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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과문화] 타라의 문화비평

아이들의 놀이 문화 보고서
- S초등학교 자유놀이 시간을 중심으로 -

놀이는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아이들을 양육하는 살아있는 학교이다. [페트로바와]  
    
타라 / 진보교육연구소 문화연구분과장

  호이징하(Johan Huizinga)는 인간을 ‘호모 루덴스(Homo Ludens) ’로 규정한다. 유희하는 인간! 인간의 본래적인 놀이 충동에서 문화가 만들어졌다고 보는 그에게 놀이는 문화의 한 요소라기보다는 문화 그 자체이다.
  놀이에 대한 교육학적 관심은 주로 유아교육 분야에서 이상적인 교수-학습 방법이나 발달론적 관점에서 비롯됐다. 그에 반해 학령기 교육에서는 놀이 활동의 중요성과 교육적 가치는 당연한 것으로 인정하면서도 과학적이고 분석적인 논의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최근에 놀이는 단지 학습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여 점점 도구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협력과 인간의 고등정신기능의 발달에 주목했던 비고츠키였다면 아이들의 놀이를 어떻게 분석하고 이해했을까? 인간 발달에 관한 그의 과학 이론에 기대어 아이들의 놀이에 주목해 보자.

  첫째, 놀이는 인간의 자발적인 행위이다. 자유라는 본질에 충실한 행위.
  둘째, 놀이는 협력적인 상호작용의 구현이다.
  셋째, 학교에서 놀이시간은 비구조화된 수업 상황이다. 하지만 구조화된 수업의 연장선상          에 있다.

  위에 열거한 것들은 혁신학교 교사로서 지난 10여개월 동안 아이들의 놀이를 간헐적이고 비형식적으로 관찰한 뒤, 나름으로 정리한 잠정적인 결론들이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아직 진행중인] 과정 속의 서술이겠다.
  이를 아우르는 핵심 질문은 “아이들의 놀이 과정에 어떤 정신기능들이 활성화되는가?” 이다. 자발적 주의, 논리적 기억, 의식적 파악, 창조적 상상과 같은 정신기능 가운데 어느 것? 이 글은 이러한 큰 질문에 대한 초벌 작업이다. 아이들의 놀이 관찰과 설문 작업한 것[지난 11월 담임교사 27명과 학년당 1~2학급 표집에 의한 학생 설문]을 바탕으로 시․공간 전유, 놀이의 발명과 놀이 도구의 개발이라는 틀에서 정리하는 데 그친다.    

  몰입의 시간, 자발적 주의
  2013년 9월에 서울형 혁신학교로 개교한 S초등학교는 현재 27개 학급 규모로 학급당 인원수는 30명 내외이며 중소형의 중산층 아파트로 둘러싸여 있는 전형적인 도시형 학교이다. 학생들 구성은 저학년들이 많고 고학년으로 갈수록 좁아지는 피라미드 구조를 이루고 있으며, 남학생들이 많은 편이다.
  이 학교의 중간놀이시간은 30분이며, 점심시간도 60분으로 일반 학교들에 비해 비교적 길게 주어진다. 몸과 마음을 깨우는 아침열기(08:50~09:10) 후 1묶음수업(09:10~10:30)이 80분간 진행된다. 중간 놀이시간은 10시30분부터 11시까지이며, 친구들과 자유롭게 노는 시간이다. 시종을 알리는 종소리가 없는데도 아이들은 주어진 시간만큼만 익숙하게 놀고, 교실로 들어간다. 초기에는 놀다가 늦게서야 교실로 들어가는 아이들이 제법 있었으나 지금은 대부분 약속을 잘 지키는 편이다.
  1학년 아이들은 모래놀이터에서 땅파기, 모래성 쌓기, 소꿉놀이에 푹 빠져 있고, 오래뜰(학교 앞뜰)에선 사방치기와 잡기놀이, 줄넘기, 간이야구로 소란하다. 어울림터(강당)에선 주로 고학년 아이들이 농구, 피구 등 공놀이에 전념한다. 아이들은 30분의 시간을 온전히 잘 놀려고 나름의 놀이 시간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아이들에게 놀이는 친구, 재미, 기쁨, 즐거움이자 자유이다. “놀이는 나에게 무엇인가요?-놀이는 □□다”라는 설문에 대한 아이들의 응답들이 이를 입증한다.

자유(마음대로 놀 수 있으니까): 1학년/ 재미(점점 그 놀이를 많이 할수록 재미있어진다), 휴식(힘들때 친구들과 놀면 힘이 생긴다), 쉼터(피곤한 걸 풀어주니깐) 약(아프다가도 놀면 재미있어서 아프다는 걸 느낄 수 없으니까): 2학년/ 약(놀기만 하면 배가 아픈 것이 안 아프니까):3학년/ 자유(놀면서 자유를 느낄 수 있어서):4학년/ 자유(노는 데 조건이 없기 때문):5학년/ 지우개(그때만큼은 슬프고 힘든 것 모두 지울 수 있기 때문), 행복(놀면서 웃기도 하고 싸우면 더 친해지니까):6학년


  흥미로운 것은 아이들 스스로 제법 길게 주어진 놀이시간에 몰입함으로써 생동감있는 놀이의 특성을 제법 정확하게 감지하게 된다는 점이다. 어떻게 이런 답들이 나왔을까? 하면 할수록 재미있어지는 놀이라든지 스스로 선택하여 행한 것의 자유로움과 친구들과의 상호작용에서 얻는 행복의 느낌을 주는 놀이라는 경지에 이르려면, 푹 젖어들 수 있는 자유로운 몰입의 체험과 이를 위한 충분한 시간이 아이들에게 꼭 필요하다는 것이 내 주장이다.
  두꺼비집짓기에서 그것들을 연결하는 굴 뚫기로, 그리고 호수를 파고 그곳에 물을 퍼다 담는 일까지 하기에 충분할 정도의 시간이 주어져야만 아이들은 제대로 놀 수 있다. 그리고 이 때 활성화된 ‘자발적 주의 집중력’ 은 수업활동에서의 집중력으로 이어져 아이들이 80분 동안 1~2가지 활동에 몰두할 수 있게 한다. 놀이시간에 충분히 마음껏 잘 논 아이들이 안정적이고 수업 집중도가 높다는 교사들의 관찰 결과가 이를 뒷받침한다.

  학교-놀이터, 공간의 전유
  자유놀이시간에 학교는 온통 놀이터가 된다. 공식적인 주요 놀이시설은 운동장, 오래뜰(학교 정문과 건물 사이의 앞 뜰), 안다미로(거울이 있는 다목적실), 어울림터(강당), 모래놀이터이다. 운동장이 너무 협소한 탓에 놀이시설 하나 설치하지 않았고, 어울림터의 농구대와 바닥에 그려놓은 몇 개의 놀이판들이 전부인데도 아이들은 제 나름의 놀잇감을 들고 나와서 무리지어 논다. 아니 놀잇감 하나 없이도 친구들끼리 울고 웃으며 잘들 논다.
  실내화를 신지 않는 각 교실 바닥에 삼삼오오 모여 앉은 아이들은 딱지치기며 공기놀이, 보드게임, 실뜨기 등을 하느라 소란하고, 계단과 복도는 이른바 골목길이 되어 가위바위보 놀이, 추격전을 하는 아이들로 무척 분주하다. 간혹 심하게 뛰는 아이들에 대한 제재가 있기는 하지만 교사들도 놀이시간만큼은 학교를 아이들의 놀이터로 내주는 것에 그리 개의치 않는다. 이 시간만큼은 마법에 의해 학교 전체가 놀이터가 된다고 하겠다.
  그래서 아이들은  ‘꿈마루’ 도서실도 놀이방의 하나로 생각한다. 그리고 4학년 남자아이들은 음악실과 실과실이 있는 5층의 한적한 복도를 ‘죽음의 다리’ 라고 부르며 자기들이 만든 ‘진격의 거인’ 놀이의 배경으로 삼는다.
  1·2학년들이 하교하는 점심시간에는 놀이공간이 재정리된다. 3~6학년들이 놀이에 적합한 곳을 찾아 나름의 방식으로 공간을 전유하는 것이다. 두 건물 사이의 연결 통로인 직사각형 바닥은 피구장이 되고, 나무 한 그루가 구석에 서 있는 오래뜰 정사각형 바닥은 그대로 야구장이 된다. 국기게양대 받침돌에선 카드게임이 한창이고, 걸터앉을 만한 자리들은 장기와 바둑를 두거나 알까기를 하는 아이들이 차지하고 있다. 자전거 보관대는 경찰과 도둑 놀이의 ‘감옥’이 되고, 간이 공연장 형태의 원형 나무마루는 딱지치기 경연장이 된다.
  아이들은 학교 구석구석을 제 놀이에 적합한 만큼의 공간으로 설정하고 경계를 지어 놀 줄 안다. 학교 공간을 갖고서 놀고 있는 것이다.
  다음은 S초등학교 아이들이 즐기는 놀이들을 정리한 것이다.

학년
실내놀이
실외놀이
1
보드게임(할리갈리, 젠가), 뱀주사위, 믈록쌓기, 카프라, 공기, 바둑, 젠가, 실뜨기, 체스, 스티커 바꾸기, 딱지치기, 알까기, 핑거보드
도둑잡기, 술래잡기, 잡기놀이, 얼음땡, 훌라후프, 모래놀이, 채집, 경찰과 도둑, 전투, 신문지공 야구, 고무줄, 긴 줄넘기
2
스티커, 카트 접기, 카페놀이(소꿉놀이), 알까기, 실뜨기, 카트 레이싱, 스피드 대결, 탐험놀이, 전쟁놀이, 숨바꼭질, 색종이접기, 매쓰링크, 체스, 카프라, 고누, 퍼즐, 부루마블
전쟁놀이, 탐험놀이, 진놀이, 모래놀이, 사방치기, 영웅술래잡기, 남자잡기, 8자놀이, 달팽이, 야구, 얼음땡, 눈싸움, 아이언맨놀이,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씨름, 긴 줄넘기
3
스쿠비즈, 좀비놀이, 지옥탈출, 야구, 얼음땡, 아이언맨 슈트, 체스, 술래잡기, 몬스터 놀이, 싸움놀이, 공기, 가게놀이, 카프라, 조립
야구, 술래잡기, 달리기, 얼음땡, 한 발뛰기, 악어떼, 하늘다람쥐, 지옥탈출, 모래놀이, 조종칩놀이, 함정놀이, 몬스터놀이, 잡기놀이  
4
피구, 핑거보드, 원카드, 스타워즈, 죽음의 다리, 말놀이, taxi, 치타게임, 원숭이꼬리, something, 보드게임(우노, 할리갈리), 영화찍기, 도둑잡기, 햄버거, 감옥미니게임. 비석치기, 병원놀이, 종이총알쏘기, 종이칼싸음
달리기, 경찰과 도둑, 축구, 피구, 얼음타기, 좀비놀이, 추격전(전교, 운동장, 강당), 스타워즈, 양말야구, 술래잡기, 모래놀이(모래성쌓기), 눈싸움, 얼음타기, 캐치볼, 줄넘기
5
숨바꼭질, 보드게임(할리갈리, 클루, 젠가), 유희왕카드, 장기, 오목, 공기, 피구, 텀블링몽키, 술래잡기, 아줌마놀이, 책읽기, 종이접기, 귀신놀이, 수다떨기, 얼음땡, 만두게임
피구, 술래잡기, 캐치볼
6
좀비게임, 1박2일 술래잡기, 안대끼고 잡기, 수다떨기, 트럼프, 보드게임(할리갈리, 젠가), 춤추기, 동아리활동, 친구들과 노래부르기, 그림그리기, 낙서, 벽 타기, 축구, 배드민턴
벽 타기, 농구, 배구, 야구(공 주고 받기),  피구, 축구, 눈싸움, 술래잡기, 캐치볼


  아이들은 ‘함께 어울려’ 놀면서 배운다.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과 놀면서 다른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는 법과 규칙을 배운다. 비고츠키에 의하면 이것은 학교에 들어오기 전 유아기 때부터 이미 경험했어야 할 과업이지만 과도한 선행학습이 판치는 한국의 학교에서는 ‘여럿이 어울려 노는’ 시간을 의도적으로 배치해주어야 하는 실정이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 놀이시간은 비구조화된 수업 상황이며, 동시에 구조화된 수업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놀이를 하려는 동일한 목적으로 모인 아이들은 여럿이 함께 규칙을 정하고 역할을 나누어(계획하기) 그 규칙을 공유하는 공동체가 되어 함께 놀이를 즐긴다(실행하기). 놀이 과정에는 놀이를 깨뜨리거나 방해하는 훼방꾼도 있고 떼를 쓰고 고집을 피우는 아이들도 등장하지만 아이들은 이를 협력적으로 해결하거나 혹은 교사의 개입을 요청하면서 이어간다. 이러한 실제 활동 과정에서 근접발달영역이 창출된다고 하겠다. 자기를 가르쳐주는 이에 의해 좀 더 높게, 그리고 비슷한 능력의 친구들을 통해 좀 더 넓게. 혼자서는 할 수 없던 것을 친구들의 도움으로 배워서 함께 할 수 있게 된다. 또 혼자서 해내는 성취감을 드디어 맛본다.
  S초등학교 아이들은 학교 놀이의 특징을 ‘다 같이 잘 어울려 논다’. ‘노는 데 구분이 없다’고 답했다. 이들은 놀이를 통해 무엇을 배웠다고 여길까? 특정한 놀이의 규칙과 기능에 관해 배웠다는 응답들을 제외하고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학년
친구들과 놀면서 내가 배운 것
1
참는 것, 양보, 배려, 화를 내면 안 된다는 점, 친구들도 착하다, 싸우지 않고 노는 것, 친구들과 노는 게 재미있게 되었어요, 친구를 속이는 게 치사한 것, 규칙, 어울림
2
놀다가 의견이 다를 수 있다. 사회를 알게 되었어요. 잘 어울려 노는 법. 친구들이 많으면 더 재미있다는 걸 배웠어요. 사이좋게 놀기(지내기), 양보, 놀이가 생각보다 재미있다는 것
3
친구들과 친해지고 다 많이 놀게 되었다, 순발력, 규칙
4
재미를 배웠다. 친구들과 놀이를 더 재미있게 힐 수 있구나, 순발력, 놀이 규칙
5
협동심, 결과에 만족하기, 서로에 대해 예의를 지키는 것, 친구들과 어울리는 방법  
6
어휘력(서술하기)이 늘고 그림 실력, 재미, 친구들과 사귀기, 다 같이 놀기, 사교성이 좋아졌다. 협동, 팀워크, 양보, 친구 배려하는 법, 친구들과 잘 놀고 싸우면 화해할 수 있다.


  흥미롭게도 자기중심성이 강한 1·2학년 아이들은 친구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타인에 대한 자기의 생각이 달라졌음을, 그리고 놀이를 즐기기 위해서는 양보와 배려가 필요함을 자각했음이 포착된다. 이들이 서술하는 언어 표현의 생생함이 놀랍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규칙’이나 ‘어울림’이라는 용어를 정확한 개념어로 사용하고 있지는 않겠지만 이러한 실제적인 경험들이 추상적인 개념 형성의 토대가 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또래 아이들보다 사회 문화적인 발달의 토양이 풍부하다고 하겠다.
  놀이시간이면 유난히 돋보이는 아이들이 있다. 그들은 놀이를 계획하고 순서를 정하는 등 놀이를 이끄는 놀이 대장이거나 다툼의 중재자로 혹은 놀이 발명가로 활약한다. 놀이 활동에 있어서는 또래들보다 머리 하나 더 큰 기능을 발휘하는 이러한 친구들을 모방하면서 아이들은 놀이과정에서 함께 배우고 성장해가게 된다.

  새로운 놀이의 탄생, 그리고 놀잇감의 진화
  비고츠키에 의하면 놀이는 아이들의 모든 창조의 근원이자 예술 창조의 예비 단계로 기능한다.

  아동의 창조의 본원적인 형태는 혼합주의적인 창조인데 즉, 거기에서는 각 예술의 종류가 아직 분화되거나 전문화되지 않은 상태이다. (……) 이 혼합주의는 아동 예술의 모든 종류가 거기에서부터 나누어지는 공통의 근원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공통의 근원은 아동의 놀이이고, 이 놀이는 아동의 예술 창조의 예비적인 단계의 역할을 한다. [비고츠키,『아동의 상상력과 창조』, pp.130~131]

  가을학기 이후로 S초등학교에는 놀이를 새롭게 만들어서 노는 것이 유행하고 있다. 아이들 스스로 특정 놀이의 규칙을 살짝 바꾸거나 몇 개의 놀이를 섞어서 변형시킨다. 아이들은 이러한 현상을 “놀이를 할 때마다 놀이가 훨씬 업그레이드 된다”(2학년)거나 “막 지어내요”(3학년), “재미없는 것도 뭐든지 재미있게 바꾸는 것”(6학년) 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4학년 남학생들은 택시, 돌프, 치타게임, 추격전 등을 만들어냈다.

놀이
설명
장소
택시
(발생) 여름학기 끝 무렵 우연히 한 아이가 페트병 밑둥에 ‘택시’ 라고 써서 친구 모자에 붙이고는 줄넘기 줄로 의자를 끌며 택시를 운행하듯 놀이함.
신식택시 → 구식택시 ☞ <담임교사 제재> → 썰매택시 등장
교실
돌프
(발생) 썰매 택시에서 변형. 세 아이들이 함께 시나리오 엮음.
크리스마스에 산타할아버지가 돌프들을 끌고 선물을 주러 가고 있었는데 돌프가 하기 싫어져서 도망간다. 그러자 산타할아버지가 사냥꾼에게 돌프를 잡아 달라고 부탁해서 사냥꾼이 돌프를 잡고 있다.
사냥꾼(2~3), 돌프(여러명), 사냥꾼 알리미(1), 돌프 알리미(1)
☞ 담임교사 제재 → 줄넘기 줄 대신에 손 터치로 바꿈.
교실 밖
특정 구역
추격전
잡기놀이. 경찰과 도둑과 비슷한데, 술래가 둘. 한 명은 추격하고, 한 명은 감옥을 지킴. 강당 추격전, 운동장 추격전, 전교 추격전. 각각 감옥 위치 설정
강당
운동장
치타
놀이
피라미드 계급 구조 - 아기(3), 어린이(2), 청소년(2), 부모(2), 할아버지(1)-에서 서로 잡으면 계급이 바뀜.
강당


  아이들이 만든 놀이에는 기발한 것이 있는가 하면 단숨에 만들어낸 탓에 다소 엉성하고 런닝맨 등 TV 프로그램을 모방한 흔적도 남아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무엇을 만들어 냈느냐가 아니라 그들이 지금 만들고 창조하고 있는 상상에서 구상화를 훈련하고 있다[위의 책, p.144]는 점이다. 물론, 이때 아이들의 상상은 성인의 상상보다 빈약하며 공상에 가깝겠지만, 발달의 과정에서 경험의 축적과 개념적 사고 기능의 발달을 통해 상상도 성장·성숙하게 될 것이다.
  한편 아이들은 학교에서 위험하지 않게 놀 수 있는 놀이만 가능하다는 현실적인 필요에 의해 자기들만의 놀잇감을 만들기 시작했고, 도구들은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진짜 야구공을 대신할 종이뭉치에 두꺼운 테이프를 감은 야구공과 양말 야구공, 그리고 박스 종이나 플라스틱대에 수건을 감아 만든 야구방망이, 맞아도 아프지 않을 만큼만 공기를 뺀 피구공, 껍질을 벗겨 물렁해진 공, 비석치기용 납작돌, 모래놀이용 조개껍질까지 온갖 재활용품들이 놀잇감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이것들은 해당 놀이를 가능하게 하는 최고의 도구들이므로 도구 제작자는 아이들에게 찬사를 받는다.

  세상에 노는 것만큼 좋은 것이 어디 있으랴? 곤두선 신경줄이 가라앉고 잠시나마 빗장 풀린 채 가뿐한 해방감을 만끽하는 그 순간! 생각만으로도 짜릿하지 않은가? 어른인 나도 이러한데 아이들에게 놀이는 말 그대로 밥이다. 편해문의 주장대로 요즘 아이들에게 결핍된 건 주의력 이전에 놀이일 것이다. 학습의 탈을 쓴 채 도구화된 가짜 놀이가 아니라 온몸을 던져 놀아야 직성이 풀리는 신명나는 진짜 놀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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