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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노동자의 이름으로, 학부모의 이름으로 새롭게 시작합시다.

김태균 │ 수원 산남초등학교 학교운영위원/참교육을 위한 학부모회 수원지회 교육위원

초등학교 6학년과 4학년 자녀를 두고 있는 학부모이다. 작년부터 아이들과 조금 더 어울리고자, 그리고 보다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겠다는 욕심(?)으로 학교운영위원을 2년차 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에서 참교육을 고민하고 함께 하고자 하는 학부모들과 함께 참교육 학부모회 수원지회 활동을 하고 있기도 하다.

한 가지 사실

학교운영위원회 활동을 처음 시작했던 작년의 일이다.
학교운영위원회 당선이 되고 나서 운영위원장을 선출하는 회의를 마치고 당선된 학교운영위원장으로부터 처음 들은 이야기가 학교운영위원회 활동을 위해 학부모 운영위원 1인당 60만원씩 납부를 해 줄 것 을 요청받은 일이다.
학교운영위원회 일을 처음 하기도 하고 그리고 또한 괜히 문제제기 하다가 튈까봐 결국 내가 선택했던 일은 납부는 하되 구체적으로 쓰임 내역에 대한 공개와 함께 영수증 처리 그리고 남은 잔액에 대하여 전체 나누어 줄 것을 요구했다. 결국 작년 말 60만원을 납부했던 학교운영위원회 운영 자금 잔액이 45만 원 정도 남아 되돌려 받았다. 학교운영위원회 설치 이후 매년 걷었다고 하는데 한 번도 되돌려 받지 않았다는 이야기와 함께 잔액이 어디로 어떻게 사용되었는지 전혀 모른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솔직히 황당한 느낌을 받았다.
이후 아이들이 전학을 해서 새로운 학교에서 학교운영위원 2년차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번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로 학교운영위원회 운영자금을 위해 학부모 운영위원 1인당 40만원씩 납부할 것을 당선된 학교운영위원장으로부터 요구를 받았다. 지난 해 경험도 있고 해서 나는 납부하는 것은 동의를 하되 학부모 운영위원들만 납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교원운영위원 그리고 지역 운영위원 등 전체 학부모운영위원 구성원들이 납부할 것을 요구하였고 마찬가지고 쓰임내역에 대한 투명한 공개 및 영수증 처리 그리고 잔액에 대한 환불 요구 또한 잊지 않고 했다.
이 과정에서 운영위원장은 교원운영위원과 지역 운영위원은 다른 학교도 납부하지 않는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면서 논쟁이 되었다. 물론 결국 전체가 걷지 않기로 합의(?)는 되었으나 정황상 유추해 보면 나를 빼고 나머지 5명의 학부모 운영위원들만 학교 운영위원회 운영 자금을 납부한 것 같다.

두 번째 사실

학교 학생회장 1명과 2명의 부학생회장의 학부모 3명이 500만원의 거금을 학교 발전 기금을 납부를 하였다. 내가 빠진 학교운영위원회 긴급회의에서 목적성 기금으로 받을 것을 결정하고 받은 것이다.
학교에서는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결정을 했고 또한 목적성 기금이기 때문에 그리고 납부한 학부모들의 자발성에 기초했기 때문에 불법 찬조금이 아니라고 한다.
학생회장 학부모면 이제는 최소한 170만 원 이상의 기금을 학교에 납부해야 한다. 아니 170만원의 자금이 없으면 아이들이 하고 싶어도 학생회장 선거에 못 나가게 학부모가 알아서 아이들이 설득해야 한다.
500만원 목적성 발전기금 납부 이후 나는 학교 홈페이지 “학교에 바란다는 게시판에 아무리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결정을 하고 목적성 발전기금이고 자발성에 기초했다 하더라도 학생회장 학부모들이 기금을 납부하는 것은 향후 이러한 일들이 선례가 되고 관례가 되어 학생회장 이름표를 돈을 주고 사는 꼴이 될 수 있다는 문제의 식속에 학교 당국의 올바른 처리를 요구하는 글을 올린 적이 있다.
그러나 학교 당국으로부터 돌아온 답변은 게시판의 폐쇄였다. 이후 폐쇄 조치에 대한 항의의 답변은 나의 요구사항에 대한 검토 시간이 필요해서 학교장의 재량으로 일시 폐쇄를 했었다라는 것이다.
이후 게시판은 다시 열렸으나 내가 올린 글은 본인의 동의 없이 삭제가 되었고 두 달이 넘어가는 지금까지 묵묵부답이다.

세 번째 사실

나는 노동자다. 내가 팔고 있는 나의 노동력의 대가인 임금을 제대로 받기 위해 그리고 유일한 나의 자산인 몸뚱이를 지키기 위해, 인간다운 노동을 위한 건강권 쟁취를 위해 임금인상을 요구하고 시간단축을 요구하고 노동 강도 저하를 요구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 아이들이 인생의 첫걸음을 책임지는 교원 노동자들 또한 임금인상을 하고 노동시간 단축을 요구하고 노동 강도의 저하를 요구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생존의 법칙과 살인적인 자본의 논리만을 강요하는 교육의 질을 공동체적 삶을 위해 자본이 아닌 인간을 위한 삶의 교육의 질로 바꾸어 내기 위한 투쟁을 전개해야 하는 요구가 나 같은 학부모들로부터 제기 되고 있다.
이러한 나의 문제의식 속에서 나는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에 가입을 했고 나의 지역인 수원에서 수원지회 활동을 하고 있다.
노동시장의 유연화와 살인적인 경쟁을 강요하는 신자유주의가 우리 아이들의 삶의 터전인 교육의 현장에 까지 치고 들어오고 있다.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은 한사람의 예비 자본가를 위해 다른 모든 아이들은 경쟁에서 밀려야 한다는 자본의 논리는 결국 우리 아이들은 황폐하게 만들 것이다. 아니 서로 죽여야지만 살수 있다는 자본의 논리가 이 세상의 선(善)인양 가르치고 있는 이 나라 공교육의 질은 우리 아이들의 총명한 눈망울을 앗아 갈 것이다.  
교원 노동자들에게 자본의 논리를 가르칠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러한 자본주의 사회의 진리(?)를 거부하는 교원 노동자들을 퇴출한다는 교원 평가제에 대해 참교육을 위한 전국 학부모회는 조건부 찬성을 하고 있다.
학부모는 소비자이기 때문이란다. 보다 나은 교육을 제공 받을 수 있는 학부모이기에, 우리 아이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떵떵거리며 자본가로 잘 살아 갈 수 있는 교육을 제공받는 소비자이기에 이를 거부하는 교원 노동자들은 교육 현장에서 퇴출을 당해야 한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네 번째 사실
87년 7,8,9월 노동자 항쟁을 거친 동지들이 이제는 40대의 나이에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고 있다. 근로자가 아닌 노동자로, 배고파서 못살겠다. 갈아보자 라고 외치며 민주노조를 건설했던 동지들이 이제는 사회 각 영역에서 노동자로 그리고 또 다른 한편에서는 학부모로 살아가고 있다. 하루 24시간 중 잠자는 시간을 뺀 16시간 중 대 부분의 시간을 노동 현장에서 보내고 있는 우리들은 인간다운 삶을 쟁취하기 위하여, 보다 나은 세상을 건설하기 위하여, 노동 해방된 세상을 앞당기기 위하여 수많은 고민과 고뇌를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은 어떠한가?
어머니와 아버지로서 아이들에게 나의 삶을 이야기 하지 못하고 신자유주의에 허덕이고 있는 교원 노동자들에게 아니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에서 살아남은 노동자가 아닌 교원들에게 우리 아이들을 맡기고 있지는 않는가?
교원 평가제를 인정하고 교실에서 노동자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항의하러 가는 학부모들이 판을 치는 학교 현장에서 우리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노래 할 것인가?
아침 일찍 학교에 등교 시키고 학교가 파하면 가야 하는 학원비를 내주는 학부모의 모습이 바로 나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이제 새롭게 시작을 해야 할 것 같다.
노동자가 노동자의 이름으로 노동자의 진리를 가지고 노동의 신성함을 우리 아이들이 배울 수 있도록 학교 현장을 바꾸어 가자
교원 노동자들의 몫만은 아닌 듯싶다. 학부모의 이름으로 지역 노동자의 이름으로 이제는 신자유주의 교육 정책에 맞서 자본주의 논리에 찌들어 가는 우리 아이들을 구출하기 위하여 이제 노동자가 학부모의 이름으로 새롭게 시작하자

노동자 민중 학부모의 이름으로 이제는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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