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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호 국립대 발전계획 분석과 비판

2001.07.12 14:34

서울대총학생회정책실 조회 수:1357 추천:2

국립대 발전계획 분석과 비판

국립대 발전계획 분석과 비판

서울대 총학생회 정책실 (전국 국공립대 투쟁본부)

0. 국립대 발전계획안 시행 임박

작년 시안이 발표된 이후 계속해서 고등교육에 대한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국립대 발전계획안이 지난 6월 각 국공립대학별 발전계획안을 제출함에 따라서 이제 시행이 바로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국립대 발전계획안은 한 국가의 장래를 결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고 할 수 있는 교육 분야에 있어서 남한 고등교육이 장차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내용까지 아울러 담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며, 이러한 의미에서 국립대발전계획안은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김대중 정권 출범 이후 전사회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신자유주의적 질서재편 속에서 역시 이러한 원리에 따라 교육을 재편하고 있는 것이 국립대 발전계획안이라는 점에서 신자유주의의 운영원리가 교육분야에 도입되는 실상을 볼 수 있는 하나의 예라고 할 수 있다.

1. 이 땅의 교육, 과연 1년 앞이라도 보고 있는가.

예로부터 '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말이 있는 것처럼,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은 누구나 알고 있을 법하다. 이러한 옛말은 교육이 결코 단기적인 이득이나 성과를 남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떠한 방향으로 교육이 진행되어야 할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가운데 시행되어야함을 말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의 국립대발전계획안은 대학교육에 대한 경쟁의 원리를 도입함으로써 단기적인 성과를 남기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장기적으로 국가와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기 위하여 시행되는 교육의 기본적인 관점은 전혀 들어가 있지 못하다.

2. 국립대발전계획안 개요

국립대발전계획안은 그 목적을 '국립대학 체제의 효율성 증진을 통한 21세기 지식기반사회의 국가경쟁력 강화'로 설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국립대발전계획안의 기본적인 성격이 그대로 드러나게 되는데, 대학으로 대표되는 고등교육의 기본적인 방향을 '효율성'으로 규정하고 있다. 물론, 효율성 그 자체가 나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따라서 문제는 '무엇을 위한 효율성'을 추구하는가라는 것인데, 이러한 관점에서 국립대발전계획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교육이 내포하는 사회적 위치와 근본적인 교육의 의의는 배제된 채, 현실적인 필요성에 근거한 효율성을 내세우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국립대발전계획안은 현 정부의 교육발전 5개년 계획(시안)에 따른 BK21사업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대학의 자율성은 물론이고 학문의 기본 틀마저 왜곡시킬 우려가 있다. 국교협을 비롯한 교수단체들, 대학노동자들과 학생들의 비판과 저항에도 불구하고 교육인적자원부는 이미 추진일정에 따라 이를 강행하고 있다.

교육부의 국립대발전계획안 수립 종합추진위원회는 작년 7월 28일 국립대발전계획안(안)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고, 12월 22일 확정안을 발표하였다. 이 계획에는 사립대학에 대한 별도의 언급이 없지만 국립대학 발전계획은 사립대학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에, 국립대발전계획안은 결국 간접적인 사립대학발전계획안이라고도 할 수 있다. 국립대학 발전계획은 대학의 일방적 기능분화, 국립대학의 민영화, 총장직선제의 폐지, 계약제와 연봉제 도입 등 고등교육 분야의 모든 문제를 포함하고 있는 대표적인 신자유주의적 정책이다. 그런데 여기서 우선 절차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교육부가 99년 3월에 발표한 교육발전 5개년 계획시안(이 시안에는 국립대발전계획안의 내용이 거의 모두 포함되어 있다)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그 시안의 내용들이 별도의 위원회에 의해 추진되었다는 점이다. 또한 교육부는 확정되지도 않은 이 발전계획(안)에 의거하여 지난해 10∼11월에 국립대학 구조조정 평가과제를 선정하고 평가를 실시하였다. 이는 그 동안 교육부 장관이 다섯 번이나 바뀌는 상황에서 장관들의 업적위주의 전시행정에서 비롯한 졸속행정의 표본으로, 국립대발전계획안은 교육부 정책에 일관성과 공신력이 없음을 스스로 드러내고 있다. 이제 내용별로 그 문제점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⑴ 국립대학 역할분담 및 연계체제 구축

이 계획은 대학간 역할분담, 교류·협력을 추진하여 국립대의 존립목적과 기능에 부합하는 대학체제로의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이 계획의 시안은 국립대학 기능분화 기본모델로 ① 연구중심 대학, ② 교육중심 대학, ③ 특수목적 대학, ④실무교육중심 대학을 제시하고, 모델별로 중점육성분야를 선정(①은 기초 및 보호학문 분야와 국가 정책적 인적자원 개발, ②는 지역의 고등교육기회 제공과 기초 및 보호학문 분야 육성, ③은 국가 정책적 인적자원 개발, ④는 지역의 고등교육기회 제공)하여 지원한다는 방안을 제시했었다.

여기서 쟁점이 되는 사안으로서 기능분화는 중앙과 지방간의 격차를 확대시키고, 대학의 서열화를 고착시킨다는 점이고, 중점육성 분야에서 제외된 분야는 원칙적으로 사립대학과 자유 경쟁하는 분야로서 대학별로 수익자부담에 의하여 등록금을 교육원가 계산에 따라 인상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국립대 자유경쟁분야 학과와 사립대학의 동일한 학과간의 무한경쟁은 국립대 뿐만 아니라 사립대의 등록금 인상을 또다시 부추길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구성원의 여론수렴 없는 대학의 기능분화는 많은 반발을 불러일으켜 이 시안은 교묘히 수정되었다.

이에 따라 4개의 '기능분화'는 여전히 같은 문제를 안고 있는 연구중심과 교육중심, 연구/교육중심의 3가지 '역할분담'으로 자구만 수정되었고, 중점육성 지원 분야는 1) 기초 및 보호학문 분야(학문의 균형발전을 위한 기초·보호학문 분야 육성―인문사회계: 문학, 사학, 고고학, 철학 등/ 자연과학계: 물리, 화학, 생물학, 지구과학, 기상학, 수학 등), 2) 국가가 필요로 하는 우수인력 양성 분야(이·공계의 대규모 예산소요로 인한 사립대 회피 분야 / IT, BT 등 국가가 필요로 하는 산업인력 수요 등을 고려한 지역특성화 산업에 필요한 인재육성 분야), 3) 고등교육 기회균등 실현(경제적·지리적 제약으로 인한 취약계층에 대한 고등교육 기회 제공, 평생학습기회 보장 및 산업인력 재교육 등 교육중심 학사과정으로 특화 유도) 등으로 구체화되었으나, 대학의 서열화를 부추기는 시장경쟁 원리의 기조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

한편, 이 발전계획은 국립대학간 연계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1) 대학간 통폐합 및 학과 교환(중기과제), 2) 교류·협력 강화(단기과제), 3) 권역별 연합대학체제 구성 지원(장기과제)을 제시하고 있다. 이 부분은 상당히 획기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교육대와 국립사범대의 통합과 같이 초등교육과 중등교육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결정하기 매우 어려운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는 지원예산의 확보가 전제되지 않고 국ㆍ사립관계를 무시한 탁상공론이거나 자율의 미명하의 책임전가일 뿐이다. 게다가 연합대학은 1) 연구중심 모형 캠퍼스(권역 내의 기초 및 보호학문 분야 교육 강화, 현 학사과정 정원은 20∼30% 정도 감축하고 이에 상응하는 대학원 정원 증원, 권역 내의 연구중심 기능 수행), 2) 연구/교육중심 모형 캠퍼스(권역 내의 응용학문 분야 중심으로 교육 담당, 학사/석사 중심으로 일부 특성화 분야는 박사과정까지 운영, 기초 및 보호학문 분야는 정원 감축), 3) 교육중심 모형 캠퍼스(직업인력 양성 및 평생교육 기능 강화, 대학원 정원은 제한적 분야에만 허용하고, 여타 분야의 정원 감축, 학사과정 중심으로 대학 운영, 권역 내의 교육중심 기능 수행)등으로 여전히 대학의 기능을 분화하려는 계획을 유지하고 있다. 즉 연구중심 캠퍼스는 석·박사, 연구/교육중심 캠퍼스는 학·석사, 그리고 교육중심 캠퍼스는 학사 중심으로 운영하는 대학 서열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⑵ 자율과 책무에 기반한 대학 운영시스템 개선

이 발전계획은 대학 의사결정 구조의 개편을 위해 우선 책임운영기관화(총장 선출을 공모제로 하고 총장은 교육부 장관과 경영계약 체결)와 가칭 대학평의원회 설치(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하지 않은 대학에 설치. 교수·직원 대표 이외에 다양한 학외 인사들로 구성)를 제시하고 있다. 물론 문제 많은 이 과제들도 일단 중기과제로 연기하여 2단계 발전계획에서 확정하기로 한시적 유보를 하기는 했지만1), 이는 여전히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 발전계획을 강행하기 위한 점진주의적 전략일 뿐이다. 총장공모제는 총장직선제의 폐지를 의미하며, 총장후보선출위원회를 교육부 내에 둔다는 것은 대학에 대한 교육부의 지배와 통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것으로 명백히 대학의 자율화 추세에 반하는 시대 역행적인 발상이다. 게다가 대학의 책임운영기관화는 대학의 영리기관화를 부추긴다는 점에서, 반교육적이다.

한편 교육부는 교수(협의)회의 의결기구화를 거부하면서 대학평의원회의 구성을 제시하고 있다. 대학 경영층, 교수 대표, 직원 대표, 학부모 대표, 동문회 대표, 교육부 장관이 추천하는 자, 지방자치단체장 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추천하는 지역사회 인사 등 다양한 학내ㆍ외 인사들로 구성되는 대학평의원회는 학생 대표를 제외하였다는 점에서 대표성과 민주성의 원칙을 훼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치권의 추천에 의한 비전문가들을 다수 포함시킴으로 해서 이 조직의 역량을 떨어뜨리고 있다. 게다가 대학 경영층이 누구를 말하는지 분명하지 않고 금전적 이윤 창출을 목표로 하는 '대학 경영층'이라는 용어는 수요자 중심의 대학경영에 배치된다는 문제도 있다.

이 외에도 이 발전계획안은 조직자율성 신장을 위한 국립학교 설치령 개정, 단과대학 및 부속시설 통합행정 실시, 행정직원 평정제도 개선 및 연수 강화 등 행정체제 개편안(단기과제)과 국립대학 특별회계의 도입(단기과제), 그리고 재정자율성 및 투명성 강화안(중기과제) 등을 담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국립대학특별회계법은 대폭적인 등록금 인상(납입금을 대학의 장이 교직원, 학부모 및 관련 인사 등으로 구성된 대학재정 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으며, 나아가서 이 회계법은 국립대 민영화를 위한 방편으로 이용될 소지도 안고 있다. 또 국립학교 설치령 개정은 국립학교 설치령에 서울대학교 설치령을 통합하는 근본적인 개정안이 아니라, 총보직 한도제 같은 보직에 관한 사항 개정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⑶ 국립대학의 질 관리체제 확립

이 발전계획은 대학교수들의 교육 및 연구 경쟁력 강화를 위하여 계약(임용)제 도입, 업적평가제 개선, 연봉제 도입 등과 연구비 관리체제의 투명화, 연구소 운영의 내실화, 학과 통폐합을 제시했고, 대학평가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가칭 '국립대학발전위원회'를 설치하여2) 각 국립대학의 '대학발전계획'에 따라 '선택과 집중'에 의한 비교우위 분야의 경쟁력 강화 노력을 지속적으로 평가하고 비교우위 분야를 중심으로 비경쟁력 분야의 학과 교환 및 통폐합을 제시했다.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계약(임용)제와 연봉제이다. 왜냐하면 이 과제들은 모두가 단기과제로 분류되고 있을 뿐 아니라, 계약제와 연봉제를 제외한 것들은 대부분이 이미 어떤 형태로든 시행되고 있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교수도 엄정하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업적을 평가하는 대상으로 삼는 것은 누구도 부정하지 못할 일이다. 그러나 이미 그 말썽 많은 성과급과 대학평가를 위해 수년 째 시행되어 온 정량평가 위주의 업적평가제만 해도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대한 시비가 끊이지 않아 그 동안의 수 차례의 수정과정에서 누더기가 되어 있으며, 재정지원을 미끼로 한 졸속 안의 단순시행으로 대학간의 과다경쟁과 교수들의 원자적 경쟁 및 단순업적의 양산주의를 초래하여 대학발전에 필요한 협력과 참여, 비판정신과 창의성을 저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계약(임용)제의 선행 조건인 업적평가제의 합리화와 교수노동시장의 존재 및 사학재단의 건전성 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교수(협의)회의 공식기구화마저 없이, 그리고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사안인 교수 확보율(2000년 9월 현재 편재정원 대비 전임교원 확보율이 국립대 65.7%, 사립대 55.3%)을 현재 수준으로 방치한 채, 계약(임용)제와 연봉제를 도입하는 것은 대학교수에 대한 통제계획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이 제도는 특히 사립대에서 인건비 절약 방식으로 악용되어 교수의 신분을 크게 위협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 계약(임용)제는 정년보장 교수를 폐지하여 학문의 황폐화와 교육의 질 저하를 가져올 것이다. 또 시안에서는 대학교육협의회의 대학평가위원회로 구체화되었던 평가기관이 국립대학발전위원회로 확정되었는데, 추천기관이나 구성방식을 보면 별로 개선된 것도 없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대학의 질을 관리하는 데도 사립대학에 대한 언급이 없이 국립과 사립을 구분해서 시행하려는 의도는 사립대학에 대한 또 다른 차별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확정안에 추가된 국립대학 발전을 위한 지원방안은 발전계획이 교육재정의 확보3)가 뒷받침되지 않은 빈 껍데기라는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 삽입되었지만, 이 계획을 위한 특별사업이라기보다 목표 년도가 2005년으로 되어 있는 정책적 차원의 지속사업적 성격의 것이다. 극소수 대학 한두 학과를 대상으로 한 BK21사업의 예산 규모도 2000억인데 반해, 34개 국립대학 전체 학부(과)를 대상으로 한 발전계획의 지원규모가 연간 5-600억 정도에 불과하다. 그 내용도 대학교육개혁 평가지원 사업의 지속적 확충으로 되어 있는 것을 보면, 결국 이 계획은 인플레나 예산규모의 증대를 반영한 같은 교육재정을 가지고 재정지원이라는 조삼모사식 당근(평가에 따른 차등지원을 명시하고 있으며 단위대학별로 보면 그야말로 비스켓 정도)을 통해 대학을 통제해보려는 시도에 불과하다고 하겠다.

3. 주요 사항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

1) 권역별 연합대학체제, 결국 군소지방 국립대죽이기이다.

2000년 7월에 발표된 국립대학 발전계획(안)에서 연구중심대학/ 교육중심대학/ 실무교육중심대학 등 3가지 모델과 특수목적대학 등으로 나누어져 있던 것이, 정부 확정안에서는 연구중심대학/ 교육중심대학 연구 교육중심대학 등 3개로 변경되고, 특수목적대학(교육/해양등)이 삭제되었다.

그러나 시안에서와 같이 연구중심대학은 서울대, 경북대, 부산대 등 지역거점대학들이 차지할 것이 거의 확실하며, 교육중심대학은 기타 국립대학으로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이번에 발표된 확정안에서는 권역별 연합대학체제 구성을 장기과제로 제출하고 있으며, 연합대학 총정원제 실시와 캠퍼스별 연구소 특성화 추진 및 공동연구소 개설을 내용으로 하고 있어 지역대학의 반발을 감안한 낮은 수위에서 발표되었지만 이는 말 그대로 반발을 우려한 한시적인 조치일 뿐 추진의지를 재확인 시켜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의 추진사항 중에 '통폐합이 이루어진 대학에 구조조정 자금을 지원하고 교수및 학생 정원 조정등 특별 인센티브 제공'은 결국 자율적이라고 하지만 재정적 압박을 무기삼아 강제적으로 통합을 시켜나가겠다는 것이다.

2) 책임운영기관화, 대학의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조처이다.

국립대학 발전계획에서 주요하게 다루고 있는 책임운영기관화는 아직 확정이 되지 않았지만 대학민주주의를 말살하는 파급력을 가지고 있다. 책임운영기관화는 영국의 공기업이 추진중인 것을 벤치마킹한 것으로 공공성을 유지하면서도 시장 원리에따라 운영하는 기업형 정부조직이다. 근본적으로 이는 수익을 내는 일반기업체에는 적용이 수월하지만 교육의 효과는 단기 계량적인 성과로 평가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기 때문에 성과평가의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도입하겠다는 것은 국립대학의 발전을 개별대학에 전가하겠다는 것에 다름아니며 장기적으로 민영화를 고려한 대책이다. 교육부장관이 총장을 임명하는 형태가 되는 책임 운영기관화는 대학의 자율성을 옭아매고, 신자유주의 교육재편에 탄력을 붙이기 위한 조처로 분석된다.

2001년 말까지 국립대학 책임운영기관화를 위한 법률이 검토되고 2002∼05년에 걸쳐 책임운영기관을 선정하여 시범사업을 실시하게 되며, 2006년 이후에는 점진적으로 모든 국립대학을 대상으로 확대 실시되는 것으로 나와있지만 시행에 있어서는 미지수이다. 우선, 책임운영기관화의 목표가 성과를 극대화한다는 측면인데 교육부분에 있어서는 단기적인 성과를 측정할수 있는 근거가 현실적으로 없다는 것이며 구성원들의 반발역시 상당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책임운영기관화가 현재 반발에 직면하고 있는 부분은 교육을 기업논리로 접근하고 있다는 면과 총장선출 직선제의 폐기한다는 면에 있다.

책임운영 기관화는 경직된 운영에서 벗어나 자율성이 보장되는 국립대로 만들겠다는 취지지만 이론일 뿐 교육부의 입맛에 맞는 활동과 성과를 내는 사업을 할 수밖에 없다. 이는 총장이 교육부장관과 경영계약을 체결하고 장관으로부터 조직권, 인사권, 재정권을 이양받는 반면 실적에 대한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일명 고용사장제와 같기 때문에 성과가 미흡할 경우 언제든지 쫓겨나야 한다. 최악의 경우는 대학 상황을 잘 모르는 사람 인물이 비현실적인 안을 가지고 총장이 될 경우이다. 성과를 내기 위해 각가지 비교육적인 사업을 추진할 것이 자명하고 구성원들의 의지와는 무관한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책임운영 기관화한 대학은 심의, 의결 기구인 대학 평의회조차 설치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교육부는 아직 여기에 대한 대책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사례로는 작년 책임운영기관화 된 국립극장은 절반에 가까운 인원을 구조 조정했다. 책임운영기관화의 무서운점은 바로 이런 점이다.

3) 대학평의원회, 민주를 가장한 들러리기구에 불과하다.

'학내 민주적 의사결정기구의 도입을 통해 일부 교수중심의 폐쇄적 대학운영체제에서 벗어나 학내 구성원 및 지역사회의 요구를 적극 반영'한다는 취지로 확정안에서는 시안과 같이 「대학평의원회」설치가 포함되어 있다. 확정안에서는 ▲가칭 대학평의원회를 각 대학이 선택하도록 하는 방법 ▲국립대학 전체에 대학평의원회의 도입을 의무화하는 방안 등 두가지 도입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대학평의원회는 대학경영층(당연직, 4인 이내), 교수 대표, 직원 대표, 학부모 대표, 동문회 대표, 교육부장관이 추천하는 자, 지방자치단체장 또는 지방자치단체장이 추천하는 지역 사회 인사 등 구성하도록 적고 있다. 학내 정책, 예산 및 결산 심의, 의결, 총장 및 단과대학장 선출 방식에 대한 사항 심의, 의결 기능을 가진다. 이 안은 대학의 열린 운영과 지역의 연계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대학 평의회는 그 구성에서도 학원의 중요한 주체인 학생들은 완전배제하고 있다. 따라서 학내구성원들의 참여가 골고루 보장된 대학운영위원회가 서지 않는 한 이 부분 역시 빚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대학평의원회는 대학운영위원회 도입으로 전환되어야 하며 이는 법령으로 강제화 시키는 투쟁이 병행되어야 한다.

4) 공교육포기, 교육재정의 민중전가

국립대학 특별회계법 저지없이 발전계획안 철회없다.

특별회계제가 수면위로 다시 부상했다. 정부는 국립대학 특별회계법 및 동법시행령을 2001년 제정하고 2002년부터 시행한다는 계획을 확정발표한 바 있다. 수익 사업 등 세입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예산 편성 및 집행의 자율성 부과해 자율적인 경영혁신을 추진하고. 또한 대학재정운영위원회(가칭)을 설치, 심의를 거쳐 대학 총장이 등록금 수준을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자율화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즉, 대학도 수익을 남겨야 한다는 시장 원리를 적극적으로 표방하고 있다. 수익 사업 등을 통해 세입 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국립대학 특별회계다. 등록금 수준을 심의하는 대학재정운영위원회는 교직원과 학부형, 외부위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학생들은 또다시 배제했다.

국가에서 부담해야 할 교육재정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떠넘기는 국립대학 특별회계제가 도입될 경우, 수익사업과 기성회비 인상, 서울대에서 문제가 되었던 졸업생에 대한 도서관 사용료, 주차료 징수 등 대학이 교육의 장이 아니라 영리집단화 될 가능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특별회계가 문제가 되는 것은 전반적으로 교육재정의 책임을 민중들에게 전가한다는 데 있다. 특별회계가 도입될 경우는 사립대와 보조를 맞추기 위해 더욱 기하 급수적으로 등록금이 인상될 수밖에 없다.

또 한가지 주요하게 제기되는 문제는 국립대 기성회직원들에 대한 고용승계 문제이다. 정부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는 99년 경영진단결과에서도 '기성회직 처우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정부는 기성회직에 대해 계약직으로 승계할 것을 밝히고 있지만 전면적인 승계가 아니라 선별적인 승계라는데 문제점이 심각하며 노동조합을 중심으로 한 기성회직원들이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확인되고 있는 사항은 계약직 역시 정년을 보장한 계약직이 아니라 1년 혹은 3년 단위의 계약직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작년 5월 경북대의 모처장의 '퇴직적립금을 책정한 것은 기성회직들의 퇴직금'이라고 했던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올해 상반기나 하반기 들어서면서 대학당국은 기성회직에 대한 희망퇴직이나 명예퇴직을 강요할 것이다. 특별회계제 도입을 정부에서 강력히 추진하는 것은 특별회계제가 국립대 구조조정의 돌파구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대학 재정운용의 자율성을 준다는 측면과 동시에 운용실적에 대한 평가지표로 활용차등지원의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립대 특별회계제도 도입을 저지하지 못한다면 국립대 구조조정안은 이미 절반의 성공을 하고 들어가는 것이다.

5) 계약 임용제 및 연봉제, 교수사회 역시 반발하고 있다.

전국 국공립대학교 교수(협의)회는 지난 12월 28일 경북대에서 임시총회를 갖고 계약임용제와 연봉제 등을 내용으로 하는 국립대학 발전계획 확정안을 강력히 비판하며 즉각 철회를 촉구했다. 국교협은 지난 8월 중 국립대학 발전계획(안)과 관련한 공청회를 갖고 강력하게 반발하며 철회를 요구한 바 있다. 확정 안에도 계약임용제와 연봉제 등 교수사회의 변화를 가져오는 내용이 나오자 위기감을 가지고 대처하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역시 쉽게 이 문제를 포기하려 들지 않을 것이다. 계약 임용제와 연봉제는 교수사회를 압박할 수 있는 중요한 무기가 될 것이며, 교원노동력 유연화 등 일련의 조치와도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교수업적 평가제는 연구중심교수는 연구실적에 가중치를 부여하고, 교육중심교수는 교육실적에 가중치를 부여한다는 내용으로 2002년 적용이 예상되는 단기과제이며 올 6월경에 재임용제와 연봉제관련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연구와 교육은 떨어져 있는 별개의 것이 아니며, 또 교육실적을 어떤 근거로 평가하느냐 등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이 부분은 교직발전 종합방안과도 맞닿아 있는 정책으로 교수사회의 강력한 반대가 예상된다. 또한 교수사회의 연봉제는 곧바로 우리 직원들의 연봉제실시와 맞물려 있는 사항이기에 함께 막아내지 않는다면 현장이 무너지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6) 교육재정 확보없이 대학발전은 있을 수 없다.

우리나라의 교육발전은 대부분 서민들의 호주머니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국립이건 사립이건 마찬가지이다. 국가도, 기업도, 사학재단도 학부모가 부담하는 교육비에 비하면 그규모는 미흡하기 이를데 없다. 김대중 정권이 들어서면서 약속했던 GNP 6% 약속은 이미 물건너간지 오래다. 98년 4.5% 99년 4.3% 2000년 4.1%로 계속떨어지고 있는 것이 교육예산이다. 특히 대학 관련 예산은 김대중정부가 대학을 육성할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이 들 정도다. 교육인적자원부가 밝힌 2001년 대학 관련 예산은 모두 1조3천5억인데, 이는 2000년보다는 3,490억원이 증가한 것이나 1조,3천61억원이던 99년에는 미치지 못하는 액수다. 이로 인해 교육인적자원부 전체 예산 대비 대학 예산 비율 역시 99년 7.6%, 2000년 6.4%, 2001년 6.5%로 아직까지 99년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대학 교육의 내실을 기할 수 있는 국립대학 실험·실습기자재 확충비는 99년 920억원에서 2000년 850억원, 2001년 853억원으로 삭감되었으며, 공·사립대학 시설·설비 확충비 역시 99년 850억원에서 2000년 800억원, 2001년 800억원으로 삭감되었다. 반면 평가를 통해 대학별로 차등 지원하는 예산인 대학교육개혁추진 예산은 99년, 2000년 각각 500억원에서 2001년에는 600억원으로 100억원이 증가했으며, 대학의 다양화 특성화 육성지원 예산은 99년 450억원에서 2000년과 2001년에는 각각 630억원으로 180억원이 증가했다.

이처럼 교육재정을 확보하지 않으면서 김대중 정부가 21세기의 국가경쟁력의 원천은 '지식'과 '정보'라며 앞으로 교육을 국가발전의 핵심전략으로 삼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공염불에 지니지 않는다. 과연 교육재정의 확보방안은 없는가? 교육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있다고 밝힌다. 이미 오래전부터 계속되어 온 미군기지 임대비용 징수라든지 불로소득자에 대한 특별세 국방비 삭감등 국가예산을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면 얼마든지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4. 마치며

살펴본 바와 같이 국립대 발전계획안은 엄청나게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으며, 가뜩이나 민중에게 교육비가 과다하게 부담된 남한의 교육 현실에서 더욱 민중의 삶을 어렵게 만들어갈 것이며, 소위 '교육 때문에 이민가는' 현상도 더욱 심화될 것이다. 또한, 교육에의 전면적 시장원리의 도입은 대학간 경쟁, 그리고 대학구성원들 간의 경쟁을 심화시킴으로써 자율적인 학문을 불가능하게 하여 대학의 가장 중요한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장기적인 학문의 성과를 기대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또한, 현재 시행 예정인 국립대 발전계획안은 장차 사립대에도 계속해서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는 남한 사회 교육 전반에 엄청난 파장을 그리면서 교육체제 전반을 혼란으로 몰고 갈 것이다. 지난 6월 20일부터 6월 22일까지 서울대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교수·대학노동자·학생 등 대학교육의 3주체가 모여서 이러한 국립대 발전계획안에 대한 반대의 뜻을 명확히 제출하고, 앞으로 3주체가 힘차게 투쟁해나갈 것을 결의한 바 있다. 또한, 교육의 공공성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은 결코 대학 구성원들만을 위한 것일 수는 없으며, 민중생존과도 불가분의 관계를 맺고 있음을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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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단계 발전계획의 수립일정(계획추진 2001.1.-2001.6, 평가사업 시행 2001.8.-2001.10)을 보면 유보라고도 할 수 없다.
2) 교육(인적자원)부 2001.2.8.자 대행91090-158 '국립대학발전위원회 및 지방대학육성위원회 위원 후보자 추천의뢰' 공문에 의하면, 교육부가 선정한 기관이나 단체들에서 1명씩 추천을 받아 전문가 풀을 구성하고 그 중에서 교육부가 위원을 선임하는 방식이다.
3) 김 대통령의 교육재정 GNP 대비 6%확보 공약에도 불구하고 97년 4.47%에서 오히려 매년 감소하여 2000년에는 4.22%로 축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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