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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호 겨울워크샵을 스케치한다.

2002.04.03 11:02

이현주 조회 수:1133 추천:4

회보-워크샵후기

겨울 워크샵을 스케치한다

이현주 ∥ 대학교육분과원

워크샵이 1월 26, 27일에 있었는데 회보는 지금에야 나오게 되니, 그 때의 생생한 장면과 내용들을 충분히 이 글에 담지 못하게 될 것 같다. 마감에 임박해서야 글을 쓰는 습성에 젖어서 이렇게 되었음을 사과하며 글로 옮기도록 하겠다.

이번 워크샵은 이전과는 다른 점이 많다. 우선 장소가 달랐고, 주제가 정책비판이 아닌 새로운 교육대안이라는 부분에서 다르다. 여지껏 서울수도권중심으로 내용들이 논의되고, 평범치 않은 생각들이 오고 갔을 텐데 이번에 대전지역에서 하게 된 것은 나름대로 다른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서울 수도권중심의 운동구조를 조금은 벗어나려는 연구소의 노력이지 않을까 싶은데. 아직은 7차 투쟁이나, 교육의 공공성 등이 일부 지역에서 쉽게 내용이 이해되거나 논의되지 않았다. 작년 전교조가 7차 교육과정에 대한 투쟁을 진행했을 때, 파업을 하자고 했을 때, 지방에 있는 교사들은 시큰둥했다는 것이다. 아직 자신의 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6차나 7차나 그게 그거 아니냐는 식의 반응들이라고 한다. 그래서 의미를 둔다면 어느 정도 그런 서울지역과 지방에 있는 현장 교사들의 문제의식의 동떨어짐을 줄여볼 수 있는 나름의 계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역시나 그 지역에서 충분히 담보할 수 있는 꾸준한 역량을 모아낼 수 있게 뒷받침해주어야 하는 것이 연구소의 몫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서울지역에서 할 때보다 더 많은 선생님들이 모였다. 그만큼 지역에서는 이러한 의식(워크샵을 지칭하는 것임)을 매우 갈망하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 날 눈이 너무 많이 와서 차가 올라가지 못하기도 했지만 우여곡절 끝에 워크샵 장소에 도착했다. 그러나 4주제를 하루에 끝내려고 하다보니 강좌4개를 하게되었다고 허허 웃기도 했다.

이번 워크샵의 큰 줄기는 이것이다. 즉 우리의 대안을 어디서 어떻게 찾을 것인가이다. 너무나 중요한 문제였지만 감히 누구도 이것이 대안이라고 하지 못했던 막연하고도 답답한 주제가 아니었나 싶다. 고민의 실타래가 여기저기 엉켜있는데 그 한 부분을 조금 풀어보려고 했던 주제들이었다. 조금은 앞서나간 것이 아닌가, 아직은 무리이지 않을까 싶었던 내용이었는데 그래도 현실투쟁에서 언제나 우리를 갑갑하게 했던 부분이었고 이번을 계기로 좀 더 깊이있는 연구가 되지 싶었다. 아래에서는 각각의 주제에 대한 내용에 어떤 논의가 있었는지를 대략 살펴볼텐데, 주제에 대한 글의 내용은 따로 검토해주었으면 한다.

1주제는 '공교육강화의 기본방향과 원리'인데, 이 주제는 다른 주제내용을 모두 포괄하고 기본방향을 제시하는 내용이라고 본다. 왜 지금 이시기에 다시 공교육인가를 스스로 질문하고 이를 우리의 생각에 입각하여 재구성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가 주된 고민의 내용이다. 여기서 발생되는 문제가 몇 가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학교가 모든 이에게 좋은 직업을 보장해줄 수 있는가 이다.

학교는 좋은 직업과 안정적인 직업을 보장해줄 수 없고 오히려 노동시장, 조건과 관련된 사회경제적인 문제이기에 이를 교육에 떠넘기는 것은 공교육체제를 붕괴시킨다. 그러면 학교와 공교육은 무엇을 해야하는가? 그것은 구체적인 직업의 부여가 아닌 사회에서 요구되는 노동을 수행할 수 있는 '노동능력의 형성'이다. 실무위주의 교육이 아닌 기초배양, 다양한 노동형태에 대한 탐색기회의 부여 등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중등교육에서의 중장기적인 직업교육은 실효가 없어지고 일부의 고도화되는 부분은 고등단계의 직업교육(전문대학)으로 이전되고 있다. 단순화하는 부분은 노동조건의 악화속에서 단기교육으로 메워지고 있다. 이에 중등단계의 실업교육을 폐지하며 고등단계의 전문직업과정을 수요에 맞게 구성해나가야 한다라고 제시한다.

그렇다고 한다면 지금의 노동시장구조를 그대로 인정하고 들어가는 것이지 않느냐는 문제가 제기된다. 제시했던 안은 노동시장이 원하는 능력, 학업을 단계만 다르게 두는 것이기 때문에 공백을 가지고 있다. 현실의 사회구조가 어떠한 노동을 원하는지를 밝히는 것이 더 중요할 거라고 본다. 그리고 그러한 노동의 결과가 사회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어야 한다. 이는 학교교육을 통해서 해결될 수 없는 모순일 것이다. 여기서 제시되었던 노동시장과 학교교육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은 이후 매우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1주제는 오래 논의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워낙 늦게 시작한 데다가 다들 조금씩 배가 고파왔기 때문에 깊게 하지 못하고 종합토론에서 좀 더 같이 이야기해보도록 했다.

다음 2주제는 이번 워크샵의 핵심이었다고 본다. 주제가 '공공성과 민주주의의 원리에 입각한 학제와 교육과정 개혁시안'인데, 역시 핵심이다 보니 주제제목도 길다. 2주제는 지금껏 진행되었던 신자유주의적 교육재편에 대한 비판을 넘어 어떻게 교육과정이 바뀌어야 하는가를 묻고있다. 신자유주의에 조응한 7차 교육과정이 중등교육과정을 다양화, 특성화로 파편화하고 있는데 이를 보편교육으로 강화하는 것이 현재 교육운동진영이 해야할 바이고 목표라고 제시한다. 중등교육과정을 보편교육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서는 고등교육과의 독립을 선언해야 하고, 교육기회의 질적 측면까지 완전히 보장하는 구조로 재편해야한다. 이것이 새로운 학제시안을 구성하는데 우선적인 고려사항이고 따라서 중등교육에서의 계열화(기계적 통합까지 포함해서)는 폐지함을 주장한다. 완전한 단선형체제를 구축하고 전·후기 중등교육의 통합으로 제시해본다. 전·후기 중등교육을 통합하는 것은 둘간의 연계성을 강화해서 완결적인 중등교육을 확보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새로이 학제와 교육과정을 재구성한다는 것은 아직까지는 어려운 부분이고 무모할 수도 있다. 또한 글만 보면 곡해될 소지도 있겠다는 다소 우려의 말도 있었지만 기본적인 방향, 틀은 이 정도여야 한다는 가닥이 잡힌 것이다.

논의된 내용을 보자면, 새로운 학제와 교육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는 많이 되지 않았다. 어쩌면 아직까지는 머릿속에서만 맴돌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싶다. 대략 3가지정도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우선은 다양성과 선택, 공동체에 대해 개념에서 오는 혼란이 있지 않은가였고, 영재교육에 대해서 어떻게 보아야할 것인가를 질문해보았던데, 질문자의 견해는 두 손이 없는 장애인을 위한 물그릇을 만들 줄 아는 아이가 영재라고 본다고 했다. 그래서 발제의 내용에는 획일성을 찬성하는 것이 아니고 지금의 공교육을 혼동시키는 개념이 다양성과 선택이라 보고 있고 이 개인성을 보장하는 것이 다양함은 아니다. 그 다양함이라는 것은 공공성을 기반한 속에서 인정되도록 만들어야하는 것으로 바라 보아야할 것으로 정의한다. 그래서 인간의 보편적인 발달가능성을 믿는 전제에서 교육과정을 실시해야한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질문에는 중·고교의 통합문제였다. 중·고교를 통합하는 것이 어떤 긍정성을 가지고 있는가인데 정규 수업 시수를 줄이면서 학생들의 자치적인 문화가 다양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하지만 중·고교의 통합문제는 기술적인 부분만 논의되었던 것 같고 논리적이라거나 타당성을 갖기에는 힘들다고 보여진다.

3주제는 2주제와 맞물려서 그렇다면 대안적인 학교모델을 어떻게 세워볼 수 있을 것인가라는 고민을 던져주고 있다. 이질적인 학습집단과 모둠 교사제를 시행해서 민주적이고 공동체적인 학급운영을 마련하는 등의 이야기가 제시된다. 그런데 이러한 학급운영이 잘 될 수 있게 하려면 모든 사람에게 동등한 조건이 부여되어야 한다. 즉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가 반드시 충족되어야 한다는 것이 강조된다. (빈자와 부자의 삶은 엄연히 다르기에) 교사문화에 대해 많은 이야기가 나왔는데, 교사층도 많이 다르고 그 중에 좋은 교사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교사도 있다. 이는 구조의 문제로 해결이 되지 않을텐데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 것인가는 내용이다. 그런데 문화라는 것이 대부분 왜곡된 구조가 낳은 현상이 표출되는 것이고 교직사회의 문화는 오랫동안 구조화되어왔다. 따라서 개인의 문제로만 환원시켜서는 안되며 구조의 문제로 바라보자 하였다.

4주제는 진보적 대학체제의 구상이다. 제기된 내용에는 다기능 노동인력을 양상하기 위해서 전면적 총체적인 인간을 제시되고 그 속에서 교양과정의 중요성이 부각되는데 그러면 각 학문의 전문성은 어떻게 판단해야 되는가? 그리고 대학의 인력양성이 사회적 생산력 발전에 복무하는 것을 시민사회, 지역사회에서 통제가능한가라는 고민들이 이야기되었다. 첫 번째의 경우 대학개혁에 있어서 혼란이 있어왔다고 생각한다. 개혁의 방향은 전문성을 강조하면서도 다양한 능력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성을 가지는 대학과 그렇지 않는 대학을 따로 두는 것으로 하고 있다. 그것 자체가 이미 계급/계층을 대학, 지식의 소유로 판단하고 있다. 전문성도 그렇게 판단되고 있다. 이에 대안적인 모델은 어떻게 그려볼 수 있을까? 학문의 사회화과정으로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지식이, 학문이 착취의 배경(?)이 되지 않도록 말이다. 그리고 이는 시민사회와 지역사회에서의 통제로 만들어보아야 하는데 어떤 결론이나 답을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종합토론에 들어가서는 '제시된 대안적 모델'이 어떻게 현실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했다. 또한 현재 교육운동에서 중심이 되는 교원노조의 활동에 대해서 평가를 곁들여 져 진행되었다. 그 중 '교과모임, 교과사업'부분만 정리해 보겠다.

현재 참교육실천운동이 강조되고 있는데 이것에 대한 입장이 필요하다. 이는 구조적 모순을 양적인 실천의 문제로 치환할 우려가 있고, 한국사회모순을 극복할 수 있다는 편향을 가질 수 있기에 지양되어야 한다. 또한 교과사업에 전문성이 결여되어있다는 점이 지적되었는데, 그러한 내적인 실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는 스스로간의 질문도 해본다. 공공성을 말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부딪쳐서 나타내볼 수 있도록 해보자는 의견이다. 교원노조의 싸움이 아니라, 민노총의 요구가 아니라, 정당과의 연관문제가 아니라 아래로부터의 정치적 요구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역주민과의 피드백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교과모임의 상업화 경향도 지적되었다. 교과모임이 명망가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비민주적이며 내용도 친정부적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였다. 이에 대해 지부마다 저렴한 대중강좌를 개최하는데 명망가는 자기의 지식을 대중화하고자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등이 논의되었다.

이 정도로 해서 워크샵의 대략적인 논의는 끝을 맺었고 이후 뒤풀이에 들어갔다. 뒤풀이 자리에서도 2차 논의를 하는 듯 했다. 이 글을 쓰기 전까지는 이렇게 심도깊은 이야기가 되었는지 몰랐는데 정리를 해보니 남겨진 과제가 단순참가자(?)였던 나에게도 무겁게 느껴진다. 또한 논의된 내용을 정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느꼈겠지만 발제내용과 논의내용을 구분해서 쓰려고 노력하다가 나중에는 힘들어져서 이야기의 많은 부분을 뺐다. 다소 주관적인 견해로 정리한 것 같기도 하다. 이번에 진보적 교육대안을 구성해보았지만 좀 더 지속적이고 치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그러한 교육적 대안을 만들어내기 위해서 현실에서는 어떻게 담론화하고 구체적으로 활동할 것인가 병행해서 고민해야할 것이다.

겨울 워크샵의 각 주제를 맡았던 분들께 준비하느라 수고했다는 인사를 끝으로 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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