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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Ⅱ] 3. 입시경쟁교육, 사교육을 일소하고 초중등교육을 정상화할 ‘대학입학자격고사’의 실시

 

한국사회에서 대학입시는 상위서열의 대학과 인기학과 진학을 위한 경쟁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초중등교육은 이러한 입시에 종속되어 영수국등 입시과목을 중심으로 파행적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학생들은 과도한 입시대비 학습노동으로 교육을 통한 전면적 발달이 아니라 발달의 정체, 발달의 왜곡, 교육으로부터의 소외에 직면하고 있다. 또한 대학입시경쟁에는 막대한 사교육비가 동반되고 있으며, 대학입시를 매개로 사회적, 교육적 불평등이 고착화되고 있다.

역대정부가 대학입시문제를 해결하기위하여 대입제도 개편과 대학입시의 전형요소 변경을 추진하였으나 입시과열, 사교육비 문제를 해소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대학서열체제를 손대지 않고 전형요소의 변경만을 도모했기 때문이며, 입시경쟁의 본질은 ‘대학서열체제의 고착화’와 상위서열대학의 진입경쟁에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대학입시제도 개편과정>

○1기(1945~1961)대학별로 자율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던 시기

○2기(1962~1980)대학입학자격고사가 도입되었다가 1969년부터 예비고사+본고사체제로 운영된 시기

○3기(1981~1993)학력고사와 내신이 병행되는 시기

○4기(1994~ )수능+내신+대학별고사(또는 논술)가 병행되는 시기

즉 대학별시험, 에비고사+본고사체제, 학력고사+내신체제, 수능+내신+대학별 고사등 입시방법을 수차례 바꾸어 왔지만 입시교육과 사교육비는 변함없이 강화되고 지속되어 왔다. 이는 대학서열체제가 지속되는 한 불가피한 현상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볼 때, 우리나라처럼 대학이 서열화 된 나라들은 그렇지 않은 나라에 비해 입시경쟁이 치열하다.

<표>대학서열체제와 대입제도

국가

대학서열화

대입제도

비고

미국

일본

한국

대학서열화체제

(명문사립대와 주요국립대를 중심으로 대학이 서열화되어있음)

국가주관 시험, 대학본고사, 입학사정관제등 복잡한 입시제도

-대학공공성이 약함.(국립대의 비중이 낮고 등록금이 높음)

-고교체제도 서열화 되어 있고 사교육이 발달

 

이러한 경향은 이명박정부의 대학입시제도의 개편으로 강화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입시제도 개편은 두 가지를 핵심적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 첫째, ‘대학입시의 자율화’라는 이름으로 입학사정관제를 전면적으로 확대하는 정책과 둘째, 수능시험을 영, 수, 국 위주의 수준별 수능체제로 개편한 것이다. 이러한 정책은 사교육비의 감축은 고사하고 첫째, 대학서열체제를 고착화하고, 둘째, 외고, 자사고의 상위권 대학 진학을 안정적으로 보장하여 특목고, 자사고의 체제를 형성하고, 셋째, 영수국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으로 귀결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수능, 내신의 반영비율 등을 자율로 하면서 일류대학들은 내신을 완전히 무력화하여 외고, 자사고 등이 유리한 입학전형을 채택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입학사정관제를 전면적으로 추진함에 따라 일류대는 내신과 수능에 관계없이 대학에서 선호하는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게 되었다.

 

대입제도 문제를 해결하기위해서는 대학서열체제의 해소와 대입제도의 개편이 동시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즉 대학서열체제를 해소하는 ‘대학통합네트워크’체제를 구성하고 대학입시를 ‘대학입학자격시험’제도로 개편하여야 한다.

이렇게 되면 대학입시는 ‘대학통합네트워크’의 입시(전기)와 ‘독립사립대학’의 대학입시(후기)의 두 가지 형태로 치루어 지게 된다.

첫째, ‘대학통합네트워크’의 대학들은 입학사정관제, 수준별 수능시험, 대학별본고사를 폐지하고 대학입학자격고사(내신포함)로 전환하고, 대입자격시험을 통과한 학생에게 ‘대학통합네트워크’의 입학자격을 부여한다.

둘째, ‘대학통합네트워크’의 외부에 존재하는 일부 독립사립대에 대해서는 내신성적과 대학별 고사 등을 바탕으로 자율적으로 선발할 수 있도록 하되 입시의 공정성여부에 대한 국가의 지도감독을 강화한다.

1)신입생 선발단위와 규모는 대학별․학과별이 아니라 전체 ‘대학통합네트워크’ 총 정원으로 한다.

2)대학입학자격은 고교 내신 성적과 계열별 대학입학자격시험을 통해 선발하며 수능시험과 대학별고사 등은 대입자격시험으로 대체한다.

3)대학입학자격은 인문사회계와 자연계 등 계열별로만 나눈다.

 

4)대입자격을 획득한 학생들은 먼저 1, 2, 3지망으로 대학을 지원해 추첨배정하고, 거주지별 배정을 기본 원칙으로 한다

 

대입자격고사를 도입하고 있는 유럽 나라들의 경우 대학은 평준화되어있다. 대입자격고사를 통과한 학생들은 희망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자격이 주어진다.

 

<표>대학평준화체제와 대입제도

나라

대학서열화

대입제도

비고

프랑스 독일

핀란드

대학평준화체제

대입자격고사(바칼로레아, 아비튜어등)에 합격하면 희망하는 대학에 진학

-대학의 공공성이 강함(국립대의 비중이 높고 등록금이 낮음)

-고교체제도 평준화 되어 있고 사교육은 미미

 

 

-대학통합네트워크의 대입자격은 고교내신 성적과 대입자격고사에서 각각 일정한 기준을 통과할 경우 주어지며, 그 기준은 고교교육과정과 ‘대학통합네트워크’의 대학정원 등을 고려하여 결정한다.

‘대학통합네트워크’의 대입자격고사는 몇 가지 유형이 존재하며 이는 대학체제개편의 수위와 단계에 맞게 몇 가지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

<대학통합네트워크의 대학입학자격고사 기본 유형>

◯대입자격고사(논술형)의 통과여부로 학생을 선발하는 방안-프랑스의 바칼로레아 방안

◯고교 내신성적(절대평가)의 도달여부로 학생을 선발하는 방안-고교평준화체제가 정착되고 고등학교의 평가에 대한 객관성이 담보될 경우 실시할 수 있는 방안

◯고교 내신 성적과 대입자격시험 두 가지 모두의 통과여부로 학생을 선발하는 방안-독일의 아비튜어 방안

 

<과도적 방안>

◯고교내신과 대학입학자격시험(객괸식 시험)을 일정비율로 반영, 합산하여, 입학기준점수의 통과여부로 학생을 선발하는 방안

◯고교 내신성적으로 일정 비율(예를 들어 70%)을 선발하고(내신 전형), 대학입학자격고사로 일정 비율(예를 들어 30%)을 선발(대입자격고사 전형)하는 것을 병행하는 방안

우리나라에서도 대입자격고사를 1962~63년 5.16군사정부시기 교육쇄신방안의 하나로 도입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대학서열체제의 타파와 내학내부구조의 개편 없이 입학자격고사를 도입한 까닭에 비선호학과에 정원미달사태가 발생함으로써 중단되었다. 그러다가 1968~1980년까지 대입예비고사제도가 도입되었는데, 예비고사는 커트라인을 통과한 사람에 한해 본고사를 치를 자격을 부여하는 시험으로 일종의 자격시험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입시제도는 예비고사와 본고사의 이중부담을 야기하였으며 본고사 중심의 과외 성행으로 인해 폐지되었다. 우리나라의 대입자격고사 도입 경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대입자격고사의 성공은 공공성이 강화된 대학체제로의 개편과 함께 추진될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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