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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희 (아현중)

 

1. 현 상황 : 코로나 팬데믹과 한국교육

 

한국사회 어린이, 청소년들의 발달 위기는 심화되어 왔고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지역 간, 계급 간 격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우려가 깊다. 위기는 총체적인 양상을 띄지만 해법은 부적절하다. 위기는 총체적이건만 학습 격차 문제에만 주목하면서 기초학력보장에 대한 정책적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 ‘격차대응을 빙자하여 보조를 양산하는 교육정책의 탈을 쓴 일자리 숫자 늘리기 정책의 효과에 대해 현장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코로나 상황에서 학교 규모, 학급당 인원수 감축, 교원확충 등의 매우 기본적인 교육환경 개선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었고 이에 대한 요구 또한 크지만 정작 이를 위한 정책적 시도는 전무한 형편이다. 안전한 등교수업이 가능한 동시에 격차를 완화할 조건을 만드는 것보다는 원격교육의 가능성에 지나치게 도취되어 있다. 원격교육이 마치 미래교육인 양 추켜세우며 실시간 원격 확대를 강요하고 있으며 인격형성을 테크놀로지에 맡기려는 위험한 발상을 서슴지 않는다. 하지만 팬데믹 와중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한 것은 입시였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교육과정의 형식적, 패행적 운영은 절정에 달했음을 현장의 교사들은 뻔히 안다. 무엇이 필수이고 무엇을 생략하고 제거해야 하는지도 알고 있다. 그러나 상황에 맞는 교육과정 감축 등 역동성과 발달의 공백과 격차에 대응하는 융통성, 유연성은 찾아볼 수 없다. ‘선택개별화로 포장된 미래교육담론을 펼치는 계기인 양 코로나 팬데믹을 활용할 뿐 입시의 테두리로부터 한 치도 벗어나려 들지 않았다.

난맥상의 교육과정은 어차피 손을 봐야할 처지였다. 코로나로 인해 문제가 총체적으로 드러난 것일 뿐 현실적으로는 입시가 실질적 규정력을 가지고 이론상으로는 구성주의가 주류를 이루는 이상한 동거 상황이 장기화되고 있었다. 또 하나 두드러지는 현상은 진로직업교육을 교육과정의 중요한 요소이자 목표로 강조하고 입시와 구성주의와 진로교육 강화가 잡탕이 되면서 교육과정이 복잡하고 어수선해져 버렸다는 사실이다. 게다가 사회적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학교에 떠민 결과 과부하에 처해 있으며 소비자주권론이 등장한 이래 학교교육과정 운영 전반은 여러 요구에 치여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의심을 하기에 충분한 지경이다. 이 와중에 교육부는 2025년 전면시행을 목표로 고교학점제 도입을 강행하고 있다.

미래형 교육과정도입에서 시작하여 고교학점제에 이르기까지 지금의 한국 교육과정 정책에서의 핵심어는 핵심역량이다. 이처럼 한국 교육과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진 것은 1997년 시작된 OECDDeSeCo프로젝트 결과로 도출된 핵심역량을 중심으로 하는 역량기반 교육과정이다. 최근까지 국제적인 차원에서도 교육학의 주된 경향 중 하나는 역량이라는 말을 학력을 대신하여 쓰는 것이었으며, DeSeCo프로젝트 이후로 역량을 개념화하려는 시도가 나라마다 학자마다 활발했었다. 국내에서는 2009 개정교육과정부터 핵심역량이 공식적 교육목표가 되었다. 진보교육감 지역에서도 전북교육청이 참학력(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자신의 삶의 관리 능력, 민주시민으로서의 능력, 문화예술 향유 능력)을 제시하는 등 핵심역량 논의가 현대 교육과정 논의의 중심부를 장악하고 있었다.

역량 논의는 기존의 교과 지식교육의 전이효과를 의심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지식 전달과 습득 중심의 기존 교과교육은 써먹을 수 있는 지식이나 능력을 키우는데 실패해왔으며, 따라서 교육의 목표 자체를 지식의 습득량을 중시하는 학력이 아니라 실질적 능력을 키우는 것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배경으로 한다.

그런데 최근 OECD 교육 논의에서 심상치 않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DeSeCo 프로젝트의 핵심역량 논의가 빠른 속도로 국내에 큰 파급력을 미치고 교육과정 기조를 좌우했던 것에 비하면 ‘OECD 교육 2030’은 아직까지 내용조차 그다지 알려지지 않다는 점이다. DeSeCo 역량 중심 논의에 한국의 교육당국과 구성주의 학자들은 환호하면서 적극적으로 수용, 확산하고 교육과정 논의에 접목시키려 하였다. 하지만 역량 중심 논의는 교육과정 구성원리로 삼기에 근원적 문제를 가지고 있었고 역량 기반 교육과정 실현은커녕 구성조차 난항이던 차에 교육부, 교육개발원 등은 2030 사업에 적극 참여하였다. 그러나, 역량 논의 고교학점제 도입에만 관심을 갖던 교육당국은 ‘2030’의 전환된 관점, 방향, 내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듯 하다. DeSeCo 역량 논의를 적극적으로 수용, 확산시키면서 교육과정 정책으로 연결하려던 이전의 태도와는 달리 최대한 홀대한다. 이유는 담겨 있는 내용과 구성주의 교육관이 여전히 강세를 띠고 있는 한국의 교육담론지형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지금 시기, 여러 사연과 맥락 속에서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었던 OECD 교육2030은 한국 교육과정의 문제점을 느끼고 이를 근본적으로 전환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 그리고 교육과정에 대한 보다 깊이 있고 구체적인 논의를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반갑고 요긴하다.

 

 

2. (약칭) OECD 교육2030의 내용

 

2018년 발표된 OECD 교육 2030(이하 2030)은 사회적, 시대적 변화에 후속세대를 적응하도록 준비시키는 것을 넘어 멀지 않은 미래에 사회시스템의 변화를 이끄는 주체를 학교교육을 통해 지금부터 형성해야 한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하며 이를 목표로 교육과정의 설계 원칙을 제시하고 전환을 촉구하는 제안서의 성격을 지닌다.

2030은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반부의 사회인식과 그에 따른 교육의 역할과 목표에 관한 내용은 교육개혁 총론에 해당하며 역량/지식에 관한 논의와 학습틀/교육과정 설계원칙 등은 교육과정론에 해당한다. 교육개혁 총론은 기존의 논의 방향과 방식을 뒤집는 전환적 성격이 강하며, 교육과정론은 역량 논의를 불러일으킨 DeSeCo논의의 보완적 연속의 측면과 교육개혁 관점과 방향 전환에 따른 새로운 요소들이 결합되어 있다.

 

1) 구성과 성격

 

사회인식, 교육의 방향과 목표

급격하게 변화하는 세계에서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사회는 급격하고 완전하게 변하고 있다.

 

첫째, 환경적인 도전에 직면해야 한다. 기후변화와 자원고갈 문제긴급한 조치와 행동을 요구할 뿐 아니라 우리가 그러한 변화에 빨리 적응할 것을 요구한다.

둘째, 경제적인 도전에 직면해야 한다.

- 과학 지식은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와 해결책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모든 영역에서 파괴적인 변화 또한 일으키고 있다. 과학과 기술에서의 유례없는 혁신, 특히 바이오 기술과 인공지능에서의 혁신은 인간적인 것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새로운 경제적, 사회적, 제도적 모델을 구성해내야 한다.

- 지방적, 국가적, 지역적 수준에서 금융의 상호의존성이 심화되면서 전세계 차원의 가치 사슬 (Value Chain)을 창출해내고 경제를 하나로 통합했다. 동시에 경제적 불확실성이 만연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경제적 위험과 위기에 노출되는 것도 잦아지게 되었다. 데이터는 광대한 규모로 생성되고 사용되고 공유되고 있으며, 데이터와 데이터의 활용은 점점 더 팽창하고 성장하고 효율적으로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이버 안전과 프라이버시 보호에서 새로운 문제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셋째, 사회적인 도전에 직면해야 한다.

- 전세계적으로 인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이민과 도시화, 점증하는 사회적 문화적 다양성은 국가와 공동체를 재편성하고 있다.

- 세계 대부분의 지역에서 생활 수준과 삶의 기회에서 불평등은 확대되고 있다. 갈등과 불안정, 관료주의적 타성, 대중에 영합하는 정치는 정부 자체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심각하게 떨어뜨리고 있다. 전쟁과 테러리즘의 위협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전세계적인 흐름은 이미 개인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 수십년 동안 지속될 것이다. 이로 인해 모든 국가들이 관련된 전세계적인 논쟁이 촉발되었고, 지구적이고 지역적인 해결책들을 찾을 필요성이 요청되었다. ‘OECD 교육 2030’은 인간, 이익, 지구와 평화를 보장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UN 2030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지구적 목표 (UN 2030 SDGs)’ 협력하고 기여하고자 한다.

 

2030의 사회인식을 표현하는 낱말은 위기이다. 또한 이 위기를 인간들이 함께 맞서야 할 도전으로 인식하고 함께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할 인류 공통의 시대적 과제로 설정하고 그렇기 때문에 환경적, 경제적, 사회적 도전 앞에서 교육 변화는 절실하다고 호소한다.

2030개인과 공동체의 웰빙(well-being)’이라는 형태로 교육목표의 확대를 개념화하고 있다. 우선 웰빙well-being’의 의미에 대해 올바른 이해가 필요하다. 한국사회에서는 웰빙well-being을 개인적이고 소확행 차원의 물질적, 심리적 문제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지만 그를 뛰어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전제가 되는 사회/교육 인식과 연결해서 바라볼 때, ‘올바른 사회, 인간이라는 존재론적 의미로 파악하는 것이 타당하다. 사회적으로도 포용적 성장이라는 표현에서 보이듯 아직 성장주의 자체를 벗어난 것은 아니지만 보다 평등하고 인간적인 사회로서 웰빙을 지향하고 있다.

교육 목표의 확대는 세 가지 방향으로 제시되고 있다. 첫째, 개별주체 차원이다. 개인의 경제적/직업적 차원에서 전인적 차원으로 교육목표를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삶의 질 포함” “직업세계를 준비시키는 것 이상등의 표현에서 읽을 수 있다. 두 번째는 개인에서 사회/세계로의 확대이다. 개개인의 전인적 발달만이 아니라 사회변화에 교육이 기여해야 한다는 선언, 사회의 웰빙 등에서 이러한 목표 확대가 나타난다. 세 번째는 지역적 범위의 확대이다. 2030은 지역, 국가 차원을 넘어 지구적 차원에서 문제들이 다루어지고 해결되어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지금까지 각 나라의 교육이 주로 국가 차원의 시각에 갇혀 온 상황을 극복해야 함을 촉구하는 것이다.

 

소수의 특권층뿐만 아니라 모두를 위한 포괄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달을 달성하기 위해 의미 있고 연관된 교육 변화가 절실히 필요합니다.”('OECD Learning Compass 2030-A Series of Concept Notes' 이하 개념노트)

 

이전의 경쟁에서의 승리’, ‘성공에서 웰빙으로의 교육 목표 변화는 기존의 경제중심적/경쟁주의적 교육관/인간관에서 전인적/관계적(인간-세계, 인간-인간) 교육관/인간관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행위주체성과 변혁적 역량

학습자의 행위주체성 (Agency): 복잡하고 불확실한 세계를 헤쳐나가야 한다.

미래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교육 과정을 통해 그리고 전 인생을 통해 주체적인 행위자로서 훈련받아야 한다. 행위주체성은 세계에 참여하고 참여를 통해 보다 나은 세계를 위해 사람들과 사건, 상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책임감을 스스로 의식하는 것이다. 행위주체적인 인간은 행위를 이끌어가는 지도적인 목적을 수립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실천들을 찾아내는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행위주체성을 갖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교육자는 학습자의 개성을 알아야 할 뿐 아니라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교사, 동료, 가족과 공동체 등을 포함하는 더 넓은 사회적 관계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우리의 학습 틀은 협력적 행위주체성 (Co-agency)이라는 개념 위해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본다면, 학생뿐 아니라 교사, 학교 관리자, 학부모, 공동체 등 모든 사람들을 학습자로 간주할 수 있다.

학습자들의 행위주체성을 촉진시키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첫 번째는 학생들로 하여금 열정을 갖게 하고 상이한 학습 경험과 기회들을 연결하고 그들 스스로 학습 프로젝트와 다른 사람들과의 협력 과정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개인별로 맞춤된 환경이다. 두 번째는 확고한 토대를 세우는 것이다. 문해력과 수리력은 여전히 중요하다. 디지털 변환과 빅 데이터가 도래하는 시대에서 디지털 리터러시와 데이터 리터러시는 점점 더 핵심적인 역량이 된다. 신체적인 건강과 정신적인 건강과 행복도 중요하다.

OECD 교육 2030에 참여자들은 청소년들이 어떻게 삶과 세계를 헤쳐나가야 하는 지를 보여주는 학습 나침반 (Learning Compass)”을 개발했다.

 

사회를 변혁하고 미래를 만들어 갈 때 필요한 역량

학생들이 삶의 모든 영역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려 한다면, 불확실성 속에서 광대한 맥락들을 가로질러 헤쳐나가야 한다. 그 맥락들은 과거, 현재, 미래에 걸쳐 있으며, 가족, 공동체, 지역, 국가, 세계라는 물리적 공간과 디지털 공간에까지 펼쳐져 있다. 또한, 학생들은 자연의 연약함과 복잡성, 가치를 이해하면서 자연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OECD 핵심역량 이후 진행된 OECD 교육 2030 프로젝트의 결과로서 청소년들이 발달시켜야 할 세 가지 역량을 제시한다. “변혁적 역량 (Transformative Competencies)”으로 부르는 이 역량을 통해 청소년들은 혁신적이고 책임감 있으며 의식화된 주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새로운 가치를 생성하기 (Creating new value)

- 긴장과 딜레마를 수용하고 조화시키기 (Reconciling tensions and dilemmas)

- 책임지기 (Taking responsibilities)

새로운 가치를 생성하기

더 튼튼하고 더 포용적이며 더 지속가능한 발전을 만들어 내기 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것은 긴급한 문제이다. 혁신은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딜레마를 적절한 비용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결정적인 방법이다. 혁신적인 경제는 더 생산적이고, 더 탄력적으로 회복하며, 더 적응력이 높고, 더 높은 생활수준을 보장할 수 있다. 점점 더 혁신은, 개인들의 개별적인 사고와 작업으로부터가 아니라, 기존의 지식을 끌어내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기 위해 타인들과 협동하고 협력하는 것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새로운 가치를 생성하기라는 역량의 토대가 되는 구성 요소는 적응력 (Adaptability), 창조성 (Creativity), 호기심 (Curiosity), 그리고 열린 사고 (Open-mindedness)이다.

긴장과 딜레마를 수용하고 화해시키기

불평등한 세계에서 지역적인 혹은 지구적인 수준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관점과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해서 청소년들은 반드시 긴장과 딜레마를 다루고 균형에 도달하는 방법에 익숙해져야 한다. 균형에 도달하는 방법은, 평등과 자유, 자치와 공동체, 혁신과 연속성, 효율성과 민주적 절차 사이에 균형을 찾는 것 등과 관련이 있다. 서로 각축하는 요구들 사이에서 균형을 창출하는 것은 대부분의 경우 이것이나 저것 중 어느 하나를 선택하거나 단일한 하나의 해결책을 통해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성급한 결론에 도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각자는 보다 더 통합적인 사고를 발전시키고 상호연관성을 인지해야 한다. 상호의존적이고 갈등적인 세계에서 타인들의 필요와 욕구를 이해하게 될 때만, 자신의 그리고 자신이 속한 가족과 공동체의 건강과 행복을 보장받는 데 성공할 수 있다.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 각자는 모순적이거나 병립하기 힘든 이념과 논리, 입장 간의 상호연결과 상호관계를 고려해야 하고, 더 통합적으로 그리고 단기적인 관점과 장기적인 관점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 시스템적 사고를 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책임지기

세 번째 변혁적 역량은 앞서 이야기한 두 가지 역량의 전제조건에 해당한다. 새로움, 변화, 다양성, 모호함을 다룰 수 있다는 것은 각자가 스스로 생각하고 타인들과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을 전제하고 있다. 동일하게 창조성과 문제해결은 자기 행동의 결과가 미래에 어떻게 나타날 지 이해하는 것, 위험과 보상을 평가하는 것, 자신의 작업의 결과물에 대한 책무성을 받아들이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러한 전제들은 개인들이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과 지적으로 도덕적으로 성숙해져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각자는 자신의 경험, 개인적사회적 목표, 배우고 들었던 것, 옳고 그름의 견지에서 스스로의 행동을 반성하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윤리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규범과 가치, 의미, 한계 등과 관련된 질문들을 제기한다는 것을 뜻한다.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내가 그렇게 행동한 것이 옳았는가?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내가 한 일이 야기한 결과를 미리 알았다면, 그 일을 했었을까? 이 세 번째 변혁적 역량의 중심에 자제력 (Self-control)과 자기효능감 (Self-efficacy), 책임감 (Responsibility), 문제해결능력 (Problem-solving), 적응성 (Adaptability)을 포함하는 자기규제 (Self-regulation)가 있다. 발달신경학의 진전을 통해, 뇌 가소성의 두 번째 폭발이 청소년기에 발생하고 가소성을 갖는 두뇌의 부분과 시스템이 자기통제의 발달과 관련된 영역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므로 청소년기는 상처받기 쉬운 시기가 아니라 책임감을 발달시킬 수 있는 기회인 것이다.

 

2030은 변혁적 역량을 사회를 변혁하고 미래를 만들어 갈 때 필요한 역량으로 규정하고 있다. 교육 2030 프로젝트의 결과로서 청소년들이 개발해야 할 세 가지 역량을 제시하고 이를 변혁적 역량 (Transformative Competencies)”이라 지칭한다. 변혁적 역량이라고 불리는 이 역량을 통해 청소년들은 혁신적이고 책임감 있으며 의식화된 주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현재 전 지구가 당면한 다각적 위기에 맞서 새로운 사회시스템을 창출해야 한다는 2030의 사회인식과 목표의식 속에서 제출된 교육적 인간상을 규정하는 키워드는 주체성이다. 특히, 협력적 행위주체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실제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강조하면서 변혁적 역량 형성을 핵심 목표로 제시한다. 변혁적 역량과 함께 강조하는 것이 바로 행위 주체성이다. 학생 주체성 개념에 대해 2030문서의 주요 개념들에 대한 해설서격인 Concept Note에서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학생 주체성 개념은 학생들이 자신의 삶과 주변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능력과 의지가 있다는 원칙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 주체성은 목표를 설정하고, 변화에 영향을 주기 위해 책임감 있게 반영하고 행동하는 능력으로 정의됩니다.“(개념 노트 중 학생 행위 주체성)

 

주체성은 도덕적, 사회적, 경제적, 창의적 등 거의 모든 상황에서 행사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생들은 다른 사람의 권리와 필요를 인식하는 결정을 내리도록 도덕적 주체성을 사용해야 합니다. 잘 발달된 주체성이 개인이 장기적인 목표를 달성하고 역경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학생들은 자신과 사회의 이익에 선택 의지를 적용 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인지, 사회 및 정서적 기술이 필요합니다.“(개념 노트 중 학생 행위 주체성)

 

학생 주체성은 성격적 특성이 아닙니다. 그것은 가변적이고 배울 수 있는 것입니다.“ ”주체성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학생들은 기초 기술을 쌓아야 합니다.“ ”주체성이 학생들이 역경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불우한 학생들은 문해력과 수리력, 사회적 및 정서적 기술과 같은 기초 기술을 구축하기 위해 신중하게 설계된 지원이 필요합니다(핵심 기초에 대한 개념 노트 참조). 이러한 기술이 없으면 학생들은 자신과 사회를 위해 자신의 선택 의지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개념 노트 중 학생 행위 주체성)

 

"학생 주체성"이라는 용어는 "학생 자율성", "학생의 목소리" "학생 선택"의 동의어로 잘못 사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러한 개념 이상입니다.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사회적 고립 속에서 기능하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으며, 이기심 속에서 고립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학생 주체성은 학생들이 원하는 대로 말하거나 배우고 싶은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학생들이 학습의 주체일 때, 즉 학습 내용과 방법을 결정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할 때 학습에 대한 더 큰 동기를 보여주고 학습 목표를 정의 할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주체성의 발달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가족 구성원, 동료 및 교사와의 상호 작용을 포함하는 관계적 과정이고 일생 동안 계속되고 진화하는 과정입니다

 

협력적 주체성은 부모, 동료, 교사 및 지역 사회와의 관계를 의미합니다. 부모, 동료, 교사 및 더 넓은 지역 사회는 학생의 주체성에 영향을 미치고, 그 학생은 교사, 동료 및 부모의 주체성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는 어린이의 발달과 웰빙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선순환입니다.“ ”공동선을 위해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집단적 주체성(Collective agency)이 필요합니다. 집단적 주체성은 공동체, 운동 또는 글로벌 사회를 위해 개별 주체들이 함께 행동하는 아이디어를 나타냅니다. 협력적 주체성과 비교하여 집단적 주체성은 더 큰 규모로 행사되며 공동 책임, 소속감, 정체성, 목적을 포함합니다. 정부에 대한 불신의 증가, 이주 증가 및 기후 변화와 같은 많은 복잡한 문제가 집단적 대응을 요구합니다. 사회 전체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집단적 주체성은 개인이 서로의 차이와 긴장을 제쳐두고 함께 모여 공동 목표를 달성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더욱 견고하고 통합된 사회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상에서 보았듯이, 2030은 주체적 인간 형성을 상당히 강조하는 동시에 그것이 개별적인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집단적 주체성’ ‘협력적 주체성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하며 청소년기를 주체성 형성의 시기로 규정한다.

 

역량/지식의 관계와 개념 제시

 

교육을 통해 얻어야 할 것 혹은 제공해야 할 것으로서 광범위한 지식과 기능, 태도와 가치를 제시한다. 분명 역량개념을 폐기하지는 않았으나 역량만으로는 교육과정을 구성할 수 없음을 인정하고 변화를 꾀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전반적으로는 그간의 역량기반 교육과정기조를 넘어서서 지식의 교육적 가치를 역량과의 관계 속에서 강조하는 것에 집중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식은 역량의 기본 토대로 규정되면서 역량의 구성 부분으로 명시되고 있다. 2030에서는 구성주의의 지식/역량 이분법이 극복되었다고 보인다. 지식이 기능/태도 및 가치의 토대이면서 서로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규정한다. 편향된 역량 중심 논의와 비교할 때는 지식의 지위가 재정립된 반면, 이전의 학문 중심 교육과정에 비해서는 태도 및 가치의 비중 강화가 눈에 띈다. 2030에서는 지식/기능/태도 및 가치는 교육과정 구성요소이자 역량의 구성요소이다. 역량은 전체론적 개념으로 구성요소인 지식/기능/태도 및 가치의 합 이상의 새로운 차원이며 역량 및 구성요소 간의 관계를 상호의존적인 것으로 설정한다.

 

실제 상황에서 지식과 기능을 분리하는 것은 어려움” “기능과 지식은 서로 얽혀 있으며, 서로를 강화” “(기능은) 프로세스를 수행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책임있는 방식으로 지식을 사용할 수 있는 능력” “기능은 복잡한 요구를 충족하기 위한 지식, 기술, 태도 및 가치의 동원을 포함하는 전체론적 역량 개념의 일부” “지식을 바탕으로 역량을 발휘하고, 성장하는 역량을 사용하여 지식을 확대하고, 적용하고 이해를 심화한다” (개념 노트 중 기능’)

 

개념, 내용, 주제 설계

- 학생의 행위주체성 (Student Agency): 교과 과정은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그들의 선행 지식과 기술, 태도와 가치를 파악하는 등 학생을 중심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 엄격함 (Rigor): 주제는 깊은 사고와 성찰을 필요로 하는 도전적인 것이어야 한다.

- 초점 (Focus): 학생들의 학습의 질과 깊이를 보장하기 위해 각 학년에 따라 상대적으로 적은 수의 주제들이 도입되어야 한다. 주제들은 핵심 개념을 강화할 수 있도록 겹쳐질 수도 있다.

- 일관성 (Coherence): 학생들이 단계별로 나이별로 기초적인 개념에서부터 더 고급 개념으로 진전되는 심화학습을 할 수 있도록, 주제는 학문 분과의 논리에 따라 차례차례로 준비되어야 한다.

- 정합성 (Alignment): 교과 과정은 가르치고 평가하는 방법들과 정합성이 있어야 한다. 아직 기대하는 결과물들을 평가할 수 있는 기술적인 방법들은 없다. 목적이 달라지면 평가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측정될 수 없는 학생들의 결과물과 실천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평가 방법이 개발되어야 한다.

- 이식성 (Transferability): 한 맥락에서 학습되면 다른 맥락에서도 쉽게 활용될 수 있는 지식, 기술, 태도와 가치에 우선권이 주어져야 한다.

- 선택 (Choice): 학생들은 폭넓고 다양한 주제(topic)와 프로젝트 중에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 자신이 스스로 주제와 프로젝트를 제안할 수 있어야 한다. 선택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교육과정 설계 원칙

 

학생 중심의 의미는 구성주의에 입각한 학습자의 주관적 선택이 아닌 학생의 객관적 상태파악이다. 학생 중심의 의미를 학생 주도가 아니라 동기를 부여하고 그들의 선행 지식과 기술, 태도와 가치를 파악하는으로 이해하고 규정한 것이다. 학생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학생 중심의 교육적 의미라는 것이다. 그동안 수요자의 요구로 잘못 이해되어 온 학생 중심개념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학문 논리에 따른 체계적 구성을 설계의 원칙으로서 강조한다. “기초부터 고급으로 심화”, “학문분과의 논리에 따라 차례차례로등 체계적 교육을 강조하고 있으며, 학문 분과의 논리 체계를 수용하고 있다. 이는 개념적 사고 발달, 그리고 이를 위한 체계적 교과 교육을 강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선택 또한 강조하지만 주제와 프로젝트 제안을 그 범위로 제시한다. 선택의 강조 대상이 교과(subject)가 아니라 주제(topic)와 프로젝트임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의 개별성은 보편적 지식의 기초 위에 성립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과는 원리와 관계 깊고 주제는 관심사, 소재의 개념이다. 원리 영역이 아니라 원리 이해를 위한 매개가 되는 주제가 선택의 주요 대상인 것이며 이를 교과 선택으로 이해해선 안된다. 핀란드의 경우 프로젝트 학습에서 학생들의 자율적인 주제 선택을 강조하고 있는데, 고교 교육과정의 경우 2/3가 필수 과목(코스)이다.=> 학문분과에 따른 체계. 전이력이 높은 교과 등은 교과교육에 대한 새로운 강조라 할 수 있으며 전반적으로 편향적 경험주의, 구성주의를 탈피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교육과정에 대한 기존 논의 흐름의 전환이 필요하다.

전이가능성(Transferability)에 대한 강조야말로 중요한 핵심역량논의로부터의 결정적 전환지점이다. 어떤 지식이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마땅한 가치의 기준 제시한 셈인데, 한 맥락에서 다른 맥락으로의 전이력이 높은 부분에 우선권을 주어야 한다고 하고 있다. 사실 주지교과라 일컬어지는 교과가 대체로 전이력이 높다. 주지교과의 가치를 새롭게 인정한 것이나 다름없다.

 

2) DeSeCo2030 : 전환인가 연장인가

 

2030DeSeCo의 연장으로 보는 견해도 있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역량의 개념과 역량에 대한 논의틀 자체가 다르다는 점에서 전환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외에도 전환들이 발견된다. 기업적 요구 중심에서 총체적인 사회적, 인간적 요청, 적응으로서의 교육으로, 사회 변혁을 위한 능동적 실천으로서의 교육으로, 역량 중심 논의에서 지식/역량 통합으로서의 교육 등이 그러하다.

 

 

역량개념 및 역량에 대한 논의틀 차이

deseco는 지식/기능과 구별되는 능력을 강조하는 반면. 2030지식/기능/태도 및 가치를 활용하는 전체론적 개념으로 지식/기능과 대비시키지 않는다. , deseco는 지식/기능과 구별되는 능력을 역량의 주요한 구성 내용으로 보려는 경향이 있는 반면, 2030지식/기능/태도 및 가치가 역량의 구성요소이고 역량은 전체를 통괄하는 전체적 개념으로 보려 한다. 지식/기능과 대비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차원의 개념인 것이다.

능력역량의 주요한 구성 내용으로 보려는 deseco의 경향은 그 뒤 상위 역량을 하위 능력/역량들로 구성하려는 자기 순환적 논의로 연결되어버리는 반면 2030은 구성요소들인 지식/기능/태도 및 가치에 대한 논의로 연결되는 논의 구조의 차이를 가져온다.

DeSeCo의 경우 역량/능력/기능의 개념적 정의가 엄밀하지 못하고 각 개념간의 구분도 모호하다. 역량/능력을 유사하게 보면서 기능과는 구분하려 했지만 실제로는 엄밀히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 핵심역량은 competence, 핵심역량을 구성하는 9가지 능력은 ability, 9가지 능력을 구성하는 하위 능력은 또 다양한 하위 능력/역량 개념들로 구성하려 시도했다. 31개 능력/역량은 ability. capacity, competence 등이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고 감정 관리’, ‘패턴 이해skill에 해당하는 내용(deseco 개념 체계에서는 능력/역량으로 규정)들도 들어가면서 기능과의 구분도 모호해지고 있다. 역량을 끝없이 세분화하는 형태로 논의를 전개하지만 결국 역량이 무엇인지 제대로 제시조차 하지 못할 뿐 아니라 어떻게 형성되는지라는 교육과정의 핵심문제는 다루지도 못하였다.

deseco는 역량/능력/기능 개념 차이가 불분명한 가운데 한편으로는 competence, ability로 층위를 구분하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3층위 모두 competence로 규정하기도 한다. 이로 인해 개념의 혼란 속에서 방만하고 자기 순환적인 논의로 빠져 버린다. 또한 역량 개념의 포괄적인 전체론적 성격으로 인해 어떤 내용을 특정할 수 없음으로써 실제적인 교육과정 구성 논의로 나아가지 못하면서 성취기준을 둘러싼 논란은 무성했지만 실제의 구체적 교과 교육과정은 기존의 지식/기능 중심으로 그대로 유지되는 괴리, 기현상이 야기되었다.

2030에서는 역량 논의의 중간 매개항이었던 ability를 층위 개념에서 제거하고 역량과 기능을 나름 분명히 구분하려(ability는 일반적 개념으로 사용한다. DeSeCo에서는 ability를 층위개념이자 일반적 개념으로 혼재해서 사용하는 데다가 실제 사용에서 competence와도 혼재되면서 잘 구분이 되지 않는다) 하고 있다.

역량과 기능은 둘 다 ‘~을 할 수 있는 능력(ability)’으로 설명되는데, 2030에서 역량과 기능의 차이는 능력이 발휘되는 범주의 크기 및 성격 차이로 구분되는 것으로 보인다. 즉 역량은 범주가 더 넓을 뿐 아니라 성격에서 전체론적인 것이고, 기능은 좁으면서 특정할 수 있는 것으로 구분하면서 나름 분명한 차이를 두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지식/태도 및 가치와 함께 기능을 역량의 구성요소로 설정할 수 있었다. 2030은 나름의 개념 체계에서 역량과 기능을 분명히 구분하고자 함으로써 지식/기능/태도 및 가치로 구성되는 교육과정 논의를 가능케 한다.

 

핵심역량

 

 

 

 

 

 

 

 

 

 

 

 

 

 

 

 

 

 

 

역량 범주

Competency

 

 

상호교감하며 도구 사용하기

 

 

 

이질적인 집단에서 상호작용하기

 

 

 

자율적으로 행동하기

 

 

 

 

 

 

 

 

 

 

 

 

 

 

 

 

 

 

 

 

하위 역량 (혹은 능력ability)

 

상호교감하며 언어, 상징, 텍스트를 사용하는 능력

상호교감하며 지식과 정보를 사용하는 능력

상호교감하며 기술을 사용하는 능력

 

상호교감하며 기술을 사용하는 능력

협력하는 능력

갈등을 관리 및 해결하는 능력

 

전체의 조망속에서 행동하는 능력

생애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능력

 

 

 

 

 

 

 

 

 

 

 

 

 

 

 

 

 

 

 

의사소통 역량

문해력

새로운 것을 인지하여 판단해야 함

적절한 정보 소스를 확보해야 함

그 정보와 정보소스의 우수성, 적합성 및 가치를 평가해야 함

지식과 정보를 체계화 해야 함

타인과 원만한 관계 맺기

팀으로 일하며 협력하기

갈등을 관리 및 해결하기

 

공감

효과적인 감정 관리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타인의 생각을 경청하는 능력

토론의 역동성과 의제에 대한 이해

전술적 또는 지속가능한 협력 관계 구축 능력

협상 능력

견해 차이를 참작하여 결정하는 능력

모든 쟁점과 걸려 있는 이해관계, 갈등의 발단, 모든 당사자의 논거를 분석하여 다양한 입장이 있을 수 있음을 인지하는 능력

의견의 일치 및 불일치 파악 능력

문제 재구성 능력

요구와 목표의 운선 순위를 정하여 포기할 것과 포기 조건을 결정할 수 있는 능력

 

전체적 조망 속에서 행동하기

생애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하기

권리, 이익, 한계, 요구를 주장하고 지키기

각종 패턴을 이해야야 함

자신이 속한 시스템을 알아야 함

자신의 행동이 초래할 직간접적인 결과를 파악해야 함

개인적, 집단적 규범이 목표에 미칠 결과를 고려하여 적절한 행동 방식을 선택해야 함

자신의 이익을 이해하는 능력

시시비비를 가리는 성문화된 규칙과 원칙을 아는 능력

요구와 권리를 인정받기 위한 논증 구성 능력

협의 또는 대안 제시 능력

 

역량과 지식의 관계

2030은 지식이 역량 형성의 핵심적 구성요소임을 분명히 하는 반면 deseco는 지식이 역량의 구성요소임을 부인하지는 않았으나 능력/역량을 강조하면서 지식에서 역량으로라는 구호로 연결되었고, 구성주의의 지식 폄훼 경향과 결합되어 지식/역량 대립 구도가 형성되어 버렸다.

 

역량과 지식은 경쟁적이거나 배타적 개념이 아니다“ “학생들은 이해의 기본 구성요소로서 핵심 지식을 배워야 한다”, “지식을 바탕으로 역량을 발휘하고, 성장하는 역량을 사용하여 지식을 확대하고, 적용하고 이해를 심화한다” (개념 노트 학습나침반중에서).

 

역량 개념의 지위 변화

DeSeCo에서는 역량을 평가 지표 및 교육과정 구성요소로 보고자 했는데, 평가 지표로 하겠다는 것은 목적에 서술되어 있으며, 상위역량을 하위 역량/능력으로 구성하려는 논의 구조를 제시하였다.

반면 2030에서는 역량은 교육과정 구성요소가 아니라 총괄적 교육목표 및 방향이다. 또한 2030은 나침반 개념 노트에서 당분간 측정할 수 없는 것 중시” “학습의 내재적 가치 인식이라는 표현을 통해 역량이 전체론적인 것으로 측정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표현하고 있으며 지식/기능/태도 및 가치에 대한 논의 속에서 목표 및 방향의 지위에서 각 구성요소들과의 관계 및 결합 방식 등에 대해 논의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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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전환의 배경

 

이상과 같은 전환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특히나 OECD라는 기구와 어울리지 않는 내용의 교육론이 OECD에 의해 제출될 수 있었는지 파악하는 것은 2030의 관점, 내용을 보다 정확히 이해하고 향후 교육담론의 흐름을 전망하는데 있어 중요한 문제이다.

2030의 교육담론 프레임 전환은 반가운 일이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다소 급작스럽기도 하거니와, 얼마나 실제적인 의미가 담긴 것인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사회인식과 관련된 부분에서 긴급한’, ‘지금이야말로와 같은 강한 표현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이 문제들을 지속가능성의 문제로 규정한다. ‘이대로 두어서는 이 사회/세계가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변화/변혁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분명한 형태로 도출한다.

문제의식의 강도를 파악할 때 그러한 전환이 왜 일어났는지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으며, 당면의 핵심과제로서 사회 변화/변혁의 제기, 교육의 역할과 목표 확대, 변혁적 역량의 개념화가 실제적 의미를 지닌 논의임을 알 수 있다. 사실 변혁적 역량을 구성하는 3개 하위요소들의 묶음이 변혁적 역량으로 규정될 논리적 필연성은 없다. 하위요소들의 연관만 본다면 성공을 위한 역량이라 해도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변혁적 역량이라 명명한 것은 절박한 사회인식이라는 맥락에서 설명된다. 지금 이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냥 막연히 중요한 이러저러한 역량들이 아니라 지속불가능의 위기에 처한 사회를 제대로 재구성할 수 있는 역량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2030의 문제의식은 타당하다. 그럼에도 여전히 의문이 든다. OECD라고 하는 자본의 이해를 대변하는 기구에서 아무리 교육문제라 하더라도 어떻게 이런 보고서 채택이 가능했는가라는 점이다. 처음에는 OECD라는 기구에서 자신의 기존 관점을 뛰어넘는 문서가 제출된 사실이 다소 의아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러한 전환이 필연적이고 불가피했음을 파악하게 되었다. 향후 세계적 차원의 교육담론이 기존의 것과 다른 방향과 내용 속에서 전개될 것임을 전망할 수 있다. 지속가능 세계 건설을 위해 교육에 요청하는 역사적 과제가 세계적 차원의 교육논의에서 공유되기 시작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첫째, 엄중한 시대 상황 때문이다. deseco가 주로 빠른 시대변화에 국한된 시대상을 제출했다면 2030은 여기에 생태 위기‘, ’경제 위기‘, ’사회적 위기에 대한 문제의식이 더해짐으로써 총체화되었다. deseco2030 사이에 2008 경제 위기, 기후 위기 심화, 불평등과 이민자 문제 등으로 인한 정치사회적 갈등의 심화라는 커다란 사태들이 전개되었다. 이 과정에서 지속가능한 사회 건설을 위한 시급한 해결책의 필요성‘, ’그를 위한 교육의 역할 강화 필요성에 대한 문제의식이 강화, 확대된 것이며 그러한 문제의식 전환은 2030의 시대인식 및 교육의 목표, 역할 변화에 대한 논의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

둘째, 새로운 교육논의의 세계적 흐름을 반영한다. 새로운 시대인식에 따른 교육의 역할 확대 및 방향 전환은 세계적 차원의 교육담론 지형의 전반적 변화를 가져왔다.

2030과 유네스코 2030은 거의 동일한 사회인식 및 교육의 역할, 방향을 제출하고 있다. OECD 2030이 밝히고 있듯 유네스코가 먼저 제시한 것에 동참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내용적 동일성만이 아니라 지속 가능’. ‘사회 변혁등 핵심 용어가 같다. 뿐만 아니라 EI2017년 지속가능발전 및 유네스코 교육 2030’ 실현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출발은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논의 및 결의인 것으로 파악된다. 2015 유엔 SDGs 결의안에서 세계의 변혁(Transforming our world)’ 개념을 제출하고 있으며, ‘oecd 2030’에서 나타나는 환경적/경제적/사회적 도전이라는 사회인식을 제출하고 있다. , 2015년 유엔 SDGs 결의를 원형으로 유네스코, OECD, EI 등 교육 관련 주요 국제기관들이 교육적 차원에서 그 관점과 과제, 방향을 채택, 수용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시간적 순서는 ‘2012년 유엔에서 SDGs 논의 및 17개 목표 도출 -> 20155월 유네스코 교육 2030 채택 -> 20159월 유엔 총회에서 SDGs 결의 -> 2017EI 주요 정책 목표 설정 -> 2018OECD 2030 발표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이러한 과정은 유네스코, OECD, EI 등 교육 관련 주요 국제기구들이 동일한 인식 지평에 놓여있음을 보여주며 이는 세계적 차원의 교육담론 지형이 이미 새롭게 변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사회 변혁으로 번역되는 ‘transform our society/world’가 유엔, 유네스코, OECD 등 유수의 국제기구들이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보편적 용어, 과제임을 확인할 수 있다.

첫째, 환경적인 도전....둘째, 경제적인 도전...과학 지식은..새로운 기회..동시에 모든 영역에서 파괴적인 변화...우리 모두의 보다 나은 삶을 위해 새로운 경제적, 사회적, 제도적 모델을 구성해내야 한다. 경제적 불확실성..경제적 위험과 위기...셋째, 사회적인 도전...이민과 도시화, ..불평등은 확대...갈등과 불안정, 관료주의적 타성...전쟁과 테러리즘의 위협...” “‘OECD 교육 2030’은 인간, 이익, 지구와 평화를 보장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UN 2030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지구적 목표 (UN 2030 SDGs)’ 협력하고 기여” “교육의 목표를 더 확대해야 한다: 개인과 공동의 건강과 행복” “사회를 변혁(transform our society)하고 미래를 만들어 갈 때 필요한 역량”(‘OECD 교육 2030’, 2018)

교육 2030은 오늘날 더 넓은 발전의 맥락에서 살펴봐야 한다, 교육시스템은 빠르게 변화하는 노동 시장, 기술적 발전 도시화, 이주, 정치적 불안정, 환경 파괴, 자연 재해와 재난, 천연자원 경쟁, 인구 문제, 전세계적인 실업 증대, 빈곤의 지속, 불평등의 심화, 평화와 안전에 대한 위협 확대 등에 적절하게 대응하여야 한다.” “‘세계의 변혁: 2030 지속가능 발전 의제 (Transforming our world: the 2030 Agenda for Sustainable Development)’ [i] 의 목표 4 ‘포용적이고 공평한 양질의 교육 보장과 모두를 위한 평생학습 기회 증진 (Ensure inclusive and equitable quality education and promote lifelong learning opportunities for all)’”(‘유네스코 교육 2030’ 2015)

 

셋째, deseco 역량 논의의 내적 모순과 한계 때문이다. 역량 중심 논의만으로는 교육과정 논의를 구체적으로 전개할 수 없었다. kedi 보고서도 한계와 문제를 지적한다. 이러한 문제와 한계에 대해 각 나라에서 문제 제기될 수밖에 없었으며,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와 관련 deseco 이후 진행된 편향된 역량 중심에서 지식/역량이 통합된 논의 구조로의 전환이 불가피했던 것이다.

요컨대, ‘시대인식’ ‘교육의 역할과 방향’ ‘교육과정 논의 구조의 모든 차원에서 구조적 전환이 불가피했었다. 그동안도 주로 환경 위기의 차원에서 지속가능성의 문제는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그런데 2030은 경제 위기와 불평등 등 사회적 차원도 포함하여 사회 전체의 지속가능성의 문제로 인식, 규정함으로써 사회 전반의 재구성/변혁이라는 방향으로 연결하고 있다. 2030의 사회인식에는 위기의 절박함, 총체성 그에 따른 불가피성이 강하고 분명하게 담겨 있다.

2030이 여러 의의를 지니고 있지만 한계도 분명하다. 우선, 전반적으로 성장주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속가능과 모두를 위한 이라는 단서가 붙는다 해도 여전히 성장에 중요한 가치를 부여한다는 점에서 한계적이다. 성장이 중심이 되는 한 다른 가치는 미루어지거나 하위로 밀릴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하는 법이며 자본주의 시스템을 유지하는 가운데 지속가능하고 모두를 위한 성장 모델이 과연 가능한 것이기 의문을 품어야 마땅하다. 또한, 교육이 평등과 모두의 웰빙에 기여해야 한다는 윤리의식은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교육을 통한 사회변혁이라는 의식에 비해 사회시스템에 의한 발달의 제약이라는 과학적 분석이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사회시스템 자체에서 비롯되는 모순을 교육을 통해 완화하려는 시도는 실패로 마감되곤 했던 것이 인간의 그간 역사였다. 별다른 사회시스템 전환의 전망은 없이, 변혁적 역량을 담지한 주체적 행위자를 형성하는 교육으로 나아가려고 한다면 그 손쉬운수단으로써 교사를 개혁 대상화하면서 흐지부지될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한다.

 

 

3. 현 단계 한국교육과 OECD 교육2030의 이론적, 실천적 의의

 

서두에 언급한 대로 한국의 교육과정은 전환적 논의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상황이며 실제로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미래교육으로의 전환에 대한 논의는 활발히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30은 이러한 한국교육의 상황에서 적지 않은 의의를 가진다. 왜냐하면 직전의 교육과정 논의의 주요한 배경과 근거에 여러 검토와 반성을 기초로 이론적, 실천적 차원에서 중요한 변화가 일어난 것이고 따라서 DeSeCo논의에 기반한 현재의 교육과정 정책의 중단과 전반적인 재검토의 불가피성을 함의한다.

첫째, 구성주의의 교육과정이론으로서의 가치를 올바로 평가하면서 교육과정의 설계 원칙에 대한 과학적이고 비판적인 논의의 출발점으로 삼을 수 있다. 교육시장화 국면에서 구성주의 교육담론의 개인주의 교육관과 학습자 중심주의는 교육시장화 논의의 소비자 주권론을 교육학적으로 희석시키면서 교육과정을 이론적 차원에서 왜곡시키는 구실을 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렇지만 이러한 영향력과 주도성에도 불구하고 구성주의 교육담론은 한국교육의 입시구조 혁파와 모순 해소에 아무런 기여를 하지 못하였다. 다만, 학교교육의 공적 가치를 과도하게 깎아내리고 교과교육의 발달적 의의를 부정하는 공격 무기로 작동했을 뿐이다. 2030은 내용적으로 구성주의 교육론이 학교교육과정 설계 원리로서의 가치를 가지지 못함을 보여준다.

둘째, 공교육이 사회의 한 구성부분으로서 마땅히 존재해야 하는 이유와 정당성에 대한 교육적이고 가치지향적인 논의로 나아가는 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사회와 개인 모두에게 있어서 그동안 공교육이 가져야 할 윤리적 가치사회적 가치는 모호할 뿐 아니라 왜곡되어 있었다. 개인들에게는 문화자본이거나 노동시장에서의 가치를 높여주는 도구로서의 의미에 주로 국한되어 있는 반면 사회적 존재인 인간으로서의 가치공동체적 삶을 위한 기능의 성숙 등의 측면에서 공교육이 기여하는 바는 평가 절하되었다. 2030공동체 윤리개인의 존재적 가치를 이분법적으로 바라보지 않으며 이를 교육이 이 두 가지를 통합하는 매개로 작동하기를 기대하며 변혁적 역량주체성개념을 통해 이 둘이 역동적으로 결합하여 보다 나은 미래를 형성할 수 있다는 윤리적 기대를 담고 있다. 국가 차원의 교육실천의 설계도인 교육과정 문서에 서술된 인간상이나 사회상은 실제 교육현장에서는 무기력해 보일지 몰라도 적어도 그 사회가 교육에 대한 가치부여와 기대를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무의미하지 않다. 교육을 통한 개인의 직업적 성취를 강조하는 국가교육과정과 교육을 통한 변혁적 역량과 집단적 주체성의 형성을 지향하는 국가교육과정은 질적으로 다르다.

셋째, 2030은 구성주의가 폐기한 전이의 교육적 가치를 인정한다. 이는 한편으로는 불가피한 선택의 측면도 있다. 급격한 변화, 복잡하고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 수많은 정보와 지식 중에서 과연 무엇을 보편적 교육과정에 포함시킬 것이냐의 문제는 매우 중대하다. 모든 것을 학교에서 다루고 가르치고 접하게 하기란 불가능하다. 새로운 것이 부각될 때마다 학교교육과정에 들어오는 방식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전이를 부정하고 지식의 교육적 가치를 인정하지 않은 결과로 학교교육과정은 과부하의 지경에 처했다. 그동안 교육과정에 무엇을 넣고 무엇을 뺄 지에 대한 합의된 객관적 기준은 없었다. ‘전이가능성은 교육과정 구성의 중요한 기준의 하나를 제시한 셈이다. 물론, 무엇이 더 전이가능성이 높은 지식이고 활동인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논의가 필요하다.

넷째, 역량 형성 논의로 이동이 가능해졌다. 역량기반 교육과정의 가장 큰 현실적 문제점은 역량개념의 모호함에서 비롯되었는데, 이로 인해 교육과정 설계원칙으로서 심각한 결함이 드러났다. 이른바 핵심역량들을 학교교육을 통해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를 설명하기는커녕 역량형성의 과정과 방도에 대한 논의는 시작조차 하지 못한 채 역량기반교육과정이라는 구호에 따라다니느라 허송세월을 했다. 2030에서는 역량개념을 폐기하는 대신 지식, 기능, 가치와 태도의 구성요소를 제시함으로써 이를 극복하려 한다. 여전히 역량 및 역량 형성에 대한 과학적인 논의는 미흡하지만 역량을 세분화하고 순환적으로 설명하려던 흐름에서 벗어났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다섯째, 그동안 지식/경험, 학습/교수, 학문중심/경험중심, 전수/구성 등 교육과정에서 공존해야만 하는 이질적 요소들을 이분법적으로 대립시키고 양자택일의 문제로 바라보는 경향이 우세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교육과정 논의 지형은 과학적이고 이론적인 논의의 성격보다는 힘대결로 전개된 면이 없지 않다. 2030을 통해 이질적이고 대립적인 요소들을 통합적으로 바라보고 상호의존적인 것으로 위치 지우려는 시도를 시작하였으므로 교육과정의 형태적 측면만이 아니라 철학적 원리적 논의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섯째, 교육과 사회변화의 관계 설정의 전환이다. 사회변화에 맞추어 교육이 변해야 한다는 것이 그동안의 주된 시각이었다면 2030에서는 교육을 사회변화에 수동적이고 따라가는 관계가 아니라 사회변화를 선도하는 위치로 설정하고 있다.

일곱째, 2030은 교육과정의 목표와 구성 원리에 대해 비교적 구체적으로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막연한 방향과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교육과정 구성 논쟁에 기여하는 바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된다. 시행의 강제력을 가지지도 않고 가져서도 안 되지만 적어도 국가교육과정 논의에 있어서 구체적인 논쟁을 촉발할 정도의 구체성은 가진다. 이를테면, 보편교육의 연한은 어느 정도여야 하는가, 발달적 측면에서 분과 체제가 갖는 유효성은 무엇이며 교과통합의 시기와 방식은 어떠해야 하는가, 학생들의 교육과정에서의 선택은 어떻게 발휘되도록 설계해야 바람직한가 등의 논의를 해나가는 근거로 삼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현재 교육과정에서 가장 문제적이고 쟁점이 되고 있는 고교학점제, 조기진로교육 등 교육 현안에 대한 대응 논거 확보에 있어서 유용하다. 고교학점제나 조기진로교육을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직업세계 변화,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역량 형성 등에서 찾아왔으나 사실은 이와 무관하며 근거로 삼았던 DeSeCo의 핵심역량 개념이 교육과정 설계의 중심적 지위를 더 이상 가지지 않는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근거를 상실한 교육과정 정책을 지속할 이유는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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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8 번역> 레온티예프의 책 ‘기억 발달’ 서문 file 진보교육 2021.08.23 42
1367 번역> 어려운 어린이의 발달과 그 연구 file 진보교육 2021.08.23 65
1366 <만평> 고교학점제 테마주? file 진보교육 2021.08.23 198
1365 [담론과 문화] 소녀, 설치고 외치고 생각하라! file 진보교육 2021.08.23 45
1364 [담론과 문화] 수행평가가 던지는 메시지 file 진보교육 2021.08.23 407
1363 [담론과 문화] 노매드랜드 file 진보교육 2021.08.23 56345
1362 [담론과 문화]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지 않았다 file 진보교육 2021.08.23 189
1361 [담론과 문화] 영혼의 허기를 채우려는 이것, ‘국수’ file 진보교육 2021.08.23 1706
1360 [담론과 문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file 진보교육 2021.08.23 359
1359 [담론과 문화] 세상은 요지경 file 진보교육 2021.08.23 43
1358 현장에서> 다시 ‘현장’에서 시작하는 투쟁!! 고교학점제 반대 현장 투쟁을 조직하며 file 진보교육 2021.08.23 164
1357 현장에서> 교육 활동을 방해하는 계기 교육 의무화 법들 file 진보교육 2021.08.23 116
1356 [책이야기] 낡은 것은 가고 새것은 아직 오지 않은 file 진보교육 2021.08.23 14535
1355 <80호 권두언> 고교학점제 투쟁을 시작으로 미래교육 大戰이 본격화되다 file 진보교육 2021.05.08 163
» [80호 특집1] OECD 교육 2030의 내용과 이론적, 실천적 의의 file 진보교육 2021.05.08 14406
1353 [80호 특집2] 2030 교육과정론 분석 및 향후 교육과정의 논의 방향 file 진보교육 2021.05.08 351
1352 [80호 특집3] ‘OECD 교육 2030’과 한국형 ‘고교학점제’ file 진보교육 2021.05.08 386
1351 인터뷰 : 고교학점제는 사이비 file 진보교육 2021.05.08 142
1350 <번역> 심리적 체계에 대하여 file 진보교육 2021.05.08 135
1349 기고> 고교학점제, 내 생각 file 진보교육 2021.05.08 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