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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희망은 자본주의를 끝장내는 것이다  - 투쟁사업장 방문 자율연수를 다녀와서 -
--신선식(노화중넙도분교장)

  지난 해 12월 전태일 노동대학 3학년 과정을 마쳤습니다.  3년 과정을 공부하며 자본주의를 뛰어 넘는 변혁만이 인간다운 삶을 보장한다는 소박한 사실을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겨울방학을 맞아 자본주의의 착취에 맞서 오랫동안 외롭게 싸우고 있는 투쟁 현장들을 방문하기로 하였습니다. 현실 속에서 자본주의의 썩어가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또한 늘 연대가 필요하다고 외치면서도 여러 가지 핑계로 노동자 투쟁에 적극적으로 연대하지 못했던 자신에 대한 반성이기도 하였습니다.
  1월 17일부터 1월 23일까지 6박 7일의 일정으로 자율연수를 계획했습니다. 원래는 결혼 20주년 기념행사로 15일 일정으로 아내와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아내는 이미 다른 연수가 있어서 함께 하기는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일제고사를 반대하다가 완도의 넙도라는 조그만 섬으로 좌천되어 지난 해부터 격주 부부로 살고 있는데, 15일이나 혼자서 집을 떠나려는 가장을 바라보는 가족의 시선도 곱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일정을 일주일로 단축하고, 가능하면 비정규직 투쟁 현장, 장기투쟁현장, 소규모 투쟁현장을 방문하기로 하였습니다.

다국적 자본에 의해 고통을 당하는 노동자들의 삶...
얼어붙은 눈 사이로 2개의 콘테이너에서 1년 반이 넘게 농성을 하고 있는 나주의 ‘한국쓰리엠’ 노동자들의 투쟁 현장을 찾아갔습니다. 한국과 중국을 비롯해 60여개의 공장을 갖고 있는 한국쓰리엠은 미국계 다국적 기업입니다. 포스트잇, 테이프, LCD 필름 등을 생산하여 매년 1000억이 넘는 순이익을 남기는 기업입니다. 노조 결성으로 11명이 해고되고 200여명이 징계를 당하였습니다. 노조의 단협 요구에 회사측은 취업규칙(고용계약서) 보다 낮은 수준의 단협안으로 교섭 자체를 무력화시키고 있었습니다. 또한 노조의 파업에는 가까운 중국 공장에서 물량을 도입하여 파업을 무력화시키고 있었습니다.
  서울의 ‘발레오 공조’ 투쟁 현장을 방문했습니다. 발레오 공조는 자동차의 에어콘 등 내부 부품을 생산하는 프랑스계 다국적기업입니다. 공장은 충남에 있으나, 발레오 공조가 직장 폐쇄를 하고 프랑스로 철수하였기 때문에 서울 충정로에 있는 프랑스 대사관 앞에서 노숙 농성을 하고 있었습니다. 높은 건물 사이에 끼여 햇볕 한 줌 들지 않는 바람 골에서 스티로폼과 이불에 의지하여 노숙을 하는 노동자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노동자들 대부분은 충남의 공장에서 농성 중이고 9명씩 교대로 서울에 와서 농성 중이라 하였습니다. 프랑스 발레오 그룹 노동자들과 함께 프랑스 현지투쟁을 몇 차례 전개하기도 하였습니다. 회사 측은 위장 직장 폐쇄를 통하여 비정규직이 하나도 없는 발레오 공조 노동자들의 구조조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국제적인 투쟁의 어려움도, 강추위 속의 노숙도 발레오 공조 노동자들의 투쟁의지를 꺾을 수는 없을 것 같았습니다.
  인천의 ‘지엠대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현장을 찾아 갔습니다. 3년째 노조 결성을 이유로 15명이 해고자들이 노조 인정과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고공농성과 단식농성을 전개하고 있었습니다. 50일이 넘는 고공 농성과 30일이 넘는 단식투쟁, 노숙 투쟁에도 불구하고 미국인 사장 마이크 아카몬은 비정규직 지회를 협상의 대상으로 조차 인정하지 않고 있었습니다. 면담을 위한 만남도 민주노총이나 금속노조 등 상부단위와만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노동자들의 목숨을 건 투쟁도 아랑곳 하지 않았습니다. 미국 자동차 노조의 연대 성명도 있었고, 인천 시민사회단체와 진보정당, 인천시의 대책위도 구성되어 활동 중이었습니다.
  지엠대우 비정규직 투쟁에 연대하기 위해 온 ‘시대여행’이라는 대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방학을 이용하여 전국의 투쟁사업장에 연대 활동을 다니는 대학생들의 삶은 아름다웠습니다. 취업의 어려움을 이유로 사회에 무관심하다는 대학생들에 대한 저의 편견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이후로도 ‘시대여행’은 투쟁 현장 곳곳에서 만날 수 있었습니다.
  지엠대우 정규직 노동자도 만났습니다. 이제 비정규직은 남의 문제가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삼촌은 정규직으로, 조카는 비정규직으로 같은 공장에 근무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 크기 전에 비정규직 철폐하자’는 현수막에 새겨진 절박한 외침을 보았습니다. 고공 농성을 하는 2명의 노동자, 31일이 넘게 단식 투쟁 중인 지회장, 스티로폼과 비닐에 의지하여 노숙투쟁을 하는 노동자들. 이들 모두의 열기가 아카몬 사장의 무관심과 추운 겨울을 녹여 내고 있었습니다.

공공기관에 의해 양산되는 비정규직 실태들...
  광주 서구청 앞 인도에 간이 천막을 치고 노숙 중인 4명의 나이 드신 노동자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광주 서구청이 대형폐기물과 재활용품 수거를 민간 위탁시킴으로써 비정규직이 양산된 경우였습니다. 서구청은 2001년부터 재활용품 수거와 대형폐기물을 민간위탁해 왔습니다. 2010년에는 고용 승계, 임금보장 등을 전제로 미래환경과 위탁 계약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미래환경은 단협을 해태하고 노조 활동에 적극적인 노동자들 4명을 계약해지하여 6명의 해고자가 발생하였습니다. (2명은 2010년 이전 수진 환경에서 해고)
   회사측의 ‘배째라’식 대응에 노동자들은 민간위탁으로 근본원인을 제공한 서구청에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서구청 앞 천막 노숙 농성에 들어갔습니다. 98일이 넘는 노숙농성에도 불구하고 서구청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60이 넘은 노동자는 자식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뒤늦게야 노조에 대해 공부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전교조가 노동조합과 노동 교육에 대해 좀 더 적극적으로 노력을 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였습니다. (이러한 요구는 모든 사업장 노동자들의 공통적인 요구였습니다.)  
  ‘해고는 살인이다, 힘이 없는 자는 억울하다’는 글귀가 적힌 하얀 두루마기를 입고 서구청 현관에서 1인 시위를 하는 늙은 노동자의 희망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충남 계룡시에 있는 계룡대 지회 노동자들의 투쟁 현장을 찾아 갔습니다. 계룡대는 국군 삼군 사령부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국방부는 삼군사령부 즉, 계룡대의 시설관리를 군인공제회에 위탁 경영하였습니다. 사측은 ‘감시단속적근로’라는 이유로 노동자들의 연장근로수당과 휴일근로수당을 착취하고 있었습니다. (‘감시단속적근로’란 노동강도가 연속적이지 않는 노동이라는, 즉 여유가 많은 노동이라는 뜻으로 최저임금의 80%만 지급을 해도 된다고 합니다.) 계룡대 시설관리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권리를 되찾기 위해 노조를 결성하였습니다. 사측은 노조 결성을 이유로 14명을 해고하였습니다. 3번이나 부당노동행위 판결을 받았지만, 돈으로 해결하면 된다며 버티고 있습니다. 또한, 노조와의 단협을 해태하며 시간 끌기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노조인정과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는 268일째 천막농성에도 끄떡하지 않고 버티고 있습니다.
군 사령부라는 특성상 사람의 왕래도 별로 없는 한적한 곳에 위치한 천막은 외롭고 쓸쓸해 보였습니다. 그렇지만 재판을 받고 오는 계룡대 노동자들의 모습은 밝고 투쟁의 의지에 넘쳤습니다. 해고자 복직, 노조 인정을 통하여 전국 군인공제회 사업장에 노동조합의 물꼬를 트겠다는 노동자들의 의지는 뜨겁기만 하였습니다.
  서울에 홍익대 시설관리, 미화노동자들의 투쟁 현장을 찾아갔습니다. 지난해 말 노조 결성을 이유로 170여명의 노동자들이 해고를 당하였습니다. 한달 임금 75만원, 한달 점심값 9천원(정말!!)이라는 인간 이하의 처우에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한 것입니다. 홍익대는 용역업체와의 관계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었습니다. 이에 노동자들은 원청인 홍익대가 문제를 해결하라며 점거 농성 중이었습니다. 날마다 수많은 학생들과 사회단체들이 지지 방문을 해오고 있었습니다. 나이 드신 노동자들의 얼굴에는 희망이 넘쳐났습니다. 그동안 전혀 존재감을 인정받지 못했던 미화․시설관리 노동자들의 고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유령이 아니다’는 문구가 가슴에 와 박혔습니다. (교원대 미화노동자들, 울산 제일고 조리노동자들의 투쟁 현장은 일정이 맞지 않아 방문하지 못한 점이 안타깝습니다.)
  경기도 교육청 앞에서 천막 농성 중인 유치원 임시강사들의 투쟁 현장을 찾아 갔습니다. 86년 이후 유치원 교사의 수요 급증에 따라 교육청에서는 전문대 졸업자들을 유치원 임시강사로 채용하고 3년 이상이 되면 정규교사로 채용 해 왔습니다. 그러나 98년 이후는 정규교사로 채용하는 기회를 박탈을 하고, 나아가 2005년 이후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차별을 문서화했습니다. 병가나 연가, 육아휴직에서의 차별은 물론 업무 분담에서도 차별(비정규직은 종일반 전담)을 했습니다. 매년 고용계약서를 다시 써야 했으며, 퇴직금은 1년 단위로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통장에 입금되었습니다.
  유치원 임시강사들은 2000년부터 ‘민들레’라는 단체를 구성하여 투쟁을 해오고 있습니다. 밤을 새면서 여선생님들의 삭발 투쟁, 교육감 면담 투쟁으로 인한 연행과 재판, 가정적인 어려움 등 투쟁의 역사와 어려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현 김상곤 교육감이 선거 전에 문서로 문제 해결을 약속했으나 교육감 당선 뒤 ‘모르쇠’로 일관하여 22일째 천막노숙을 전개하고 있었습니다.
  투쟁의 과정에서 ‘진보교육감’을 둘러싸고 전교조 지부와의 갈등도 많았다고 했습니다. 신체는 여리고 약하지만 마음만은 당찬 유치원 임시강사 선생님들은 업무차별 철폐, 정규직 보장의 희망을 위해 투쟁하고 있었습니다.

  사법부에 의해 족쇄가 채인 노동자들의 투쟁...
  대전 롯데 백화점 앞에서 투쟁 중인 롯데백화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 현장을 찾아 갔습니다. 인도에 조그만 난로 하나에 의지하고 있는 11명의 노동자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롯데백화점 시설관리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보다도 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싶어 노동조합을 결성했다고 하였습니다. 용역업체에 의해 고용되었지만 롯데백화점에 의해 마치 노예처럼 단골고객들의 집안 수리까지 전담해야 했다고 했습니다.  노조를 결성했다는 이유로 11명의 노동자들이 해고를 당했습니다. 노동자들은 원청인 롯데 백화점을 상대로 해고자 복직과 노조 인정을 요구하는 투쟁을 전개하였습니다.  
  이에 롯데백화점은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롯데백화점이나 롯데 마트 200m 이내에서는 롯데에 반대하는 어떠한 행동(발언, 유인물, 현수막)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위반 시 1건 당 개인별로 100만원씩의 벌금이 부과되었습니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실상이 드러나는 사례였습니다. 사법부가 롯데 자본의 손을 들어 줌으로써 생존권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투쟁을 무력화시키고 말았습니다. 다행히도 대전지역 진보정당과 사회.종교단체 등을 중심으로 대책위가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서울 광장 앞 재능빌딩 밑에 허름하고 낡은 1인용 천막이 있습니다. 재능학습지 교사노동자들이 3년째 천막농성을 하고 있는 현장이었습니다. 주변과는 너무도 어울리지 않는 외롭게 쓸쓸한 풍경이었습니다. 재능 학습지 교사들은 2007년까지 노동법 상의 노동자는 아니지만 노조를 인정받아 회사와 단체협약도 체결해 왔습니다.
  그런데 2007년 회사 측의 단협을 무시한 일방적인 수수료 조정(학습지 교사들은 회원 관리에 따른 수수료가 임금에 해당합니다.)으로 노조와 갈등이 시작되었습니다. 회사 측은 재능학습지 교사들의 전국학습지노동조합 재능지부로의 상급 단체 변경을 이유로 불법단체로 규정하고 노조활동을 탄압해 왔습니다.
  법원은 가처분 결정을 통하여 회사 100m 이내에서의 집회나 천막 농성을 불법이가 위반 시 건당 1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하였습니다. 회사 측은 용역을 동원하여 집회의 방해, 성적인 모욕 등을 통해 갈등을 야기하고 고소, 고발을 하였습니다. 가처분 결정 위반에 대한 벌금, 손배. 가압류. 경매처분 등을 통하여 노조와 노조원들의 개인 재산을 빼앗고 있었습니다. 심지어는 벌금 누적을 이유로 조합원 집에 대한 경매 처분 통고를 하고, 노조 차량과 집기, 노조 지부장의 개인 차량을 압류해 가기도 하였습니다. 사법부를 등에 업은 이러한 노조 파괴 공작은 노동자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었습니다. 힘없는 노동자들은 법조차 외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본가는 국민이고 노동자는 국민도 아닌가 봅니다.
  지난 해 말에는 노조 탈퇴를 강요하고 탈퇴를 거부하는 노동자 4명을 해고함으로써 모든 노조원을 해고하는 폭거를 저지르기도 하였습니다. 그렇지만 재능학습지교사들은 2007년 단협으로의 복귀 없이는 어떠한 타협도 없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재능학습지 교사들의 투쟁에 기륭전자, 동희 오토를 비롯한 수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연대하여 희망을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사회적 협약도 무시하는 자본
  구미 KEC 노동자들의 투쟁 현장을 찾아 갔습니다. 대형 천막들이 줄지어 설치되고 나부끼는 깃발들이 투쟁의 현장임을 말해 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말이어서 집행부만 남고 나머지 조합원들은 개인 활동 중이었습니다. 구미 KEC는 임금협상과 타임오프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7개월이 넘게 투쟁을 해오고 있습니다. 투쟁의 과정에서 사측의 직장 폐쇄와 노조의 공장 점거 농성, 지부장의 분신 등이 사회적 관심을 모았습니다. 그리하여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지자체 등의 노력으로 지난 해 11월 3일 사회적 합의를 통해 노조는 전임자 축소를, 사측은 징계 및 손배 최소화 등을 약속하였습니다. 그래서 사회적으로는 KEC 노사갈등이 해결된 것인 양 보도되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사측은 사회적 합의를 무시하고, 대량 해고와 손배 등을 통하여 노조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정리해고를 위해 일거리를 국외로 빼돌리는 부도덕함
파업 중인 부산 한진중공업 투쟁 현장을 찾아 갔습니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김진숙 지도위원이 85호 크레인에서 17일째 점거농성 중이었습니다. 한진 중공업은 매년 흑자를 내는 건실한 기업이었습니다. 그런데 회사에서는 최근 수주를 한 건도 못해 400명을 정리해고 하겠다고 통보를 하였습니다. 한진중공업은 몇 년 전 필리핀 수빅만에 조선소를 건설했습니다. 현재 수빅만 조선소에는 3년의 물량을 제외하고도 8척의 배가 더 수주되어 있다고 합니다. 회사 측이 정리해고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 수주한 물량을 수빅만으로 빼돌리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진중공업은 부산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지자체와 지역단체들의 관심도 많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측은 지역단체들의 중재 요청을 거부하고 2월 14일 희망퇴직을 포함한 400명의 정리해고를 강행했습니다. 그러나 한진중공업 노동자들은 ‘죽어도 같이 죽고 살아도 같이 산다’는 각오로 파업 투쟁을 이어가고 있었습니다.  
  
  6박 7일 동안 투쟁 사업장을 방문하며, 썩어가는 자본의 세상을 보았습니다. 노동자들을 비정규직으로 내모는 공공기관의 실태를 보았습니다. 갖은 방법으로 노동자들을 탄압하는 다국적 기업의 실상을 보았습니다. 노동자들의 생존권에 족쇄를 채우는 사법부의 실상도 보았습니다. 사회적 합의도 헌신짝처럼 내팽개치는 자본의 행태를 보았습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거리낌 없이 자본을 국외로 빼돌리는 자본의 행태를 보았습니다.
  자본의 탄압 속에서도 연대하며 투쟁하는 노동자들을 만났습니다. 어려움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려운 투쟁의 현장에 함께 하겠다는 아름다운 청년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자본의 국제화에 맞서 국제적인 연대투쟁을 만들어가는 노동자들을 만났습니다. 입시교육이 아니라 노동조합과 노동에 대한 교육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을 만났습니다. 투쟁의 승리를 알리는 소식들도 들려 왔습니다. 광주서구청 미화노동자들이, 대전 롯데백화점 노동자들이, 경기교육청 유치원 임시강사들이, 지엠대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홍익대 청소,시설관리노동자들이 완전하지는 않지만 투쟁을 승리로 마무리짓었다는 기쁜 소식이 들려 왔습니다.(오~메, 조은 거!!)  저절로 웃음이 떠오르고 흥분이 되었습니다. 내 일 같이 기뻤습니다. 이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끈질긴 투쟁과 연대 투쟁으로 이끌어낸 소중한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이것들이 희망의 불씨라고 생각합니다. 이 희망의 불씨들을 모아 ‘세상을 바꾸는 큰 꿈을 여럿이 함께 꾸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있습니다. 내가 처한 조건과 위치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월 21일에는 5분의 선생님과 함께 한진 중공업 2차 방문을 하였습니다. 17호 크레인에서 금속노조 부양지부장과 한진지회장이 새롭게 점거농성을 시작하였습니다. 6명의 이름으로 지지 프랑을 걸고 오면서 한진중공업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희망이 만들어지기를  기원하였습니다.
  나의 안일했던 삶을 되돌아 봅니다. 좀 더 많은 사람과 함께 하려는 노력이 부족했습니다.  진지한 성찰이 부족했습니다. 여러 가지 핑계로 노동자들의 실상을 알고 연대하려는 노력이 부족했습니다. 이제 많은 사람과 함께 더 공부하고 더 고민해 보려 합니다. 작은 것이라도 할 수 있는 실천들을 지속해 보려고 합니다. 자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세상이 아니라 모두가 어울려 함께 사는 인간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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