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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호 [쓰레기] 08학번에게

2008.04.07 16:13

진보교육 조회 수:1922

08학번에게
                                                                                                    김산 ‖ 진보교육연구소연구원

봄이다. 얼어붙었던 땅도 녹고 헐벗은 나무도 푸른 옷을 입을 준비를 하고 있다. 뜨거웠던 대선은 보수 우파의 압승으로 끝났으며 이명박의 시대는 신보수 신자유주의 정권의 도래를 예고하고 있다. 이제 한국사회는 전반적인 보수로의 회귀를 맞을 것이며 민중들은 그들의 선택이 순진하였음을 깨닫기도 전에 고통을 맞을 준비를 하여야할 것이다. 보수든 중도 리버럴이든 민중들의 삶에는 차이가 없음을 몸으로 뼈저리게 느끼게 될 것이다. 노무현에 열광했던 민중들이 경제만 살리면 된다는 생각에 이명박을 선택했다. 경제를 살린다는데 다른 무엇이 필요하겠는가? 그러나 설령 경제를 살린들 경제성장=민중들의 삶의 개선이 아님을 아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으리라.  삼성이 1000억불을 수출한들 그게 하루하루 살아가기에 벅찬 민중들의 삶과 직결되지 않음을 이제는 알지 않는가.
  부동산 투기, 표절, 병역면제, 자녀들의 이중국적, 미국 시민권자등 한국사회의 소위 상류층이라는 자들이 보이는 전형적인 형태를 모두 갖춘 1억불 내각의 출범은 한국사회를 ‘어륀지’화 하기위한 작업을 벌여나갈 것이다. 중1학생들에 대한 일제고사의 실시로 학생들의 줄서기 작업이 시작되었으며 이 작업은 초등학생들에게 까지 확대해 나가고 있다. 1등부터 수 십 만등까지 서열을 매겨 그 석차에 따라 인간의 가치를 매기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바야흐로 학력과 영어실력에 의해 인간가치가 매겨지며 모든 학생들은 이제 한국의 자본주의가 원하는 인간이 되어야 생존할 수 있다. 교육은  그들의 요구를 충실히 따라야 하며 교사는 그들의 종이 되어야 한다. 주인의 요구에 제대로 따르지 않는다면 더 이상 교육할 자격이 없는 무능한 교사이며 이들은 아웃되어야할 대상들이다. 그것도 가차 없이.
  봄기운을 느끼는 이때 각급학교는 신입생들을 받는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 아니 대학원생에 이르기 까지 신입생은 귀엽고 예쁘다. 잔뜩 호기심에 어린 표정과 무한한 가능성에 그들의 생명력이 느껴지며 그 힘찬 기운을 받기 위해 그들과 가까이 하고 싶어 한다. 학교 선배로서 인생의 선배로서 신입생들에게 무슨 말을 해주어야 할까? 진정 좋은 선배가 되기 위해서 신입생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는 것이 그들의 삶을 보람 있고 가치 있게 할까? 적어도 선배라는 입장이 돼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민해봤을 것이다. 한국의 대표 우파계급 지 조선도 고민 속에 08학번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다. 회색분자로서의 깊은 고민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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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학번에게 들려주는 80학번의 추억
  70년대 유신체제에서 지하활동을 하던 대학 운동권들은 80년 '서울의 봄'을 맞아 일제히 양지 바른 곳으로 나왔다. 이들은 고등학교, 고향 후배 등 모든 인연을 동원해 신입생들을 이념 서클로 끌어들였다. 필자 같은 어중이떠중이들도 선배 손에 이끌려 '○○연구회'라는 모임에 가입했었다. 운동권의 규모가 일시적으로 폭증한 시절이었다. ·················
  문제의식이 투철하고 용기 있는 386세대들은 대학 4년 동안 이념서클 커리큘럼을 성실히 수료한 뒤 사회변혁 투쟁에 몸을 던졌다. 이들의 머릿속엔 정교하고 강고한 의식화 메커니즘이 자리잡았다. 노무현 정권의 주축세력으로 자라난 이들이 지난 5년 동안 세계의 흐름과 동떨어진 방향으로 나라를 이끌었던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
  올 3월 대학 캠퍼스는 08학번들을 맞는다. 이들이 사회에 눈을 뜨며 어떤 책들을 읽느냐가 20~30년 후 국가 주도세력의 세계관을 결정한다. 그리고 거기에 대한민국의 미래가 걸려 있다.( 조선일보 2008년 1월 30일, 김창균칼럼, 김창균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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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번 회색분자는 영원한 회색분자이다. 아니 사실 처음부터 회색분자가 아니다. 이 자는 자기가 회색분자였다고 하는데 처음부터 회색분자가 아니라 백색분자이다. 그저 선배 손에 이끌려 아무 고민 없이 생활한 것이 어떻게 회색분자가 되는가? 자신을 지나치게 과장하는 것이 아닌가? 회색분자는 그래도 고민은 한다.
  전두환 정권이 들어서자 모두들 떨어져 나간 것이 잘한 일이고 그때 끝까지 남은 자들은 정교하고 강고한 의식화로 인해 노무현 정권 때 나라를 잘못 이끌었다고 하고 있다. 그러면서 신입생들이 바이러스 퇴치 서적을 읽어야 한다고 강변하고 있다. 참으로 한심하기도 하고 무섭기도 한 부르주아가 아닐 수 없다. 사고의 천박성은 둘째 치고 인식의 수준도 한심하다.
  나는 노무현정권 시절 386에 대해서 비판을 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그것은 그들이 권력을 가졌음에도 그 권력을 민중들을 위해 사용하지 않았으며 치열한 고민이 없다는 점에 대한 비판이다. 그들이 그 엄혹한 전두환 시절, 고문을 받으면서도, 수년간 수배생활을 하면서도 민주화를 위해 투쟁을 한점은 높이 사야 한다고 본다. 그들의 희생적 투쟁이 있었기에 87년 6월 항쟁이 가능했으며 오늘날 한국의 민주화(형식적 민주화에 불과하지만 어쨌든)가 가능하게 된 것이다. 그 과정에서 박종철, 이한열 열사를 비롯한 숱한 희생이 있었기에 그래도 오늘날 우리가 민주주의를 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자는 그러한 숭고한 정신을 이해할 수도 이해할 능력도 안돼는 자이다. 그저 그 시절 자신의 뇌에 ‘좌파 의식화 세포’가 있어 오랜 세월 고생했다는 점만을 고백하며 후회하고 있다. 이것이 조선을 비롯한 한국 우파들의 뇌구조이다.
  386세대들이 노무현 정권시절 나라를 잘못 이끌었다고 하고 있다. 이 말은 맞다. 그런데 방향이 틀리다. 이자는 386들이 세계흐름과 동떨어진 방향으로 나라를 이끌었다고 하는데 이 지점에 와서는 이 자가 정치부 차장이라는 데 의아해진다. 세계흐름과 동떨어지다니.
  노무현 정권은 민중들의 뜻과는 다르게 지나치게 세계흐름에 맞춰 온 것이 문제이다.(정확히는 미국의 신자유주의 흐름) 그래서 고민 없이 한미FTA를 추진했으며, 비정규직을 양산했으며, 공기업의 민영화를 추진하였으며, 자본의 자유화를 추진하였던 것이다. 도대체 무엇이 세계흐름과 맞지 않는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극우파들의 사고체계는 그들만의 독특한 구조를 가졌다고 밖에 볼 수없다. 회색분자 출신은 더욱 특이하다.
  그리고 정치공학 적으로 볼 때 노무현 정권이 중도리버럴 정권이었다는 점은 자명한데 정치부 차장이라는 자가 노정권을 좌파 정권이라 생각하고 있으니 정치사상사 공부를 할 것을 권한다.
  인생선배라면 새로 들어오는 신입생들에게 삶에 대해 성찰하면서 자신을 키울 것을 권하는 것이 우리네 정서거늘 이 자는 그저 자본주의에 충실한 인간만을 위한 서적을 읽을 것을 권한다. 바이러스 퇴치 서적이라면서 말이다. 사상이 다름을 바이러스라 칭하며 우파서적을 바이러스 퇴치서적이라 일컫는 천박함이 놀라울 따름이다. 나와 다름이 퇴치대상이라 생각하니 그들에게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 사상의 천박함과 협소함. 이것이 한국 우파들의 현주소이다. 나 같으면 좌·우파 서적 모두를 읽고 한국사회에 대해 깊은 고민과 성찰을 하라고 할 것이다. 그 후 우파적 사고가 삶을 향상시킨다면 그 입장을 유지하고 좌파적 사고가 삶을 향상시킨다면 그 방향으로 가라고 말이다. 이것이 선배의 도리가 아닌가. 종교를 보더라도 뱃속에서부터 기독교, 불교, 천주교를 미리 결정하지 말고 두루두루 경험하면서 종교를 결정하는 것이 후회가 없고 올바른 삶을 살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나는 내가 좌파라고 후배들에게 좌파서적만 읽으라고 하지 않는다. 자본주의를 반대하지만 반자본주의 서적만 읽으라고 하지 않는다. 다양한 서적을 읽고 다양한 사고를 하면서 자신의 길을 찾는 것이 신입생들이 할 일이며 선배들이 조언할 내용이 아니겠는가? 다음은 78학번이 08학번에게 보내는 편지이다. 80학번 회색분자 정치부 차장과 78학번 정치사상 전공교수와 얼마나 차이 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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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학번이 08학번에게
········· 이 글은 대학에 남은 78학번 선배가 08학번 신입생에게 전하는 짤막한 당부쯤으로 들어주면 좋겠구나.
  조선소에서 몸통을 드러낸 배를 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먼바다를 항해할 큰 배들은 나룻배와 달리 밑바닥 앞부분이 주둥이처럼 툭 튀어나와 있지. 이걸 ‘용골’이라 한다. 용골은 한바다의 풍랑에도 제자리로 돌아오게 하는 쇠뭉치란다. 그렇다면 배는 역설적인 몸뚱이다. 빨리 목적지까지 가려면 제 몸을 가볍게 해야 마땅한데, 또 ‘제대로’ 항해하려 무거운 쇠뭉치를 매달아야 하는 역설 말이다. 네가 대학에서 이런 역설의 이치를 깨달았으면 한다. ···도서관은 시험공부 하는 장소가 아니라, 질문을 만들기 위한 자료 창고라는 점을 잊지 말아라.····· 눈(안목)을 기르는 데는 고전만 한 것이 없더구나. 고전은 상상력과 창의력이 길러져 나오는 샘 구실을 한다는 점도 강조하고 싶다. 고전에서 추출한 삶의 문법이 앞으로 60년 세월의 난바다를 헤쳐 나갈 배의 용골이라고 나는 믿는다.
  세태가 흉흉해서 대학도 쓰임새 있는 인간을 만드는 공장처럼 변한 지 꽤 되었다. 기업이 요구하는 네모꼴·세모꼴 인간을 만들지 않는다고 대학에 눈 흘긴 지도 꽤 된다. 졸업하자마자 대기업에 입사하는 것이 무슨 큰 자랑인 세태가 됐다. 그러나 잊지 말아라. 네가 기업이 요구하는 네모나 세모가 되어 그들의 쓰임새에 맞추고 난 다음에 또 너보다 더 정교한 네모나 세모가 나타나면 자연히 폐기처분되고 말 것이라는 점을. 이것이 ‘삼팔선’이니 ‘오륙도’니 하는 시쳇말의 근원이다. 쓰임새 있는 인간, 실용주의 뒤에 숨어 있는 비인간주의를 잊어선 안 된다.
  나는 네가 세모꼴을 만들어 내는 사람일지언정, 너를 세모로 만들어선 안 된다고 믿는다. 앞으로 헤쳐갈 60년 세월 속에 너라는 배는 높고 낮은 파도의 모서리에 치여 휘청거리기도 하겠지만, 그러나 그 파도를 이겨낼 용골을 대학 속에서 만들어 내기를, 또 고전 속에서 찾아내기를 기대한다. 건투를 빈다.
( 2008. 3.7. 한겨레 신문, 세상읽기, 배병삼 영산대 교수. 정치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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