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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호 현장에서_ 성과급 그냥 반환, 그 이후...

2007.04.16 17:10

진보교육 조회 수:1320

차등 성과급 반납, 그 이후......
                                    
신선식 ㅣ순천 연향중


“선생님, 지금 성과급 돌려받아도 돼요?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건가요?”
“전남은 부당징계저지 싸움 안 해요? 우리도 서울에 가야 하는 것 아닌가요? 그래도 단일조직인데.....”

방학 동안 참담한 심정으로 두문불출하고 있는 나에게 자주 걸려 왔던 전화 내용이다. 어쩔 수 없이 ‘조금 기다려 보면 본부에서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지 않겠느냐?’는 궁색한 답변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맘이 쓰리지만 차등성과급-교원평가 저지를 내걸고 살아왔던 지난 1년을 되돌아보고자 한다. 어차피 지난 1년을 딛고 계속 가야 할 것이므로.

“선생님, 교단을 분열시키고 서열화 시키는 차등성과급 반납에 동참해 주십시오”
“차등 성과급은 교원평가를 불러올 수밖에 없습니다.”

학교를 방문하며 차등 성과급 반납을 호소했던 주요 멘트였다.

“우리는 돼지가 아니다, 등급화 폐지하라!”
“교단분열 조장하는 차등성과급 폐지하라!!”

교육청 앞 1인 시위를 하면서, 또 남들 다 피서 가던 무더운 8월 사무실 농성체제를 유지하면서 외쳤던 구호들이다. 이러한 주장에 많은 조합원, 비조합원 선생님들 사이에 “성과급은 안 된다”는 대중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었던 한 해였다.

그러나 선거 과정에서 쟁점이 된 성과급 반대 투쟁 방법에 대한 논란은 정진화 후보가 위원장에 당선되었고 새 집행부는 교육부와 별다른 협상도 시도하지 않은 채 ‘즉시 반환’이라는 어이없는 결과로 일단 마무리하였다. 적어도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다. 성과급 지급 대상자 중 90%에 가까운 교사들을 반납에 참여시키기까지 밤낮없이 뛰었던 나로서는 참으로 참담한 심정이었다.

비조합원의 참여까지 이끌어내며 10만을 조직해낸 대중 투쟁이었는데도 아무런 결론도 없이 폐기되었다. 어쩌면 다시는 조직할 수 없는 대중투쟁의 동력을 유실하고 만 것이다. 더 안타까운 것은 “차등성과급은 절대 안돼!!”를 외치며 성과급 반납 투쟁에 동참해 준 교사들에게 뭐라고 설명할 말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었다.
어떤 분들은 ‘이제 성과급 반납하라고(반납 조직하라고) 해도 안 해’라고 화가 나서 말씀하신다. 이렇게 결론 없는 성과급 반환은 활동가들과 대중들에게 실망감과 패배감만 안겨주고 말았다. 제 51차 대대에서는 격론 끝에 07년 성과급 투쟁과 관련하여 ‘차등분을 반납하여 사회적 기금을 조성한다’는 전술을 채택하였다. 그러한 전술 채택의 가장 큰 이유는 여론의 불리함이다. 결과를 전해들은 활동가들과 조합원들이 이구동성으로 “임금을 반납하여 기금을 조성한다고? 누가 내기나 한대?”라고 타박한다.
51차 대대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차등성과급 저지 투쟁을 위해서는 다시 한 번 대중적인 의견 수렴과 지혜를 모으는 절차가 필요할 때이다. 노동조합에서 임금의 문제는 여론의 유․불리로 결정할 사항은 아니다. 노동조합이 노동자들의 삶을 결정하는 임금 문제조차 여론의 눈치를 보면서 싸울지 말지를 결정해야 한다면 노동조합의 깃발을 내려야 한다. 임금문제조차 여론의 눈치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은 여론이 반대하면 앞으로 어떤 활동도 하지 않겠다는 의미와 다르지 않다. 나아가 여론을 조종하는 보수언론과 보수 집단에 휘둘리는 일이 전교조의 미래가 될 것이고 그 결과 차등성과급과 교원평가는 예상하던 대로 공교육을 파탄내고 말 것이다.
차등성과급 문제와 더불어 나의 가슴을 도려내는 듯한 또 다른 아픔은 부당징계 저지 싸움의 진행 상황이다. 2006년 10월 27-8일 전개된 분회장 조퇴 투쟁, 2006년 11월 22일 전개된 조합원 연가투쟁은 차등성과급 폐기, 교원평가 법제화 저지, 한미 FTA 저지를 위해 전개된 중앙 집중의 전국적인 투쟁이었다. 정부와 보수언론은 우리의 조퇴, 연가투쟁을 불법으로 몰아 징계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고 이는 우리가 예측했던 바였다. 그러나 문제는 대응과정에서 특정 몇 개 지부만이 징계저지투쟁을 하고 나머지 지부는 손놓고 방관하는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우리는 연가투쟁이 정당하고 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징계의 정도와 관계없이, 징계위 회부 여부와 관계없이 어떤 형태의 징계도 거부하는 싸움을 전국적으로 전개해야 하지 않았을까? 전국의 단일한 투쟁대오로. 지부가 교육청과의 교섭으로 숫자를 줄이거나 없애서 다행이라고 선전하고, 전국적인 징계저지 싸움에 합류하지 못한 모습은 우리가 단일조직이라는 사실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 지부에 따라서는 경찰 정보과에서, 노동단체들이, 지역 시민단체들이 더욱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데 정작 당사자인 우리는 손놓고 있었다. 이 또한 여론이 불리하기 때문인가? 상황이 이러하다면 앞으로 누가 조직을 믿고 투쟁에 나설 것인가? 투쟁에서 실패하는 것은 용납할 수 있지만 단결투쟁을 조직하는 기풍을 무너뜨리는 것이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 전교조의 가장 큰 자산은 단결투쟁의 기풍이 아닌가?

10만 대중의 차등성과급 저지를 아무런 성과없이 반환해 버린데 대한 안타까움으로 가슴이 저미어진다. 차등성과급을 반납하여 사회적 기금을 조성하자는, 현장 중심의 교원평가 저지 투쟁을 전개하자는 51차 대대의 결정에 가슴이 답답해진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이것이 조직의 결정이라면 따라야지. 아직도 나는 전교조 조합원이기에. 차등성과급, 교원평가 등 현안에 대한 의견 차이에도 불구하고 다시 마음을 다잡아 본다. 아직 2007년 지회장이 선출되지 못했다. 마음이 너무 아파 접으려고 했던 지회활동을 다시 시작해봐야 할 것 같다. 2007년에 다시 지회장을 맡게 된다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답답하지만 아직도 조직에서 내가 필요하다면 그 자리를 기꺼이 채워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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