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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호 [담론과문화] 이탈리아의 세리에A 리그

2008.01.07 00:15

진보교육 조회 수:1969

[담론과문화4]
이탈리아의 세리에 A 리그
최정민(진보교육연구소 교육문화분과)
열정적인 나라, 이탈리아에는 세리에 A 리그가 있다. 유벤투스와 AC밀란, 인터 밀란이 대표적인 구단이다. 무솔리니는 축구를 정치적으로 묘미있게 활용했다. 월드컵을 유치하기도 했고 인터밀란의 국제적, 노동자적 성격을 없애기 위해 이름도 바꾸고 외국선수들을 방출시키기도 했다. 여튼, 인터밀란은 자기이름을 되찾았고 최근에는 멕시코 반군단체에게 축구공을 선물하여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게다가 AC밀란의 구단주인 베를로스쿠니는 총리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우파연정으로 집권했으나 뇌물수수 등으로 징역형을 받았다.

또 어떤이들은 인터밀란이 주로 우파성향의 중상류층 지지를 받고, AC밀란은 좌파성향이 강한 젊은 노동자층이 주를 이루기도 한다고 말한다. 무엇이 진실이든간에 이탈리아에서 축구와 정치는 밀접하게 맞물리며 돌아간다. 팬들의 팀에 대한 사랑은 심각하게 열정적이다. 이른바 난동이라는 어휘와 등장하는 축구경기가 유난히 많은 나라가 이탈리아니까 말이다. 움베르토 에코는 축구를 억압된 욕망이 분출되는 것으로 보았다. 또한 ‘축구경기가 열리는 일요일에는 혁명이 일어날 수 있을까’ 물으며 민중들의 축구에 대한 몰입을 분석하기도 했다. 이렇듯 욕망이 분출되는 축구가 있으니 혁명은 물건너 간 것 아닌가하는 의구심도 든다.

유벤투스는 승부조작 사건으로 세리에 B 리그로 강등되기도 했는데, 구단 소유주는 피아트자동차 회사다. 당연히 연고지는 토리노다. 우리가 읽었던 그람시의 옥중수고에 등장하는 도시 튜린(영어명)이 바로 이곳이다. 사르데냐 섬 출신의 촌사람, 그람시는 폐결핵, 인후염, 편두통, 척추 카리에스 등 온갖 질병으로 고통 받으며 결국 옥중에서 죽어간다. 그러나 옥중에서 남긴 그의 혁명 전략은 우리의 가슴속에 깊은 울림을 주었다. 90년대 이른바 민자당 합당과 문민정부 대두되면서 운동권은 혼란을 겪었다. 이때 지구반대편 아주 오래된 그람시의 책에서 진지전과 기동전의 변증법적 결합이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동시에 우린 자본의 헤게모니가 완강하다는 것에 그리고 진지전의 느린 변화에 턱턱 숨막히는 시간을 온전히 버티고 있다.

진지전을 닮은 이탈리아의 빗장수비는 정말 지겹다. 이 지루한 이탈리아 축구경기처럼 자본의 헤게모니는 점점 우리를 조여온다. 이를 참지 못한 일부는 위기론을 과장하며 패배주의의 씨앗을 틔웠고 우경화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그리고 노조 포퓰리즘과 현장 무력화론을 대두시키며 현장의 조합원들을 진짜 위기로 내몰고 있다. 현장무력화란 다시말해서 궂은일은 현장에서 처리해라. 지도부는 ‘착한 일만 한다’로 요약된다. 하지만 우린 보았다. 안정환은 그림같이 헤딩슛을 날려 저들의 빗장수비, 진지전을 박살냈다. 그리고 우리는 알고 있다. 안정환의 헤딩슛은 안정환 개인기가 아닌 11명의 유기적 결합과 민중의 강력한 함성속에서 나왔다는 것을.

그람시는 말한다. “낡은 학교제도에 대항하여 싸우는 것은 정당한 일이다. 그러나 개혁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문제는 훌륭한 교육과정이 아니라 사람이며, 더욱이 실제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인 교사가 아니라 그들이 맺고 있는 복잡한 사회적 총체성이다.”

그람시는 축구를 야외에서 행해지는 인간적 충실함의 완성본이라 하였다. 민중의 시선과 관심이 깔대기 처럼 모이는 그곳에서 우리의 스토리를 풍성하게 텔링하자. 문화면에서 축구 3부작을 시작한 동기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였다. 축구시합을, 축구관람을, 축구자체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또 우리의 관심이 집중되는 일상은 무엇일까? 드라마? 재테크? 사교육비? 시험성적? 일상을 유쾌하게 읽어보자. 시선이 머무는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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