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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호 권두언> 고교학점제를 넘어 교육혁명으로 전진!
2021.08.23 21:31
고교학점제를 넘어 교육혁명으로 전진!
고교학점제, 파열구가 나기 시작하다.
지난 호 권두언에서 연구소는 고교학점제 반대 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연구소만이 아니라 그사이 현장교사들과 여러 교육단체들도 고교학점제 반대 투쟁에 나서기 시작했다. 현장교사 반대 선언이 두 차례 있었으며, 고교학점제의 문제점을 체계적으로 비판하는 토론회도 진행되었다. 연구소의 경우 연구소 명의의 설문사업, ‘고교학점제, 팩트체크’ 동영상 시리즈물 제작, 그리고 7월24일 ‘고교학점제와 입시교육’ 토론회 개최 등의 사업을 전개하였다. 회보를 제작하는 지금 현재도 ‘입시몰입 고교학점제’ 선전홍보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지난 몇 달 사이 고교학점제를 둘러싼 지형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찬성 일색이던 언론들도 문제점과 반대여론을 점차 싣기 시작하고 있다. 이렇게 지형 변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한 데에는 무엇보다 교육현장에서의 투쟁과 시범학교를 경험한 교사, 학생들의 문제의식이 퍼진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 연구소의 내용적 기여도 한몫했음을 자부한다. 또한 연구소회원분들의 지지와 참여에도 감사드린다.
비판을 넘어 대안 제출로
물론 아직 갈 길은 멀다. 그렇지만 올 봄에 고교학점제 반대운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즈음에 비한다면 격세지감이다. 그때만 해도 일방적 수세였고, 고교학점제 폐지가 아득해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승리의 토대가 하나씩 쌓여나감을 본다. 아마도 올해 고교학점제를 핵심으로 하는 교육부의 ‘총론 발표’를 막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굳은 결의로 지속적으로 싸워나간다면 내년도 ‘교육과정 고시’를 막아내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전망을 가져본다.
그동안 연구소와 교육운동 진영은 고교학점제가 지닌 본질과 문제점에 대한 비판에 주력해 왔다. 이제 비판을 넘어 ‘대안적 교육과정’을 제출할 때라고 생각된다. 고교학점제에 대한 비판이 현행 교육과정에 대한 인정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구소는 다음 과제로 ‘대안적 교육과정’을 제출하는 것으로 잡고 새로운 토론회를 준비하는 중이다. 대안의 제출은 고교학점제 찬반 논란을 넘어 ‘교육과정 내용’의 진정한 전진을 이루는데, 기여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조만간 토론회를 통해 우리의 대안을 제출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먹튀 정책을 밟고 교육혁명으로 전진!!
연구소에서는 ‘한국형 고교학점제’가 과학적인 교육원리에 근거하지 않음은 물론이고, 시대변화 및 세계적 추세와도 전혀 맞지 않는, 그래서 실패할 수밖에 없는 것을 정권 말기에 저질러 버리려는 ‘먹튀 정책’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고교학점제 추진은 그 자체로도 잘못된 것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동안 ‘거짓 개혁의 탈’을 쓰면서 교육혁명운동의 주요 사안들의 의제화를 가로막는 반개혁적 장치로도 기능해 왔다.
고교학점제에 대한 진정한 대안은 단지 ‘교육과정’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입시폐지-대학평준화를 핵심으로 하는 교육혁명의 실현이다. 대안적 교육과정 제출은 한편으로는 고교학점제를 밟고, 한편으로는 교육혁명운동의 부상과 확산으로 나아가는 매개이기도 하다.
이미 본격화된 대선국면 속에서 ‘대전환 시대’라는 정세 인식이 점차 확산되고 있다. 환경위기, 불평등 양극화를 극복하고, 저출생/고령화에 조응하는 새로운 패러다임, 사회 변혁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예전이라면 보수정치권에서 제출되리라 생각하기 어려웠던 ‘기본소득’도 떠오르는 상황이다. 당연히 새로운 교육패러다임을 제시하는 교육혁명 역시 매우 중요한 의제로 부상할 수 있고, 해야 할 절호의 시기이다. 고교학점제 및 교육과정에 대한 투쟁 속에서, 고교학점제라는 먹튀 정책을 밟고 교육혁명운동의 부상으로 전진하는데 함께하고 기여할 것임을 다짐해 본다.
고교학점제 투쟁의 한가운데에서 발간하
는 이번 호
연구소는 지난 7월 24일 고교학점제가 한국교육의 핵심 문제인 입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구체적이고 체계적인 파악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고교학점제와 입시교육’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번 호 [특집]은 토론회의 주요 내용을 실었다. 첫 번째 꼭지에서는 한국형 고교학점제와 같은 ‘진로결정-과목선택’ 시스템을 지닌 외국 사례 분석을 통해 고교학점제가 입시몰입이 될 수밖에 없
음을 실증하고자 하였다. 두 번째 꼭지에서는 ‘시범학교 사례와 대학의 입시 구상’을 통해 이미 입시몰입으로 현실화되고 있음을 살펴보았다. 세 번째 꼭지에서는 좀 더 거시적으로 고교학점제가 현재의 한국교육 구조 속에서 입시에 종속될 수밖에 없음을 살피면서 진정한 대안으로 ‘대학평준화와 대입자격고사화’ 그리고 ‘보편교육 강화에 입각한 새로운 교육과정’을 제시하고 있다.
특집 다음으로는 현장교사들이 주축이 된 ‘코로나19 교육연구팀’에서 작성한 ‘코로나 팬데믹 발달위기 보고서’를 싣게 되었다. 귀한 현장연구 보고서를 보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이번 호 [번역]에는 두 꼭지가 있다. 하나는, 비고츠키 제자인 레온티예프가 지은 ‘기억발달’이라는 책의 서문을 비고츠키가 썼었는데, 이를 번역한 것이고 또 하나는 ‘어려운 어린이의 발달과 그 연구’라는 논문을 번역한 것으로 ‘손상학’이라는 주제 속에서 특수 및 장애아동 교육에 특별한 관심과 노력을 기울인 비고츠키의 관점과 내용을 만날 수 있다.
[현장에서]에는 두 개의 글을 실었다. 한창 진행 중인 고교학점제 투쟁에 참여하고 계신 충북지역의 조종현 선생님이 ‘다시 ‘현장’에서 시작하는 투쟁!! 고교학점제 반대 현장 투쟁을 조직하며‘라는 제목으로 생생한 현장투쟁기를 보내주셨고, 서울의 김성보 선생님이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계기 교육 의무화 법들‘이라는 제목으로 역동적인 교육활동의 자율성을 갉아 먹는 교육과정 및 법적 규정 문제를 다루었다.
우리 회보의 자랑 [담론과 문화], [만평], [책 이야기] 란은 이번에도 재미있고, 알차게 구성되었다. 특별한 소재, 재미나고 의미 있는 내용으로 회보를 빛내 주시는 바람꽃 님, 코난 님, 타라 님, 김진규 님, 송재혁 님, 이성우 님, 눈동자 님께 감사드린다. 그리고 항상 창조적인 만평을 그려주시는 나비 님, 깊은 여운의 책 이야기를 써주시는 산은 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