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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는지금1]
되돌아보기, 영원한 회귀?
- 소비에트 혁명 90주년, 체게바라 사망 40주기, 그리고 87항쟁 20년

진보교육연구소 해외동향팀

들어가면서
러시아의 세계적 감독 ‘세르게이 에이젠슈타인’은 소비에트 혁명 10주년을 기념하여 ‘10월’이라는 영화를 만들었다. 2차 세계대전 이전이고 백군과의 내전을 마친지 한참 후 레닌의 서거와 더불어 스탈린 정권이 자리를 잡을 즈음에 혁명의 수도 페트로그라드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다큐무비이다. 원작은 무성영화이지만 후대에 와서 소리 효과와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을 삽입한 재편집 영화이다. 영화의 한 장면과 그리고 자막이 잊혀지지 않는다. 10월 봉기를 며칠 앞 둔 시점에서 볼세비키 중앙위원회가 열렸다. 레닌을 위시한 혁명의 담당자들이 모인 비밀회의에서 ‘봉기’를 할 것인가 결정하는 회의였다. 레닌의 봉기 제안에 처음에는 압도적 다수가 반대를 했지만 나중에는 찬성을 하게 되고 결국 10월 혁명의 역사가 만들어지는 중요한 자리였다. 이때 영화의 자막에는 “트로츠키는 봉기를 반대했다.”라고  나온다. 그러나 트로츠키는 그의 ‘러시아 혁명사’에서 다르게 얘기하고 있다. 이 글에서 봉기의 찬성자와 반대자 그리고 누가 반대했는가가 주제는 아니다. 역사적 사실의 확인과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무슨 의의가 있는가가 주제가 되겠다.


혁명의 만개 그리고 열광
철이 들 무렵, 어렴풋이 소비에트 혁명 70주년 운운의 소리를 거리에서 그리고 신문과 잡지에서 접했었다. 영원한 적국(敵國)일 듯했던 적국(赤國)소련이란 나라는 금단의 땅이자 소련의 서적을 소지하고 연구한다는 것은 철저한 금기 사항이었다. 그러나 80년대 중반이후 남한 내 운동권의 지적 확대와 ‘경향적 다양성’의 질적 발전으로 이미 지하 차원에서의 연구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불행한 것은 뒤 늦게 혁명의 만개와 열광이 불붙는 시점에서 소련에서는 혁명의 반성을 넘어선 부정이 ‘페레스트로이카’와 ‘글라스노스트’라는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었다는 점이다.
91년이 되고 여름의 쿠데타와 소비에트의 연방의 붕괴가 뒤를 이었으며 어느 순간 혁명의 만개와 열광은 자취를 감추고 새로운 만개와 열광거리를 찾아 운동권은 형해(形骸)의 철저한 해체로 접어든다. 때를 같이해 포스트 모던류의 ‘해체론’이 인기를 끌었다. 지나간 시대에 대한 진지한 ‘헌사’의 말도 없이.

젊은 그들의 공간과 시간
앞서 소비에트에 대한 정보는 80년대 이후에 들어왔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정확한 사실은 아니다. 1917년 소비에트 혁명이후 아시아대륙에서는 몽골이 최초로 소비에트 혁명이 성공했고 중국 남부를 중심으로 중국공산당의 활동이 상해등의 대도시를 중심으로 확대 발전 중에 있었으며 일제의 식민지 조선에서도 1919년 3.1 운동 이후 만주와 연해주 그리고 반도안에서의 공산주의 운동이 성장하고 있었다. 20년대와 30년대를 거치면서 많은 민족주의 우파 경향의 독립운동이 사그라지고 변절을 거듭하고 있을 때에도 끈질긴 투쟁의 명맥은 유지되고 있었다. 흔히 ‘경성트로이카’라고 불리는 이재유, 이관술, 김상룡, 이주하, 이현상, 이효정, 이순금, 박진홍등 ‘젊은 그들’이 있었다. 단순히 교조주의적 사대주의적 입장이 아니면서 원칙을 고수하면서 철저한 현장 중심과 계급해방과 민족해방의 낙관을 가지고 헌신과 정열을 바쳐 운동을 전개한 이들이 존재했었다. 많은 이들이 비극적 최후를 맞이하기도 했지만 이들 중 이현상의 해방이후의 활동과 비극적 최후는 연구자들이 아닌 일반 민중들도 알고 있다. 전쟁 전 지리산을 중심으로 파르티잔 활동을 시작하여 1953년 휴전이후에 지리산 빗점골에서 최후를 맞이한 ‘남부군 사령관’ 이현상은 최후의 순간에도 ‘소비에트 당사’와 러시아 사전을 배낭에 넣고 지리산의 능선들을 넘나들었다고 한다.
후세에 사는 우리들은 그들을 ‘모험주의적’, ‘맹동주의적’, ‘교조주의적’ 또는 ‘극좌 소아병적’이라 하면서 단숨에 간단한 평가를 할 수 있지만 그들의 계급해방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치열한 고민에 대해서는 인정해야 하지 않을까?




남미대륙의 붉은 별을 넘어 세기의 아이콘으로
아르헨티나에서 출생한 체게바라는 부패한 정권붕괴를 통한 사회주의 정권 수립의 대의를 위해 대륙을 넘어 카리브해의 섬나라 쿠바의 밀림지대로 침투하기 위해 통통배에 오른다. 부패했지만 미국의 보호아래 너무도 강력해서 혁명자체는 무모할 것이라 생각되던 쿠바정권의 붕괴는 이들 ‘게릴라’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이제 미국의 앞 마당에 사회주의 국가가 들어서게 된다. 이후에 일은 우리가 잘 알듯이 ‘사회주의 쿠바’의 얼굴이 된 체게바라는 미국 뉴욕의 총회에서의 연설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순방을 통해 혁명의 대의와 공고화에 매진한다. 그리고 67년 볼리비아의 밀림 지대에서 파르티잔으로 활동하다 정부군에 의해 39세에 사살된다.


올해 10월 7일 체게바라의 사망 40주기에 즈음하여 쿠바 혁명의 발상지이자 치열했던 전투지역이었던 산타클라라의 혁명광장에서 가족들과 더불어 10만여명의 사람들이 운집하여 기념식을 했다고 한다. 체게바라의 살아 생전과 별 차이 없는 모순심화와 독재 정권에서 신음하는 남미의 민중에게서 체게바라는 여전히 살아있다.

‘무장한 예언자’에서 ‘추방당한 예언자’로
‘미제의 스파이’에서 ‘순교자’까지 트로츠키만큼 폭 넓은(?) 평가를 받는 인물은 과연 몇 이나 될 것인가? 10월 혁명 당시 혁명의 상징이었으며 내전 당시 소비에트의 적군을 창설하고 내전을 총 지휘했던 트로츠키는 혁명기에 ‘무장한 예언자’ 였다가 이후에 유랑길에 이르는 ‘추방당한 예언자’가 된다. 유랑기에 사건의 주역이자 현장에서 생생하게 경험했던 혁명의 전후 사정을 집필한다. 1917년 2월의 사건부터 5월 메이데이 시위 그리고 7월의 반동의 반혁명과 코르닐로프 등에 의한 쿠데타 시도 그리고 10월 혁명까지. 이후의 피 비린내 나는 내전과 전시경제 체제의 궁핍은 제외된 채 10월 혁명의 시작과 과정을 나름대로 제 3자적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쓰고자 한다.
아직 자본주의 경제 체제가 자리를 잡지 못한 , 조직되지 못한 소수의 노동자계급이 있었던 전자본주의적 사회 형태에서 어떻게 사회주의 혁명이 가능한지에 대한 세세한 설명과 논거를 통해 당시 주류마르크스 연구자들의 책상물림과 공상에 일침을 놓고 있다.

나오면서
87년 6월 항쟁 이후 이제 다섯 번째 직선을 통한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두고 있다. 87년 비판적지지의 망령이 끈질기게 배회하는 가운데 20년이 지난 지금 과연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가? 얻은 것은 대선 투표 횟수요 민중들의 정치적 무관심은 아닌지? 87년 6월 항쟁은 과연 어떤 성격을 가지는 역사적 사건으로 자리매김 되어야 하는가? 그리고 이후에 우리들은 무엇을 준비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가? 12월 2일 베네수엘라에서는 차베스 대통령이 제안한 사회주의적 헌법의 국민투표가 있는 날이다. 한 쪽에서는 전지구적 신자유주의 광풍이 몰아치는 가운데 미국 발 새로운 공황의 신호가 계속 타전되는 가운데 과거의 일이라고 장롱 속에  먼지만 쌓아두고 놓을 수 없는 이유는 아직도 자본주의 사회의 내재적 모순이 상존하고 계급간의 모순이 좁혀들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러시아 혁명사(상,중,하)』 트로츠키, 풀무질
『무장한 예언자 트로츠키』 아이작 도이처, 필맥
『비무장의 예언자 트로츠키』 아이작 도이처, 필맥
『추방당한 예언자 트로츠키』 아이작 도이처, 필맥
『이재유 나의시대 나의혁명』  김경일, 푸른역사
『이재유 연구』 김경일, 창작과 비평사
『경성트로이카』 안재성, 사회평론
『이현상평전』  안재성, 실천문학사
『이관술1902-1950』 안재성, 사회평론
『혁명을 팝니다』 조지프 히스, 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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