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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호 [현안] 2009년 최대 화두, 자율형 사립고

2009.03.25 15:55

진보교육 조회 수:2107

[현안] 2009년 최대 화두, 자율형 사립고

                                                최정민/ 진보교육연구소 연구원

자립형 사립고로 만족할 수 없다.
2010년 2월까지 시범실시 기간중인 자립형 사립고는 1995년 5.31 교육 방안에서 시작된 귀족학교로 학생 납입금 총액의 25% 재단 전입금 기준으로 대다수 사립학교가 난색을 표명하여 전국화에 제한이 되었고 현재 6개의 자립형 사립학교가 시범 운영 중이며 2010년 자율형 사립고로 명칭 전환 예정이다.

재단 전입금 비율을 대폭 낮추어(특별/광역시: 납입금의 5%이상, 도 3%이상) 서울의 경우 67개 고등학교가 자립형 사립고 지정을 희망하였고 일부 도단위에서는 희망학교가 없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지역간 양극화도 문제다. 시도단위 전형으로, 과학고/외국어고와 동시전형으로 경쟁 격화가 예상되며 고등학교 1부 리그와 2부 리그로 학부모의 재력에 따라 계층 분리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동시에 비평준화를 완성(적어도 과거 60년대 비평준화 고등학교는 등록금이라도 같았음)하는 기제가 된다.

고교 1부 리그 확대, 1부 리그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
외고/과고/자사고 입시가 확대되면서 특목고를 고려치 않은 성적 상위 학생도 이제는 고입 전쟁에 참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까지 외고/과고가 아니면 일반 인문계고에 진학할 수도 있다는 인식이 사라지면서 ‘너도 나도’ 1부 리그 진출에 목을 매는 상황이 연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고대의 고교등급제 파문과 관련하여 1부 리그로 진출하려는 입시 흐름이 대세화될 것이라는 점은 입시 관계자들의 공통된 예상이다.

경제위기 무풍지대, 학원들은 환호
자사고 입시가 초등학교부터 조기화되어 초등생을 위한 자사고반이 대형화 될 것이며 학습지 업체도 덩달아 학원을 겨냥한 텔레비전 광고로 물량 공세중이다. 중등부의 경우 기존 중학생 특목고 대비반이 자사고반으로 확대 운영되어 학원가의 매출액 증가가 예상된다. 학원의 대형화가 이루어지면서 동네 영세 학원은 영향력이 줄고 대형 학원 프랜차이즈는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신용평가 애널리스트 보고서 ‘국내 입시학원산업 현황과 전망’에 따르면 고교 다양화 300정책으로 인해 중등부 입시 시장은 확대될 것이고 자사고는 일류대 입학 수단으로 여길 것이라고 솔직한 예상을 했다.





진입장벽 구축에 따른 계급 분리
자율형 사립고의 바탕이 된 김진영(건대 경제학과) 교수와 박진(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가 함께 쓴 "자립형 사립고의 공급 및 수요 예측과 교육재정 절감 규모 추정" 연구 논문에 따르면 자사고 105개, 재정결함보조금 2474억원 절감을 제시하고 있다.(100개 자사고, 2440억원 절감 캐치프레이즈 원형) 또한 총교육비 가계수지 통계를 통해 자사고 납입금을 지출할 수 있는 가계는 20%가 마지노선임을 보여준다. 소득 상위 20% 만을 위한 학교, 자사고는 하위 80% 학부모에겐 모욕감과 절망감을 안겨줄 것으로 예상되며 위화감이 반대여론의 핵심 기제로 작동할 것이다.

부자 학교 등장
등록금은 인문계의 3배 이내(450만원) +특기적성, 수학여행, 급식비, 기숙사비를 포함하면 연간 1천만원을 넘어서는 수준이 될 것이며 해마다  증액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진입 장벽의 역할을 하려면 높은 학비가 전제조건이 된다. 민족사관고는 2008년 연간 학비 총액이 1994만3210원(기숙사비 포함, 사교육비 제외)이었다. 그러나 납입금을 높은 수준으로 했을 경우 재단 전입금도 높아짐에 따라 재단 전입금 조성에 문제가 있는 경우 외국어고 수준이 될 가능성도 크다.

중학교 교육과정 파행
중학교 내신 전쟁이 격화되고 학교별 전형에 따라 고입 준비로 고3병 대신 중3병이 등장하게 된다. 자사고, 특목고 출신이 아니면 대학진학에서도 서러운 조건이 되고 있다.(이미 고려대 고교등급제 파문에서 드러났음) 소화불량, 두통, 우울증, 성장장애를 호소하는 학생들이 늘면서 정서고갈/성격장애도 심각한 지경에 이를 것이다.

고입 전형에 따라 중학교 교육과정 파행 예상
자사고 특목고에 얼마나 입학했느냐에 따라 중학교 평판이 결정될 것이며 학교홈페이지 ‘학교알리미’ 사이트에 해마다 공개될 것이다. 이에 따라 일부 학교장은 특히 중3수업을 1학기 진도 마무리 2학기 입시 준비 등 입시에 교육과정을 종속/변질시키는 극악한 돌연변이 교육과정 배출이 예상된다.

싸구려 공립고의 해체
성적 상위 그룹의 학생 상당수가 자사고에 입학함으로써 기타 인문계 고등학교의 수업 진행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이에 따라 2부 리그 고등학교 교육여건이 악화되고 특히 비강남권의 자사고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비강남 비자사고의 타격이 심각한 상황(조선일보에서는 비수도권 지역에서 자사고 선호도가 막강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음)이다. 이에 실망한 성적 상위 학생들의 이탈도 예상된다. 이미 영국에서는 7%의 사립학교와 나머지 싸구려 공립학교간의 물과 기름같은 분리가 사회문제화되었다. 결정적으로 대학의 자사고 특목고 모시기 경쟁이 격화되면서 고교등급화가 무리 없이 관철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더욱 우려스럽다.

전교조는........
교육부는 토론회, 공청회, 입법예고 등 요식적 의견수렴 등을 거쳐 일정을 밟아나가고 있지만 전교조의 수세적 대응으로 현재 상황에 어렵지 않게 이르렀다. 올해 4월에 시행령이 공포되고 학교 선정에 들어가, 9월에 모집요강이 발표되고, 11월에는 학생선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9월 이후에는 저지투쟁이 더욱 어려워져 신속한 대응이 요구된다. 자사고는 다수 민중들에게 열패감을 주고 있고 대한민국의 교육 프레임 자체를 바꾸는 암세포와 같은 역할로 분노와 저항 심리가 저변에 깔려 있다. 2009년 최대 화두로 등장할 것이며 교육당국도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전교조의 향후 움직임이 주목된다.

자사고엔 금잔디가 없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100개의 자사고가 지정되면 1개교당 24.4억원의 재정결함보조금이 절약되어 총 2440억원이 모이고 이를 1220개의 학교에 2억씩 지원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서울시교육청이 이부영 서울시교육위원에게 제출한 ‘2009학년도 서울특별시 교육비특별회계 세입·세출 예산안’에 따르면 시교육청은 국제고에 총 14억여원을, 일반 인문계고(38학급 기준)는 2억6000여만원을 편성한 것으로 드러나 2440억이 어떻게 사용될지 예상된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구혜선은 신데렐라가 되겠지만 현실은 그닥 녹록치 않다는 것을 아이들이 더 잘 알고 있다. 의무로 정한 사회적 배려대상자 20%는 축소되거나 유명무실하게 될 것이다. 이미 자립형사립학교에서 경험했으며 학비지원을 누가 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재단, 교육청, 교육부에서 서로 함구하고 있다. 시청자는 구준표를 이미 용서했고 이제는 사랑하고 있다. 자사고는 구준표의 성공과 궤를 같이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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