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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두언]

고난의 행군일까? 신새벽으로의 진군일까?

최근 몇 달 사이 교육운동에는 지형을 뒤흔드는 커다란 사건들이 연이어 터졌다.

‘가만히 있으라’ 세월호 참사는 더 이상 이 땅의 잘못된 사회시스템, 왜곡된 교육시스템을 그대로 두어서는 안된다는 메시지를 전사회에 던졌다. 그래서 답하고 있다. ‘가만히 있지 않겠습니다.’
6/4 지방선거 결과는 진보교육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 젖혔다. 대거 당선도 당선이지만 무엇보다 새로운 교육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드러났다. 새로운 교육패러다임 형성의 실제적 전망이 개척된 것이다.

그리고 전교조 법외노조화.

일련의 커다란 사태들 속에서 우리 마음에는 서로 다른 방향의 판단과 경향이 등장한다.

‘고난의 행군!’ 전교조는 한 명의 동지도 버리지 않는 대의와 노동조합의 정체성을 지켰으며 법외노조라는 엄청난 난관 속에서 ‘비합법 시절’ 그랬던 것처럼, 새로운 정치적 전망이 도래할 때까지 조직을 지키고 인고의 나날을 견디어 나가야 한다.
‘신새벽으로의 진군!’ 새로운 교육 실현의 과제는 더 이상 미룰 수도 없고, 주저할 상황도 아니다. 광범한 학교혁신운동, 교육혁명운동으로 경쟁교육을 끝장 내고 ‘발달과 협력’의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대대적으로 이루어 나가야 한다.

두 가지 요소가 공존하겠지만 교육운동 전체의 실천을 모아내는 더 주도적인 기운과 흐름은 어느 하나로 향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은 ‘고난의 행군일까? 신새벽으로의 진군일까?’

그 향방은 주체의 의지와 실천에 달려있다고 본다. 어려움만을 보고 수세적으로 상황을 대한다면 향후 수년 간 교육운동은 힘 있게 사업을 펼치지 못하고 진보교육감들의 우경화를 손 놓고 지켜보아야 할 것이며, 반대로 분명한 방향 속에 공세적인 사업과 운동을 전개해 나간다면 한국사회에서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교육 지형을 형성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상황은 비관보다 전망의 근거가 더 많다. 대대적인 진보교육감 진출만이 아니라 법외노조화를 부당하다고 보는 압도적 국민여론과 새로운 교육에 대한 기대, 예상보다 많은 참여와 결의 속에 이루어지고 있는 전교조투쟁들. 그리고 날로 고조되는 반박근혜 정서와 약화되는 정권의 기반 등 안팎의 상황들은 결코 비관할 필요가 없음을 보여준다.

  Again, 1989! 역사는 되풀이 된다고 했던가.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희극으로.
2014 법외노조의 시련이 승리로 귀결될 것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그리고 단지 그 끝이 아니라 시작부터 희극일 수 있는 ‘매우 다른’ 1989! 이다.


이번 회보는 세월호, 6/4 선거, 전교조 법외노조의 큰 사건들을 다루어 보고자 하였다. [전망]에서는 6/4선거에서의 대대적 진보교육감 진출을 ‘진보교육시대’의 새로운 정세로 규정하고 교육운동의 방향과 과제를 다룬다. [FOCUS] 에서는 ‘세월호 참극은 가슴에 묻어야 하는가’라는 제목으로 세월호 참사의 교훈과 안산 지역의 상황을 보고한다. 비고츠키교육학을 다루어 온 [기획]에서도 세월호와 연관지어 수동적 존재를 강요하는 현재의 교육체제를 넘어 ‘능동적 주체’ 형성의 문제를 교육학적으로 다룬다. 그러나, 시간 제약으로 인해 법외노조 이후의 정세적 특성을 체계적으로 담지 못한 점은 아쉽다. 이후 충분한 논의를 통해 다음 호에서 ‘법외노조시대’ 교육운동의 과제와 방향‘을 풍부하게 다룰 것을 약속드린다.

[초점]에서는 교육현장의 중요한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교육과정’ 문제와 ‘연금’ 문제에 대한 분석 글을 실었다. [논단]에서는 세월호 참사 속에서 우리에게 떠 오른 ‘국가란 과연 무엇인가’의 문제를 따로 떼어 내 국가의 문제를 이론적으로 다루어 보았다.
[담론과 문화]는 진보교육을 알차게 하는 꼭지로 자리잡아 나가고 있다. 컴퓨터와 육아에 이르는 다양한 글들을 흥미있게 읽어 볼 수 있다. 그리고 밀양과 원전 문제를 다룬 [칼럼], 법외노조 문제를 다룬 [맞짱칼럼], 공부이야기를 다룬 [현장에서]와 [열공] 등도 회보 구성을 풍부하게 해주고 있다.

격동의 2014 상반기를 지나고 있다. 법외노조화는 어쩌면 진보교육감 대거 진출의 단맛에 너무 현혹되지 하나님의 뜻(?)이리라. 이제 한편으로는 마음을 가다듬고, 한편으로는 교육혁명을 향한 과제를 분명히 하면서 진보교육 시대를 열어 나가는 ‘신새벽으로의 진군’을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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