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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호 수준별 교육과정 해체에 대한 연구로부터 배움

2002.04.04 11:30

신호승 조회 수:1634 추천:4

수준별 교육과정과 트랙킹 문제

수준별 교육과정 해체(detracking) 대한 연구로부터의 교훈

추려 옮김 : 신호승 ∥ 교육비평 기획실장, 교육이론분과

원본 : Potential Pitfalls of Systemic Reform: Early Lessons from Research on Detracking by Amy Stuart Wells & Jeannie Oakes, Sociology of Education, 1996

[역자 주 : 제7차 교육과정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수준별 교육과정(tracking)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국내에서 수준별 교육과정에 대한 체계적이고 비판적인 논의를 찾아보기 어려운 가운데, 이미 미국에서는 이 주제에 대한 상당한 정도의 연구가 있어 왔다. 이 글은 미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수준별 교육과정과 관련한 한 연구 보고서를 추려 옮겨놓은 것으로, 우리 나라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수준별 교육과정에 대한 타산지석으로 삼을만하다고 생각된다.]

<요약> 수준별 교육과정을 해체한 10개의 통합 학교에 대한 3년간의 연구 결과를 보고하면서, 필자들은 미국 내에서 추진되고 있는 체계적 교육 개혁에 경고를 보내고 있다. 의사결정의 탈집중화와 지방 통제를 강화함과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는 표준 교육과정 설치와 중앙집중식 평가 제도가 그 의도와는 무관하게 결국은 실패하리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상대적으로 자율적인 학교들에 편재되어 있는 미시 정치적 작용(micripolitics)에 의해 교육자들이 학교 내에서 수행하고자 하는 평등한 학습 기회 실현에 대한 시도가 방해되기 때문이다.

1994년 발효된 연방법 '목표 2000'은 "체계적 개혁"의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 법안이 노리는 것은 중앙집중화된 표준과 교육과정 틀, 그리고 평가 프로그램이다. 이러한 조치는 학생들의 학업 성취 수준을 높이기 위한 교수 전략의 자율성을 높이고, 의사결정의 탈집중화를 추구하는 것과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연방정부는 주 단위의 표준과 교육과정 틀에 연방정부가 추진하는 내용이 반영되면서 동시에 주단위 시험에 의해 측정됨으로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려고 한다.

1994년 가을 의회 선거에서 반정부적 경향의 정치적 언술들이 설득력을 얻어갔기 때문에, 체계적 개혁에서 중앙 정부의 역할과 국가 표준에 의문이 제기 되었다. 이러한 국가 표준에 대한 정치적 논란이 가중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결과 주 단위의 표준에 더 많은 강조점이 두어지게 되었다.

사실, 중앙집중화와 탈집중화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는 체계적 개혁 전략이 추구하고 있는 것은 모든 학생들을 동일하게 높은 표준에 도달하도록 하기 위해서, 학교를 관료적 통제로부터 자유롭게 함으로써 학교 또는 지역간 차이를 뛰어넘어 동등한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목적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연방 정부의 법안이 제출되었을 때부터, 많은 교육자들과 연구자들은 주 단위 평가에 반영되고 있는 교육과정의 내용을 학습함에 있어, 일부 학교에서는 학생들에게 충분한 학습 기회를 제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정책 당국자들은 자발적 학습 기회의 표준을 포함하도록 중앙 정부의 법률을 확장시키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많은 관찰자들에 따르면, 현재의 교육 체제 속에서 상존하는 불평등을 극복하는 데에는 주 단위 학습기회 전략이 불충분하다고 지적되고 있다. 게다가 학습 기회 표준에 대해 논란을 벌이고 있긴 하지만, 실제로 학교 안에서 학생들이 배울 수 있는 평등한 기회에 대해서는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 못한 상태인 것이다.

체계적 개혁에 대한 의문점

체계적 개혁에 대한 사회학적 연구에서 중요하게 제기하는 의문점은 현재와 같이 탈집중화된 교육 통치 구조(governance) 내에서 학습 기회 표준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예를 들면, 거시적 차원에서 문화적이고 정치적인 권력(forces)이 불평등을 재생산하듯, 지역 차원의 권력자(the authority)들에게 학교와 지역사회의 권한이 집중되면서 미시적 또는 지역적 차원에서 쉽게 불평등이 재생산 될 것이라는 점이다. 사회학자들은 정책 당국자와 대중들에게, 지난 30여년 간의 많은 "규제"와 그 결과로 생긴 교육적 의사 결정에서의 중앙집중-특히 연방 정부의 법률이나 법원의 명령-이 지역의 통제를 받고 있는 학교들에서 불평등한 학습 접근 기회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와이즈(Wise, 1982)에 따르면, 1960년대와 70년대에 이루어진 교육 정책에 있어서의 중앙 집중화는 부분적으로 인종 분리 또는 학생들의 권리가 침해 받는 문제 등, 지역 차원에서는 풀 수 없는 평등에 관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것이었다. 와이즈는 이러한 자원과 프로그램에의 접근에 관한 "평등 문제"는 지역 수준으로 탈집중화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지역 사회의 통제와 시민 참여는 지역 사회 내에서 부와 권력을 가진 자들의 정치적 이해 관계에 봉사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동시에 와이즈는 교수와 수업에서의 "생산성 문제"에 있어서도 연방 정부나 주 단위로 집중화시켜서는 안된다고 주장하였다. 왜냐하면 교육자들은 저 멀리 떨어져 있는 관료들의 손에 자신들만의 전문적이며 교육적인 중요한 결정들을 맡겨두고 싶지 않기 때문에, 자신들에 대한 어떠한 통제에도 저항할 것이기 때문이다.

수준별 교육과정에 대한 문헌

지역 통제와 학교 내 학습 기회 표준에 관해 특히 중요한 시사점을 받을 수 있는 사회학적이고 교육학적인 영역이 수준별 교육과정(tracking)과 수준별 교육과정 해체(detracking)에 관한 문헌들이다. 많은 연구자들에 따르면, 낮은 수준이나 중간 수준의 학생들이 높은 수준의 학습을 받지 못해 결과적으로 대학 진학이나 취업을 위한 충분한 준비를 하고 있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경직된 수준별 교육과정이 대부분의 지역 사회에 걸처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렇게 수준별 교육과정이 지속되는 이유를 밝히기 위해 연구자들은 다양한 요소들을 분석했다. 교육 목적에 관한 교육자들의 신념, 다양한 학생들에 대한 교사의 기대, 학교 내 자원의 조직적 구조와 분배, 인종, 사회 계급 그리고 능력의 사회적 구성 등.

수준별 교육과정에 관한 가장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조직으로서 학교의 구조적 기술적 특징이 반영되면서, 그 안에서 복잡 미묘한 방식으로 상호 작용하고 있는 규범들과 불평등의 상태를 잘 묘사하고 있다. 즉, 이 조직 안에 은근히 스며들어 학교의 분위기를 좌지우지 하는 문화적 규범들과 지역 학교 공동체 내의 정치적 불평등은 일부 학부모와 학생들을 위해 돌아가는 시스템이라는 것이다. 비록 교육자들은 모든 학생들에게 보다 의미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구조적, 문화적, 그리고 정치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오로지 정치 사회적 기득권층의 학생들과 그 가족들의 이익을 창조/재창조 하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학교 내 수준별 교육과정 체제가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운영되어, 학생들이 상위 수준의 학급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손 치더라도, 교사와 학생들의 시간표를 짜는 전문 기술적 문제, 몇몇 학생들의 능력을 대하는 교육자들의 편향된 믿음, 그리고 개별적 효율성의 부족 또는 일부 학생들과 부모들의 정치적 분위기 때문에 기존의 분리와 불평등 체제가 필요이상으로 지속되는 것이다.

수준별 교육과정 해체에 관한 문헌

필자들은 3년 간에 걸쳐 수준별 교육과정을 해체한 학교에 대한 다면적 사례 연구를 수행하였는데, 이 연구는 다음과 같은 질문에 대한 답을 하고자 함이었다: 인종 혼합 중등학교에서 능력별 반편성 또는 수준별 교육과정을 줄이려는 힘있는 결정을 하였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이 연구의 대상이 된 학교는 학생 수 3,000명 이상인 학교에서부터 500명 이하인 학교에 이르기까지 규모 면에서는 다양하다. 지리적으로로 전 지역을 포괄하고 있다. 북동쪽에 하나, 중서부에 셋, 남쪽에 하나, 북서 쪽에 둘, 그리고 캘리포니아 전역에 세 개 등이다. 백인, 아프리카 출신 미국인, 라틴 아메리칸, 미 원주민-아라스카 원주민, 그리고 아시아 학생 등이 혼합되어 있는 다양한 학교들을 대상으로 했다.

필자들은 2년 간에 걸쳐, 이 10개의 학교들을 각각 3번씩 방문하였다. 자료 수집을 위해 각각의 학교에 방문하면서 학교 행정가들, 교사들, 학생들, 부모들, 지역사회 지도자들, 그리고 학교운영위원들을 대상을 심층적이고 준구조적인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연구 결과 추출된 두 개의 주제

특히 체계적 개혁과 관련하여 두 개의 중심적 주제가 떠올랐다: 부모들의 차별화 요구 그리고 고등 교육 시스템의 서열화

차별화 요구 Demand for differentiation 모든 학생들에게 높은 수준의 학습을 제공하며 높은 단계에 있는 학생들에게는 더 많은 접근 기회를 제공하려는 지역 차원의 개혁 노력이 정점에 달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개혁은 스스로 경쟁력을 지녔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 또는 '영재성'을 가진 학생이라고 지칭되는 자녀를 가진 학부모들의 더 많은 차별화 요구를 받고 있다. 이들이 요구하는 차별화는 자신들의 자녀와 다른 일반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학습 내용의 차별화를 뜻한다. 예를 들어 필자들이 연구한 학교에서 보면, 높은 단계의 학생을 자녀로 둔 학부모들은 모든 학생들에게 고급 단계의 커리큘럼을 제공하려는 노력에 대해 자주 불평을 하였다. 일반적으로 그들은 자신들의 자녀가 다른 일반 학생들이 접근할 수 없는 그 무엇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 한다. 어느 학교에서 교장 선생님이 고급 단계의 커리큘럼을 이질 학급의 학생 모두에게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하자, 한 학부모가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렇다면 내 아이는 또 뭘 배우게 되지요? 이게(고급 단계의 커리큘럼) 만약 기초라면, 그럼 걔는 뭔가 다른 걸 배워야 하지 않을까요?"

이러한 학부모들의 요구를 필자들은 "차별화 요구"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필자들이 연구한 모든 학교에서 발견되는 것이었다. 이러한 요구들은 그 지역 내 학교에서 상당한 정도의 권위를 누리고 있는, 정치적으로 힘을 가진 학부모들로부터 제기된다. 더 나아가 이들 학부모들은 낮은 수준에 있는 학생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정책들에 대해서 무관심으로 일관한다. 백인이면서 부자, 높은 교육을 받은 사람들, 그리고 정치적으로 힘을 가진 부모들은 학교 행정가들에게 압력을 넣어 가난한 학생들과 자신의 자녀들이 분리된 교육을 받도록 조장하기도 한다.

자신의 자녀들이 "유색" 아이들과 어울리는 것이 싫어 학교 통합 정책을 반대했던 이전 세대의 악질적인 인종주의적 학부모들과는 달리, 요즘의 영향력있는 학부모들은 학교 내에서 통합을 하려는 수준별 교육과정 해체 노력에 은밀하고 교활하게 반대한다. 그들은 낮은 수준의 아이들의 "행위"-학습 동기의 부족, 고등 교육에 대한 관심과 학교 생활에 대한 관심 부족, 일탈 행동을 하려는 경향 등등-를 탓하며 수준별 교육과정을 해체하려는 노력에 찬물을 끼었는다.

이러한 정치적 행위가 탈집중화된 교육 시스템에서 국가 표준을 만들려는 노력에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을까? 정책 당국자들은 교육적 통치 구조를 점점 더 탈집중화시키면 시킬수록 모든 학생들이 높은 성취 수준을 도달하는 데 방해가 되어, 불평등이 더 심화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엘모어(Elmore, 1993:38)가 지적했듯이, 중앙집중적 개혁의 주창자들은 탈집중화주의자들을 "일반적인 복지의 증진에는 관심이 없고 자신들의 고유한 이익에만 눈이 어두워, 공교육을 협소하고 지엽적인, 때론 부패한 기관으로 남겨둔채 사영화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반면에 교육 수준이 낮은 부모들, 특히 현재의 교육 체제에서 성공하지 못한 부모들의 경우에는 현재의 학교와 운영 과정에서 종종 소외감을 느끼고 있다는 연구가 있다(Comer 1984). 탈집중화된 학교 운영 구조 아래서는 소득과 교육 수준이 낮은 학부모들뿐만 아니라 영어에 익숙하지 못한 학부모들은 지역의 정치 과정에서 쉽게 배제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힘이 있는 학부모들은 학생들게 높은 수준의 학급에 더 많이 접근하게 하려는 개혁적 노력에 반대하며, 지역사회에서 더 많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Delgado-Gaitan 1991; Useem 1991)

루이스와 나카가와(Lewis and Nakagawa:1995)는 학부모들의 개입을 강화시키는 "권한 부여 모델"(empowerment model)을 시행함에 있어, 정책당국자들은 학부모와 학교 사이에 형성되어 있는 현재의 관계에 유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부모들을 학교운영위에서 의사결정권자로 위치지운 '시카고 학교 개혁법'에 관한 연구를 통해 그들은, 많은 학부모들이 학교 내 관료주의적 구조에 내재해 있는 권위적 관계를 그대로받아들여 단순히 교육자들의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데 머물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사실 이 학부모들이 해야 할 역할은 개혁을 밀고 끝까지 밀고 나가 교육자들이 과거에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학생들의 학습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는데도 말이다. 따라서 우리는 낮은 소득을 가진 지역 사회의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정치적 역할을 부여할 때, 탈집중화의 영향을 고려해야함은 물론, 부유한 지역사회의 학교에 자녀를 보내고 있는, 낮은 소득의 학부모 또는 영어를 하지 못하는 학부모들의 권한 부여에도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고등교육 체계의 서열화 The stratified higher education system 체계적 교육과 관련된 필자들의 연구에서 두 번째로 추출된 주제는 고등 교육 체제에 관한 것이다. 고등 교육 체제의 서열화 요구는 고등학교를 다양한 코스로 차별화시키도록 유도하며, 결국에는 이러한 코스에 있는 학생들도 차별화시키도록 만든다. 필자들의 연구 대상이 된 학교에서 보면, 자신의 자녀들이 경쟁력을 갖추고, 높은 수준의 대학에 가야 한다고 믿고 있는, 정치적으로 힘이 있는 부모들이 나서서 초중등학교의 교사들에게 차별화된 자격 요건을 사용하도록 강요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자격 요건이란 결국 학생들이 분리되고 구별된 교육과정에 참여할 가치를 가지는 것이다.

학교의 교육과정 정책 결정에 많은 영향력을 미치는 학부모들은 대부분 대학 이상의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중등 단계에서의 수준별 교육과정 및 서열화와 대입 자격과의 상징적 관계는 또다시 특권이 대를 이어 유지되도록 만든다. 대학을 나온 학부모, 특히 높은 수준의 대학을 나온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들이 고등학교에서 얻은 자격이 대학 입학에서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따라서, 중등학교에서 수준별 교육과정을 해체하려는 노력과 같이 모든 학생들에게 더 높은 수준의 표준을 제공해야 한다는 요구는, 학생들에게 교육 기회를 평등하게 제공하려는 교육자들로부터가 아니라 사회에서 정치적으로 강력한 힘을 가진 교육 외부의 저항에 부딪히게 된다. 클린치(Clinchy; 1994)와 수많은 대학 교육 비판자들이 지적하듯, 대학은 승자와 패자가 빠르면 유치원에서부터 확연히 구분될 수 있는, 극도록 경쟁적인 교육 체제로 나아가고 있다.

대학은 분류와 선발이라는 자신의 업무를 보다 더 쉽게 하도록 하기 위해서, 학교 서열, 계급 서열, 고급 수준의 교육을 받았다는 증명에 의한 보증, 그리고 가중치에 의한 성적 등등에 의해 차별화된 자격 요건을 갖춘 학생들을 대학에 보내도록 초증등 교육에 강력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 시간이 지날 수록 필자들이 연구한 학교의 교육자이 필자들에게 말하는 바는 고등 교육 기관의 입학 전형 과정 때문에, 그들로서는 수준별 교육 과정을 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든다는 점이다.

결론

정책 당국자들은 모든 학생을 위한 표준을 만든다는 정책이 학생들을 가르키는 교육자들뿐만 아니라, 이 사회의 불평등한 구조 때문에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을 이 사회학적 연구로부터 배워야 한다. 수준별 교육과정 해체에 관한 연구로부터의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성적이 좋은 학생을 둔 학부모들과 대학 교육 담당자들 및 행정가들이 가장 낮은 수준의 고등학교에서 당면하고 있는 낮은 성취 문제에 관한 해결책을 함께 찾아야 한다는 데 있다. 힘을 가진 학부모들이, 한 학생의 성취 수준이 오르면 다른 학생의 성취 수준이 떨어 지는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으로서가 아니라, 더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로 해야 한다는 의식의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작금의 위계적이고 경쟁적인 이 구조를 전혀 깨뜨릴 수 없다는 점이다. 고등교육 체제에 있어서도, 덜 위계적인 체제로 나아간다는 확신을 학부모들에게 주지 않는다면, 실제로 세계적 수준의 표준은 이미 태어날 때부터, 차별화된 사회 구조의 최상층에 있는 "선택된 소수"만이 접근가능한 것이 될 것이다.

<옮긴 뒤에> 급한 마음에 서둘러 옮긴 것이 화근이었다. 위 논문의 저자인 웰즈와 오우크가 수행한 3년 연구는 실제로 미국내 수준별 교육과정 정책의 틀을 바꾸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저자들의 뜻이 손상되지 않았는지 걱정스럽고, 독자들의 비판적 읽기를 부탁한다. 가급적 위 저자들의 글이 한국내에 더 많이 소개 되어 수준별 교육과정과 관련한 국내 논쟁이 보다 풍부해지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이 논문을 연구소에 소개해 주신 전북대학교 교육학과 김천기 교수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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