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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호 서문_시냇가 심은 나무처럼

2006.07.04 18:44

진보교육 조회 수:1804

시냇가 심은 나무처럼

정은교 | 소장


이 글을 쓰는 시점은, 노정권이 ‘성과급’ 作亂을 치는 데 항의하려고 전교조 간부들이 정부종합청사 앞에 돗자리 깔고 막 드러누운 때다. 이 글이 읽히는 시점 쯤 돼서, 이 투쟁이 어디까지 벌어져 있을지 가늠하기 어려워서 일반적인 조망의 말 몇 마디만 내놓는다.
지방자치체 선거가 예상했던 대로, 열우당의 참패와 민주노동당의 후퇴로 끝났다. 다음 ‘대선’에서는 열우당이 야당으로 물러날 공산이 더 커졌고, 온갖 이합집산의 시나리오가 다 등장할 판인데 그 중에 하나는 열우당 왼쪽과 민주노동당 오른쪽이 ‘진보적 개혁연합’을 구성하는 것이다. 현실에서 성사될지 점을 칠 수야 없지만 그 시나리오를 원하는 세력이 제법 있고, 그들이 민중운동 진영의 다른 부분들보다 세력이 더 크므로 “그것이 현실화되었을 때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느냐” 한번쯤 자문(自問)해볼 필요는 있다. 그리고 민주노동당이 왜 후퇴했는지, 그 ‘교훈’을 실현하지 못한다면 지금의 흐름에 제동을 걸 수 없다.
다시 한나라당이 행세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는데 신자유주의 공세가 누그러들겠는가. 보수 언론들이 얼마나 기가 살아 날뛰겠는가. 눈앞의 성과급 책동과 교원평가 획책에 대해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맞서야 않고서 우리 뜻이 순순히 실현될 수 없다는 냉정한 현실을 거듭 확인한다.
돌파할 길이야 뻔하다. 우리가 앞장 서야 교원들이 따라온다. 우리의 ‘투쟁 결의’가 사태를 좌우하는 열쇠임은 두 말할 것 없지만 한 가지 더 숙고할 것이 있다. ‘신자유주의 = 대세’로 여기는 불리한 여론 지형에 맞서려면 우리의 정체성을 단단히 가다듬어야 한다는 것이다.
“너희 교육관료들은 인간을 자본의 도구로 팔아먹는 ‘인적 자원’ 양성자들이냐? 우리는 사람을 섬기는 ‘인간 해방’의 교육자들이다! 너희 눈에는 ‘상품’만 보이겠으나 우리는 ‘인간’을 본다. 너희는 미국/일본/한국의 위계적 분업체계 속에서 제 3등급 기능공에게 요구되는 영어회화와 단순기능 습득을 획일적으로 요구하므로 “자유와 다양성과 이른바 경쟁력”을 말할 자격조차 없다.
너희는 ‘절대 악’이요, 우리는 ‘절대 선’이다. 우리는 ‘사람 섬기기’를 열심히 해오지 못한 우리의 게으름을 뉘우칠 것이지만, 너희는 반교육의 죄를 속죄하라!”
우리가 원하는 쪽으로 ‘의제’를 옮겨낼 때라야 우리는 정세를 확실하게 뒤집을 수 있다.
“너희는 성과급과 교원평가를 갖고서 作亂을 치고 싶으냐? 너희가 ‘상품화 교육’을 확실히 그만두고 ‘인간 교육’으로 회귀하는 것이 먼저다. 교원평가를 따지기 앞서, ‘인간교육 어떻게 할 것이냐’를 토론하자!”
‘인간교육 선언’은 비단 눈앞의 정세 돌파를 위해서만 숙고될 일이 아니다. 교육노동운동의 새 흐름을 더 높이 일으킨다는 분명한 각오들을 모아낼 때라야 ‘주체 형성’이 시작되지 않겠는가.
아름다운 청년이었던 강원도 교사 ‘황시백’이 정든 교단을 떠난다. 교단에 있든 떠나든 ‘눈에 흙이 들어갈 때까지’ 우리가 함께 할 길을 찾아야겠다. 더 많은 사람이 모이도록 길을 넓혀야겠다.
엊그제 ‘강원지부 17주년 기념자리’에서 원영만 동지가 연설한 내용의 한 도막을 ‘결론’으로 옮긴다.
“우리가 ‘무엇이 될까’를 생각하지 말자. ‘무엇을 하고 살까’만 생각하자.”
아, 시냇가 심은 나무처럼 흔들리지 않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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