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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교육연구소 이론분과

 

 

고교학점제는 보편교육으로서의 중등교육의 방향과 원리에 맞지 않는다. 미래 교육 개혁 방향을 선도하고자 OECD가 제출한 ‘OECD 교육 2030’과도 충돌한다. 뿐만 아니라 고교학점제 추진론이 주요한 근거로 삼고 있는 DeSeCo 핵심역량 취지와도 어긋난다. 심지어 고교학점제 주창자들 스스로가 내세우는 주요 명분인 ‘4차산업혁명추세와도 모순된다. 고교학점제는 한 마디로 시대 고립적, 자기 분열적 제도이다.

그동안 고교학점제의 비현실성, 보편교육 원리 위배 문제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비판들이 있어 왔다. 이 글에서는 미래교육 담론 및 교육과정론으로서의 ‘OECD 교육 2030’과 고교학점제 추진론을 비교해 보는 한편 고교학점제 추진론 스스로가 가장 중요한 명분으로 내세우는 소위 4차산업혁명(인지자동화)과의 모순되는 문제점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1. 한국형 고교학점제는 사이비 고교학점제

먼저 고교학점제의 핵심적 성격과 본질이 무엇인지 규명할 필요가 있다. 고교학점제를 둘러싼 많은 문제와 의제들이 있지만 핵심적 성격과 본질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1) 고교학점제 본래의 핵심 요소는 이수-미이수제도

고교학점제를 둘러싼 가장 주요한 의제는 크게 2가지이다. ‘교과선택 문제이수-미이수 제도문제이다. 교육부 및 고교학점제 추진론자들은 전면적 교과선택문제를 더 부각시켰지만 학점제 본래의 핵심 요소는 교과 선택이 아닌 이수-미이수 제도이다. 그것은 고교학점제를 시행하고 있는 국가들의 필수/선택 비율을 보면 알 수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캐나다

(온타리오주)

중국

일본

핀란드

대한민국

(학점제 도입 후)

필수선택

비율*

필수150학점

선택 60학점

내외

필수 18학점 선택 12학점

필수 116학점, 선택 28학점

필수 38단위, 나머지 선택

필수코스 47~51,

선택코스 24~28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결정 예정

(교육부 고교학점제 종합추진계획’ 47해외고교학점제 운영현황)

 

표에 나타나듯이 학점제를 운영하는 대다수 나라에서는 많은 비중으로 필수교과를 운영하고 있다.

국은 3/4 가까이, 중국은 4/5 가까이, 핀란드는 2/3 정도에 달한다. , 학점제 여부를 좌우하는 기본 요소는 교과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특히, 선진교육 모델로 평가받는 핀란드의 경우 아래 표를 보면 현재 우리보다 훨씬 많은 20개에 달하는 필수교과와 47~51개의 필수 코스(과목)을 고교에서 운영 중이다.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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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591pixel, 세로 563pixel

(‘총론 주요사항 및 교과 교육과정 현황 국제비교 연구’, 조상식 외)

 

필수교과가 훨씬 많음에도 이들 나라들에서 학점제를 운영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은 교과에 대한 이수-미이수 제도를 운영하기 때문이다. 이수한 학점으로 졸업 자격을 부여하기 때문에 학점제라고 하는 것이다. ‘이수-미이수 제도는 해당 교과의 최소한의 학업 성취를 보장하기 위한 취지에서 운영되는 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소한의 학업 성취 보장의 필요성은 선택 교과보다는 오히려 필수교과에서 더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필수교과가 최소 성취의 필요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학점제를 운영하는 나라들에서 필수교과 비중이 높은 것은 한편으로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하다.

 

* 고교학점제 논의 왜곡

그럼에도 한국에서는 그동안 교과선택의 전면화문제가 고교학점제의 핵심인 것으로 제기되고 논의되어 왔다. 이런 왜곡과 기현상이 벌어진 것은 교육에 시장논리를 어떻게든 도입하려는 시장주의와 선택을 주체성, 자율성으로 오인하는 일부 자유주의자들의 이해, 정서가 맞아떨어지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들은 원래는 교과선택과 본질적 상관이 없는 학점제를 끌어들여 전면적 교과 선택의 명분으로 삼으면서 고교학점제 = 전면적 교과선택논리를 전개했다.

 

2) 교육부의 방침과 고교학점제 기본 윤곽

사실 이수-미이수 제도는 고교학점제 추진론자들의 주요 관심사는 아니었지만 살펴본 것처럼 학점제의 핵심 요소이기 때문에 두 의제 모두 주요 주제로 그동안 논의되어 왔다. 그리고 교과 선택 전면화’, ‘이수-미이수 제도두 주제 모두에서 많은 논란이 야기되어 왔다. 왜냐하면 둘 모두 한국적 교육 현실과는 맞지 않기 때문이다. ‘교과선택 문제는 교육적 원리 차원과 비현실성 두 측면 모두에서, ‘이수-미이수 제도는 주로 현실성 문제로 논란이 되어 왔다. 논란을 거듭해 오던 가운데 최근(2021.2.16) 교육부는 고교학점제 종합추진계획(이하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두 문제와 관련된 고교학점제의 기본 윤곽을 제시하였다. 주요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1에 진로 선택, 2부터 교과 선택 전면화 : 우선 교과선택과 관련 추진계획은 고1까지 공통교과 학습을 종료하고 고2, 3학년 전체가 과목 선택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밝히고 있다. 선택 중심 교육과정 운영을 위해 학생들은 고1 1학기에 진로를 선택한다. 이는 고교 교과의 2/3 이상이 선택 교과가 되는 것으로서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는 유례없는 보편교육과정 축소 제도라고 할 수 있다.

< 고교학점제에서의 과목 이수 시기 및 과목 예시(보통교과) >

편제

공통과목

선택과목

일반선택과목

융합선택과목

진로선택과목

이수

시기

1학년 1~2학기

1학년 2학기 ~ 3학년 2학기

과목

예시

수학(기본수학),

통합사회,

통합과학

미적분, 확률과 통계

윤리와 사상, 생명과학

인공지능 수학

여행지리, 융합과학

심화수학

국제정치, 고급 물리학

(교육부 추진계획 15)

 

둘째. 이수-미이수 제도의 형식적 도입 : 다음으로 그동안 내부적으로 논란이 되어 왔던 이수-미이수는 사실상 유명무실화하는 것으로 귀결시키고 있다. 제도 자체는 도입하는 것으로 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제도운영은 장기적 과제로 돌리고 있다. 교육부는 학년제를 유지하고 보충이수를 통한 학점 취득을 지원할 것임을 밝히면서 차기 학기 재수강제도는 장기적 과제로 미루고 있다. 결과적으로 한국에서의 고교학점제는 본래의 핵심인 이수-미이수 제도는 유명무실화되고 학점제 자체와는 별 상관없는 전면적인 교과선택을 시행하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기이한 제도로 등장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학년제 유지) 중학교와의 연계, 해외 사례*, 대입 등 학년제 운영의 현실적 필요성 등을 고려하여 초중등교육법상 학년제규정 유지“ ”미이수가 발생한 경우 보충이수* 지원을 원칙으로 하되, 대체이수도 가능 * 별도 과제 수행, 보충 과정 제공 등 본 과목의 내용이나 수업량을 축소하여 수강하는 방식(대학과 같이 미이수 과목을 다음 학기나 학년도에 수강하는 재이수 방식은 장기적 도입 검토)“ (교육부 추진계획 16~17)

 

셋째. //수는 실제로는 필수 유지하고 사회/자연과학 및 기타 교과는 전면 선택 :

그렇지만 또 실제적으로는 모든 교과에 대한 전면적인 선택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 추진계획에 따르면 기본과목이 상황에 따라 공통과목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학생별 상황에 따라 기본과목을 공통과목으로 대체 이수하도록 허용 2015 교육과정상 공통과목 대체 가능 과목 : 기본 수학, 기본 영어, 실용 국어, 실용 수학, 실용 영어“(교육부 추진계획 14)

 

여기서 기본과목은 주로 국영수가 해당되는 기초 교과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예시한 기본 수학’, ‘기본 영어’, ‘실용 국어등의 과목들은 2015 교육과정에서는 진로 선택에 해당하는 과목들인데 공통과목으로 대체해 필수화가 가능했다는 것이고 앞으로도 국영수는 상황에 따라 학교에서 필수화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는 서울교육청의 홍보자료에서 예시한 고교학점제 시간표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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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06pixel, 세로 623pixel

(2020년 서울교육청 중3 대상 고교학점제 홍보자료 중)

 

위 그림을 보면 전면적 교과선택 시기인 고2 학생의 시간표 중 선택(동그라미 친 부분) 아닌 필수 시간이 제법 된다. 과목명을 보면 창체, 체육을 제외하면 전부 국영수 교과들로 2015 편제표에서는 모두 일반 선택에 해당하는 과목들이다. , 국영수는 일정 범위에서 필수화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한 것이며 결국 전면적 선택의 대상이 되는 것은 그 외 교과들인 것이다.

 

교육부 추진계획에 나타난 고교학점제의 기본 윤곽을 통해 한국형 사이비 고교학점제는 결론적으로 다음의 특성으로 요약된다고 할 수 있다.

첫째, 조기 진로선택을 해서 특정 분야에 집중하자는 것으로 보편교육을 축소하는 교육과정이다. 보편교육은 사실상 고1로 종료된다. 그리고 모두에게 조기 진로선택이 강요된다.

둘째, 국영수는 사실상 필수영역으로 남기면서 진로 선택과 대입 준비를 연결하는 대입 몰입형 교육과정이다. 사실 고교학점제에서의 개별 교육과정은 기존의 수시 준비 과정을 공식적 교육과정으로 전화하는 것이기도 하다.

 

* (이수-미이수 제도가 핵심인) ‘학점제라는 단어와 성취평가제는 실제로는 부수적 명분일 뿐이며. 교과선택 문제와 별개로 논의, 검토될 수 있는 사안이다. 성취평가제는 교과선택 전면화와 상관없이, 발달 관점과 형성평가(과정평가)를 중시하고 있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추진될 필요가 있다. 필수교과 비중이 높은 많은 나라들이 형성평가를 중시하고 있다. 형성평가 실현에 필요한 것은 교과 선택이 아니라 대학서열체제 및 고부담 입시제도 폐지이다. 그렇지 않은 조건에서는 형성평가는 제대로 시행될 수 없으며, 고부담 대입과도 충돌한다. OECD에서는 포루투갈 교육개혁 컨설팅 보고서에서 고부담 대입제도 폐지를 권고하고 있기도 하다. ‘이수-미이수제도 역시 교과선택과 상관없이 보편교육의 기본 목표 실현과 관련되어 별도로 논의, 검토될 수 있는 사안이다. 그러나 이수-미이수제도는 논리적으로 학년제 폐지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데, 한국적 현실 및 다른 교육적 원리 보편교육으로서 중등교육을 최대한 마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한데, ‘이수-미이수제도를 운영할 경우 중도탈락율이 확대될 수 있음 - 도 함께 다루면서 조심스럽게 검토될 필요가 있다.

 

 

 

2. 인지자동화(4차산업혁명)에 대한 ‘OECD 교육 2030’과 고교학점제 추진론의 인식 차이 및 상반된 대응 방향

인지자동화 문제는 고교학점제 추진론에서 가장 중요한 명분과 배경으로 삼는 주제이며 ‘OECD 교육 2030’에서도 상당히 중요하게 다루는 의제이다. 그러나 이를 바라보는 관점과 인식, 특히 중요하게는 교육적 대응 방향에서 정반대의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2030은 보편교육의 질적 강화를, 고교학점제는 축소를 지향한다. 그런 의미에서 우선, 인지자동화 문제에 대한 2030과 고교학점제 추진론을 비교해 보고자 한다.

 

1) 인지자동화에 대한 관점과 접근 방식의 차이

교육부 추진계획에서는 고교학점제 추진배경으로 인지자동화로 인한 사회변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급격한 사회 구조 및 직업세계 변화, 감염병 유행 등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 4차 산업혁명 특징(4산업혁명위원회 등) : 지식정보의 유통기한 단축, 근로형태 및 직업군 다양화, 기존 학위자격 효용성 상실, 직업간계층간 이동성 저하로 양극화 발생 등

(교육부 추진계획 배경)

 

여기서 강조하는 것은 예측 불가능성’ ‘불확실성이다. 예측할 수 없는 미래이니 잘 대비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취지를 담고 있는데, ‘수동적 적응을 강요하는 전형적인 도구주의적 시대인식이라 할 수 있다. ‘적응을 강요하는 이런 류의 시대 인식은 매우 익숙하다. 1995년 신자유주의 교육개혁안에서 정보화, 세계화로 인한 무한경쟁 시대이니 교육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시장 논리를 도입했던 것과 유사하다. 정보화와 4차산업혁명이 비슷한 것이니 시대 인식 내용도 비슷하고, ‘교과 선택이라는 시장 논리 적용이 이어지는 것도 비슷하다. 사실, 시대를 바라보는 방식, 순응적 교육관, 선택 등 시장원리 도입 추진 등 전반적으로 95년 신자유주의 교육개혁안과 거의 동일한 맥락이며 그런 점에서 고교학점제 추진론은 1990년대, 그것도 시장주의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반면 2030은 같은 문제를 바라보면서도 사뭇 다르다. ‘불확실성을 중요한 현상으로 보는 것은 같지만 보다 능동적 태도와 실천을 강조한다. 또한 2030은 불확실성의 측면만이 아니라 기회와 도전의 양 측면을 강조한다. 인지자동화가 물질적 혜택을 줄 수 있지만 커다란 문제들을 야기한다는 것이다.

 

과학 지식은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와 해결책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모든 영역에서 파괴적인 변화 또한 일으키고 있다. 과학과 기술에서의 유례없는 혁신, 특히 바이오 기술과 인공지능에서의 혁신은 인간적인 것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제기하고 있다.“ ”목적을 상실한 과학과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불평등을 확대하고, 사회적 파편화를 악화시키고 자원 고갈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2030 포지션 문서 중)

 

, 물질적 풍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기회이지만 인간적 의미, 불평등 확대, 사회적 파편화와 자원고갈 가속화의 문제점이 있으니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함을 동시에 강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에 그치지 않고 변화평등의 문제를 기회와 도전이라는 측면에서 연결한다.

 

변화 심지어 빠른 변화 는 삶의 일부입니다. 그것은 불평등의 원인이자 불평등을 제거할 기회“(2030 개념 노트 배경)

 

, 변화는 양 측면의 가능성이 다 있는데, 인지자동화 시대의 빠른 변화를 기본적으로 불평등 제거의 기회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2030은 논의 전반에서 평등의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는데, 이는 2008년 경제 위기 이래, 2015년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제출 이후 불평등 해소의 문제가 세계 공통적 의제가 되기 시작한 흐름과도 연관되는 것으로 보인다.

 

2030이 인지자동화 시대의 양 측면을 보려는 인식 속에서 제기하는 인공지능으로 인한 인간적 본질의 문제, 불평등, 사회적 파편화, 자원 고갈 등의 문제들은 사회적 차원의 공동 대응이 필요한 문제들이다. 2030은 기본적으로 지속가능 미래 건설을 위한 사회변혁그에 기여하는 교육을 강조하는데, 인지자동화에 대한 이러한 인식은 그를 위한 사회적 공감과 연대, 집단적인 실천적 대응을 촉구하는 것으로 연결된다. 그에 반해, 고교학점제 추진론은 불확실성에만 초점을 두면서 개별적 적응을 강요한다. 이처럼 두 입장은 인지자동화를 인식하고 접근하는 데 있어서부터 기본적인 차이를 보이고 있다.

 

2) 직업 세계의 변화에 대한 인식 차이

인지자동화는 직업세계 변화 문제와 직결된다. 고교학점제 추진론이 사실 가장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문제이다. 고교학점제는 실제로 직업문제를 핵심적 사항으로 고려하면서 제출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2030에서도 물론 이 문제는 중요한 주제이다. 2030도 교육이 직업적 준비 이상의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고 하면서도, 인지자동화와 관련 직업 문제를 상당한 비중으로 다루고 있다.

 

우선, 2030은 인지자동화 시대 직업세계의 추세를 다음과 같이 전망하고 있다.

 

<그림. 시기에 따른 작업 유형의 보급률 변화 추이>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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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041pixel, 세로 586pixel

 

최근 수십 년 동안 컴퓨터로 제어되는 장비는 절차적인 작업 (컴퓨터 코드로 쉽게 표현할 수 있는 잘 정의된 절차를 따르는 작업)으로 구성된 광범위한 작업에서 노동자를 대체했습니다. 반복적인 계산, 입력 또는 분류 작업과 같은 대부분의 절차적인 작업과 반복적인 동작 수행을 중심으로 하는 생산 작업은 1980년대 초부터 자동화되어 왔습니다(그림 1). 거의 동시에 비절차적인 대인 관계 및 분석 기술에 대한 요구가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설명은 간단합니다. 컴퓨터 기술이 절차적인 작업에서 노동을 대체함에 따라 창조성, 사회적 및 정서적 기능과 같은 비절차적인 인지 기능을 가진 노동자에게 새로운 고용 기회를 창출했습니다(Berger and Frey, 2015 [13]; Bialik and Fadel, 2018 [14]). 비절차적인 수동 작업은 처음에는 감소한 다음 기본적 수준에서 정체되었습니다. 이는 이러한 작업이 제공하는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남아있음을 나타냅니다.“(개념 노트 기능)

 

2030은 인지자동화로 인간의 노동이 대체되는 현상을 지적하면서 인간만의 창조성과 사회적/정서적 기능을 강조한다. 그리고 비절차적 손기술도 일정한 영역이 있음을 덧붙인다. 직업세계의 변화 전망 자체는 고교학점제 추진론도 비슷한 것으로 보인다.

 

인간 고유의 창의적 상상력공감 능력 등에 대한 재조명”(교육부 추진계획 추진배경 중)

 

둘 다 기계가 할 수 없는 것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소 차이가 난다.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디지털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인식이 다르며, 사회적/정서적 기능에 대한 강조 차원도 다르다.

 

새로운 기술에 대한 대응으로 작업장이 지속적으로 실질적인 구조 조정을 거치면서 많은 디지털 기능은 빠르게 구식이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코딩 기술은 불과 몇 년 만에 쓸모없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유럽 ​​직업 훈련 개발 센터(European Center for the Development of Vocational Training)의 연구에 따르면 핀란드, 독일, 헝가리 및 네덜란드 근로자의 16%가 지난 2년 동안 자신의 기술이 쓸모없게 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디지털 및 ICT 관련 기술은 급속한 노후화로 이어져 특히 취약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개념 노트 기능)

 

2030은 디지털 분야에서의 필요로 하는 기술, 기능 변화가 훨씬 급속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제기한다. 이 같은 인식은 디지털 사회에 대한 대응 방향으로 직접적인 디지털 기술이 아니라 디지털 문해력을 강조하는 것으로 연결된다. 그리고 튼튼한 보편교육에 기초한 보편적 생애역량 강조로 연결된다.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디지털 사회가 도래했으니 코딩 교육을 필수로 하자는 한국 정부의 얕고, 즉자적인 인식 및 대응 방향과는 다르다.

 

노동자는 새로운 기술을 지속적으로 습득해야하며, 이는 유연성, 평생 학습에 대한 긍정적 태도 및 호기심을 필요로 합니다. ICT 전문가도 필요하지만 기술 변화에 노동자가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의 결합이 훨씬 더 중요 할 것입니다.“(개념노트 기능)

 

또한 2030은 사회적/정서적 기능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한다.

 

사회적 및 정서적 기술이 점점 더 필수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직업에 사회적, 정서적 기능이 필요한 노동자는 기술에 의해 대체 될 가능성이 낮습니다.“ ”인구 통계 학적 및 사회적 변화는 더 많은 사회적, 정서적 기능을 요구합니다. 인구가 노령화됨에 따라 의료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입니다. 이것은 새로운 과학적 기술과 배려, 사교성 및 존중과 같은 사회적 및 정서적 기능을 모두 요구하는 새로운 의료 관련 직업에 반영됩니다.“(2030 개념 노트 기능)

 

디지털 분야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상호작용하는 관계적 노동이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이 분야에서는 배려, 공감, 존중과 같은 사회적/정서적 기능이 특히 중요함을 강조하는 것이다. 고교학점제 추진론에서도 공감 등을 말하고 있기는 하지만 관계적 노동과 관련된 직업 세계의 전망으로 다루는 것은 아니다. 자세한 설명은 없지만 기존의 논의들을 감한한다면 인지자동화 시대에는 협업을 해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공감 기능이 필요하다정도의 맥락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2030의 직업 세계 전망도 제한적이며 충분하지 않아 보인다. 인지자동화 속에서 나타나는 플랫폼 노동’, ‘긱 노동의 문제, 인지자동화와 관련 많은 사람들이 경고하고 있는 일자리 자체의 감소문제는 제대로 다루고 있지 않고 있다. 넓은 의미로 볼 때 불평등 확대, 사회적 파편화에 포함될 수도 있지만 향후 직업 세계 전망과 관련하여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주제라고 생각된다.

 

3) 교육적 대응 방향의 차이

가장 중요한 문제는 결국 교육적 대응 방향, 방식의 문제이다. 인지자동화에 대한 인식, 전망도 상당히 다르지만 교육적 대응 방향에서는 2030과 고교학점제는 완전히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1) 2030의 대응 방향 : 보편교육의 역할 강화, 확대

2030의 경우 인지자동화와 관련 교육적 차원에서 고려해야 할 주요 지점들로 불확실성에 대한 대처 능력 문제’ ‘빠른 변화에 대한 생애적 대응력’ ‘디지털 사회의 노동 성격그리고 빠른 변화 및 디지털 사회가 야기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전 사회적 문제에 대한 공동 대응의 필요성등을 제기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응 방향으로 창조성과 주체성(행위주체성)’ ‘평생 학습력(생애역량)’ ‘디지털 문해력과 사회적/정서적 기능’ ‘사회적 협력과 실천등을 강조한다. 이러한 역량들은 모두에게 평생 필요한 것이며, 또한 광범한 지식/기능/태도와 가치를 익힐 때 비로소 가능한 것으로 결국 보편교육 강화로 모아진다. 인지자동화에 대한 인식으로부터 도출되는 주요한 대응 방향 및 사항들을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 불확실성에 대처할 수 있는 창조적, 주체적 대응력

 

학교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직업과 아직 발명되지 않은 기술, 그리고 예상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대처할 수 있도록 아이들을 준비시킬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기회를 활용하고 해결책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2030 발표문 머리글 중)

아이들은 가까운 미래에 필수적인, 명확한 목적의식적 목표를 수립하는 방법, 다른 관점을 가진 타인들과 함께 일하는 방법, 발견되지 않은 기회를 찾아내는 방법, 큰 문제들에 대한 다층적인 해결책을 발견하는 방법 등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 교육은 청소년들을 직업 세계를 위해 준비시키는 것 이상을 목표로 해야 한다.“(2030 발표문 중)

 

고교학점제가 현재 존재하는 직업을 미리 선택하는 것이라면 2030은 현재 존재하지 않는 직업에 대처해야 한다고 말한다. 2030은 불확실성이란 것은 예측하지 못한 상황의 전개, 아직 준비되지 해결책을 필요로 하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처능력을 요구한다고 본다. 따라서 그것은 새로운 것을 생각하고 창출할 수 있는 창조성, 헤쳐 나갈 수 있는 주체적 태도, 타인과의 협력을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역량들은 특정 분야에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총체적인 것이며 결국 변혁적 역량 강조로 연결된다.

 

* 변화에 지속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생애역량 강조

인지자동화 시대는 지속적인 변화가 전개되는 특성을 지니며 특히 직업세계가 끊임없이 변화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변화에 대한 적응, 대응력 발휘가 평생 필요하다. 2030은 그런 의미에서 보편적 생애역량을 강조하며 특히 학습하는 법의 학습을 강조한다.

 

세계화와 인공지능의 발전과 같은 추세가 노동시장의 요구와 노동자가 성공하는 데 필요한 기능을 변화시키기 때문에 사람들은 "학습하는 법을 학습"하는 능력에 평생 동안 더욱 의존해야 합니다.“” 인간은 적응하는 학습자가 됨으로써 불확실성을 헤쳐나갑니다.“(개념노트 기능)

 

여기서 중요한 점은 학습하는 법의 학습이 고립적으로 학습 가능한 별도의 기능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래서 2030은 변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대응할 수 있기 위해서는 학습하는 법의 학습만이 아니라 그 토대가 되는 기초 역량(핵심 기초), 다양한 지식/기능/태도 및 가치와 그것들의 총체적 결합이 필요함을 함께 강조한다. ‘학습하는 법의 학습은 높은 수준의 메타인지 기능을 필요로 하는 것으로 튼튼한 기초와 지식을 전제하는 복합적 기능이기 때문이다.

 

노동자는 새로운 기술을 지속적으로 습득해야 하며, 이는 유연성, 평생 학습에 대한 긍정적 태도 및 호기심을 필요로 합니다. ICT 전문가도 필요하지만 기술 변화에 노동자가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들의 결합이 훨씬 더 중요 할 것입니다. 따라서 교육은 기능적 융합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창조성, 도전 정신, 기술적 기능의 결합으로 노동자가 새로운 직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학생들은 미지의 그리고 끊임없이 진화해가는 상황에 그들의 지식을 적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비판적 사고, 창조적 사고, 학습하는 법을 배우는 것, 자기통제 등의 인지적이고 메타-인지적인 기술, 공감, 자기효능감, 협력 등의 사회적이고 정서적인 기술, 새로운 정보와 통신기술 장치의 사용법과 같은 실제적이고 신체적인 기술 등을 포함하는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기술들이 필요하다.“(개념노트 기능)

 

* 디지털 문해력과 사회적, 정서적 기능의 강조

디지털 사회에서 디지털 분야로의 진출이 확대될 것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교육과정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나 2030은 단순히 디지털 관련 기술교육 확대를 주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디지털 분야에서의 기술, 기능 변화 속도가 타 분야보다 훨씬 빠르다는 사실을 지적하면서 그럴수록 튼튼한 보편 역량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2030이 말하고 있듯 ICT 전문가도 필요하지만 그것은 고등교육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며, 초중등 교육에서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변화에 대한 대응력과 함께 디지털 사회에 대한 문해력이다. 그런 측면에서 인지자동화와 관련 2030은 디지털 리터러시와 데이터 리터러시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디지털 리터러시를 강조한다고 해서 기초 문해력인 일반 문해력과 수리력을 폄하하지 않는다. 기초 문해력이 디지털 리터러시의 토대이기 때문이다.

 

문해력과 수리력은 여전히 중요하다. 디지털 변환과 빅 데이터가 도래하는 시대에서 디지털 리터러시와 데이터 리터러시는 점점 더 핵심적인 역량이 된다.“(개념노트 기능 중) ”정보 전달 수단이 더욱 다양해짐에 따라 학생들은 다양한 디지털 및 인쇄물을 찾고, 평가하고, 해석할 수 있어야 합니다“ “빅 데이터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과 영향력은 방대한 새로운 기회, 압력, 윤리적 도전과 딜레마를 만듭니다. 데이터를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개념노트 핵심 기초)

 

한편 디지털 사회의 직업적 특성과 관련 2030은 사회적/정서적 기능을 특별히 강조한다. 디지털 사회에서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주요 영역이 사람과 사람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관계적 영역이며 이는 공감과 존중, 협력 등 사회적/정서적 기능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 전 사회적 협력과 실천

2030은 인지자동화 시대는 인간적 본질에 대한 문제제기, 사회적 불평등과 파편화 야기, 높은 생산력으로 인한 자원 고갈 가속화의 위험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도전적 과제들을 극복하면서 오히려 불평등을 제거할 기회로 삼자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은 전 사회적 협력과 실천을 요청한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2030의 기본 방향인 지속가능한 미래 건설을 위한 사회 변혁과 연결되며, 협력, 공감과 존중, 사회적 참여와 실천에 대한 전반적 강조로 표현되고 있다. 특히 행위 주체성에 대한 개념노트에서 2030집단적 행위 주체성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데, 이는 주체성 개념이 개인적, 고립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것임을 말하는 한편 지속가능 사회 건설을 위한 전 사회적 과제에 대한 문제의식의 반영이기도 하다.

 

공동선을 위해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집단적 주체성이 필요합니다. 집단적 주체성은 공동체, 운동 또는 글로벌 사회를 위해 개별 주체들이 함께 행동하는 아이디어를 나타냅니다. 협력적 주체성과 비교하여 집단적 주체성은 더 큰 규모로 행사되며 공동 책임, 소속감, 정체성, 목적을 포함합니다. 정부에 대한 불신의 증가, 이주 증가 및 기후 변화와 같은 많은 복잡한 문제가 집단적 대응을 요구합니다. 사회 전체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집단적 주체성은 개인이 서로의 차이와 긴장을 제쳐두고 함께 모여 공동 목표를 달성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더욱 견고하고 통합된 사회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개념노트 행위 주체성)

 

* 전이, 메타인지, 타문화 이해 강조

2030의 주요한 특별한 강조점 중 하나가 전이에 대한 부분이다. 전이에 대한 특별한 강조는 교육과정 기본적 구성원리로서 만이 아니라 인지자동화 시대 빠른 변화 문제와도 연관된다. 인지자동화 시대 특징과 관련 2030의 주요한 문제의식 중 하나는 갈수록 배워야 할 것은 많아지는데, 이미 교육과정은 포화 상태라는 것이다. 이에 대한 대응 방향으로 2030은 전이력이 높은 교과를 우선시 하면서 메타인지, 학제 간 지식(교과 간 지식)을 형성, 강화할 수 있는 통합주제 학습을 결합하자고 제안한다.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메타인지, 평생 학습 및 타문화 이해가 필요합니다. 메타인지는 "사고에 대해 사고"하는 기능을 말합니다. 메타인지는 자신의 학습 및 사고 과정에 대한 인식이 특정 학습 기능을 다양한 상황에 의도적으로 적용하는 "비절차적인 분석 기능"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학습 전략 또는 "

습하는 방법의 학습"도 평생 학습의 핵심역량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으며 많은 유럽 국가에서 교육 목표로 강조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기능을 전이할 수 있는 충분한 기본 지식이 있어야 합니다.“(개념노트 기능)

 

또한 타문화 이해 필요성을 인지자동화 시대 특징인 전 지구적 연결성과 함께 인지 발달 차원에서도 제시하고 있다.

 

현재와 ​​미래 세계의 초 연결성을 고려할 때 인지 발달의 또 다른 핵심 영역은 다른 문화에 대한 지식과 이해입니다. 일부 발달 과학자(Eccles and Gootman, 2002)하나 이상의 문화에 대한 심층 지식, 특히 젊은이들이 성숙해짐에 따라 인지 발달에 중요한 것으로 규정합니다.“(개념노트 기능)

 

결론적으로 인지자동화에 대한 2030의 인식과 대응방향은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한 보편교육의 역할 강화, 확대로 귀결되고 있다. 2030이 제기하는 과제들 불확실성에 대한 대처능력으로서 창조성, 주체성 형성, 변화에 대한 대응력으로서 생애역량, 디지털 문해력과 사회적/정서적 기능 발달, 전 사회적 협력과 실천에 대한 태도와 지향, 전이/메타인지/타문화 이해 등의 교육적 과제 모두가 보편교육의 강화, 확대로 연결된다. 첫째, 제기하는 과제들이 일부가 아닌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다. 모두에게 필요한 평생 삶의 기초로서 2030은 강조하고 있다. 둘째, 제기하는 과제들과 요청되는 역량들이 모두 발달과정의 원리상 튼튼한 기초와 광범한 지식/기능/태도 및 가치에 대한 학습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2) 고교학점제 추진론의 대응 방향 : 보편교육 축소, 중등교육 역할 폐기

고교학점제의 경우 가장 중요한 배경으로 4차산업혁명을 제시하면서도 인지자동화에 대한 교육적 대응방향에 대한 체계적 논의를 거의 제시하고 있지 않다. 이 문제는 비단 교육부 추진계획의 문제만이 아니라 그동안의 고교학점제 추진론 전반이 그러하다. 고교학점제는 별다른 논리적, 내용적 설명 없이 4차산업혁명과 조기진로선택, 전면 교과선택이라는 방향을 연결한다. 교육부가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제시한 보도자료의 취지 내용에도 조기진로선택과 교과선택 전면화가 왜, 어떻게 연결되는지에 대한 직접적 설명이 전혀 없다.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급격한 사회 변화, 감염병 발생, 학령인구 급감 등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 학생 한 명, 한 명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아 자기주도적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교육부 추진계획 발표 보도자료)

 

교육부가 밝히고 있는 취지를 보면 미래가 불확실하니’ ‘한명 한명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아야 한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미래가 불확실한 것한명 한명이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는 것이 직접적인 논리적 연결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자신의 진로와 적성을 찾는 것은 불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항상 필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고교학점제의 핵심 지점은 진로와 적성을 찾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탐색이 아니라 보편교육 축소를 감수하면서까지 모든 학생들이 조기 선택하도록 하는 데 있다. 그런데 정작 이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설명이 없다. 미래가 불확실한데, 왜 진로를 일찍 결정해야 하는가?

 

 

오히려 조기 진로선택은 급격한 사회변화, 불확실한 미래 환경과 충돌하는 발상이라는 것이 상식적 판단이다. 수많은 학생들의 노력이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며, 그 때문에 치루어야 할 기회비용과 대가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사실 인지자동화와 고교학점제 추진은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생각된다. 고교학점제의 교과 선택론은 1995년 신자유주의 교육개혁안에서부터 존재했던 발상이고, 교과 선택을 학생 주체성 발현으로 오인하는 막연한 정서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2030과 고교학점제 추진론의 인지자동화에 대한 인식, 직업세계에 대한 이해, 교육적 대응 방향 차이를 간략히 표로 정리해 보면 아래와 같다.

 

 

‘OECD 교육 2030’

한국형 고교학점제

인지자동화에 대한 기본 인식

기회와 도전의 양 측면 강조

0 물질적 혁신/윤리적 문제

0 불평등 야기/제거의 기회

* 불확실성에 초점 > 적응 강요, 개별적 대응 강조

직업세계전망

디지털 분야 확대. 그러나 디지털 분야의 기술이 더 빨리 변화, 노후화

관계적 노동 분야 확대

비절차적 손기술 기반 지적

디지털 분야 확대

교육적 대응 방향

미래의 아직 존재하지 않는 직업 대비’ -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응력, 진로 탐색의 시기

평생 학습 및 생애 역량 중요

문해력 강조 : 디지털 리터러시와 데이터 리터러시(빠르게 변화는 특정한 코딩, 기술이 아니라)

지식/기능/태도 및 가치에 대한 광범한 학습 강조

전이력, 메타인지, 타문화 이해 강조

=> 보편교육의 질적 강화

지금 있는 분야, 직업 준비

- 특정 분야 경쟁력 추구, 1

부터 진로 선택

=> 보편 교육 축소 : 인지자동화가 조기진로선택 및 교과 선택과 어떻게 연관되는지에 대한 내용적, 논리적 연관 제시하지 않음.

 

< ‘창조성’, 같은 단어 다른 의미 >

 

관점, 개념 체계, 발달에 대한 이해가 다르면 같은 단어라도 실제적 의미는 다를 수밖에 없음. 그런 점에서 2030과 고교학점추진론도 같은 단어를 쓰더라도 그 의미가 다른 경우들이 많음. 여기서 잠간 양쪽이 모두 중시하는 창조성의 차이를 잠시 살피고자 함. 2030의 변혁적 역량의 새로운 가치 만들기가 창조성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음. 2030창조성이 경제적인 것만이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이기도 하다고 말함.

 

혁신은 새로운 일자리, 비즈니스, 제품 및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 이상입니다. ... 창출된 새로운 가치는 경제적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문화적이기도 하므로(Rychen, 2016 [5]), 사회와 경제 모두를 위한 지속 가능성과 탄력성에 대한 비전을 필요로 합니다.”(개념노트 변혁적 역량)

 

창의성에 대한 기존의 이해와 달리 여기서 강조되는 부분은 지속가능성과 탄력성에 대한 비전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하는 부분임. 사회적, 문화적이기도 하기 때문에 현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인 지속가능한 미래사회 건설에 대한 비전을 지녀야 한다는 것임. , 창조성은 사회문화적 가치와 동떨어진 무방향적인 생산성이 아니라는 것.

 

더 중요한 차이는 창조적 역량에 필요한 토대와 발달과정에 대한 이해의 차이임. 2030은 창조성이 그 자체로 발달할 수 있는 하나의 독립적인 역량이 아니라 광범하고 다양한 지식, 기능, 태도 및 가치를 필요로 하는 총체적인 것으로 봄. 뿐만 아니라 지식, 기능, 태도 및 가치도 상호의존적인 것으로 봄. 이는 매우 중요한 차이. 왜냐하면 창조성 함양은 그를 위한 별도의 학습 내용 및 방법에 의한 것이 아니라 광범한 지식, 기능, 태도와 가치를 깊게 학습하는 것, 즉 보편교육을 강화하고 충실한 학습을 하는 것에 달려 있다고 보는 것으로 연결되기 때문. 창조성과 관련 2030에서 특별히 강조하는 부분은 전이력. 즉 배운 것을 새로운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며 그것이 창조성의 기본 원형이라는 것임. 그래서 2030은 전이력이 강한 교과에 우선권이 주어져야 하며 전이력은 교과의 체계적 개념에 기초해서 교과를 넘나드는 통합주제를 다루면서 함양될 수 있다고 봄. 그에 따라 교과 강화에 기초한 통합주제 학습의 결합을 제시하고 있음.

 

창조성에 대한 이와 같은 관점은 그동안 한국사회에서 만연되어 온 창조성에 대한 잘못된 이해, 고교학점제 추진론에 내재되어 있는 이해와는 상당히 다름. 지금까지 이들은 창조성에 대해 물질적 가치 중심으로, 그리고 무엇보다 창조성을 키울 수 있는 별도의 학습 내용, 방법이 있다고 생각해 왔음. 초등저학년에 융합교육을 직접 적용하려 한다든지, 교과와 통합주제 학습을 대립적으로 보면서 교과 폐지 혹은 무분별한 교과통합을 주장해 온 것들이 그러한 사례들임. 이런 차이들 때문에 창조성을 똑같이 강조하더라도 2030은 보편교육 강화로, 고교학점제는 보편교육이 아닌 별도의 무엇을 강조하는 상반된 방향으로 갈리게 됨.

 

 

3. 교육과정론으로서의 교육 2030’과 고교학점제

2030은 기본적으로 교육과정 개혁 방향의 기초로 삼고자 하는 프로젝트이며, 고교학점제 역시 교육과정 개편과 직접 연계된다. 그런 점에서 둘 모두 교육과정 구성에 대한 전반적 방향을 제출(2030)하고 있거나 내포(고교학점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장에서는 교육과정론으로서 양자를 간략히 비교해 보고자 한다.

 

1) 사회인식/교육의 역할, 목표에 대한 인식 지평의 차이

2030에서 시대인식 전반은 인지자동화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역사적이고 총체적인 것으로 나아간다.

현 시대는 사회와 세계의 지속가능성이 위협받는 위기의 시대이며 따라서 사회변혁을 통해 미래 사회를 새롭게 건설해 나가야 함을 밝히고 있다. 이러한 사회인식은 2015년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결의 이후 확산, 정립되어 온 국제적 인식 지평, 무엇보다도 그를 계기로 유네스코 EI OECD 등 교육관련 국제기관들을 중심으로 재구성되어 온 세계적 차원의 교육담론 지형 변화의 반영이라 생각된다. 반면 교육부 추진계획 및 고교학점제 추진론은 이러한 세계적 차원에서 공유되고 있는 인식과 담론에 뒤떨어진 채 인지자동화(4차산업혁명) 문제에 중심으로 머무는 협소함을 보여준다. 교육부 추진계획에서 제시되는 사회인식 및 교육의 역할에 대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교육부 추진계획 중 배경내용)

 

4차 산업혁명 시대, 예측할 수 없는 미래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급격한 사회 구조 및 직업세계 변화, 감염병 유행 등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시대 4차 산업혁명 특징(4산업혁명위원회 등) : 지식정보의 유통기한 단축, 근로형태 및 직업군 다양화, 기존 학위자격 효용성 상실, 직업간계층간 이동성 저하로 양극화 발생 등

인간 고유의 창의적 상상력공감능력 등에 대한 재조명과 함께 에듀테크 활용, 개별화 교육 등 미래사회에 적합한 교육 모델 필요

 

저출산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

저출산은 학령인구 및 생산연령인구 감소를 초래해 인력 부족, 지역 공동화 등 국가 성장잠재력 약화로 이어질 우려 고등학교 인구(15~17)’20138(2.7%)에서 ’6083(1.9%)까지 감소

모든 학생의 잠재력과 역량을 키워주는 교육 체제를 구현하여 국가 경쟁력 강화 및 지역 혁신 기반 마련 필요

 

디지털 세대의 변화된 학습 성향

학생들은 텍스트보다 이미지·동영상 등 디지털 기반 콘텐츠를 통한 이해를 선호하고, 능동적으로 지식과 정보를 선택하여 학습하는 경향 학생들은 텍스트보다 이미지나 동영상을 통한 학습을 선호하는 경향, 친구관계에 있어서는 비대면보다 대면소통 중시”(’20.10.14, 교육정책네트워크 토론회)

다양한 분야에 대한 탐색을 거쳐 학생 스스로 진로를 설정하고 개척해 갈 수 있도록 교육과정 다양화, 진로·학업설계 안내 필요

 

사회적 불평등양극화에 따른 교육격차 심화

급격한 기술 진보와 경제 성장에도 불구하고 한편으로는 고용 불안, 소득 양극화 등 사회적 불평등이 심화되는 상황

모든 학생에 대한 최소 학업성취를 담보하는 책임교육을 통해 평등한 출발선 보장을 위한 학교교육 구현 필요

 

새로운 시대, 새로운 인재상의 필요성 대두

OECD 등 국제기구에서도 미래 사회 대응을 위해서는 삶에 대한 적극성과 주도성, 책임감을 지닌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는 담론 확산

OECD Education 2030

- 학생 주도성(student agency) 및 변혁적 역량(transformative competencies) 강조

창의성, 문제해결력(Creating new value, 새로운 가치 창조)

협동, 공감, 갈등 관리(Reconciling tensions and dilemmas, 긴장과 딜레마 해소)

책임감, 시민성(Taking responsibility, 책임감 가지기)

비약적 기술 진보와 예측 불가능한 위험이 공존하는 미래사회에 대응할 수 있도록, 새로운 인재상과 교육체제 모색 필요

 

교육부 추진계획에서 나타나는 시대인식은 2030과 비교할 때 다음의 차이들이 있다.

첫째, 협소함이다. 여전히 4차산업혁명이 초점이고 인구구조 변화 문제를 덧붙인 정도에 불과하다.

둘째, 무엇보다 총체적 사회인식에 기반한 과제 및 교육의 역할에 대한 문제의식이 부재하다. ‘지속가능 미래 건설을 위한 사회 변혁에 대한 문제의식이 전혀 나타나지 않으며 개인적, 사회적 잘 삶‘(웰빙)’에 대한 문제의식도 보이지 않는다. 일부 교육부 문서들에서 2030웰빙을 소개하는 경우도 있는데, 본래의 의미와는 전혀 다르게 대부분 개인적 풍요정도의 의미로 제시되고 있다.

셋째, 수위가 좀 다른 디지털 세대의 학습성향’, ‘불평등에 따른 교육격차 심화가 균형에 맞지 않고 제시되고 있다. 사회변화의 교육적 영향이라는 차원에서 제시하는 것 같으나 이 역시 협소하다. 사회변화가 교육에 미치는 영향은 훨씬 광범하다. 2가지를 콕 짚은 것은 원격학습기초학력보장법과 같은 추진하려는 정책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넷째, 교육의 기본방향과 관련 다소 혼란스런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갑자기 ‘OECD 교육 2030’변혁적 역량을 소개하고 있다(물론 변혁적 역량의 본래 의미를 알고 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전의 교육부 문서들에서는 주로 세계경제포럼의 4C 등이 소개되었었다. 그러면서 또 그동안 강조하던 창의융합인재가 갑자기 사라지고 정체를 알 수 없는 새로운 인재상을 거론하고 있다. ‘OECD 교육 2030’이 최근 거론되기 시작한 상황의 반영이라 생각되는데, 정확한 이해 없이 혼란을 겪는 것이 아닌가라는 짐작이 드는 지점이다.

 

한편, 2030과 교육부 추진계획에서 불평등문제를 접근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조금 자세한 언급을 하고 싶다. 2030은 불평등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이전 DeSeCo에 비해 거의 개과천선 수준의 언급을 한다. DeSeCo의 핵심역량 자체가 기업적 요구에서 비롯된 것임에 비해 2030은 불평등 문제를 매우 적극적으로 다루고 있다. 적극성의 차원만이 아니라 접근 방식 자체도 다르다. 2030은 인지자동화로 인한 변화를 불평등을 제거할 기회로 삼자고 언급하는 것을 비롯해, 불평등 해소를 기후 문제와 함께 사회 변혁의 주요 과제로 제기하고 있다. , 불평등 해소 문제를 교육의 기본 방향과 역할 차원에서 다루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주로 자본의 입장을 대변해 온 전례로 볼 때 다소 의아하기까지 하다. 유엔-유네스코-OECD로 이어지는 지속가능 사회 건설을 위한보편적 사회변혁 담론의 확산에 의한 것이라 하더라도 충분하지는 않다. 가능한 설명은 기후 변화, 극심한 양극화가 자본주의 자체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으며 또한 그것이 잠재적 가능성이 아니라 실제 상황으로 전화되고 있다고 인식할 때이다. 즉 위기의 실감 수준이 이전과 다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불평등 문제의 교육적 포착 차원도 다르다. 이 부분은 교육담론의 진전이라고 생각된다. 2030은 교육평등과 관련 기회 평등만이 아니라 결과적 평등도 지향하는 것으로 나아가고 있다. 모든 아동, 청소년의 변혁적 역량 형성, 주체성, 생애역량 형성을 강조하는 것도 그렇지만 특별히 힘있는 지식에 대한 접근 기회를 강조한다.

 

학문적 지식(교과 지식)을 습득하는 것은 학습의 형평성과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하나의 단계입니다. Voogt, Nieveen Thijs(2018)"모든 학생이 양질의 교육과정에 접근하여 최소한 기본 수준의 지식과 기능에 도달할 기회가 있고, 교육과정이 사회-경제적 지위, 성별, 민족 또는 지역에 따른 장벽이나 낮은 기대치를 두지 않는 것을 평등으로 규정합니다. 그들은 학습 기회를 교육과정이 모든 학생들이 자신의 잠재력을 최대한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모든 학습자가 자신의 재능을 개발하고 잠재력에 도달할 수 있는 최대한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교육과정이 구성되는 방식이라는 의미로 규정합니다. Young and Muller(2016 [11])는 배울 수 있는 형평성과 기회를 "힘있는 지식"이라는 개념으로 표현합니다.“

 

영국의 진보적 교육학자 영의 힘있는 지식개념을 언급하고 있는데, 영은 교과로 구현되는 체계적 학문지식, 개념들은 세계를 주체적으로 이해하고 실천할 수 있는 힘있는 지식의 기초가 된다고 보았다. 2030이 교육적 평등과 관련 힘있는 지식을 언급하는 의미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교과 내용이 힘있는 지식’, 즉 체계적 개념들을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되어야 한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모두에게 힘있는 지식에 대한 접근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인식 및 교육의 역할에 대해 2030과 고교학점제 추진론은 관점과 내용 전반에 걸쳐 상반되거나, 차원이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고 본다.

 

OECD 2030

교육부 추진계획

사회인식의 범위

환경적/경제적/사회적 측면에서 총체적으로 바라보고자 함

4차산업혁명을 중심으로 차원이 다른 내용들을 단편적으로 열거

사회인식의 내용,

사회-인간 관계

지속가능위기에 놓인 도전적 상황 -> 해결책이 필요하며 인간은 미래를 건설하고 사회를 변혁하는 능동적 주체

불확실성의 미래

인간이 바꿀 수 없는 세계

그 속에서 생존해야하는 인간

교육의 역할

지속가능 사회 건설에 기여

적응으로서의 교육

시대 상황에 대한 주요 태도 및 가치

(지속가능 미래 건설을 위한)

협력, 공감과 존중, 사회변혁을 위한 개인적, 집단적 역량 등

(불확실성의 시대 속에서)

개별적 경쟁력 강화

인간관

참여적 인간관 : 공동체 강조를 넘어 개인 자체를 사회 참여적 존재로 규정

행위주체성은 세계에 참여하고 참여를 통해 보다 나은 세계를 위해 사람들과 사건, 상황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책임감을 스스로 의식하는 것

이기적 인간관

기타

* 교육부 추진계획은 변혁적 역량의 원래 뜻(”미래를 건설하고 사회를 변혁하기 위한 역량“)을 전혀 인식하자 못한 채 소개하고 있음.

* ‘창의융합인재가 갑자기 사라짐. 대신 내용 없는 새로운 인재상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음.

* ‘학생 주체성과 관련해서 2030에서는 잘못 이해, 사용하는 경우들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는데, 구태여 학생 주도성으로 비틀고 있음.

 

 

2) 중등교육과정 차원에서 : 보편교육 강화, 확대/보편교육 축소

‘OECD 교육 2030’은 중등교육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교육과정 개혁 방향에 관한 프로젝트이고 고교학점제 역시 중등교육과정 개편과 직결되는 문제이다. 따라서 둘 모두 나름의 중등교육과정론을 담고 있다. 교육부 추진계획의 경우 교육과정론 전반을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내포된 의미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양자를 간략히 비교해 보면 다음 표와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고 생각된다.

 

OECD 2030

교육부 추진계획

청소년기 규정

주체성이 형성되는 시기

진로 선택 시기

중등교육과 진로(직업)

직업적 준비 이상 : 총체적 발달 그를 통한 생애역량을 갖추는 것이 보편교육에서의 직업 준비로 봄

 

교육을 통해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내고 그 미래로부터 혜택을 누리는 데 필수적인 지식과 기술, 태도와 가치를 개발시킬 수 있다. 아이들은 가까운 미래에 필수적인, 명확한 목적의식적 목표를 수립하는 방법, 다른 관점을 가진 타인들과 함께 일하는 방법, 발견되지 않은 기회를 찾아내는 방법, 큰 문제들에 대한 다층적인 해결책을 발견하는 방법 등을 반드시 배워야 한다. 교육은 청소년들을 직업 세계를 위해 준비시키는 것 이상을 목표로 해야 한다. 교육을 통해 청소년들이 실천적이고 책임감을 갖고 참여하는 시민이 되는 데 필요한 기술들을 전달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직업적 준비 중심

- 특히, 후기는 진로(직업) 선택 및 집중 준비

중등교육 목표

변혁적 역량 형성, 주체적 인간

교육을 통해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내고 그 미래로부터 혜택을 누리는 데 필수적인 지식과 기술, 태도와 가치를 개발시킬 수 있다.“

??(변혁적 역량을 소개는 하고 있음)

주체성에 대한 이해 및 발달 과정

학생’ ‘교사협력적’ ‘집단적행위주체성의 다차원적 강조

학생들이 행위주체성을 훈련하고 자신들의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 어른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학생 주도성 강조(‘교사 행위주체성’, ‘협력적 행위주체성과 대립적으로 보려는 경향 및 교과선택 정당화 의도 내포)

주요 방향

보편교육 질적 강화, 확대 : 지적, 도덕적 기초, 필수적 지식/기능/태도 및 가치, 넓고 깊게, 생애역량 형성 강조

* 보편교육 축소, 조기 진로 선택 -> 선택한 진로 몰입

교육과정 원리

지식/역량 통합

역량 기반

교과와 통합주체

(필수, 공통) 교과 근간 + 통합주제, 프로젝트 학습 결합

심화/융합/전문 등 특정 분야 심화 강조.

선택의 주요 대상

주제학습 및 프로젝트 학습에서의 선택 강조

전면적 교과 선택

강조되는 원리

핵심 기초 : 문해력, 교육과정 구성요소로서 지식/기능/태도와 가치 규정 및 상호 연관성 강조. 체계적 개념 학습 및 전이력 강조

지식폄하 및 지식/능력 분리 경향, 경험과 활동 편향적 강조

교육과정 압력에 대한 대응 방향

거리두기, 장기적 관점

전이력 우선, 깊은 학습

기존 교과의 역동적 재구성

많은 교과를 신설해서 선택의 대상으로

평가 및 대입

형성 평가 강조

* 대입과 중등교육 고부담 대학입시 폐지 권고(포르투갈 교육개혁 컨설팅 문서, 2011 도호쿠 프로젝트 등)

형성 평가 강조

* 대학서열 체제 온존하고 고부담 대입을 방치하는 자기 모순 : 일본처럼 절대평가 수능과 대학별 본고사 체제 가능성

 

 

4. 인지자동화 시대, 조기 진로선택/보편교육 축소는 넌센스

 

1) 인지자동화(4차ㅊ산업혁명) 시대 조기진로선택/보편교육 축소는 넌센스

문제 많고, 논란도 많은 고교학점제의 핵심 취지는 미래 사회가 불확실하니 진로를 빨리 정해 미리부터 많이 준비하자는 것으로 해석된다. 나름 이를 명분으로 하면서 보편교육 강화를 제시하는 2030과 정반대의 처방을 내놓고 있는데, 정작 이것이야말로 완전 넌센스이며 고교학점제를 추진해서는 안되는 가장 현실적 이유이기도 하다.

 

* 논리적 넌센스

직업세계가 빠르게 변화하는데, 일찍 선택해서 준비하자는 것 자체가 완전한 논리적 모순이다. 일찍 준비할수록 허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도저히 이해가 안가지만 백번을 양보해 가능한 논리는 직업세계가 빨리 변화하는 상황에서는, 유망 분야의 경쟁이 더 심해질 것이므로, 미리미리 준비를 많이 해서 진출 경쟁력을 높이자정도의 논리라고 생각된다. 그렇지만 조금만 생각해도 당연히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오랜 기간 투자해서 준비했는데, 막상 그 분야가 없어지면? 없어지지 않더라도 경쟁이 치열해져 애초에 생각했던 것보다 진입 장벽이 훨씬 높아져 실패하면? 또 어렵게 진출하는데 성공하더라도 그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지식/기능/기술 변화가 심해서 따라가기 어려우면(한 분야를 미리 준비한 것의 반대급부로 변화에 대한 보편적 대응력은 당연히 감소함) 등의 온갖 문제가 발생한다.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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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600pixel, 세로 580pixel

 

보는 바와 같이 현재도 이미 고등교육 전공분야와 실제 진출 분야와의 많은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OECD 국가 중 가장 심해서 절반에 달한다. 이는 직업 세계의 변화로 인한 전공분야와 진출분야의 불일치, 대학서열체제 속에서 자기 적성과 무관한 진로선택이 주된 요인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인지자동화 시대 빠른 직업 세계 변화 앞으로 더 많은 미스매치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고교학점제의 조기 진로선택은 문제 지점이 아니라 엉뚱한 지점의 처방을 내놓는 것이다.

 

그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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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일반계 고교를 모델로 한 그림이지만 실업계도 40% 가까이 진학하므로 다수가 해당)

 

즉 현재 A 지점에서 이미 많은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는데, 고교학점제는 엉뚱하게 B 지점(1단계)에서의 조기 진로선택으로 대응하자는 것이다. 그렇게 할 경우 앞으로 인지자동화의 빠른 직업세계 변화로 A 부분에서 미스매치가 발생할 가능성은 더 커지는데, 선택 이후 진입 시기의 시간 거리는 더 벌어지기 때문에 변화 속도 X 시간 거리만큼 미스매치는 확대될 수밖에 없다. 그야말로 넌센스다. 혹여 개별적 개인들이야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감때문에 미리미리 준비하자는 생각을 할 수는 있겠지만 사회적 차원에서는 논리적으로 있을 수 없는 정책이다.

 

* 개개인의 삶에 무책임한 제도

빠른 변화 속에서 진로를 일찍 선택하는 것은 우선 개개인의 삶에 회복하기 어려운 커다란 피해를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 우선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특정 분야에 투여하지만 무위로 돌아갈 확률 및 비율이 높아진다. 원하는 대학 전공 진입 성공 및 졸업을 가정하면 고1 때부터 해당 분야에 7년을 투여하는 것인데 고1에서의 선택 이후 7년 간의 노력이 진입까지 성공하는 경우는 소수일 수밖에 없다. 많은 청소년, 청년의 노력이 무위로 돌아갈 수밖에 없으며 코로나 이후 직업세계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개인적 노력의 투여가 허사될 가능성은 더 높아진다고 보아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조기 진로선택에 의한 편중된 학습, 발달로 인해 변화하는 상황과 직업세계에 대한 대응력을 잃어버리기 쉽다는 것이다. 변화에 대한 대응력 강화는 광범하고 튼튼한 지식/기능/태도 및 가치를 기초로 전이력을 높일 때 가능하다. 그래야 변화하는 새로운 상황에 대한 주체적 대응력이 형성될 수 있다. 빠른 사회 및 직업세계 변화와 관련 필요한 핵심적 기능 중의 하나가 학습하는 방법을 학습하는 것이다. 이는 상당히 총체적인 발달 기능으로 튼튼한 인지에 기초한 메타인지와 전이력을 요한다. 2030에서 보편적 생애역량 강화를 위한 보편교육의 강화, 확대를 강조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가 여기에 있다. 변화에 대한 주체적 대응력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할 경우 특정 분야에 대한 오랜 기간의 준비가 무위로 돌아간 경우는 물론이고, 진입에 일단 성공한 경우에도 큰 문제가 된다. 해당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기능, 기술이 끊임없이 변하기 때문이다. 보편교육의 토대가 약할 때, 해당분야의 기술을 먼저 익힌 경우에도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뒤처지게 되는 사례는 이미 경험적으로도 확인되는 사실이다. 게다가 앞으로 그나마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디지털 분야는 특히 변화 속도가 빠른 특징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직업세계는 평생 여러 분야를 넘나들게 될 것으로 전망하는 예측이 매우 많다. 조기 진로선택에 의한 편중된 학습으로 인한 생애 차원의 대응력 감소는 빠른 변화 속에서 치루어야 할 개인적 폐해가 너무 큰 것으로 다가온다. 또한 100세 시대 길어진 생애를 살아가는 동안 희망과 관심이 변하게 될 가능성도 커진다. 보편적 생애역량 강화는 단지 빠르게 변화하는 직업 세계에의 적응 차원이 아니라 개개인의 풍부한 삶의 실현에도 중요한 토대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인지자동화 시대에 조기 진로선택을 강요하는 것은 적응의 차원에서 보더라도 넌센스이며 개인적, 사회적 기회비용 리스크가 너무 큰 비합리적 발상이다.

 

* 창조성/비판적사고/사회적, 정서적 기능 문제

인지자동화 시대 직업 세계의 특성은 특히 창조성, 비판적 사고, 사회적/정서적 기능을 필요로 한다. 이에 대한 강조는 2030과 고교학점제 추진론이 비슷하다. 그런데, 이러한 역량, 기능들은 광범한 지식/기능에 기초하고 또한 서로 연관되어 있어 별도로 발달하기 어렵다. ‘비판적 사고에 대해 2030은 개념노트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문제 해결, 비판적 사고, 목표 설정 및 의사 결정과 같은 고차원적 기능은 다른 영역과 겹칩니다. 비판적

사고에는 귀납적 추론과 연역적 추론, 정확한 분석, 추론 및 평가가 포함됩니다(Facione et al. 1995 [18]). 인지 기능의 구성요소는 사회적, 정서적 기능과 밀접하게 결합 되어 있어 이러한 기능의 습득을 한 범주 또는 다른 범주로 분류하기 어렵습니다.“ ”비판적 사고에는 아이디어와 해결책에 대한 질문과 평가가 포함됩니다. 이 정의는 메타인지, 사회적 및 정서적 기술 (문화적 맥락 내에서의 성찰 및 평가), 심지어는 맥락에 따른 태도와 가치 (도덕적 판단 및 자신의 목표 및 가치와의 통합)의 구성요소를 포함합니다.“ ”비판적 사고 기능은 취업에 중요한 것으로 간주됩니다. 고등 교육의 질에 대한 비평가들은 최근 대학 졸업생 중 취업 준비가 잘되어 있지 않고 비판적 사고 기능이 부족한 비율을 자주 인용합니다“(개념노트 기능)

 

, 광범하고 튼튼한 지식에 기초한 인지 및 메타인지 기능의 발달, 태도 및 가치 형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교학점제의 조기 진로선택은 특정 분야 학습에 집중하는 대신 광범한 지식, 기능, 태도 및 가치 형성을 포기하는 것이며 결국 인지자동화 시대 직업세계에서 중요한 것으로 간주되는 창조성, 비판적 사고, 사회적/정서적 기능 발달을 저해하는 것으로 귀결된다고 할 수 있다.

 

* 얕고 편향된 역량, 협력과 융합도 어렵게 한다.

융합은 분화를 전제로 한다. 분화되지 않은 것이 섞이는 것은 융합이 아니라 미분화이다. 미분화->분화로 나아가고 이를 기초로 융합이 가능해진다. 교육과정에서는 초등에서 미분화되어 있던 교과영역들이 중등전기 > 후기로 가면서 점차 분화되어 나간다. 사회과학의 경우 역사, 지리, 일반사회, 윤리 등으로 자연과학의 경우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정도가 기본적 분화 형태이다. 핀란드의 경우는 자연과학 교과 분화가 전기 중등에서부터 시작되기도 한다. 2030에서는 이렇게 분화된 교과를 기초로 융합 역량을 키우기 위해 통합주제 학습프로젝트 학습의 결합을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조기진로선택에 따른 편중된 학습은 분화에 기초한 통합을 어렵게 한다. 한국형 고교학점에서 결국 개개인에게 전면적 선택이 적용되는 분야는 국영수를 제외한 교과들이다. , 사회과학/자연과학/예술문화/실용과목들의 다수 분야 중 일부만 듣거나 극단적으로는 나머지 분야 전체를 대부분 수강하지 않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발달적 차원에서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우선 개별적 차원의 통합 역량을 가로 막는다. 더 깊은 전문성 향상도 어렵다. 자연과학에 무지한 채 인문사회 분야의 올바른 전문성이 형성되거나, 반대로 사회과학에 무지한 채 올바른 자연과학적 성취를 이루는 것은 타당하지도 가능하지도 않다. 나아가 협력적 융합도 어렵게 한다. 서로 다른 분야들이 협력, 융합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서로의 이야기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다른 분야에 대한 기본 소양이 취약할 경우에는 융합은 물론 기본적 의사소통도 쉽지 않게 된다.

 

* 사회의 능동적 변화, 발전에도 역행

보편적 노동능력/생애역량 감소는 개개인의 삶의 불안정성을 키우는 것일 뿐 아니라 사회 전체 발전에도 역행하는 것이다. 후속세대의 전반적 교양 수준을 낮추고 그럼으로써 전문화의 토대도 약화된다.

보편적 노동능력/생애적 적응력 감소는 사회적 차원에서는 변화하는 산업 구조, 직업 세계/노동시장과의 불일치, 미스매치 확대를 의미한다. 사회적 차원에서는 필요한 노동력을 제때제때 구하기 어렵다는 것이 된다. 훨씬 많은 재교육 기간, 비용이 필요하며 사회발전에 중요한 선도적 분야일수록 노동력 부족이 심화됨을 의미한다. 고교학점제로 보편교육 축소는 결국 사회발전을 가로막는 중대한 장애 요소가 될 것이다.

 

* 데세코 핵심역량 논의와도 어긋남

고교학점제는 스스로가 주요한 근거와 명분으로 삼는 DeSeCo 핵심역량 취지와도 어긋난다. 빠른 변화에 대한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DeSeCo 핵심역량 논의에서도 중요한 주제였다. DeSeCo에서 핵심역량은 주로 기업의 요구, 개인적 차원의 역량을 중시한 것이었지만 직업 세계에서 필요로 하는 특정 분야 차원이 아니라 빠른 시대변화 속에서 일생동안 대응해 나갈 수 있는 보편적이고, 생애적 차원의 의미를 지닌 역량을 강조했다.

 

세계화와 현대화로 세계는 더욱 다양해지고... 이런 상황 탓에 개인의 목표를 달성하는데 필요한 역량은 더욱 복잡해져서, 좁은 의미의 특정 기술 몇 가지를 숙달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개인은 책임감있는 태도로 자신의 생애를 관리하고, 광의의 사회적 맥락 속에서 살아가면서 자율적으로 행동할 수 있어야 한다“ ”핵심역량은 다양한 맥락에서 혜택을 제공해야 한다는 조건은 분야를 넘나들며 적용되는 역량이어야 한다는 의미“ ”핵심역량은 누구나 중시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조건은 특정 업계나 직업이나 계층에서만 유용한 역량이 아니라는 의미.“(OECD 연구보고서 ‘DeSeCo 프로젝트 요약)

 

그런데, 한국에서는 중요한 역량이라는 의미만 선택적으로 강조되고 보편적 생애역량이라는 의미는 거의 유실되고 말았으며 보편적 생애역량형성과는 배치되는 고교학점제의 한 근거로 DeSeCo 논의가 활용되어 왔다.

 

* 애초부터 비교육적

조기 진로선택은 본래부터 교육적으로도 타당하지 않다. 성장 중인 청소년들의 다양한 가능성과 잠재력의 싹을 너무 일찍 예단하는 것이고, 무엇보다 대다수 청소년들이 주체적 판단의 조건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시기는 주체성이 완성된 시기라기보다는 주체성이 형성, 발달해 가는 시기이다. 따라서 여전히 고교 시기 전반은 진로의 선택이 아닌 탐색의 시기로 규정되어야 한다. 탐색의 기간은 최근 생애주기 변화로 오히려 연장되고 있다. 고교학점제는 생애주기 변화 흐름과도 역행한다.

 

2) 왜 이런 일이?

 

* 사회 및 교육에 대한 낡은 인식

살펴본 것처럼 고교학점제는 새로운 시대에 대한 총체적 인식 부재는 물론이고 스스로가 강조하는 인지자동화(4차산업혁명)와도 모순되는 정책이다. 이런 모순된 정책이 나오게 된 근저의 배경에는 여전히 1990년대 신자유주의 교육론에 머물러 있는 낡은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또 하나는 교육관련 문서들에 종종 시대 인식이나 교육 방향을 장식으로 취급하는 습성도 개재되어 있다고 생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같은 문서 안에서조차 연결되지 않아도, 심지어 내용적으로 충돌해도 모순을 느끼지 못한 채 원래 해오던 정책을 그냥 밀고 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 주체성/개별화에 대한 잘못된 이해

또 하나의 주요한 조건 중의 하나는 주체성에 대한 편향되고 왜곡된 이해이다. 주체성 형성은 중등교육의 핵심 목표와 방향이어야 하지만 한국에서는 2030이 주체성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지적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학생 행위주체성은 성격적 특성이 아닙니다. 그것은 가변적이고 배울 수 있는 것입니다. "학생 주체성"이라는 용어는 "학생 자율성", "학생의 목소리" "학생 선택"의 동의어로 잘못 사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러한 개념 이상입니다.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사회적 고립 속에서 기능하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으며, 이기심 속에서 고립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의미하지도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학생 주체성은 학생들이 원하는대로 말하거나 배우고 싶은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가 아닙니다.“(교육 2030 개념 노트에서)

 

주체성에 대한 왜곡된 이해 속에서 필수/선택을 선악의 대립 구도로 보려는 정서들이 일정하게 형성되어 있다. 이러한 막연한 정서도 고교학점제 추진의 한 기반이 되고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내용적 문제는 개별화에 대한 오해이다. 아이들은 발달과정에서 다양한 상황과 편차를 보인다. 따라서 아이들의 개별적 발달 상황에 맞는 교육과정 운영 및 교수-학습 진행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과정 운영에서 개별화 확대의 필요성이 집단학습과 대립, 충돌하는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니다. 아이들이 함께 배우는 집단학습의 필요성도 기본적으로 존재한다. 이는 단지 경제적 효율의 문제가 아니며 집단학습 속에서 동료와의 의사소통과 상호작용, 협력이 일어나고 이러한 과정은 발달에 필수적이고 또한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집단학습과 개별화는 결합될 수 있고 또한 결합되어야 한다. 집단학습 속에서도 발달 상황에 따른 개별적 지도와 학습은 가능하고 필요하다. 집단학습과 개별학습의 결합이 실질적이고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 수,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양자의 결합이 가능한 수준으로 감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집단학습과 개별학습을 적대적인 것으로 보면서 선택의 문제로 이해하고 있다. 집단학습과 적대적인 개별학습은 아이들마다 다른 내용을 배우는 것으로 귀결되며 이는 보편적 발달을 기할 수 없으며, 발달 자체에도 효과적이지도 않다. 고교학점제 추진론에는 개별화를 집단학습, 보편적 발달과 대립시키는 이러한 잘못된 관점과 이해가 내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고교학점제 모순된 추진 배경에는 주체성, 개별화에 대한 막연하고, 편향된 정서도 일정하게 자리하고 있다,

 

* 교육의 정치적 도구화

또한 고교학점제 추진의 주요한 배경 중의 하나는 교육의 정치적 도구화이다. 자유주의 정권은 대학서열 해체와 입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으면서도 그 실현을 저어한다. 기득권 세력의 거센 저항을 두려워하며, 그들 스스로가 대부분 교육 기득권 세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근본적 교육개혁을 회피하는 사이비 교육개혁 정책이 필요했으며 그에 따라 채택된 것이 바로 선택에 대한 막연한 호의적 정서에 기댄 고교학점제이다. 고교학점제는 정치적 도구화의 산물일 뿐 아니라 면밀한 교육적 검토 없이 추진된 매우 비교육적 정책이다.

 

* 호랑이 등에 올라탄 관료주의

면밀한 교육적 검토와 논의, 사회적 합의 없이 진행된 고교학점제는 잘못된 교육원리는 물론이고 교육현실과도 괴리될 수밖에 없었으며 이 때문에 지난 수년 간 논란과 혼란 속에 진행되어 올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만 누구도 이를 책임지려 하지 않았으며, 추진 일정을 미루면서도 관료주의적 관성에 따라 단계를 밟으면서 진행되어 오고 있다. 지난 수년 간 고교학점제가 관료주의적 관성에 의해 추진되어 오면서 지금은 이해가 걸린 집단, 개인도 많아 그들 스스로는 멈추기도 어려운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국이 되고 있다.

 

 

5. 고교학점제를 넘어 올바른 미래교육 정립으로

 

* 고교학점제와 기존 교육과정 모두 문제

고교학점제와 관련 우리에게는 두 가지 과제가 동시에 주어진다고 생각된다. 고교학점제도 넌센스지만 현재의 교육도 낡고 문제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교학점제 추진을 중단시키는 한편 새로운 방향과 관점 속에서 후기 중등교육을 재정립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 고교 교육과정이 지닌 문제점은 크게 다음의 몇 가지라고 생각된다.

첫째, 후기 중등교육의 보편교육적 성격이 상당히 훼손된 상황이라는 점이다. 7차교육과정 이래 편향된 선택 논리가 도입된 이후 고교에서 공통적으로 배워야 할 내용적 범위가 지나치게 협소해졌다.

영수를 제외한 사회과학, 자연과학, 예술문화 분야의 공통 기반이 너무 적어진 것이다. 보편적 생애역량, 전인적 발달에 이미 크게 어긋나 있는 상황이다.

둘째, 입시 규정력 속에서 실제의 전체 교육과정이 매우 복잡, 비대하다는 것이다. 특히, 입학사정관제, 수시 등이 도입되면서 스펙관리 등 입시를 위한 온갖 활동을 포함하는 비공식 교육과정이 확대되면서 학습 활동을 규정하는 전체 교육과정이 복잡, 비대화 되었다. 이로 인해 보편 교양의 토대는 약화되면서도 과도한 학습 노동이 가중되는 기형적 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셋째, 교육내용 구성의 비체계성, 혼란의 문제이다. 지난 십수 년간 역량 중심 교육과정 논의가 전개되었지만 실제 교육과정 구성 원리가 되기 어려운 한계로 기존의 학문 중심 틀은 그대로 남아있는 채 개념 학습 체계의 약화, 활동 중심, 역량 중심 교육적 요소들이 발달원리와 무관하게 결합되는 비체계적이고 혼란된 형태가 되고 말았다. 예컨대, 개념 학습에서는 다루지 않는데, ‘활동부분에서 갑자기 난이도가 매우 높은 개념들이 갑툭튀하는 일들이 많으며, 분화된 개념 체계를 미처 익히지도 않았는데 융합 학습프로그램이 쑥 들어간다든지 하는 일들이 있는 것이다. 지식/역량을 통합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재구성될 필요가 있다.

넷째, 교육과정 전반에 대한 시각, 방향의 문제로서 새로운 시대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낡은 틀에 갇혀 있다는 점이다. 현재 한국의 교육과정 논의는 이미 낡은 것들 간의 대립이라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입시위주의 암기식, 문제풀이식 교육관, 활동, 역량을 지식과 대립하는 것으로 보는 편향적 논리 모두 낡은 교육관들이다. 전자는 물론이고 신자유주의 헤게모니와 함께 확산되었던 후자의 교육관 역시 낡은 교육관이다. 후자가 전자를 비난하면서도 기묘하게 동거하는 한국교육에서의 교육과정 논의는 새로운 시대변화와 새로운 교육 방향 흐름을 전혀 반영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 ‘OECD 교육 2030’을 계기로, 그리고 OECD를 넘어서서

‘OECD 교육 2030’유네스코 교육 2030’ 모두 지속가능 미래 건설을 위한 사회 변혁교육의 역할 강화, 확대를 추구한다. 둘은 사실상 동일한 인식 지평에 서 있다. 모두 2015년 유엔의 지속가능발전목표결의에 기초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네스코는 권리와 복지로서 교육의 질적 강화를 더욱 강조한다. 그렇지만 교육과정 논의라는 차원에서는 오히려 ‘OECD 교육 2030’이 참고할 부분이 더 많은 것으로 보인다. 유네스코가 주로 권리 및 복지 차원의 교육정책 강화로 접근하기 때문에 다소 선언적인 반면 ‘OECD 교육 2030’은 교육과정과 직접 관련 있는 역량과 지식에 관한 논의, 교육과정 설계 방향 등을 주요 주제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고교 교육과정의 올바른 재정립이라는 차원에서 ‘OECD 교육 2030’은 몇 가지 중요하고 의미 있는 시사점들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첫째, 보편교육의 질적 강화 필요성을 시대적 과제, 교육의 목표 및 역할 강화, 변혁적 역량과 지식/기능/태도 및 가치의 연관 관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제기함으로써 고교 교과과정의 보편교육으로서의 성격을 강화할 수 있는 상당한 근거를 제공한다.

둘째, 지속가능 미래 건설을 위한 사회변혁, 변혁적 역량과 행위 주체성 강조 등을 통해 교육과정의 목표, 방향 설정의 기초를 제시하고 있다.

셋째, 역량과 지식/기능/태도 및 가치의 상호의존 및 연관 관계에 대한 기본적 개념 틀을 제시함으로써 구체적인 교육과정 재구성의 토대로 삼을 수 있다. 2030의 개념 틀을 수정, 보완해 나가면서 구체적인 논의로 발전시켜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넷째, 갈수록 배워야 할 것이 많아지고 변화하는 사회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2030은 전이력의 강조, 체계적 교과 지식과 통합주제학습, 프로젝트 학습의 결합, 역동적 교육과정 구성 원칙 등을 제시하고 있는데 교육과정 구성에서 감안해야 할 중요한 부분들이다.

 

그러나 2030의 시대 인식 및 교육과정론은 여전히 한계적이다. 시대 인식에 있어서는 국제적 차원의 보편적 문제의식이라는 점에서 의미와 한계를 동시에 내포한다. 기존의 노골적 자본 중심성에서는 벗어났지만 또한 근본적 변혁으로 나아가는 것은 아니다. ‘사회 변혁으로 번역되는 ‘transform our society’는 막연한 개선 정도는 넘어서는 구조적 전환을 촉구하는 것이지만 초점은 기존 사회의 지속가능에 맞추어져 있다. 더 이상의 기후 위기 심화를 막을 수 있을 정도, 현재의 생산-소비 순환이 균형을 맞출 수 있을 정도의 불평등 완화가 실제적 지점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기존 방식의 대응이나 부분적 개선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기에 시스템 차원의 일정한 변화를 수반할 수밖에 없을 것을 것이지만 근본적 체제 변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물론 현재의 한국적 상황에서는 이 정도 문제의식도 상당한 의미를 지닐 수 있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한계 또한 분명히 인식하면서 더 총체적이고 근본적인 논의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

교육과정 논의 차원도 의미와 한계를 동시에 지닌다. 사회인식에서의 한계가 근본적 시각의 문제라면 교육과정 논의 차원의 한계는 주로 이론적, 실천적 문제이다. 여전히 남아 있는 개념적 불분명함, 발달과정에 대한 체계적 이해 및 생애주기 변화에 대한 인식 부족, 그리고 2030 스스로도 난제라고 하는 교육내용의 과잉 문제 등이 있다. 이러한 부분들을 보완, 수정하고 넘어서면서 구체적인 고교 교육과정의 재정립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 고교 교육과정 재정립과 관련된 몇 가지 제안

후기중등교육의 올바른 재정립과 관련 올바른 미래교육 정립을 위해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 문제의식을 제기해 보면서 마무리하고자 한다.

 

첫째, 고교 교육과정에서 필수적인 교과 분과 체제를 확대, 재구성해야 한다. 특히, 그동안 고교 교육과정에서 보편교육의 범주에서 제외되어 온 사회과학의 지리, 역사, 사회, 윤리(철학), 자연과학의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이 고교필수 교과로 재정립되어야 한다. 핀란드의 경우 이들 교과들이 모두 필수일 뿐 아니라 우리로 치면 과목에 해당하는 코스중 자연, 사회과학 분야 16개가 필수로 지정되어 있다. 핀란드는 자연과학의 경우 전기 중등에서부터 교과가 분화되기 시작하는데, 이는 분과적 교과가 융합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초--고 내내 통합사회’ ‘통합과학을 배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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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론 주요사항 및 교과 교육과정 현황 국제비교 연구’, 조상식 외)

 

핀란드만큼은 아니더라도 주요 분과 영역은 필수교과로 재정립되어야 한다. 물론, 예술, 체육 및 기술, 가정 등 핵심 실용교과도 당연히 필수가 되어야 한다. 광범하고 튼튼한 교과 교육은 보편적 생애역량, 주체적 인간 발달, 협력과 융합의 기초이다. 보편교육의 확고한 토대 위에 개별적 흥미, 관심에 조응하는 선택 교과가 결합되어야 한다. 핀란드의 경우는 심화 선택, 자유 선택을 합친 비중이 1/3 정도이다.

둘째, 분과적 교과교육의 기초 위에 통합주제 교육, 프로젝트 학습이 의미 있게 확대 결합되어야 한다. 통합주제 교육은 학제 간 지식 형성을 통한 전이의 강화, 가치 형성, 고차원적 기능, 전체론적 역량 발달과 관련이 깊다. 그 방식은 내용에 따라 교과 내에 포함될 수도, 교과 간 통합학습의 형태가 될 수도 있다. 최근 핀란드는 고교 교육과정에서 현재의 코스제도 대신 유닛제도로의 개편을 준비 중이다. 유닛은 코스를 두 개 정도로 나눈 것으로 이를 통해 통합주제 교육, 프로젝트 학습 확대를 보다 용이하게 확대하려는 것이다. 그와 같은 방안을 포함하여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 검토해 나가야 할 것이다.

셋째, 급속한 사회 변화, 생애주기 변화 및 청소년기 연장이라는 인류학적 차원의 변화를 고려하여 진로에 대한 집중적 고민과 준비 기간을 설정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핀란드를 포함하여 여러 나라들에서 고교 교육과정을 마친 후 1년간의 집중적 진로 탐색, 준비 기간을 두는 나라들이 있는데, 멀리 바라보는 미래 교육 방향 정립이라는 차원에서 적극적이고 구체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넷째, 이미 대학교육은 보편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또한 생애주기 변화의 차원에서 고등교육의 보편적 필요성도 확대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고등교육을 학습능력이 있고,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무상으로 받을 수 있는 권리적보편교육으로 정립해 나갈 필요성이 있다.

다섯째, 일반계/직업계 트랙을 폐지하고 통합된 고교 학제로의 재편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직업계는 계층적 분리를 구조화하는 트랙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예전의 산업화 시대 노동력 공급 기능을 상실한 지도 오래이다. 새로운 사회변화 및 보편교육의 강화, 확대 취지와 맞지 않는 구시대의 학제이다.

여섯째, 전생애적 역량 강화 및 사회 전체의 보편적 역량 강화라는 차원에서 고등교육(학문, 직업 모두)에서도 교양 교육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개개인의 삶의 역량과 사회 전체의 협력, 융합 역량을 강화하는 방향이다. 모두를 위한 질 높은 보편교육 강화는 교육적 원리로나, 시대적 조건으로나 필요하고 가능한 교육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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