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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호 6/16토론회 현장스케치

2001.07.12 14:36

사무국 조회 수:1405 추천:3

6/16 토론회 현장스케치

6/16토론회 현장스케치

진보교육연구소 사무국

1.

지난 6월 16일 '신자유주의 교육개혁 극복과 진보적 교육대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가 토론자, 발제자를 비롯 1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연세대 장기원 기념관에서 진행되었다. 예정보다 30분정도 늦어진 오후 3시 30분부터 저녁 9시까지 장장 6시간에 가까운 토론회였지만, 참석자들 특히 객석의 열기는 피곤함을 잊은 듯 했다. 그 당시의 생생함을 글로 다 표현하는 것은 무리겠지만, 주제별 발제내용과 자유토론 내용을 간략히 소개한다.

2.

객석정리 후 이화여대 이규환 명예교수님의 기조발제가 있었다. "신자유주의의 궁극적 목표는 자유시장지향적 자본주의 체제의 세계화를 실현하는 데 있고, 개방·탈규제·민영화를 지향하지만" 사회적인 모순을 극대화 함으로써 "참된 의미의 인간화, 민주화 그리고 민족 주체화를 정면에서 가로막는다". 이규환 교수님은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의 문제에 맞서 '전인교육', '7차교육과정', '경제발전과 사회발전의 결합', '교육의 민영화 문제', '교원성과급제', '미국의 문화제국주의적 영향' 등 여섯가지 굵직한 화두를 통해 신자유주의를 넘어서는 대안을 모색할 것을 제언했다.

이어서 '교육학적 인간관과 신자유주의'란 주제로 정영근 교수님의 발제가 있었다. 신자유주의 인간관은 '자유', '세계화', '노동의 유연화' 등의 개념에 내재되어 있는 인간의 의미를 교육학적 관점에서 추론해내는 작업을 통해 도출할 수 있다. 그런 인간관은 삶이 획일화되고 인격성을 상실하며 민족과 국가가 없는 사회·문화성 등의 특질을 지닌다. 현재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교육개혁은 인간을 경쟁을 통한 상품생산과 이윤추구의 노동력으로 파악하는 이데올로기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교육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고 가치를 실현하기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 '신자유주의 교육개혁과 한국교육의 불평등'이란 주제로 한국교원대 이건만 교수님의 발제가 진행되었다. 신자유주의 교육개혁 논리는 교육영역에서의 시장논리의 전면화이며, 학교교육의 종합적 가치보다는 시장적 가치를 더 중요시 한다. 학교교육의 시장적 가치란 학생 및 학교간의 개별적 경쟁을 유도하고, 학생의 능력 개발보다는 교육재원의 확보를 우선시하며, 사적 이익을 사회적 도덕에 앞세우는 학교제도 운영의 방향을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이미 사회적 불평등이 심각한 사회가 되었으며 일반적 정의관에 비추어 볼 때, '사회불평등→교육불평등→사회불평등'이라는 매우 부정의한 도식이 한국교육의 현 주소다.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은 기존의 불평등 구조와 학부모들의 교육관이 결합하여 교육불평등을 보다 심화시킬 가능성이 높다. 교육이 시장원리에서 벗어나는 길은 경제지상주의 교육관의 폐해를 깨닫고 교육민주화를 실현하기 위해 교육주체들이 연대하여 싸우는 것이다.

3.

1,2주제를 끝마치고 휴식을 취하며 저녁을 대신한 김밥으로 한끼를 떼우면서도 군데군데 참석자들이 발제내용을 곱씹어 얘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저녁 6시경부터 3,4주제 발표와 자유토론이 있었다.

'신자유주의 극복을 위한 교육행정학의 과제'란 주제로 발제에 나선 한국해양대학교 김용일 교수님은 "국가정책 이념으로서 신자유주의가 당초 관료주의의 폐해를 비판하면서 그 기반을 넓혔는데, 결국 '국가의 실패'를 '시장메커니즘'의 부활을 통해 치유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며 "교육이 철저하게 '이윤동기'에 의해 지배되기에 이르렀고, 교육에 대한 국가독점과 관료주의의 폐해를 한껏 부각시키면서 교육의 '자율성'과 '다양성', '학교선택권' 강화 등은 '소비자주권'을 구현하자는 말인데 이 과정에서 공교육의 정치적 가치가 부정되고 말았다"고 지적한다. 또한 공교육에 대한 일대 관점의 전환을 꾀한 결과 교육이 더 이상 '공적인 일'이 아니라 '사적인 일'로 바뀌며 '사회적(생존권적) 기본권'인 보통교육단계의 교육권이 '자유권적 기본권'으로 재해석 되고 말았다. 이제 교육에서는 '능력있는 소비자'의 권리만이 존중되고 있는 현실인데, 교육에서 민주주의와 형평성을 복원하기 위해 다른 무엇보다 정치운동 내지 정치적 요구의 결집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제7차 교육과정의 정치적 성격 분석과 사회 정의를 위한 교육과정 개혁 방안 탐색'이란 주제로 마지막 발제를 해주신 김재춘 영남대학교 교수님은, '7차교육과정은 신자유주의적이라기 보다 신보수주의적'이라는 독특한 견해를 발표해 주셨다. 경제에서의 신자유주의와 문화에서의 신보수주의가 연대하여 신우익을 형성하게 되었는데, 이는 60년대 인권운동과 복지국가정책 등에 대한 반동으로 탄생한 것이다. 신우익 즉 신자유주의자들과 신보수주의자들은 절묘하게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있으므로 연대 속에 내재해 있는 자기 모순과 갈등으로 인하여 쉽게 해체될 공산이 없다고 예측한다. 김재춘 교수에 따르면 교육내용에 대해서 지나치게 국가의 간섭이 많아질 때 이를 신보수주의적이라 하고, 학생과 학부모가 학교까지 자유로이 선택할 수 있도록 무제한적으로 경쟁을 강화할 때 이를 신자유주의적이라 일컫는 것이 적절하다고 한다. 결론으로 진보주의 교육학자들은 사회적 약자를 위한 교육, 즉 정의로운 교육을 추구하는 모든 자들과 연대하여 우리 교육이 사회적 강자만이 아니라 사회적 약자까지를 위한 교육으로 작용할 수 있도록 투쟁해 나갈 필요가 있다.

4.

4주제까지 발제 및 토론이 끝난 후 '자유토론' 시간이 있었다. 자유토론 사회자로 나선 부산교대 심성보 교수는 전체가 논의할 꺼리로 네 가지를 정리했다. 우선 제도적으로 "공공성과 효율성, 다양성의 대립 속에서 '평준화'를 보전할 것인가"하는 문제이다. 두 번째로 "7차교육과정이 신자유주의적이기 보다는 신보수주의적이라는 견해가 있는데 이에 대한 참석자들의 견해는 어떠한가" 하는 문제이다. 세 번째로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는 흐름에 학부모들이 미진한데, 특히 '제한적 선택권' 개념과 관련해서, 이를 어떻게 바라보고 실천해 나갈 것인가" 하는 문제, 네 번째로 "대안적 이념·가치로서 민주·공동체·생태적 가치를 어떻게 찾을 것인가, 저항적·실천적인 사람들이 필요한 데 어떻게 가능한가"의 문제이다.

객석에서 예리한 질문과 의견제시가 이어졌다. 객석에 있던 한 참석자가 7차교육과정이 '신우익적'이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추구하는 목적과 인간관이 과연 무엇이냐고 묻자 김재춘 교수는 7차교육과정이 말하는 인간상은 다면적인 것으로 5가지 정도가 있는데, 암암리에 반영하고 있는게 뭐냐고 물으면 총체적으로 말하기 힘들고, 그렇다고 신자유주의적인 인간상으로 몰아갈 수도 없다고 답변했다.

다시 객석에서 '교육과정의 담당자인 교사가 중요한데, 교사(직)의 유연화 및 교사노동의 유연화 등은 '신자유주의적'이라 볼 수 있는 것 아닌가? 또한 선택형의 폐해가 많은데 교육이 가치를 전수할 수 있다는 주장에 비춰 볼 때 과연 그 맹점이 극복 가능한가? 한편 '교육과정' 자체가 만들어진 역사적인 과정을 보면 시대적·문화적·정치적인 배경이 있는데 이 역시 신자유주의에 의한 것이 아닌가? 특히 YS가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을 시행하는 국가를 방문하고 오는 비행기 안에서 '세계화'란 언급을 하게 되는데, 7차의 기본동인은 그런 맥락에서 보아야 하는 것 아니냐? 이에 대해 김재춘 교수는 "교사의 계약이나, 교사노동은 그런 측면이 있다. 하지만 국공립의 경우는 아직 괜찮다. 그런데 사립학교는 문제다. 계약직·임시직을 쓰고,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하면서도 "그렇다고 모든 교사들이 정규직일 때 우리 교육이 이상적일 수 있다는 논리가 설 수 있는 건 아니다. 선택의 문제가 신자유주의적이라 할 때는 조심스러워야 한다", "정영근 교수가 말씀하신 5.31 교육개혁안은 신자유주의적인 부분이 많이 완화되었다. 영·수를 비롯해서 수준별 학습이 전과목으로 확대하는 등 내용이 '애초 안'이었지만, '7차'에 오면서 완화되었다. 부모가 신자유주의적이라고 해서 자식도 반드시 신자유주의적인 것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객석의 다른 참석자가, '7차의 내용 자체만으로는 경계가 불분명할 수 있다. 거시적·총체적으로 봐야 한다. '7차'의 중요개념으로 신지식인, 평가체제, 재량시간, 단계별, 수준별 등이 있는데 이는 충분히 신자유주의적이다. 그렇다면 중심은 신자유주의다. 김재춘 교수가 이런 정책이 추진된다면 신자유주의적이 아닐 수 있는 보완책이 있다고 말해야 한다. 또 국공립의 경우도 이미 영국에서는 비정규직의 문제가 등장했다. 개념과 내용이 이미 신자유주의적인데, 교수님이 완화되었다고 말씀하신다면 이는 단지 완화일 뿐, 신자유주의적인 모순이 폭발할 가능성은 존재한다. 확실히 그런 모순이 안 나타난다는 보장이 있는가?

답변에서 김재춘 교수는 '미국과 영국은 평준화가 폐지되었다' 하지만 (우리의 경우) 7차는 교육개혁위원회의 안이었다. 교육과정(의 결정)은 정치적 의사결정의 결과물이다. 교개위안이 절충된 것이다. 특정집단의 '안'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나섰던 김영삼 참교육연구소 사무국장은 "제한된 자원을 둘러싸고 '경쟁'을 시키는 것이 7차이고, 이는 신자유주의적이다"고 반박했다.

초등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한 교사는 "초등학교에서 주 1시간씩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데 이게 왜 7차에서 결정되었는지 그 배경을 알고 싶다, 외국어 공부가 왜 조기교육의 내용이 되었는가?"고 질문했다. "개인적으로는 그런 교육과정을 (넣는데) 반대했으며 최소화시키자고 하였다"는 김재춘 교수의 답변이 있었다.

4주제를 발표한 김재춘 교수의 주장에 대한 논쟁이 있고 나서 3주제 발제자였던 김용일 교수의 논의제안 발언이 있었다. 김용일 교수는 '7차논의의 논점을 바로 잡아야 한다'며 "학교운영위원회가 권력재편이라고 발제했는데, 그동안 이 학운위를 놓고 교사도 잘못 이해했고 학부모는 더더욱 잘못 이해했다", "정부가 도모하는 것이 뭔지 파악해야 하는데 원래는 교육소비자를 정치적 동맹으로 만들어서 교사를 공격하고자 했다", "교육부는 그러나 교사와 학부모가 우리를 치고 들어올지 모른다며 제도의 민주적인 부분을 고쳐 형해화시켜 버렸다"고 전제한 뒤, 학교 외부자 참여가 이상적이기는 하나, 현실적으로는 교사가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즉 외부자 참여는 심의권을 갖고, 교사에게 의결권을 주는 식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을 펼쳤다. 이에 대해 토론자로 참석했던 김정명신씨는 '학운위가 과연 정부가 교사를 억누르는 기제인가?'라고 반문한 뒤 '교사회의 역시 민주적이 아니다', '교사회의는 현재 아무런 역할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고 '학부모는 의식적이지 못하고 개인적이며 학부모 운동은 중산층의 운동이고 학운위 참여자 역시 중산층이다'는 김용일 교수의 말에 동감한다는 취지로 논의를 이어 갔다. 서울교육포럼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교사는 "김용일 교수의 문제제기가 있기는 하지만 이웃 일본의 경우 한국의 전교조가 학운위에 참가하는 것에 관심있다"는 발언을 하기도 하였다.

덧붙여 "한국 자본주의의 일부 세력이 추진하는 7차과정을 바꾸는 것은 주체적인 역량의 문제다"는 발언도 있었다. 김용일 교수는 "보다 현실적인 감각을 가질 것"을 주문하면서, 교사가 몰리게된 역사 속에서 배워 나가야 한다며 예를 들어 전교조가 그러하다고 지적했다.

이규환 교수는 학부모 교사 회의에 대한 서구의 예를 들며, "미국과 영국은 교장이 참여하지만, 스웨덴의 경우는 학부모, 교사, 학생이 참가한다"며 '그 나라의 정치적·지적 풍토와 관련이 있다', '한국의 경우라면 교장을 배제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해 주었다.

5.

자유토론시간도 어느덧 저녁 9시를 넘길 때까지 '7차교육과정'과 '학교운영위원회' 등을 둘러싼 논쟁이 진행되었다. 중간 중간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피치못하게 자리를 뜨는 경우가 있었는데 마지막까지 50여명의 청중이 남아서 자리를 빛내 주었다. 결국 시간문제 등으로 채 다 논의하지 못한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공식적인 행사를 마치고 뒷풀이를 가졌다.

전체적인 진행 상 '학술적인 논의가 중심이 되어 청중과 호흡하는 토론회가 되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으나,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에 대한 전체적인 정리가 되었던 행사'라는 총평을 해 본다. 토론회 후 시간이 흐르고 무엇보다 녹취록이 부실 - 물론 이 역시 토론회를 기획했던 실무진의 책임이겠으나 - 한 까닭에 생생한 그 자리의 감정들을 글로 다 표현하지 못했다는 죄송함으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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