 적극 결합하면서 '전투적'이되 전문적이고 세부적인 이슈제기 및 개혁입법 발의로 보수세력에 대항하는 의회 내 전술을 펼쳐야 한나라당의 노골적 보수반동성향 3)속에서 표류할 열린우리당의 기회주의적 경향 및 내부 동요를 진보적인 방향으로 견인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자료 : 16대 총선 5개 정당 교육공약 비교표4)

정부 역시 총선을 앞둔 시점에 『사교육비 경감대책』,『학벌주의 극복 종합대책』등을 발표하여 자신의 세계관에 터해 고질적인 교육병폐 처방을 내리고 있다. 보수연합 / 진보진영 혹은 시장주의 세력 / 공공성 강화진영 등 노선을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총체적 교육구조 개편'이 불가피한 시점에 도달했다는 현실에 근거한 판단에서 비롯되었다 볼 수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지금의 선택지는 '개편이냐 아니냐'에 있지 않으며, '개편은 불가피하되 어떤 방향이냐'인 상황인 것이다. 교육운동 진영은 '공공성 강화'를 실현하기 위해 앞으로 벌어질, 그리고 억지로라도 만들어야 할 담론투쟁지형에서의 우위 확보와 함께 위력적인 대중투쟁 조직으로 이미 형성되어 있는 '총체적 구조개편'의 흐름에서 주도권을 쥐어야 한다. 이미 개편의 향방을 둘러싼 사활을 건 싸움판은 이미 '실물'로 펼쳐져 있는 셈이다.
이후에서는 영역별로, 현재 진행 중이거나 진행될 교육정책 흐름을 살피고 공공성 강화진영의 담론지형 우위 확보와 힘 있는 대중투쟁 조직을 어떻게 상승적으로 엮어갈 것인지를 논의한다.

① 조만간 가시화될 사교육비 경감방안 파탄과 이미 시작된 교육운동의 대응
: 4월 중순부터 사교육비 경감방안의 파탄이 본격적이고도 폭넓게 현실로 드러나면서 사회 쟁점으로 부각될 것

교육부는 보충 자율에 대한 파행이 현실이고 이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으나 이에 대해서는 아직 미온적 대처 중이다. 다만, 보충, 자율의 파행 부분에 대한 시정조치를 획득할 가능성은 큰 편이며 다만 이렇게 획득한 '금지조항'들이 현장에서도 실현되려면 상층투쟁과 현장투쟁의 결합은 필수적이다. 교육부 측은 사교육비 경감방안이 실효성 없음으로 판명될 것에 대한 불안감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교육부가 사교육비 경감방안의 '성공이미지 부각'을 위해 사활을 거는 지점은 EBS 수능강좌이다. 이마저 실패로 판명될 경우 끝장이라는 위기의식이 그들에게 있는 것이다. 그래서 활발한 언론 로비 작업을 벌여왔으며 이를 초등학교 중학교까지 사이버 가정학습 형태로 확대하려고 추진 중이다.5)
이렇게, 자신들이 마련한 방안의 실패를 알아서 순순히 인정하고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며 보충, 자율 외에 EBS e-learning 및 수준별 이동수업 확대를 중점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교육운동 진영은 보충, 자율 문제를 집중 부각시켜 설정한 투쟁목표에 도달하되, 현장 대중 투쟁의 과정에서 사회적으로는 쟁점을 대입제도 및 입시위주 교육의 인권침해적, 비교육적 행태 등으로까지 확대, 전파시키면서 동시에 공교육개편안을 '대안'으로서 제출해서 쟁점을 상향 이동시키는 방식을 취해야 한다. 논쟁은 촉발될수록 유리하며 '교육적 논의'로 논점을 이끌어 갈 때 진보진영의 명분 획득과 이에 대한 사회적 지지확보는 크게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이 과정에서 전교조의 현장 투쟁에 대한 범국민적 동의를 끌어내고 지지집단을 확보하는 '연대 사업'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사교육비 경감방안의 파탄은 '기정사실'이다. 총선을 앞두고 서둘러 온갖 비교육적 내용을 담아 제출한 방안에 대해 교육부 자신도 '해열제'임을 실토했다. 다만, 기정사실화 되기에 앞서 교육주체들은 미리 준비하면서 정책실패의 책임을 묻고 이를 입시제도개혁, 공교육개편의 흐름으로 엮어나가는 일이 중요할 뿐이다.
보충, 자율 확대에 대한 전교조의 거부투쟁 돌입으로 대립은 격화될 것이다. 중학교 보충 부활 및 인문계 고등학교의 파행적 보충/타율학습에 대한 현장투쟁과 이것의 상층투쟁 결합에 의한 실질적 '거부'는 그간 관행처럼 이어져온 입시준비기능에 대한 '거부'를 의미하며 학생과 교사의 인권을 획득하는 투쟁으로서의 의미를 가진다. 그 의미를 '보충자율 파행 시정'으로 협애화시켜서는 안 되며 이것을 입시제도 개혁의 흐름으로 개념적, 실천적으로 연결시켜낼 때 투쟁이 더욱 강력하게 전개될 수 있다.  

② 2005수능 파행 쟁점화와 새로운 입시방안 제출을 놓고 치열한 격돌 예상6)

수능의 총체적 부실은 올초 이미 사회적으로 알려졌다. 이런 조건에서 2005 수능은 기왕의 파행을 훨씬 능가하는 수준으로 치러질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선택형 교육과정과 수능이 결합하면서 '유리한 과목 중심으로 선택이 편중되는 현상' - 유리한 과목 위주의 학습편식 조장 - 이 확인되고 있다. 또한 현재와 같이 대학진학에 고등학교가 종속된 상황에서 과목선택권의 부여는 선택의 주체가 '학생'이 아닌 '대학'임이 명백해졌다. 선택이 사실상의 '수준별로 갈라치기'로 귀결될 것임도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즉 그간 누누이 지적해온 선택-학부모 단체들이 쉽사리 포기하지 않아온-의 허구성이 이제 현실로서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소위 수도권 주요대학은 '이공계 질 저하'를 막는다는 명목으로 수리 '가'에 가산점 부여를 발표한 바 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 바로 '좋은대학 갈 놈', '하류대학 갈 놈'의 교육과정 차등화를 '선택형 수능'이 강제하고 있는 셈이고 이것이 정부의 '수준별 이동수업 확대'와 맞물리면 '선택=교묘한 갈라치기 책략'임은 분명히 드러나게 된다.
현 상태에서 수능에 대한 '개선' 혹은 '전면적인 변화'는 불가피하며 이 과정에서 7차의 틀을 허물고 입시개혁 및 새로운 교육과정 개편 방향과 교육과정 개정방안을 힘있게 들이밀어야 한다. 정부 측 일정으로는 혁신위 중심으로 8월에 새 입시제도방안을 발표할 계획을 갖고 있으며, 교육부는 입시제도개선 T/F 및 내신제도 개선 T/F를 가동 중이다. 즉, 수능에 대한 전면적 수정과 나아가 대입제도 변화는 불가피하며 이와 연결된 교육과정 개편 논의도 이미 시작되었다.
지금 교육부와 혁신위는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으며 혁신위가 그나마 개혁적인 방향의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좁게는 정부 내에서의 교육부와 혁신위의 기싸움이 앞으로 전개될 것이며, 이것을 '자기들끼리의 입지다툼'으로 변질되면서 엉뚱한 방안이 확정되는 걸 막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교육운동진영의 견인 노력이 필수적이다. 이미, 교육운동진영에서는 "입시제도 종합개혁 방안"의 윤곽을 마련해놓았다. 이 역시 민주노동당의 교육공약 형태로 이미 사회에 천명되었다. 총선 직후부터 8월 혁신위 안이 발표되는 시점까지 대대적인 여론화 작업으로 압박과, 견인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대입제도개혁 토론회를 4월 22일 개최할 계획이며, 학벌주의 - 대학서열화 - 대학입시의 문제를 하나의 개념지도로 연결하여 총체적인 개혁방안을 계속 제기할 것이다.

③ 정부, 3월2일 대통령업무보고에 이어 4월6일 발표한『학벌주의 극복 종합 대책』을 중심으로 대학구조조정 정책 단행 예정, 진보진영 역시 학벌주의-대학서열화 문제 끊임없이 제기해왔으며 종합 개혁 방안 사회적 의제화 준비 중

정부의 '대책'은 '학벌주의 극복' 운운한 제목과 달리, 실제 내용은 '극복'이 아닌 '악랄한 대학구조조정 계획'이나 다름없다. 국립대 공익 법인화 등 시장화가 기본방향이며, 학벌주의, 대학서열화를 극복할 실질적인 방안은 아니다. 또한 수능 비중 축소를 제시한 맥락 역시 조만간 대학입시 자율화를 추진하려는 사전포석으로 해석할 수 있다. 정부의 대학구조조정은 하루이틀 사이에 진행된 일이 아니며, 주체 동력의 부실이 최대의 난제인 것은 사실이지만, 수년간 진행된 대학구조조정의 결과가 무엇인지를 잘 아는 대학주체들은 청년실업 등 대학 개혁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고 실질적인 움직임도 이미 있다. 국공립대 통합네트워크 제출 등 교수 사회와 교육운동 진영에서 대학개혁의 상을 이미 제출하고 있는 상태이며, 이는 '단어 수준' 일지라도 정부의 문서에 공식 활용되고 있을 정도로 영향력을 높여온 것이 사실이다. 즉, 정부 입장에서도 '완전히 모르쇠'로 일관할 수 없는 지경인 것이다. '대책'이 발표된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시장주의 세력 역시 '학벌주의' 문제를 피해갈래야 피해갈 수 없다는 사실의 반증인 셈이다. 이 역시, 학벌주의가 좋다 나쁘다 차원을 이미 벗어나 가치판단은 분명해진 상태이되 학벌주의 극복의 방향, 대학개혁의 방향이 시장화냐 공공성 강화냐의 갈림길에 있을 뿐이다.
이와 관련하여 담론지형의 변화를 알려주는 것의 하나는 언론계 동향이다. KBS가 기획하고 있는 '교육대토론'의 내용이 그러하다. "공교육의 위기, 그 뿌리는? 학벌주의와 대학서열화"(5월 2일 생방송)가 그 제목이다. 공교육의 위기 원인이 학벌주의와 대학서열화임을 교육운동 진영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해온 것을 상기하면, 공공성 강화 진영의 꾸준한 문제제기가 사회적 명분과도 일치하는 즉 여론의 우위를 점하기에 충분한 것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다만, 누구나 인정하는 문제에 대해, 그리고 그 변화의 필연성을 놓고 계속 강조했듯이 '공공성 강화의 방향'을 분명히 하는 것이 중요할 뿐이다.

④ 사립부문 : 시장주의적 사립 구조조정 흐름 대 사학공공성 강화의 총체적 격돌

* 사립부문은 개방화, 시장화 정책의 일차 대상이자 그 충격파를 가장 먼저, 직접적으로 받는 부문이자 전체 교육 공공성 강화 지형 속에서 핵심적 지위를 갖는 곳. (근본적으로는 높은 사학비중 축소가 기본방향이되, 사학 운영의 민주화, 회계 투명성 획득 없이 교육 전반의 공공성 강화는 어불성설)
* 따라서 시장화, 개방화 흐름 대 공공성 강화 흐름이 치열하게 맞붙을 수 밖에 없는 영역.
* 이런 지형 속에서 현재로서는 사립학교법의 민주적 개정요구가 폭발함과 동시에 자발적 자유화 조치 추진에 따른 사립학교법 개악 가능성이 공존하고 있는 상태


현재 교육개방, 교원구조조정 등 개방화, 시장화 정책의 일차적 대상은 사립이다. 계약직 확대가 가장 급속하게 이루어진 곳도 사학이며 비민주적 교육관행과 온갖 비리, 부정이 판치는 곳도 사학이다. 교육개방이 현실화되고 학교민영화가 강화되면 사립의 운명은 '학원'과 다를 바 없어지고 사학 교원 역시 마찬가지 처지가 된다. 따라서 현재 사립은 시장화,개방화 대 교육공공성 강화 전선에서 최전선에 위치해 있는 셈이다. 이 점에서 교육공공성 강화 운동에 있어서 사학의 공공성 강화는 대단히 핵심적인 지위를 차지하며 사학공공성 강화의 현실적 실천형태는 단지 '사립학교법의 민주적 개정'으로 국한시켜선 안 된다. 사학법의 민주적 개정은 물론이요, 사학의 공공성 강화와 상반되는 개방화, 시장화 공세에 총체적으로 맞서야만 한다는 뜻이겠다.
이런 그림 속에서, 교육주체들의 열망인 사립학교법 개정은 물론 대단히 중요한 이슈이다. 총선교육연대는 17대 총선을 앞두고 반교육후보 선정의 주요 기준으로서 "사학법 개정에 반대한 자"를 설정했다. 열린우리당은 미흡하긴 하지만 공약을 통해 사립학교법 개정의사를 밝혔다. 민주노동당은 그간 교육주체들이 꾸준히 제기해온 내용을 모두 수용하여 공약화하였다. 과반수 의석 확보로 제1당이 된 열린 우리당의 경우 총선공약에서 개정의사는 표명했다. 다만 개정 방향과 내용을 구체적으로 적시하지 않은데다가 공공성과 자율적 발전을 동시에 언급하고 있어서 내용 왜곡 소지가 있음을 감안하며 대응해야 한다. 열린우리당 류의 시장주의에게서 우리는 사학의 회계투명성은 수용, 추진할지 모르나 운영의 공공성은 확신하기 어렵다. 따라서 사학법의 개정이 아니라 어떤 내용인지를 중요하게 인식하면서 법개정 투쟁을 벌이지 않으면 안 된다.
또한 지금, 사학법의 민주적 개정으로 가는 길에 지뢰가 곳곳에 놓여 있다. 사학청산법이 이미 국회를 통과함으로써, 사립재단들의 불만과 저항요소를 이미 무마해놓음았을 뿐 아니라, 내용상 '학교도 거래대상'으로 규정한 거나 다름없다. 만일 교육이 개방되었을 때, 일차 충격은 고등부문 사립학교임을 감안하면 이런 사전 정지작업은 교육개방과 맞물리는 것이라 보면 된다. 따라서 정부는 알아서 사립학교법을 민주적인 방향으로 개정할 의지는 크지 않지만, 대정치권 입법청원 투쟁의 압력과 그에 따른 부담을 완전히 외면하기는 어려운 조건인 것이 사실이다. 현재의 개방추진 국면에서 사립학교법이 더 이상 왜곡되는 걸 막고 민주적 개정의 물꼬를 트기 위해서라도 '외국교육기관특별법' 등 사립학교법과 상충되는 공공성과 반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자발적 자유화 조치에 대해 사립학교법 개정투쟁에 돌입하기 이전에 주체들이 인식하고 이를 실천전략에 중요한 문제의식으로 녹여내는 일이 시급하다.

⑤ 교원 구조조정 종합방안 추진 야욕에 대항하는 교육주체 총궐기 가능성

몇 년 째, 교원정책의 기본기조는 유연화이다. 연초부터 "부적격 교사 퇴출"을 위한 교사평가제 도입논란과 "교사 평가는 내 소신" 이라는 교육부총리의 발언도 있었다. "계약직 확대" "교사대 통폐합"를 틈만나면 거론했고, 정부 문서에서 이런 문구는 자주 등장한다. "지방직화" 역시 끊임없이 시도되는 정책 중 하나이며 지역특화발전특구법(3월 국회 본회의 통과) 내용 중 지방자치단체를 학교설립 주체로 인정했고 그렇게 설립된 학교의 교원은 지방직화라는 명시가 된 상태이다. 교육부 내에서는 "정년제 폐지"까지 거론될 정도다. 여기에서 상시적 고용과 해고가 가능한 '유연한' 체제로 가겠다는 뜻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김대중 정부 시기 발표된 교원종합대책안의 시도는 좌절되었고, 지방직화도 번번이 교사들의 저항에 가로막혔다. 그만큼 집단적 노동자로서 조직화되어 있는 교사에 대한 구조조정이 만만치 않은 문제임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작년 6월부터 논의되기 시작한 교원승진제도 개선방안이 개악된 내용으로 개발원 주최 공청회(4월 23일)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교원승진제도안, 교원평가제안, 수석교사제안이 종합적으로 들어가 있다. 당초 논의의 취지와 달리, 교육부가 요구한 교원평가방안과 교총이 요구한 수석교사제방안을 끼워 넣어 사실상 관료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교원종합대책으로 형태로 확대되어 발표될 예정다. 이와 관련해서 전교조는 한국교육개발원과 교육부에 유선 및 공문으로 입장을 표명했으며, 더불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개발원장 사퇴와 개발원 개혁을 촉구해놓은 상태이다. 또한 23일 공청회를 강행할 경우공청회 저지를 위한 공청회 장소 앞 집회 계획을 마련 중이다.
지난 3월2일 교육부는 대통령업무보고에서 고1 학업성취도 '전집평가' 계획을 밝혔으나 전교조 등 교원단체의 문제제기에 밀려 '재검토'에 들어간 상태다. 이렇게 성취도 평가를 확대, 강화하려는 것은 그들이 말하는 대로 교육의 질 제고에 있는 것이 전혀 아니다. 그보다는 통제 목적이 우선적이고 핵심적이며 또한 전부이다. 학교평가 - 교사평가 - 성과급 이렇게 연계시키려는 중심에 '학생 학업성취도 평가'가 자리잡고 있는 셈이다. 성취도평가를 강화하고 교사평가를 진행한 국가들(일본, 영국, 미국, 뉴질랜드 등)에서는 이미 이런 현상이 명백히 드러났으며, 지금 이 국가들은 '교사부족사태'로 허덕이고 있다.
한편, 교원정책은 교육과정 정책과도 직접 연관된다. 교육과정이 '선택'이 중심이 될 수록 즉, 교육과정의 유연화 정도는 교사노동의 유연화 정도와 비례하며 이는 곧바로 '교과구조조정'을 필수적으로 동반한다. 올해는 7차 선택형 교육과정 시행이 전면화된 첫해이자 이에 맞춘 선택형 수능을 처음으로 치르게 되는 해이다. 정부에서는 '공통과목 축소' 즉 선택 대폭 확대를 기본기조로 삼고 있다. 이에 대해 전교조, 범국민교육연대 등의 교육운동진영은 "사회적 교육과정 논의기구" 설치를 위한 토론회를 이미 진행하여 맞불을 놓고 있으며, 5월6일 "7차 교육과정 현장실태 및 교육과정 개편방향"을 주제로 공청회를 준비 중이다.
한편, 예비교사들(교대생)은 왜곡된 양성, 임용제도 개혁을 슬로건으로 하여 4월말에서 5월초 동맹휴업을 결의, 총궐기할 준비에 이미 돌입해 있다.

3. 2004년 교육대투쟁의 의미와 상 : 지금은, 총체적이고도 공세적인 대응 전략을 수립, 실천해야 하는 시기

앞에서 살펴본 대로, 지금 국면은 "개편이냐 아니냐"가 아닌 "개편의 방향이 무엇이냐"를 놓고 벌어질 격전이 코앞에 닥쳐 있는 시기이다. 또한 이미 급속하게 지형이 형성되고 있다. 사교육비경감방안-수능개선방안에 대해서는 '입시제도개혁'으로 맞서고, 학벌주의 종합대책을 빙자한 대학구조조정에 대해서는 '대학평준화, 학력차별금지법 등을 통한 대학서열체제 해소, 학벌주의 타파'로 공세적으로 치고 나가고, 사학구조조정은 '사립학교법의 민주적 개정 등 사학의 공공성 강화', 교원유연화정책에 대해서는 '교원의 전문성, 자율성 신장을 위한 종합적 개편계획'으로 맞불을 지펴야 한다. 그리고 이미 대결은 시작되었다. 이런 상황을 미리 예측한 가운데 범국민교육연대 등 진보적 교육운동진영은 "2004년을 교육대투쟁 시기"라고 분석, 규정하여 사업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이런 정세 및 15년 전교조 운동의 역사 속에서 2004년 교육대투쟁은 다음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①투쟁과제와 목표에 있어서
먼저, 투쟁과제와 목표에 있어서 총체적이고 전면적으로 대립이 전개되는 가운데 전교조는 공공성 강화진영의 핵심주체로서 총체적인 개편의 상을 마련하면서 이의 실현전략을 수립하였다. 이는 교육체제의 변혁이라는 거대하고도 근본적인, 하지만 반드시 설정해야 할 교육운동의 과제를 투쟁 목표로 하여 교육체제 변혁 대장정 돌입하였다는 의미이다. 20년 넘게 우리를 짓눌러온 '경쟁적 교유구조'의 파탄을 우리 손으로 앞당기고 새로운 시스템으로의 전면적 변화를 비로소 꾀하고 있는 셈이다.

② 학교학원화 저지투쟁과 공교육개편 운동의 상승적 결합구도
전략적으로는, 차츰 달구어지고 있는 학교학원화 저지투쟁을 공교육개편운동의 핵심고리로 만들어야 한다. 학교학원화 저지 투쟁 - 입시제도개혁, 입시교육철폐(교육과정 전면 개편) - 공교육개편(학제개편, 대학평준화, 교육부문 권력구조의 민주화), 이는 내용적 연결 뿐만 아니라 실천적인 측면에서도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교육부의 사교육경감방안은 전교조가 올해 사업목표로 설정한 '범국민적 공교육개편'운동을 촉발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는 점에서 그들로서는 '패착', 공공성 강화진영으로서는 '절호의 기회'나 마찬가지다. 다만, '공범의식'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주체의 좌절감과 자신감 결여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공교육개편운동이 위에서의 '말싸움'을 통해 맨땅에 헤딩하듯 억지로 만들어내야 하는 상황이 아니게 되었음을 인식해야 한다.

③ 개혁입법투쟁을 공교육개편운동의 관점에서 적극 추진
한편, 개혁입법은 교육공공성을 확보하는 최소한의 제도적 기반 마련을 의미하며, 공교육개편방안을 현실화시키는 방식 중 하나는 '개혁입법'들이 실제로 추진되어 법률적, 제도적 근거들을 마련하는 데 있다. 신자유주의 교육정책 시행 초반이 그들이 한 것이 바로 법, 제도 정비였고 이는 김영삼 정부 시절 알게 모르게 많이 추진되었다. 초중등 교육법 등 신자유주의 교육정책 추진을 위해 정비된 교육관련 법,제도를 공공성 강화의 방향으로 재정비하는 한편 공공성 확보를 위한 필수 조건에 다름 아닌   사립학교법의 민주적 개정,  공공성에 입각한 유아교육법 시행령 제정과 개정,   민주적 교육과정을 위한 법령 정비,   급식법 개정,   학교자치, 교장선출보직제의 법률적 근거 마련,   학벌·대학서열 완화를 위한 서울대 설치령 폐지 및 학력차별 금지법 제정,   수월성이 아닌 공공성에 입각한 실효성있는 농어촌교육특별법 마련 등 개혁입법 투쟁을 공교육개편운동의 관점에서 실천해야 한다.

④ 공교육개편운동은 '힘의 관계', 즉 교육질서를 바꾸는 운동
공교육개편안의 주요 내용 중 하나는 교육정책 수립구조 재편, 교육행정체제 개편, 학교민주화 실현이다. 아무리 멋진 교육과정도 '민주적 운영구조'의 뒷받침 없이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며 또다시 왜곡되기 때문에 이 영역의 실질적, 민주적 개혁하는 일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주객 전도의 잘못된 '힘의 관계'와 그 힘으로 유지되는 잘못된 관행들을 극복하기 위한 계획을 갖고 힘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운동이 바로 공교육개편운동이다.
목표만 그런 것이 아니라 과정도 그렇다. 아직까지 노동자, 민중, 교사와 학생은 교육권의 주체이면서도 제 목소리를 제대로 못 냈고 '이렇게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는 총체적인 대안을 제출 해본 경험이 한번도 없다. 공교육개편운동은 교육권의 주체들이 비로소 주체로서 일어서기 시작한다는 의의를 갖는다. 그 운동의 전개 과정이 곧 힘의 관계를 바꾸는 첫 출발이자 새로운 질서의 토대를 닦는 과정인 셈이다.

⑤ 교육노동자에 대한 억압 시도를 노동자로서의 온전한 권리 획득으로 돌파
"어릴 적, 우리 집에 배달된 신문은 조선일보였을망정 실린 정치면 기사를 꼼꼼히 읽을 정도로 정치에 관심이 많았으면서도 어느새 선거를 소 닭 보듯 뚱하게 대하게 된 나. 그건나로선 당연하다. 왜냐. 선거라는 것에 참여할 수 있게 되고 나서 내가 찍은 후보가 당선된 기쁨을 맛 본 적이라곤 총선, 대선은 말할 것도 없고 학생회 간부 선거조차 단 한 번도 없을 정도이니까. 이렇게 어른이 되고 나서 어찌어찌 하다 보니 나의 정치적 성향은 이른바 소수좌익에 위치하게 되었고 또 그것을 고집해온 탓인지 '안 좋은 추억'으로 가득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젠 '선거'에 거는 희망도 기대도 나에게는 없어진 지 사실 오래되었다.
김영삼이 대통령이 되었고 난 교사가 되었다. 일반인들보다 엄격한 잣대로 교사를 바라보고 규제하는 게 이 사회의 풍토 - 그런 탓인지 교사들은 어디 놀러가거나 술집 가서 '선생님'이라고 부르지 말자고 하기도 한다. 그래도 딱 보면 선생인 게 티가 난다...-이거늘, 정치도 예외는 아니다. 으레 말도 잘 듣고 일 꼼꼼히 하고또 부려먹기 만만하기도 한 게 선생인지라 선거 때만 되면 '선거 관리 요원'으로 억지로 동원하어 놀지도 쉬지도 못하게 하면서 - 그래도 이건 많이 사라진 편이다. 난 초임 시절 투덜대면서도 그게 교육공무원의 도리인 줄로만 알았다. - 정치적인 의사표현, 행동은 철저히 막혀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 권력에 유익한 행위만 교사들은 강요받아왔고 그들은 오로지 그것만 허용해왔다. 그것이 바로 '정치적 중립'이란 외피를 쓰고 권력이 휘둘러온 폭력이다. 교사들이라고 해서 정치적 소신과 입장이 없을 리가 없다. 또 그것이 늘 진보적인 것일 리도 없다. 이번 총선 과정에서 이 사회의 권력집단이 교사에게 휘두른 선거공안탄압은 교사들 가운데서도 특히 '교육노동자'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진보정당을 지지하려는 것에 대해서이다. 아마 '노사모'라고 커밍아웃 했다면 절대 탄압의 칼날을 휘둘렀을 리 없겠지. 교총 역시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 지지 활동을 공공연하게 했다. 그때도 권력자들은 가만히 있었다. 그들이 강요하고 또 알게 모르게 교사들이 내면화하고 있는 정치적 중립이라는 게 그만큼 웃기는 짓거리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17대 총선을 앞두고 전교조는 대의원대회에서 진보정당 지지를 한 목소리로 결의했고 위원장은 서신을 통해 민주노총의 정치방침을 조합원들에게 전했다. 그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징계 협박 및 위원장 폭력 불법 연행으로 교육노동자들의 진보정치 실현의 움직임을 억누르려 했다.
난 교육노동자가 되었다. 스스로를 교육노동자라 생각하는 나의 소중한 동지들이 17대 총선을 기점으로 '정치적 중립'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공무원들과 교육노동자들은 그들이 이미 해석해놓은 정치적 중립을 스스로 재해석했고 뻔히 예상되는 탄압 앞에서도 자신의 진보정치에 대한 소망, 계급적 존재기반을 저버리지 않는 정치 행위를 하고자 나섰다. 물론 이제 시작일 뿐이다. '교사도 노동자다'라는 것을 선언한 지 15년이 지난 지금, '노동자로서의 정치의식을 가지고 계급에 기반한 정치활동을 하겠다'는 새로운 출발선에 전교조는 서있다. 여기서 계속 전진해야 한다. 교육노동자임을 먼저 인식한 사람들이 이제 동료들의 허위의식을 함께 깨고 진정한 정치적 권리를 획득하는 결코 쉽지 않은 과제가 남아있다."

총선 시기에 쟁점으로 부각된 교사의 정치적 권리 획득 및 노동3권 쟁취 역시 더 이상 미룰 일이 아닌 국면에 돌입해 있다. 공무원노조는 이미 결단 속에 탄압을 감수하며 장정에 돌입했고 전교조 역시 온전치 못한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위한 향배를 피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언제까지나 정치적 종복으로 살 게 아닐 바에는 지금이 기회다.
교육부분의 '힘의 관계' 변화는 교사들이 온전한 노동자로서,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획득하는 일을 포함한다. 다만, 교사의 권리 획득을 위한 조직적 판단과 실천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4. 2004 공교육개편 대장정, 무엇을 성과로 남길 것인가

첫째, 교육운동이 총체적 공교육개편안을 마련하고 이를 실현시키기 위한 시도를 한다는 것 자체도 일단은 큰 성과이다. 또한 노동자, 민중이 중심이 되어 장기적 교육체제의 변혁 투쟁의 첫 발을 내딛는 물꼬를 텄다는 의미도 있다. 즉, 공교육개편 운동은 교육과 교육운동에서의 노동자, 민중의 주도성을 강화시키는 계기여야 하며 사업의 성격상 그러하다. 다만, 실천과 조직의 문제가 남아있을 뿐이다.
둘째, 한국사회에서 교육을 놓고 거의 처음으로 치열한 '계급적 논쟁'이 이루어지는 계기를 만든다는 사실 또한 의미심장하다. 한국의 공교육 성립과정은 유난히도 '일방적'이었다. 국가주의적으로 모델이 만들어지고 교육권의 주체인 노동자, 민중은 결박된 채였다. 수십 년을 '불평등 대물림' 기제로서의 제도교육 속에서 속앓이 해왔지만 자기 목소리를 내 본 적은 없다. 이제야 진정한 '논쟁'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공교육개편운동은 바로 그 계기이자 그것을 노동자, 민중의 주도하는 움직임이어야 한다. 평준화 논쟁은 대표적이다. 교육과정과 입시제도 역시 계급적 이해관계를 달리하는 사안이다. 그들은 갈라치기, 상층에 유리한 대학별 입시를 꿈꾸고 있다. 이미 판은 만들어져 있다. 전경련, 경총, KDI, 경제관료, 보수언론의 8학군 기자들은 열심히 자기가 속한 계층의 교육관을 선전하고 영향을 미치려 한다. 이에 대해 수십 년간의 관행처럼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앞서서 대안을 제출하고, 저들의 공세에 맞불을 지피는 것이 바로 공교육개편 운동이 취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셋째, 그런 만큼 공교육개편운동은 일부 '교육관계자'들의 것이어선 안 된다. 연대틀을 형성하고 실질적 연대를 강화하면서 교육운동의 지형을 새롭게 재편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올해, '공교육개편방향'의 다양한 주제를 놓고 다양한 단위에서 토론을 벌이고 그 토론이 사회적으로 부각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또한 토론의 자리로 끝날 것이 아니라 그 자리를 통해 '공교육개편을 위한 지역연대체'를 만드는 일이 일어나야 한다. 이는 한 두 해에 완성되지 않은 '공교육 틀갈이'를 위한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며, 공교육개편운동을 통해 교육운동의 '사회운동으로서의 지평'이 넓히는 성과를 의식적인 노력으로 만들어내야 한다.
넷째, 하지만 무엇보다도, 당면한 시장화, 개방화 흐름의 차단은 현실적 목표로서 쟁취해야 한다. 공교육개편운동은 우선은 당면한 시장화, 개방화 질서로의 재편시도에 대한 공세인 동시에 노동자, 민중의 '교육의 꿈'을 실현하는 대장정이다. 당장은 외국교육기관특별법 입법을 막아야 하고, 자립형사립고, 특목고 따위가 우리 동네에 들어와 평준화를 흔드는 결과를 빚지 않도록 실천해야 한다.
다섯째, 현재 정부 측 추진 계획만 감안하더라도 교육과정 및 입시제도는 올해 안에 그 변화 가닥이 결판나는 사안이다. 교육과정과 입시제도는 전체 공교육개편의 향방을 좌우하는 중대사안으로서 현재 진행 중인 학교학원화 저지 투쟁이 승리한다 해도 교육과정과 입시제도 변화가 '시장주의적 방향'으로 결판날 경우 승리의 성과는 이후 '물거품'처럼 사라져 버린다. 공교육개편안 가운데 대학평준화나 중고교 통합이 다소 단계를 밟으며 시간을 요하는 일이라면 교육과정과 입시영역은 그렇지 않다. 요컨대, 교육과정과 입시는 올해 공교육개편운동의 핵심적 전술목표로서 설정하고 성과를 만들 수 있고 또 그래야만 하는 영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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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육개발원이 작년 말 발표한 바에 따르면 사교육비 규모가 13조를 넘어섰다. 전반적으로 교육의 공공성이 부실한데다가 입시경쟁마저 치열하다보니 사교육비는 늘 수밖에 없다. 마땅히 아이들을 맡길 데가 없어 학원을 어쩔 수 없이 보내야 하고 젊은 맞벌이 부부는 애도 함부로 낳으면 안 된다. 보육비,교육비가 너무나 부담스러운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공공성이 취약한 경쟁적 교육체제에 기생하여 먹고 사는 집단이 엄청나게 많아졌다. 이것이 그들 식의 일자리 창출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지금 청년실업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안정적인 공공적 일자리 창출'이다. 입시경쟁 구조에 빌붙어 수행하는 왜곡된 노동으로부터 '노동의 가치'를 느낄 사람은 없다. 아무리 임투를 열심히 해서 임금을 올린다 해도 사교육비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를 못해 노동자들의 삶의 질은 높아질 새가 없다. 사교육비로 털어넣는 돈들이 공적으로 지출된다면 유아교육공교육화, 완전 무상교육실현 등의 '돈이 드는' 공교육개편 내용도 무난히 실현될 것이다. 돌아가기

2) <17대 총선 민주노동당 교육분야 14대 핵심공약> 1. 교육재정 확보로 단계적인 완전 무상교육 실현 2. 대학서열체제 극복으로 대학 교육의 공공성 실현   3. 학벌타파를 위한 사회제도의 개혁   4. 대학입시제도를 획기적으로 개혁하여 초중등교육 정상화?사교육 불평등 해소   5. 평준화를 전국으로 확대, 실질화하고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통합하여 "중등통합학교" 체제로 전환 6. 갈라치기와 혼란을 부추기는 7차 교육과정의 틀을 폐기하고 참다운 인간을 기르는 초중등교육과정 마련 7. 만3세∼5세아의'교육복지형 학교체제' 마련  8. 장애인, 이주 노동자를 비롯한 교육소외층을 위한 보완영역강화 및 공공의 평생교육체제 수립  9. 교원 약 2배 증원과 교원전문성 향상으로 교육의 질 상승  10. 학생의 인권과 자치를 신장하겠습니다.  11. 학교복지환경과 지역사회 교육문화 인프라 구축을 통한 공공적 연계구조 마련  12. 실효성 있는 농어촌교육특별법 제정으로 황폐화된 농어촌 교육을 활성화  13. 교육정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구조 마련과 교육자치?학교 민주화실현  14. 사학의 공공성과 민주성 강화로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 돌아가기

3) 한나라당은 비례 대표 2번에 박세일 (문민정부 시절 "소비자주권의 대교육개혁론"), 12번에 평준화 해체논거 마련을 위한 연구 수행자로 잘 알려진 이주호(KDI), 13번에 보수 성향이 뚜렷한 교장 출신 김영숙, 그리고 16번에 이군현 한국교총회장을 밀어넣었다. 한나라당은 이들을 새 국회에서 교육상임위를 위해 전략적으로 배치했을 공산이 크다. 돌아가기

4) 총선교육연대에서 작성한 정당 정책 비교, 평가표를 참조하였음 돌아가기

5) 시행 시작 전후 언론은 이중적 태도를 보였는데, '졸속으로 인한 혼란'을 우려, 질책하는 논조가 지배적이었던 반면, 막상 시작 직후에는 '접속대란 없었다' '가입자 00명'의 식으로 성공이미지를 일부 부각시키는 모습이었다. 이후 일부 언론은 교재비 등 지출부담을 보도하며 사교육비 경감효과에 의문을 보이기도 했다. 즉, 언론에서 이 문제를 어떻게 다루느냐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지점이다. 돌아가기

6) <선택과목.대입전형 다양해 사교육 불가피> "수능체제 바뀌어도 학습부담 안줄어"
교사와 학생들은 새 수능시험 체제에 따른 다양한 선택과목과 대학별로 제각각인 전형방법에 대비하기 위해 사교육이 불가피하고 학습부담도 별로 줄어들지 않는다고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에듀토피아 중앙교육 부설 중앙교육연구소(소장 이재우)는 지난해 12월 전국 고교교사 471명과 서울지역 예비 고3생 3천2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7차 교육과정 시행 및 선택과목 중심 수능 체제에 따라 학생들의 학습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교사의 75.8%, 학생의 56%가 `그렇지 않다'고 했다. 반면 다양한 선택과목을 준비하고 다양한 입학전형에 대비하려면 사교육이 필요하겠느냐는 물음에는 학생의 69%(인문 67.8%, 자연 71%)와 교사의 88%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2004/02/27일자 연합뉴스기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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