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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호 [현장스케치] ”첨 참여하는 전국대의원대회”

2008.04.07 16:37

진보교육 조회 수:1788

”첨 참여하는 전국대의원대회”
                                        
                                                                                        송지선/전교조대의원(서울구로고)

에너지 넘치는 대의원 대회
처음으로 참여하는 대의원 대회. 여러 가지로 설레기도 했지만, 서울에서 무주로 가는 길에 좀 걱정이 되기도 했다. 대의원대회에 가면 밤새 토론을 한다는데…. 낮 2시부터 시작해서 새벽까지 이어지는 토론이 인간적으로 실제 가능하긴 한건가? 혹 중요한 이야기하는데 졸면 어떻게 하지?^^;; 대의원 이름 달고 처음 참여하면서 졸기나 하면 참 무안한 일인데….

대의원대회가 끝난 것은 새벽 4시 30분. 그때까지 맑은 정신을 유지하는 것은 나에게 쉽지 않은 일이었다. 긴 발제가 이어질 때는 어느새 잠깐씩 몽롱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계속 멍~해지지 않고 깨어있도록 자극하는 것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지치지 않고 또롱또롱하게 발언하는 여러 선생님들의 에너지였다. 여기저기서 손을 들고 이야기하는 그 에너지가 대의원 대회에 대한 긴장감을 계속 유지시켜주었다. 심지어 어떤 선생님은 나머지 모든 안건을 다 끝내고 진행된 마지막 결의문 채택의 순간에도 건의를 하셨다. 그 순간에도 대충대충 넘어가지 않는 모습은 정말 경이롭기까지 했다. 이 새벽까지 이런 선생님들이 300명이 넘게 모여 앉아 있다니…. 정말 대단한 전교조다.

하지만... 대의원 대회를 앞으로는 잠도 자가면서 2박 3일, 혹은 1박 2일이라도 하면 더 좋을 것 같다. 보다 더 여유있는 토론 시간 확보와 함께 체력 딸리고 집중력 없는 나 같은 사람을 위해서라도~^^;;

허무한 사업평가
이번 회의에서는 1호~13호까지 13개의 안건이 제출되었다. 그 중 가장 쟁점이 되었던 것은 역시 1호 의안〈2007년 사업 보고 및 평가안 승인의 건〉과 6호 의안〈2008년 사업 계획안 심의 의결의 건〉.  

  어떤 대의원 선생님이 “사업을 평가할 때는 그 사업의 목표에 비추어서 그 사업이 어느 정도 효과가 있었는지에 대해 평가해야 하며, 지난 사업에 대한 정확한 평가 위에서 사업 계획이 세워져야 한다”고 이야기 했는데, 들으면 누구나 다 아는 상식적인 말이면서도 가장 핵심적인 이야기였던 것 같다. 그런 면에서 2007년의 성과급 투쟁에 대한 것은 갈피를 잡지 못한 평가가 아니었을까?
일단, 2007년의 현장 무력화 투쟁 평가. (이게 진짜 현장 무력화인지, 아니면 현장에서의 성과급 인정인지는 알 수 없지만….) 평가한다고 해놓았지만 사실 작년에 현장 무력화가 얼마나 어떻게 진행되었는지는 아직 파악이 안 되고 있단다. 사실상 평가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렇게 그 실체가 파악이 안되었는데도, 2008년에는 2007년에 이어 현장 무력화 투쟁을 대세화 시킨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하나의 사업인 사회적 반납. 하지만 사회적 기금은 기본적으로 성과급 투쟁이라기 보다는 ‘전교조 이미지 쇄신 대책’정도? 그러니 그 돈이 얼마나 많이 모였는가는 ‘성과급 폐지’라는 목표와는 별 상관이 없을 것이다. 그러다 보니 2008년 사업 계획에서는 ‘40억원이나 모였으니 사회적 반납 전술은 성과가 있었지만, 2008년에는 조직적으로 추진하긴 힘드니 이제 자발적인 수준에서만 하자’와 같은 이상한 내용이 나와 버렸다. 도대체 2007년에 기금을 모은 것은 무슨 성과가 있었는지 알 수 없고, 성과가 있었다면 2008년에는 왜 그만두는지 알 수가 없다.
그 밖에 평가와 관련해서 2007년 중요한 현안이 되었던 ‘다면평가 투쟁’, ‘음미체 내신 제외 대응 투쟁’ 등에서 여러 선생님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특히 몇몇 현장에서 치열하게 싸웠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중앙 지침 없이 전개되었던 다면평가 투쟁은 가장 핵심적인 쟁점이 되었다. 또한 전체 교육과정의 틀 속에서 총체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소수 과목의 외로운 싸움으로 전개되었던 ‘내신 제외 투쟁’에 대한 음․미․체 선생님들의 분노도 표출되었다.  

6호 의안과 수정 동의안
2008년 사업 계획은 각각의 사업이 병렬적으로 열거되어 있어 발제가 무척 길~었다. 이에 대한 토론 시간에도 역시 교원평가, 다면평가, 성과급 등 현장에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는 여러 사안들에 대해 치열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계속 논의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비슷한 질문이 이어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8 사업의 불분명함은 해결되지 않는다. 목표를 최대 목표, 최소 목표로 나누어 놓았지만, 실제 여러 투쟁 방침은 최소 목표를 실현하는 것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무엇을 지향하는지 알기가 힘들다.
이어서 6호 의안에 대한 수정동의안이 제출되었다. 2008년 본격화 될 교육 시장화 정책에 공세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투쟁 본부를 설치하자는 안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 안건은 재적 대의원 309명 중 156명의 찬성을 통해 통과되었다.    
비록 과반에 비해 1명 많은 수였지만, 절반 이상의 대의원들의 찬성표는 어떤 뜻을 담고 있을까? ‘조직 강화’, ‘정체성 강화’, ‘위상 확보’ 등 현재의 정세에 대한 대응을 담지 못한 2008 사업 계획에 대한 대의원들의 아쉬움이었을까? 아니면 모든 것을 현장에만 내맡긴 채 중앙에서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했던 2007년의 사업 방식에 대한 분노였을까? 이미 본격화되기 시작한 이명박 정부의 시장화 정책에 대한 위기감이었을까? 여러 가지 의미가 있겠지만, 어찌되었든 2008년에 우리가 움츠러들기 보다는 보다 더 공세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에서 대의원들의 뜻이 일치한 것일 듯하다.

낮부터 시작해 밤을 꼴딱 새가며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하루가 이렇게 길었나 싶다. 하루 동안 이렇게 많은 일을 할 수 있다니…. 아무튼 27일 대의원 대회에서 나를 깨우던 에너지는 투쟁 본부의 설치를 결의했다. 2008년에 우리는 더 많은 일을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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