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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호 특집_한미FTA 비밀과 거짓말

2006.07.04 19:00

진보교육 조회 수:1425

<차례>
1. 추진과정
Q1) 정부 발표에 의하면, 한미 FTA는 충분한 검토와 전략적 고려를 하여 한국이 주도하여 시작한 것이라던데, 그렇다면 체결해도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
Q2) FTA는 국제 경제 협정에서 대세라던데, 그렇다면 수출 중심의 경제인데다 대미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게 한미 FTA는 필수적인 선택이 아닐까?

2. 경제적 효과분석
Q3) 한미 FTA를 통해 한국은 직접적인 경제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하는데?
Q4) 한미 FTA는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는데?

3. 농업
Q5) 비록 농업 부문에서 일정정도의 손실이 있다고 해도 쌀을 협상 제외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전폭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국익을 위해 한미 FTA를 체결하는 것이 낫지 않나?
Q6) 농업 부문의 피해가 과장되어 있다고 하는데?

4. 서비스
Q7) 한미 FTA를 통해 교육, 의료, 법률 등 서비스 산업 전반에 경쟁력 향상과 체질개선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Q8) 한미 FTA가 체결되면 국가 신인도가 향상되어 외국인 투자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던데?

5. 문화
Q9) 스크린쿼터 축소가 한국 영화산업에 그다지 영향이 없을 것이며, 오히려 일정정도의 양보는 한미 FTA 체결에 도움이 되어 국가 경제에 일조할 것이라는데?
Q10) 스크린쿼터 축소가 방송 쿼터 등 문화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일은 없다고 하던데?

6. 군사ㆍ안보
Q11) 한미 FTA가 체결되면 한미동맹이 강화되고 대북긴장이 완화되어, 대북 경제 협력 활성화 등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하는데?



1. 추진과정

Q1) 정부 발표에 의하면, 한미 FTA는 충분한 검토와 전략적 고려를 하여 한국이 주도하여 시작한 것이라던데, 그렇다면 체결해도 큰 문제는 없지 않을까?

A1) 한미 FTA는 한마디로 미국의 일정에 맞추어 졸속으로 진행되는 협상이다. 정부는 2004년 만해도 정부의 FTA추진 계획상으로도 중장기적 과제였던 한미 FTA 협상을 2006년 2월 3일에 갑작스레 개시하겠다고 선언하였다. 또한 개시 선언 바로 직전에 정부는 한미 FTA체결의 전제조건으로 쇠고기 수입재개와 스크린쿼터 축소를 발표하였고, 우리 정부는 이 둘을 협상 개시의 진상물로 바친 것이다.
    
    이렇게 급박하게 한미 FTA 협상을 추진하는 이유는 미국 내 상황에 맞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FTA협상은 개시 90일전부터 의회에서 협정의 타당성과 영향평가를 해야 하고, 본 협상이 마무리되면 국회에서 90일간 검토한 후에 국회 비준에 들어가도록 의무 규정화 되어 있다. 미행정부의 무역촉진권한(TPA)이 소멸되는 시점인 2007년 6월 30일까지 FTA협상은 마무리되어야 하는 것이다. 따라서 본 협상 기간이 금년 5월 4일부터 내년 3월말까지라는 한국 정부의 발표는 정확하게 미국의 협상 일정을 일방적으로 따른 것이라 할 수 있다. 즉, 한미 FTA협상은 철저하게 미국 정부의 승인 절차에 따라 진행되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한-칠레 FTA도 협상개시부터 협상완료까지 3년이 소요되었다. 한-싱가폴 FTA도 협상 전 약 1년 동안 산.관.학 공동연구회가 구성되어 제반 문제를 검토하는 과정을 거쳤다. 쌀 하나의 품목만 협상하는데도 1년이 걸렸다. 미국은 GDP 10조 달러 이상으로 우리나라의 21배 규모의 거대경제대국이다. 사전에 공동연구가 진행된 바도 없고 협상일정도 너무 촉박하며 국민이 협상개시를 합의한 바도 없이 졸속으로 진행되는 협상이다.

Q2) FTA는 국제 경제 협정에서 대세라던데, 그렇다면 수출 중심의 경제인데다 대미의존도가 높은 한국에게 한미 FTA는 필수적인 선택이 아닐까?

A2) 정부가 전망하는 장밋빛 전망은 그 근거가 희박하거나 하나의 가설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에 비해, 농업, 문화산업, 서비스 전반에 걸친 손해는 상식 수준에서라도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분명하다.  

    우선, 한미 FTA의 득은 없거나 불확실하고, 실은 확실한 거래라 할 수 있다. 미국의 국제무역위원회나 국제경제연구원의 연구에 의하면 한미FTA로 미국의 대한국 수출은 43-54%증가하는 반면 한국의 대미 수출은 21-23% 증가한다고 전하고 있다. FTA 발효 후 4-5년 후에는 현재 한국의 대미무역흑자 규모는 100억 달러에서 적자로 돌아설 것이다. 그리고 미국 제조업의 수입액을 고려한 평균관세율이 1.5%, 우리나라는 7.2%여서 관세철폐에 따른 제조업의 대미 수출증대 효과는 미미하다. 우리나라가 높은 관세율을 유지하고 있는 농수축산업은 FTA로 2조원 가량의 손해가 예상된다. 쌀을 포함시키면 그 손해 예상규모는 8조원에 이를 정도다. 경쟁력이 취약한 서비스업 개방의 피해는 불 보듯 뻔한 사실이다. IMF에 준하는 구조조정으로 우리사회는 몸살을 앓을 것이다.

    둘째, “외국인 직접투자의 확대, 산업구조의 효율성 증대로 고용과 생산이 증대된다”는 주장 역시 정부의 막연한 바람이거나 국민을 호도하는 주장일 뿐이다. 미국의 FTA는 투자에 따른 일체의 이행의무부과를 금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외국인투자기업에게 기술이전, 고용창출, 고용승계, 중간재의 자국산 사용, 환경보호 등의 이행의무를 부과할 수 없다. NAFTA의 예에서 알 수 있듯이 자유무역지대 역내국 간의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증가할 가능성도 희박하거나 증가효과가 긍정적이라고 예상하기 어렵다. 캐나다와 미국 간의 외국인직접투자는 오히려 감소했다. FTA로 관세 등 무역장벽을 우회하기 위한 직접투자의 필요성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멕시코는 무역량과 외국인직접투자가 증가하였으나 산업구조는 왜곡되고 특별한 고용증대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직접투자기업의 환경유해보조금지급금지 등의 의무부과도 없어서 멕시코에는 환경유해산업의 집합장이 되었다.
    우리나라 노동자의 90%가 중소기업에 고용되어 있다. 한미FTA는 IMF과정에서처럼 특히 서비스업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예상되고 중소기업의 도산을 초래할 것이다. 우리나라의 산업구조는 이미 IMF를 거치면서 몇몇 대기업의 수출이익 증대가 노동자의 소득증대와 중소기업의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는 선순환구조는 파괴되어 있다. 한미FTA는 이 구조적 왜곡을 심화시킬 것이다. 그러면 비정규직은 증가하고 양극화는 심화되고 우리나라 경제는 "고용없는 경제성장"으로 뿌리내릴 것이다.

    셋째, “미국과의 경제동맹으로 동북아 중심국가로 성장할 수 있다.”는 주장도 마찬가지로 믿을 수 있는 근거가 하나도 없다. 미국이 동북아에서 활동할 수 있는 거점을 제공하고 그 이익을 향유하겠다는 것은 어리석은 환상이라 할 수 있다. 미국이 그렇게 호락호락할까? 미국은 기업소득의 100% 본국 송금을 조건으로 내걸 것이다. 또한 다국적 기업의 노하우가 축적된 그들은 이번 론스타의 외한은행 매각 매입과정에서처럼 조세협약 등 온갖 법적 제도적 방법을 활용하여 기업활동 이익을 한국 내로 순환시키지 않을 것이다.


2. 경제적 효과분석

Q3) 한미 FTA를 통해 한국은 직접적인 경제 이익을 거둘 수 있다고 하는데?

A3) 정부측은 무역수지 약 -50억 달러, GDP 최대 약 2%, 일자리 10만여 창출을 경제효과로 내세운다. 그러나 2001년 미국제무역위원회(USITC)가 일반균형모델(CGE)이라는 위와 동일한 분석기법으로 분석한 결과를 보면 FTA 체결 4년 뒤 무역수지 약 -90억, GDP 0.7% 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분명한 것은 현재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100억 달러 수준이라 할 때, 다른 조건이 불변이라면 FTA체결 5-6년 뒤 한국이 대미 무역적자국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아가 얼마 전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5%하락할 때 GDP는 -0.35%하락한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즉 원/달러 환율이 1000원이라 할 때 환율이 5% 곧 50원 하락한다면 GDP는 약 -0.35% 하락한다는 말이다. 미국측 보고서에서 예측한 것처럼 한미FTA의 결과 GDP가 0.7% 상승한다고 하더라도, 환율이 100원만 하락해도 그 효과는 상쇄되고 만다.

    정부도 한미FTA 협상 체결로 50억 달러 정도의 흑자 규모 감소를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대세계 수출은 증가할 것이고 한미FTA로 미국과의 경제동맹관계가 공고해지면 동북아의 허브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은 우리나라 3대 교역상대국이고 우리나라 무역량의 17-19%를 차지하는 경제대국과 수출 적자를 기록하면서 전체 수출은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Q4) 한미 FTA는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는데?

A4) FTA의 결과 보건의료 및 교육분야에 대한 대규모 사유화(privatization)가 사회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은 거의 불문가지라 할 수 있다. 특히 한국의 서비스업종은 여전히 수익성이 높은 부문으로 WTO GATS(서비스무역에 대한 일반협정)와 맞물려 부정적인 시너지효과가 예상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과거 한미BIT 협상과정에서 드러났듯이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공공 서비스산업의 민영화 요구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당시 협상과정에서 20여 개 정부투자기관과 배전 및 변전사업, 그리고 천연가스도매업이 정부보호의 울타리에서 제외된 바 있다. 한미FTA는 ‘100% 개방’을 외치는 것에서도 볼 수 있듯이 적용범위와 대상이 훨씬 넓을 것이다. 즉, 무역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될 공공서비스 영역이 그대로 자본에 팔려나가게 되는 것이다. 한미 FTA 서비스 협상에는 ‘시청각서비스 등 문화산업’, ‘의료’, ‘공교육’, ‘상/하수도를 포함한 환경서비스’, ‘에너지서비스’, ‘철도·체신·통신 등의 공공사업’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분야에서의 개방과 민영화는 공공서비스 전반의 질적 저하와 비용증가로 이어질 것이 명백하다. 특히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한국사회에서 그나마 남아있던 쥐꼬리만 한 공공서비스를 상업화ㆍ사유화한다는 것은 사회양극화를 확대하고 빈곤계층의 삶을 더욱 악화시킬 것은 명약관화하다.  

3. 농업

Q5) 비록 농업 부문에서 일정정도의 손실이 있다고 해도 쌀을 협상 제외 대상에서 제외시키고, 전폭적인 지원대책을 마련한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국익을 위해 한미 FTA를 체결하는 것이 낫지 않나?

A5) 2001년 미국제무역위 보고서는 특히 한국의 농업부문 그 중 쌀시장 개방으로 미국농산물 수출이 최소 200%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리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쌀을 제외한 농업분야 생산감소를 약 2조로 추산하고, 반면 쌀을 포함시킨 다른 보고서는 최대 8조8000억 가량의 생산감소를 예상한다. 우리의 농업생산을 약 20조로 볼 때 최소 10%, 최대 44% 다시 말해 한 산업부문의 생산량이 44% 감소되는 것은 세계경제공황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어쩌면 세계경제사의 대참극으로 기록될 지도 모를 일이다.

    한국정부는 쌀에 대한 예외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을 흘리지만, 최대 수혜업종인 쌀을 미국이 양보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1994년 미국ㆍ캐나다와 FTA를 체결한 멕시코를 통해서 우리가 겪게 될 농업 분야의 위기를 짐작할 수 있다. 1993년 멕시코의 대미 농산물 수입은 20%였으나 NAFTA체결 이후 2년 사이에 43%로 증가했다. 2000년도 언론 통계를 보면, 두 명 중 한 명의 농민은 충분한 먹을거리를 마련하지 못한다고 한다. 자유무역의 확대는 농민들을 농장에서 몰아냈고 거대한 규모의 농민 실직자들이 새로운 도시빈민으로 유입되었다. 한국의 상황에서 쌀을 포함한 농업부문 개방은 농업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이며 멕시코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극단적인 사회갈등을 초래할 수도 있다.

Q6) 농업 부문의 피해가 과장되어 있다고 하는데?

A6) 그렇지 않다. 미국의 경우 농산축산물의 가격은 대부분의 품목에서 국산에 비해 매우 낮아 한미 FTA 체결시 미국산의 수입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농산물의 경우 대부분 생산량이 세계 1,2위 수준으로 그 규모면에서도 우리나라와는 비교되지 않으며, 미국은 식물검역상 국내 수입이 금지되어 있는 신선사과, 신선배, 신선복숭아, 신선딸기 등에 대해 이미 우리나라에 수입허용을 요청한 상태로 수입위험분석 결과에 따라 이들 품목의 미국산 수입이 현실화될 경우 큰 폭의 추가 수입이 예상된다.

    한미 FTA 체결시 우리나라 농축산물의 생산액 감소 추정액은 2조~ 8조 8천억에 달해 여타 어느 FTA보다도 피해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한미FTA 체결시 농업의 파괴로 인해 농업분야에서만 약 8만5천개의 일자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의 기대대로 일자리가 10만개 창출된다고 하더라도 그 실제 증가는 만5천개에 불과할 것이고 그나마 대부분이 비정규직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4. 서비스

Q7) 한미 FTA를 통해 교육, 의료, 법률 등 서비스 산업 전반의 경쟁력 향상과 체질개선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A7) 한미FTA를 통해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경쟁력 향상과 체질개선은 결국 공기업과 공적 영역의 민영화와 사유화의 다름 아니다. 미국은 한미FTA 협상에서, 과거 한미BIT 협상 당시보다 더 강력하게 한국의 유보대상 공기업을 대폭 축소할 것을 요구할 것이다. 결국 대부분의 공기업이 민영화 되는 것이다. 또한 공공부문, 특히 의료보험을 비롯한 의료 및 교육부문의 ‘민영화’는 공공서비스의 질적 저하와 보험료인상, 사교육비 인상등 사회양극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한미FTA가 체결되면 환경, 교육, 의료 분야에서의 사회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국사회의 불안정성이 심화되고 삶의 질은 더욱 악화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환경

    한미FTA는 공공 영역이 담당해야 할 환경보호와 환경개발규제의 노력들을 무력화할 것이다. 미국은 이미 지난 FTA 협정 과정에서 환경이나 노동에 관련해 정부에 대한 의무규정을 만들거나 그것을 암시하는 어떠한, 그리고 모든 조치에 반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가령 투자대상국이 자국에서 생산하지 않는 유독물질이나 방사성폐기물 등을 처리 폐기하는 산업분야에 외국인투자를 금지하는 법률은 유명무실해 진다. 그것은 외국투자자에게만 적용되는 차별적 대우에 해당하므로 FTA 규정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국적 자본이 유해폐기물 처리를 목적으로 하는 쓰레기처리시설을 설치하더라도 그것을 제한할 수 없게 된다. 광물이나 동식물 등의 천연자원의 개발을 제한하는 입법 역시 미국의 투자자들에게 공격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한 제한의 범위가 자국과 외국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더라도, 이미 자국기업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외국기업의 진입을 막는 차별적인 법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한미FTA는 현행의 국제환경협약과 충돌하는 결과를 예상할 수 있다. 오존협정(몬트리올 의정서), 유해폐기물협약(바젤협약), CITES(멸종위기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등이 보다 우월한 효력을 갖는다고 인정했던 여타의 경제협정들과는 달리, 한미 FTA의 경우 이러한 환경협약을 배제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기업 에틸사가 생산하는 유독성 가솔린 첨가제(MMT)가 연소과정에서 사람들의 건강에 치명적인 물질을 배출하자 캐나다는 환경보호법에 의하여 1997년 그 수입과 운송을 금지했다. 하지만 에틸사는 NAFTA의 투자자보호조항을 근거로 캐나다 정부에게 손해배상(손실보상)을 청구하였고 결국 승소했다. 캐나다는 할 수없이 수입금지 조치를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2) 여성

    초국적 투자자들은 상업적으로 이용 가능한 공공서비스를 줄이도록 요구할 것이다. 이는 사회복지서비스의 상당부분을 지속적으로󰡐민영화󰡑하여 여성들의 부담을 더욱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 가장 열악한 근로조건과 무권리상태에서 일하는 파견노동자들이 바로 비서, 타자원, 관련 사무원들이다. 결국 여성들이 노동유연화에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되는 것이다. 즉, 파견노동의 여성화가 가시화된다. 영세사업장의 노동자, 가내노동자, 임시직, 파트타이머, 파견노동자등 우리사회의 저소득층은 이미 여성들로 채워지고 있다. 무역자유화는 여성의 실업을 증가시킬 뿐만 아니라 장기화시킬 수밖에 없는 여건을 이미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여성고용의 확대와 여성노동권의 확보를 위한 고용할당제 등의 적극적인 조치들은 점차 폐지되거나 실시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미국식 FTA협정 모델은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인 고용요건을 마련하는 것을 전면 부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어떠한 보조금, 원조, 지원금이 지역의 여성 소유 소기업이나 농업 개발 프로그램을 위해 책정되는 것은 금지 될 것이다. 그러한 혜택이 외국인투자자들에게 동등하게 돌아가지 않는 한 차별적으로 간주될 수 있기 때문이다.

    (3) 교육

     미국은 교육을 상품 및 서비스 교역의 중요한 품목 중 하나로 취급하며, FTA를 통해 교육의 완전한 개방을 요구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은 한국에서의 중요한 교육 주체가 되어 자유롭게 교육 행위를 펼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미국과 한국의 FTA 지지자들은 시장개방은 한국의 교육 수준을 높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이 교육 시장의 개방을 요구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이는 수 조 원에 달하는 교육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의지이다. 그렇지 않아도 요원한 공교육의 정상화와 영어 및 입시를 중심으로 한 거대한 사교육 시장은 한국 사회의 병폐 중에서도 병폐이다. 교육시장 개방은 이러한 병폐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시장 개방과 자유 경쟁을 근거로 등록금과 학생선발, 교육과정의 전면적인 자율을 요구할 것이고, 이는 사교육 전반으로 확대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최근 서울대 입학생의 강남, 특수고교의 편중은 문제의 서막에 불과하다. 미국의 유명 사립대학교의 분교에 들어가기 위해 학부모들은 억대의 돈을 들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그나마 유명 사립대학에서 얻고자 했던 유학생 및 외화유출 감소의 기대는 거꾸로 유학생을 더욱 양산하는 통로가 된다. 다른 나라의 예에서도 알 수 있듯이, 국내의 미국 대학 분교는 미국 본토 유학을 위한 또 하나의 입시 과정에 불과할 것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교육 시장화와 교육시장 개방은 특히 대학교육과 성인교육의 상품화, 교육의 종속, (교육 재정에 대한 책임이 대학에 떨어지는 데 따른) 등록금 인상과 기부금 모금의 증가, 자국 교육에 대한 국가의 통제력 상실, 자본에 대한 학문의 종속을 경향적으로 낳는다. 이렇듯 교육 시장의 개방으로 인한 사교육 확대는 빈부의 차이를 떠나 모든 사람들은 교육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인간의 기본권, 즉 교육의 평등권은 ‘자유’ 무역의 원칙에 의해 파괴될 수밖에 없다. 이는 사회적 양극화에 기름을 붓는 겪이 될 것이며, 공공보건의료, 사회안전망 등의 파괴와 함께 국민의 절대 다수가 누려야 할 삶의 질을 파괴하는 결정적인 고리가 될 것이다. 무엇보다 한미 FTA에 따른 교육주체성의 상실은 종속적인 한미 관계의 고착화에 결정적으로 기여한다는 점에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할 수 있다.  

    (4) 보건의료
    
보건의료와 연관된 양국간의 쟁점사항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의료보험 투자자유화의 문제, 둘째는 수입의약품 제한규정 철폐, 셋째는 지적재산권 보장에 관한 문제 등이 그것이다. 이는 보건의료 부분의 공공성과 형평성의 파괴와 민중의 의료보건 접근성 악화를 초래한다. 지금도 격렬한 반대에 부딪치고 있는 의료시장개방, 곧 영리의료기관의 허용은 FTA를 통해 가능해 진다. 이는 의료서비스의 양극화를 심화시킬 것이며, 공공 의료보험을 무력하게 한다. 결국 의료보험의 주도권은 시장으로 넘어가게 되고, 다양한 의료보험 서비스와 투자자유화, 의료시장개방 등은 서로 맞물리면서 공공보건의료분야를 이윤 창출의 극대화를 위한 시장으로 재편하게 된다. 막대한 의료비를 대다수 국민들이 부담해야 하게 될 것은 필연적이다. 미국은 이미 국내의 의약품 정책에 대해 한국의 지적재산권 보호수준, 약가정책, 의약품 정보보호 등의 수정을 요구하고 압력을 행사해 왔다. 이는 민중의 의약품 접근권을 크게 제한하는 조치들이다. 우선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국내 제약시장을 장악하게 된다. 정부 관료조차도 2010년이 되면 국내 제약시장의 70%를 다국적 제약회사들이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한미 FTA는 보험약가 산정과 약가재평가, 대체조제, 참조가격제 등 다양한 시행제도들에 제동을 걸 것이며, 의약품 허가나 유통 관련 규정 등도 미국의 의도대로 정해질 것이 분명하다. 이는 나아가 다국적 회사들이 보유한 의약품 지적재산권 방어와 그에 따라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높은 약가를 매길 수 있는 근거를 얻게 될 것이다. 이는 국내 보험약가에도 영향을 미쳐 국민들의 의약품비용 지출을 증가시킬 것이다. 미호주 FTA에서 알 수 있듯이, 각국의 고유한 의약품유통체계, 의약품가격정책 등은 무너질 수밖에 없고, 저렴한 약이 있음에도 비싼 약을 강요받을 수밖에 없게 된다. 결국 의료비 급증과 공보험, 공공보건의료 체계의 악화와 위축이라는 악순환을 겪을 수밖에 없다. 또한 의약품의 오남용은 막을 수 없어 민중들의 건강에 치명적인 결과를 낳게 된다. 이행의무금지조항은 노동과정에 대한 노동자의 참여권을 전혀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산재 보험제도가 형식적인 한국의 상황에서 노동 보건의 악화는 필연적이다.  

Q8) 한미 FTA가 체결되면 국가 신인도가 향상되어 외국인 투자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던데?

A8) 한미 FTA를 통해 국가 신인도가 높아진다는 것도 근거가 없지만,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 역시 투기와 투자를 구별하지 못하는 조악한 관점에 다름 아니다.

    한미 FTA를 통해 국가 신인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하는 이유는 다름 아니라 한미 동맹이 더 굳건해져 한반도 평화가 강화된다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히려 한미 FTA와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주한미군의 전술적 활용 변화는 중국과 북한을 자극하기에 충분한 요소를 담고 있다. 즉, 미국은 주한미군 등을 통해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볼모로 한국에게 협박을 가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외국인투자와 관련한 대한(對韓) 외국인투자의 구조적 문제점을 알아야 한다. 2004년 시가총액기준 외국인 국내주식보유는 43%로서 명실상부 세계최고수준이며, 그중에서 직접투자가 21%에 불과한 데 반해 대부분은 투기성이 강한 증권투자가 51%의 비중을 차지한다. 외국인 직접투자의 경우에도 공장설립형(Greenfield)은 계속 감소하고 있고 M&A형의 비중은 계속 증가하여 2005년 현재 최소한 45.6%가 넘고 있다. 해외자본의 국내 투자 중에서 미국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IMF이후 외국인투자자가 한국 증권시장에서 거둬들인 평가차익이 2002년말 까지만 1,000억불이 훨씬 넘는 데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의 대한 증권투자는 한국의 국부유출이라는 심각한 역기능을 초래해 왔다. 따라서 한미FTA에 따른 금융시장 확대 개방은 이렇게 한국경제에는 역기능을 미국경제에는 순기능이라는 격차를 더욱 크게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FTA는 가뜩이나 취약한 한국 금융시장에서 미국계 금융자본에게 날개를 달아 줄 뿐이다. 더불어 흔히 FTA의 효과로 언급되는 선진경제의 첨단기술, 경영노하우 이전 등의 부수효과는 미국형 FTA에서 엄금하는 투자자에 대한 일체의 ‘이행의무 강제 금지조항’에 저촉되므로 기대하기 어렵다. 오히려 중남미나 동유럽의 사례가 보여주는 것처럼 자신들의 경영실패를 투자 유치국 정부의 규제 탓으로 돌려 막대한 손해배상금을 청구하는 길을 FTA가 열어 놓을 것이다.  

5. 문화

Q9) 스크린쿼터 축소가 한국 영화에 그다지 영향이 없을 것이며, 오히려 일정정도의 양보는 한미 FTA 체결에 도움이 되어 국가 경제에 일조할 것이라는데?

A9) 지난 8년간의 쿼터전쟁을 통해 밝혀졌듯이 영화산업 성패의 관건은 제작이 아니라 배급이다. 87년 헐리우드 영화 직배허용 이후 60%가 넘던 한국영화시장점유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93년 15%로 바닥을 쳤다. 당시 존재했지만 정부의 방치로 유명무실했던 쿼터제도를 실제로 작동시키기 시작한 것은 영화인들 스스로 결성한 스크린쿼터감시단의 활동이었다. 93년 쿼터위반 일수는 연평균 60일에 달했으나 감시활동의 결과 최근에는 0일로 감소했고, 그 결과 한국영화산업은 이제 연평균 50% 대를 유지하게 되었다. 쿼터제도가 영화산업 발전의 필요조건임을 입증하는 역사적인 증거가 바로 이것이다.
    한국 정부는 협상 개시에 앞서 스크린쿼터 50% 축소를 기습 발표했다. 이는 협상의 전제 조건으로 미국이 제시한 바를 협상 이전부터 100% 따른 것이다. 이렇게 협상 개시 전부터 모든 것을 미국의 요구대로 충실히 ‘퍼주는’ 식의 FTA 협정이 체결될 경우 미국은 당장 스크린쿼터 73일을 예외로 인정하겠지만 멕시코의 사례처럼 완전폐지에 이를 때까지 단계적인 추가 축소 프로그램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현재 점유율 50% 이상이 넘는 한국영화도 멕시코와 같이 10%대로 추락할 것임은 분명하다. 영화산업의 특성상 쿼터 축소 → 투자 감소 → 제작 편수 감소 → 상영일수 미달 → 쿼터 추가 축소 식의 악순환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한국정부가 4000억 원의 재정적 지원책과 예술영화상영관 증설을 언급하고 있지만 미국식 FTA의 내국민대우조항이 작동하게 되면 미국 측에서 제소할 가능성도 높다.  

Q10) 스크린쿼터 축소가 방송 쿼터 등 문화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일은 없다고 하는데?

A10) 문제는 방송이다.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매년 발간하는 무역장벽보고서(National Trade Estimate Report on Foreign Trade Barrier)를 보면, 스크린쿼터를 희생양으로 삼아 진행될 FTA의 과정이 방송영상산업에 미칠 파장을 쉽게 알 수 있다. 수년 동안 집요하게 시비를 걸어온 방송영상산업의 대표적인 영역을 분류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광고(Advertising)'로 분류한, 전세계에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방송광고제도로서 그 공적인 성격이 모범사례로 분류되는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 해체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둘째, '스크린쿼터(Screen Quotas)'로 분류한, 영화산업의 최소한의 자국보호조치를 해제할 것을 집요하게 요구해 왔고, 결국 문화 전문성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문화부의 무능한 관료들이 스크린쿼터 축소를 외치는 경제부처의 '날조된 데이터'에 굴복하고 말았다.
     셋째, '지상파TV 쿼터(Foreign Content Quota for Free Terrestrial TV)'로 분류한, 지상파 방송에 대한 규제 해제영역이다. 방송법 시행령 제57조(국내제작 방송프로그램의 편성)에 따라 방송위원회가 매년 고시하는 '방송프로그램 등의 편성비율 개정고시'를 철폐하라는 요구다. EBS는 국내제작 프로그램을 100분 기준으로 70분 이상 방송하고 나머지 지상파TV의 경우 80분 이상을 방송하게 규정해 두었다. 그리고 영화를 방송할 때 전체 영화방송시간 중 반드시 국산영화를 100분 기준으로 25분을 방송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애니메이션의 경우 45분, 대중음악의 경우 60분 이상을 국내산 프로그램을 방송하도록 하고 있다. 미국은 왜 외국산 영화를 75% 밖에 방영할 수 없느냐, 외국산 애니메이션은 왜 55%밖에 방영할 수 없느냐며 투정이다. 심지어 지상파 방송에 외국인 투자자가 지분 참여를 못하도록 해놓은 규제마저 풀라고 아우성이다. 한국의 지상파 편성 간섭을 넘어 소유지분과 경영권까지 노리고 있다.
     넷째, '케이블TV 쿼터(Foreign Content Quota for Cable TV)'로 분류한, 케이블TV에 대한 규제 해제를 요구하는 내용이다. 현행법 규정으로는 국내산 프로그램을 50% 이상 반드시 방송해야 한다. 그리고 영화의 경우 30% 이상, 애니메이션은 20% 이상을 반드시 방송해야 한다. 역으로 영화는 70%까지, 애니메이션의 경우 80%까지 외국산 영상물을 방송할 수 있도록 허용해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마저 적다며 완전히 풀라고 떼를 쓰고 있다. 또한 지상파와 마찬가지로 현재 케이블TV(SO/NO/PP)에 외국인 지분을 49%로 제한해 둔 것도 불만이다. 나아가 위성방송의 외국인 지분 참여율이 33%로 제한한 것마저 풀라고 한다. 이미 케이블TV에 유입된 투기자본들의 문제가 심심찮게 문제가 되고 있는 마당에 더 많은 지분참여의 공간을 열라는 것은 지상파와 케이블TV등 한국의 대표적인 방송매체를 통째로 삼키겠다는 탐욕에 다름 아니다.
     다섯째, '위성방송 재송신(Satellite Re-Transmission)'로 분류한 부분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규제마저 해제를 요구한다. 현행 방송법 시행령 제53조(채널의 구성과 운용)는 '외국방송을 재송신하는 채널의 수는 운용하는 텔레비전방송채널, 라디오방송채널 및 데이터방송채널 별로 각각 100분의 20 이내로 할 것'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것도 더 늘리라는 요구다. 아예 한국의 방송플랫폼을 외국프로그램으로 깔아달라고 요구하는 것과 다름없다. 심지어 방송위원회의 '외국방송 재송신 정책방안' 중 '외국방송 재송신 승인 세부 심사기준'까지 시비를 거는데, 심사기준 중 '외국방송의 한국어 더빙은 허용하지 않음'이라고 밝히고 있는 것을 풀라는 것이다. 방송법이나 시행령도 아니 이런 심사기준이나 규칙정도는 마음만 먹으면 고칠 수 있는데, 한국은 이런 것도 하지 않는다고 투덜거린다. 미국은 투덜거림이지만, 한국의 방송에게 이 작은 심사기준 하나 해제는 '시장전반에 미치는 충격'으로 분류될 수 있는 사안이다.    

6. 군사ㆍ안보

Q11) 한미 FTA가 체결되면 한미동맹이 강화되고 대북긴장이 완화되어, 대북 경제 협력 활성화 등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하는데?

A11) 미국은 한미 FTA는 경제 전반뿐만 아니라, 정치ㆍ군사ㆍ외교에도 영향을 미치는 협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언급은 한반도의 평화에 기여하겠다는 의지가 전혀 아니다. 오히려 미국은 철저히 자신의 정치ㆍ외교적 이해관계에 입각해 한미 FTA를 포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다.

     2003년 출범한 노무현 정부는 북핵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하여 두 가지 모순된 정책을 취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미국의 극단적인 대북강경정책을 제어하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한미동맹 관계를 지속, 발전시키고 있는 점이다. 특히 후자의 경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미국과의 동맹관계를 긴밀히 유지해야 한다는 모순된 이유로 이라크 파병,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미군기지 재편 등에서 대부분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였다.
     경제협정 차원을 넘어서서 정치군사안보 차원을 포함하는 포괄적 협정이 될 것이라는 미국 정부의 요구에서 알 수 있듯이, 한미 FTA는 한반도의 평화보다는 미국의 동북아 패권 전략과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 노무현 정부가 모든 경제적 손실을 감당하면서 FTA 체결을 마무리해낸다면 남북정상회담 조기 개최와 남북경협 확대를 허용하겠다는 것이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북한에 대한 정치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겠다는 협박에 다름 아닐 것이다.
     중국과 러시아의 급부상, 유럽연합의 확장은 미국과 일본을 초조하게 만들고 있다. 나아가 미국은 자신의 뒷마당으로 생각해온 중남미 지역에서 좌파정부가 확산해 가는 변화된 현실에 당황해 하고 있다. 또 대량살상무기가 발견되지 않아 정당성 확보에 완전히 실패한 이라크 전으로 국제적 망신을 당함과 아울러 국내에서는 베트남 전 때와 비슷한 파급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결국 그 화살을 이란과 북한 등지에 돌리기 위해 고심 중이다. 한때 세계가 동경하던 아메리칸 드림이 미국 내부에서도 쇠퇴하고 있고, 미국 헤게모니 역시 EU 결성과 중국의 급부상에 따라 급속히 약화되고 있는 것이다. 헤게모니가 약화되면 무리수를 두기 시작한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그 많은 나라들을 두고 유독 한국과 협상을 하겠다는 미국이 나서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경제적 실익도 거두고, 세계의 헤게모니를 유지하는 기반으로 삼겠다는 것. 노무현 정부는 4대 재벌의 이익 확대와 같은 작은 것에 눈이 멀어 이에 ‘얼쑤’ 호응하며 꿩도 내주고 알도 내주고 나아가 산하를 다 내주려 하고 있다. 마치 한일합방을 조선의 희망으로 여겼던 친일 관료들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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