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29호 [블로그에서2] 논술이 대체 뭐간데..

2008.01.07 00:14

진보교육 조회 수:1977

[블로그에서2]
논술이 대체 뭐간데..

「88만원세대」의 저자 우석훈 님의 블로그에서(2007/11/20)

나도 황당하게 비싼 가격표는 많이 경험했지만, 1주일에 백만원을 가뿐하게 넘어서는 고등학생들의 논술 학원 비용의 합리성은 전혀 읽지 못하겠다.

1.

학자들끼리 하는 말이지만, 논술 시장을 겨냥하고 들어간 사람들은, 경멸하거나 아니면 존경심을 거두어들인다.
대표적인 사람이 김용옥 선생이다. 학생들에게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주겠다고 그럴 듯하게 둘러대기는 했지만, 드디어 노년에 돈독이 단디 올랐다는 것이... 많은 사람들이 김용옥에 대한 최근 평가로 알고 있다.

2.

난 솔직히 말하면, 논술 선생들을 대체적으로 무시하는 편이다. 인간 중에서도 상말종이라는 것이, 미안하지만 내 주변의 논술 선생들을 평가하는 눈이다. 사람이 살다보면 배가 고파서 어쩔 수 없는 일을 할 수는 있지만, 아무리 배가 고파도 한 때는 자신도 투사라고 했다면, 그런 일까지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집안이 너무 힘들어서 논술 선생을 하는 사람들을 좀 알기는 한다. 그 중에 일부는, 내가 하도 갈구어대서 그만둔 사람도 있고, 나중에 돈독 올라서 영영 그 길로 간 사람도 있다.
하여간 기업형 논술 학원 선생, 말종은 말종이다.

3.

논술학원 같은 곳에서, 나에게 강의 요청을 건너건너 했는데, 그건 정말 날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차라리 전경련에 가서 강의를 하라면 내가 하고, 뉴 라이트 모임에 가서 토론을 하라면 할지도 모르지만, 정말 배고파서 팔목에 피라도 팔아야 할 정도의 상황이 아니라면, 그런 곳에 가서 강의는 못한다. 그건,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그래도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짓 아니냐? 죄질로 따지면, 게임산업 진작한다고 바다 이야기 풀었던 것보다 더 악질이다.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 일에도 다 질이 있고, 급이 있는 법이다.
청와대에서 세상을 기획한다고 했던 그 양아치들이 저질인 것과 비교하면, 논술학원에서 단기 강의에 투입되는 운동권들, 양아치들 중에서도 쌩 양아치들이다.

4.

논술이라는 시험의 취지와, 학력고사에서 수능으로 바꾸었던 사람들의 고민은 일부분은 이해는 되지만, 그들은 정말 몰랐다.
수능도 외워버리고, 논술도 외워버릴 줄... 이 머리 좋은 민족이, 논술도 암기형으로 접근할 줄은 정말 몰랐다.

5.

이 정도면, 할 일 없다고 무료해서 골프장에 가서 죽으려고 하는 그 수많은 교수들이, 제발이지 무료 독서수업이라도 열어야 할 순간이다. 1주일에 한 번씩 대학 강의실을 열고, 무료 독서교실이라도 열어야 할 것이다.

우파들은, 우파 책 읽게 하고, 좌파들은 좌파 책 읽게 하고...
그렇게 하면, 수요와 공급 법칙만으로도 이 문제는 풀 수 있다.
돈이 그리 좋더냐! 다 싸들고 지옥갈만큼...

6.

수능보고 다음 날 논술을 보게 하거나,
수능을 아예 없애는 게 답이다.
학원도 악질적인데, 논술학원은 한 술 더 뜬, 본격적인 악마들이다.
합숙형 수능학원이, 지옥으로 들어가는 입구처럼 보였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88 [담론과 문화] 맘마미아, 이 한심한 음악을 어쩌면 좋아 file 진보교육 2010.07.16 2145
1387 교사연구의 동향과 과제 file 손지희 2001.02.08 2137
1386 [특집] 3. 지역학부모신문 [참깨]라고 들어보셨나여? file 진보교육 2009.03.25 2134
1385 [열공] 핀란드교육, 비고츠키 교육학 학습모임을 하고 싶다면 file 진보교육 2010.09.29 2130
1384 가족주의, 교육 그리고 월드컵 file 송경원 2002.07.22 2124
1383 종속적 자본주의의 전개와 교육구조의 변동 file 김학한 2001.02.08 2121
1382 [논단] 일-학습 병행제 이대로 좋은가 file 진보교육 2016.10.19 2120
1381 장혜옥 선생 : 영주가 내세우는 영롱한 진주 이용기 2002.12.10 2110
1380 [담론과 문화] 호모언레스트에 주눅들다 file 진보교육 2009.07.13 2109
1379 [현안] 2009년 최대 화두, 자율형 사립고 file 진보교육 2009.03.25 2107
1378 그들은 아니다 정은교 2001.02.08 2104
1377 회원용읽을거리모음 2009.5 file 진보교육 2009.05.22 2101
1376 대중문화 교육과 교육, 문화적 실천 홍은광 2001.02.08 2093
1375 [기획] 4. 비고츠키 '생각과 말'의 교육적 의미 file 진보교육 2011.07.18 2090
1374 열공_ '우라질'을 넘어 '희망교육'에서 file 진보교육 2007.04.16 2085
1373 한국대학의 현실과 교육부 시안의 의미 박거용 2001.10.11 2082
1372 [현장에서] 막깡 선봉 동부지회, 좌충우돌 조직사수기! file 진보교육 2008.06.26 2076
1371 [만평] 현대판 학력신분제 file 진보교육 2008.06.26 2073
1370 [열공] 인지심리학에서 보는 주의집중 file 진보교육 2019.11.16 2070
1369 [담론과 문화] 봉선생 대 깡선생 file 진보교육 2010.09.29 20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