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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1.

교과서 밖에서 배우는 철학 공부 (살림터, 정은교 지음)
- 옛 것에 기대지 말고 길을 찾아라

이두표(천왕중)



지난 3월 『교과서 밖에서 배우는 인문학 공부』와 7월 『교과서 밖에서 배우는 역사 공부』에 이어 또다시 4개월 만에 세 번째 책이 나왔다. 이번에는 『교과서 밖에서 배우는 철학 공부』다. 세 권을 늘어 놓으니 문사철이라는 말이 떠 올랐다. 사전에 찾아보니 “문학, 역사, 철학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위 3부작에 딱 어울린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이어서 “보통 인문학이라고 분류되는 대표 학문들로 지성인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교양을 의미한다”라고 또 설명이 나온다. 그럼 맨 처음이 인문학의 맛보기 입문이고 역사, 철학을 다루었으니 이제 문학이 남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놀라운 필력을 보여주는 지은이 정은교 선생님이 다음 행보는 무엇일지 궁금해 진다.

지은이는 머리말에서 ‘철학’이라는 말이 옛 그리스어로 philosophy, 즉 ‘앎에 대한 사랑’이라는 뜻을 가지며, 사실상 ‘모든 학문’을 가리키는 말이었음을 상기시킨다. 따라서 철학은 그 영역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통 크게 생각하는 법’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진정한 앎에 대해 성찰할 것을 요구한다.

본문에서 이 책은 따로 ‘철학’에 대해서만 얘기하지 않는다. 1부에서 앎을 얻어내기 위해 스스로 생각하고 탐구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인간이 언어를 통해 개념을 발전시킨 과정을 살핌으로써 앎의 토대가 인간의 문화와 역사 속에 있음을 살핀다. 2부에서는 사랑과 정치, 4부에서는 돈에 대해 말하면서 철학적인 이야기를 보태며, 3부에서는 동서양의 철학과 종교를 살핀다.

   차례

<1부 말과 앎>
1. 앎을 얻어내는 방법 / 2. 말과 생각
<2부 사랑과 정치>
1. 성과 사랑 / 2. 누구나 나서야할 것이 정치다
<3부 철학과 종교>
1. 주마간산 동아시아철학 / 2. 교회를 떠나라
3. 불교는 나침반이 돼 줄까? / 4. 유물론과 관념론, 변증법
<4부 돈에 대하여>
1. 돈이란 무엇인가? / 2. 돈이 돈을 벌어도 될까?

아래에는 지은이의 머리말을 간추려 옮긴다.

지은이는 현대인이 과거에 비해 지식이 많아지면서 소화불량에 걸렸다고 말한다. 아는 것이 많을수록 오히려 두려움이 커졌다고 한다.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야 안심을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많은 지식을 감당할 줏대가 없어 오히려 지식들로부터 소외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라는 사람들도 사실은 잘 모른다. 사회 지배층일수록 눈앞의 이익만 쫓느라 현실을 똑바로 알려는 의지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은 우리 스스로가 감당해야 한다.

스스로 농사를 짓던 옛 사람들은 입에 풀칠할 근거를 지니고 있었기에, 학교에 다닐 필요가 별로 없었다고 한다. 농사만 지을 줄 알면 그럭저럭 살 만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인의 대다수는 몸뚱아리 외에는 자기 것이 없다. 따라서 어디서든 품을 팔지 못하면 살 방법이 없다. 이렇듯 세상에 휘둘리며 살아가는 신세인 우리가 직접 불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아갈 길을 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어느 누구도 대신해주지 않는다. 실제로 세상을 바꿔낼 수 있는 앎을 추구해야 하며, 제 눈앞의 이익이 걸린 문제만이 아니라 세계 전체의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기 앞가림에만 골몰하는 사람은 오히려 자기 앞가림도 변변히 해내지 못한다. 지혜의 눈을 크게 키우지 못하는 젊은이는 언제 어떻게 비틀거릴지 모른다. 전문가의 대답을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생각해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옛 것에 기대지 말고 스스로 길을 찾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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