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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고사 반대! 지금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 2011년 일제고사 반대투쟁의 의미와 방향 -


김태정 /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집행위원장


4년째 강행중인 일제고사

오는 7월 12일 교과부주관으로 초 6, 중 3, 고2를 대상으로 일제고사가 강행될 예정이다. 2008년 이명박정부의 등장과 함께 일제고사가 부활하고 전면적으로 강제 실지된 지 벌써 4년째를 맞이하고 있다. 그동안 일제고사의 문제점은 수없이 반복되어 확인되었다.  
그 어떤 수식어에도 불구하고 일제고사는 학생들에게 한날 한시에 똑같은 시험문제로 강제로 시험을 보게 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전국적으로 줄을 세우는 전근대적이며, 반교육적인 관료적 행정의 산물이다.  
특히 일제고사의 결과에 따라 지역별, 학교별로 차등적인 예산지원이 이루어지고, 학교장 등의 진급 및 성과급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하니, 교육과정은 일제고사를 대비하는 수업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일제고사 대비 문제풀이식 수업이 진행되고, 일부학교에서는 초등학생마저도 수업후에 남겨 공부를 시키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또 일부 중학교에서는 일제고사 성적으로 올리기 위해 일제고사로 중간고사나 기말고사를 대체하겠다고 학생들에게 거짓말을 하는 일까지 발생하였다. 뿐인가! 일제고사는 학부모들의 사교육비부담도 증가시켰다. 학원가에서는 일제고사 대비반이 개설되고, 서점에는 일제고사 대비 문제풀이집이 쏟아져 나왔다.  
때문에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학생과 학부모 그리고 교육 시민 사회단체의 목소리는 끊이질 않았고, 일제고사로 대표되는 이명박정권의 교육정책에 대한 화난 민심은 마침내 2010년 6월 2일 전국교육감 선거에서는 이른바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이 6곳에서 당선되는 것으로 결실을 맺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정부는 일제고사를 여전히 강행하고 있으며, 교사 성과급과 교원평가와 연동시키는 등 파행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입시경쟁으로 해마다 수많은 청소년들이 자살을 한다. 통계에 의하면 2009년에만 150명이 자살을 하였다고 한다. 이틀에 한 명꼴로 학생들이 죽어나간 것이다. 그리고 부활된 일제고사로 초등학생조차 “시험스트레스로 죽고 싶다”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 아이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시험이라면 무슨 교육적 성과 운운 할 수 있는가?
일제고사는 교육이 아니다! 일제고사는 경쟁만능주의 실적주의가 나은 광기의 산물일 뿐이다. 도대체 얼마나 더 많은 청소년들이 죽어야 하고 또 얼마나 많은 교사와 학부모들의 가슴에 피멍을 들여야 하는가?
그런데도 일각에서는 이른바 진보성향의 교육감들이 들어서 선택권을 부여할 것이니, 혹은 우리지역은 파행사례가 거의 없으니 일제고사반대 체험학습등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가 하면 심지어는 일제고사 반대투쟁은 더 이상의 의미가 없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 시도교육청이 선택권을 주라고 공문을 내린다고 학교현장에서 정말로 학생들이 일제고사를 보지 않고 있는가? 또 내가 사는 지역,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서만 파행이 없으면 상관없단 말인가?

7월 일제고사를 앞두고 벌어지는 파행들

2008년 일제고사의 전면 부활 이후 학교현장의 파행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그리고  4년째를 맞이하는 올해는 그 파행의 양태가 더욱 심각하다.
4월 26일 전교조 충남지부에 보도자료에 따르면 논산의 A초교는 4월 초부터 6학년 30명에 대해 매주 월, 화, 목, 금요일 오후 7시 50분시까지 강제로 보충수업을 하였다고 한다. 일반적인 학습부진아 지도가 아니라 외부 강사를 초빙해 국·영·수 과목의 집중 문제풀이로 이뤄지고 있으며 학업성취도 평가 전날인 오는 7월 11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라고 한다. 즉, 전문 강사를 초빙해 야간 보충수업을 하며 ‘족집게 과외’를 하고 있는 셈인데, 더욱 어처구니 없는 것은 그 비용을 창의경영학교로 지정받아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지원받은 6700만원 중 일부로 충당했다는 것이다.
5월 1일 전교조 경북지부 발표에 의하면 경북 포항의 ㄱ초등학교 6학년생 4명은 지난달 초부터 매일 밤 9시까지 국·영·수 위주의 야간 보충수업을 받고 있다고 한다. 즉, 오는 7월 치러지는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일제고사)에 대비하기 위해 보충수업을 실시하고 있는 것이다. 이 학교는 교육과학기술부의 학력향상형 창의경영학교로 지정돼 지원금 420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또 5월 31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경북 구미시와 의성군의 초등학교 2곳의 6학년 학생들도 수업을 마친 뒤 학교에서 저녁을 먹고 밤 9시30분까지 야간수업을 한다고 한다. 포항·안동·성주·울진의 초등학교 4곳도 학생들을 밤 9시까지 붙잡아두는가 하면 저녁 8시를 넘겨 수업을 하는 초등학교도 수두룩하다고 한다. 또 대구 수성구의 한 초등학교 지난 4월부터 6학년 학생들에게 아침 8시10분부터 ‘0교시’ 일제고사 대비 수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충북지역도 파행은 마찬가지이다. 충북 제천의 ㅇ초와 경남 거제의 ㄴ초는 지난 4월부터 6학년생을 대상으로 0교시 수업과 7~8교시를 진행해 사실상 ‘온종일 수업’을 하고 있다. 0교시 수업이 오전 8시10분쯤 시작되는 것을 감안하면, 초등학생들이 아무리 늦어도 오전 7시30분에는 집을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충북 제천 ㄴ초와 음성의 ㄴ초는 일제고사를 치르는 6학년생들을 학교가 쉬는 1·3주 토요일까지 등교시켜 문제풀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파행을 감독해야 할 교육청은 파행을 눈감거나 심지어 독려하고 있다고 한다.
뿐만 아니다. 6월 23일 전교조 충남지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부여의 한 초등학교는 오후 8시30분까지 문제풀이와 자율학습을 진행하고 있으며, 보령의 한 초등학교는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외에 4월부터 매달 1~2차례 성취도평가 시험을 치러왔다고 한다. 공주의 한 초등학교 역시 노는 토요일에도 학생들을 등교시켜 문제풀이를 시켰으며, 서천의 한 초등학교는 6월에만 들어서만 3차례나 일제고사 대비 교내 및 가정 모의고사를 실시했다고 한다.
심지어는 성적에 따라 금품제공을 내걸기도 한 학교가 등장하였다. 서천 G고등학교는 성취도평가에서 기초미달이 전무한 반에는 농산물상품권(20만 원)을 주고, 3개 영역 모두 '우수'를 성취한 학생에게는 상장 및 상품(도서상품권)을 수여한다고 한다. 또한 부여의 H중학교는 진단평가 결과 대비 성적 향상자가 가장 많은 학급에 20만 원을 상금으로 지급하고, 진단평가 결과에 따라 문화상품권을 지급한다고 한다.
경기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6월 27일 전교조경기지부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3월부터 수원 N초교의 0교시, 인근 S초교의 문제풀이식 수업, 안산 O초교의 정규수업시간의 일제고사 대비 문제풀이, 이천 J초교의 방과후 7교시 수업 등이 진행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또 파주 모든 중학교는 지난주까지 강제 보충수업이 실시됐고, 성남 N고교에서는 성적 우수생들을 대상으로 오전 7시15분부터 1시간 동안 0교시 수업이 진행됐다고 한다.

비상식적인 교과부의 행태
이렇게 파행이 벌어진 근본 원인을 제공하는 것은 이명박정부이며, 그 핵심에 교과부가 있다. 지금 교과부는 단지 일제고사를 주관하는 단위가 아니라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일제고사를 강제하고 있다. [교육희망] 등의 기사에 따르면 교과부는 대체 프로그램을 금지하는 지침을 만든 것으로 확인됐다. 즉, 교과부는 지난 6월 7일 발표된 ‘2011년 학업성취도 평가 세부 시행 계획’에 따르면 교과부는 별도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것을 “평가를 우회적으로 회피하거나 평가 불참을 조장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 그 근거는 초 중등교육법 제9조 4항을 들고 있는데, 그 내용은 ‘평가대상기관의 장은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평가에 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교과부는 시 도교육청이 평가 시행 지원 계획을 짤 때 교과부의 세부 시행 계획과 관련 지침을 수정하거나 변경하는 것을 ‘불가’하다고 못박았다. 이는 당부가 아닌 협박인 셈이다. 이와 함께 ‘학년, 학급 단위 체험학습 불허, 개별 학생 체험학습 승인 불허, 학교 또는 교사 평가 시행 거부 및 거부를 유도하는 행위 금지’ 등을 구체적인 지침으로 내렸다.
교과부의 만행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일제고사를 시도교육청 평가와 연계시켜서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교과부가 16개 시도교육청에 보낸 '2011년 시도교육청 평가 지표별 평가내용 및 비중'문서를 분석한 결과로 확인된에 다. 이 문서에 따르면 교과부는 시도교육청 평가 지표로 '학업성취도 평가 기초학력 미달 비율'(기초학력 미달 비율 50%, 전년대비 향상도 50%)을 가장 상단에 두었다. 모두 18개의 지표 가운데 하나인 이 지표는 100점 만점에 7점을 배점하도록 되어 있는데, 이는 일제고사 성적을 갖고 시도교육청을 채점하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재정에 대한 차등적인 배분으로 이어진다. '2010년 시도교육청 평가 특별교부금 교부내역'이란 교과부 문서를 보면 시도교육청 평가 등수와 일제고사 등수 추이가 상당 부분 비슷한 것으로 확인된다. 당시 교과부가 시도교육청에 지급한 특별교부금 총액은 1111억 5857만원이었다. 그런데 2009년 일제고사 1등을 차지한 충북은 104억 4890만 원을 받은 반면, 하위권에 머문 경기는 38억 9055만 원을 받는 데 그쳤다.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일제고사로 인한 교육현장의 파행이 이리 심각하고, 지난 3년간의 일제고사반대 투쟁으로 일제고사에 대한 대중들의 반감이 매우 크며, 게다가 6개 지역에서는 이른바 ‘진보교육감’이 존재하여 일제고사반대 투쟁을 보다 확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음에도 교육운동진영, 특히 그 중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전교조의 대응은 지나치게 미온적이다.
일제고사를 겨우 한달 앞둔 시점인 6월 12일 시도교육청에 선택권 보장, 대체 프로그램, 체험학습 허용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내고, 검은 옷 입기, 리본달기, 차량 스티커, 학교 PC달기, 1인시위 등의 지극히 소극적인 행동 지침을 내린 정도이다.
그나마  평등학부모회가 일제고사반대 체험학습 및 집회를 결의하고, 일제고사반대시민모임 회의를 소집하는 등 활발히 움직이자, 촛불집회나 평학의 체험학습에 대한 지지나 연대 혹은 참여로 변경되었다고 결코 과장은 아닐 것이다.
전교조가 일제고사반대 투쟁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니 다른 단체들의 태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일예로 서울은 파행이 그리 심하지 않는데 굳이 일제고사반대 체험학습까지 조직해야 하냐는 식의 태도를 취하는 분들도 계신다고 한다.
그런데 2008년 일제고사가 전면화되었을 때, 체험학습을 안내한 교사들의 양심적이고 정당한 그리고 매우 용기있는 행동이 없었다면 과연 일제고사반대 투쟁은 그렇게까지 확장될 수 있었을까? 일제고사로 인한 학교 현장의 파행에 대해 교사들이 침묵했다면 청소년이나 학부모들의 저항만으로는 여기까지 올 수 없었을 것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최근 김영승 교사에 대한 법원 판결에서처럼 더 이상 일제고사의 문제점을 알리고 체험학습을 안내했다고 해서 이전처럼 파면 해임과 같은 무리수를 둘 공정택 같은 사람이 16개 시도교육감 중에서 몇 명이나 되겠는가? 특히 진보라는 수식어를 달고 있는 지역의 교육감들이 일제고사로 인해 교사들을 마구잡이식으로 탄압할 것도 아니지 않는가? 오히려 진보교육감들을 버팀목 삼아서 더욱 적극적으로 공세적으로 일제고사 폐지를 요구하고 행동해야 할 상황이 아닌가?
혹자는 “왜 무리한 투쟁을 해서 진보교육감에게 부담을 주는가?” 식의 문제제기를 한다. 그런데 물어보자. 도대체 진보교육감의 역할이 무엇인가? 바로 교사 학생 학부모 등 시민사회의 힘을 기반으로 교육자치와 공교육실현을 위해 제도안에서의 역할과 다양한 교육개혁의 실험을 확장하는 것 아닌가?
실제로 최근 진보교육감들이 공동기자회견을 하면서 자신들은 “지난 1년간 우리 주민직선 교육감들은 교육 자치를 발목 잡는 중앙집권적 제도와 관행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해야 했고, 현 정권은 지금 이 순간에도 중앙정부의 권한을 강화하고, 교육자치를 행정자치에 통합시키려 하는 등 퇴행적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며 “기존에 교과부-시도교육청-지역교육청-학교로 이어지는 수직적 거버넌스 대신 시민 참여를 확대한 수평적 민관 거버넌스를 통해 교사, 학생, 학부모를 공교육의 주인으로 세우겠다”고 약속했다.
또 지난 30일 언론보도에 따르면 강원·광주·서울·전남·전북 등 5개 시·도교육청은 "학교에 온 뒤 시험을 보지 않는 학생들을 방치하는 것은 교육자의 역할이 아니다"면서 "대체 프로그램을 마련하도록 권고하거나 적극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는 어떤 이는 “정당 후원 수사 등 다른 사안들도 많은데 일제고사반대투쟁을 전면적으로 하면 더 탄압이 거세질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정권이 말도 안되는 노조탄압을 하고 있다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은 바로 연대이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부당하게 당하고 있다고 읍소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이 가장 고통스러워 하는 지점을 돌파하면서 대중들의 지지를 얻는 것이다. 교사들을 지지할 대중 즉 학생과 학부모들이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일제고사와 같은 사안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노조탄압에 대한 저항투쟁에 더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고 연대할 것 아닌가?
일제고사는 말로 폐지되지 않는다. 필요한 것은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교과부의 방침을 어기지 못하면서, 징계위협이 될 만한 모든 것을 피해가면서 도대체 어떻게 악습과 권위주의적 행정을 극복할 것이며, 교육자치를 실현할 수 있단 말인가?
부당한 권력에 맞선 직접행동! 그것만이 중앙정부의 강권에 맞서 진보교육감들이 교육자치를 내걸고 싸울 수 있는 진정한 동력이고, 일제고사를 폐지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도이다.  더이상 앵무새처럼 입으로만 일제고사 반대를 반복하지 말자. 지금은 우리 모두 보다 적극적인 행동에 나설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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