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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단계 진보교육의 구상과 당면과제

현 단계 진보교육의 구상과 당면과제

포럼준비팀


제1절 진보적 교육구조의 기본 구상

1. 고등교육의 확대와 대중화

생산력의 발전은 교육기간을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왔으며 동시에 생산력의 재생산과 발진을 위해서도 교육기간의 확장은 불가피하게 요청되고 있다. 더욱이 사회가 분화, 전문화됨에 따라 기본교육의 확대, 충실화와 함께 각 학문 분야에서는 심화된 교육이 필요해지고 있다. 또한 개인의 전면적인 발달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됨에 따라 교육의 연장은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 현실의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그리하여 현 시대에 '누구나 언제라도 교육받을 수 있다'는 열린교육이 적용되어야 될 중심적 영역은 고등교육으로 이동하고 있다. 대학교육은 소수 선별된 사람에게만 합당하다고 생각되던 시기는 선진자본주의국가에서는 이미 끝나고 있으며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대학교육은 이미 대중화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대학교육의 확대를 추동하는 근거는 학력간 임금격차의 해소, 과열과외의 방지를 위한 수단으로서, 또는 고급지식을 산출하고 전수할 수 있는 고등교육의 질이 정치 공동체 성쇠의 관건이 된다는 '국가 경쟁력'의 담론 수준1)에서였다. 더욱이 최근의 대학교육은 진리탐구, 인간인식의 심화로서 학문의 발전이라는 대학교육의 중심과 목표로부터 자본이 요구하는 노동력의 배출로 급속하게 이동하고 있다. 즉 신자유주의에 입각한 교육의 상품화와 시장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대학이 자본의 직접적 통제하로 들어가고 있으며 대학교육이 심각하게 왜곡되고 불구화하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2)  대학이 살아남으려면 학생이라는 소비자를 재주껏 끌어들이고 교과과정이라는 상품메뉴를 그들의 입맛에 최대한 맞게 꾸며서 내놓으라는 것이고 학생들은 졸업 후 생존하기 위해서 자본이 필요로 하는 능력을 준비하는 데 골몰하게 된다.

그러나 대학교육의 확대에 대한 본질적 요청은 사회적 생산의 성격변화에 대한 대응, 인간과 세계에 대한 인식의 심화, 개인의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는 점에서 찾아야 한다.

첫째, 사회적 생산과 관련하여 과학기술혁명의 성과에 의한 새로운 생산력은 노동 대체적 성격을 핵심적 특징으로 하고 있으며 이러한 생산력의 발전 경향은 사회적 생산의 중요부문에서 지속될 것이다. 따라서 발달된 생산력을 재생산할 뿐만 아니라 생산수준을 발전시키고 인간과 자연이 조화를 이루는 기술의 개발로 전진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인식의 심화가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대학교육의 확대와 학문적 수준의 심화가 필연적인 것이다.

또한 컴퓨터에 의해 통제되는 로봇과 자동화 라인이 인간의 직접적 노동을 대체함에 따라 새로운 생산력은 인간에게 더욱 많은 자유를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물질적 조건의 변화는 인간의 다면적 능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교육기간의 확대를 먼 미래의 일이 아닌 현재적 과제로 부상시키고 있다. 대학교육의 확대와 교육기회의 사회적 보장을 통해 '각자의 필요와 각자의 능력에 따른 교육을'이라는 진보적 교육의 구상은 일보 전진할 것이다.     

둘째, 인간의 사회에 대한 철학적, 과학적 인식의 심화와 전문화는 기존의 중등교육으로 소화해내는 데 한계를 가질 것이며 인류의 지적, 실천적 성과물들을 유지, 발전시키는 데 있어서 교육기간의 확대는 필연적으로 요청될 것이다. 중등교육에서 공통적 교육과정과 개인의 개별적 능력을 발견하고 준비하는 것이 충족된다면 대학교육에서 이를 본격적으로 심화시키는 것이 교육의 일반적 과제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인간의 전반적 교양의 수준을 높이고 개인의 특수한 능력이 발휘되기 위해서 대학교육의 대중화는 기본적 경향이며 동시에 이를 목적 의식적으로 추진하여야 한다.

고등교육의 대중화를 전망하는 진보적 교육구조에서 대학은 다양화된 학문을 심화된 수준으로 제공할 것이며 모든 사람이 자신의 능력과 필요에 따라 진학할 수 있도록 개방화되고 기회를 최대한 보장해야 할 것이다.

2. 후기 중등교육의 통합적 운영

고등교육의 대중화를 전망하는 진보적 교육구조에서 중등교육은 특수교육, 전문교육과는 구별되는 일반교육, 보통교육의 지위를 가진다. 이러한 중등교육의 지위는 학생들의 발달에 필요한 기본적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것, 학생들을 조기 선발하여 학생들의 진로를 조기결정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등교육이 보편화됨에 따라 전기중등교육 즉 중학교 교육은 공통의 교육과정의 제공을 기본적 골격으로 하고 고등학교는 인문, 사회, 예술, 기술, 과학과정 등 다양한 과정을 제공하는 통합형 학교체제를 구축하는 것을 기본 구조로 한다. 이는 중등교육이 완결적 형태로서 일단락 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학생이 전문대학 또는 대학으로의 진학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실업학교는 통합형 학교로 전환되며 과도기적으로 존재할 실업학교는 기술, 산업에 대한 교육과정이 중심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여건이 준비되었다는 점에서만 일반 통합형 고교와 구분되고 실업계고교에서 전문대학, 대학으로의 진학이 일반 고등학교와 형식적, 실질적으로 차별이 없는 학교로 기능할 것이다. 따라서 실업계 고등학교는 통합형 학교의 기술과정으로 개편되며 중학교에서 하위성적의 학생이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기술, 공학, 공작에 관심이 있고 능력이 있는 학생이 지원하는 형태로 재구조화되어야 한다. 중등교육은 통합형 학교를 기본으로 하는 단선형 학제로 운영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과학, 예술, 체육분야 등에 대한 소질과 능력이 뛰어난 학생들에 대해서는 별도의 전문적인 특성화 학교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단선형 학제는 자본주의 사회의 현시대에는 학생들의 선발의 시점을 연기함으로써 학생들의 사회이동의 폭을 확대하며 정차 사회에서는 자신의 능력과 관심을 발견하고 최대한 실현할 수 있는 자유로운 조건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복선형 학제에 비해 장점을 갖는다. 복선형 학제에 의해 10대에 자기운명이 결정되는 조기 선발구조는 부득이 학생의 출신배경이 크게 반영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유럽의 경우에도 직업기술을 강조하는 최종학교로서 직업준비 중등교육기관에는 대다수가 노동계급 출신 학생들이 들어오고 있는 반면 대학진학을 준비하는 엄격한 인문계 고등학교에는 중상계급 출신 학생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취학하고 있다. 동시에 직업준비 중등교육기관은 대학진학 자체가 제도적으로 봉쇄된 채로 직업교육만을 일면적으로 실시하기 때문에 이것 역시 노동과 교육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조화로운 인격성장을 도모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복선형 학제가 조기 선발체계에 의해 소수만의 후원적 사회이동을 보장해주는 대신 대다수의 노동계급을 불리하게 조건지어 놓는 지배계급 편의의 학제라고 할 수 있다. 3)

또한 단선형 학제는 교육적 평등이라는 차원에서도 필요한 것일 뿐만 아니라 향후의 생산력의 발전과도 일치되는 것이다. 생산력의 발달과 과학기술수준의 전문화, 예술적인 분야의 심화로 단순 숙련직 노동을 제외하고는 전문대학 이상수준의 교육을 요청할 것이며 따라서 인문계 고등학교와 계열적으로 명확히 구분되는 상업계 고등학교, 공업계 고등학교로의 조기 분화에 대한 필요성은 감소될 것이다. 이러한 실업계 고교의 지위변화는 이미 나타나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진보적 사회에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관심과 능력을 탐색하고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더욱 확대될 것이며 이를 보장하기 위한 중등교육의 학교제도는 단선형 학제를 기본 틀로 할 것이다. 따라서 진보적 교육구조에 있어서 중등교육에 대한 기본구상은 통합형 학교형태를 통한 다양한 과정을 제공하는 것으로 재구조화하는 것이다. 4)
 

3. 기초교육의 내실화

기초교육은 학생의 인간으로서의 인격적 기초, . 학습을 의한 인지적 기초, 그리고 삶을 살아가는 신체적 기초가 형성되어 간다는 점에서 특별히 강조되어야 한다. 생산력이 일정하게 발달한 나라에서 기초교육은 이미 의무교육으로 전진한 상태이므로 내실화를 이루어 내는 것, 전면적 발달을 위한 교육의 기초를 튼튼히 하는 것으로의 중심이동이 요청된다. 즉 유아교육, 초등교육의 외연적 확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뿐만 아니라 내용적으로 교육의 질을 상승시키고 심화시키는 것이 현 단계 기초교육에 대한 진보적 방향이다.

이를 위해서는 아동중심의 교육사상에 입각한 교육, 즉 아동의 세계에 대한 이해와 교육적 발달단계에 조응하는 교육이 이루어 져야 한다. 사회에 대한 인식이 미분화되어 있고 생활범위를 중심으로 아동의 세계가 구성되어 있으므로 이로부터 아동의 관심을 포착하여 자연과 세계에 대한 인식을 확대하고 심화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특히 생산력의 발달과 정보화의 진전은 기본교육이 정확하게 이루어지는 것을 요청하고 있다. 단순히 학생들이 주어지는 지식을 암기하고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세계에 대한 인식의 방법을 획득하고 이를 활용하는 교육적 능력을 신장하도록 하는 것으로의 기본교육의 전환이 이루어 져야 한다.

또한 삶의 인격적 기초가 형성된다는 점에서 사회생활에서 바람직한 인간성장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교육적 조건을 형성하여야 한다. 공동체 의식을 형성할 수 있는 단체활동의 활성화, 노동의 즐거움과 인간생활의 기초를 체험적으로 얻을 수 있는 노작교육의 결합 등이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기초교육이 내실화되기 위해서는 기초교육이 충실히 이루어 질 수 있는 교육환경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교원과 학생의 밀접한 상호작용이 가능하도록 거대 규모의 학교를 중소규모로 축소하는 것, 학급당 학생 수를 감축하는 것, 학생에 대한 적정규모의 교사를 확보하는 것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충실한 기초교육'은 공문구에 그치고 말 것이다. 또한 교육과정에 있어서 학생의 인지적, 예술적 능력을 발달시키는 교육과정을 기본으로 사회적 공동성을 중요시하고 내면화 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 학생의 신체적 활동과 노동을 결합할 수 있는 노작교육의 실시 등이 결합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개별화되고 공동체적 연대가 약화되고 있는 조건에서 이러한 교육의 중요성은 증대하고 있다.

4. 평생교육의 전면화

생산력의 발달과 인간의 물질적 생활수준의 향상은 사람에게 있어 교육의 연장과 일생에 걸친 지속적 교육의 필요성을 높여왔으며 가능성을 현실화하고 있다. 1960년대 중반부터 성인교육의 필요성과 중요성의 차원에서 제기되었던 평생교육의 개념이 21세기를 앞둔 1990년대에 있어서 교육의 중심적인 부분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추세의 반영이다. 유네스코의 21세기 교육위원회는 가속화되고 있는 변화와 급속한 세계화의 시기에 평생교육이 이루어지는 학습사회를 교육의 유토피아로 제시한다.  

 "평생학습의 개념은 21세기를 여는 열쇠의 하나로 등장한다. 그것은 초기교육과 계속교육사이의 전통적인 구별을 뛰어넘는다. 그것은 급속하게 변화하는 세계에 의해 제시된 도전들에 대응해 나간다. 평생교육은 노동의 성격변화에 적응해야 할뿐만 아니라 또한 전인의 지속적인 형성과정-지식과 적성은 물론 비판능력과 행동능력까지도-을 구성해야 한다. "5)

교육은 본질적으로 인간의 삶과 함께 지속되는 생활의 과정이며 그러한 의미에서 본래적으로 교육은 인간의 노동과 결합된 평생교육이다. 전 자본주의 사회에서 교육과 노동은 미분화된 형태로 존재하였으며 노동과정에서 자연과 사회에 대한 인식을 심화시켜 왔다. 그러나 자본주의는 생산수단으로부터 노동력을 분리시켰을 뿐만 아니라 분업화되고 반복적인 노동과정에 인간을 종속시킴으로써 노동과 교육의 분리를 초래하였다. 즉 노동과정이 인간 제 능력의 실현과 발달이 아니라 소외되는 노동을 통해 인간 제 능력의 마모와 상실로 귀결되었다.

자본은 초기의 축적단계에 저임금을 목적으로 아동을 장시간의 노동현장으로 내몰았고 이로써 성인은 물론 아동도 최소한의 교육으로부터 분리되었다. 생산력의 발전과 교육에 대한 노동자들의 요구로 공교육이 창출되었으며 교육은 생산현장으로부터 분리된 학교에서 특화되어 진행되었고  학교를 떠남으로써 체계적인 교육은 종결되었다. 즉 일정수준의 학교교육을 이수한 이후에 생산과정에 편입되어 동일한 형태의 노동에 반복적으로 종사함으로써 '생산노동과 교육의 지속적 결합'은 실종되고 교육은 인생의 특정 시기로 국한되었다.

그러나 생산력의 발달은 자본주의사회에서도 학교교육의 확대와 일생을 통한 계속교육, 지속교육, 영속교육이라는 용어로 평생교육을 등장시켰다. 6)      

이와 같이 평생교육이 현실적인 교육의 과제로 제기된 것은 생산력의 급속한 발달과 인간의 생활양식의 변화에 근거한다. 먼저 과학기술혁명이후 생산기술의 급격한 발전과 부단한 혁신은 노동력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의 필요성을 요청하였으며 학교교육을 마치면 교육 또한 종결되는 것으로 생각되었던 기존의 관념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즉 학교교육을 통하여 배운 것을 생산현장에서 적용하고 응용하는 것이 최근까지 교육과 노동의 결합 관계였다면 생산기술의 경신이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현 단계는 이러한 관계의 변동이 불가피해졌다. 산업구조의 변화와 생산현장의 기술혁신을 중심으로 학교의 교육과정이 변경되고 있으며 또한 노동력에 대한 지속적인 재교육으로 정규적, 비정규적 교육기간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과학기술혁명을 바탕으로 한 생산의 자동화와 생산력의 증대는 노동시간의 단축과 유연성을 가져오고 있으며 이는 노동이외에 자유로이 제어할 수 있는 시간의 전반적 확대를 가져왔다. 이러한 여가시간의 증가는 노동력의 생물학적 재생산뿐만 아니라 생물학적, 지적, 문화적 재생산이라는 모습으로 변화시켜갈 조건을 형성하였다. 다시 말해 생산력의 발달은 사람들이 노동력을 육체적으로 재생산하는 것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지적, 문화적으로 삶의 내용과 지평을 넓혀갈 수 있는 조건의 창출을 의미한다.

신자유주의는 이러한 상황변화를 반영하여 평생교육을 표방하고 있으며 자신의 교육적 과제로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에 있어서는 평생교육의 물적 기반을 와해시키고 있다. 왜냐하면 신자유주의는 자본의 축적을 지속하기 위하여 대량실업을 창출하고 있고 작은 정부를 내세우면서 사회보장을 축소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써 평생교육은 교육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는 소수의 교육으로 제한되고 교육의 방향도 자본이 요청하는 것으로 한정된다.  

진보적 교육사상은 생산노동과 교육의 결합이라는 차원에서 평생교육에 대한 기본관점을 이미 제출하였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인간은 사회적 노동을 통하여 자신의 삶을 사회적으로 재생산하고 구체적 노동을 통하여 자신을 실현한다. 이러한 노동과정에서 인간은 자연과 사회에 대한 인식을 심화시키고 실천적 능력을 향상시키며 동시에 이러한 이론적, 실천적 성과를 교육함으로 하여 노동의 생산성을 발전시킬 수 있으며 인간적 노동으로 나아가는 길을 넓히게 된다. 노동이 인간의 본질적 요소이며 인간생애의 전 과정과 결합되어 있는 것과 동일하게 교육은 평생에 걸쳐 진행되는 것이다. 즉 학교에서 '교육-생산노동의 결합'에서 교육의 본질을 실현하려는 교육사상은 '생산노동-교육의 결합'을 내용으로 하는 평생교육의 기본적인 관점을 제시한다. 삶의 실현으로서의 노동과 인간생활의 지적, 실천적 능력의 향상으로서의 교육은 삶의 기본과정이자 계기이다.

진보적 교육사상은 '각자의 능력에 따라, 각 자의 필요에 따라!' 교육받을 수 있는 교육권의 신장을 내용으로 하며 이러한 관점에서 대중적인 평생교육의 보장을 중요한 과제로 제기하고 있다.


5. 지역사회의 교육적 역할의 강화

산업구조의 변화와 도시화가 진행됨으로 하여 농업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강고한 지역사회는 붕괴되었다. 특히 도시의 경우 주거지역과 사회적 노동에 종사하는 공간이 상이함에 따라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공동의 활동과 지역사회의 연대는 약화되었다.

그러나 도시화가 진행된 상황에서도 청소년들이 생활하는 범위는 지역사회를 넘어서지 않는다. 즉 도시지역의 경우 부모와 교사의 생활반경이 도시전역, 도시와 도시를 넘어서는 데 비해 학생들의 주 활동 범위는 학교와 가정을 중심으로 한 지역이다. 학생들의 지역사회의 범위 내에서 활동하고 있음에도 학교를 제외하고는 지역사회에서 공공의 교육적 기능이 제공되고 있지 못하며 사교육에 의존하거나 방치되는 상황이다. 가족이 핵가족화 되고 지역사회의 동질감이 약화됨에 따라 가족과 지역사회의 교육적 역할 은 사실상 소멸되고 있다. 지역사회의 의식적인 교육적 역할은 소멸된 반면 학생을 둘러싼 지역사회의 여건은 자본주의 상품경제 논리에 의해 비교육적인 형태로 변화되고 있다. 따라서 청소년들의 교육환경의 총체적 재구조화의 차원에서 지역사회의 교육적 기능의 복원과 강화가 절실해지고 있다.

현재 지역사회의 교육적 상황은 지역사회의 비교육적 요소의 증대, 지역사회의 공적인 교육 프로그램의 부재로 특징지어진다. 지역사회가 자율화되고 분화됨에 따라 지역사회의 교육적 기능 또한 자생적인 영역에 남겨두는 것이 아니라 의식적이고 계획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교육이 삶에서 차지하는 영역이 확장됨에 따라 해당 지역의 공교육의 공고화와 지역의 교육적 조건을 개선하여 '교육적인 지역사회'를 건설하는 것이 핵심적 과제이다.

신자유주의의 교육개편에서 지역의 교육적 역할에 대한 강조가 이루어지고 있는 데 이는 공교육의 '효율성의 강화, 공공성의 약화'라는 방향에서 추진되고 있다. 즉 교육에 대한 국가적 개입이 철회되고 지방의 결정권이 강화됨에 따라 지역사회간의 교육경쟁은 본격적으로 전개되며 경쟁의 목표는 현실적으로 자본이 요구하는 노동력의 양성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 나아가 자본운동에 대한 규제의 완화로 자본의 이동이 자유로와 짐에 따라 각 지방별로 자본을 유치하여 지역사회를 발전시킨다는 전략이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목표에 입각하여 교육부문에 있어서는 자본에게 매력적인 교육사회적 조건과 환경의 조성에 선차적으로 관심을 두게되고 교육과정과 교육제도 등 교육구조가 재편되고 있다. 따라서 자연발생적인 지역사회의 교육은 자본운동을 승인하고 이를 촉진시키는 교육구조로 연결될 것이며 이러한 상황의 전개는 지역사회의 교육적 역할의 강화만으로 공교육의 지위가 공고해질 수 없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사회와 교육의 밀접한 결합은 지역에 방임되는 것이 아니라 국가적 차원에서 공교육의 강화라는 일정한 기준에 근거하여 진행되어야 한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응이 국가적 차원에서 이루어지지 못할 때, 지방의 차원에서 신자유주의의 교육재편에 대한 대응은 더욱 어려워지는 것이다. 따라서 지역사회의 교육적 역할의 강화는 진보주의적 교육구조의 수립이라는 전반적 관점에 근거해서 추진되어질 때, 지역적인 조건에 맞는 교육이 이루어 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가 교육적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거대한 학교로 변화될 것이다. 결국 교육의 전반적인 차원, 즉 국가적인 차원에서 교육의 운영원리에 대한 근본적 혁신을 진행, 또는 전망하는 가운데서 지역사회의 교육적 역할이 배치되어야 할 것이다.

6. 새로운 단위학교구상

80년대까지 유지되어 온 표준화된 학교형태는 더 이상 미래의 시대뿐만 아니라 현시대에도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점차 명백해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학교에 대한 모색이 공교육체제의 외부에서 뿐만이 아니라 내부로부터도 제기되고 있다. 기존의 공교육에 포괄되어 있는 획일적인 유형의 학교에 대한 대안으로서 학교의 경직성이 노정되는 시기부터 대안학교가 등장하였다.7) 대안학교론은 기존의 공교육제도가 학교의 형식과 가치관에 있어서 교육의 본질로부터 이탈되어 있다고 진단함으로써 대안학교의 등장의 필연성을 제기한다. 즉 첫째, 학교의 형식에 있어서 국가의 힘과 관료적인 조직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기존의 공교육제도는 학습자 개인의 욕구를 만족시킬 수 없음은 물론이고 국가의 필요에 따라 원치 않는 것들을 개인들에게 강요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둘째, 오늘날의 학교는 도구적 이성을 바탕으로 한 지식위주의 교육내용과 인간과 자연을 엄격히 분리된 관계로 보는 가치관을 지니고 있으며, 산업사회에 필요한 노동력을 양성하기 위한 통제위주의 대량교육체제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대안교육의 또 다른 중요한 의미는 근대성을 기반으로 하는 기존의 학교교육과는 다른 세계관과 가치관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8)

기존의 학교에 대한 개편작업은 신자유주의 교육사상에 의해서도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으며 현 단계 신자유주의의 핵심적인 개편대상이 학교이다. 80년대 후반이후 자본의 세계화가 진행되고 과학기술을 매개로 한 자본의 경쟁이 치열해짐에 따라 선진자본주의 국가를 중심으로 종래의 거대체제로 운영되는 획일적인 방식의 학교운영제도에 대한 변화의 요청이 강화된다. 이에 따라 새로운 형태의 학교가 공교육체제 내에서 모색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등장한 것이 미국의 협약학교와 영국의 재정지원학교이다. 협약학교와 재정지원학교는 학교운영에서 자율성을 부여함으로써 공교육제도가 내포하고 있는 관료주의의 획일성 문제를 극복하고자 한다는 점이다.

학교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모색은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의 긍정적인 부분으로서 다양성, 자율성은 교육이 이루어지는 형식이 본질적 속성이다. 즉 교육의 주체인 학생들의 능력과 조건이 다양하고 개인의 발전과 성장이 불균등하므로 가장 이상적인 형태의 교육은 학습자의 개별적 조건에 근거한 구체성의 교육이다. 따라서 획일성, 강제성, 표준성은 상품의 생산에는 적합하지만 개인적 차이와 사회적 조건의 상이함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인간의 성장에는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정적이다. 80년대 중반까지 포드주의적 생산방식이 사회의 전 범위에 영향력을 행사함에 따라 교육은 관료적 통제를 근간으로 표준화된 형태를 가지게 되었으며 이러한 학교의 형태는 80년대 후반 이후 새로운 생산력과 모순이 심화됨으로써 다양한 변화를 강요당하게 된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의 다양한 형태의 학교의 모색은 교육의 논리에 의해 추동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시장의 상품논리에 의해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자본의 이윤실현에 적극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거나 수요자의 수요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가능성의 영역에만 존재한다. 따라서 신자유주의 하에서 학교의 다양한 전개는 미래의 불투명성을 동반하며 시장에 요청되는 부분적인 능력의 형성에는 조응할 수 있을지라도 전면적인 교육의 실현에 있어서 한계가 예상된다.

진보적 교육사상에서 새로운 학교는 유연한 학교, 자율적인 학교, 공동체적인 학교이다. 그리고 이러한 학교들이 개별성, 국지성, 지역성으로 분자화되거나 파편화되지 않고 보편적인 기반 위에서 구축되는 것은 진보적 교육사상의 사상적, 이론적 우월성을 바탕으로 지도되어진다는 점에 있다. 즉 교육에 대한 중앙집권적인 통제와 지시에 의해 학교교육의 보편성이 확보되는 것이 아니며 동시에 학교에 대한 자율성의 인정이 보편적 기반의 부정으로 연결되는 것도 아니다. 진보적 교육사상의 교육적 원리와 방법에 입각하여 지역과  개인에게 적합한 형태의 교육이 이루어지며 학교는 이러한 지역과 개인의 다양한 조건을 매개한 특수한 형태를 가지며 이를 통해 교육의 보편성은 폭을 확대하고 심화시킬 수 있다. 그리고 이 과정은 교육활동에 참여하는 교육주체들의 자주성과 창조성의 증대를 통해서 이루어 질 수 있다.

진보적 교육에서 공교육은 자율성과 다양성을 바탕으로 한 새로운 학교를 추동하며 이러한 학교의 현실화는 진보적 공교육의 수립을 향한 투쟁을 통해서 이루어 질 수 있다. 공교육전반의 개편을 전망하지 않는 개별적인 차원의 대안학교운동은 자본주의의 운동논리에 포섭되거나 아니면 지속적인 파산과 약화라는 위기에 직면하면서 명맥의 유지에 만족해야 할 것이다.  

기본적인 교육과정을 중심으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지는 교육과정이 운영되는 학교, 지역과 학생들에 적합한 교육이 이루어지는 학교, 교육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조직체계를 갖는 학교, 교원들의 민주적 참여가 보장되는 학교가 진보적 사회의 학교에 대한 기본적인 구상이다.

7. 교육주체의 자주적 활동보장

교육주체의 자주적 활동을 보장하는 것은 교육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제임에도 자본주의 교육구조에서는 간과되거나 중요성이 부여되지 못했다. 이것은 지금 가지의 교육제도가 지배체제의 이데올로기적, 경제적 재생산에 복무하는 것을 목적으로 함으로써 교원과 학생의 전면적인 자주성 발전에 관심을 두지 않는 것과 관련된다. 교육과정, 교육행정, 교육재정, 교육제도 등에 대한 내용이 교육학에서 중심적인 지위를 가지는 것과는 달리 교육주체인 교사 학생의 교육적 활동구조에 대해서는 부차적인 위치에 방치되었다. 그러나 진보적 교육구조에 있어서 교육주체의 자주적 활동을 보장하는 것은 핵심적인 문제이며 이를 통해서만이 교육의 본질이 실현될 수 있다. 따라서 교원과 학생의 자주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제도적 조건을 확보하는 것은 진보적 교육구조의 기본적 내용이다.   

(1). 교원단체의 활성화

교육은 교육내용을 매개로 교육자와 학생과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학생의 지적, 실천적 능력을 개성적이고 전면적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교육의 직접적 주체인 교육자의 올바른 교육관과 교육이론, 교육내용에 대한 준비를 전제로 한다. 즉 교육에 있어서 교육환경, 교육제도 등도  중요한 요인이지만 교사들의 직접적인 교육실천이 핵심적인 것이다.

현재의 교육뿐만 아니라 미래의 교육 또한 교육의 질은 교원의 질을 넘을 수 없으며 교사의 자율성에 대한 제한은 창의적 교육에 대한 제한이다. 교원과 학생들 사이의 인격적 관계를 바탕으로 학생들의 지적, 실천적 능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원의 교육자적 자주성과 교육적 열정을 높이는 것이 관건적인 문제이다.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교육은 교사를 주체로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교육노동에 대한 통제의 관점에 섬으로써 교사의 자주성을 억압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교육은 자본의 이데올로기를 재생산하는 것으로 기능하며 이를 보장하기 위하여 교사의 교육노동에 대한 감독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이를 벗어나는 것에 대한 사상적, 제도적 통제를 수행한다. 그리고 공교육을 매개로 국가기관에 고용되는 공무원의 지위로 하여 교사는 관료제의 체제에 따라 통제하고 지시, 감독하는 대상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두 가지 입장모두 교육노동의 본질적 성격에 대한 잘못된 이해와 자본주의적 한계에서 근거한다. 첫째, 교육개혁과 운영에 있어서 관료적 통제의 방식이 중심에 등장하고 교육관료들을 중심으로 한 교육행정에 입각하여 교육현장을 재단하려고 하는 노선은 교원의 자주성에 근거하여 교육의 지속적 진보를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교원을 교육개혁의 대상으로 파악하는 것으로 귀결된다. 이 때 스승은 교육행정을 충실히 집행하는 하위직 공무원으로 등장한다.

둘째,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성과급의 시행, 차등보수체제의 도입 등에서 지배적으로 나타나는 관점은 마치 교원의 교육노동을 상품을 생산하는 생산노동에 대한 통제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 때 스승은 교육상품의 판매자로 물화된다.         

공교육은 위대한 일인의 교원에 의해 발전하거나 진보하는 것이 아니며 교사들간의 경쟁에서 우월한 소수의 교원으로 하여 교육의 전반적인 질이 향상되는 것은 아니다. 교육의 전반적인 질 향상은 전체 교원의 교육자적 자주성과 책무성의 증대를 통해서만이 이루어 질 수 있다. 교원의 자주성과 책무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첫째, 교원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교원정책의 실시, 둘째, 교원의 자주적 대중운동을 활성화시키는 것, 교원의 교육노동에 대한 목적의식성과 자발성을 극대화하는 것에 의해 이루어 질 수 있다.

그리고 교사대중운동이 힘있게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교원단체의 활성화가 선차적인 과제이다. 질 높은 교육은 사회적 차원에서 교육여건에 대한 개선과 교원의 사회경제적 조건에 대한 개선 등의 조건의 형성과 함께 교원단체의 올바른 방향으로의 교육운동이 진행될 때 지속적으로 보장될 수 있다. 교원단체의 활동이 억압되거나 탄압 받는 상황에서 교육자들의 자주성은 왜곡되거나 침묵하게 된다. 실제 우리 나라에서 교육자들의 열정과 교육에 대한 근본적인 개편이 모색되었던 시기는 자주적인 교원단체의 건설시기와 일치된다.9) 역으로 교원의 자율성에 대한 억압과 교원단체의 활동에 대한 통제와 어용화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 학교는 획일적인 인간을 양성하는 공장이 된다.

또한 교원단체가 교원의 사회 경제적 지위향상에 중심을 두게되는 경우 자본주의 사회에서 교원의 임금과 근무조건의 문제로 협소화되고 자본주의 교육현실에서 교원의 노동력 판매조건의 개선으로 국한된다. 따라서 진보적 방향에 입각하여 활동하는 교원단체의 활동은 시급한 것이다.

(2) 자주적 학생활동의 활성화

학생들은 학교에서 수동적, 피동적인 위치에서 크게 벗어나 있지 못하다. 학생들은 교육활동의 주체이고 학교에서 자신의 자주성을 실현하는 것이 목적임에도 현실에서는 지시와 통제의 대상으로 대우받고 있으며 그러한 위치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기조차 하고 있다. 학생들의 교육적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고 잇지 못한 것에는 교육에 대하 봉건적 관념, 교육에 대한 관료적 통제 등이 우리 교육을 지배해왔던 조건, 국민의 일반 민주주의적 권리가 부정되던 정치구조의 지속으로 학생의 민주적 권리에 대한 보장에 대한 무관심으로 귀결되었던 것이 그 요인이다. 그러나 교육에서 교육의 주체인 학생이 자주성의 신장을 가로막거나 자주성이 억압되는 구조하에서는 교육의 본질이 실현될 수 없다. 즉 학생의 민주적 권리의 보장은 넒은 의미에서 인권적인 차원일분만 아니라 교육의 본질과 관련된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의 자주적 활동이 이루어짐으로 인해 학생들이 교육활동에 주동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은 진보적 교육구조에 있어서 핵심적인 문제이다. 학생들의 교육에 대한 요구가 수렴되어 학교운영에 반영되고 학생조직이 활발하게 활동하여 민주적으로 생활이 이루어지는 것은 자체가 중대한 교육적 전진이다.

또한 학생의 자주적 활동을 통하여 청소년 문화의 자기 재생산구조를 창출할 수 있다. 청소년 문화의 자체 재생산 구조는 미형성되거나 봉쇄된 상태이며 이러한 조건을 배경으로 대중매체를 통한 소비적 성격의 상품문화가 학생문화의 자리를 점령한다. 즉 학생들의 생활의 장인 학교에서 학생들의 삶을 소화하고 창조할 수 있는 영역은 극히 제한되어 있거나 입시교육에 눌려 비공식적인 영역에서 음성적인 형태로 성장하고 있다. 즉 학생들의 삶을 다양하게 표출하고 창조할 수 있는 학교의 서클활동과 특별활동이 내실 있게 이루어지지 못함으로 인해 주체적인 문화의 형성이이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따라서 학생의 자주적 활동을 보장함으로써 학생들이 자신의 문화를 생산하는 생산자로서의 지위를 복원하는 것은 진보적 교육에 있어서 중대한 과제이다.

8. 진보적 교육과정의 운영

진보적 교육과정은 교육의 방향과 내용이 인간해방을 지향하며 인간의 능력이 전면적으로 실현하려는 관점에서 운영되는 교육과정이다.

인간해방은 인간의 자연적 제약으로부터의 자유와 사회의 지배, 피지배 관계에서 발생하는 억압적인 상황을 극복함에 의해 이루어 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 교육적으로 현대의 자연과학과 공학의 가장 선진적인 부분을 수용하여 생산력을 유지, 발전시키는 것, 인간의 삶의 총체적 기초가 되고 있는 자연과의 관련성  속에서 생산의 방향을 조정하는 것이 이루어 져야 한다. 과학기술혁명과 생산력의 발달은 인간의 물질적 생활을 상승시켜 왔으며 인간의 직접적 노동을 기계와 로봇에 의한 노동으로 대체하고 있다. 이는 인간의 창조적 능력을 다방면으로 실현시킬 수 있는 조건의 형성을 의미한다. 동시에 물질적 생산의 증대는 인간의 삶의 기반인 자연을 파괴함으로써 삶의 질을 악화시키고 있으며 자본주의적생산관계는 이를 더욱 심각한 양상으로 만들고 있다. 따라서 교육은 자연과 인간의 관계, 자연과 인간을 매개하는 노동에 대한 현시대의 요구를 교육적으로 포섭하는 것이 요구된다.

또한 사회에서 발생하는 제반 모순을 극복하여 인간의 자주성을 발전시켜온 사회운동의 이론적, 실천적 성과에 입각하여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는 것, 그리고 사회의 진보의 각 단계에서 제기되는 사회적 과제를 교육적 과제로 포함하는 교육과정이어야 한다. 자본주의가 고도화됨에 따라 사회적 모순은 자본-노동을 기본모순으로 하면서 환경, 평화, 성, 지역 등 다방면, 다차원적으로 모순을 확산시키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모순에 대응하여 전개되고 있는 사회운동의 성과를 교육적으로 수용해야 한다. 이것은 인간의 능력을 전면적으로 발달시키기 위한 사회적 조건의 창출에 교육적으로 대응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진보적 사회의 건설과 재생산에 있어서 가장 적극적인 힘이 인간의 교육으로부터 나온다는 것과 관련된다. 진보적 사회는 더욱더 자각적이고 의식적인 대중의 존재를 전제로 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대중의 자주성이 실현될 수 있도록 대중의 정치적, 사회적 의식을 높여내는 것이 전제가 되어 있다. 교육은 날로 증가하는 이러한 요구의 해결을 자신의 임무로 하여야 한다.

진보적 교육과정은 또한 인간의 기본적 능력을 개발하고 다양한 개인의 개별적인 능력이 실현될 수 있도록 운영되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발달과 고도화는 교육과정의 편성에 있어서 이러한 지향을 부분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대중에 대한 교육을 실질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상품성을 갖춘 소수의 사람의 양성에 관심을 가지며 대중에 대한 교육에 있어서는 이를 형식화시킨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진다. 진보적 사회가 사회의 선진적인 부분의 능력을 최대화하는 것과 동시에 대중의 전반적인 교육적 능력의 향상에 기반하여 운영되는 사회임으로 진보적 교육은 다양한 교육과정을 제공을 기본원리로 한다.

진보적 교육과정은 중앙에서 일방적으로 결정되어 이수가 강제되는 것이 아니다. 진보적 교육사상과 이론에 의해서 편성된 교육과정이 교육학적 우위를 근거로 지도력을 획득함으로써 보편적인 교육과정의 지위를 확보하는 것이고 각 지역과 학교에서는 이를 구체화하는 다양한 교육과정의 실천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특수성을 매개로 진보적 교육과정은 보편성을 확대하고 풍부화 하는 것이다.

 

제2절 교육운동의 당면과제

-진보적 교육운동의 헤게모니회복-

사회주의권의 붕괴와 과학적 세계관의 영향력 약화는 사회주의체제를 기초로 하는 사회주의적 교육이론과 교육구조의 현실성이 급격하게 상실되는 상황의 전개를 가져왔으며 동시에 자본주의 교육구조의 대안으로 설정하며 교육운동을 전개해왔던 진보적 진영의 교육사상과 교육이론에 대한 재점검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한편 이러한 진보적 진영의 후퇴를 배경으로 신자유주의는 헤게모니를 강화하면서 교육개편을 주도하고 있으며 교육운동진영은 신자유주의 교육구조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음에도 대안과 전망을 가지지 못함으로써 끌려가거나 밀려가고 있다.

한국에서의 교육운동은 80년대 후반 파시즘교육구조에 대한 철폐와 민족민주인간화 교육을 내세움으로써 교육구조의 개편에 있어서 주도권을 확보하였다. 교육운동진영은 교사대중의 교육민주화와 참교육의 열망을 조직건설과 결합하면서 교육정세를 주도하였다. 그러나 전교조에 대한 정권의 전면적 탄압과 93년까지 전개된 합법화 투쟁이 실패함으로써 전교조는 94년에 해직교사의 수세적인 복직을 수용하게되었고 그럼으로써 현장활동의 활성화를 이루는 데 있어서 한계를 노정한다. 그리고 이 시기 김영삼 정부는 교육개혁위원회를 중심으로 파시즘적 교육구조를 신자유주의에 입각한 교육구조로 개편함으로써 교육정세에서 주도권을 확보한다.

진보적 교육운동의 헤게모니 상실은 세계적, 국내적 차원에서 정치지형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지만 이는 동시에 교육운동진영이 교육사상의 발전과 교육실천의 전개에 있어서 지속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였다는 점과 관련된다.

교육사상적으로 교육과 교육현상에 대한 인식의 심화가 일정기간 정체상태에 머물렀으며 변화하는 사회의 제 양상들을 바탕으로 한 교육사상의 현대화와 혁신에 성공하지 못하였다는 점10), 그리고 이로부터 귀결되어지는 것으로 과학적인 교육사상으로부터 이탈하거나 진보적 교육사상의 핵심을 폐기하는 교육사상의 등장을 허용하였다는 점11), 사회의 변화를 반영하고 사회의 근본적 재편의 전망 하에 교육구조에 대한 대안과 정책을 창출하는 데 있어서 이론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지 못하다는 점12) 등으로 자본의 새로운 교육적 공세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리고 실천적으로 교사대중을 진보적 교육운동의 주체로 내세우는 데 있어서 실패하고 있다는 점에 의해 영향력의 약화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는 선진자본주의국가의 경우 교사운동의 방향이 교원의 임금인상과 근무조건 개선투쟁을 중심으로 하는 조합주의적 운동에 지도되거나 신자유주의의 교원정책에 대해 올바르게 대응해내지 못함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으며 또한 교사대중의 다양화되고 있는 요구를 교육적 방향으로 결집시키거나 활성화시키고 있지 못함으로 심화되고 있다.  

그리하여 자본의 요구에 의해 교육현장이 새로운 형태의 비교육적인 상황을 연출하고 있음에도 이를 돌파할 전망과 대오를 제대로 갖추고 있지 못한 것이 현재적 상황의 단적인 모습이다.        

따라서 진보적 교육운동의 헤게모니 회복은 한국교육운동의 당면한 과제일 뿐만 아니라 세계교육운동이 직면한 최대의 문제이다. 진보적 교육운동의 헤게모니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자본진영의 교육사상에 대하여 도덕적, 교육학적 우위를 가지는 교육사상의 창출과 교육구조와 정책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의 제출을 전제로 한다. 또한 실천적으로 진보적 교육운동의 정치적 우위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교사대중을 중심으로 한 주체적 동력회복이 선차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사항이다. 이 두 가지는 병렬적으로 이루어지거나 선후로 나뉘어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동시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이지만 올바른 운동방향과 실천적 개입을 통해 착수해야 할 것이다.


1. 진보적 교육사상의 정립과 주체적 동력의 회복

우리는 앞에서 생산력의 발달과 사회의 급격한 변동으로 인하여 이에 조응하지 못하는 교육구조에 대한 개편이 세계적인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음을 살펴본 바 있다. 그리고 현 시기에 이러한 개편이 신자유주의 교육사상에 의해 지휘되고 있지만 동시에 생산력의 발달은 인간의 전면적, 총체적 발달을 가능하게 하는 진보적 교육구조의 물적 조건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과학기술혁명과 정보화 이전에 정립되었던 진보적 진영의 교육사상과 정책들은 이미 낡고 후진적인 것으로 전화되었으며 생산력의 발달과 사회의 변화속도를 포용하는 진보적 교육사상의 정립은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 이에 비해 자본진영은 사활적인 생존경쟁에서 축적을 지속하기 위하여 생산상의 급속한 혁신과 신자유주의의 공세를 통해 자본의 재생산의 위기를 통과하고 있으며 최근의 상황변화를 반영하여 교육부문에 대한 자신의 처방을 내리고 있다. 이것이 진보적 교육사상의 헤게모니 상실과 신자유주의의 교육현장을 압도하고 있는 최근상황의 본질인 것이다.

즉 신자유주의 교육재편이 교육의 상품화와 경쟁의 심화를 통해 교육을 비교육화하고 있음에도 당대의 지배적인 교육담론으로 등장하고 있는 것에는 초국적 자본에 의해 지지받고 있다는 점뿐만 아니라 산업구조의 변화, 정보화의 진전, 생활양식의 변화 등 사회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는 점에 근거하고 있으며 반대로 인간의 전면적 총체적 발전을 추구해온 진보적 교육사상이 현실에서 맥없이 밀려나거나 시대에 뒤떨어진 '낡은 유물'정도로 평가되고 있는 것에는 현실의 변화를 파악하고 이를 기초로 한 미래의 교육구상을 제시하고 있지 못하다는 것과 관련된다.

그리하여 인간의 지적, 실천적 능력을 전면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물질적 조건은 그 어느 때보다도 성숙하고 있음에도 진보적 교육사상의 영향력은 그와 반비례하여 약화된 상황이다.

따라서 진보적 교육운동의 당면한 과제는 진보적 교육사상의 혁신과 현대화를 통하여 현실성을 획득하는 것이다. 이는 기존까지의 인간해방, 인간 능력의 전면적 실현이라는 기본관점과 핵심을 견지하면서 인간의 자주성과 창의성이 증대하고 민주주의가 확대되고 있으며 생산력이 발달하고 있는 새로운 시대에 적합하며 새로운 시대를 개척해 갈 교육사상을 창출하는 것이다. 진보적 교육사상의 정립과정은 현 상황에서 신자유주의 교육사상과의 대결을 필연적으로 전제하고 있지만 단순히 신자유주의에 대한 안티테제로서만이 아니라 신자유주의의 지양을 하나의 계기로 가지면서 교육에 대한 관점을 심화 풍부화 시키는 것이다.

우리 나라의 경우 진보적 교육사상의 정립은 더욱 절실하다. 80년대를 이끌었던 민족민주 인간화교육의 이념이 시대에 뒤떨어진 것이 되고 있음에도 교육운동의 새로운 비전이 힘있게 형성되고 있지 못함으로 인해 교육운동의 위기적 상황이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부의 신자유주의적인 교육개혁에 대해 각론적 차원을 넘어서는 전반적인 차원에서의 근본적인 대응들이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며 그것의 결과로서 교육개혁에 있어서 우위를 상실하고 있다. 민족민주인간화교육이념은 현 단계에 있어서도 일정하게 우리 교육의 지향점을 제공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진보적 교육의 80년대적 형태이다. 90년대 중반이후 진행되고 있는 교육개혁으로 교육의 운영원리와 교육현장의 변화를 가져오고 있으며 파시즘 교육구조에서 대립지점을 이루었던 많은 쟁점들의 퇴장을 가져왔다. 그리고 교육에서 민주화의 일정한 진전, 교육의 상품화, 시장경쟁의 도입 등이 진행되면서 교육현장의 변화를 추동하고 있다. 따라서 80년대 파시즘교육구조의 철폐와 대안으로서의 민족민주인간화 교육이념은 현 시기에 조응하는 진보적 교육사상으로 지양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

따라서 민족민주인간화 교육이념을 바탕으로 구성하고자 하였던 교육과정 또한 진보의 새로운 개념정립 하에 재구성되어야 한다. 한국사회에서 중심적 대립지점이 제국주의와 민중, 군부파시즘과 민중의 모순으로부터 노동과 독점자본간의 기본적 모순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동시에 인간생활의 다양한 영역에서 모순을 전가시키고 있다. 즉 노동과 자본의 모순뿐만 아니라 환경, 여성, 평화, 민족 등 다양한 부분과 영역이 현시대에 해결되어야 할 과제로 부상하고 있으며 정세적 조건에 따라 사회의 중심적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사태발전에 대해 교육운동진영은 교육적인 차원에서 이론화하고 교육내용으로 재구성하며 실천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통해 변화된 조건에 조응하는 형태로 교육운동을 현대화하여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올바른 대응을 통해 교육운동의 외연을 확대하고 제반성과를 교육운동진영의 헤게모니강화로 연결시킬 수 있다.

또한 교육운동의 대중적 동력을 회복하는 것이 당면한 과제이다. 80년대 후반 전교조 건설로 대변되는 교사대중운동이 90년대 중반 가지 수세적 상황에 놓임으로 하여 교육현장의 위축되고 침체되었다. 그리고 그사이 신자유주의가 헤게모니를 확보하며 교사대중의 교육적 요구를 자신의 방향으로 끌고 가려하고 있으며 신자유주의적 교원정책을 하나씩 가시화 시켜나가고 잇다. 그러나 신자유주의의 세력강화는 동시에 교원의 신분상의 불안정성의 심화를 동반하고 있다. 이는 신자유주의 교육사상에 근본적으로 내포되어 있는 것으로, 교사의 교육자적 자주성을 고무하고 실현하는 것을 중심으로 하는 것, 교원단체의 활성화와 교사운동을 바른 방향으로 지도, 견인함에 의해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교원을 경쟁체제로 편입시켜 경쟁으로 압박하여 계량적인 관점에서 질 높은 교육을 도출하고자하는 관점으로부터 근거한다. 즉 시장경쟁원리의 도입으로 교원들 개개인을 경쟁적 관계에 놓이게 함으로써 학교와 학교를 경쟁과 도태의 위협에 내몲으로써 교육의 정체성을 극복한다는 전략임으로 교원의 단결은 이러한 시각에서 부정적으로 파악되고 있다. 즉 교원 개개인을 파편화, 분자화시키고 경쟁을 가열화 함에 의해 교원의 책무성과 자질을 높인다는 신자유주의의 전략이 교육현장을 지배한다는 것은 교원을 중심으로 한 교육운동에 대한 기반을 해체하려고 한다는 것을 동시적으로 의미한다. 다시 말해 신자유주의가 교육을 시장원리에 편입시키는 것뿐만 아니라 교원의 단결을 와해시키려 한다는 점에서 진보적 교육운동을 이중적으로 공격하고 있다는 점이다.13)   따라서 이러한 교원정책에 반대하고 교원의 단결을 바탕으로 교원의 교육자적 자주성을 끌어내는 것은 교육운동진영이 당면한 주요과제이다. 교원의 사회계급적 지위는 객관적으로 진보적 사회의 건설과 진보적 교육을 전개하는 것에 이해를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교사대중의 주체적 동력을 활성화 시켜내는 것, 교사대중운동을 올바른 방향으로 지도하는 것에 의해 교육의 혁신을 지속적으로 담보하여야 할뿐만 아니라 신자유주의에 대한 시급한 대응을 조직화 해내어야 한다.

노동자계급의 총파업투쟁에 힘입어 교원노조의 인정이 합의된 98년 이후의 교육정세는 교사대중운동이 재도약 할 수 있는 기회의 시기이다. 신자유주의 교육재편과 교원정책의 반민중성, 반교육성을 명확히 하고 이에 대응하여 교사대중의 동력을 활성화하고 집결해 낼 수 있는 사업을 전개한다면 교사대중운동은 새로운 전진을 힘있게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다.


2. 공교육의 공고화와 교육시장화 기도의 저지

(1) 공교육의 공고화를 위한 대응의 방향

신자유주의는 70년대 이후 자본의 축적상의 위기에 직면하면서 노동자 계급의 투쟁으로 확보된 사회보장과 사회복지를 해체시키고 약화시키는 것의 연장선상에서 백여 년간 민중의 투쟁을 통해 성립한 공교육을 시장 경쟁원리에 양도하려하고 있다. 현재까지 이러한 시도는 분명한 성공을 거두고 있지 못하지만 자본의 요구에 따라 교육구조와 교육과정의 변경이 일정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 또한 분명한 현실이다. 즉 사회적 수준에서 공적인 합의에 기초한 교육내용들이 폐기되거나 자본의 요구에 근거하여 재편되고 교사와 학생의 인격적 관계가 축소되고 시장경쟁원리가 학교교육에 대한 민주적 운영의 원리를 대체하려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신자유주의는 '시장의 자유'를 무기로 하여 공교육의 기반을 흔들고 있으며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는 점령군처럼 교육현장에 진주하고 있다. 따라서 초국적 자본의 이해를 중심으로 공교육의 약화를 도모하는 시도에 대해 공교육의 공고화를 추진함으로써 사회 각계 각층의 교육에 대한 권리를 지키고 발전시켜내는 것이 필요하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교육의 공고화는 지시와 통제를 동반하며 획일성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진보적 교육구조에서 공교육은 진보적 교육사상의 지도력을 통하여 자율성이 강화되면서도 보편성의 토대는 확대되고 심화되는 형태가 될 것이다. 즉 공교육의 공고화는 공교육의 민주화와 역동적인 혁신을 포함하는 것으로 공교육을 형식화하거나 고착화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공교육의 공고화 전략이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국가의 계급적 성격을 강화하는 형태로 회귀하는 것과는 근본적으로 성격을 달리한다. 이는 국가권력의 성격이 질적으로 변화되기까지 지속적인 민주화과정이 배치되는 것처럼 공교육이 지배계급의 사적 도구로의 전락하지 않도록 민주화와 개혁의 지속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 따라서 국가권력에 대한 민주적, 민중적 통제를 강화하려는 노력은 신자유주의에 대한 기본적 대응방향이다.

또한 공교육이 사교육과의 경쟁에서 밀림으로써 공교육의 위기가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공교육의 공고화를 사교육에 대한 경쟁력 강화로 파악하려는 입장이 있다. 그러나 공교육의 이완과 지위의 약화가 사교육과의 경쟁에서 패배함으로써 초래된 것이 아니며 동시에 공교육의 공고화는 사교육과의 경쟁에서 승리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교육이 상품화하고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사교육기관이 등장하고 있음으로 하여 공교육과 사교육이 일정한 지점까지 경쟁적 요소를 포함하고 있지만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대립적 관계에 위치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공교육의 위기는 사교육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는 데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공교육이 정체성을 상실하고 자본의 요구에 의해 왜곡되고 있다는 점에 근원하고 있다.

더욱이 최근의 신자유주의의 교육전략이 교육재정의 감축을 전제로 교육의 시장화를 도모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신자유주의는 자본의 효율성을 추구하면서 사회복지부문에 대한 재정을 축소하고 교육재정을 감축시키는 것을 마치 시대정신인 양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전제를 수용하고 이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중단할 때, 교육시장화로의 길은 활짝 열리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국가재정의 공공성을 견지하도록 하고 민중의 생활상의 권리와 교육적 권리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전개될 때, 공교육은 공고화 될 수 있다.   

(2) 교육의 지방분권화에 대한 대응

정치적으로 지방자치제가 확대됨에 따라 중앙집권적 교육구조로부터 교육의 분권화가 경향적으로 진행되며 동시에 교육의 자율성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교육개편이 추진됨에 따라 단위학교를 중심으로 한 분권화의 진행이 필연적으로 동반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의 변화에 대해 신자유주의적인 입장도 교육의 지역화를 추진하며 교육부중심에서 교육현장으로 의사결정을 분권화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분권화는 지역과 학생들의 조건에 적합한 교육의 실천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경쟁력과 효율성의 제고라는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즉 국가적 경쟁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국가 내 행동단위의 축소와 효율화가 필요하며 지방자치제나 민간의 자율과 창의는 정보화 사회 속에서 경쟁해야하는 사회가 지녀야 할 기본 토대이기도 하며 경쟁을 위한 효율성 제고의 조건14)이라는 시각이다. 그리하여 신자유주의적인 교육의 지방화의 구체적인 모습은 상위학교 진학을 목표로 한 입시경쟁의 가열화, 자본의 요구에 부응하는 노동력의 양성을 목표로 지역간 경쟁의 격화로 나가고 있다. 따라서 지방의 교육적 실정에 맞으며 지역의 학생들의 특수한 조건에 적합한 형태의 교육을 제시하고 실시함으로써 입시위주 교육의 강화로 교육현실이 왜곡되는 것에 대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신자유주의 교육과의 대립전선은 중앙 차원뿐만 아니라 지역교육의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각 지역에서 학생과 밀착된 교육의 수행이 한층 더 절실해지고 있다. 그리고 교육의 지방화가 공교육의 약화로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공교육의 다양화와 자율성의 확대로 발전할 수 있도록 개입하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

 현상적으로 중앙집권적 교육체제인 국가에서는 교육자치제가 확대되고 지방분권화 되어있던 나라의 경우 중앙집권화의 방향으로 나가는 차이가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국가단위에서 교육개편이 강력하게 추진되고 단위학교에 대한 자율성을 확대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다.

따라서 국가적 차원에서 교육의 자율성이 확대되고 있는 조건을 교육민주화로 발전시켜 학교에서 대안세력으로 등장하는 것이 요청되고 있다.  

단위학교 책임경영제에서부터 학교운영위원회의 도입에 이르는 교육행정체계의 변화 움직임과 재정지원학교, 협양학교 등 다양한 학교모형의 모색은 교육의 자율성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을 특징적으로 시사하는 최근의 경향이다. 신자유주의에 있어서 교육의 자율성을 허용하는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 필연적이다. 첫째, 신자유주의에서 핵심적 요소인 경쟁을 단위학교에 도입하기 위해서는 중앙집권적인 교육통제는 물론 지방교육 행정기관의 지시, 감독을 최소화시키는 것, 학교운영에 대한 규제를 완화시키는 것이 전제가 되기 때문이다. 즉 교육공급자들 사이의 경쟁과 교육 수요자들에 의한 학교선택권의 부여 등을 통해 교육의 질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서 자율성의 부여는 동반되어야 하는 것이다. 둘째로 학교에서 교육의 질 향상을 이루어내기 위해서는 교사의 자발성과 창의성이 동반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이 그 간의 관료적 통제의 결과이기 때문에 단위학교 수준에도 자율성이 불가피하게 확대되고 있다.

다만 단위학교와 교원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는 입장과 방법이 교육자의 자주성과 열정을 발양시키는 방법에 의거하는 것이 아니라 조그마한 개량15)을 걸고 경쟁체제로 압박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교육운동과는 구별된다.       

결국 문제는 이러한 자율성이 '시장의 통제'에 넘겨질 것인가 아니면 '진보적 운영'으로 나갈 것인가라는 점이다. 따라서 교육의 자율성이 교육의 본질이 실현될 수 있는 공간으로 성립시키기 위해서는 단위학교의 민주화를 이루어 내는 것, 대안적인 학교의 내용을 준비하고 실천하는 것에 교육운동진영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것이다. 물론 이는 개별학교에 일임되거나 단위학교 역량에 의해서만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학교를 진보적으로 재구성하려는 전국적인 차원의 노력, 중앙정부의 교육정책을 진보적인 방향으로 물꼬를 돌리는 지속적인 노력이 결합되어야 한다.

 주--------------------------
1)대학교육개혁
2)대학의 시장화에 대한 다음과 같은 보고는 신자유주의 하에서 대학의 개편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대학이 '시장판'으로 전락하고 있다. 정글의 법칙, 수요, 공급의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게 요즘의 대학가다. 학교당국이나 학생, 심지어는 대학신문이나 동아리도 시장경제의 원리로 움직인다. 적자생존, 무한경쟁의 틈바구니 속에서 비인기학과는 존폐기로에 서있다. 학교당국은 시장경제원리를 내세우며 더 많은 학생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교수들에게 학과의 명칭을 바꿔줄 것을 강요한다. 학생은 소비자이므로 그들을 만족시키는 상품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학생에게는 대학은 더이상 학문탐구를 위한 장은 아니다. 그들에게 대학은 취업예비학교이며 거대한 고시촌에 불과하다. 취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인문학과의 비인기학과는 쳐다보지도 않는 게 요즘의 풍토다. 반면 취직, 고시에 도움이 되는 과목은 새벽부터 줄을 서도 수강신청을 하지 못할 정도로 붐벼 제대로 강의가 이뤄지지 않을 지경이다. "뉴스메이커 4월호. 경향신문사. pp. 36-38. 1998. 3)한국교육연구소. '새 입시제도에 대한 개선책'. 한국사회의 민주적 변혁과 정책적 대안. 역사비평사. 1992. 398-99쪽.
4)통합형 고등학교에 대한 미래구상은 스웨덴의 역사적 경험을 기초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스웨덴은 다음과 같은 기본적 원리에 의거하여 통합고등학교로의 개혁을 추진하였다. 첫째, 모든 청소년에게 평등한 중등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원리를 실현하기 위해서 지리적, 경제적, 문화적, 사회적 장애를 제거하고 남녀간의 차별을 철폐한다. 둘째, 민주적이고 차별이 없는 교육을 실시한다. 청소년들은 민주적인 환경 또는 분위기  속에서 교육을 받아야 한다. 셋째, 제도에 있어서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재학시에 교육과정 계열을 변경하는 자유를 학생들에게 부여해야 한다. 이러한 원리에 입각해서 출범한 통합고등학교는 1980년 교육과정 개혁에 의거 종전의 3대 분야에서 6대 분야로 하고 각 분야를 세분하여 27개 교육과정계열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스웨덴에서 통합고교는 ①모든 청소년들을 위한 교육기회의 보장 및 확대 ②각 개인의 소질과 능력의 촉진 ③다양한 재능과 사회적 요구에 대응하는 교육과정의 제동 ④ 교육을 통한 사회적 이동의 가능성 증진 등 민주적 산업사회에 교육적 요구에 대응할 것을 목적으로 해서 조직된 교육기관이다. '이규환. 선진국의 교육제도. 배영사. 1990. 508-9쪽.   
5)유네스코 21세기 세계교육위원회. 21세기 교육을 위한 새로운 관점과 전망. 오름. 1997. 22-23쪽.
6)1965년 유네스코 제3차 성인교육발전 국제회의에서 유네스코 성인교육부장 P. Leegrand는 평생교육을 체계적으로 주창하였다.
"첫째,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기 가지 인간의 일생을 통해서 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둘째, 인간발달의 종합적인 통일성이라는 관점에서 여러 가지 교육을 조화, 통합한다.
 셋째, 평생교육 실현을 위해 노동일의 조정, 교육휴가, 문화휴가 등의 조치를 촉진한다.
 넷째, 초, 중, 고 대학도 지역사회학교로서의 역할, 지역문화센터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힘쓴다.
다섯째, 종래의 교육에 대한 생각을 근본적으로 바꿔 교육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이 이념을 침투시키는 일에 노력한다. "차갑부. 열린사회의 평생교육. 양서원. 1997. 41쪽
7)대안적 교육관에 기초하여 교육이 시도된 경우 중 대표적인 경우는 독일의 슈타이너 사상에 바탕을 둔 발도르프 학교, 영국의 니일(A. S. Neil)의 자유정신에 바탕을 두고 진행된 서머힐 학교 등을 들 수 있다.
8)한국교육개발원. 새 학교 구상. 1996. 159-160쪽.
9)80년대 후반 참교육을 내세우며 교원단체(전교협-전교조)의 결성에 참여했던 시기 교원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과 새로운 교육구조를 형성하려는 열망과 실천은 감동적이리만큼 분출되었다. 교과연구, 학급운영, 학생지도 등에서 교사들의 교육적 열정은 구체화되었으며 교육에 대한 새로운 조건을 조성하였다. 그러나 정권의 전교조에 대한 탄압으로 교원단체의 활동이 비합법적인 상황에 장기적으로 남아있음으로 해서 교육운동의 대중화는 정체되고 있다. 90년대 중반 정부주도의 교육개혁이 진행되고 있으나 교원을 교육개혁의 주체로서 인정하지 않고 개혁의 대상으로 파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교육개혁은 지지부진하거나 형식적인 것으로 결과되고 있다.     
10)교육사상과 이론의 발전이 사회주의 건설기와 제국주의로부터 민족해방운동과정에서 정립되었던 내용에서 전진하고 있지 못함에 비해서 생산력의 발전에 따라 사회와 인간의 생활환경은 심대하고 급격한 변동을 경과하고 있다. 특히 과학기술혁명이후 생산부분뿐만 아니라 문화, 교육분야에서도 유례없는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삶의 변화를 교육적으로 조망하는 진보적 교육사상의 발전은 정체상태로부터 크게 벗어나지 못함으로 하여 최근의 변화를 동력으로 하는 신자유주의 교육사상의 공세 앞에서 주도권을 상실하고 있다.  
11)심성보는 현시대를 전환시대로 규정하고 교육사상의 변경을 제시하는 대표적인 경우이다.
"진보적 교육학, 급진적 교육학의 논리가 억압에 대한 반테제의 이념으로서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지만 대안으로서 지도되는 교육이념으로서는 취약하다. 권위로부터 탈출하는 해방이념으로서 마르크시즘 교육은 중요한 기능을 하였지만 그것의 대안으로 자리해야 할 현실적 텃밭은 공허하다. 21세기 구상을 하는 인식의 지평을 제공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이론은'후기구조주의', '미시정치학'과 '신사회운동'이다. "심성보. '2천년대 교육전망과 교육개혁의 과제'. 정책자료집. 전교조 부설연구소(준). 1996. 38-39쪽.
12)한국의 경우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이르는 시기 종속적 국가독점자본주의사회에 대한 변혁적 전망 하에 민족민주인간화 교육을 실현할 교육구조의 기본구상을 정립하였다. 그러나 90년대 중반이후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의 공세 앞에서 이론적, 정책적 대응에 있어서 무력함을 노정하고 있다.
13)1987년 영국정부는 교원단체의 활동이 정치성을 띠고 대규모화함에 다라 교원들의 파업을 막기 위하여 종래의 번함협상 시스템을 폐지하고 교원의 봉급과 근무조건에 관한 사항을 법률로 정하여 교원단체들과 경영자측간의 협상으로 파업이 생기는 것을 원천적으로 봉쇄하였다. 즉 교원의 봉급과 근무조건에 관한 사항을 정부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킴으로써 영국 교원연합측과 경영자측의 오랜 협상제도인 번함체제를 일거에 붕괴시켜 버렸다.
박덕규. 선진국의 교원노조. 민성사. 1991. 21쪽
14)교육개혁평가연구회. 21세기의 새 지평 교육개혁. 교육부. 1997. 410쪽.
15)교원의 신분을 계약제로 변화시키려는 정책 등 다양한 형태로 불안정성을 심화시키면서 성과급 지급 등의 개량책으로 교원의 자발성을 구매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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