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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발달 위기에 대한 대응 방안

- 교육과정과 제도적 지원을 중심으로

 

김형숙 (아동발달위기 연구팀)

 

. 글을 시작하며

한국 학생들의 주관적 행복지수는 OECD 국가들 중 최하위권이고, 비교적 높은 학업성취도에 비해 교과에 대한 흥미도와 자기효능감은 낮다. "국제 교수-학습 조사 연구 2018" (TALIS; Teaching And Learning International Survey)에 의하면 교사의 직무만족도와 자기효능감, 학교만족도 역시 OECD 평균 이하로 하위권이다. 게다가 교사의 75%(OECD 평균 65%)는 자주 혹은 항상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들을 진정시킨다고 답해 온전한 수업이 이루어지기 힘든 현재의 교실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수업 시작을 알리는 소리에도 개의치 않고 교실을 어슬렁거리는 아이들, 수업 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큰소리로 떠들며 교실을 전유하는 아이들, 교사의 지적과 훈계가 먹히지 않고 되받아치며 맞짱뜨()는 아이들이 출몰하는 교실에서 홀로 선 교사는 무력감을 느낀다. 이런 상황에서 현 정부와 시도교육청은 기초학력운운하며 그 막중한 책무성을 담임교사에게 투하하고 있다. 그런데 많은 현장교사들이 이미 진단하고 있듯이 수업 방해 학생과 학습 부진 학생은 일치하지 않으며, 이는 기초 학력 책임제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초등학교에 입학은 했으나 학생이 되지 못한 아이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었으나 학습자가 되지 못한 아이들이 늘어가는 교실에서 교사는 학생들의 수업 참여를 위해 갖은 애를 쓴다. 그런데 교실에서 교사가 직면하는 난제는 단지 학생들의 학습 부진이나 수업 내용에 대한 이해력 부족이 아니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수업을 방해하거나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학생들이 점점 많아지고 강도가 세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기 규제가 전혀 안되고 주의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늘면서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다. 학습을 위한 기본 기능이 체득되지 않은 채 발달이 지연된 상태로 상급 학년으로 올라가는 학생들, 이른바 발달 위기에 처한 학생들이 늘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이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그리고 고등학교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다.

 

비고츠키에 따르면 사회적 환경은 인간 발달의 근원이자 토대이다. 안정감을 잃은 교실에서 학생들은 교사의 의도와 무관한 것들을 학습하게 되고 나름의 적응 전략으로 무심하게 방관하거나 혹은 부적절한 언행들을 따라 하기도 한다. 수업 방해, 문제 행동, 학습 부진에는 학생 개개인마다 여러 가지 요인이 중첩되어 있지만 자기 규제와 만족 지연, 자발적 주의 집중 등 학습을 위한 기본 기능의 미발달과 발달 지체가 근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보다 거슬러 올라가면 이러한 기능들의 미발달에는 영유아기 어른과의 정서적, 언어적 소통의 부족, 핸드폰 등 비상호적 매체 사용 연령의 하향화와 양적 증가, 놀이와 또래관계의 부재, 과도한 조기 선행학습, 양육과 돌봄에서의 방치 등 사회 구조적인 문제들이 얽혀 있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어디서 시작할 것인가? 기초 학력 저하나 학습부진이라는 현상적 문제에 기계적이고 즉자적으로 반응할 것이 아니라 아동 발달위기라는 근원적인 문제를 직시하고, 이를 위한 교육적이고 체계적인 기획을 마련하여 실행하는 일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이 글은 아동 발달 위기에 대한 대응 방안의 일환으로 발달 중심 교육과정과 체계적인 발달 지원 시스템 구축을 제안한다.

 

. 아동 발달 지원의 기본 원칙

 

1. 모든 아동의 교육권 실현

아동 발달 지원의 제1원칙은 국가가 국민에게 제공해야 할 기본 교육’(Basic education)이라는 차원에서 도출된다. 따라서 협소한 의미의 기초 학력 보장이 아니라 모든아동이 교육권을 실현할 수 있는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결손이나 손상이 있는 학생들 모두가 온전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아동은 인간 주체로서의 발달과 윤리적으로 책임 있는 사회구성원으로의 성장을 지원받게 된다.

 

2. 사후 처방이 아닌 사전 지원 우선

초기의 발달 지체와 지연이 누적되지 않도록 각 발달 시기에 적합한 지원이 사전에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이후 발달의 바탕이 되는 영유아기 육아와 돌봄에 관한 공적인 지원이 중요하다. 교육 환경이나 내용이 크게 변화하는 이행기에는 사전 진단을 통해 이후 발달을 지원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사전 지원의 내용은 개별 아동의 발달 정도를 고려하되 비고츠키 아동학의 연구 성과와 현장 관찰, 사례 연구 등을 활용할 수 있다.

 

3. 단기적인 투입-산출이 아닌 지속적인 진단과 지원

발달에 대한 지원은 즉각적인 프로그램의 투입-산출이 아니라 지속적인 진단과 지원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인간 발달은 수년 간 누적된 경험의 결과이므로 해당 학기나 해당 학년도에 담임 교사에게 과도한 책무성을 부과하지 말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 교육은 선별이나 선발이 아니라 아동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하는 활동이라는 사회적 합의와 함께 유치원과 초등학교, 초등학교와 중학교 간의 협력체제 구축 등 공적 지원이 필요하다.

 

4. 사회구조적인 변화에 대한 대응

아동 발달 위기는 사회 전반적으로 나타나는 추세적 현상이다. 따라서 원인은 사회적, 구조적인 것에서 찾아야 맞다. 단순히 학교에서 교육이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만을 따져서 될 일도, 교사들의 지도 역량을 문제 삼아 채찍질해서 될 일도 아니라는 뜻이다. 양육 방식과 양육 조건의 변화로 인해 인간 발달의 토대를 형성하는 시기인 영유아기의 정서적· 언어적 발달의 조건이 전반적으로 악화되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므로 아동 발달 지원은 현실을 기반으로 하여 사회구조적인 변화에 대한 대응이라는 관점에서 총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 발달 중심 교육과정으로 전환

교육과정은 학교에서 무엇을 어떻게 배워야 할 것인지를 규정하는 사회적 합의의 산물로써 학교 교육의 핵심으로 기능한다. 현장에서 접하는 구체적인 것으로는 국가 수준 교육과정, 학교교육과정, 학년교육과정 등이 있다. 국가 수준의 교육과정은 국가사회적 요구를 바탕으로 국민들에게 필요한 일반적 수준의 교육 내용 기준으로 작용하며, 이를 통해 일정한 수준을 교육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교육의 기회 균등을 실현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글에서는 아동 발달 위기 대응이라는 문제의식에서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다룬다. 역량 중심 교육과정이라고 불리는 현행의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일도 중요하겠지만 여기서의 주 관심은 아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발달 위기 상황에 봉착한 아이들과 이들을 매일 만나는 교사들에게 교육적으로 유의미한 교육과정이기 때문이다. 교수-학습 과정에서 그리고 생활교육 장면에서 방향타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런 교육과정 말이다.

 

1. 발달 중심 교육과정으로 바꾸자! 그런데 발달이란 무엇인가?

인간의 변화를 나타내는 것으로 성장, 성숙, 발달이라는 용어가 있다. 성장과 성숙이 각각 신체적인 것과 유기체 내면의 변화를 가리키는 것에 국한되는 데 비해 발달은 인지적, 정서적, 신체적인 것을 포괄하는 총체적인 변화를 뜻한다. 비고츠키에 의하면 인간 발달은 생물학적 존재가 사회적 관계를 토대로 하여 문화역사적인 인격적 주체가 되어가는 과정이다.

 

어린이 발달은 외부의 영향으로부터 보호를 받는 정형화된 과정과 전혀 다르다. 어린이 발달과 변화는 환경에 대한 살아있는 능동적 적응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 속에는 미리 존재하던 사슬을 단지 전형적으로 재연결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 새로운 형태가 있다. (……) 즉 선행 단계에서 내재된 잠재력의 전개로 나타나는 새로운 단계를 통해서가 아닌, 유기체와 환경 사이의 진정한 직면과 살아있는 환경에 대한 적응을 통해서 발생한다.

 

아동의 발달은 아동이 맞닥뜨린 생생한 환경 혹은 사회 속에서 그가 능동적으로 적응하면서 변화하는 과정이다. 따라서 발달은 단지 양적인 누적이 아니라 질적인 전환의 성격을 띤다. 인간의 생애사가 그러하듯 안정기가 있는가 하면 예기치 않은 위기와 전환점이 발생하기도 하고 난제에 봉착하여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겪기도 한다. 요컨대 발달은 인간의 전 생애에 걸쳐서 일어나는 총제적이고 역동적인 과정이며, 우리가 다루려는 학령기 아동의 발달도 그 속에 놓인다.

 

발달 중심 교육과정이란 단적으로 말하자면 역동적이고 전 생애적인 발달이란 관점에서 교육과정을 만들자는 것이다. 비고츠키 교육학의 과학적인 설명력을 토대로 아이들이 발달 경로에서 내재화해야 할 고등정신기능들을 중심으로 하여 교육과정을 짜자는 말이다. 논리적 기억, 개념적 생각, 창조적 상상력, 계획, 숙고와 예측 등이 이른바 고등정신기능이다. 이러한 기능들은 아이들이 저절로 타고 나는 생물학적 기능이 아니라 교육(체계적인 교수-학습)을 통해서만 습득 가능하다는 점에서 고등하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서 어이들은 스스로 주의를 집중할 수 있어야 하고 의지적으로 노력을 기울여 숙달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그런데 자발적 주의 집중력과 자기 규제가 안 되는 아이들은 이러한 고등정신기능을 발달시킬 수 있는 기본적인 토대가 없는 것이다. 학습 부진과 학습 지체라는 현상의 근원에는 이러한 발달 기능들의 결손이 자리하고 있으며, 다음 학년으로 갈수록 사회 정서적으로 복합적인 요인까지 얽혀 그 손상을 보완하기가 쉽지 않다.

 

 

 

[그림1] 비고츠키교육학의 고등정신기능

 

 

 

 

 

 

 

 

 

고등정신기능

논리적 기억

자발적 주의

창조적 상상력

개념적 생각

고등 감정

사전 계획

숙고예측

저차적기능

기계적 기억

비자발적 주의

재생적 이미지

기술적 생각

저차적 감각

충동성

 

 

2. 교육과정의 목표를 모든 학생들의 전면적인 발달로 명확히 하고, 전 생애 인간 발달이라는 관점에서 학교급별, 학년별로 발달과제를 설정하자.

교육과정은 공교육이 학생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체계적인 계획이자 학생들이 학교에서 경험하는 모든 교육의 총체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러한 교육을 왜 하는가를 담고 있어야 한다. 그 최종 목표를 모든 학생들의 전면적인 발달로 설정하자는 것이다. 여기서 모든은 인지적, 정서적, 신체적으로 손상이 있거나 사회 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특별한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 모두를 대상으로 한다. 아이들은 누구나 양질의 교육적 지원에 의해 자기 나름의 손상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발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전면적인 발달은 인지적, 정서적, 신체적 측면에서 고루 조화롭게 발달하도록 교육적 경험을 제공하자는 의미이다.

학교급별, 학년 단위별 발달 과제는 학생들을 어떤 인간으로 성장시킬 것인가 그리고 해당 시기에 어떤 주체가 되도록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답이다. 따라서 교육활동의 구체적인 목표로 기능한다. 한 아이의 현재 발달 상태를 가늠하는 준거가 될 수 있으며 이전과 이후를 관통하는 큰 그림 속에서 교육적 지원을 수행하게 한다. 이러한 발달 과제는 해당 시기의 교과 수업과 생활교육 등 전체 교육활동들을 공통된 지향으로 묶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참고로 역량 중심 교육과정을 표방하는 <2015 개정교육과정>에서 목표로 하는 인간상은 다음과 같다. 그런데 추구하는 인간상이 초·중등교육 전체를 망라하고 있으며,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선언적이어서 실제 현장에서의 교육활동의 목표와 관련하여 아무 것도 제시해주는 바가 없다.

 

[ 2015 개정교육과정 - 추구하는 인간상 ]

. 전인적 성장을 바탕으로 자아정체성을 확립하고 자신의 진로와 삶을 개척하는 자주적인 사람

. 기초 능력의 바탕 위에 다양한 발상과 도전으로 새로운 것을 창출하는 창의적인 사람

. 문화적 소양과 다원적 가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인류문화를 향유하고 발전시키는 교양있는 사람

. 공동체 의식을 가진 세계 시민으로서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더불어 사는 사람

 

1) 핀란드 핵심 교육과정에서 배우자!

2014 핀란드 핵심 교육과정은 국가 경쟁력 강화을 위한 일부엘리트 학생의 성장과 발달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모든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초·중등 기본교육에서 달성해야 할 특별 과제를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1]은 배희철이 2014 핀란드 핵심 교육과정의 본문을 검토 분석한 후 제시한 시기별 발달과제이다.

 

 

[1] 유치원에서 중학교까지의 발달 과제

구분

발달 과제

이행

 

유치원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어린이 되기

(Child as a active actor)

이행

 

초등학교

1~2학년

초등학생 되기

(Becoming a pupil)

이행

 

3~6학년

학습자로 발달하기

(Developing as a learner)

이행

 

중학교

공동체 구성원으로 성장하기

(Growing as a member of a community)

이행

 

 

핀란드의 만6세 아이들은 프리스쿨(pre-school)에서 놀이 중심의 취학 전 교육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집중력이 떨어지는 아이는 없는지 살피고, 혹시 있다면 그 아이의 집중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집중력이 초등학교에 취학할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다. 다른 나라보다 형식교육을 1년 늦게 시키면서 충분한 자유 놀이와 수면 습관을 중요하게 여기는 핀란드 영유아교육의 핵심은 집중력인내심이다.

유치원 과정에서 아이들은 능동적 행위자’(active actors)로 자라나며, 다른 사람과 함께 심지어 혼자서도 목표를 설정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초등학교 1~2학년 과정을 거치면서 비로소 초등학생이 된 아이들은 3~6학년에서는 본격적인 학습기능을 익혀가며 점차 배움의 학습자로 발달해간다. 물론 여기에는 학생이 학습과 창조적 활동에서 즐거움을 경험하면 학습은 촉진되고, 스스로 자신의 실행능력을 발달시키려 노력하게 된다는 관점이 투영되어 있다.

한국의 초중등교육에 해당하는 핀란드 기본교육의 최종 발달과제는 공동체 구성원으로 성장하기이다. 능동적 행위자에서 초등학생으로, 그리고 학습자에서 공동체 구성원으로 이어지는 주체 설정은 한 아이가 공교육을 통해 사회 문화적 존재로 성장하고 발달하는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시기별 혹은 단계별 교육할동들은 발달과정에 맞게 설계된 주체의 모습을 달성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선별되고 조직된다.

 

2) 초등학생의 발달과제를 1~2학년은 초등학생 되기’, 3~6학년은 학습자로 발달 하기 명확하게 설정하자.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초등 과정을 2개 학년씩 묶어서 학년군으로 구분하여 시수 배정과 각론의 교과 내용 및 성취기준을 서술하고 있다 그러나 각 학년군의 교육 목표에 대한 총체적인 관점이 부재하여 별도의 명확한 언급이 없다. 각 교과의 특서을 담은 내용 체계표에 의지하거나 교과 발달 특성으로 퉁치고 있다. 이에 우리는 초등 과정을 1~2학년은 예비 학습자, 3~6학년은 학습자로 구분하여 설계할 것을 제안한다. 이러한 목표 설정을 통해 10개 이상으로 쪼개져 있는 교과 활동과 창의적 체험활동, 그리고 분산적인 생활교육들을 총체적인 관점에서 의미있는 교육활동으로 집약해낼 수 있을 것이다. 산만한 교육활동 속에서는 교사도 스스로 주의 집중할 수 없다.

 

3) 학생들의 발달 특성에 맞게 교과 내용을 재편하여 계열성을 만들자.

현행의 초등학교 교과 교육과정은 여전히 초등학생들의 발달 특성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 교과 편제 및 교과 내용이 중등 과정의 교과체제에 종속되어 교과의 내적 논리에 따라 하향식으로 구성된다. 상급 학교, 보다 직접적으로는 대학 입시 교과의 도달 목표와 내용을 정해놓고 고등학교, 중학교, 초등학교 교육과정으로 점차 수준을 내려놓는다. 이러한 방식은 교과 편제만큼이나 오래된 관행이다. 초등학교에 적합한 교과들로 획기적으로 바꾸는 일은 이후의 과제로 두더라도 우선은 각 교과 내용을 학생들의 발달 특성을 고려하여 재구조화하는 작업이 시급하다.

자발적 주의집중력과 자기규제력은 단지 놀이 활동만이 아니라 학생들이 학습에서 맛보는 기쁨과 성취의 경험을 통해서 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교육이 가능하려면 교과 내용을 초등학생의 일상적인 삶과 관련된 것을 정선하여 발달 수준에 맞게 유의미하도록 구조화해야 한다. 특히 초등학교라는 새로운 환경에 진입하고 7세의 위기까지 겪는 초등 1~2학년 학생들에게는 발달적 관점으로의 접근이 중요하다. 아이들이 안정감 속에서 초등학생으로서 자신을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다음 학년의 본격적인 학습에 필요한 자발적 주의집중과 자기규제, 사회적 관계 맺기 등을 잘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이 짜져야 할 것이다.

 

4) 학생들의 발달 리듬을 고려하여 여유 있는 배움이 되도록 하자.

비고츠키에 의하면 인간의 발달 과정에는 안정기와 위기가 있다. 위기는 이른바 다음 발달로 넘어가는 이행기이다. 위기를 병리적인 것으로 간주했던 이들과 달리 비고츠키는 위기를 짧지만 강렬한 혁명기에 빗대어 발달과정에서 중요한 전환기이자 질적 도약기로 설정한다. 그에 따르면 초등학생이 되기까지 아이들은 신생아의 위기, 1세의 위기, 3세의 위기, 7세의 위기를 겪는다.

7세의 위기 상황은 아이가 환경에 대한 심리적 의존에서 벗어나 자아의 토대를 확립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외적 인격과 내적 자아가 분화하면서 원시적 자아가 출현하는데, 변덕을 부리며 많은 가면을 통해 속내를 감추기 시작한다. 아이다운 천진함과 자연스러움이 사라지고 참을성이 감소하며 우쭐대거나 허세를 떠는가 하면 인위적이고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보이며 모든 게 자기 맥락적(자기중심적)이다. 그런가 하면 의미적 지각이 발달함에 따라 자기의 체험을 발견하게 된다. 나는 기쁘다.”, “나는 슬프다.” 라고 말하는 것이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위기의 시기에는 안정감 있는 환경과 따뜻한 배려 등 적절한 교육적 지원이 요청된다. 예로 7세의 신형성인 자기애는 이후 자존감과 자아 형성의 밑거름이 되므로 긍정적인 자기 인식과 힉습과 일에서의 성공 경험이 중요하다. 이러한 발달 특성을 고려하여 초1~2학년 시기의 교육과정이 만들어져야 하며, 이를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 여유로운 배움의 시간이다. 교과나 활동의 수를 늘리기보다 새로운 기능들이 숙달되고 내면에서 충분히 성숙할 수 있도록 핵심적인 교육활동을 추릴 필요가 있겠다. 그리고 [1]을 참조하여 1학년과 3학년 초기에는 적응활동 기간을 배치함으로써 다음 발달로의 자연스러운 이행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안전한 생활신설로 초등학교 1~2학년의 시수가 오히려 64시간이나 증가했다. 이는 학생 발달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시수 증가이며 학습량 적정화에도 맞지 않다. 충분한 휴식 시간의 확보와 수업 일수 및 수업 시수의 대폭 감축, 그리고 1~2학년 학생들의 발달 상황을 고려한 탄력적인 시수 운영이 필요하다. 1~2학년 336시수, 3~6학년 408시수로 총 744시수에 이르는 초등학교의 창의적 체험활동 시수의 감축은 당장 시급하다.

 

3. 학년별 중심 발달기능을 설정하고, 발달의 최적기에 해당 기능을 숙달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을 설계하자.

초등학생학습자라는 발달과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각 단계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어야할 중심 발달 기능의 추출이 필요하다. 이 때 참조할만한 것은 대한민국 교육혁명(2012)에서 제출하고 있는 발달과 협력 중심의 교육과정이다. 이 교육과정의 기본 틀은 인간의 전면적 발달이라는 비고츠키 교육학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현장 교사들의 실천적인 연구 성과가 담겨 있다.

 

1) 발달과 협력 중심의 교육과정을 참조하라.

대한민국 교육혁명에서는 전 생애 인간 발달이라는 관점에서 유초중등교육과 고등교육, 그리고 성인교육을 아우르는 한국사회 교육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그 중 유아 초기부터 중등까지의 목표는 [2]와 같다.

 

[2] 발달과 협력에 기초한 목표 예시안

단계

중심 활동

중심 발달 기능

핵심 내용과 발달 목표

유아초기

정서적 교류

신체적 활동

말 발달

정서적 교류와 놀이를 통한 기본적 의사소통 기능 형성으로 자기 자신과 외부세계에 대한 통제력 획득 시작

유아

놀이와

대상 중심적 활동

자기 규제

다양한 사물의 조작과 직접적 대상을 통한 낱말 습득. 모국어 듣기, 말하기를 통한 의사소통 기초 형성 및 유아학교에서의 사회생활을 통해 기초적인 자기조절능력 형성.

초등

학교에서의 학습활동(텍스트 이해와 쓰기, 산술체계 기초 습득, 연극 활동 등을 통한 기초표현 및 노작)

자발적 주의

논리적 기억

모국어 문해 능력을 중심으로 기초 학습 기능의 숙달. 다양한 기초 노작활동.

중등

동료와의 협력활동과

자치 활동

개념적 사고

의지

구조화된 세계관

보편적 교양 중심. 개념적 사고 형성 시작. 외국어 학습 시작. 주제학습 및 심화된 노작활동. 평생학습에 대한 욕구 형성

 

2) 초등학교 1~2학년은 자발적 주의 집중자기 규제기능 숙달에 집중하자.

<발달과 협력 중심의 교육과정>에서 설정한 유아 단계의 중심 발달 기능은 자기 규제이고 초등 단계의 중심 발달 기능은 자발적 주의논리적 기억이다. 이러한 기능들이 숙달되어야 비로소 이후의 학습과 발달이 제대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현재의 초등학교 1학년 교실 상황을 보면 자기규제는커녕 기본적인 자기 신체 제어와 책상 정리조차 못하는 아이들이 부지기수다. 그래서 제대로 앉지도 서지도 못하는 요즘 아이들에 대한 현장 교사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이른바 다루기 어려운 아이들은 끊임없이 교실을 쏘다니며 끄집어낸 물건들로 난장판을 만들고 제 뜻대로 안되면 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거나 화를 내고 물건을 내던지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울거나 삐친 채로 종일 교실 바닥에 버티고 있기도 한다.

영유아 교육과 취학 전 교육이 발달교육의 관점에서 고르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한국적 상황을 고려할 때 초등학교 1~2학년 교육활동의 핵심은 자기규제와 주의집중에 맞추어져야 마땅하다. 그리고 이 시기 아이들은 초등학교라는 새로운 사회적 환경에 진입한 예비 학습자로 간주되어야 한다. 이들은 아직은 본격적인 학습자가 아닌 것이다. 그러므로 학습에 대한 과도한 강조보다는 아이들이 스스로 환경에 익숙해지고 자기의 활동에 충분히 몰입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아이들은 안정적인 시공간에서 즉각적인 충족과 만족을 지연하고 기다리는 법을 배우고 익힐 수 있다. 이에 따라 입말과 글말, 셈하기, 예술과 체육 활동, 친교활동들도 모두 발달적 관점에서 위의 기능들의 숙달을 중심으로 재설계되어야 한다.

 

3) 규칙 기반 놀이와 체계적인 교수-학습이 중요하다.

비고츠키에 따르면 놀이는 유아기 발달을 선도하고 발달의 다음 영역을 창출한다. 유아들은 놀이를 통해 자기 규제를 터득하고 대상으로부터 의미를 분리하기 시작하는데, 이는 상징적 언어활동으로 가는 경로의 궤적이기도 하다. 놀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난관은 자기중심적 말이 발달하는 기폭제 구실을 한다. 그리고 놀이 상황이라는 상상적 상황의 창조는 아동이 실제 상황적 제약으로부터 벗어나 자발성과 자유를 체험하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게다가 아이들은 어울려 놀면서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는 법과 규칙을 배운다.

충분한 놀이는 유아기 때부터 이미 경험했어야 할 과업이지만 우리가 목도하는 요즘 아이들의 현실은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초등학교 1~2학년에서는 또래들과 어울려 노는 자유놀이 시간을 충분히 확보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규칙을 기반으로 하는 협력놀이를 통해 아이들은 대상 중심성과 시각장에서 벗어나 자기 의지로 몸과 행동을 제어하고 만족을 지연하며 참고 기다릴 수 있게 된다. 산만한 아이더라도 또래들과 어울려 놀기 위해 놀이 규칙에 스스로를 묶어 놓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문화전달의 매개이자 완결된 규칙을 담고 있는 전래놀이, 소꿉놀이, 술래잡기 등 다양한 놀이들은 단지 교과 학습의 피살적인 도구가 아니라 그 자체로 풍부하게 가르쳐져야 한다. 초등학생의 놀이시간을 현장 관찰한 글에서는 놀이의 발달교육적 의미를 다음과 같이 서술한다.

첫째, 30분의 놀이시간 동안 푹 빠져 노는 활동을 통해 아이들은 한 가지 활동에 긴 시간 동안 몰입학 수 있는 긴 호흡을 갖게 되었다. 이는 학교의 일상 속에서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놀이시간 활동을 통해 자발적 주의 집중력이 형성되고 증진된 결과라고 하겠다.

둘째, 아이들의 또래집단이 유연하다. 놀이는 혼자보다는 여럿이 어울려 놀 때 재미있다는 진한 체험 탓인지 S초등학교 아이들은 또래집단이 유연하다.

셋째, S초등학교 아이들은 협력적인 활동을 즐긴다. 여럿이 함께 놀아보는 중에 아이들은 협력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그리고 함께 무언가를 하기 위해 서로 협의하여 공동의 규칙을 정하고 그것을 지키려고 자기자신을 스스로 규제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

넷째, 아이들의 언어 표현이 정확하고 세부 설명을 잘한다. 물론, 이는 전적으로 놀이시간의 영향만은 아니겠지만 놀이시간에 활발하게 일어나는 아이들 간의 의사소통이 언어 표현 기능의 발달을 촉진한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조성이 돋보인다. 이 때의 상상은 막연한 공상과 달리 현실에 토대를 두고 일어나는 생각작용으로 현실 개조의 힘을 담보하고 있다. 새로운 놀이와 놀잇감을 만들고 변형시키는 아이들, 그리고 학교 전체를 놀이터 삼아 공간을 자신들의 이야기 속 장소로 창조해내는 아이들은 끊임없이 상상의 자유로운 비약을 감행한다.

 

초등학교 1~2학년은 형식교육이 시작되는 시기이다. 특히 글말과 수 기호의 습득과 숙달은 아동이 많은 시간 의식적으로 학습하고 의지를 갖고 연습해야만 가능하다. 그 과정 자체가 집중력과 참을성을 요하므로 집중력과 자기규제력이 미발달한 아이들에게는 만만치 않은 일이다. 그러나 동시에 아동이 글말을 익히고 글을 쓰고 셈하기를 의식적으로 배우고 익히는 과정에서 이러한 기능들은 꾸준히 발달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여전히 발달적 관점에 기반을 둔 체계적인 교수-학습이다. 아이들의 내적 동기를 불러일으키는 것도, 아이들의 현재 발달 상태를 진단하여 그 다음 발달을 이끌 정도의 과제를 제시하여 배움의 기쁨을 맛보게 하는 것도 여기서 시작해야 한다. 이 때 교사들이 집단지성의 힘으로 대처해보는 것도 좋겠다. 동학년 교사들과 협력적으로 구안한 교육과정을 기본 골격으로 하여 구체적인 활동 계획은 학급 아이들과 함께 세우고, 활동 후 마무리는 글쓰기로 정리함으로써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하는 것도 고려해볼만하다. 발달이 더딘 아이들과 미발달된 아이들일수록 규칙적인 패턴의 협력적인 활동이 꼭 필요하며 이론과 현실에 기반한 체계적인 접근과 교육적 지도가 필요하다.

 

4) 교육과정의 적정화와 발달적 평가를 하자.

교육과정의 적정화는 난이도와 분량을 학생들의 발달 정도에 따라 적정한 수준으로 조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적정화의 판단 준거는 난이도가 높은 교육내용으로 인해 학습부진이 초래되지는 않는지, 배움이 느린 학생들의 속도를 배려할 수 있는 정도의 분량인지 하는 것들이다. 그 구체적인 기준은 현재 학생들의 발달 상황에 대한 교사들의 진단과 교육과정에 대한 임상적인 판단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적정하지 않은 교육과정은 배움이 느린 학생들과 저소득층 학생들에게 불리하며 학습 부진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양산한다. 학년 단위별 중심 발달기능에 맞추어 학생들이 꼭 알아야할 것과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을 선별하여 양과 수준을 적정화하는 작업만으로도 아이들을 과도한 학습 노동에서 해방시키고, 모든 학생들의 발달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정말 꼭 필요한 것만 추려내어 제대로 가르치자.

학생의 발달 수준과 과정을 명료화하기 위해서는 발달적 평가가 필요하다. 발달적 평가는 객관적 표준화 점수 등에 의한 변별이 아니라 일상적 교육활동 안에서 발달 기능을 중심으로 실행하는 질적 평가를 말한다. 아이들이 학습하는 과정에서 보이는 기능들, 예를 들면 주의집중 시간, 몰입 정도, 만족 지연에 대한 인내 정도, 자기 규제력, 또래들과의 협력, 공감하는 태도 등을 관찰하여 현재의 발달 정도를 진단하고 그 가능성을 평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개별 아이들의 미발달하거나 지체된 발달기능을 포착할 수 있으며 해당 기능의 손상을 보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원 방식을 고민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할 때에만 교육과정-수업-평가가 하나로 이어지는 구도가 교육적으로 유의미할 것이며, 아이들의 다음 발달을 돕는 과정중심 평가가 실현될 수 있다.

핀란드 2014 핵심 교육과정에서는 평가 기조와 학습을 지원하는 평가 문화, 평가의 본질과 일반 원리를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6.1 평가 기조와 학습을 지원하는 평가 문화

교육기본법에 따르면 학생을 평가하여 얻고자 하는 것은 학생의 학습을 안내하고 격려하는 것과 학생의 자기 평가(self-assessment) 실행능력(capability)을 발달시키는 것이다. 학생의 학습, , 행동을 다양하게 평가해야만 한다. 이 과업은 기본교육에서 평가문화를 발달시키는 출발점이다. 방점은 학생을 격려하는 평가에 찍힌다. (……)

평가는 교사와 학생이 교류하면서 이루어진다. 성공을 경험하면 학생은 학습에서 열성적이고 실패와 오답이 학습 과정의 일부라는 것을 더 쉽게 이해한다. 학습을 향상시키고 학생을 존중하는 방식으로 실패와 오답을 수업에 활용한다. (……)

 

6.2 평가의 본질과 일반 원리

- 목적과 기준에 맞게 평가하기

학생의 성취를 다른 학생의 성취와 비교해서는 안된다. 그리고 평가는 학생의 인격, 기질, 혹은 다른 개인적 특성(personal characteristics)에 집중하지 말아야 한다.

- 학생의 연령과 실제 능력 그리고 다양한 평가 실행을 참작하기

피드백을 제공할 때 학생의 이전 성취를 고려하여 학습에서 학생이 보인 성공과 진전에 주의를 기울인다.

- 자기 평가를 위한 전제조건(preconditions)을 발달시키기

교육은 학생이 학습과 진척을 돌아볼 기회를 제공하고 자기평가 기술능력을 발달시켜 자기평가를 할 수 있는 학생의 잠재능력을 발달시킨다. 학생이 자기의 학습과 학습의 진척은 관찰하고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주의하도록 안내한다. 기본 취지는 교사는 학생이 목적을 이해하고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발견하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발달 교육이라는 관점에서 학생의 역할과 교사의 지원을 고루 중요하게 여기는 핀란드에서 평가는 공부하는 동안에 실시하는 평가와 최종평가로 구분된다. 평가 기조와 본질, 원리 등은 두 평가 모두를 아우르는 기본 방침인데, 학교 현장의 평가 지침서로 삼을만하다. 특히 공부하는 동안에 실시하는 평가의 목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공부를 안내하고 격려하기, 학습을 지원하기, 자기 평가와 동료 평가 기술 능력을 향상시키기는 발달적 평가의 목적에 맞다.

주의 집중력과 자기규제력과 관련하여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자기 평가에 참여하는 나의 성장 보고서를 제안한다. 이것은 학생들의 발달 수준에 맞추어 새로 알게 된 것, 예전에는 못했지만 현재 할 수 있는 것, 친구들과 함께라면 할 수 있는 것, 오롯이 혼자 할 수 있는 것, 예전과 달라진 나의 생각과 행동을 글로 정리하는 것이다. 오늘의 나를 어제의 나에 비추어 의식적으로 파악하게 되고, 내 안에 나를 만든 무수한 사람들이 있음을 지각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나도 이제 마음만 먹으면 글씨를 잘 쓸 수 있어요. 그리고 [내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의 말을 듣고 화내지 않고 말할 수 있어요.” 라는 생생한 기록은 발달적 평가이므로 가능한 일이다. 교실에서 가림판을 치우고, 발달기록부를 마련하자. 시험과 채점, 성적과 비교에서 벗어니지 못학고 있는 평가 패러다임을 진단-소통-지원중심의 발달적 평가로 바꾸는 일은 아이들 저마다의 발달 가능성을 인정함으로써 내면적 성장을 촉진한다.

 

4. 민주적인 학교문화와 교실 공동체는 교사와 학생에게 안정감을 주며, 인간 발달을 위한 최적의 환경이다.

인간의 본질을 사회적 관계의 총체로 보는 비고츠키의 발달 법칙에 따르면 아동의 문화적 발달은 사회적 국면에서 개인적 국면으로 나아간다. 사회적인 것이 개인적인 것으로 내면화되는 것이다. 물론 이는 일방적인 순응이 아니라 주체의 능동적인 적응 과정이다. 내 밖에 나를 만든 무수한 네가 있으며 그들과의 일상적인 상호작용이 이루어지는 곳이 사회이다. 학교는 교사와 학생에게 중요한 사회적 환경이다. 민주적인 학교문화와 교실 공동체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혁신학교의 경험에 기반하여 강조되고 있는 바이지만 이제는 학교문화를 발달교육이라는 관점에서 과학적 인식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

2014 핀란드 핵심 교육과정에서 학교문화는 포괄적인 기본교육 구현의 핵심 역할을 하는 것으로 강조된다. 학교문화는 구성원들이 인식하든 못하든 큰 영향을 준다. 교사의 행동 방식, 즉 성 평등 감수성, 존중과 배려, 공감 등 상호작용하는 모습과 일상적인 언어사용 모델이 학생들에게 전달된다. 학생들은 학교공동체에 퍼져있는 가치, 태도, 관습을 채택하게 된다. 전교조 학교 운동의 핵심이기도 한 민주적인 학교 공동체와 학생 자치 문화 조성은 교사와 학생 모두의 발달을 위한 최적의 환경인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학교문화는 획일적이거나 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역동적이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현재의 힉교문화를 끊임없이 성찰하고 학교문화의 바람직하지 않은 기능을 인식하고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 전제가 되어야 할 것은 공동체 구성원들이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가운데 모두의 참여를 보장하며 위계나 집단의 힘에 짓눌리지 않는 개방적인 대화와 토론이다.

학교문화의 구성요소들

- 구성원이 활동의 목적과 일의 방향을 결정하는 규범을 어떻게 해석하는가

- 리더쉽과 일의 전체 과정(조직, 계획, 실행, 평가)이 어떻게 펼쳐지는가

- 공동체의 실행능력과 발달이 어느 수준인가

- 교육학과 전문가 정신

- 소통, 분위기, 일상적 실천과 학습 환경

 

학교문화 발달을 보장하는 원리

- 학교문화의 중심에는 학습 공동체(learning community)

- 일상에서의 안녕과 안전

- 소통과 다양한 일하는 방식

- 문화적 다양성과 언어 민감성

- 참여와 민주적 행위

- 공정과 평등

- 환경을 책임지는 자세와 지속가능한 미래를 지향하는 실천

 

학교는 성장과 발달 중인 학생들에게 안정감을 주는 배움터이자 자치 공동체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습공동체를 중심에 둔 일상적인 학교문화가 민주적이어야 하고, 소통의 장에서 존중과 평등한 참여를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정서적 체험에 민감한 초등학교 1~2학년 학생들에게 교실공동체는 안정적이고 편안한 곳이어야 한다. 그런데 배움이 느리고 발달이 더딘 아이들이 소외되지 않고 자기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허용적인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은 교사로서 전문가적 기술을 요한다. 비교나 경쟁을 촉발하는 관습적인 활동들을 모두 없애고 각자의 다름을 인정하도록 가르쳐야 하며 아이들이 강압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기 의지로 스스로의 언행을 규제하도록 이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 공동체 생활협약에 준하는 교실 약속을 아이들과 협의하여 정하고 공동의 문화로 접근하는 방식이 유용할 것이다. 실제로 교실에는 자발적 주의집중과 자기 규제가 안되는 아이들만이 아니라 신체적 혹은 정서적으로 손상이 있는 다양한 아이들이 존재한다. 발달지체, 정서 행동 장애, 분노조절 장애, 과잉행동 장애, 경계선 ㅈ능을 가진 아이들이 모두 함께 생활하고 배우고 익히는 곳이 현재의 교실이다. 최우선적으로는 이러항 아이들마다 전문적인 진단과 그에 따른 개별적인 처방와 지원이 필요하다. 그런데 관계 맺기와 공동체 감성, 배려와 공감 등은 개별적인 처치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이는 건강한 교실 공동체의 긍정적인 상호작용과 상호부조의 힘 혹은 공동체 내 복원력 등 일상의 생생한 체험으로 길러질 수 있는 발달 기능이기 때문이다.

 

4. 학생 발달 지원 체제 구축

모든 학생이 제 나름의 발달 속도에 맞게 전인적 발달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교사 일 개인의 희생과 열정을 촉구하며 일체의 책임을 담임교사에게 부과하는 방식은 이제 그만두어야 할 것이다. 10여년 이상 연평균 459억 원 이상을 투입해왔던 기초학력 향상 사업이 별 성과가 없었음을 인정하고, 그 근본 원인을 규명하는 작업부터 시작해야 한다. 이는 앞서 누누이 말했듯이 기초학력이 문제가 아니라 학생들의 인지, 신체, 정서 행동에서의 발달 지체와 미발달이 문제의 근원이다. 교육적 관점의 획기적 전환과 함께 실질적인 학생 발달 지원체제 구축을 통해 현재 직면한 위기를 돌파하자.

 

1) 학급당 학생 수 감축 & 교원 충원

초등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2018년 기준 23.1명으로 OECD 평균인 21.12명이나 초과하고 있으며, 과밀학급이 여전히 많다. 2020년 현재 전체 초등학교 학급 중 4,068개 학급이 30명을 초과하는 과밀학급이다. 이 수치는 그 특성상 학급당 학생 숙가 수가 4~6명인 특수학급(4,999)을 제외한 일반 학급의 약 3.4%에 해당한다. 실제 현장 교사들이 체감하는 학급당 학생 수와 통계 평균의 격차는 모든 종류의 학급을 일괄 수합하는 데서 비롯된다.

2020년 현재 전체 초등학교 수는 전년 대비 33개 늘었는데, 학급 수를 오히려 244개 줄임으로써 학생 수 36명 이상의 과밀학급은 12개 증가하여 305개에 이르게 된다. 여기에 과밀학급에 대한 고려는 일체 없다. [5]에서 충남, 강원, 전남, 경남지역의 과밀학급이 전년보다 부쩍 증가한 까닭도 교육재정과 교사 수급에 맞춘 획일적인 학급 수 감축 때문으로 보인다. 전국에서 과밀학급이 없는 지역은 새로 조성된 세종시가 유일하다.

 

 

[5] 초등학교 학생 수별 학급 수(2020)

 

 

과밀학급 문제는 학급당 학생 수라는 전체 평균 수치로만 단순하게 접근할 문제가 아니다. 세부 통계 자료가 보여주듯이 전국 초등 담임교사 4,068명과 대략 111,500명 가량의 초등학생이 과밀학급에서 생활하고 있다. 20평이 채 못되는 교실에서 30명 이상의 학생들이 종일 수업과 놀이는 기본이고 실내 체육과 교실 급식까지 하기도 한다. 30~50명의 학생들을 홀로 가르치고 있는 초등교사는 10여개에 이르는 교과 수업과 생활, 놀이시간, 급식 배식까지 과한 노동 속에서 힘겨워한다. 게다가 현재 1~2학년 담임교사는 5일 동안 23차시 수업을 한다. 과중한 수업 시수는 교사의 노동 강도만이 아니라 어린 학생들에게도 과도한 학습 노동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발달교육에 치명적이다. 학급당 학생 수의 상한선이 법적으로 정해져야 할 것이며 이를 담당할 충분한 초등교사 수급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한편, 초등힉교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2018년 기준 16.5명으로 OECD 평균인 14.6명보다 1.9명을 초과하고 있다. 그리고 2020년 현재는 14.2명이다. 얼핏 보면 낮은 수치인 이 평균 역시 통계상의 오류이다. 이 때 교원에는 교장, 교감, 수석교사, 사서교사, 상담교사, 특수교사, 보건교사, 영양교사 등이 포함되는데, 기간제 교사와 휴직교사 수까지 모두 합산함으로써 실제 현장과는 극심한 차이를 보이는 수치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제작된 교원 1인당 학생 수와 학령 인구 감소를 빌미로 해마다 초등교사 수급을 최소화하고 있다.

 

 

 

[그림5] 교원 1인당 학생 수 변화 추이

그림입니다.

원본 그림의 이름: 교사1인당학생수.png

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107pixel, 세로 692pixel

그런데, 초등의 경우 이 수치마저도 [그림5]에서 보듯이 2014년 이후 거의 정체된 상태이다. 201414.9명에서 202014.2명으로, 6년 동안 0.7명 감소하는 데 그친다. 이는 OECD 평균에 근접하거나 그보다 낮은 수치를 보이는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감소 추이와는 대조적이다. 동일한 기간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각각 3.4, 3,6명 감소했다. 통계 자료는 최근 초등학교 교사들의 노동 강도가 세지고 있는 상황이 교사 수급 부족이라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즉 학교는 증설하면서도 교사는 충원하지 않고 미리 설정해놓은 교사 수에 맞춰 학급 수를 감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동 발달 위기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최우선적으로 실행해야 할 것은 초등교사 충원과 과밀학급에 대한 협력교사 지원이다.

 

2) 학생 발달 진단 및 판별

현재 정부와 각 시도 교육청에서 추진하는 기초학력 책임 보장제는 표준화된 검사 도구를 통한 선별-보정-관리의 방식이다. 모든 학생을 평가한 후 기준 점수 미달인 학생들을 골라내고 이들을 대상으로 보정 시스템(학습지 또는 온라인학습)을 가동하여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진단이라는 용어를 차용하고는 있으나 일제식 평가는 결국 학습 부진아를 추려내기 위한 절차이다. 게다가 보정은 모자란 것을 보충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아 바르게 한다는 의미이다. 학습 부진학생의 부족한 점수를 반복학습을 통해 바로 메우고 학기말에는 부진에서 탈피하도록 지도하라는 것인데, 실제로 학년말에는 학생들이 학습 부진에서 벗어나는 수치상의 성과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반복적인 문제풀이를 통한 기본 점수의 획득에 불과한 경우가 대부분이며, 다수의 학생들이 다음 학년 진단평가에서 또다시 학습 부진아로 걸러진다. 그리고는 보정과 관리의 대상이 되어 다시 그 고욕의 순환을 되풀이 할 뿐이다.

 

진단검사

진단활동

선별 보정 관리

진단 지원 성장

표준화된 진단도구

(읽기, 쓰기, 셈하기)

학생의 발달기능

(인지, 정서, 사회성, 신체)

교사 & 학생 대상화 교사 & 학생 주체적 참여

우리가 제안하는 지원체제는 학생의 발달 기능에 대한 진단-지원-성장이라는 구조이다. 선별-보정-관리가 업무 성과에 방점을 둔 행정적인 처리 방식이라면 진단-지원-성장은 지원이 필요한 학생 개별 주체를 중심에 둔 교육적 접근이다. 여기서 진단은 주의 집중력, 자기 규제력, 공감 등 발달 기능을 준거로 하여 학생의 현재 발달 상태를 파악하는 것을 말한다. 개별 학생의 기초 문해력과 수리력 뿐 아니라 학교생활 전반에서 보이는 말과 글, 행동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하고 기록하는 세밀환 과정이 바로 진단의 시작이다. 따라서 단편적인 진단검사가 아니라 진단활동이라는 말이 걸맞다.

진단은 학생의 현재 상태를 정확히 파악함으로써 그에게 필요한 치료나 교육 등 구체적인 지원 방법을 강구하기 위한 출발점이 되므로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진단활동이 학년 초 3월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진단활동은 전체 학교생활 중에 수시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교사가 학생에게서 발달기능 상의 이상 징후를 감지했을 때 지원 전담기구에 수시로 전문적인 진단을 의뢰할 수 있어야 한다.

일차적으로는 학교 안에서 이러한 업무를 전담하는 기구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발달 지원 전문 인력(또는 발달 지원 교사)의 진단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리고 개입 및 중재 정도는 다양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발달지원팀에서 종합적인 평가를 통해 결정되어야 한다. 빌달 기능상의 심각한 결손으로 인해 보다 전문적인 진단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교육(지원)청의 발달지원센터에 진단을 요청하고, 전문가들에 의한 종합적인 진단과 검사가 이루어져야 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교사가 일상 속 관찰 및 평가에 기반한 판단으로 진단을 의뢰하면 전문적인 진단을 지원해줄 만한 전담 인력전담 기구가 상시적으로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진단활동을 위해 선행되어야 할 것은 학년 단위별로 발달기능들을 목록화하는 작업이다. 이것은 비고츠키 교육학의 발달 이론과 학교 현장의 질적 관찰을 토대로 연구되어야 할 영역이다. 여기서는 자발적 주의집중력과 자기 규제력이라는 발달기능에 주목하여 초등학교 1~2학년의 진단활동에 도움이 될 만한 예시 자료를 제시한다. [3]은 독일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아동의 발달 정도를 점검하는 체크리스크이고, [4]는 한 혁신 초등학교 2학년의 진단활동 기준표이다.

 

[3] 독일 초등학교 입학 전 아동의 발달 진단 체크리스트

 

 

[4] 초등학교 2학년 진단활동 예시 자료

 

 

3) 3단계 학생 발달 지원 모델 : 일상지원개별지원-특별지원

우리가 제안하는 3단계 학생 발달 지원 모델은 앞서 살펴본 핀란드의 학생 지원 모델을 기반으로 한다. 핀란드의 사례가 학습 지원과 학생 복지를 결합한 방식이라면 학생 발달 지원 모델은 학생들이 습득해야 할 발달기능을 중심에 두고 학습 지원과 학생 복지를 함께 묶는 방식이다. 학생 발달 지원 모델은 모든 학생들이 인지적, 신체적, 정서 행동적 측면에서 고르게 발달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어야 한다. 특정 영역의 미발달과 발달 지체는 다음 학년으로 갈수록 주체 내부의 부조화와 불균형을 강화하며 인간관계에서의 부적응과 발달 왜곡을 초래한다. 이러한 징후와 양상은 기초 학력 선별과 보정, 관리 시스템으로는 결코 포착할 수도 해결할 수도 없거니와 인간 발달 관점이 결여된 피상적인 접근은 오히려 문제를 키울 뿐이다.

일상지원, 개별지원, 특별지원의 3단계 지원 체제는 진단-지원-성장이라는 큰 틀에 맞추어져 있다. 일상지원은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하며 정규 수업활동 중 수시로 이루어지는 지원 이다. 특히 초등학교 저학년 교실에는 학교생활을 어려워하고 느린 학습자들이 많으며 개별 학생에 대해 즉각적인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허다하다. 게다가 최근에는 주의 산만, 수업 방해 뿐만 아니라 교사나 또래들에게 공격적인 언행을 하거나 수시로 화를 분출하는 아이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이렇게 달라진 교실 상황에서 초등학교 담임교사는 여전히 이 모든 것을 홀로 감당하고 있다. 해당 학생을 어르고 달래면서 이런 저런 상황들을 그저 감내하면서 올 한해가 무탈하기만을 바랄 뿐이다. 그러나 이는 결코 담임교사 혼자 감당할 일이 아니다. 외국의 사례에서처럼 협력교사, 보조교사, 전문 상담교사 등의 전문적 역량을 가진 전담교사들의 지원이 필요한 영역인 것이다.

 

일상지원은 학교의 일상 속에서 담임교사의 임상적 판단에 따라 필요한 경우 즉시 제공되고 구체적인 평가는 필요하지 않다. 지원 방식은 보조교사 지원, 협력 수업, 소그룹 교육, 보충지도, 힉생 상담이 포함된다. 사안에 따라 수업 학급에서의 분리와 발달지원팀과의 비공식적인 공동 작업이 요청될 수 있다. 학교생활과 학습에서 학생들이 어려움을 경험할 때 지원은 일상적이고 즉각적으로 이루어지며, 담임교사는 이를 보호자에게 통지한다. 교사, 학생, 보호자의 ‘3주체 발달 상담을 통해 상황을 공유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일정 기간 동안 일상지원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학생에게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담임교사는 발달지원팀에 공식적으로 학생 관찰을 요청한다. 요청서에는 개별 학생에 대한 일상 지원의 내용과 학생 관찰의 필요에 대한 교사의 소견을 서술한다. 이후 발달지원팀 소속 특수교사, 발달 지원 전담 교사 등이 학생의 생활 및 학습 태도를 관찰한다.


개별지원은 특수교사, 발달 지원 전담 교사 등의 학생 관찰을 토대로 담임교사가 발달지원팀에서 공식적인 협의를 거쳐 발달교육 진술서를 작성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개별 학생에 따라 발달교육 진술서작성 전에 전문적인 테스트나 검사를 실시할 수 있다. 사전에 보호자와의 협의 과정이 필요한데, 보호자의 협조가 여의치 않을 때에는 교사가 발달지원팀에 공식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고, 발달지원팀이 주관하여 개별 학생에게 필요한 테스트, 검사 등을 실시한다. 학습 장애나 정서 행동 등 발달기능상의 이상 징후로 보다 전문적인 진단이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교육지원청의 학생발달지원팀에 해당 전문가를 의뢰할 수 있다. 개별 학생에 대한 테스트, 관련 협의, 검사 의뢰 신청 등 발달지원팀의 일체 업무는 발달 지원 코디네이터또는 발달 지원 전담 교사가 담당한다.

발달교육 진술서에는 학생의 현재 발달 상태, 학생의 강점과 관심사, 발달기능과 관련된 학교 생활 이력, 가정 환경의 특성, 학생의 발달을 지원하기 위한 교육적 조치, 발달기능상의 특별한 요구 사항, 복지 지원 등이 포함된다. 개별지원의 구체적인 방식은 개별 학생의 발달 특성 및 필요에 따라 조정 가능하다. 예로 초등학교 1~2학년의 경우 수업 중 지원과 방과후 지원을 병행하거나 고학년의 경우 방과후 별도의 시간에 개별 혹은 소그룹으로 지원할 수 있다. 개별지원의 핵심은 학교 내 발달지원팀이 컨트럴 타워가 되어 한 아이의 전면적인 발달을 위해 총체적인 지원책을 마련하고 실행하는 것이다. 교육복지, 학습 부진, 경계선 지능, 정서 행동, ADHD, 마음 건강, 학교 부적응 등 다종다양하게 분산되어 집행되고 있는 사업들을 교육적 관점에서 재구조화해야 한다. 한 학생의 발달이라는 관점에서 볼 때 아이들은 낱낱이 분산되어 집행되는 단편적인 사업들의 수혜 대상이 아니다. 한 아이를 중심에 두고 그에게 꼭 필요하고 그가 요청하는 교육적 지원이 종합적으로 검토되어야 한다. 이러한 통합 지원을 주관하는 곳이 바로 발달지원팀이다. 개별지원은 한 학기 가량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학생들이 충분한 지원을 받고 발달상의 어려움을 극복했을 때는 개별지원에서 일상지원으로 전환할 수 있다. 교육적 평가 진술은 발달지원팀의 발달지원 전담 교사나 발달 지원 코디네이터가 지원 담당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작성한다. 교사, 학생, 보호자의 3주체 발달 상담도 평가 진술에 반영되도록 한다.

 

특별지원은 개별지원만으로는 자신의 성장, 발달, 학습을 충분히 달성하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한 지원이다. 현재 일반학교에서 통합교육을 받고 있는 발달 장애나 발달지체 학생들에 대한 지원도 여기에 포함한다. 그리고 정신 병리적 징후를 보이거나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심각한 결손을 보이는 위기 학생들에 대한 지원도 포함한다. 지원 대상자는 두 가지 경로로 선정된다. 일반적으로는 일정 기간의 개별지원 후 발달지원팀의 평가 협의회를 거쳐 특별지원으로 전환되는 방식이 있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형식 교육의 진입기에 즉각적으로 특별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을 선별하여 지원하는 방식이다. 후자의 경우는 판란드 모델과 독일 모델을 조합한 것이다. 초등학교 입학 전이나 3학년 시작 전과 중학교 입학 전을 특별지원 대상 학생들을 검토하는 시기로 설정할 수 있다.

특별지원에 필요한 발달교육 진술서는 발달지원팀의 담당 코디네이터나 발달 지원 전당 교사가 주관하며 교사, 특수교사, 상담교사, 소아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임상심리상담사 등 해당 영역의 다중 전문가들로 구성된 협의체에서 전문적인 협의를 거쳐 작성한다. 의사나 심리 상담사 등 해당 영역의 전문가들은 각 시도 교육청이나 교육지원청에 설치된 학생발달지원센터에 의뢰하여 결합하도록 한다. 진술서에는 해당 학생의 발달 특성, 발달 이력, 의사소통 기술, 지원 내용 및 영향 평가, 학생의 강점과 관심사. 기정 환경적 특성, 학생 복지, 특별한 요구 사항을 비롯하여 심리학적 혹은 의학적 진술이 포함된다.

개별 학생에 대한 맞춤형 발달 지원 계획은 발달 지원 전담 교사, 담임교사, 학생, 학부모, 특수교사나 상담교사가 참여하여 협력적으로 구성한다. 개인별 지원 계획은 비고츠키의 근접발달 이론에 기초하여 학생의 현재 발달 수준과 실현되어야 할 발달 수준 간의 차이에서 교육적으로 필요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 것에 주안점을 둔다. 지원은 놀이치료, 문화예술치료, 상담 등 학교 밖 지역사회 전문 기관과의 연계 활동도 포함한다. 특별지원의 지속 여부나 지원 방식 변경 등의 결정은 발달 지원 전담 교사나 담임교사, 학부모의 요청에 의해 발달지원팀에서 이루어진다. 초기에 교육학적 진술서를 함께 작성했던 교사와 해당 전문가들이 협의하여 지원 변경 여부를 결정한다. 특별지원에서 개별지원으로의 변경도 학생의 발달 기능상의 필요에 따라 유연하며, 조정을 위한 협의 과정을 거친다.

 

4) 학교 내 발달지원팀

우리가 제안하는 발달지원팀은 3단계 학생 발달 지원 시스템의 컨트럴 타워이다. 발달지원팀은 핀란드의 학생복지그룹과 국내의 특수교육 대상 학생을 위한 학교 내 개별화교육지원팀을 모델로 한다. 개별화교육지원팀은 일반적으로 교감, 특수교사, 특수교육 보조 교사, 담임교사, 보호자 등으로 구성된다. 학교 내 발달지원팀은 담임교사의 요청에 의해 해당 학생의 일상지원을 도와주고, 개별지원 대상 학생을 관찰, 전문적인 검사를 한 후 적합한 지원 방식을 찾아 총체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발달지원팀은 교감, 교사, 발달 지원 코디네이터, 발달 지원 전담교사, 특수교사, 상담교사, 복지 담당 교사(또는 지역사회전문가)로 구성되며, 필요에 따라 의사, 사회복지사, 심리학자, 문화예술치료사 등 지역사회의 전문가들이 함께 결합할 수 있다.

발달지원팀이 실질적으로 가동되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학생 발달을 지원해 줄 교육 전문 인력들이 모든 학교에 충원되어야 한다. 인력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만들어지는 발달지원팀은 또 하나의 문서상 조직에 그치기 때문이다. 독일의 학교사회복지사(Social pedagogues; 사회교육사)와 학교교육 어시스턴트는 우리가 도입할 만한 전문 인력이다. 학교사회복지사는 연방 정부의 교육패키지 정책에 따라 학교 내 사회적, 교육적 지원체제 구축을 위해 배치된 인력으로 개별 학생들의 교육 참여, 학교활동, 교육과정을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브레멘시의 경우 일반학교에는 2개의 학교에 반일씩 근무하는 사회교육사를, 사회소외게층이 밀집된 지역의 학교와 직업학교에는 전일제 사회교육사를 지원하기도 한다. 재정은 초기부터 이행기까지는 주 교육부가 지원하고, 그 이후부터는 학교사회복지를 책임지는 지자체가 지원하고 있다.

학교교육 어시스턴트는 특별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을 지원해주는 일종의 보조교사이다. 특수교육 대상 학생들의 통합교육을 지원하거나 이주 배경이 있는 학생들, 그 외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교사와 함께 지원한다. 학교교육 어시스턴트는 학생의 학교교육 참여 지원, 갈등상황의 교사와 학생 지원, 규칙 준수 및 실행 지원, 수업시간 동안 교사 및 학생 지원, 학교사회복지사 업무지원을 위한 면담과 소통, 교사와 합의 하에 교육방안 개입, 감정적사회적 발달을 위한 그룹 또는 개인 학습프로그램과 지원프로그램 지원과 동행 및 실행 등을 수행한다. 이들은 단독수업이나 대체수업을 하지 않으나 정기적으로 학교 질 개발 연구소 등에서 연수를 받으며 학생지원팀의 구성원이다.

발달지원팀은 개별 학생의 발달 상태 및 발달기능상의 문제를 전문적으로 진단함으로써 적합한 지원을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학생을 중심에 두고 다양한 교사와 해당 영역의 전문가들이 함께 협의한 후 통합적인 지원책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교육적인 의미가 크다. 왜냐하면 한 학생의 문제 행동이나 발달 지체는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요인들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으며, 이에 따라 상담, 치료 등 교육적 지원 역시 통합적으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의사들이 협진을 하듯 발달지원팀은 다중 전문가들의 협력팀으로서 교사와 학생의 원활한 교육활동을 상시적으로 지원하는 시스템의 구심점이다.

 

5) 학교 밖 학생발달지원센터

학생발달지원센터는 학교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학생 발달 지원 문제를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협력형 통합 지원 모델이다. 학생발달지원센터는 특수교육지원센터처럼 교육지원청별로 최소 1개 이상 설치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단위 학교 발달지원팀의 전문적인 검사 요청 및 전문가 의뢰 등 제반 학교 지원 업무를 실질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센터에는 급별 학생들의 발달 기능상의 문제를 전문적으로 진단하고 직접 지원 또는 전문 기관을 연계해 줄 수 있는 발달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다중 전문가들에 의한 협력적 지원체제 구축을 위해 임상 심리 전문가, 소아 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정신분석가, 상담교사, 초중고 교사가 센터에 함께 상주해야 하며, 장학사, 주무관 등 행정 업무를 담당할 인력이 갖추어져야 한다.

학습부진과 기초학력 운운하며 곳곳에 늘고 있는 학습지원센터학생발달지원센터로 획기적으로 전환할 일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학습()에 선행되어야 할 것은 자발적 주의집중력과 자기 규제력 등 발달기능이기 때문이다. 학생 발달의 위기라는 관점에서 볼 때도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 학습 장애, 언어 장애, 난독증, 정서 행동 장애, 경계선 지능 등을 초기에 전문적으로 검사하고 지원해줄 수 있는 지원체제 마련이 시급하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 예산을 확보하여 정규직 전문 인력을 충분히 배치하고, 실효성있는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제주도교육청의 혼디거념팀은 학교 밖 통합지원 모델로서 살펴볼 만하다. 혼디거념팀은 '함께 보살핌' 이란 의미의 제주어로, 교육복지가 통합된 모델이다. 이 팀은 20153월 학생건강 증진 센터 내에 설치되었다. 소아 청소년 정신과 전문의 2, 임상 심리 전문가 1, 학생 상담사 6, 교사 2, 주무관 1명으로 팀을 구성해 학습 부진, 정서 행동, 학업 중단, 자살 예방, 중독 등 위기 학생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2016년 이후 전국에서 유일하게 자살 학생 수 0명의 성과를 이루어 낸 혼디거념팀은 기존 Wee센터를 넘어서는 매우 체계적인 위기 대응 시스템이다. 혼디거념팀은 학교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위기 학생에 대해 전문가를 투입하여 마음 건강, 응급 심리 지원 등 실질적이고 즉각적으로 지원함으로써 위기 학생 지원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 이는 한 학생의 복잡한 문제 행동 원인에 걸맞는 맞춤형의 다중적 지원을 제공하고, 하나의 사례에 관련된 모든 구성원이 참여해 통합적 지원에 나서는 시스템이다.

우리가 제안하는 학생발달지원센터도 혼다거념팀처럼 발달 위기 학생들에게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해주는 학교 밖 전문 지원 기구이다. 학생 발달 지원체제에 대한 이상의 논의들을 정리하여 거칠게나마 그림으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 글을 나가며

현재의 초등학교 교실에는 자기 규제와 자발적 주의 집중 기능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했거나 지체된 상태의 아이들이 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불안과 공포, 우울에 빠져 있거나 수시로 공격성과 화를 분출하는 아이들이 곳곳에서 출몰한다. 때로 그것은 교사의 신속한 제압에 의해 헤프닝으로 끝나기도 하지만 때로는 예기치 않은 사고로 이어져 학교폭력 사안으로 비화되거나 학부모 민원에 시달리게 되기도 한다. 이 글에서는 새로운 징후로 보이는 이러한 현상을 아동 발달 위기라 명명하고, 교육과정과 제도적 측면에서 그 대응 방안을 모색하여 제시하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

아동 발달 지원의 기본 원칙으로는 모든 아동의 교육권 실현, 사후 처방이 아닌 사전 지원 우선, 단기적인 투입 산출이 아닌 지속적인 진단과 지원, 그리고 사회구조적인 변화에 대한 대응이어야 할 것을 제시한다. 이는 기초학력의 책무를 담임교사에게 일임하고 있는 현행의 기초학력 책임제와는 상이한 접근이다.

아동 발달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발달 중심 교육과정으로 대전환해야 한다. 교육과정의 목표를 모든 학생들의 전면적인 발달로 명확히 하고, 전 생애 인간 발달이라는 관점에서 학년 단위별 발달 과제와 핵심 발달 기능을 설정해야 한다. 학생들의 발달 특성에 맞게 교과와 교과 내용도 재편하여 계열성을 세우고, 교육과정 적정화와 발달적 평가를 통해 학생들이 여유롭고 깊은 배움을 체험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교사와 학생 모두의 발달을 위해 필수적인 환경인 학교 문화와 교실 공동체가 민주적으로 기능하도록 해야 한다.

발달 위기 대응책으로 당장 시급히 추진되어야 할 것은 초등교사 충원과밀학급 해소이다. 초등학교의 교사 1인당 학생 수와 학급당 학생 수는 지난 6년 간 거의 정체되어 있다. 또한 학교 현장에 실질적이고 실효성있는 지원을 위해 3단계 학생 발달 지원 모델을 제안한다. 이는 핀란드의 학생 지원 모델과 독일의 교육인력팀 사례를 기반으로 한다. 기초학력에 급급한 채 강행되고 있는 진단-보정 시스템이 선별-보정-관리라는 행정처리 방식인데 반해 우리가 제안하는 지원체제는 지원이 필요한 학생 개별 주체를 중심에 둔 진단-지원-성장이라는 교육적 접근이다.

3단계 지원은 일상지원, 개별지원, 특별지원으로 이루어지며 학교 내 상설 기구인 학생발달지원팀이 발달 지원 업무의 콘트럴 타워 역할을 한다. 발달지원팀은 교육(지원)청이 직고용한 발달 전담 교사, 발달 코디네이터 등 교육 전문 인력과 교감, 상담교사, 특수교사, 복지 담당 교사(또는 지역사회전문가)로 구성되며, 필요에 따라 상담사, 사회복지사, 문화예술치료사 등 지역사회의 관련 전문가들이 함께 결합할 수 있다. 교육청의 학생발달지원센터는 전문의, 인상 심리 상담사 등 발달 지원 전문가들과 교사, 장학사, 주무관이 상주하는 지원기구로 학교의 요청에 따라 특별지원을 전담하며 자역사회 전문 기관들과의 연계를 지원한다.

최근 제주도의 혼다거념팀처럼 위기 학생을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기구나 학습 부진과 정서 행동을 종합적으로 진단하고 지원하는 서울학습도움센터와 같은 기구들이 지역 단위로 생겨나고 있으며, 단위 학교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병행하는 등 예전에 비해 현장밀착형 지원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전체 학교 수에 비해 지원 기구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여전히 기초학력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평가 점수를 높이기 위한 학습 보정과 학습 전략에 방점을 두고 있을 뿐 학생 발달에 대한 이해와 관점은 전무하다. 그런 점에서 현재 학교 현장의 아동 발달 위기는 우리에게 발달교육으로의 대전환과 함께 교육 전문 인력이 충원된 학생 발달지원체제 구축이 시급히 요청됨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교육적 징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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