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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호 진보적 교육이념과 학교문화 재구성의 방향

2001.11.08 14:06

홍은광 조회 수:1413 추천:6

진보적 교육이념과 학교문화 재구성의 방향

진보적 교육이념과 학교문화 재구성의 방향

홍은광(교육문화실장)

 

 1. 학교문화와 교육·문화적 관점

1) 학교 문화와 교육

 문화란 무엇인가? 쉽게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일반적인 수준에서는 문화를 삶의 양식, 가치 규범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삶의 양식, 가치 규범'으로서의 문화라는 말로는 문화가 가지고 있는 그 역동적 특성을 제대로 표현하기는 어렵다. 문화에는 그 문화에 속해 있는 주체가 있으며, 또한 그 문화를 유지시키는 문화적 구조가 있다. 문화는 주체와 구조의 상호 작용, 주체간의 상호작용의 과정에서 모순과 타협, 지배와 저항이 함께 존재하는 역동적인 쟁투의 공간이다. 주체와 문화적 구조와의 상호 관계를 통해서 문화구조는 새로운 형식의 문화 구조로 변화하게 되며, 이 과정을 통하여 주체 또한 새로운 주체로 변화하게 된다. 주체와 문화 구조는 상호 작용을 통해서 서로를 변화시키며, 자기 자신 또한 변하게 된다. 문화란 이러한 주체와 문화적 구조 사이의 상호 작용의 관계를 통해서 역동적으로 변화하고 있는 특성을 포함한 여러 가치 규범의 투쟁의 장이며, 충돌하는 의미들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학교 문화'1)는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학교문화는 "학교라는 공간을 둘러싸고 형성되어 있는 주된 가치 규범"이라고 간략하게나마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술하였듯이 이러한 학교 문화에 대한 정의는 학교문화가 실제로 어떠한 작용과 과정 속에서 작용하고 변화해 나가는지에 대한 면밀한 시각을 제공해 주지는 않는다. 학교라는 공간에도 현재의 주류적 문화 구조에 대해서 모두가 능동적으로 체화하거나 받아들인다기 보다는 이에 대해서 소극적으로 편입하거나, 소극적 혹은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집단이 있으며, 이러한 각 집단들의 담론 쟁투의 과정에서 현재의 학교 문화의 특성이 드러나게 된다. 결국, 현재의 학교라는 공간이 운영되는 원리, 목적, 방식 등은 각 집단들의 쟁투의 과정에서 결정되는 것이며, 이에 대한 각 집단의 편입과 저항의 정도가 각각의 하위 집단의 문화 즉, 교사문화, 학생문화, 학부모 문화의 분화와 그 분화된 문화의 특성을 결정하게 된다.

 문화의 형성·유지·변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주체와 문화적 구조사이의 상호관계이다. 이 관계에서 문화적 구조와 주체는 서로를 변화시키면서 그 자신도 변화하게 된다. 따라서 "학교 문화"라는 것은 그 문화를 형성·유지·변화시키고자 하는 주체를 변화시키게 된다. 즉, 민주적 학교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과정에서는 각각의 주체들의 실천으로 학교 문화를 민주적으로 바꾸면서 또한 동시에 각 주체들 자신 또한 민주적 주체로서 변화하게 된다. '학교 문화'가 '학교 주체의 형성' 과정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했을 때 학교 문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주체는 학생이다. 학생이라는 시기는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기간으로서 이 과정에는 외부적 요소가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시기이다. 따라서 학교 교육의 목적이 "어떤 교육을 할 것인가?", "어떤 인간을 형성할 것인가?"의 문제라면 학교 문화는 결국 학교에서 어떤 교육을 하며, 이러한 교육을 통해서 어떤 인간형을 길러낼 것인가라는 교육의 근본 목적과 관련된다. 결국, 어떤 학교문화를 구성할 것인가는 곧 어떤 교육을 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2) 교육 문화적 관점

 우리는 어떤 교육을 하고자 하며 이를 위해서는 어떤 학교 문화를 만들어 나가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교육과 문화의 관계에 대해서는 각각의 개념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다. 인류학자들은 교육을 문화 속에 포함시킬 수 있는 삶의 한 영역으로 간주해 왔다. 이 때의 문화는 교육은 물론이고 정치, 경제, 사회, 예술, 종교를 포함하는 '전체'의 구실을 한다. 교육과 문화 양자의 사이를 포함관계(교육⊂문화)로 보지 않고 대등한 관계로 병렬(교육·문화·정치·경제·사회)하는 경우에는 문화를 일종의 부분적 영역으로 생각하며 이는 예술적 활동이나 지적 활동과 그 산물로 협소하게 정의한다. 마지막으로는 교육을 문화를 전달하는 일로 간주하는 것이다. 이 때의 교육은 한 사회의 문화 전통을 전수, 재생산하는 소극적 기능을 하는 제도적 영역으로 간주된다.2)

 하지만 위에서 제시한 문화와 교육의 관계는 주체와 구조의 변증법적 변화에 대한 역동성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는 못한다. 특히 교육은 주체의 변화를 가장 중요한 목적으로 하며, 전체 문화에 대하여 하위 문화로서의 학교 문화는 교육 활동의 중요한 조건임과 동시에 그 자체가 하나의 교육적 기능을 할 수 있는 잠재적 영역의 교육 활동으로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학교문화의 개념을 주체 형성과정의 주요한 조건임과 동시에 주체 형성과정에 직접적으로 기능하는 요소로 넓은 의미에서 교육환경임과 동시에 비명시적(非明示的) 교육 활동으로 보고자 한다. 이러한 학교 문화에 대한 개입의 기본 관점으로서 필자는 '교육 문화적 관점'을 제기하고자 한다. 교육 문화적 관점은 기존에 제시되어 있는 개념이기보다는 새롭게 구성해 나가고자 하는 기본관점이다. '교육 문화적 관점'은 학교 문화를 재구조화하는데 전제해야 하는 기본 관점으로서 다음과 같은 개념적 특성을 전제한다.

 첫째, 교육 문화적 관점은 가치 지향적 관점이다. 이는 교육 문화적 관점이 학교 문화라는 주제가 연구의 영역일 뿐만이 아니라 새로운 지향을 발견하고 모색하는 과점으로서 '가치 지향적'인 영역임을 뜻하는 것이다. '교육 문화적 관점'은 가치 중립적인 언어가 아닌, 가치 지향적인 관점으로서 어떤 교육을, 어떤 교육문화를 만들어 갈 것인가를 내포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교육의 원리와 궁극적 목적은 교육 문화적 관점의 내용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 원리가 될 것이다. 교육문화적 관점은 그 가치 지향으로서 민주·공동체·생명 교육을 지향한다.

 둘째, 교육 문화적 관점은 주체 형성의 문제를 그 핵심 목적으로 한다. 주체(主體) 형성의 문제가 교육의 핵심이라 하면, 교육 문화적 관점의 핵심 문제 또한 주체 형성일 것이다. 여기서 '주체 형성'에서의 '주체'라는 의미 또한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주체이기보다는 '능동적이고 비판적인 사고와 행동을 하고자 하는 주체'를 말하는 적극적 개념이다. '주체'는 주형(柱形)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 주체 스스로 능동적 실천과 비판적 사고를 통해서만 만들어 나갈 수 있다. 따라서 교육 문화적 관점은 '주형된 객체'가 아닌 '능동적·비판적 주체 형성'을 주된 목적으로 하며, 이를 위한 사회적·정치적·문화적 조건과 과정을 구성하는 것을 주된 과제로 한다.

 셋째, 교육 문화적 관점은 "내용과 형식, 방법의 동일 원리화"를 추구한다. 이는 교육·문화적 관점에서 추구하는 학교 문화가 그 표방하는 내용에서 뿐만이 아니라 이를 구성해 나가는 과정과 방법상에도 동일한 원리로서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비민주적인 방법으로 가르칠 수 없듯이, 교육·문화적 관점에서 구성하고자 하는 학교 문화의 내용의 형성 과정과 방식은 '동일 원리화' 관점에서 진행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육·문화적 관점은 구조적 차원의 문제에 대한 개입을 전제로 한다. 교육·문화적 관점에서의 핵심 문제가 '주체 형성' 과정일 때, 주체 형성의 기반 요소로 작용하는 구조적 문제들에 대한 개입 없이는 아무리 좋은 문제의식이라도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으며, 어떤 경우에서는 그 의도와는 달리 왜곡된 형태와 결과로 나타날 수도 있다. 따라서 현재의 비교육적 학교 문화를 지탱하고 있는 제반 조건들에 대한 개입과 실천이 함께 전개될 때 진정한 교육·문화적 관점에서의 학교 문화를 구성해 나갈 수 있다.

 요컨대, 교육·문화적 관점이란, '능동적·비판적 주체 형성을 위한 학교 문화의 내용과 형식, 방법을 동일 원리 하에서 구성하고자 하는 구조적·문화적 측면에서의 진보적 교육이념을 향한 가치 지향적 교육활동의 관점'이라 할 수 있다.

 

  2. 한국 학교 문화의 구조적 조건과 학교 문화

  학교라는 체제는 사회 구조적인 차원의 영향을 받게 된다. 물론, 학교 문화가 완전히 사회경제적 구조에 절대적으로 종속 당하지는 않지만 사회 구조적 차원의 문제가 가장 중요한 요소임에는 분명하다. '교육 문화적 관점'에서는 현재의 문화를 형성하고 있는 구조적 조건에 대한 개입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현재의 학교 문화에 대한 개입을 위해서는 먼저 구조적 조건에 대한 면밀한 분석이 이루어져야 한다. 학교 문화는 사회 구조적인 차원의 문제에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 중 가장 중요한 사회 구조적 조건은 1.학력주의 체제  2.비민주적 규율 사회체제  3.신자유주의적 교육재편  4.대중문화 산업과 정보기술의 발달이라고 할 수 있다.

  

1) 학력주의 체제와 학교 문화

 학력 주의 문제는 한국 교육 구조에서 끊임없이 제기되어온 문제이며, 동시에 한국의 학교 문화를 형성하는 핵심적인 조건으로서 작용하여 왔다. 학력주의는 학교 체제의 운영원리와 그 기준을 규정하였으며, 이는 학교  문화를 규정하는 중심적인 조건으로 작용하였다.

 한국은 학력이 사회 권력의 핵심적 지표로서 작용하는 '학력주의 사회'3)이다. '학력 사회'란 '봉건 사회가 근대 사회로 이행되면서 학력이 사회 권력 구성의 핵심적 지표가 되고, 이러한 사회의 객관적 조건에 상응하는 학력주의가 지배적 이데올로기로 작용하게 된 사회'를 말한다. 이를테면 학교 교육의 능력(업적)주의 실현에 대한 신뢰와 사회적 효율성을 함의하는 '학력'(학교 교육의 결과)이 사회 구성의 기초로 작용하게 되고 이것이 정당화된 사회를 말한다. 여기서의 '학력' 취득의 과정에는 개인의 지적 능력이나 노력뿐만이 아니라 그 개인이 처한 사회 경제적 배경 요인들과도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으며, 이는 학력주의 체제에는 기본적으로 사회·경제적 불평등 구조가 반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4) 한국은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능력 정도를 판단하는 지표로서의 '학력'이 아니라 문화적 차원에서 구조화된 가치 척도인 '학교력(學校力)'이 중심이 되는 사회5)이다. 이전의 학력주의가 중졸, 고졸, 대졸 등의 각 학제간의 사이에서의 학력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었다면(종적 학력), 현재의 학력주의는 대학교육의 대중화와  대학 사이의 서열 구조로 인한 '학벌'중심(횡적 학력)의 학력주의 체제이다. 이 횡적 학력주의 체제는 초등, 중등, 고등학교로 전체적으로 상위단계의 학력 편차로 이루어져 왔으나 '평준화 정책의 도입'으로 고등학교까지의 동일 단계에서 이러한 횡적 학력체제는 거의 없어지게 되었다. 고등학교까지의 횡적 학력주의가 거의 사라지고, 대학교육의 대중화가 일어나면서 고졸과 대졸사이의 학력 편차보다는 대졸 사이에서의 학력 편차인 '학벌중심 횡적 학력 차이'가 나타나게 되었다. 90년대 중반 이후에는 이에 더하여 연구중심 대학의 출현과 함께 대학원과 대학의 종적 학력 차이와 대학에서의 횡적 학력차이가 함께 나타나고 있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6)

 학력주의는 사람들을 '어느 대학 나온 누구'로서의 정체성을 부과하며, 이는 '불평등한 교육체제의 희생자'가 아닌 '노력하지 않은 누구'로 개인을 개체화시킨다. 학력주의는 '불평등 경쟁의 심화와 우수아 중심의 업적주의'라는 기본 원리로 교육 체제의 운영원리를 규정하여 왔다. 학교력이 중심이 되는 사회에서는 학교의 목적은 어떤 대학을 얼마나 많이 진학시킬 수 있는 가로 모아지며, 학교에 대한 평가 기준 또한 진학 성공률에 좌우된다. 결국 학교 운영의 원칙과 기준은 상위 학교에 대한 진학이라는 단일한 목적을 중심으로 구성되며 이는 학교 문화를 '성적 제일 주의·평가 중심 주의'로 만들게 되었다. 진학을 위한 학교 체제의 운영, 그리고 이의 과정에서 자기 자신의 노동에 대해서 소외 받는 교사, 진학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된 교육문화에 살아가야 하는 학생과 학부모는 학력주의의 공동의 희생자이다. 결국, 학력 제일주의적 의식과 관행을 학생, 교사, 학부모 문화의 중심 문화적 특성으로 만들어 왔다.

  학생들은 학교 교육의 내용보다는 졸업장 획득이나 입시에서의 성공 여부가 보다 중요한 가치로 인식된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간파하고 있기 때문에 입시 위주의 학교 문화에 대해서 순응하거나 소극적으로 저항할 뿐이다. 학부모 또한 학력주의 체제 안에서 자식을 출세시키기 위하여 학교 문화에 적극적·혹은 소극적으로 공모하게 된다. 성적은 학생뿐 아니라 교사들의 능력과 학교의 수준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교사 역시 입시 문화의 희생자로, 교사들의 능력이나 학교의 우열이 대학입시에서의 진급정도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에서의 교육적 실천을 할 수 없다. 결국 학력주의 체제는 교사, 학생, 학부모를 적극적·혹은 소극적으로 편입시켜 성적 제일주의라는 문화를 받아들이게 하는 근본적인 제약 조건이다.

 학력주의 체에 안에서의 학교의 학급회의 시간은(HR) 유명 무실하며, 교사의 지시 사항 전달 시간, 혹은 자습시간으로 전락한다. 교내 사업은 특별 활동 시간(CA)에 맞추어지기 일수이다. 교과 중심의 교육 활동을 하기 위해서 언제나 별로 중요하지 않는 특별 활동 시간에 학교 사업을 배치해야 하는 것이다.

 최근에도 여전히 입시 경쟁 체제는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니 더욱 강화되어 왔다. 대학간 서열화 고착을 통한 학력주의의 심화와, 학교에서의 일상적 평가, 그리고 앞으로 예견되는 자립형 사립 고교의 출현과 7차 교육과정 도입, 고교 등급제의 실행7)은 이러한 입시 경쟁 문화가 중등교육 전체에 강하게 자리잡을 것을 예상할 수 있게 해준다. 이러한 입시 경쟁 문화에서 자율적 문화는 존속하기 힘들다.

 

2) 규율 사회 체제와 학교 문화

 규율이란 어떤 사회 내에서 그 구성원이 지켜야할 규칙들의 집합이다. 근대 이후의 사회에서 규율은 점점 더 개인의 삶과 신체 곳곳에 파고들었으며, 개인은 사회적 규율을 내적으로 체화한 근대적 규율 주체로서 만들어져 왔다. 근대적 규율은 개인이 여러 삶의 공간에서 행해야 하는 사고, 행위에 대해서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근대적 주체는 규율을 내면화하여 자기 검열을 하며 자기 행동의 준거로서 채택하게 된다. 푸코(Foucault)적 의미의 규율은 근대 국가를 이루는 주요 기관인 감옥, 군대, 형사기관, 정신 병원 등에서 그 출발을 확인할 수 있으면서8), 동시에 학교 체제를 이루는 학교 규율에 대한 분석에 있어서도 중요한 이론적 분석 틀이 된다.

 한국사회의 규율 사회적 특성은 근대화 이전의 유교문화의 근대적 재구조화, 근대화 초기의 식민지 경험과 그 존속, 근대 산업화 과정을 통해서 형성된 산업체제에서의 공장 규율, 분단 국가 체제에서 강화된 병영사회와 이념 규율 체제 등에서 비롯하였다. 식민 통치 수단이었던 교사와 아이들에 대한 폭력적 통제가 전통적인 가부장적·위계적인 문화와 결합하여 뿌리내린 권위주의 문화는 해방 이후에도 학교 현장을 지배하는 핵심적인 문화로 고착되었다. 분단국가라는 상황은 특정 이념에 대한 무조건적인 억압과 일상적인 경찰국가·병영국가를 정당화하였으며, 근대화를 위한 산업 노동에서의 억압은 일상적인 공권력의 개인 침해와 자기 검열, 폭력적 통제 방식의 규율을 정당화했다.

 학교 규율 이러한 전체 사회적 규율 체제를 반영하고 있으며, 비민주적인 교육행정, 교장과 일부 소수 교사 중심의 학교 운영, 귄위적 교사 학생 관계·방식, 검열적이고 일상적인 학생지도와 등에서 한국 학교 체제의 규율 사회적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전체 사회의 규율 사회적 특성의 학교태(學敎態)적 반영이라고 할 수 있다. 학교 규율은 입시위주의 학교 운영을 위한 학생을 만들어 내는 데 주된 목적이 있으며, 이는 교사 문화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학교 규율은 '입시형 인간'과 '순종적인 인간'으로 학생들 만들고자 하며, 학교는 교사의 역할을 이러한 인간형을 가장 잘 만들어내는 대리자로서의 역할로 한정하고 그 전문적이고 교육적인 활동을 보장하지 않고 교장 1인과 소수의 교사들을 중심으로 비민주적으로 학교를 운영한다.

 이러한 학교 규율은 학교 규율의 재정 절차, 적용 방식 등에서 구성원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진행되며, 구성원을 학교 체제와 전체 사회 체제에 순응하는 주체로 만들어 내고자 한다. 학교 규율은 그에 대한 교육적 판단이나 공동체적 생활을 위한 최소한의 규칙마련의 필요성보다는 훈육적·통제적 기준에 의해서 판단되고 실행된다. 결국 우리 학생들은 학교에서 민주주의를 배울 경험을 가지지 못하고 있으며 혹은 이미 습관화된 체념 상태 속에서 학교에서의 자율적 문화의 가능성을 믿지 않는다. 이러한 학교 규율체제는 학교 운영과 관련한 여러 제도 즉, 비민주적 교무회의, 벌점제도, 체벌, 학교운영위원회의 학생 배제, 동아리 활동의 통제 등을 통하여 계속해서 유지되고 있다.9) 결국 학생들과 일선 교사들은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활동을 통해서 학교 운영의 원칙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기회를 가지지 못하고 있다. 학교라는 공간에서의 공동체적인 삶을 위하여 각 주체들이 민주적인 토론과 문제제기를 통해서 마련되어야 할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기 규율의 가능성은 일방적인 비민주적 운영구조에 의해서 억압당하고 있다.10)

 학교 규율 체제는 학력주의 체제라는 사회 구조적 조건을 기반으로 하여 그 체제를 재생산하고 있다. 학력주의 체제는 학교 운영의 원리를 평가중심으로 만들고. 제반의 학교 운영은 상위 학교에 대한 진학을 위하여 순종적인 학생들을 만들고자 하며, 학교에 대한 평가 기준 또한 진학 성공률에 좌우된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의 일상과 교육활동에서의 비민주적 규율이 필요하다. 결국, 학력주의는 비민주적 학교 규율체제를 정당화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서 작용한다.

 

 3) 신자유주의적 교육재편과 학교 문화

 학교 교육환경의 부실과 90년대 이후의 신자유주의적 교육재편은 학교문화의 특성을 규정하는 중요한 물적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거대 학교와 과밀학습, 과중한 교사 잡무 등은 교사와 학생의 교육적 만남을 저해하는 가장 중요한 물적 조건으로 작용해 왔다. 거대한 학교 속에서 학생들은 소속감보다는 소외감을, 과밀학습 속에서 교육적 만남보다는 평가를 매개로 한 만남을 하게 된다. 과중한 교사 잡무는 교사에게 교육적 활동보다는 행정적 활동에 그 중심을 옮기게 만든다. 학교는 어느 때 보다도 바쁘다. 이런 저런 교육 사업을 해야하고, 각종 평가와 업무 부담까지 학교는 교사를 바쁘게 하며, 학생도 학원 수강, 대중문화 소비, 내신 관리 등으로 바쁘다. 하지만 그곳에서 교육적 관계의 형성 가능성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마치 평가하기 위한 교육을 하는 것과 같은 주객이 전도된 상태가 강화되고 있으며, 교사가 학생과의 교육적인 대면과 활동으로 만날 수 있는 폭은 줄어들고 있다. 교과 교육 이외에도 중요한 여러 인성교육, 상담 활동, 학생 활동 등은 이러한 바쁜 학교 일과에 파묻혀 버리고 만다.

 신자유주의적 교육재편 이후 '차이, 다양성, 개별화 학습' 등의 말들이 나돌면서 학생문화의 동질성은 해체되기 시작하였다. 서로간에 차이와 타자는 있으나, '의미 있는 타자'는 없으며, 차이를 인정하고 경험할 수 있는 교육적 기회는 주어지지 않고 있다. 신자유주의적 교육재편은 공동체 문화11)의 기본적인 가능성마저 해체해 버렸다. 신자유주의적 교육재편의 핵심적인 논리는 '경쟁'이다. 경쟁이라는 기제를 통하여 효율성과 생산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경쟁은 단지 승리의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 사람들에게만 동기 유발력을 갖는다. 경쟁이 강요되고 성공의 가능성이 없다고 믿는 이들은 과거의 실패의 경험에 의해서 동기화 되지 않는다. 결국 승리의 가능성이 있는 '예비 신지식인'과 사회적으로 별 필요 없는 '버려진 낙오자'라는 두 집단으로의 학생들의 양극화 현상은 보다 더욱 강화되어 왔다. 이렇게 배출된 소수 인력12)은 경쟁문화를 내면화하고 이에 잘 적응한 자로서 자신의 성공의 원인을 경쟁을 열심히 하고, 그 만큼의 능력을 가진 자신에게 귀결시키며, 낙오자들 또한 자신의 패배의 원인을 자신에게 귀결시킨다. 낙오자들에게는 체념의 습관화가 이루어진다.

 신자유주의 이후의 계급간의 문화적 경험의 양상의 차이는 확대·심화되어왔다. 대중문화의 영향력 강화가 모든 학생들이 문화적으로 공통되는 경험을 하게 만드는 것은 아니다. 같은 수준의 대중문화를 소비하기 위해서 출신계급 수준이 낮은 학생들은 청소년 주유소, 유흥업소, PC방 등의 노동 시장으로 내몰리고 있으며, 이 청소년 노동시장에서의 경험은 청소년의 자아 정체감 형성과 이후의 진로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동시에 일정한 소비능력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은 대중문화를 통해서 입시 경쟁 중심의 학생문화를 순간적이나마 일탈하려 하고 있다. 강남의 문화와 강북의 문화13)가 다르며, 부촌과 빈촌, 도시와 시골과의 행동양식과 문화는 매우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학교의 각 구성집단들은 같은 배를 탄 공동체라기 보다 서로 다른 관심을 갖고 부딪히는 대립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교사들에게 학부모는 결코 교육을 위해 상호 협력하는 관계에 있는 집단이 아니며, 학생들에게 교사는 자신을 평가하는 사람이며, 교사에게 학생은 교육하기보다는 평가해야만 하는 대상으로 점점 그 교육적 거리가 소원해지고 있다.14)

  신자유주의는 '학력 파괴'를 이데올로기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이데올로기일 뿐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노력하면 당신도 신지식인이 될 수 있다." 라고 선전하면서 결국 신지식인 되지 못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노력하지 않은 당신이 문제다" 라고 윽박지를 뿐이다. 신자유주의적 대학 재편은 학력을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의 수직적인 기능분화의 완료로 인하여 학력주의를 더욱 더 심화시킬 것이며, 또 다른 차원의 대학원에서의 학력주의까지 만들어 낼 것이다. 신자유주의의 대학 재편의 핵심적 내용은  연구, 교육, 직업이라는 중심영역에 따라서 대학교육의 내용을 수직적으로 분화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대학구조의 단층적 서열화 + 기존 학력주의 체제의 존속"이라는 형태로 결과 지워질 것이다. 몇 개의 층위를 가진 대학의 서열화는 결국 일부 연구 중심 대학의 지원과 나머지 대학의 방기라는 식으로 진행될 것이다. 또한 신자유주의는 대학 재편과 초·중등 교육체제의 교육재편과의 연계를 통하여 소수인력 생산 체계 마련 체제를 만들고자 하고 있으며, 이는 학력주의의 심화를 야기할 것이다.15) 또한 평가 중심의 신자유주의적 교육 재편은 현재의 규율체제의 양식을 직접적인 훈육보다는 '경쟁문화의 체화', '평가를 매개로 하는 규율' 등의 보다 간접적이면서도 근본적인 양식16)으로 바꾸며, 이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정착이 아니라 다른 방식의 규율체제의 정착이라고 할 수 있다.

 

 4) 대중문화 산업, 정보기술의 발달과 학교 문화

 청소년들의 문화를 구성하는 핵심적 요소 중의 하나는 대중문화이다. 대중문화는 하나의 현대 사회를 이루는 핵심적 구성물중의 하나이며 특히 우리의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대중문화는 성인에게 있어서의 그것보다도 더욱 더 중요한 영향을 지니고 있다. 90년대 이후 청소년들이 문화 소비자로서 구매 능력을 갖게 됨에 따라 문화 자본의 상업전략은 더욱 더 청소년의 삶 속에 '대중문화'를 들이밀어 왔다. 청소년들의 짜여진 학교 생활과 입시부담 등의 사회·문화적 상황은 청소년들에게 일시적인 '해방구, 탈출구'로서 대중문화를 불러들이게 하였다. 자아 정체감이 형성되는 시기의 청소년에게 대중문화 스타를 통한 동일시욕구와, 집단적 정체성 형성에의 욕구는 또 하나의 심리적인 측면에서의 대중문화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요인이다. 청소년들에게 있어서 대중문화는 대중 문화를 향유하는 시·공간에서 만의 문화가 아닌 끊임없이 그들의 삶 속에서 '흐르는' 의미체계이며, 가치 체계이다. 대중문화는 분명 청소년들의 삶의 일부이며, 중요한 문화적 기반이 되고 있다. 급격한 변화 속에서 변해 가는 청소년들, 90년 대 초 '세대론'의 부흥은 청소년 문화 자체에 대한 보다 면밀한 분석이 필요함을 말해주는 것이었다. 알아들을 수 없는 단어들, 문법을 파기한 언사들, 전혀 다른 가치관과 생활양식을 가지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 N 세대의 출현 등 우리는 더욱 더 분리된 교육 문화적 조건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교육 관계'는 서로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 하지만 교사의 의미 체계와 학생의 의미 체계의 차이는 더욱 강해져 왔다. 서로를 모르는 상태에서 교육적 관계가 성립되기는 힘들다. 청소년 문화에 대한 이해 없이는 서로에 대한 의미 전달은 왜곡되게 마련이다.

 대중문화는 현재적 의미로서는 문화라는 의미보다는 '산업'의 의미가 더욱 크다. 신자유주의는 문화를 중요한 산업의 영역으로 바꾸고 있으며, 문화정책은 문화산업 정책중심으로 구성되고 있다.17) 청소년들은 대중문화산업 전략 앞에서 강력한 소비집단으로 부상하였으며, 대중문화의 소비자로 편입되어 왔다. 그리고 학생들의 다양하고 창조적인 문화 행위는 일차적으로 소비의 형태로 이루어지게 되며, 또 한편으로는 문화 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이 주어질 때에만 그 가치가 인정될 뿐이다. 학생들은 대중문화에 대하여 비주류 문화를 스스로 만들어 가는 메니아적 소수 집단과, 주류 대중문화에 대한 '얼치기 모사품격인 행사'를 들여다보는 다수의 수동적인 문화 수용자들로 양분되어 있으며, 그 극은 매우 큰 실정이다. 현재의 학생 문화는 형성되기보다는 편입된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하다. 아쉽게도 우리의 청소년들은 문화를 형성할 만한 물적인 기반도 경험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18)

  

 3. 진보적 교육이념과 민주적·공동체적 학교문화 구성의 방향과 과제

 1) 진보적 교육이념과 민주적·공동체적 학교 문화 구성의 방향

 우리는 현재의 학교문화의 사회 구조적 조건으로 학력주의 체제, 규율 사회체제, 신자유주의적 교육재편, 대중문화 산업과 정보기술의 발달을 분석하였다. 또한 우리는 교육문화가 교육의 목적과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면, 교육문화를 논하는 것은 곧 어떤 교육을 할 것인가의 문제임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분석과 기본관점을 기반으로 하여 우리는 어떤 교육을 위해서 어떠한 학교 문화를 만들어 낼 것이며, 학교를 구성하고 있는 주체 즉, 교사, 학생, 학부모가 어떻게 개입할 수 있는지 논의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진보적 교육이념이 지향하는 교육의 근본적 목적에 대한 제시가 있어야 할 것이다. 물론 아직 우리는 어떤 교육을 해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대한 답을 총체적으로 제시하고 못하고, 더딘 수준이다. 인간과 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시대에서 인간의 본질과, 공동체의 위기가 가속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총체적 존재로서의 인간 중심, 민주적 공동체 중심의 새로운 교육이념을 요구하고 있다. 우리는 완전히 정합적인 이념 체계를 제시하지는 못할지라도 진보적 교육이념의 핵심적 개념으로서 우리는 "총체적 인간 형성을 위한 민주적, 공동체적 교육19)"이라는 기본적인 지향을 제시할 수 있다.

  총체적 인간 교육은 전면적 인간 발달을 지향한다. 전면적 인간발달이란 다양한 방면의 소질과 능력의 최대한의 개발, 노동능력뿐만 아니라 인문·사회적 교양과 문화적 소양의 형성, 자기 자신에 충실할 뿐만 아니라 타인과 공동체, 자연과도 올바른 관계를 맺는 인간 형성을 의미한다. 즉, 인간적 의미를 지닌 다양한 영역의 소양과 능력을 고루 그리고 최대한 갖추도록 하는 것이다. …(중략)… 학교의 공동체성은 보다 바람직한 교육 실현을 위해 교사 간, 교사와 학생 간, 그리고 학생 간의 협력적 교육관계를 형성하고 민주주의를 확대, 실현해 나가는 것이다. 특히 교육민주화의 실현은 공동체적 조직화의 핵심과정이다. 민주화는 공동체 형성의 전제조건이자 기본 토대이며 진정한 민주주의는 공동체적 조직화와 사실한 동일한 과정이기도 하다.20)

 ① 진보적 교육이념의 원리 1.총체적 인간 형성

 새로운 교육이념의 핵심은 "인간상"일 것이다. 결국 교육의 문제는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인간형을 지향할 것인가가 가장 핵심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총체성을 가진다. 한 주체를 형성하는 내적 요소는 서로간의 상호적인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관계들의 총합이 한 인간의 총체성을 형성한다. 인간은 다양한 측면을 가지고 있으나 다양한 측면은 상호 분절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밀접한 관계를 갖는다. 신자유주의적 교육 재편에서 주장되고 있는 다양성은 분절성에 다름 아니며, 인간의 총체적 발달을 가로막고 있다. 따라서 신자유주의적 교육 이념을 극복하는 진보적 교육이념은 "총체적 발달을 위한 인간교육"이 중심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인간'이라는 말은 개인과 집단을 모두 그 개념적 전제로 한다. '타자(Other)21)'와의 관계는 '자아'라는 개념을 형성하는 개념적 전제조건이며, 동시에 자아는 타자를 인식하는 전제조건이다. 즉, 집단 속에 존재하는, 타자와의 관계를 갖는 주체로서의 자아라는 개념이 진보적 교육이념에서 지향하는 기본적인 "인간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인간은 외적 조건들과의 관계를 통해서 형성되며, 이러한 관계 구성의 가장 근본적 원칙이 민주주의와 공동체성, 생태 친화성이 될 것이다.

 ② 진보적 교육이념의 원리 2: 민주주의 교육

 교육적 관계구성의 근본 원리로서의 민주주의는 고정된 상태라기 보다는 주체의 내적 반성을 통해서 계속해서 주체의 변화와 구조의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과정적이며, 동시에 주체의 변화를 이루어내는 교육적 개념이다. 민주주의라는 개념이 고정태22)(제도로서의 민주주의)로 인식된다면 어떤 상황이 이루어지면 민주주의이고, 그 이상의 변화와 발전은 전제하지 못하는 상황이 가능해질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은 민주주의라는 개념에 위배된다. 민주주의는 개인과 집단 간의 의사소통과 실천을 통해서 끊임없이 발전하는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는 고정된 상태의 완결로서의 그 의미를 가지는 것으로 이해하기보다는 끊임없이 지향하는 과정적 개념으로 인식해야 한다. 민주주의는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향하여 끊임없이 고민하고 실천하고 주체와 제도를 갱신해 나가는 일련의 과정 속에 붙박여 있는 개념이지 어떤 종결된 상태가 있는 것이 아니다.23)

 과정으로서의 민주주의와 주체 형성과정으로서의 민주주의는 '반성적 사고와 적극적 실천24)'을 그 내적 원리로 한다. 반성적 사고란 "의심하기"를 출발로 한다. 주체의 끊임없는 반성적 사고는 물신화(物神化)에 대한 끊임없는 경계와 극복의 과정이다. 반성적 사고는 개인의 내적 반추의 과정에 의해서만 추구하는 것이 아니다. 반성적 사고는 적극적 실천을 전제로 한다. 민주주의는 자신의 행위, 집단의 결정에 대해서 끊임없는 반성적 사고를 통한 문제제기와 실천의 과정이다. 그리고 이 실천의 과정은 주체의 변화이자, 구조의 변화이기도 하다. 따라서 민주주의는 교육의 근본 원리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③ 진보적 교육이념의 원리 3: 공동체 교육

  공동체는 개인과 집단 간의 관계에 대한 가치 지향적 개념이다. 그리고 민주주의는 공동체 형성의 전제조건이자 기본 토대이다. 어떤 집단의 속성은 그 특성에 따라서 자유주의적 집단과 공동체적 집단, 전체주의적 집단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자유주의적 집단은 개인의 선택과 욕구를 강조하며, 개인의 정체성이 집단적 정체성보다 존재론적으로 우선하고, 집단과 무관하게 존재한다고 본다. 또한 개인은 공동체로부터 자유로운 사적 영역에 대한 권리를 부여받는다.25) 하지만 개인은 집단과의 관계 속에서 그 의미를 부여받으며, 또한 집단은 개인을 전제로 한다. 따라서 외적 조건과의 아무런 관계없는 개인의 선택과 욕구는 없으며, 개인적 정체성의 형성에는 외부적 요소가 중요한 조건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개인은 집단 속에서의 자신의 선택과 욕구에 대해서 언제나 반성적으로 사고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어야 그 자신의 근본적인 정체성을 확보해 나갈 수 있다. 개인적 권리 또한 주체의 내적 반성을 거치지 않는 한 '(진정한 자신의 것이 아닌)부여된 권리'이상이 될 수 없다. 전체주의적 집단은 비민주적 통제를 통해서 이미 정해져 있는 집단의 목적을 추구하며, 이를 개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강제하는 집단이다. 전체주의는 집단의 정체성을 개인의 정체성으로 맏아들일 것을 개인에게 강제하며, 그 집단적 정체성은 개인의 의사와는 무관한(혹은 반하는) '정해져 있는' 정체성일 뿐이다. 공동체 주의는 개인의 욕구와 집단의 방향에 대한 변증법적인 관계를 지향한다. 개인은 자신의 '끊임없는 내적 반추의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욕구와 선택을 할 수 있어야 하며, 집단은 각 개인의 민주적 의사 결정을 통해서 그 운영의 방향과 원리가 정해져야 한다. 공동체주의가 개인주의화되지 않기 위해서는 각 개인의 내적 반추의 과정을 전제해야 하며, 획일적 집단주의화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그 집단의 의사 결정 구조의 민주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파편화되고 개인화된 교육문화 속에서, 이전의 전체주의적인 획일주의를 동시에 극복해야 한다. 따라서 진보적 교육은 '민주적 공동체'를 지향해야 한다. 학교는 민주적 공동체를 만들어가기 위한 구조적 측면, 주체적 측면의 교육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하며, 학교 문화는 보다 민주적이고 공동체적으로 변화해 나가야 한다.  

  ④ 진보적 교육이념의 원리: 생명주의 원리26)

 양적 성장과 개발 중심의 사회 운영원리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흐름이 환경운동의 실천적인 흐름과 함께 여러 사회학, 문화 인류학, 문화학, 경제학, 여성학 등에서 제기 되고 왔다. 회색화된 산업도시 속에서, 과대·거대 학교 속에서의 교육은 성장과 개발을 위한 도구적인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이는 인간과 인간사이의 관계, 그리고 인간과 자연사이의 관계를 적대적이고 수단적인 것으로 만들어 왔다.

 교육의 내용과 과정, 원리는 보다 생태 친화적인 것으로 바꾸어져야 할 것이다. 또한 생태주의는 인간사이의 관계뿐만이 아니라 인간과 자연을 포함하는 보다 넓은 개념으로, 교육 체제의 운영원리로서 보다 광범위하게 받아들여져야 할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부분에 대한 연구가 심도 있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2) 민주·공동체 교육을 위한 학교문화 재구조화의 과제

 '민주적·공동체적 학교문화'를 위한 기본 방향을 논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학교 문화의 구조적 조건에 대한 개입을 전제해야 한다. 따라서 1.학력주의의 해체, 2. 신자유주의적 교육재편의 반대와 공교육의 정상화, 3.대중문화에 대한 교육적 개입과 교육 문화적 실천27)등이 중요한 실천의 지점이다. 또한 이와 함께 민주적·공동체적 학교문화를 위해서는 진보적 교육이념에서의  '민주주의와 공동체'의 의미에 대한 논의와 이의 실현을 위한 구체적인 학교 공간에서의 4. 학교운영과 비민주적 학교 규율의 민주화 5.학생자치활동의 보장 등의 과제를 위한 실천이 필요하다.

 ① 학력주의의 해체

 초등·중등·고등 교육이라는 단계 내에서 각각의 단계는 고유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각 단계들 사이에는 종적 연결 관계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학력주의 체제 안에서 대학이 입시를 매개로 대학입시라는 평가를 위하여 전 교육과정이 강하게 규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교육의 목적은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맞는데 있는 것이 되어 버렸다. 이른바 "평가에 의한 목적의 역규정", "상위 교육체제에 의한 하위 교육체제에 대한 역규정"의 상황이다. 이러한 구조 안에서 각 교육 단계의 고유한 의미는 확보되기 어려우며, 학력주의는 지금의 학교 문화를 비민주적, 비교육적, 경쟁적으로 만들어나가는 기본 구조이다. 따라서 이상적인 교육 체제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는 먼저 가장 넘기 어려운 학력주의 체제 해체를 함께 실현해 나가야 한다.

 학교 교육은 교육의 종결이 아닌 인간의 전생애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학습에 대한 준비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중등 교육 이후에는 개인은 자신의 필요 혹은 사회적 필요에 따라 고등교육과정에 들어갈 수도 있으며, 고등교육과정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이후의 자신의 생애에서 "공공적 학습망"을 통해서 학습 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공공적 학습망"은 사회 교육의 영역이며, 이는 개인의 학습 생활을 공공적 차원에서 보장해 주는 '공공적 성격'28)을 가진 교육 체제'를 말한다. 하여 대학교육을 모두에게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중등교육을 마치고 나서도 충분히 사회적 삶을 영위할 수 있고, 또한 이후의 학습의 필요성이 제기 되어도 '공공적 학습망' 혹은 '대학교육'에 진입할 수 있는 체제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중등 교육만을 마쳐도 충분히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구조, 그리고 이후의 삶에서의 필요에 따라서 고등교육 혹은 사회 교육체제에서 자유롭게 수학할 수 있는 충분한 공적 시스템의 보장을 필요로 한다.

 학력주의 체제의 해체의 기본 방향은 학력이라는 기호체계와 사회적 자본, 경제적 자본, 문화적 자본과의 정적 상관관계를 해체하는 것이다. 학력주의 체제의 해체와 공공적 학습망의 마련은 대학교육에 대한 불필요한 수요를 감소시킬 것이며, 초·중등 교육의 정상화를 통해서 초·중등 교육 단계에서의 일반적인 교양 교육과 직업 진로 교육을 강화시킬 수 있는 조건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초·중등 교육에서 중요한 공동체 교육과 민주주의에 대한 교육 또한 정상화 될 수 있는 한 조건으로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 졸업 여부가 사회적 권력 구성의 핵심적 지표로서 작용하지 않을 때 초·중등 교육의 정상화, 민주적 공동체적 학교문화는 이루어질 것이다.

 ② 신자유주의적 교육재편의 반대와 공교육의 정상화

 신자유주의 이후의 교육 재편 과정으로 인하여 학교 문화는 공동체 문화의 기본적 가능성이 해체되면서 경쟁적 문화와 습관화된 체념의 문화가 강화되어 왔다. 학교를 구성하는 구성원 사이의 교육적 관계는 해체되면서 급기야는 적대적 관계로 나아가기까지 하였으며, 학교에서의 계급적 문화의 서열화 과정까지 나타나 전혀 다른 인간형을 창출하는 학교 문화의 변화의 과정을 겪었다. 자율성은 입시 경쟁 체제 하에서 허울로만 나타나며, 창조성 또한 변화에 대한 적응으로서의 창조성이지 변화를 주도하는 창조성은 아니다. 신자유주의 이후 학생 문화는 계급별 문화의 분화 정도가 강화되어 왔으며 이는 사회 구조의 재생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29) 또한 거대 학교와 과밀학습, 과중한 교사 잡무, 시간제 교사 비율의 증가 등은 교사와 학생의 교육적 만남을 저해하는 가장 중요한 물적 조건으로 작용해 왔다.

 따라서 기본적으로 공교육의 교육환경을 개선해야 한다. 교사업무의 실질적 경감, 거대학교의 소규모화, 과밀학급의 해소 등이 먼저 해결되어야 할 문제이다. 그리고 늘어만가는 비정규직 교사비율에 제한을 두고 교원 수급의 확대를 통해서 정규직화를 해야 한다. 또한 교원 자격의 무분별한 개방, 경제적 가치 중심의 개방 형태를 제한하고 올바른 목적형 사범대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 이러한 기본적인 기반이 이루어지며, 신자유주의적 교육 원리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적 교육원리가 정립되어야 한다.

 교육은 경쟁보다는 협동과 이해를 기반으로 해야 하며, 평가보다는 과정적 원리에, 교과 영역 중심이 아닌 인간의 총체적인 발전에 그 중심을 두어야 한다.  교육은 적응을 위한 창조성이 아닌 변화를 추동하는 창조성과 자율성에 기초해야 하며, 민주주의와 공동체와 생명의 원리에 충실해야 한다. 이러한 교육원리에 의한 학교 문화의 형성의 방향은 공동체와 민주주의 지향, 과정 지향, 창조적이고 자율적 문화를 지향하는 것이어야 한다.

 ③ 대중문화에 대한 교육적 개입과 교육 문화적 실천

  학교에서의 교육은 정규 교육과정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학교활동의 다양한 측면에서 일어나며 자치적인 학생문화는 학생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교육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학생들은 학생문화를 스스로 만들어나가고 이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교육적 경험을 할 수 있는 '문화적 주체'가 될 수 있어야 한다. '문화적 주체'란 자신의 취향과 선택에 대해 스스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가지며, 주변의 환경 속에서 어떤 것을 적극적으로 선택하고 또 그 선택의 대해 스스로 비판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주체를 말한다. 그러나 현재의 대중문화는 이러한 문화적 주체가 될 수 있는 조건이 아니라, 인간의 모든 구성요소를 상품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현재의 대중문화의 판단기준은 그 상품성이지 문화성이 아닌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은 대중문화가 하나의 교육환경으로서 매우 부정적인 환경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따라서 학생들의 문화 실천 행위를 문화적으로. 교육적으로 만들어 나가기 위하여 학생문화에 대한 지원과 보장, 문화 교육의 실천30), 그리고 대중문화에 대한 교육적 개입이 필요하다.

 문화자본의 무분별한 상업주의와 이에 따르는 비교육성을 교사집단이 끊임없이 문제제기하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교사집단은 자신의 목적하는 교육의 방향을 대중문화라는 외부적 조건에 의하여 영향을 받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은 교사에게 대중문화에 대한 교사의 교육적 개입의 필요성을 말해주는 것이다. 대중문화는 특히 청소년 대중문화는 자본의 원리가 아닌 문화의 원리, 교육의 원리로서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교육운동은 문화운동과의 연계를 통하여 각종 미디어 환경에 대한 교육적, 문화적 판단과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는 집단으로서의 권리를 가져야 하며, 다양한 실천을 전개해야 한다.

 ④ 학교 운영과 비민주적 학교 규율의 민주화

 현재의 학교는 학교장-부장교사-평교사-반장-일반 학생이라는 수직적이고 위계적인 의사 전달 통로를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한 그 상위에는 교육부와 시도 교육청의 상명 하달식 교육체제 운영 구조가 있다. 학교의 운영원리와 학교 생활은 그 자체로 교육적 경험이다. 민주적·공동체적 교육은 학교의 운영원리와 학교 생활 자체에서도 민주적 공동체적 운영원리를 그 중심적인 운영원리로 할 때, 학교 문화가 비로소 교육적으로 될 수 있다. 규율 자체는 한 사회를 구성하는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구성원들이 민주적으로 규율체제를 합의해 나갈 것인가와 이러한 과정의 교육적 의미를 재확인 해 나가는 것이다.  

 현재의 학교 운영은 교장, 교감, 그리고 소수의 부장교사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평교사와 학생들의 참여는 원천적으로 제한되어 있거나, 극도로 제한되어 있다. 학교 운영에 있어서 중심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교장의 신분은 진보적 학교체제에서는 그 위상을 달리 해야 할 것이다. 교장은 학교의 교육활동을 지원하고, 민주적 의사결정의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가져야 할 것이다. 현재의 교장 임명 방식은 이러한 교장 역할의 위상변화를 가로막고 있다. 따라서 '교장선출 보직제'의 도입과 교장의 역할에 대한 재조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운영위원회의 실질화를 위하여 논의기구에서 심의 기구로의 제도적 보장과 운영위원회의 학생 대표의 참여 보장이 필요하다.31)

 또한 학생들의 일상을 규정하는 수많은 규정들을 규정하는 과정에 대한 학생들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 민주적 공동체 교육에서는 이러한 학생들의 의사 결정 과정을 교육적 과정으로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학생들의 일상을 규정하는 과정에 학생들 사이의 풍부한 의사 교환과 토론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학교 규율의 결정 과정에 학생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이들의 동의를 얻는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하며, 부당한 규율에 이의를 제기하고 수정할 수 있는 통로를 보장해야 한다.

 ⑤ 자유로운 학생 자치활동의 보장

 학교에서의 교육은 정규 교육과정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학교활동의 다양한 측면에서 일어나며 자치적인 학생문화는 학생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교육의 장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다. 학생자치 활동이란 학생들이 자발성과 자율성에 기초해서 자신의 권리를 찾고, 학교나 학급의 운영에 참가하는 과정을 통해 민주시민으로서의 자질을 갖추고, 창조적인 문화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소질과 개선을 계발하며, 공동체적 삶을 배우는 중요한 교육활동을 의미한다. 학생들은 자치 활동을 통해서 학생문화를 스스로 만들어나가고 이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교육적 경험을 할 수 있다. 또한 자치 활동을 통해서 학생들은 자신들의 문화적 권리와 결사의 자유, 그리고 의사표현의 자유를 향유하고, 권리행사의 능력을 기를 수 있으며, 학교의 운영과정에 참여함으로써 민주적인 의사결정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도 기를 수 있다. 한 마디로 학생자치 활동은 학교의 일상생활 속에서 민주주의와 권리 행사 능력, 공동체적 삶을 체험하고 성숙시켜 나가는 과정이다.

 따라서 학생 자치활동을 보장하기 위하여 아래에서부터 학교운영의 민주주의의 원칙을 확립시켜 나가야 하며, 아이들의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통로와 참여권을 보장해야 한다. 학생회에 학생회비의 예산 편성권과 집행권, 학교 운영 참여권이 부여되어야 하며, 현재 아이들의 참여가 제도적으로 봉쇄되어 있는 학교 운영위원회를 심의 기구에서 의결기구로 격상시키고, 학생들의 참여를 제도적으로 보장해야 한다. 자율적인 학생문화의 형성을 위하여 학생회 활동과 소모임 활동등의 자치적인 활동에 대한 인정과 지원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동아리의 활동의 경우 아이들의 결사의 자유가 침해되지 않도록 동아리 설립과 해산에 관한 합리적인 기준과 절차가 마련되어야 한다. 나아가 학생자치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학교측과 마찰이 발생했을 경우에 아이들을 무차별적인 징계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32)

 

 4. 나오며: 한 발 더 나아가기 위하여...

 '진보적 교육 이념'에 대한 시론적인 논의가 시작된지 1년여가 지났다. 이 글을 쓰면서 학교 문화를 중심적으로 고민하겠다는 처음의 고민은 결국에는 진보적 교육이념이 과연 무엇이며, 이는 학교 문화와 어떠한 관련을 가지는가에 대해서 고민의 중심이 맞추어지게 되었다. 고민의 중심이 옮겨지다 보니 그만큼 새롭게 정리해고, 설명할 내용이 많아졌다. 그만큼 아직 우리의 진보적 교육이념은 부족한 수준이다. 이제는 "민주 공동체 생명교육"이라는 추상적인 수준에서 구체적인 내용으로 진보적 교육이념을 구성해야 할 시기이다. 그 길에 진보교육연구소가 중심으로서야 할 것이다.

  

■ 참고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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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광, 2000. 청소년 문화 정책에 대한 교육적 접근, 진보교육 5호, 진보교육 연구소

홍은광, 2000, "진보적 교육이념 정립을 위한 몇 가지 단상", 진보교육 7호, 진보교육연구소.

홍은광, 2001, "한국 학력주의 체제와 신자유주의적 대학재편", 진보교육 10호, 진보교육연구소.

P. Freire, 1995, 성찬성 (역), 페다고지- 억눌린 자를 위한 교육, 한마당

M. Foucault, 1994, 오생근(역), 감시와 처벌-감옥의 역사, 나남

R. Collins, 1989, 정우현 (역), 학력주의 사회, 배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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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론 학교 문화는 학교라는 공간에서만의 문화이기보다는 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여려 문화 요소들의 총합일 것이다. 그리고 좀 더 넓은 개념으로서 "교육문화"라는 개념을 제시할 수 도 있다. 하지만 학교 이외의 교육 영역에 대한 논의는 이 글의 영역을 넘어서기 때문에 이 글에서는 학교 문화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2) 조용환, 2001, 문화와 교육 갈등-상생 관계 pp.1-39, 교육인류학 연구 제 4권 1호, 한국 교육인류학회
3) R. Collins,1989, 정우현 (역), 학력주의 사회, 배영사.
4) 김부태, 1995, 한국 학력 사회론, 내일을 여는
5) 학력은 교육의 단계적 수준과 동일 수준 내의 내적 층화라는 각각의 초점에 의해 '종적 학력과 횡적 학력'으로 구분되기도 하고, 학력에 부여하는 가치와 능력관에 따라 '실질로서의 학력'과 '형식으로서의 학력'등으로 구분된다. 미국의 경우 학력이 전문적 능력을 증명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기능적 학력사회'라고 할 수 있고, 이에 비하여 일본은 전문적인 능력이기보다는 일반적 능력과 특정 학교 출신을 중요시하는 '상징적 학력사회'에 가깝다. 한국 사회의 학력은 능력과 기능을 보증하는 것이 아니라 그 문화적·상징적 의미가 더 강한 '상징적 학력사회 체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학력주의에 기반한 사회문화적 조건이 학력이 가진 직접적인 기능적 조건에 우선한다는 것을 말하며, 한편으로는 학력이 지배 집단의 지배의 정당성 확보와 피지배 집단의 지배를 용이하게 하는 이데올로기적 역할을 해 왔다는 것을 말한다.
6) 홍은광, 2001, 한국 학력주의 체제와 신자유주의적 대학재편, 진보교육 10호, 진보교육연구소
7) 몇 년 전에 논의되었다가 수그러들었던 서울대의 '고교 등급제' 도입이 최근에 다시 논의되고 있다. 자립형 사립교고의 도입과 중·고등 학교에 대한 '학교 선택'의 확장은 다시금 학력주의를 중·고등 단계에까지 확대·심화할 것으로 예견된다. 몇몇 대학들의 경우 2001년에 시행된 수시모집에서 이미 고교별 차등 가중치를 매긴 것으로 드러나 이미 고교 등급화가 진행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일보, 2001년 10월 18일)
8) M. Foucault,1994, 오생근(역), 감시와 처벌-감옥의 역사, 나남
9) 배경내, 2000, 인권은 교문 앞에서 멈춘다. 우리교육
10) "규제에 익숙한 아이들이라 3월말 정도 되어 의견을 들으면 얌전한 아이들한테 제일 많이 나오는 이야기가 아이들을 좀 잡아달라, 학급을 잡아달라는 이야기가 가장 많이 나옵니다. 그러다가 여름방학정도까지 쭉 그렇게 가면 학급이 붕괴될 상황 직전까지 갔다가, 다시 2학기 때 정도면 분위기가 좀 잡혀가는 것을 보고 규제 속에서 자율을 만들어 나간다는 것이 대단히 힘드는 일임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다른 교사들로부터 압력을 많이 받게 되고... 자기들 스스로 규율을 만들어 나가는 교육들이 이루어지게 됐을 때 자치활동이나 학교교육이 활성화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어느 교사의 인터뷰 내용 [천세영 外, 1999, 학교규율에 대한 교사와 학생의 인식에 기초한 대안탐색 연구, 한국 청소년 개발원]에서 재인용
11) 공동체가 구성원 개개의 특성을 무시한 전제적 집단이 아닌 것처럼, 진정한 다원성 또한 구성원들 사이의 '차이'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다. '차이'라는 것은 여러 집단, 개개인간의 관계 망을 전제로 한다. 청소년은 학교 안에서 기본적인 공동 학습, 공동 생활집단이다. 이러한 공동 학습, 공동생활을 겪는 과정은 기본적인 교육적 경험이며, 이를 통해서 학생들은 집단 속에서의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되며, 함께 살아가기 위한 삶의 방법을 배우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공동체 문화에 대한 학습은 그저 학생들을 모아두었다고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이에 대한 교육적 개입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12) 학교가 예비 신지식을 키워내는 역할을 제대로 하는 것 또한 아니다. 예비 신지식인은 사적인 영역에서 키워지는 경우가 더 많다. 학교는 사적 영역에서 키워진 예비 신지식인을 높게 평가해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교육체제에서의 경쟁문화의 내면화는 모든 이를 위한 기초적인 교육권의 보장을 위한 학교의 기능을 붕괴하며, 소수의 예비 신지식인과 버려진 낙오자들을 배출할 뿐이다.
13) 실제로 강남의 학생들은 문화적으로 뒤떨어지는 동료들을 "강북애들 스타일"이라며 놀려대고 있기도 하다. 수십 만원대의 신발과 유명 브랜드의 옷가지들은 강남 학생 문화의 상징이 된지 오래이며, 빈촌에서는 청소년 노동이 아주 일반화되어 있다. 강남의 부촌의 경우 입시 체제의 변화에 매우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 일례로 강남에서는 언어 특기자 선출이라는 대학 입시 정책이 나온 후로 조기 외국어 연수 혹은 해외 여행이 일반화되어 있다.
14) 홍은광, 2000, "7차 교육과정과 학교문화", 진보교육 연구소 7차 교육과정 심포지움 자료집, 진보교육연구소
15) 현재 초·중등교육에서의 신자유주의적 교육 재편은 7차 교육과정 도입(수준별 교육과정:2001년 도입 시작), 자립형 사립고교의 도입 추진, 영재 교육법 제정 추진, 교원 자격의 개방, 평준화 해제, 입시제도 변화 등의 흐름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초·중등학교의 신자유주의적 재편은 대학의 신자유주의적 재편과 맞물리면서 전체적인 이원화된 교육체제를 구축하려고 한다. 즉, 신자유주의는 교육 체제를 소수의 두뇌집단을 양성하는, "영재 교육, 자립형 사립고교→ 연구 중심 대학→연구 중심 대학원"체제와 "황폐화된 초·중등 공교육→일반 교양·직업 중심 대학에서의 질 낮은 교양 교육"체제로 이원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 결국 신자유주의는 소수의 두뇌인력 생산체제 구축을 위한 불평등 경쟁 체제 구축과 공적 교육 영역의 축소와 사적 영역의 확대를 통해서 학력주의 체제를 확대 심화 재생산 할 것이다.
16) 규율의 체화는 간접적으로 이루어진 경우 그 영향력이 보다 깊고 오래 지속된다. 직접적인 폭력보다는 간접적으로 특정 규율을 소극적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경우에 규율의 영향력은 더욱 강하다. 신자유주의는 교육을 개인적 노력의 성패의 결과로 귀결시키며 이는 규율의 영향력을 보다 근본적이게 한다.
17) 홍은광, 2000. 청소년 문화 정책에 대한 교육적 접근, 진보교육 5호, 진보교육 연구소
18) 홍은광, 1999, "대중문화 교육과 교육문화적 실천", 진보교육 4호, 진보교육연구소
19) 아직은 추상적인 수준이지만 현재의 교사 운동의 핵심 방향인 "민족·민주·인간화 교육"에 대당하는 진보적 교육이념의 새로운 지향으로 "민주·공동체·생명교육"을 거칠게나마 제시해 보고자 한다. 물론 이는 그 이론적, 실천적 부분에 대한 분석과 논의가 많이 필요한 부분이다. 차후에 이에 대한 보다 면밀한 이론적 작업과 논쟁을 기대해 본다.
20) 천보선, 1999, "새 시대를 향한 교육이념 정립을 위하여", 진보교육 4호, 진보교육연구소
21) 여기서의 타자의 개념은 집단의 측면만이 아닌, 자연과 물적 조건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22) 우리는 어떤 것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고정태(固定態)를 상정하는 경우에 익숙해져 있다. 고정태라는 것은 말 그대로 고정된 상황을 전제하는 것이다. 우리들이 어떤 대상에 대해서 사고할 때 대부분의 경우 그것의 정의에는 어떤 상태의 완료와 완성의 개념이 주가 되고 흐름과 과정의 측면은 간과되기 일수이거나 고려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여러 가지 개념들 중 결코 어떤 종결된 상태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보다는 끊임없이 추구하는 과정에서 그 개념이 온전히 설명될 수 있는 것들을 만나기도 한다. 고정태(固定態)와 연속태(連續態), 점근적(漸近的) 진리관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홍은광, 2000, "진보적 교육이념 정립을 위한 몇 가지 단상", 진보교육 7호, 진보교육 연구소.]를 참조할 것.
23) 홍은광, 2000, "진보적 교육이념 정립을 위한 몇 가지 단상", 진보교육 7호, 진보교육 연구소.
24) 사고와 실천은 근본적인 상호 작용 속에 존재한다. 이 중 하나가 부분적으로라도 희생된다면 행동주의나 표현주의로 귀결되게 마련이다. 프레이리의 '대화'의 개념에서의 사고와 행동은 언제나 함께 존재하는, 대화의 다른 측면을 이루는 두 양식이다.[P. Freire, 1995, 성찬성 (역), 페다고지- 억눌린 자를 위한 교육, 한마당]
25) 김선구, 1999, 공동체주의와 교육, 학지사
26) 진보적 교육이념으로서 '생태 친화성'의 원리는 보다 이론적 연구와 논쟁이 필요한 영역이다. 타자의 일부로서의 자연과 또한 인격체로서의 타자에 대한 생명존중의 원리를 진보교육이념이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차후에 보다 풍부한 이론적 연구가 필요하다.
27) "대중문화 교육과 교육 문화적 실천"에 대한 보다 자세한 논의는 [홍은광, 1999, "대중문화 교육과 교육·문화적 실천", 진보교육 4호, 진보교육연구소]를 참조할 것.
28) 교육의 공공성은 인간이 교육받을 권리가 그 귀속적 요인에 의해서 제한 받지 않고 보장되어야 함을 일차적으로 전제하는 개념이었다. 그러나 공공성의 개념에는 이를 넘어 교육받는 학습자가 자신의 학습 동기, 학습 내용, 결과에 대해서 언제나 반성적으로 사고 할 수 있으며, 내적 반성의 결과로서의 교육받을 권리에 대한 보장을 의미하는 '내적 원리'를 함의하고 있어야 한다. 즉, 교육권은 그 권리에 상응하는 내적 반추의 원리를 함께 가졌을 때 진정한 공공성을 가진다 할 수 있다. 또 교육권은 개인적 수준에서만이 아니라 사회적 수준에서 한 사회의 지향 가치에 대한 내적 반추의 과정을 전제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보장하는 것 또한 포함해야 한다.
29) '7차 교육과정 체제'는 교직원 발전 종합 대책안과 자립형 사립 고교 정책의 추진과 함께 교과 중심, 평가 중심, 경쟁 중심의 학교 문화를 만들어 내며, 수준별 교육과정은 경쟁 문화의 내면화와 실패와 체념이 학생들에게 일상적으로 끊임없이 각인되는 학교 문화를 형성한다. 그리고 학급 구조의 해체는 생활·학습 공동체를 붕괴시키며, 비 교과 영역의 교육 활동을 포기하게 만든다. 신자유주의적 교육재편은 사립형 고교 출현의 조건을 강화하며, 사립형 고교의 출현이 가지고 올 학생 문화의 계급적 서열화와 교육체제를 통한 사회 구조·계급의 재생산에 기여할 것이다.
30) 문화 교육이라는 말은 우리에게 새로운 영역임에 틀림없다. 물론 이러한 영역과 관련한 교육 영역이 이전에 완전히 부재했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화라는 영역의 총체성을 볼 때, 그리고 지금까지 실시되어 왔던 문화 교육의 여러 영역들, 즉, 미디어 교육, 예술 교육, 문예 활동, 대중문화를 통한 무형식 교육 등의 영역들에 대한 문화적·교육적 관점에서의 총체적인 이해 없이 이루어져 왔다는 비판들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문화 교육이라는 큰 틀에서 고민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31) 요소의 의미는 관계 속에서 드러난다. 따라서 같은 요소라 하더라도 신자유주의적 맥락하에서의 의미와, 민주적 교육체제 안에서의 의미는 다를 수 있다. 교장 선출 보직제와 운영위원회의 실질화도 신자유주의적 맥락이 아닌, 민주주의의 맥락이 보장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내 교사, 학생, 학부모 집단 내부의 민주적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보장과, 각 주체가 민주적 주체로서 거듭나는 과정, 그리고 교육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기본적인 사회적 논의가 진행되어야 한다.
32) 배경내, 2000, 인권은 교문 앞에서 멈춘다. 우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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