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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1] 사학법 재개정 저지를 넘어 사학 국공립화의 대장정을

박성호 │ 전교조 울산지부 사립위원장

결코 동의할 수 없지만 진보든, 보수든 2005년도 개정된 사립학교법을 바라보는 기본적 시각은 노무현 정권의 개혁적 성과물로 평가하고 있는 듯하다. 물론 1963년에 제정되어 개악에 개악을 거듭해 온 사립학교법의 내용과 그것의 현실적 적용으로 나타난 사립학교의 부패상을 떠올려 보면 2005년도 개정 사립학교법은 사학민주화를 온전히 담보하는 수준은 아니지만 부패사학의 척결과 예방을 최소한 견제할 수 있는 수준을 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개정 사립학교법을 둘러싸고 있는 현실의 모습은 사악한 사학자본들의 헐리우드 액션에 정치권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한 지경에 이르렀다. 조금 아주 조금, 사학법인의 무소불위적 권력을 견제하고, 미약하나마 닫혀 있는 사학의 운영을 열어 놓은 절름발이 개정 사학법도 용서할 수 없다는 사학법인, 보수적 기독교 세력, 한나라당 등의 엄살, 시행도 하기 전에 재개정(개악)을 이야기하는 이 현실은 교육공공성 쟁취의 첫 걸음인 사학 개혁을 어지럽게 하고 있다. 즉 동안의 부패사학의 부도덕성, 반교육적 작태를 지켜본 대다수 국민들의 사학민주화를 통한 사립학교 공공성 확보의 염원과 갈망을 철저히 짓밟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를 절망케 하고 분노케 하는 것은 참여정부의 기만적인 정략적 행태이다. 애당초 사립학교에 대한 근본적 인식의 오류와 비뚤어진 교육적 관점을 가진 집단이 가질 수밖에 없는 한계 속에서 참여정부의 주요 정치세력은 소위 4대 개혁입법이 수구보수세력들에 의해 좌초하는 가운데 유일하게 반전을 꿈꾸며 사립학교법 개정을 시도했지만 그 결과적 한계 또한 불을 보듯 뻔한 것이었다. 현재 정치권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법안 주고받기 시도, 야합의 야바위꾼 형태가 드러나는 것도 사실 돌이켜보면 충분히 예상 가능한 지점이었다.
원래 민중의 요구와 이해를 짓밟고 외면하는 자본과 권력의 속성이야 하루 이틀 일도 아니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도 있겠다. 그러나 현재 사립학교법 개악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전교조를 비롯한 투쟁 주체들의 안일한 상황인식과 정치권에 목을 메는 투쟁의 내용과 태도는 투쟁의 패배와 더불어 패배한 뒤의 전망까지도 흐린다. 여러 가지로 사학법 투쟁이 기로에 섰다는 현재적 사실은 그동안 투쟁의 제일선에 서서 사학법 개정을 목청껏 외쳤던 우리들에게는 너무나 당연한 현실적 인식이 되었다. 현실적 인식을 바탕으로 한 올바른 분노가, 또는 거친 분노가 올바른 투쟁 방향과 전술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 또한 투쟁을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은 극히 상식에 속한다.
지난 4월 대국회 투쟁에서 시민사회단체, 진보적 목회자와의 연대와 압박을 통한 개악 저지(물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합의 실패, 4.25 재보선에서의 한나라당의 패배 등도 주요 원인으로 작용)는 부분적 성과를 이루어내었지만 사학법 개악에 대한 참여정부의 민활하고도 간교한 움직임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했던 점, 대정치권 투쟁에서의 전술적 오류와 잦은 지침의 혼란 등에서 주 투쟁 동력인 우리 주체들을 소외시키고 혼란을 초래함으로써 힘의 집중을 통해서 사학법 개악을 주도하는 정치세력을 제대로 타격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따를 수밖에 없다. 또한 그것은 전교조를 중심으로 하는 사학법 투쟁 주체의 일부가 가지고 있는 참여정부에 대한 환상 내지는 기대가 투쟁을 소극화 내지 외소화시키는 경향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사실 연말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의 정치세력들은 국회 입법화 과정에서 최대한 자신들의 정치적 부담감을 줄이려고 할 것이며 자신들의 지지 기반을 확대하고 안정화시키려고 노력할 것이다. 그것은 사립학교법 문제가 결코 그들에게 근본적 문제가 될 수 없으며 정치적 이해득실의 대상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역설한다.
그렇다면 6월 대국회, 대정부 투쟁에서 우리는 어떻게 투쟁하여야 하는가? 현재의 사학법 개악과 관련되어 벌어지고 있는 여러 정치 세력의 역학관계와 당파적 이해 관철의 본질을 직시하면서 우리 투쟁 전술을 역사적 문맥 속에서 바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현재 어떤 투쟁 전술이 타당한가, 어떤 투쟁 전술이 채택되어야 하는가를 법 개정 투쟁의 연속적 과정 속에서 파악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청와대, 열린우리당 등 집권세력에 대한 일말의 동정과 기대는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고 주체들의 강고한 투쟁이 전개되어야 한다. 4월 투쟁에서도 보았듯이 사학법 개악의 원형을 만들어 내고 한나라당과의 밀실야합을 주도했던 세력은 바로 청와대, 열린우리당이다. 더 이상 집착은 버려야 한다. 개정 사립학교법을 사수하고 사립학교 민주화를 갈망하는 주체들의 동력을 총집결하는 투쟁 전술이 전제되어야 한다. 그것이 사실 상층부 압박의 근본적 토대가 되는 것이다. 또한 사학법 개정 투쟁의 역사적 문맥을 보더라도 공교육이 무너지는 그 현장의 중심에 사립학교가 있었고, 그 구성원들이 그것을 목도하면서 자각을 가지게 되었고, 온갖 불이익을 각오하면서 투쟁에 불길을 지폈으며, 사회적 공론의 광장으로 등장하게 되어 많은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을 받은 것이었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본래 대중적 소재(중등학교 50% 이상, 고등교육 80% 이상이 사립학교)가 대중(부패사학의 선도적 투쟁을 이끌었던 우리 동지들)에 의해, 대중(시민)을 향해 시작되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사학법 투쟁은 대중투쟁의 전형적 과정과 절차를 밟아 왔다고 볼 수 있다. 무능하고 부패한 정치세력이 흙탕물을 튀기며 대중투쟁의 성과에 생채기를 내는 현 시기 사학법 개악 저지 투쟁이 주체들의 투쟁 동력을 상승시키는 것보다 사악한 정치권에 울면 조르는 모습은 아무래도 역사의식의 부재를 보여주는 것이다. 승리를 경험해 본 대중은 상황의 변화, 진전, 역동성에 민감하다. 문제는 그러한 상황을 만들지 못하는 투쟁 주체들의 안일함과 소심함이 대중들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는 것이다.
지난 4월 투쟁에서 우리는 장애인교육지원법이 통과되는 것을 눈물을 흘리면서 바라보았다. 얼마 전 장애인교육지원법 투쟁에 헌신적으로 참여해 온 한 동지와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사립학교법 개악 저지 투쟁에 우리 투쟁 주체들은 얼마만큼 절실한가?”라는 물음에 적당한 대답을 하지 못한 기억이 있다. 해바라기처럼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고 막아지는 것이 아니다. 또한 투쟁이 항상 승리를 단언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강고한 투쟁을 통해 주체들의 의식과 실천은 고양 되는 것이며 향후의 변화된 지형 속에서 성숙된 대안의 조직화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6월 대국회 투쟁 이후를 고려하는 좀 더 공격적인 투쟁과 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즉 사립학교법 투쟁을 통해 법 개정이라는 협소한 지형을 탈피하여 사학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의 사사화를 막고 공공성을 원천적으로 견지할 대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지난 2003년 “공교육 새판짜기”라는 교육공공성 확보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사립대학을 중심으로 한 부실 부패 비리 사학을 국공립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근본적 처방을 제시한 바 있다. 우리는 여기에 더해 부실한 중등사학에 대한 국공립화도 적극 검토하여야 할 것이다. 더구나 2005년도 개정된 사립학교법에서는 국공립화에 대한 문제의식 자체가 배제된 상태이다. 이제 우리는 개정 사학법을 넘어 새로운 대안을 공세적으로 준비해야 한다. 여러 가지 따져 보아야 하겠지만 국공립화에 추가비용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측면에서 보면 사실 어려운 일도 아니다.
부실사학 국공립화의 담론은 분명 장기적 과제임에는 분명하지만 우리의 근본적 정책 대안으로서 그리고 사회 의제화 형성을 위해서도 논의되고 정리될 필요성이 있다. 즉 공교육 개편안의 연장선상에서 꾸준하게 대항담론으로서 국공립화를 제시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포기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부실사학의 정리는 실패한 자본/시장의 역할을 공공성으로 회복하는 치유과정이다. 적극 고민하고 실천하자. 지역에서 부패사학 척결과 사립학교 민주화를 위한 사립학교법 개정 투쟁을 진행하면서 50여회의 기자회견문, 성명서 작성, 집회, 농성, 1인시위, 선전전, 시민사회단체 연대 등을 통해 얄팍한 정략적 접근과 어설픈 상층부 협상으로는 투쟁의 승리 전망을 담보하지 못한다는 것을 경험했다. 주체들의 적극적이고도 강고한 투쟁을 이끌어 내어 사학법 개악을 막아내고 진정한 사학민주화를 통해 공공성을 확보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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