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19호 읽을거리_평화바람-평화없이는 자유도 없다

2004.04.28 17:32

jinboedu 조회 수:2507 추천:52

평화바람-평화없이는 자유도 없다
평화유랑단

 

평화유랑단 '평화바람(The Peace Wind)'은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며 미국과 한국 정부의 이라크 파병의 부당함을 알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범할 때 선언한대로 '사람 사는 거리마다 바람이 불고 있지만, 그 바람은 사람을 울리고 죽이는 바람이요, 이를 알고도 침묵하고 있는 바람이라. 양심을 더 이상 사무실과 집안에 가두어 둘 수 없다고 느낀 사람들이 모여 따뜻하고 강한 맞바람이 되어 평화바람을 일으키고자' 하는 소망을 열심히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평화바람의 웹사이트(www.peacewind.net)에는 단원들의 활동을 꼼꼼히 적은 유랑일기가 계속 올라가고 있다. 이 유랑일기는 실천의 기록이자 문학작품으로서 손색이 없다. 단원들 스스로 그때 그때의 유랑을 마친 뒤 그날그날을 회상하면서 적어올리는 이 일기를 읽는 것이 평화바람을 가장 잘 이해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

평화바람 첫나들이는 작년 11월 26일 시작했다. 이 날의 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첫 날을 맞기까지 불안과 걱정의 나날을 보냈다. 전쟁반대와 평화의 메시지를 가지고 사람을 만나러 길을 떠나지만 어떻게 만나 이야기를 나누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였다. 그러나 괜한 걱정이었다. 최진성 이훈규님 들이 제공해주신 영상물, 해원의 저글링, 보리, 고철 단원들의 노래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불러모으기에 족했다. 뿐만 아니라 자발적으로 나타나서 나팔을 불어주었다. 그 바람에 멋으로 가지고 다니던 나팔소리가 우렁차게 울려펴지기도 하였다."

이미 2 3년 전부터 평화바람을 구상한 문정현 신부(유랑단장)를 비롯한 단원들은 사회운동의 정형화된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왔다. 집회, 퍼포먼스, 기자회견 같은 것들…. 민중들을 찾아가는 것은 없는 것 같았고 따라서 민중을 직접 찾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파병반대, 반전, 평화가 '내 일'이라고 민중들이 생각하게 돼야 한다는 점이라고 믿었다. 노무현 정부의 추가 파병 결정으로 화물차 한 대를 급하게 마련해 길을 떠나게 됐다.

평화바람은 시민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자리다. 전쟁의 비극, 평화를 호소하는 그림, 엽서, 사진들을 전시하고 영상물을 상영하며 노래와 촌극, 인형극, 움직이는 노래방, 시민 자유발언 등으로 마당은 꾸며진다. 또 지역의 재주꾼들이 참여하는 자리도 마련하고 있다. 전주, 대구, 안동, 원주등에 방문했을 때는 그 지역의 예술가와 함께 퍼포먼스, 거리극, 노래 등을 하며  꾸며나갔다.   

이런 활동을 펼치고 있는 유랑단원들은 반전, 평화, 인권, 교육, 생태에 대한 나름의 소신을 가지고 있는 아홉 명의 남녀다. 기질과 성향이 다르고 개성이 강해 갈등이 없지 않다. 그리고 '사회적 문제'를 가지고 유랑을 하기 때문에 그 주제의 무거움으로 인해 부담감이 없지 않지만 성과에 연연하지 않기로 해 그나마 자유롭다. 이들의 그와 같은 다양성이 오히려 평화바람의 통일성의 조건이자 강점이다.   

오는 5월 29일에는 평택에서 주민들의 삶의 터전을 앗아가게 될 미군기지 확장 계획에 반대해 축제라는 방식으로 저항할 것이다. 529 평택 평화문화 축제 첫 제안 단체가 바로 평화바람이다. 한반도에 주둔하는 미군의 숫자는 줄어들지만 미군의 전술은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미국은 그들 스스로 정의한 국가이익을 내세워 예방전쟁이라는 이름으로 공공연하게 침략전쟁을 정당화했다.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대부분을 평택에 집결시키는 계획은 한반도에서 전쟁위협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다. 이미 수십년 동안 군사기지 확장으로 삶의 터전인 토지를 빼앗기고 추방당한 평택시민들의 고통도 반복되고 확대재생산될 운명이다. 평화바람은 5월 한 달은 529 평화문화 축제를 준비하고 참여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이 때만큼은 평택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이다. 평화바람은 평화를 도덕적이거나 감상적으로 요구하기보다는 평화가 짓밟히는 구체적인 현장을 찾아다니면서 그들의 투쟁에 연대하고 평화와 자유의 불을 지피는 일을 사명으로 자임하고 있다. 평택의 자유를 비롯한 사회의 정의와 평화를 위한 연대를 호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