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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 공교육의 시장화와 민주화

2001.02.08 18:29

김학한 조회 수:1732 추천:2

공교육의 시장화와 민주화

공교육의 시장화와 민주화

김 학 한 (구로고 교사)

1.왜 다시 민주주의인가?

  한국교육의 한복판에서 '공교육의 시장화'라는 새 굿판이 벌어지고 있다. '수요자중심 교육'의 징소리가 요란하고 그 장단에 맞추어 자립형 사립학교와 7차 교육과정이 어지러이 춤을 춘다. 최루탄 연기속에 솟아오르던 민주화의 함성은 어언간에 자취도 없이 사라지고 시장의 호객소리만 하늘을 찌른다. 80년대 민주화운동의 한 시기를 지나는 동안 한국교육이 맞닥뜨린 교육개혁의 최대과제는 독재적, 관료적 교육구조의 민주화였으며 새로운 사회상황에 걸맞는 교육구조의 창조였다. 이러한 시대의 압박에 놀라, 김영삼정부는 '95년 교육개혁안-신교육체제수립을 위한 교육개혁'을 제출하였고 2002년이 되면 이들의 청사진이 대부분 현실화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신교육체제는 국가중심적, 관료적 교육체제를 혁신하여 민주화, 다양화하겠다는 목표를 내걸었고 그 궤도를 별달리 수정함 없이 5년이 흘러왔다.  그 과정에서 독재적 교육구조의 유산은 어느 만큼 청산되었고 학교장의 권위주의도 정년 단축을 계기로 하여 적지않이 누그러졌다.   

 이 호시절(?)에 민주화 담론을 다시 들어올리는 것은 무언가 뜬금없는 넋두리거나 흘러간 옛 축음기를 다시 트는 것으로 들릴지 모르겠다. 운동에서 웬 복고풍의 유행이냐고 갸웃거리는 분도 있겠다. 더군다나 90년대 포스트모던과 세계화, IMF를 치러온 지금, 민주화 주장은 '농자천하지대본'의 농기만큼이나 낡고 오래된 슬로건으로 빛이 바랬거나 적어도 눈앞 현실의 핵심에서 벗어난 느낌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러한 나이브한 느낌으로부터 한참이나 거리를 두고 있으며 95년 교육개혁안은 풍기는 이미지와는 정반대로, 아니, 오히려 새로운 방식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공세를 다시 펼치고 있다. 다만 파시즘 교육이 반민주의 속셈을 솔직하게 드러냈던 것과는 달리 최근의 신자유주의교육은 국가의 교육개입 중단, 시장에 의한 자유방임, 수요자 선택, 다양성의 보장 따위를 내걸어 자신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게 하는 점이 다를 뿐이다. 교육시장화를 내건 교육개혁은 달콤한 목소리로 다가와 우리의 눈과 귀를 멀게하고 오랜 신조였던 민주화라는 기준을 밀어내고 있다.  

  시장은 우리의 다정한 벗인가? 시장은 민주주의를 돕는가? 답은 부정적이다. "시장은 시장에서 개인들 사이에는 평등하게 참여할 수 있다는 민주주의의 일차적 조건을 만들지만 동시에 경쟁의 결과로 빚어지는 불평등한 현실에 대해서는 어떤 판단도 내리지 않는다. 따라서 시장은 민주주의의 기반이 되는 개인의 사회경제적 조건을 재생산하지 않을 뿐만아니라 오히려 '1인人1표票주의'가 아니라 1원圓1표票주의에 의거함으로써 실제 사람들의 관계에서는 민주주의의 발전을 저해한다."1) 시장의 자유가 일정한 선을 넘어서게 되면 그것은 민주주의로부터 고삐 풀린 말처럼 날뛰게 되며 민주주의에 대한 반동으로 탈바꿈한다. 그런데 우리는 바로 지금 '시장의 과잉'이 지배하는 신자유주의교육의 한복판으로 들어서고 있다.

2.민주주의에 대한 반동

  95년 이후 한국의 교육개혁은 일찍이 앞길을 열었던 영국개혁의 기본 노선을 대부분 그대로 따르고 있다. 김영삼 정부가 세계화 깃발을 내걸고 신자유주의적 경제/노동 정책을 구사할 때 이 시기 교육개혁도 이러한 정책과 하나의 묶음, 패키지 상품으로 등장한 것은 필연적인 것이었다. 신자유주의는 80년대 경제불황, 다른 말로 표현해서 자본의 과잉축적에 의한 구조적 불황에 맞닥뜨려 그 돌파구로 등장했다. 자본은 국가의 경제에 대한 개입중단과 자본운동의 자유를 요구하였고 그들의 이윤을 최대한 보장하게끔 복지정책의 후퇴, 공기업의 민영화, 규제완화가 이루어졌다. 자본이 자유를 만끽하는 대신, 노동자계급은 정리해고와 계약제, 파트타임등 불완전고용의 신세로 떨어졌으며 사회보장의 축소를 받아들여야만 했다.     신자유주의는 90년대에 초국적 자본의 등장으로 해서 더 힘을 얻고 있다. 초국적 자본은 상품과 금융의 국제화 뿐만아니라 생산의 국제화를 실현한 자본으로, 이는 자본운동이 세계적 차원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단계에 들어섰음을 뜻한다. '세계경영'을 꿈꾸는 초국적 자본은 국민국가의 규제와 보호를 거추장스럽게 여겨서 국가로 하여금 초국적 자본이 자유로이 활동할  환경을 닦게끔 압박해 들어간다. 초국적 자본의 국외 탈출은 곧바로 경기 침체를 일으키므로 각 국가들은 앞다투어 초국적 자본에게 최대한의 배려를 베풀고 있다.

  그리하여 국민국가의 역할은 쭈그러들고 예전에 국가가 관여했던 여러 영역은 자본의 수중으로 넘어갔다. 민주주의가 작동하는 국가 영역이 줄어들고 시장이 그 자리를 점령한다.  이러한 지형은 설령 좌파 진영이 권력을 잡는다 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아 유럽의 중도좌파 정권들도 초국적 자본의 눈치를 살피며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의 수용으로 내몰리는 형국이다. 민주주의는 제대로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자신의 영토에서 추방당한다. '현재 민주주의가 처한 곤경은 자본의 전횡이 국민국가의 틀을 벗어나 민주주의의 장악력이 가장 취약한 세계공간을 장악하고 있다는 것, 그리하여 각 나라들이 초국적 자본의 운동에 종속되었다는 점에 그 심각성이 있다.2) 결국 초국적 자본은 막강한 힘을 바탕으로 곳곳의 국가권력을 자신의 수중에 넣으며 국가를 앞세워 시장논리의 도입을 확대한다.3)

  신자유주의국가는 복지국가에 비해 여러 계급과 계층에게서 정당성을 구할 기반이 협소하다. 그러니 민주주의의 후퇴에 대한 민중의 저항과 투쟁을 비껴가기 위해 국가경쟁력강화 이데올로기, 시장최선주의 이데올로기를 유포해야만 한다. 신자유주의국가에서 민주주의는 보통선거권과 정치적 영역에서 기본적 자유권쯤이나 보장되는 수준으로 후퇴한다.4) 인간다운 생활을 할 사회적 권리들은 눈속임정도만 남겨두고 '시장의 장막'뒤로 퇴장 당한다. '정부의 행위와 주요결정들이 세계시장 내지는 지구적 자본주의에 온통 좌우되는 실정에서는 국민적 차원에서 제도화된 민주적 과정과 절차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이제 중심적 결정이 민주적 참여의 제도적 틀 외부에서 이루어지는 경향이 나타난다. 세계화 흐름에 속에서 자유민주주의의 내용이 '속 빈 강정'으로 되는 경향이 강화된다.'5)

3.공교육 시장화론의 입장들

  신자유주의가 주도권을 쥐면 공교육에서도 색색깔의 시장화론이 꽃을 피우는데, 국가주도의 '강한 시장화론'과 시민사회가 이끄는 '약한시장화론'이 그것이다. 물론 현국면을 이끄는 것은 국가가 주도하는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이다.

1)신자유주의국가가 주도하는 시장화론  .

  신자유주의국가는 초국적 자본이 필요로 하는 경제적 조건의 정비와 노동력 양성에 골몰한다. 특히 자본의 경쟁력에서 노동력의 질이 차지하는 중요성이 높아지는 만큼 노동력을 양성하는 교육에 대한 초국적 자본의 입김은 거세진다. 자본은 대학에서 초중등교육에 이르기까지 공교육체제 전반이 경쟁력있는 노동력 양성을 위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줄 것을 요구한다. 시장의 입김에 약한 대학은 이미 애저녁에 자본의 수요에 따라 중심학과가 재편되었다. 마침내 신자유주의 교육은 국가의 공적 책임하에 있었던 초중등교육마저 시장원리로 점령할 기세다.

  공교육의 시장화론은 '수요자 중심주의'를 내건 95년 교육개혁안에서 시작하여 자립형 사립학교로 종지부를 찍은 새교육공동체위원회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입장이었다. '세계화 시대의 국가경쟁력 확보''창조적 지식기반국가의 신지식인 양성'은 시장화론이 이끈 교육개혁의 간판 슬로건이다. 이제 노동력 형성은 교육의 '중요한' 목표에서 사실상 '유일한' 목표로 격상되었고 공교육에는 수월성 추구의 포고령이 삼엄하게 발동했다. 시장논리가 작동하기 쾌적한 생태계를 만들려고 교육구조개편이 진행되었다. 신자유주의정부는 '수월성 추구'를 깃발로 하여 교육과정 개편에 들어갔고, 평준화체제를 시장화론의 족쇄로 간주하여 해제작업에 착수하였다. 교육의 다양성과 학생 선택권의 보장이 공교육 포기를 은폐하는 빚좋은 개살구들로 들러리섰다. 과목선택권과 수요자의 학교선택권은 더 이상 억압되거나 통제되어서는 안될 불가침의 권리들로 선언되었다. 시장의 요구는 수요자의 요구이고 시장에 개입하는 것은 대다수 국민인 수요자를 부당하게 간섭하는 것이 되었다. '모든 교육활동에서 국가간섭을 최소화해야 한다. 교육과정과 교과서, 교사의 자격과 양성과정, 학교의 설치와 허가, 학교정원의 결정, 수업료의 결정등 모든 데서 과감히 손을 떼야한다. 단지 국가는 공정한 시장원리를 보장함으로써 교육정책의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6)

  시장화론이 득세할수록 공교육 약화론도 그 기세를 높였고 교육의 공공성과 민주화론은 진화에서 도태되는 희귀종 신세로 내둘렸다. 인간의 전면적 발달, 교육적 평등의 실현이라는 간판은 공교육의 거리에서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교육개혁은 '시장의 선(善)'을 내건 신자유주의 정부의 전유물이 되었고 국가가 교육개혁을 독점하는 새로운 상황이 도래하였다. 예전에는 국가가 교육을 독점하였다면 지금은 정부가 교육개혁을 독점하여 민주주의를 시렁 위에 올려 놓았다. 이제 시장화론은 절정을 향하여 달리고 있고 교육의 완전한 시장화를 거침없이 선동하고 있다.

 '교육에도 과감한 시장주의를 도입해야 한다.즉 수요자 중심의 교육이념을 보다 확대해서 교육에 시장주의를 광범하게 도입하자는 것이다.'7)

그리고 뒤를 이어 뒤이어 고교 등급제 도입, 자립형 사립학교의 전면허용, 기부입학제의 허용 같은 시장주의정책들이 마구 쏟아져 나왔다. 교육상품이라는 말을 조심조심 꺼냈던 때의 상황에 비추어 보면 이미 세상은 많이 변해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시장화론이 천하를 제패하고 나면 이제 상황은 거꾸로 '민주주의'를 입에 올리는 것이 어색한 세상으로 몰릴지 모른다.

2)시민운동에서의 공교육개편론-약한 시장화론

 전교조운동의 여파와 90년대 시민운동의 성장에 힘입어, '민간주도의 교육개혁, 현장중심의 교육개혁'을 내건 교육시민운동이 싹트고 있다. 교육시민운동은 '학교 붕괴'를 낳은 공교육위기 상황에 학교살리기운동으로 대응하면서 공교육의 개편에 대한 논의를 펼치고 있다. 그 하나로, 시민사회에 기반하여 공교육을 혁신하자는 주장이 교육시민운동의 한 부분에서 나왔다. 이 담론의 요지는 국가와 시장의 어느 하나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단체의 참여로 균형을 취하고 시민사회의 참여민주주의를 통해 학교혁신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공교육의 개편방향은 국가교육에서 공교육을 분리하여 시민사회로 가져오고 참여민주주의를 통해 자율적인 학교공동체를 세우는 것이다. 국가로부터의 자율성을 확보하고, 단위학교의 운영에 시민참여를 통해 시장을 견제한다는 것이다. '시장실패에 초점을 두고 국가적 통제를 주장하는 것도, 정부실패에 초점을 두고 시장전면화 논리를 펴는 것도 (잘못된 것이며) 균형을 이룰 때만 유용하다.'8) 국가와 시장의 대립에서 한쪽 편향으로 흐르지 말고 학교공동체의 최고의사결정기구에 참여하여 공교육의 공공성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학교가 자율적이고 다양하게 운영돼야 한다며 '자율학교의 전면화'를 학교혁신과 공교육 개편의 방향으로 내건 것이다.

 그러나 이 이야기는 현 시기 신자유주의 교육이 짜고 있는 새로운 판에 대해 인식이 불철저할 뿐만아니라 시민사회의 역할을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현 단계에서 신자유주의국가와 시장화는 결코 대립하고 있지 않다. 현재 국가는 사회적 평등과 민주주의의 확대의 관점에서 시장에 개입하고 있는 것도 아니며 독재적, 파시즘적 통제의 차원에서 개입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시장화를 집요하게 추진하는 방식으로 시장과 어울리고 있다. 신자유주의 국가와 시장은 대립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몸, 일심동체인 것이다. '신자유주의국가와 경제의 관계에서 진정 문제가 되는 것은 국가의 실패냐, 시장의 실패냐가 아니다. ···사회적 대립은 신자유주의 국가의 친자본적·선택적 개입과 탈규제인가 아니면 재규제를 위한 민주적 개입인가 사이에서 생길 것이다. 또한 신자유주의 국가에서 보이는 민주주의의 퇴화 경향을 차단하고 형식민주주의를 실질적으로 전진시켜낼 것인가에 대립점이 있다'9) 그러니 국가와 시장이 균형을 이루는 것이 열쇠가 아니라, '20을 위한 국가'를 민주화 하는 것이 지금의 핵심적 과제이다.

  둘째, 신자유주의 교육재편의 기세가 한 사회를 휘두르는 상황에서 국가의 민주적 개입없이 학교공동체가 시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단한 오산이다. 치열한 시장 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자율적 학교공동체에서의 의사결정은 시장에 굴복하여 시장의 노선을 선선히 따라나설 수밖에 없다. 실제로 '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와 같은 시민단체는 학교의 다양성보장을 내세우면서 자립형사립학교와 경쟁논리의 도입을 앞장서서 주장하고 있다.10)

대학이 시장화되었듯이 공교육이 국가적 기준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면 '자율학교' 또한 시장화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요컨대 국가권력과 교육정책을 민주화하려는 전략 없는 학교혁신 노선으로는 시장의 중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시장화의 대세에 무릎을 꿇을 것이다.

4.공교육 민주화론의 복권

  공교육민주화론은 초국적 자본이 국가에 대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교육을 시장화하려는 경향에 대한 대립물이다. 공교육민주화론은 80년대 독재적 교육구조에 대한 민주화운동의 연장선상에 있다. 당시에 교육운동진영은 '국가에 의한 교육 독점과 관료적 통제'에 대해 투쟁하였고 국가적 수준에서 교원노조의 인정, 노동3권의 보장, 단위학교에서는 교무회의의 의결기구화를 요구하였다. 이는 교원노조를 통해 교육정책을 민주화하고 교무회의의 의결기구화를 통해 학교운영에 참여하는 것이었다.

  10년 교육민주화 투쟁의 성과로, 학교운영위원회의 도입, 교원노조의 합법화가 실현되었다. 예전에 비해 뜻깊은 전진이긴 하지만 초보적 수준을 벗어난 것은 아니다. 교육부, 교육청은 여전히 관료적 통제를 움켜쥐고 있으며, 교원을 개혁대상으로 내몰았고, 참여 아닌 경쟁논리의 도입에 발벗고 있다. 교원노조와의 교섭에서도 교육정책, 교원정책을 교섭의제에 넣지 않는 교육정책 독점노선을 악착스레 붙들고 있다.

교육민주화의 길은 아직 한참 멀다. 교육민주화를 더욱 넓게 확장하고 그 내용성을 심화시키는 작업은 여전히 밀고나가야 할 중대 과제이다. 더욱이 신자유주의 교육재편이 파도처럼 밀려오는 상황에서 공교육 민주화론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왜냐하면 신자유주의가 교육 불평등의 골을 깊게 파고 교육의 수월성추구에 매달림에 따라 민주주의의 실질적 내용들이 후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자유주의의 흐름에 맞서 '20을 위한 교육'을 '만인을 위한 교육'으로 바꿔내려면 민주주의를 더 높이 드는 것 말고 딴 길이 없다. 공교육의 민주화를 이뤄내야 교육의 평등을 넓히고 공교육의 재정을 늘리고 참교육과정을 쟁취할 수 있다.11)
더욱이 공교육민주화는 공교육강화론이 과거의 파시즘 교육으로 되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삐딱한 인식을 차단하고 다양성,자율성이 보장되는 새로운 공교육체제를 만드는 핵심 동력이다. 국가수준에서 공교육의 기본적 지형을 민주적으로 결정하고 이 틀 위에서 학교를 민주적으로 운영한다고 할 때,교육의 다양성과 특수성은 시장에서보다 훨신 폭넓게 보장될 것이다.

이런점에 비추어볼 때, 민주화론은 공교육의 강화를 밀고나가는 전선의 최전방에 서 있는 것이다. 이제 시장화냐, 민주화냐 갈림길에서 우리는 공교육 민주화론을 당당하게 복권시켜야 한다. 시장화와 민주화의 갈림길에서 너무나 쉽게 잊혀진 다음의 문구를 기억하는 것은 우리의 길을 잡는 데 나침반이 될 것이다. '민주 사회에서는 '소비자 주권'이라는 생소한 말에 현혹될 것이 아니라 국민(민중)주권이라는 담론으로 충분하다'.12)
주--------------------------
1) 김균,박순성. '민주주의,경제발전,시장경제'노동사회21호.1998.69쪽
2) 이병천,백영현.'20세개 지본주의와 제 3의 길의 전망'문화과학18.1999.26쪽.
3) '다국적(초국적)자본은 자국내에서 가장 강력한 자본분파이며 헤게모니분파로 전환시킬 수 있는 정치적 자원과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국가권력을 장악한다'나종만.'세계화와 민주주의의 진로'.현대민주주의의 구조와 진로.세종1997.356쪽
4) 정영태.'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동시발전론에 대한 비판'노동사회21.199856-57쪽
5) J.Hirsch.Globalization and the future of democracy.전창환,'글로벌라이제이션과 자유주의'.자유주의 비판.풀빛.1996.350쪽에서 재인용.
6) 천세영.'신자유주의와 교육의 공공성문제'우리교육.1998.862-63쪽
7) 한숭희,매일경제 지식부.학습혁명보고서.매일경제신문사.2000.35
 한국교육에서 신자유주의의 도입과정과 계보는 박세일'소비자주권의 교육개혁'에서 시작하여 천세영의 '교육시장의 공정거래론'을 거처 한숭희의 '본격시장화론'으로 전개되어 완결적인 수준에 도달하였다. 여기서 흥미로운 것은 주권이 공정거래로 변화되었고 그 다음에는 주저하던 마지막 공공성마져 벗어버리고 시장논리의 본격도입이라는 알몸을 공공연히 드러내었다는 점이다
8) 이인규.'시민사회 기반 학교혁신의방향과 과제'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토론자료집.2000.4쪽
9) 이해영.'신자유주의,종속적 경쟁국가,그리고 민주주의'. 문화과학18. 1999. 77쪽
10) 박유희.'학교혁신에 경쟁논리는 금기인가'.교육개혁시민운동연대 토론자료집.2000.26-27쪽
11)  공교육의 민주화를 위한 당면과제를 두 가지 차원에서 검토한다면 국가적 차원에서는 민주적, 공동체적 교육과정의 정립, 평준화체제의 전국적 확대, 무상의무교육의 확대, 교육정책을 결정하는 사회적 합의기구의 구성 등이 나선다. 그리고 학교차원에서는 국가적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자율적인 교육과정의 운영, 단위학교의 민주적 운영을 확고히 하기 위한 학교장 선출보직제의 도입 등이 될 것이다.
12) 김천기.'한국의 신자유주의,신자유주의자들'교육비평.2000.6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