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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혁명연석회의 출범으로 교육혁명의 닻을 올리자!>


이현/ 교육혁명연석회의


1. 교육 모순의 폭발
- 혁명적 정세가 오고 있는가?-

‘혁명’이라는 단어에서 ‘현존하는 체제를 뿌리로부터 반대한’다는 본래적 의미가 퇴색한지 오래이다. 오늘날 혁명이라는 단어를 전유한 것은 자본이다. 이제 혁명이라는 단어는 반체제적인 불온한 냄새를 풍기기보다는 소비주의의 경쾌한 냄새를 내뿜고 있다. 혁명은 새롭고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소비자의 기호를 만족시키는 상품과 서비스의 혁신을 의미한다.    
‘교육혁명’이라는 단어도 불온한 전율과 급진적인 상상력을 불러일으키기보다는 소비자(주로 학부모나 학생)의 관심을 끌고, 그들의 현재적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예쁘게 포장된 선물꾸러미를 연상시킨다. 이렇듯 혁명이라는 단어가 변색되어 그 온전한 의미가 전달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구태여 교육혁명이라는 단어를 선택한 것은 혁명의 의미를 재전유하기 위해서다. 체제를 뿌리 채 흔들고자하는 ‘불온한 욕망’과 새로운 삶의 장을 능동적 열어나갈 수 있는 ‘급진적 상상력’을 지시하는 용어로 혁명은 복권되어야 한다.  

혁명의 현실화는 혁명적 정세를 필요조건으로 한다. 해방 이후 급격하게 팽창하여 왔던 우리 사회의 근대적 교육체제가 드디어 임계지점에 도달한 것처럼 보인다. 그 동안 자유주의 정권과 mb 정권이 추진해왔던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은 기존의 교육체제의 생명을 연장하기보다는 죽음을 재촉하는 극약처방이었음이 드러나고 있다.
기존의 교육체제의 특징을 거칠게 요약하자면, 교육부문에서 저비용 고효율의 대량생산시스템을 구축하여 대량의 노동력을 생산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던 경제 부문에서 이를 적절하게 흡수하는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작동하여 왔다는 점이다. 즉 교육의 급격한 양적 팽창과 경제의 가파른 성장이 상호 조응하는 체계였다.
교육 부문을 너무 빨리 팽창시키다보니 교육여건은 최악이었으며(대표적으로 거대학교, 과밀학급), 대부분의 교육비용은 학부모에게 전가되었다. 또한 사회적 유동성이 높은 상태에서 학력과 학벌이 사회적 지위 획득에 유력한 수단이 되면서 평가(입시)가 과정(교육)을 지배하게 되었다. 학생들은 살인적인 강도의 입시노동(배움의 즐거움보다는 경쟁의 압박에 고통받으면서)에 시달렸으며, 학부모는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 때문에 고통스러웠다. 그런데 문제투성이임에도 기존의 교육체제가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는 사적으로는 교육에 참여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수긍할만한 보상(부모보다 더 높은 사회적 지위를 획득하거나, 안정적인 직장에 진출하는)을 제공하였기 때문이며, 공적으로는 교육이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핵심적인 부문으로 인정되는 즉 '교육의 사회적 효율성'에 대한 신화가 유지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1997년 IMF 사태이후 고도성장 시대가 끝나고, 이후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청년층의 취업난이 가중되면서 교육에 대한 보상 체계는 사실상 붕괴하였다. 취학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팽창하였지만 보상체계는 작동하지 않고 있다. 대학 진학률은 세계 최고 수준인 80%를 상회하고 있지만 4년제 대학졸업생 중에서(군입대자와 대학원 진학자 제외하고) 51.9%만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는 직장(최근에는 60시간 이상 단기근로자까지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일부 아르바이트 취업까지를 포함한 사실상 전체 취업자를 포함하고 있다.)을 구하고 있으며, 전문대의 경우에는 약간 높아 56.6%의 학생들이 취업을 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비율이 50%에 육박하고, 특히 청년 비정규직의 비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최소한 취업자 중 절반 이상이 불안정 노동에 종사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대학 졸업생 중 절반만 취업이 가능하고 다시 그 중에서 절반에 못 미치는 사람들만이 정규직에 취업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80%에 가까운 대졸자들이 구직 포기자, 실업자, 취업 준비생, 불안전 노동자로 살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런 현상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판단을 하기도 하였지만 이런 흐름이 10여년 넘게 지속되면서 보상체계의 붕괴가 구조적인 문제임이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은 보상의 능력도 없으면서 더 많은 경쟁, 더 많은 비용 부담을 요구하는 정책이기 때문에 대중의 분노를 더욱 자극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은 기존의 교육체제의 정당성을 뒷받침하고 있었던 또 하나의 축인 '교육의 사회적 효율성'에도 의문을 초래하였다. 막대한 개인적 비용과 사회적 비용을 소비하고 있는 교육이 사회에 진출하는 학생들을 서열화하고 분류하는 기능 이외에 어떤 긍정적인 사회적인 효과를 산출하는지에 대한 의문에 커져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의 교육체제에 대한 대중의 의문과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다. 보상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높은 교육비 부담은 대학등록금 투쟁에서 볼 수 있듯이 대중의 현실적인 불만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중의 요구가 교육비 인하나 교육기회의 균등(즉 복지적 요구)으로 제한될 수 없다. 교육 체제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하고 교육에 대한 사회적 보상 체계를 재구축하지 않은 이상 현재의 교육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좀 더 근본적인 질문들이 등장하게 된다. '개인과 사회에게 교육이란 본래 무엇이어야 하는가?', '교육이 사회구성원의 보편적 권리인가, 상품인가?' '교육과 사회는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고, 교육의 사회적 보상 체계는 어떻게 구축되어야 하는가' 등등.
대다수의 사람들이 기존의 체제로부터 이익을 얻기보다는 고통을 당하는 상황, 그래서 기존의 체제의 정당성에 대하여 근본적인 의문을 제시하는 상황이야말로 혁명적 정세의 본질이다. 최소한 교육부문은 혁명적 정세의 초입에 들어서고 있다.


2. 교육혁명,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하는가?
- 교육복지? 학교혁신? 교육혁명?-  

최근에 '복지논쟁'이 핵심적인 사회적 쟁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경쟁과 효율성이라는 신자유주의 담론으로부터 복지 담론으로 사회적 쟁점이 이동한 것은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다. 정치세력의 좌우 스펙트럼이 복지에 대한 태도에 의해 결정될 정도로 복지 문제가 핵심적 의제가 된 것이다. 이것은 신자유주의의 폐해로 인한 대중의 고통을 어떤 정치세력도 외면할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음을 드러내는 것이다.(즉 신자유주의 헤게모니가 퇴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교육운동은 무상급식논쟁에서부터 최근의 반값 등록금 문제까지 다양한 교육 복지 문제를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시킴으로써 사회적 의제의 공간에서 복지담론이 중심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도록 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였다.
하지만 '교육비를 누가 부담할 것인가'라는 교육복지의 문제만으로 대중의 고통을 해결할 수 있을까? 또한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복지문제는 대중의 관심과 참여를 촉발할 수 있는 현실적인 문제인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으로는 현재의 교육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뚜렷하다. 다른 문제와 결합되지 못한 복지 문제는 대중의 고통과 불만을 적당한 수준에 봉합하는 결과로 귀결되기 쉽다. 최근에 지배세력의 두 분파인 보수 집권 세력과 자유주의세력이 복지 논쟁을 주도하는 것을 통해서도 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신자유주의의 폐해로 이반된 민심을 다시 포섭하려는 것이 그들이 복지 카드를 꺼내든 진정한 이유이다.

최근에 교육운동 진영에서 또 하나의 중요한 흐름으로 부각하고 있는 것이 혁신학교 운동이다. 교육모순이 심각해지면서 대학생들이 집단적인 저항의 모습을 보이는 것에 반하여, 초중등 학생들은 개별적인 도주, 거부, 일탈, 반항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초중등 교육 현장의 혼란스럽고 무기력한 현상이 더욱 확대되고 있으며, 교사들의 고통도 심화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교사들은 수업 방법의 혁신과 학생 생활 지도방식의 개선을 통해 학교 현장의 혼란과 무기력에서 탈출하려는 강한 욕구를 갖게 되었는데, 진보교육감의 진출로 새로운 교육실천을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이 확장되면서 일정한 규모를 갖춘 운동으로 확대되고 있다. 혁신학교 운동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들은 혁신학교 실험을 성공을 위해 교장공모제의 확대, 교원의 잡무 경감 등을 주요 요구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혁신학교 운동은 수업방식이나 생활지도 방법의 기술적 개선에 제한되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으며, 학교 교육에 대하여 강력한 규정력을 발휘하고 있는 교육제도의 문제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무관심함으로써 자족적인 실험(보편적인 확산력을 갖기 힘든)이나 실패한 실험으로 귀결될 위험성이 높아 보인다.  

'교육혁명'은 교육에 대한 좀 더 근본적인 질문으로부터 출발하여 교육제도의 전반적인 개편으로까지 관심 영역을 확대해 나가는 운동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부분의 노동이 소비할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라면, 교육은 인간 자체를 즉 주체를 생산하는 노동이다. 물론 현대 자본주의에서 상품생산을 매개하지 않고 인간의 신체나 정서에 직접적인 영향을 가하여 인간의 욕구를 충족시키거나 인간의 변화를 초래하는 노동 즉 비물질적 노동 또는 정서적 노동이 증가하고 있지만-의료노동, 돌봄노동, 예술활동, 미용노동 등- 교육노동만큼 인간의 주체형성에 지속적이고 전면적인 영향을 미치는 활동은 없다.
따라서 교육운동이 가장 먼저 대면하는 문제는 '어떤 주체를 생산할 것인가'이다. 지금까지, 교육을 통해 생산해야 할 주체성의 핵심은 '자본이 요구하는 노동능력'이라는 암묵적 합의가 사회적으로 전제되어 있었다. 자본이 교육을 통해 양성된 노동력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일정하게 존재 할 때, 이와 같은 암묵적인 합의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이 쉽지 않다. 하지만 교육(노동력의 양성)과 자본(노동력의 흡수)의 순환적 기능에서 균열의 발생은 이런 전제에 대해서도 의문을 불러온다.
자본은 자본의 이윤생산에 부응할 수 있는 노동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지식, 기능, 태도 등)만을 주체에게 요구하며, 위계적인 분업 질서에 따라 개인의 지녀야할 능력을 배분한다. 자본은 주체들이 교육을 통해 개인적인 삶이나 사회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하여 필요한 능력을 기르는 것(즉 전인적 발달)에 대하여 전혀 관심이 없다. 오로지 주체들에게 파편화된 지식, 부분적 기능, 순종적인 태도만을 요구할 뿐이다. 이를 위해 교육과정은 자본의 요구에 따라 분류되고 편제된 지식의 꾸러미들로 구성되거나, 분화된 기능을 반복적으로 익히는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학교생활은 경쟁을 내면화하고 순종을 몸에 익히도록 조직된다. 입시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는 개인들은 이런 교육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하여 문제제기를 할 시간적․심리적 여유를 가질 수 없었다.
'교육혁명'은 이런 문제들에 대하여 발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행위로부터 출발한다. 교육은 자본이 요구하는 노동능력이 아니라 자신의 삶을 제대로 살아가기 위한 능력의 발달을 우선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지성(세계를 비판적으로 성찰할 수 있고, 자신의 내면을 반성할 수 있는 역능)와 윤리성(공감의 능력과 자신과 타인의 공통적 이해를 창출해 나갈 수 있는 역능)과 감성(예술적 창조와 미적 향유의 역능) 등을 전면적으로 발달시키는 것을 교육의 제1원리로 세워나가야 한다. (자본주의 교육은 능력의 발달을 중시하고 진보적 교육은 가치-즉 민주주의, 공동체성 등등-를 중시한다는 이분법은 매우 위험하다. 교육의 제1원칙은 가치의 문제가 아니라 역능의 문제이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역능과 가치의 택일이 아니라 어떤 역능이냐의 문제이다. 그리고 역능의 질에 따라 가치의 내용이 결정된다.)  
학교에서의 모든 활동과 생활은 경쟁과 위계적 관계가 아닌 협력과 민주적 상호 존중의 관계의 원칙 아래 조직되어야 한다. 그래서 서로 경쟁하고 시기하는 원자적인 개인이 아니라 공동의 협력을 통해 사회(공동체)를 구성하고 운영해 나갈 수 있는 주체(사회적 개인)를 형성해 나가야 한다. 새로운 교육은 (인간의 전인적) 발달과 협력의 원리 위에 재구성되어야 한다.

물론 이런 새로운 원리가 교육 현실에서 당장 전면적으로 구현될 수는 없지만, 현재의 교육현실을 비판하고 앞으로의 전망과 대안을 세우는데 있어서 핵심적인 준거점으로 작동해야 한다. 일상적 교육실천(일반학교든 혁신학교든)에서도 이런 원리가 최대한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한 더욱 중요한 것은 새로운 교육적 지향성이 실현될 수 있는 교육제도나 교육여건을 마련하는데 지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것은 새로운 교육체제를 설계하는 일이며 그것을 현실화시켜 내기 위한 투쟁을 조직하는 일이다.


3. 교육혁명의 두 가지 전술
- 대중 운동과 제도 정치의 변증법-  

교육혁명은 자본과 국가의 지배로부터 교육을 해방시켜 사회구성원들의 협력적 통치 하에 두는 것이다. 따라서 교육 혁명은 새로운 교육(원리와 체제)에 대한 대중들의 동의와 참여를 확대하고 새로운 교육체제를 구성하고 운영해나갈 수 있는 대중의 협력적 역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을 기본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 내에서 자본(시장)과 국가를 대신할 공동체를 구성하고, 공동체 간의 협력 체제(네트워크)을 구축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따라서 대중의 경험적 감각 속에서는 근대정치(형식적-대의적 민주주의)의 틀을 이용하여 국가권력을 개조하고, 이를 통해 교육체제를 바꾸어 나가는 것이 훨씬 현실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대중이 협력적 통치 능력을 국가권력에게 양도하는 순간, 새롭게 선출된 정권의 계급적 성격과 상관없이 국가 권력은 대중 위에 군림하는 권력(강제와 폭력)으로 전화한다. 바로 여기에 난점이 존재한다.
국가 권력의 개조를 매개하지 않고 아래로부터의 대중 운동의 확대를 통해서만 체제를 바꾸려는 운동은 쉽게 대중성을 획득하지 못한다. 반면에 대중의 활력을 오로지 국가권력의 개조의 동력으로 흡수하려는 제도 정치 운동은 필연적으로 개량화되거나 대중에 대한 적대자로 전화한다. 따라서 대중운동과 제도정치(국가권력 개조) 운동의 관계를 재설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선 제도정치 운동이 흔히 상정하고 있는 제도정당이나 선출된 정부가 사회의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는 관점은 기각되어야 한다. 이는 대중의 활력(구성능력과 협력적 통치 능력)을 정당이나 정부(국가권력)로 흡수하려는 생각이며, 국가(또는 정당)를 대중의 대의체로 바라보는 정치관을 버리지 못한 산물이다. 정당이나 국가(권력)은 대중의 자치적 구성능력이나 협력적 통치 능력이 활성화되도록 공간을 창출하고 물질적․제도적 지원을 하는 기관이 되어야 한다. 베네수엘라의 사례는 이런 점에서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베네수엘라에서 교육 체제의 변화는 국가권력에 의해 주도되고 있지 않다. 미션 로빈슨, 미션 리바스, 미션 수크레 등은 지역 자치 공동체나 대학 공동체가 주도하는 교육혁명이며 정부는 이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는 거꾸로, 사회 혁명이 아니라 선거를 통해 집권한 정권의 허약성을 나타내주는 현상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오히려 국가권력의 불안정성이 대중의 활력을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의 활력을 강화하는 새로운 변혁의 사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우리 사회도 선거와 사회 혁명 중에 어느 한쪽이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 둘이 긴밀하게 결합되는 변혁의 경로를 밟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따라서 교육혁명은 선거 공간에서 기존 정당들에게 선거 공약이나 교육정책을 제시하는 운동으로 제한될 수 없다. 교육 혁명을 지향하는 아래로부터의 대중운동을 활성화하고 대중의 활력을 강화하는 운동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동시에 선거 국면에 개입하여 유리한 정치적 지형을 형성함으로써 교육혁명이 아래로부터 확산될 수 있는 공간을 확대해야 하며, 교육체제 변혁을 위한 국가(권력)의 지원을 강화할 수 있는 권력 구도를 만드는 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4. 교육혁명 연석회의는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교육혁명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는 교육모순이 심화되는 정세 속에서 그리고 총선과 대선이 겹쳐지는 정치적 역동의 국면에서 교육혁명의 관점에 입각한 새로운 교육원리를 구성하고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총체적인 교육 체제 개편 방안(가칭 한국교육 새판짜기)을 마련하기 위한 진보적 교육운동 세력의 논의 공간이 되어야 한다.
기존의 공교육 개편 방안이 주로 유초중등 방안 마련에 치중되어 있었다면 새로운 개편 방안에는 유아부터 대학까지 총체적인 개혁 방안을 담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교육혁명 연석회의는 교육혁명을 지향하였던 기존의 연대 운동체인 범국민 교육연대(이하 범국)나 입시폐지 대학평준화 국민운동 본부(이하 입시 국본)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연석회의는 연구․검토․논의 활동을 중심으로 새로운 개편 방안을 마련하는데 주력하고, 범국(운동 단체의 연대체)과 입시국본(개인회원 중심의 지역공동행동의 네트워크)은 이를 대중화화고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기 위한 실천 활동에 중심을 두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육혁명운동을 전개하면서 두 가지 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음을 지적하면서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우선 사회 환원론적인 태도이다.
교육 문제의 뿌리가 사회적 불평등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에 사회적 불평등을 해결하기 전에는(즉 총체적인 사회혁명이나 사회적 변혁 없이는) 교육 문제는 해결 불가능하다는 견해이다. 물론 교육문제는 사회문제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사회문제의 해결 없이 교육 문제가 완전하게 해결될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교육 부문은 상대적 자율성을 가지고 있다. 사회혁명이나 변혁을 전제하지 않고도 많은 과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다. 또한 사회 혁명이 교육 혁명을 결코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사회혁명이 올바른 교육혁명을 자동적으로 이끌어내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20세기 혁명들의 경험이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거꾸로 이야기 하면 사회 혁명 과정에서 또는 그 이후에서의 교육혁명의 부재가 사회혁명을 변질시키고 유실시키는 하나의 원인이 되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현대의 사회 혁명에서는 특권화된 장소의 중심성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정한 운동이(예를 들어 노동운동) 사회 혁명의 동력을 독점할 수 없으며, 부문 운동들을 선후의 문제로 설정할 수도 없다. 각각의 부문운동들이 서로를 고무하고 서로를 자극하면서 총체적인 사회 혁명을 구성해 나갈 것이다.
따라서 교육혁명은 사회혁명의 한 구성부문으로 사회혁명과 긴밀한 연관을 가지면서도 상대적으로 자율적인 리듬 속에서 전개되어야 할 운동인 것이다.  

둘째로는 현실론을 가장한 개량주의의 위험성이다.
개량주의는 항상 스스로를 현실성으로 치장한다. 혁명이 올바르고 좋은 것인지 다 알고 있지만, 그것이 현실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실현가능성이 높은 것부터 단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개량주의는 단계론이 아니다. 그들의 관점과 대안에는 지배세력의 관점과 영향력이 녹아 있다. 즉 그들은 혁명의 단계에 결코 도달할 수 없다.
또한 그들이 제시하는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사실은 전혀 현실적이거나 실용적이지 못한 경우가 많다. 한국의 교육 모순은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되어 있으며, 문제의 심각성의 정도가 매우 강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부문적인 처방이나 어설픈 개량책이 전혀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입시제도 개혁사를 살펴보면 이런 상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입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많은 개량적인 대안들이 제시되었지만 어떤 대안도 입시문제를 해결하기커녕 문제의 강도를 낮추지도 못하였다. 개량주의의 문제는 문제를 단계적으로 해결해 가는 것이 아니라 대중들을 현혹하는 미끼를 계속 던짐으로써 대중들이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는 것을 방해하는 것이다. 단 모든 개량을 거부하는 것이 항상 올바른 것이 아니라는 것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인 정세에서 단기적인 목표로 개량을 수용할 수 있다. 개량의 수용 여부가 쟁점이 아니라 개량을 어떤 관점에서 바라보느냐가 중요하다.

이전의 교육 혁명을 지향하는 운동들이 활기차게 뻗어나가지 못했다. 주체의 문제도 있었고 정세의 문제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교육모순의 계속 심화되고 있으며 정세는 긴박하게 변화고 있다. 주체들(특히 대학주체들)도 새로운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새로운 깃발을 들을 수 있는 용기이고 새로운 항해를 시작할 수 있는 결단이다.

<참고> 교육혁명 연석회의의 주요 연구 주제

○ 총론
󰋫 새로운 교육원리와 지향성
󰋫 한국 교육 현실에 대한 진단
󰋫 공교육 개편안의 기본적인 방향과 성격  
󰋫 공교육 개편운동의 의의

○ 유초중등 분야
󰋫 평등교육 실현을 위한 초중등 학교 체제 개편 방안
   (자사고-특목고 폐지, 통합형 중등체제, 유아교육의 공교육화 등)
󰋫 전인적 발달과 협력적 교수-학습을 위한 교육과정 수립, 평가방법 개선, 교육여건 개선     방안
󰋫 민주적 학교 운영 방안
   - 관료적 통제와 시장적 경쟁을 대체할 교육주체의 협력적 자치 모델의 제시
   - 신자유주의적 학교정책, 교원정책, 학생 정책 비판과 대안 마련
󰋫 무상교육 확대 방안(교육재정 확대)과 사교육 금지 방안

○ 대학분야
󰋫 무상교육 확대와 고등교육 여건 개선
  - 등록금 인하(무상화 포함) 방안과 고등교육 재정 확충 방안

󰋫 대학의 연구와 교육 기능 강화 방안
- 대학의 취업기관화와 신자유주의 대학 정책에 대한 현황 분석
- 대학의 교양 교육 강화 방안
- 대학의 연구 자율성의 확대와 국가의 공공적 지원 확대 방안
    대학과 대학원의 공동협력 시스템의 확대 확대
   (국가의 지원확대와 불간섭의 원칙)
- 교원정책(비정규직 교수 문제 해결 -전임교원 확대)
  
󰋫 사립대학 문제 해결 및 민주적 학교 운영 방안
  - 부실․비리 사립대 국공립화
  - 사립재단 이사회의 공공성 강화와 권한 약화
  - 대학 평의회 중심의 대학 운영 방안
      
󰋫 대학 공공성 강화를 위한 대학체제 개편 방안
  - 대학통합 네트워크 구성 (국공립대 + 일부 사립대)
  - 공동선발, 공동학위제 운영, 대학 간 협력과 공동 운영 체제 확대  

󰋫 직업교육의 혁신과 무상 교육
  - 부실 전문대 국공립화와 폴리테크닠으로 전환(대학교와 전문대학의 차별화 철폐)
  - 직업교육의 완전 무상화
  - 전문대의 특성화와 협력 체제 구축

󰋫 사회진출 통로의 개선
  -공공부문 대폭 확대
  -동일임금 동일노동, 비정규직 철폐 등
  -지역인재 할당제, 공직자 대학별`지역별 쿼터제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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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기획] 3. 발달과 협력에 기초한 한국교육 재구성의 방향과 과제 file 진보교육 2011.07.18 1076
9 [현장에서] 전산에 의한 통제 거부 투쟁 file 진보교육 2011.07.18 1054
8 [시론] 진보교육감 1년과 교육노동운동의 과제 file 진보교육 2011.07.18 1028
7 [특집] (4) 비정규직교수-학생 동맹으로 대학기업화 저지 file 진보교육 2011.07.18 1004
6 [권두언] "교육혁명"으로 한국교육 새판을 짜자 file 진보교육 2011.07.18 996
5 [현장에서] 다시 시작하는 교평투쟁 -교원평가투쟁 어찌 할 것인가? file 진보교육 2011.07.18 971
4 [쓰레기] 직선 교육감 1년, 학교가 더 황폐해졌다고? file 진보교육 2011.07.18 946
» [특집] (2) 교육혁명연석회의 출범으로 교육혁명의 닻을 올리자 file 진보교육 2011.07.18 911
2 [특집] (3) 등록금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대장정 file 진보교육 2011.07.18 865
1 [현장에서] 일제고사 반대, 지금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file 진보교육 2011.07.18 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