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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프리카와 아라비아반도의 반정부 시위의 양상과 본질
-- 진보교육연구소 해외동향팀


북아프리카에서 아라비아 반도로

  북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 민주화의 열풍이 거세다. 작년 12월 북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튀니지에서 자신의 몸을 불살아  정부의 노점상 단속에 항의하였던 한 청년의 희생이 도화선이 되어 반정부 시위가 발생하였고 결국 해를 넘겨 1월달이 되면서 정권의 전복과 과도정부의 수립이라는 성과를 가져왔다.
  이 튀니지발 민주화 시위는 곧 30여년 군사독재가 자행되고 있던 이집트에도 영향을 미쳐 1월 말 시작된 반정부 시위는 인터넷의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시위의 의의가 퍼지면서 결국 국제적 여론의 지지와 자국민 내부 투쟁의 고양을 가져와 미국의 지지를 받았던 무바라크 정권을 꺼꾸러트리고 만다.
  2월 중순 역시 북아프리카에 있던 리비아에서 아주 작은 뉴스가 전해진다. 리비아에서 주택공사를 하는 우리 기업의 건설 현장에 리비아의 빈민들이 무단점거와 시위가 발생하였다는 것이다. 아무 일도 아니라고 쉽게 보아 넘길 만한 뉴스였다. 그러나 이 일은 리비아의 현재의 경제와 정치의 불안정 상태를 보여주는 사례였고 곧이어 리비아에서도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는 격화되었다. 반정부 시위대는 무장을 통해 반정부군의 성격을 띄면서 독재자 가다피의 정부군과 대치를 하면서 내전의 성격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북아프리카의 이슬람권에서 시작된 반독재 민주화 운동은 아라비아 반도에도 불어닥치고 있다. 미국의 철저한 보호와 관리 속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바레인 그리고 쿠웨이트등의 전통적 왕정국가에서도 국가의 강력한 경찰력과 군사력을 통한 사회통제와 발포위협에도 불구하고 민주화와 사회 정의를 요구하는 시위가 발생였으며 엄청난 오일달러를 통한 부를 축적했던 이들 국가들은 서둘러 수십억에서 수백억 달러에 이르는 민심 수습용 퍼주기 정책을 통해 시위에 다급하게 대처하고 있다.
  단, 이들 국가의 경우는 북아프리카의 아랍국가들과는 달리 부족간 종파간의 갈등의 양상이 표면상 나타나고 있다. 다수를 차지하는 수니파의 일방적 권력독점에 대한 시아파 시민들의 권력 분점 요구라던가 쿠웨이트의 경우에는 시민적 권리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는 사막의 베두인 부족 등이 시위의 주체로 나서고 있다. 이러한 표면상의 갈등이 있지만 그 근저에는 엄청난 오일달러에도 불구하고 부의 독점에 따른 계급 갈등이 내면에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자스민 혁명 중국과 북한으로?

  반정부 반독재 민주화 시위가 북아프리카의 이슬람 국가에 확산되면서 정권의 몰락이 가시화되자 우리의 보수 언론을 중심으로 시위를 혁명으로 격상(?)시키면서 운동내부의 계급성을 철저히 은폐하고 희석시키고자 반독재 민주화 운동의 성격을 부각시키는 시각이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심지어 오랜 미국의 우방이자 북아프리카를 중심으로 홍해의 수에즈 운하를 미국과 유럽을 대신해서 관리해주면서 자본주의적 세계분업체계의 말단 하수인 역을 하였던 독재자 무바라크를 부정축재를 일삼은 부패 정치인으로 단순화시켜 개념 규정짓고 단순히 중국의 공산당의 부패 그리고 북한의 김정일 세습체제와 단순 연결하여 혁명의 물결이 중국과 북한에도 불어닥칠 것이라고 선전을 하면서 보도를 포기하고 예언을 하는 선무당으로 등극하게 된다.
  리비아의 독재자 가다피의 반미 반제국주의 노선을 북한의 그것과 등치시켜 북한에서도 반독재 민주화 시위가 벌어질 것이라고 왜곡 거짓 선전을 일삼고 있다. 물론 과거 8,90년대 리비아의 가다피는 미국의 제국주의에 대항하는 몇 안 되는 제3세계의 지도자의 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2003년 이미 그는 반미, 반제국주의 노선을 폐기하고 2004년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 미국과의 적대적 관계를 청산하고 미국을 포함하여 유럽의 자본주의 국가들과의 거래를 통해 막대한 오일달러를 가지고 무기 수입과 군대 양성을 통해 자신의 독재체제의 공고화에 접어들었으며 권력세습의 수순에 들어갔다.
  이에 대한 정보를 무시하고 단순히 8,90년대의 가다피의 이미지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보수언론의 작태나 새롭게 변한 사정에 눈을 감고 민족 자주를 외치는 얼치기 진보주의자들이 가소롭다.
  아울러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아라비아 반도의 전통적 친미 독재 왕정국가들의 시위도 주목할 만하다. 북아프리카에 비해 더 폐쇄적인 이들 왕정국가들에서 발생하는 민주화운동은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난처한 상황이다.
  수십년 이들 독재 왕정국가들을 뒤에서 엄호하면서 안정적 석유공급과 중동에서의 패권을 유지했던 미국의 입장에서 자신의 앞마당이나 다름없던 이들 국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민주화 운동은 미국의 외교의 한계를 넘어서서 패권의 붕괴의 조짐으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독재 민주화 시위를 넘어서

  노점상 단속에 항거한 청년의 분신으로 촉발된 북아프리카 이슬람 지역의 민주화 운동의 공통점은 19세기 중반이후 서구의 자본주의 제국주의 국가들의 식민지 경험을 하였다는 것에 있다. 튀니지는 프랑스에, 이집트는 영국에 그리고 리비아는 이탈리아에 의해 길게는 한세기 짧게는 2,30년의 침탈을 당했던 식민지 국가들이었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제국주의 국가들로부터 독립을 하였으나 중동의 전략적 중요성에 의해 미국을 포함한 서방세계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고 곧이어 미국은 세계전략의 필요성에 의해 군부 독재라는 방법을 통해서라도 미국의 이익에 철저하게 복무하게끔 군인과 경찰에 의해 철저하게 통제된 비민주국가들로 서둘러 설계되었다.
  시나이반도를 사이에 두고 이스라엘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집트의 경우 무라바크 이전의 사다트 대통령은 60년대 전쟁을 통해 국토를 점령당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중재로 79년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고 중동지역에서의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조와 미국의 패권 유지에 철저히 복무하였고 무바라크 역시 선임자의 뒤를 이어 미국의 이익에 앞장서는 미국의 맹우였다.
  이런 역사적 배경 하에서 80년대 이후 냉전체제가 붕괴되고 미국 주도의 세계재편이 이루어지는 가운데 미국의 일방주의적 외교정책과 신자유주의가 강요되었다. 이들 국가들 내부의 계층 간의 격차는 심화되면서 계급 갈등의 골이 깊어가고 있었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와 이를 해결하기 위한 통화확장 등 일련의 미봉적 경제 정책들은 빈곤층의 생활에 직격탄이 되었다. 치솟는 식품비와 주거의 불안등의 계급적 불만은 독재 반대 민주정부라는 좀더 대중적인 형태로 표출되었고 이에 동의하는 많은 시민들은 거리로 나오게 되었다.
   튀니지와 이집트의 경우 정권이 붕괴되고 과도 정부의 수순을 밟아가고 있으며 리비아의 경우는 첨예한 정부군과 반군의 대치가 계속되고 있고 내전의 형태로 확대되어 가고 있다. 미국의 이들 지역에 대한 외교정책을 눈여겨볼 만하다. 튀니지와 이집트의 경우 재빨리 민주화 세력에 대한 지지와 성원을 보냄으로써 독재 정권과의 거리를 재빨리 두는 발빠른 행보를 보였지만 리비아의 경우에는 그 속내를 알기 어렵다.
  기왕 튀니지와 이집트 등의 민주화 세력에 대한 포용과 포섭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구정권 버리기가 가능했지만 리비아에서는 아직도 저울질이 계속되고 있다.
  아라비아 반도의 거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바레인, 쿠웨이트 등의 부유국에서 조차도 북아프리카에 이어 민주화 운동이 불붙기 시작하였으며 이들 나라들의 정부들은 서둘러 천문학적인 액수의 빈곤층 지원과 엄포와 폭력적 시위진압 등을 통해 당근과 채찍의 수단을 동원하지만 쉽사리 민주화 요구와 시위가 잠잠해지지는 않고 있다.
  오히려 3월 중순 이후 이들 나라의 민주화 시위는 잠재되어 있던 부족 간의 갈등과 종파간의 갈등으로 업그레이드되어 활발하게 진행되어 가고 있다. 특히 아라비아 반도의 충실한 미국의 파트너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을 대신하여 주변의 작은 왕국들에 군대와 경찰을 파견하여 민주화 요구를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있는 형국이다.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리비아의 경우는 이집트와 튀지니의 경우와 달리 내전의 강력한 군대의 힘으로 반정부 민주화 세력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연일 계속하고 있으며 이 공격에 민주화 시위도 위축되고 있는 현실이다.
  이 대목에서 미국은 립서비스 차원의 민주화 운운을 얘기할 뿐 실질적이면서도 확실한 신호를 가다피 정권에 보내지 않고 오히려 민주화 세력에 대한 탄압과 진압을 방조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오리무중의 상황에서 아라비아 반도의 친미 독재 왕정국가들에 대한 미국의 입장과 정책은 미국의 향후 중동지역 아니 세계 패권 구도에서의 영향력을 알아볼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듯하다. 아울러 튀니지와 이집트 등 정권의 퇴진을 이룩한 국가들의 향후 민주화 변화의 방향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 결국 철저한 사회 경제적 변혁이 없는 민주주의 정치의 얼굴 마담 바꾸기는 근본적은 모순과 문제해결이 결코 될수 없음을 다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전세계적으로 심화되고 있는 자본주의 경제의 모순과 양극화의 심화는 결국 유럽에서의 생존권 투쟁 등으로 표출될 것이고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는 민주화 반독재 운동의 형태로 진화 발전하고 있다. 2011년 계속되는 위기 속에 한반도의 자본주의 역시 시련을 비껴갈 수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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